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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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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가치경영’, 기업성과 넘어 사회혁신 이끈다

“종전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올해가) 경제·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SK의 원년이 돼야 합니다." 지난 2018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년사 중 일부이다. 당시 신년사가 주목받은 이유는 대기업 총수로서 유달리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여온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경영'을 SK그룹의 핵심전략으로 공식화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SK그룹은 경영 목표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담고 구체적인 실천 시스템을 만들어 왔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창하는 최 회장의 구상이 재계 안팎으로 선한 영향력으로 스며들고 있으며, 갈수록 이론과 실행에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수준을 넘어 '사회적 가치 거래' 등을 공론화하면서 기업과 기업인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 방안'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선한 의지만 있다고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성과를 화폐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세제혜택 등 금전적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거래 가능한 가치로 파악할 수 있다면 시장 시스템은 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이윤 창출과 사회혁신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피력했다. 최태원표 '사회적 가치 거래'는 긍정적인 사회성과를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시급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장 메커니즘이다.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 해당 성과를 화폐적으로 측정하고 일정 부분에 어떤 형태로든 크레딧을 제공하고 교환하는 시스템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자신이 직접 언급한 'SPC(Social Progress Credits)' 개념을 발전시킨 것이다. 최 회장은 당시 SPC를 '사회문제 해결 성과에 기반한 금융지원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현금 인센티브를 주는 '사회성과 인센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여한 사회적 기업은 약 500개로, 이들 기업이 창출한 사회문제 해결 성과는 약 5000억원 규모다. SK그룹이 참여기업에 제공한 인센티브 규모도 700억원 가량이었다. 최태원 회장은 슈왑재단 총회 발언에 앞서 지난 4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지난 10년간 SPC는 개별기업이 만드는 사회적 성과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 10년은 더 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과 '집합적 영향력'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2개월 뒤의 '사회적 가치 거래' 제안을 예고했다. SPC 10주년 행사에서 최 회장은 “지난 10년간 SPC 기업들이 만든 성과를 보면 고용 효과는 2200억원쯤 되고, 이는 최저임금 기준 8903명의 근로자가 1년간 벌 수 있는 급여와 동일하다"며 “이들이 창출한 약 5000억원의 가치는 상암월드컵경기장과 고척 스카이돔을 짓고서도 1000억원이 남는 규모"라고 소개했다. 이같은 성과를 제시하면 자신감을 드러낸 최 회장은 “제2, 제3의 SPC 기업이 계속 등장하고 성장하면 사회문제 해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자신있게 예측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사회적 책임 경영론을 우리 사회의 미래세대 인재들에게 전파하고 확산하는 역할에 앞장 섰다. 지난 24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선발한 해외유학생 26명에게 장학증서 수여하고 격려하는 자리에 직접 참석해 장학생들에게 “사회기여 인재가 돼야 한다"는 덕담을 남겼다. 특히, '우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을 기억하라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을 소개하면서 “여러분이 음수사원의 마음가짐으로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기억하고 사명과 책임감을 가지시길 바란다"는 인상깊은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SK그룹은 국내 기업 중 눈에 띄게 인재 육성과 학술 분야 투자에 적극적인 곳으로 꼽힌다. 그룹 산하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지난해 공익목적사업을 위해 사용한 사업수행비용은 총 251억7782만원이다. 이 중 60% 가량인 151억4965만원은 국제학술 분야에 쓰였다. 장학사업(82억6818만원)과 자료실운영(5억9634만원)에 쓴 돈도 상당했다. 1974년 설립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경우 그간 해외유학장학제도, 대학특별장학제도 등을 통해 5000여명의 장학생을 지원했다. 세계 유수 대학 박사도 1000여명 배출했다. 최 회장이 장학생들에게 '사회적 가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이 재계 이목을 잡고 있는 배경이다. 최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ESG 시대' SK그룹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각종 국내외 기관의 ESG 경영 평가에서 SK그룹은 매번 최상위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 회장은 2022년 “지금까지 ESG 이슈에 적당히 대응·수비하고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향이었다면 앞으로는 정면으로 돌파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각 계열사들은 사회적 가치 창출 금액을 수치화하며 다른 기업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2023년 기준 SK그룹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금액으로 16조8000억원에 이른다. 