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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주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상주 기자 입니다.
  • 자본시장부
  • redphoto@ekn.kr
[ESG임팩트] ESG 밸류, 어떻게 측정했나?

ESG임팩트는 ESG리더를 위한 필수 경영 나침반이다. 가장 빠른 ESG 등급 속보를 제공하는 한편, 등급 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ESG리더가 경영 현장에서 부족했던 지점, 강화해야할 지점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에너지경제신문이 개발한 ESG 등급 평가 데이터서비스 ESG임팩트는 ESG리더가 경영 현장에서 개선할 지점을 바로 찾아내고 경영 해법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를 위해 자동화·독립적·투명성을 데이터관리와 평가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ESG임팩트는 이에스지모네타(ESGM)이 독점 제공하는 데이터셋과 평가 기준을 사용한다. 이는 국내 상장사 및 회사채 발행회사 2604개사(2024년 기준)의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을 활용, 분기별로 자동 추출한다. 이에 따라, 분기별 평가 등급 속보를 신속히 제공한다. 휴먼에러나 외부 개입 등 데이터를 왜곡할 여지가 없어 독립적인 등급 평가가 가능하다. 평가 세부 항목과 가중치 등을 전면 공개해 피평가사의 ESG리더는 등급 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강화 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 국내외에는 다양한 ESG 평가 기관과 등급 기준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평가 등급을 사정하는데까지 상당한 시일을 소요한다. ESG와 관련한 이슈가 발생해도 수개월이 지나서야 평가 등급에 반영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떤 평가 항목에서 얼마만큼의 가감점 요소가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등급 변동을 봐도 막연히 ESG 등급이 높다, 낮다는 정도를 아는데 그쳐 경영상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자료로 사용하기 어렵다. ESG임팩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급 평가의 세부 평가 항목과 평가 가중치를 전면 공개한다. 각 평가 카테고리의 중분류 및 세부 평가항목까지 공개, ESG 평가의 투명성·정확성에 핵심 가치를 두고 있다. ESG임팩트를 활용하는 기업 경영자와 실무진에게 ESG 경영을 개선할 수 있는 정량적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5일 공개한 2024년 10대 기업집단의 ESG평가는 특허 출원 중인 ESGM의 최신 모형인 제4기 ESG평가모형을 사용했다. 제4기 모형은 이전 모형에 비해 평가 방식을 고도화해 평가등급 배분 방식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 모형에 2024년 8월까지 약 330여개의 지속가능보고서 정보를 추가했다. 평가 과정은 체계적이다. ESG임팩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자료와 거래소 및 코스닥 상장회사를 조합, 10대 기업집단의 상장회사를 데이터 수집의 기준으로 한다. 본 기준에 따른 평가대상회사에 대해 2018년, 2021년 그리고 2024년으로 3개년 단위 데이터를 추출했다. 3개년마다 등급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그 추이를 전망하기 위해서다. ESGM의 자체 평가 모형을 통해 평가한 ESG평가결과를 기업집단의 상장회사별로 합산, 그 결과에 따라 기업집단의 ESG평가결과를 산출했다. 평가 지표에 정성적 보정은 포함하지 않는다. 이번 10대 기업집단 순위는 ESGM 모형에 따라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결과만으로 집계했다. 로데이터는 공공에 공개된 자료를 기초로 했다. 2024년 10대 기업집단의 ESG 평가에 사용한 자료와 산출 순서를 설명하자면, 1)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과 소속회사를 정리 2) ESGM이 평가한 거래소 및 코스닥 상장회사 전체(2024년 2453개)의 ESG평가 자료와 매칭, 10대 기업집단의 상장회사 107개를 기업집단별로 추출 3) 추출된 각 기업집단의 소속 상장회사의 ESG평가 점수를 단순평균하고 이를 기초로 항목별 점수와 등급을 부여한 후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제4기 ESG 평가모형은 2024년 기준 기업집단별 순위를 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당 기업집단의 ESG 평가를 과거와 비교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퇴보했는지 살핀다. 이를 위해 ESGM은 2013년 이후 상장회사 전체의 ESG평가 데이터를 활용했다. 과거와 현재의 비교를 위해 연속된 공공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았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상위 10위까지의 소속 상장회사의 ESG순위변동에 따른 시가총액 변화율 등을 계산한 결과값을 기초로 한다. 이번 10대 기업집단 ESG순위의 분석기간은 2018년 1월 1일 이후 현재(2024년말)까지다. 