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김하나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하나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uno@ekn.kr

전체기사

[속보] 삼성전자, 2분기 매출·영업익 다 역대 최대…89조 벌었다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인공지능(AI) 서버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반도체(DS)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 여파로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전자는 30일 기준 2분기 매출 171조5000억 원, 영업이익 89조5000억 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7조6000억 원(28%), 영업이익은 32조3000억 원(56%) 늘었다. 두 지표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주당순이익은 보통주·우선주 모두 1만849원으로 전분기 대비 52% 늘며 “글로벌 테크기업 중 최고 수준"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영향으로 전사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약 3조1000억 원 늘어난 효과도 있었다. 연구개발비용은 16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은 DS(반도체) 부문이다. DS부문은 매출 127조5000억 원, 영업이익 89조2000억 원으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경신했다.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서버향 D램·낸드 수요가 강하게 유지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성능의 HBM4 공급을 확대하고 업계 최초로 HBM4E 샘플까지 출하하며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파운드리도 HBM 베이스 다이와 미주 고객사용 제품 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DX(세트) 부문은 매출 48조 원으로 전년 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000억 원 적자를 냈다. 갤럭시 S26 시리즈와 A시리즈 판매 호조로 매출은 성장했으나, 업계 전반의 부품 원가 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하만은 매출 4조6000억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으로 전장·오디오 사업 호조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였고, 디스플레이는 매출 7조5000억 원, 영업이익 7000억 원으로 하이엔드 모바일과 게이밍 모니터 수요 확대의 영향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지며 전사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DS부문은 HBM4E를 포함한 HBM4, DDR5, SOCAMM2, eSSD 판매를 확대해 시장 선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2나노 2세대 모바일용 양산을 시작하고 AI·HPC용 수주 확대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DX부문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부품 비용 상승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강화와 체질 개선을 함께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MX는 울트라와 신규 폴더블 Z8 시리즈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사상 최대 찍고도, 진땀 뺀 SK하이닉스…“피크아웃 아니다”