경제 간접 기여 성과 16조6000억원, 환경 성과 2조7000억원, 사회 성과 2조9000억원 등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최 회장의 생각은 구성원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최 회장은 지난 2020년 이후 기업의 최종 목적을 '이윤 극대화'에서 '구성원의 행복'으로 전환하려는 철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직원들과 '행복토크'를 주재하며 소통을 강화해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봉사활동에도 열중하고 있다. SK그룹은 2003년 'SUNNY 대학생 자원봉사단', 2004년 'SK 봉사단'을 출범시켰다. 2010년부터는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사업단도 만들었다. 금융 생태계 지원 펀드 조성 같은 다각적인 사회적 기업 육성 및 자생력 강화 활동을 추진하며 재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앞세워 새로운 사회를 모색하고 있는 최 회장의 고민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시절부터 내려온 유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선대회장은 경영일선에 있을 당시부터 “기업의 목적은 돈을 버는 데만 있지 않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강조해 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하반기 산업 전망…반도체·조선 ‘대체로 맑음’, 철강·車 ‘흐림’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올해 하반기 기상도가 엇갈렸다.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제약·바이오 등은 '대체로 맑음', 철강·자동차·석유화학·배터리·섬유패션·기계·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202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하반기 산업기상도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국가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과 빅테크 중심의 서버 투자 지속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은 견조한 수출이 기대된다. 다만, 미국 반도체 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국가 간 반도체 첨단기술 확보 경쟁 등은 위협요인이다. 디스플레이 산업 기상도 역시 '대체로 맑음'이다. AI용 '저전력 디스플레이'(LTPO)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 출시로 하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6.5% 증가하는 105억달러로 전망된다. LTPO는 일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보다 단가가 약 2.5~3배 가량 높다. 조선업과 제약·바이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통한 선박 추가발주 기대감과 새 정부 공약인 '조선업 미래발전 5대 전략' 등 수혜가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28.6% 증가한 바이오의약품은 하반기에도 미국 약가인하 정책 및 주요국 바이오시밀러 허가완화 정책 추진 등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철강은 대미 수출 여건 악화, 중국발 저가공세, 전방산업의 침체 장기화 등으로 수출·내수 시장 모두 부진을 겪으며 '흐림'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종도 마찬가지다. 하반기에는 관세영향 본격화로 미국 신차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현지 신공장 가동에 따른 영향도 더해져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석유화학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로 수출 규모가 4.1%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산업은 중국발 저가 배터리 공급 과잉에 따른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가장 큰 하방 리스크다. 섬유·패션 역시 중국산 덤핑에 따른 국산 범용소재의 글로벌 점유율 하락으로 '흐림'으로 예보됐다. 건설업은 상반기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날씨는 여전히 흐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지난 4월 누계기준 53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 감소했다. 반면에 신정부 출범과 함께 남부내륙철도 사업 등 미뤄졌던 공사의 본격 착수, 주택공급 및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 대통령 공약은 긍정요인으로 해석된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중국의 저가공세 등 국내 주요산업의 대내외 여건이 어렵지만, 새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거는 기대도 큰 하반기"라며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통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해묵은 숙제도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애플 폴더블폰’ 내심 반기는 이유