분석대상 기업은 분석데이터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2018년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로 국한했고, 그 사이 신규 상장한 회사는 제외했다. ESGM은 2018년 이후 3년을 주기로 10대 기업집단의 ESG평가의 추이와 각 부문별 순위의 변동 및 추이를 지속 분석할 예정이다. ESG평가와 관련해 상세한 데이터와 개별기업의 ESG평가 및 분석보고서 등은 에너지경제신문 ESG임팩트 홈페이지(www.esgimpac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ESG임팩트] 10大그룹 ESG 1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기준, 10대 기업집단 중 ESG 평가 결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제공하는 데이터서비스 ESG임펙트의 5일 ESG 평가 결과 데이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기준 자산순위 10대 기업집단 중 ESG 점수 총점 80.8점(만점 100점)을 받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ESG 등급으로는 10대 기업집단 중 유일한 종합 'A+'다. 현대자동차를 이어 HD현대(75.9), 삼성(75.0), 포스코(74.1), 한화(74.0)가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는 E(환경) 부문과 G(의사결정구조) 부문에서 모든 다른 기업집단보다 우월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거버넌스 점수는 80.9점으로 같은 부문 2위(HD현대, 74.8점)와 큰 격차를 보였다. ESG 평가의 주요항목은 E의 기후변화, S(사회)의 인적자원관리와 젠더 평등, G의 이사회활동, 주주권리 보호, 배당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기후변화와 젠더 평등, 주주 권리보호와 배당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는 인적자원관리에서, 삼성은 이사회 구성과 활동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의 모든 소속계열사(11개)는 과거(2018년 기준)와 비교해도 ESG평가 점수가 떨어지지 않았다. 한화그룹과 SK그룹은 그룹과 계열사간 ESG순위 변동이 서로 달랐다. 해당 기간 인수합병이나 분사가 잦았기 때문인으로 것으로 추론된다. 포스코와 HD현대는 ESG평가가 나아진 계열사와 나빠진 계열사간 점수 편차가 컸다. 소속 기업간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LG와 롯데, GS와 같은 기업집단은 계열사간 점수 편차는 적은 편이지만, 그룹 전반적으로 ESG점수가 하락했다. 기업집단 전체적으로 ESG부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ESG순위 상승은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8년과 비교해 2024년 각 기업집단의 총 시가총액증가율은 17.5%. 같은 기간 평가점수가 개선된 계열사의 총 시가총액증가율은 30.6%로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반면 평가점수가 나빠진 계열사의 시가총액증가율은 10.6% 증가에 그쳤다. 평가점수가 좋아진 회사의 시총과 나빠진 회사의 시총 증가율 격차는 20%p(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ESG 순위가 높아지면 시가총액도 늘어난다는 '양(+)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것이다. ESG 점수 향상에 기울인 노력이 기업의 지속성장가능성에 긍정적인 전망으로 이어지고, 실제 투자로 연계되는 투심 자극 시그널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 'ESG임팩트' 바로가기☞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데스크칼럼] 外憂內患…트럼프노믹스와 계엄노믹스의 간극

국어(國語) 진어(晉語)편. 복잡한 내외 정치 관계에 휘말린 진나라(晉)는 화평을 배신한 정나라(鄭)를 정벌하려 들었다. 그러자 초나라(楚)가 지원군을 보내 언릉에서 진나라와 맞섰다. 진나라 사섭(士燮)은 싸우지 않을 것을 주장하며 “제후(諸侯)로 있는 사람이 반란하면 이것을 토벌하고, 공격을 당하면 이를 구해야 한다. 나라는 이로써 혼란해진다. 따라서 제후는 어려움의 근본"이라고 입을 뗀다. 이어 사섭은 “성인은 안으로부터의 근심도, 밖으로부터의 재난도 능히 견디지만(唯聖人能外內無患) 성인이 아닌 우리들에게는 밖으로부터의 재난이 없으면 반드시 안으로부터 일어나는 근심이 있다(自非聖人 外寧必有內憂). 초나라와 정나라는 놔두자. 밖으로부터의 근심을 내버려두지 않겠는가"라고 조언한다. 초나라의 위협(외부 위협)이 약해지면 제후가 반란을 일으키는 내부 정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사섭의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진은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지만, 진나라 내부 정쟁이 심화하면서 조, 위, 한 세 가문이 진나라로부터 독립한다. 사섭 말에서 유래된 사자성어가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우(憂)는 '항상 마음 속에 담고 있는 근심'이다. '우려'에 이 자를 쓴다. 환(患)도 근심이다. 환은 '어떤 일에 대한 근심'이다. '환란'과 같이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대한 근심에 환을 쓴다. 한국은 지금 내외발 근심과 걱정에 둘러싸여 있다. 안(內)으로는 12.3 계엄에서 시작된 근심이오, 밖(外)으로는 트럼프2.0이 가져올 걱정이다. 모두 한국인의 삶에 직접적인 우환이다. 이를 보면 외우내환이다. 성어 배열을 뒤집어 쓴 이유가 있다. 내외 근심의 양상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12.3 계엄은 이미 사건으로 일어났다. 군 수뇌부가 줄줄이 구속되고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을 체포해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탄핵을 둘러싸고 국론은 찬반으로 나뉘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갈라진 국론을 두고 논박이 뒤엉켰다.