삼성전자가 최대 라이벌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경계하기보다는 반기고 있다고 한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 모델을 선점한 삼성전자가 초기 기대와 달리 시장 성장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애플 참전'이 글로벌 프리미엄시장에서 폴더블폰 인지도를 넓혀 독자적 시장의 영역 확대와 이에 따른 삼성전자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아울러 폴더블폰 후발주자인 애플을 AI와 디자인 등 여러 요소에서 압도할 수 있다는 '패스트 무버(Fast Mover)'의 자신감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중 글로벌 시장에 첫 폴더블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폰 제조사인 대만 폭스콘은 이르면 올 3분기 관련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도 애플의 신제품 출시 일정 변경 사실을 알리며 내년에는 '접는 폰'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으면 미국 등 주요국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전세계 폴더블폰 시장 성장률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40% 이상을 기록하다 지난해 5%대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규모가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 폴더블폰 모델을 내놓는 내년 이후에는 30%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에 관심을 가지면 삼성전자 제품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을 열고 갤럭시 Z7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신제품은 '역대급 얇은 두께'를 지니면서도 '갤럭시 S 울트라급' 성능을 지녔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성능을 대폭 강화하고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프리미엄폰 최초로 일부 모델에 탑재한 게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수년간 폴더블폰 관련 내공을 쌓아온 만큼 기술력 측면에서 애플 제품을 압도할 것으로 본다. 스마트폰 '두뇌' 격인 AP 운영이나 접는 방식 등에서 격차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애플 신제품에 들어갈 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궈밍치 대만 TF 인터내셔널 증권 분석가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애플 폴더블폰에) 아직 많은 부품 사양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시장 참전'을 준비 중인 애플 행보를 반기고 있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애플보다 중국 제조사들을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오포, 아너 등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구사하며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삼성전자보다 앞서 '두 번 접는 폰'을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32.9%다. 브랜드 순위 1위긴 하지만 2021년(83%)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1위 자리를 확실히 지키기 위해 다음달 언팩에서 보급형 버전이나 두 번 접는 신제품을 공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이노텍 ‘차세대 반도체기판’, 시장 판도 바꾼다

LG이노텍이 반도체 기판용 혁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차세대 기판 기술'을 앞세워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LG이노텍은 모바일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에 적용되는 '코퍼 포스트(Cu-Post, 구리 기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양산 제품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슬림화 경쟁에 뛰어들며 스마트폰 부품 크기 최소화가 업계 화두가 되고 있다. RF-SiP(Radio Frequency-System in Package) 기판 등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의 성능을 고도화하면서도 크기는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이러한 스마트폰 트렌드를 예측하고, 2021년부터 선제적으로 차세대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기술인 '코퍼 포스트'를 개발해왔다.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과 메인보드 연결 시, 구리 기둥(Cu-Post)을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방식 대비 더 많은 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배치할 수 있으며, 반도체 패키지의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모바일 제품의 슬림화 및 고사양화에 최적화한 기술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리로 기둥을 세우는 것은 업계에서 고난도 기술로 알려져 있다. LG이노텍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의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극 활용해 개발 속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로 LG이노텍은 솔더볼 간격을 기존 대비 약 20% 가까이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기둥 구조를 통해 솔더볼의 면적과 크기를 최소화했다. 녹는점이 높은 구리를 사용해 고온 공정에서도 기둥 형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더욱 촘촘한 배열 설계가 가능해졌다. LG이노텍의 '코퍼 포스트'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과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크기는 최대 20%가량 작은 반도체 기판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설계 자유도를 높이고 디자인을 개선할 수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발열도 개선할 수 있다. '코퍼 포스트'에 사용된 구리는 납 대비 열전도율이 7배 이상 높아 반도체 패키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보다 빠르게 외부로 방출한다. 열에 의한 칩 성능 저하나 신호 손실 등 문제를 최소화해 모바일 기기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이 기술은 단순한 부품 공급 목적이 아닌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한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며 “혁신 제품으로 기판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전기차 캐즘 돌파 승부수 띄운 ‘하반기 신차’는?