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일으킨 계엄은 정당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친위쿠데타로 영구집권을 획책했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연말 이후 연초까지 모든 이슈는 '계엄'이었다. 여야 협치나 민생이란 단어는 한가한 사람들의 사치스런 말로 치부됐다. 그래서 계엄은 '환'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했다. 조 바이든이 형성했던 거의 모든 정책을 뒤집을 태세다. 관세 장벽을 높이고 자국 이익 중심주의를 천명했다. 세계 경제를 이끌던 비교우위론은 순진한 학자들의 옛말로 치부하려 한다. 지원금을 준다며 꼬드겨 한국의 반도체 기업을 유치했던 미국의 정책도 변화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주한 미군을 운영하기 위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9배 가량 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남한을 배제하고 김정은과 직거래를 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의 그 모든 공언이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어디로 얼만큼 튈지 모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래서 트럼프 2.0은 '우'다. 환은 우보다 직접적이어서 충격도 강하다. 계엄으로 나라가 부서질 것처럼 보인다. 대통령은 사법 일정에 따라 탄핵 심판의 수순을 밟을 것이고, 여야는 서둘러 조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계엄은 위험의 잠재성을 이미 보였다. 한국 경제에 이미 선반영됐다. 그러니 '환'은 이미 지나간 근심이다. 우가 더 걱정이다. 트럼프는 많은 위험을 아직 시전하지 않았다. 그 크기와 폭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 트럼프의 말이 으름장이 될 지, 실제 대한국 정책에 반영을 할 지 알 수 없다. 무섭게 다가오는 회색코뿔소다. 위험인 건 맞는데, 한국을 들이받을지 빗겨 나갈지 단언할 수 없다. 그것이 더욱 두럽다. 다가오지 않은 근심, 트럼프2.0은 '우'다. 내환은 연일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자극을 준다. 그러나 이미 역치를 넘는 극단의 충격을 받은 국민이다. 내환에 면역마저 생겼다. 이제 왠만한 자극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다. 외우는 심각한 위험이지만 큰 자극으로 느끼지는 않는다. '그래서 트럼프가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를 어느 언론도 단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막상 트럼프의 행정 지시가 떨어지고서야 부랴부랴 대응할 참이다. 내환은 커보이고 외우는 작아 보인다. 그 시각적 간극은 심리적 상상에 불과하다. 보이는 것과 달리 간극은 서로 맞닿아있다. 오히려 외우가 크고, 내환은 작을 수 있다. 그래서 외우내환이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안정성’ 대신 ‘수익성’, 실적배당형으로 쏠리는 퇴직연금

38세 회사원 오 과장은 최근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훗날 은퇴 시기에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데다, 노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연금 부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뉴스 때문이다. 노후를 대비하고 싶지만 각종 생활비 부담에 추가로 저축이나 투자가 어려운 오 과장은 문득 퇴직연금을 떠올렸다. 오 과장의 퇴직연금은 10여년 전 입사 당시 가입한 한 은행 퇴직연금 상품으로, 매월 전액을 정기예금에 투자하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에만 투자하는 소위 '묻어두기'만 한 퇴직연금 수익률은 원금 유지 수준 정도에 불과했다. 수익률이 아쉬워진 오 과장은 지금부터라도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입자(근로자)가 직접 투자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내 277조원의 적립금 중 137조원은 정기 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에 투자되고 있다.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퇴직연금은 절대 손실이 나면 안 되는 존재로 인식되면서, 가입자들은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 상품만 투자해 왔다. 이렇다 보니 수십 년간의 수익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기도 하는 등 자산 증식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조금씩 변화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의 '2023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현황 통계' 및 2024년 9월 퇴직연금 공시 등에 따르면 2020년말 27조4천억원원 규모에 그쳤던 퇴직연금 적립금 내 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 규모는 2021년말 40조2천억원, 2022년말 37조9천억원, 2023년말 기준 49조1천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9월말 기준으로는 67조3천억원으로, 2020년 대비 145%가량 증가했다. 이에 비해 원리금보장형 상품 규모는 2020년말 228조원에서 올해 9월말 기준 323조8천억원으로 약 41% 증가했다. 