완성차 업계가 국내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돌파를 위해 '승부수 신차'를 연이어 내놓는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보급형 모델부터 스포츠카 수준의 고성능 세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할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6' 부분변경 모델과 이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6 N'을 올 하반기 출시한다. 현대차가 내세운 신차의 경쟁력은 상품성이다. 아이오닉 6가 '올해의 차' 등 전세계 시장에서 각종 상을 휩쓸어온 만큼 이를 계승해 실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차량 디자인은 지난 4월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됐다. 곡선미와 비례감을 강조해 날렵한 형상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완충 시 주행거리가 600k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가는 전기차' 타이틀을 가지고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성능 모델 '아이오닉 6 N' 출격도 예고돼 있다. 주행거리보다는 출력을 극대화해 속도감을 원하는 운전자들을 공략할 모델이다. 현대차는 다음달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신차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경쟁력을 인정 받은 EV5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회사는 실용성과 가격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EV6에 버금가는 상품성을 지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가격 장벽을 낮추는 식으로 고객을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EV5 국내 출시를 위해 광주 공장에 생산 설비도 마련하고 있다. 하반기 신차가 투입되면 EV3, EV4, EV5, EV6, EV9 등 라인업이 탄탄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국내 출시를 앞두고 막판 담금질 작업에 한창이다. 5년전 소형 해치백 형태의 '조에' 실패 이후 5년만에 다시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고급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닉이 유럽에서 고급차 이미지를 입고 있는데다 완충 시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세닉 일렉트릭은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00Nm의 힘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2024 제네바모터쇼에서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전기차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한다. BYD는 두 번째 국내 판매 승용차인 '씰'을 선보인다. 이미 전국 전시장에서는 차량 프리뷰 전시를 하고 있다. BYD는 이 차를 '퍼포먼스 중형 전기세단'으로 규정하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8초만에 도달하는 등 가속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4000만~5000만원대다. 볼보는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EX90' 국내 출시 일정을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4월 뉴욕 국제 오토쇼를 앞두고 열린 '2025 월드 카 어워즈'에서'월드 럭셔리 카'를 수상하는 등 주목받는 모델이다. 볼보가 그간 추구해온 '안전'과 '럭셔리' 이미지를 총집약한 모델인 만큼 고가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시장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신차를 내놓으며 '캐즘 돌파' 승부를 거는 것은 수요 위축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충전 등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데다 갈수록 정부 보조금도 줄며 '캐즘' 장기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도 오는 25~27일 울산 1공장 전기차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휴업을 결정했을 정도다. 올해 들어서만 4번째다. 다만 특정 브랜드가 신차를 내놓을 경우 판매량 자체는 늘어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는 7만2419대다. 전년 동기(5만157대) 대비 44.4%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 일렉트릭, 기아 EV3, 테슬라 모델 Y 등이 출시된 영향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 상의회장 ‘3대 새성장모델’ 경제시책 제안

“일본과 협력할 경우 6조달러의 세계 4위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 “500만명 해외 인재 유입으로 내수와 세수를 동시에 확대할 수 있다." “K-푸드 수출과 더불어 쿠킹클래스, 주방기구, 인테리어 등 조직적 산업화를 시도하는 등 돈 버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상의)가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통해 제시한 대한민국 3대 새성장모델 핵심 내용이다. 상의는 이같은 민간의 경제시책을 정부와 국회·대통령실 등에 전달했다. 상의에 따르면, 책자는 최태원 상의 회장이 각종 강연, 간담회, 인터뷰 등을 통해 설파한 내용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심층연구해 제언집 형태로 펴낸 것이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지평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 등 전문가 13명이 참여했다. 책자는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한 이유로 '제조업 중심의 성장방식' 한계를 지적했다. 상품 수출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해왔지만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국제질서 급변에 따라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다. 새성장의 해법으로 우선 거론되는 모델은 '글로벌 경제연합'이다. 특히 제조업 중심·저성장 등 경제문제와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문제 등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일본과 연대를 책자는 제안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2·3위국이 공동 구매하면 가격협상력도 높아지는 등 저비용구조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500만 해외인재 유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소규모 내수 시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부터 고급두뇌를 받아들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고숙련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 소비창출 뿐 아니라, 납세효과도 얻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를 위해 독일의 그린카드 같은 비자혜택,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정주여건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해외 대형 반도체 팹(fab)을 국내로 유치해 관련 고숙련 근로자들을 대거 유입시키는 '큰 삽 전략'도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돈 버는 방식의 전환' 메시지도 남겼다. 제언집은 한국은 그간 상품수지에 의존해 성장해 왔고 이런 방식만으로는 관세정책의 타깃이 되는 등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서비스와 본원소득 공략을 위해 K-푸드, K-컬처 등을 산업화하고 전략적 해외투자를 강화해 투자소득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장모델 구현을 위한 실행모델의 하나로 '메가샌드박스'를 제안했다. 메가샌드박스는 혁신산업자에게 규제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 정책으로, 상의는 지역의 비교우위 기술, 산업, 컨셉트를 결합해 지역별 다양한 선택조합이 가능하다고 부연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국경제는 그동안 항구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해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했다"며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고비용을 줄일 실행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채용시장 경력직 대세···신입 갈수록 ‘좁은 문’

우리나라 채용 시장에서 경력직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신입사원들의 설 자리가 계속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 경력 선호 현상이 계속해서 뚜렷해지고 있다. 대졸 청년 구직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졸 청년 취업인식조사와 민간 채용 플랫폼의 채용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구직자가 많이 찾는 한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상반기 채용공고는 현재까지 14만4181건으로 나타났다. 경력 채용만을 원하는 기업은 전체의 82.0%, 신입 또는 경력을 원하는 기업은 15.4%였다. 순수하게 신입직원만을 채용하는 기업은 전체의 2.6% 수준이었다. 대졸 청년 구직자의 53.9% 역시 취업진입장벽으로 '경력 중심의 채용'을 지목했다. 33.5%는 '인사적체로 신규채용여력의 감소'를 꼽았다. '인공지능(AI) 등 자동화로 인한 고용규모 축소'라는 응답도 26.5%였다. 기업은 실전에 바로 투입할 인력을 원하는데, 대졸 청년 구직자들은 직무를 쌓을 기회가 적다고 입을 모은다. 청년 구직자의 53.2%는 '대학 재학 중 직무경험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구직자-구인기업간 '연봉 미스매치' 문제도 드러났다. 상반기 대졸 청년 구직자의 희망 연봉수준은 평균 402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입을 원하는 구인기업 채용공고상 평균 연봉수준인 3708만원보다 315만원 높은 수준이다. 신규 구직시장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더 큰 기업 일자리에 대한 선호는 여전했다. 이들의 62.2%는 '중견기업(33.8%)과 대기업(28.4%) 취업을 희망한다'고 답한 반면 '중소기업(11.4%)이나 벤처 스타트업(3.5%) 취업을 원한다'는 응답은 14.9%에 불과했다. 청년들의 비수도권 취업에 대한 인식 변화 조짐도 보였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 신규 구직자의 63.4%는 '좋은 일자리가 전제된다면 비수도권에서도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비수도권 취업을 위한 조건으로 '높은 급여 수준'(78.9%)이 가장 많았다. '양질의 복지제도'(57.1%), '워라밸 실현'(55.8%), '고용 안정'(42.5%), '커리어·직무역량 개발'(29.1%)등이 뒤를 이었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청년들의 비수도권 취업의향은 수도권 취업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지방취업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기업을 끌어들일 파격적인 규제혁신, 과감한 인센티브, 글로벌 정주여건, AI 인프라 등을 조성해 기업을 유인하고 민간주도형 글로벌 도시에서 청년들이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터전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기업, ‘러시아 재진출’ 골든타임 빨라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재진출 태세를 보이고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 이전 가전·자동차 등 소비재 분야에서 한국 제품의 높은 점유율을 확인했던 만큼 정세 변화에 따른 재진출을 수익성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러시아 현지에서 음반·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제품 및 사업 마케팅 활동에 접목시킬 경우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다만, 우리 기업들이 경제 제재로 자리를 비운 사이 러시아 시장을 치고들어온 중국기업과 '정면승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년간 중단했던 러시아 내 광고·마케팅 활동을 올해 들어 조심스럽게 전개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칼루가주 공장 운영을 중단했지만 일부 판매 매장은 병행수입 제품 등을 활용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러-우크라 종전 시기가 빨라질 수록 삼성전자의 마케팅 활동 수위도 가속화되고, 중단된 공장 운영 재개, 판매매장 활성화 및 확대가 뒤따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LG전자는 지난 3월부터 모스크바주 루자에 있는 가전공장 일부를 재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2022년 생산시설을 멈춰 세웠는데 이번 재가동 조치는 설비 노후화 방지와 함께 러시아 시장 정상화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루자 가전공장에서 보유 재고를 활용해 세탁기·냉장고 등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는 지식재산권 보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에 ix10, ix40, ix50 등 3개 상표를 등록했다. 