안정성보다 수익성을 선호하는 이 같은 흐름은 보수적인 투자자가 많은 은행 퇴직연금에서도 드러난다. 주요 은행 퇴직연금 사업자에 따르면 은행 퇴직연금 내 대표적인 실적배당형 상품인 ETF투자 규모의 경우, 2021년말 총 2123억 원 수준에서 2023년말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0월에는 3조원까지 대폭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내 ETF 규모가 10월 말 기준 1조670억원을 기록하는 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놓치지 않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현재 은행 퇴직연금에서는 증권사와 달리 상장된 모든 ETF를 매매할 수는 없지만, 라인업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10월 말 현재 은행에서 거래 가능한 ETF는 평균 120여개 수준으로 대부분의 자산과 테마 ETF에 투자 가능하다. 특히 최근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으로 가입자가 기존에 퇴직연금으로 투자하고 있던 상품을 매도·해지하지 않고 사업자(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를 바꿀 수 있게 되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변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치적 변동성과 노후 대비와 수익률 증대를 위한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ETF는 연금 자산 운용에서 점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ETF가 연금 자산 운용의 주요한 투자 수단으로 인식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만큼, 판매사인 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데스크칼럼] 반창고는 한 번에 떼는 게 좋다

지난해말 왼쪽 엄지에 상처가 났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였다. 상처의 피떡이 밴드에 들러붙었다. 언제 이 밴드를 떼어내버리나 걱정이 앞섰다. 딱지를 건드리지 않으면 욱신한 정도로만 느껴졌다. 밴드를 한 번에 떼어내자니 격한 통증이 밀려올 게 뻔했다. 의사는 걱정말고 떼어내고 다시 약을 바르라고 했다. 통증은 잠시면 잊혀지고 새살이 빨리 돋도록 하는 게 좋다고 했다.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달 14일에서야 국회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에 대한 심리에 들어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경호처를 방패 삼아 영장에 응하지 않았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1달이 넘었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한 총리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했다. 야당은 한 총리마저 탄핵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이었다. 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후보 3명 중 2명만 임명했다. 민주당에선 최 권한대행마저 탄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한 달 대통령 탄핵으로 국정은 공전했다. 가뜩이나 좋지 않던 경기는 계엄으로 얼어붙었다. 연말 특수를 준비하던 유통가는 매대를 거둬들였다. 송년회 예약도 줄줄이 취소돼 외식업계는 울상을 지었다. 연초에는 좀 달라지나 기대했다. 그러나 무안공항 참사까지 겹치며 소비는 절벽에 다가가고 있다. 불안한 정세 탓에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부총리는 경기 회생책을 내놓기는 커녕 탄핵정국 진정에 몰두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계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대폭 절하됐다. 11월 말 1390원 선이던 원/달러 환율은 한달 사이 1470원대까지 치솟았다. 주요국 통화 가치가 모두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만 약세를 이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증시를 불안하게 바라보던 외국인은 너도 나도 '셀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올해가 더 걱정이다. 이미 천장을 가늠할 수 없는 고환율의 여파는 1~3개월이면 국내 수입물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트럼플레이션 2.0'(Trumpflation 2.0)이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할 재정 및 무역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물가상승률은 1.8%였다. 그러나 이미 1월에만 2%를 넘길 전망이다. 계엄은 대한민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상처를 돌봐서 새살이 나도록 치유해야 할 때다. 상처가 곪도록 나둬 치료를 외면하면 상처는 덧난다. 경제 사령탑이 내수와 수출, 금융시장 안정화에 전력을 쏟아부어야 할 때다. 그러려면 최상목 권한대행이 탄핵정국에서 가능한 빨리 벗어나 본연의 전공 분야로 돌아와야 한다. 대통령 체포든, 탄핵 선고든, 조기 대선이든 불안은 빠르게 해소되는 것이 좋다. 엄지 손가락에 붙어있던 밴드를 한 번에 떼어냈다. 눈을 찔끔 감을 만큼 아팠다. 그 뿐이었다. 새로 약을 발랐다. 설 전까진 상처가 다 나을 것만 같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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