기아도 기아 '기아 에디션 플러스' 등 신규 상표를 최근 신고하는 등 재진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등 자산을 아트파이낸스에 1만루블(당시 약 14만원)에 팔았지만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걸어 놓은 점도 재진출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종전 상황 진전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로 규정된 해당 옵션을 현대차가 행사할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기아는 올해 회사 중장기 판매 목표를 업데이트하면서 러시아 시장 몫을 부활시켰다. 지난 4월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30년 판매 목표를 419만대로 하향 조정하면서 러시아 실적 5만대를 포함한 것이다. 이밖에 KG모비리티는 'KGM' 특허를 출원하고, 현지 판매망 구축 방안을 고민 중이다.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복귀를 준비하는 배경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이전 현지에서 한국기업의 영향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온라인 마켓 인텔리전스'(OM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소비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글로벌 브랜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021년 기준 러시아 법인의 매출액은 4조4000억원이다. 현대차·기아 역시 자동차 시장 '톱3'에 드는 인기 브랜드였다. LG전자 현지 법인의 2021년 매출액도 1조원에 달한다. 러시아 매체들도 우리 기업들 동향을 살피고 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지난 3월 “아마 LG전자가 러시아에 공식 복귀하는 첫 해외 대형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타스통신 등도 현대차·기아가 예상보다 일찍 제품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 기업의 재진출 움직임을 고무시키는 현지 호재로 '한류 열풍'을 꼽을 수 있다. 코트라(KOTRA) 모스크바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러시아의 한국산 음반 수입액은 약 139만달러(약 19억원)다. 국가별로는 독일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서방의 제재에도 K-POP 그룹 공연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W24'를 포함한 5개 팀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7회 이상 관객들과 만났다. K-콘텐츠 파워도 상당하다. 2004년부터 2019년까지 러시아 내 개봉된 한국 영화는 총 21편에 불과했으나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23년부터 평균 한 달에 2편씩 한국영화가 소개됐다. 지난해 러시아애서 개봉한 한국영화 수는 총 23편에 이른다. 식품·화장품도 이미 한류 수혜를 입고 있다. K-뷰티는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2020년부터 줄곧 러시아 수입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트라는 “한국산 라면, 김 등 식품도 지난해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으며 앞으로 품목이 더욱 다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재진출 앞길에 변수로 떠오르는 것은 현지에서 존재감을 부쩍 키우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이다. 시장조사기관 오토스탯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 현지 브랜드 '라다로'(28%)를 제외하고는 2~8위까지 하발, 체리, 지리, 장안, 오모다, 엑시드, 제투어 등 중국 브랜드들이 휩쓸고 있다. 가전 시장에서도 중국을 위시해 튀르키예, 벨라루스 기업 점유율이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중동전 쇼크] 美개입 복합위기 더 꼬였다…재계 ‘경영전략 고민’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의 중동 정세가 예측불허 국면으로 급변하자 우리 재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주변 중동국가로 확전 등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영 전략을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번 중동 사태로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지 여부에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사용 원유의 대부분을 실어나르는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막힐 경우 유가 급등으로 각종 원자재 부담이 커지는데다 가뜩이나 물가 상승으로 움츠러든 국내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22일(이하 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상태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이를 승인하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재가가 떨어지면 이란 군부가 즉각 봉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규모는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2000만배럴에 이른다.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중동산 원유 대부분도 이 곳을 지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거래가는 10% 이상 올라 배럴당 80달러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미국의 이란 타격 직후인 23일 오전 7시30분(한국시간) 기준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및 해외시각' 연구를 통해 “(중동 사태 이후) 대체로 유가 상승을 전망하나 수일내 회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대응 수위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 이상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갑작스럽게 오를 경우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당장 원가 부담을 걱정해야할 판이;다. 이미 중국 경쟁사의 '저가 공세' 등으로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악재가 겹치는 셈이다. 항공·해운업계도 연료비를 걱정하고 있다.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대한항공 같은 항공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3억3000만달러(약 4500억원) 줄어들 수 있다. 해운업계는 일부 항로가 막힐 경우 운임이 급등해 연료비 부담을 상쇄할 여력이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후폭풍이 주변국으로 번지는 가능성은 재계로선 더 안 좋은 악재에 해당한다. 현재 주요 분쟁지역의 우리나라 수출 영향력은 크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수출 금액은 이스라엘 18억2100만달러(약 2조5100만원), 이란 1억5800만달러(약 2184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주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서로 경제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의 대규모 신도시 조성이나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등에 한국 기업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팀 코리아'의 대중동 프로젝트 수주액은 49억6000만달러(약 6조8540억원)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 전체 수주액의 60%가 넘는 수치기도 하다. 코트라(KOTRA) 중동지역본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동 사태 관련) 장기적으로 에너지 시설 타격에 따른 비용 상승, 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국 방위비 증가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 지연 또는 취소 가능성이 있다"며 “원자재·물류비 급상승으로 기존 우리 기업 참여 프로젝트 공사비 증가와 공사 지연, 계약 중단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사태가 향후 국제질서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미국이 이란에 군사 작전을 전례없이 개시한 만큼 중국·러시아 등이 별도로 행동에 나설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현대차·LG 등 러시아 시장 재진출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더 지연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다 비상식적인 협상 전략을 구사해 나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만에서는 미군이 재배치되면서 중국 침공 등 유사 시 미국의 지원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들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분쟁 지역 내 영업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거나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작업을 주로 살피고 있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7~19일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어 23일과 오는 7월 2일 열리는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전략회의에서 급변하는 중동 사태에 대응하는 논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 13~14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본원 경쟁력 강화 방안을 강조하면서 국내외 복합위기 극복에 적극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관세, 전쟁, 정치불안 등 불확실성이 워낙 높았던 상황이라 환율 급등락에 따른 대응책은 그나마 마련해둔 상태"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made in 차이나 쓰나미④] 수입차·PB제품 ‘알고보면 중국산’···품질 불안감 여전

중국 소비재 기업들은 브랜드를 새단장하거나 국내 유통사와 협업하는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프리미엄 모델, 롯데하이마트·쿠팡에서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 가전제품도 알고보면 중국에서 만든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의 대표사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의 자회사인 MOKA는 쿠팡과 협업해 '홈플래닛 43형 TV'를 한국에서 판매 중이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마켓 1위인 쿠팡에서 '로켓배송' 등 혜택을 받으며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삼성·LG전자가 만든 동급 TV의 반값 이하다.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선보인 '플럭스' 브랜드 제품 대부분도 중국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43인치 이동형 TV, 75인치 4K TV 등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만든 '일렉트로맨'이나 '노브랜드' 상품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기업들이 월마트 PB 등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던 '성공 방정식'을 한국에서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가전보다 가격대가 더 높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테슬라는 '모델 Y' 등 주력 제품 대부분을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볼보와 폴스타 역시 S90 등 최고급 차량들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 가전기업들이 한국 유통사와 손잡는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기업들은 애프터서비스(AS)나 소비자 상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유통사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실적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노린다. 일부 PB상품의 경우 중국산임에도 무상 AS나 무료 반품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가 눈여겨보는 포인트는 중국산 소비재의 '품질 이슈'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소형 가전이나 저가 제품은 새 제품으로 교체하면 되지만 대형가전과 자동차는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TV가 화질이 떨어지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해상도를 갖췄다고 '거짓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로봇청소기 브랜드는 해킹에 취약하다거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자동차는 기본적인 조립 자체가 안돼 있는 신차가 판매되고 있다는 제보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은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안감을 잘 보여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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