해외 투자은행(IB)과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메모리 고점론'과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과 함께 “우려와 달리 AI 투자는 견조하게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생산능력(CAPA)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 가능성부터 중국산 고대역폭메모리(HBM) 위협론까지 시장이 제기해온 우려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반박한 만큼, 이번 실적발표가 투자심리 회복의 분기점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79조3000억원, 영업이익 6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61% 늘어난 수치로 2분기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3배 넘게(257%), 영업이익은 6배 넘게(557%)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5%포인트 오른 76%로, 영업이익과 이익률 모두 역대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가상각비를 더한 에비타(EBITDA)는 64조6000억원, 에비타 마진율은 81%에 달했다. ◇ “AI 투자 축소 아니라 수익화 국면"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JP모건 애널리스트가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 검토와 고효율 AI 모델 등장으로 AI 인프라 투자 축소 우려가 있다"고 묻자, 하이닉스 측은 “투자 축소 과정이 아니라 그간 구축한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이고 수익화를 본격화하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고효율 모델 역시 “동일 인프라에서 더 많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오히려 수요 확산을 촉진한다"는 설명이다. ◇ “피크아웃 아니다"…근거는 고객사와의 장기계약 하이닉스가 우려 진화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주요 고객사와 맺고 있는 장기공급계약(LTA)이다. 회사는 현재까지 10여 개 핵심 고객사와 LTA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계약 기간은 통상 5년, 가격은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예치금 등 계약 이행 장치도 포함해 수요의 가시성과 신뢰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최근 발표한 대규모 캐파(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둘러싼 공급과잉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고객과의 파트너십 강화로 확보된 수요 가시성에 기반한 것"이라며 “장비 투자와 생산 램프업은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 곧바로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올해 투자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40조원 후반대로 제시했다. 이천·용인은 차세대 D램과 AI 메모리 거점으로, 청주는 낸드·첨단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HBM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는 “HBM2E 세대부터 축적한 양산·수율·품질·고객 신뢰 전반의 역량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차별화 요소"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HBM4는 2분기부터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본격 확대하며, HBM4E는 상반기 중 주요 고객사 샘플 공급을 마쳤다. 다만 UBS 애널리스트가 물은 2027년 HBM 가격 협상에 대해서는 “고객 수요를 바탕으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면서도 구체적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 “빅테크는 검증된 공급사 선호"…중국산 메모리 우려도 불식 SK하이닉스는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시장 잠식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증시 상장과 중국 국영기업·스타트업의 액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 소식이 겹치며 중국 업체들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고객사들은 공급과 관련해 더 안정적이고 품질 이슈가 없는 공급사를 선호한다"며 품질과 신뢰성을 앞세워 대응했다. HBM은 물론 고성능 D램 영역에서도 중국 기업의 시장 침투가 단기간에 판도를 바꾸긴 어렵다는 취지다. 3분기에는 D램 출하량을 전분기 대비 약 10% 늘리고, 낸드는 한 자릿수 초반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7월 10일 나스닥에 상장한 ADR은 30일부터 원주 전환이 가능해지며, 전환 한도는 발행 주식 수인 1779만주로 설정된다. 추가 주주환원 방안은 현재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60조 영업이익에도 웃지 못한 SK하이닉스…AI메모리 훈풍 속 ‘어닝 미스’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은 76%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반도체·빅테크 기업을 통틀어도 손꼽히는 수익성을 기록했다. 다만 워낙 높아진 시장 눈높이 탓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에는 못 미치는 '어닝 미스'를 냈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 당기순이익 93조92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6.8%, 영업이익은 557.2%, 순이익은 1242.5%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50.9%,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76%로 1분기(72%)보다 4%포인트(p) 높아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이번 분기 실적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7조2063억원)을 단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895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대를 돌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98조1529억원, 누적 순이익은 134조2685억원으로 집계됐다. ◇ 어닝 미스에도 최고 수익성…배경엔 HBM 비중과 장기계약 역대 최대 실적이지만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매출 84조원, 영업이익 64조원 안팎)에는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우선 SK하이닉스는 경쟁사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커, 최근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이끈 이익 수직 상승의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봤다고 본다. 또 D램·낸드 가격이 수개월째 오르며 고점에 다다르면서 2분기 단가 상승폭 자체가 1분기보다 둔화됐다. 범용 D램 상승률은 1분기 60% 중반에서 2분기 약 30%로, 낸드는 70% 중반에서 50% 중반으로 낮아졌다. 여기에 대형 고객사와 맺은 장기공급계약(LTA)으로 판매가격 일부가 고정되면서 가격 상승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LTA로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 76%는 마이크론(81.2%)에 이어 글로벌 빅테크 중 2위권으로, 엔비디아(65.6%)와 TSMC(60.3%)를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에는 2018년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을 통해 투자했던 키옥시아 지분 일부를 처분하며 영업외이익 62조1660억원이 추가로 발생, 세전순이익이 122조7083억원까지 늘었다.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33조6000억원 늘어난 88조원, 차입금은 7000억원 줄어든 18조6000억원을 기록해 순현금이 69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최근 'AI 버블론'과 '피크아웃(정점론)' 우려로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아온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가 아직은 네 살짜리 어린아이인데 성인이 되려면 메모리가 쓰일 수밖에 없다"며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고 강조한 바 있다. ◇ HBM4 하반기 본격 확대…10여 곳과 장기계약, 3분기 78조 전망 SK하이닉스는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면서 AI 메모리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 수요까지 함께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핵심 고객을 포함해 10여 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고, 다른 주요 고객과도 추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6세대 HBM인 HBM4는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생산을 본격 확대한다. 회사는 “HBM4는 고객이 요구하는 동작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후속 제품인 HBM4E는 상반기 중 주요 고객사 샘플 공급을 마쳤고, 기술 성숙도와 양산 안정성을 고려해 적용 공정을 확정했다. 차세대 서버 모듈인 SOCAMM2도 2분기 판매가 크게 늘었으며,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제품 공급이 본격화됐다. 낸드에서는 321단 제품이 이미 전체 생산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도 속도를 낸다. 충북 청주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내년 초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클린룸 가동에 맞춰 설비를 신속히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클러스터 조성 등 중장기 투자는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회사는 고객 수요가 공급 역량을 웃도는 상황에서, 필요한 물량을 제때 공급하는 능력이 앞으로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은 약 100조원, 영업이익은 7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신형 AI 가속기 '베라 루빈' 양산이 본격화하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HBM4 매출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AI 에이전트 활용도가 높아지며 메모리 수요가 더 커지는 데다,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까지 겹치면 메모리 공급 부족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AI가 아직 초입 단계이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도 나름대로 선방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실적이 좋다고 해서 이게 바로 주가에 반영되기는 당분간 힘들 수도 있다"며 환율 변수와 최근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는 중국 반도체 업체의 부상, 여름철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여력 약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6월보다 점점 내려가고 있는 추세인데 실적 말고 뭔가 더 획기적인 재료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딱히 눈에 띄는 게 없다"며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속보]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작년보다 557%↑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메모리 수요가 계속 늘면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기록한 최고 실적을 한 분기 만에 다시 넘어선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올해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영업이익률 76%), 순이익 93조9226억원(순이익률 11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K-IFRS 기준이다. 전분기(매출 52조5763억원·영업이익 37조6103억원)와 견주면 각각 51%, 61% 늘었다. 어닝쇼크 수준이었던 지난해 2분기(매출 22조2320억원·영업이익 9조2129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557%, 순이익은 1242% 급증했다. 이로써 상반기 누적 매출은 사상 처음 100조원대에 올라섰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회사는 “HBM과 AI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최고의 수익성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말 대비 33조6000억원 늘어난 88조원,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으로 확대돼 재무 여력도 크게 강화됐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성장 기반도 다지고 있다. 핵심 고객을 포함해 10여 개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고, 차세대 제품인 HBM4는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생산을 본격 확대한다. 상반기 샘플 공급을 마친 HBM4E도 준비를 마쳤다. 낸드는 321단 제품이 이미 생산량 비중 1위에 올랐고,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50%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는 한편, 내년 초 용인 1기 팹 클린룸 오픈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발표한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중장기 투자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다만 회사는 “설비투자 원칙(CapEx Discipline)을 유지하며 생산능력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인터뷰] “국가 전폭지원 中 반도체, 韓 턱밑까지 추격” 前 삼성전자 부사장의 섬뜩한 경고

“내가 볼 때는 거의 낙동강까지 갔다고 봐요." 15년간 삼성그룹 중국본사에서 반도체 투자를 진두지휘했던 이병철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6·25전쟁 당시 국군이 마지막까지 사수했던 전선에 지금의 한국 반도체 산업을 빗댄 것이다. 최첨단 반도체 일부 분야만 겨우 지키고 있을 뿐, 범용 반도체는 이미 중국이 턱밑까지 따라왔다는 얘기다. AI 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는 사이, 중국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 27일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창신메모리(CXMT)는 거래 시작 1시간 만에 거래대금 1000억위안(21조원)을 돌파하며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허페이시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연구개발 인력과 반도체 기업이 집결하면서 허페이는 중국 메모리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했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연구소에서 100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위원은 이러한 흐름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 그는 지금의 한국 반도체 호황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을 떠난 뒤 연구자의 시선으로 산업을 바라보게 된 그는 중국발 반도체 위기를 미리 경고하는 '늑대가 왔다'는 사람을 자처하고 있었다. - 반도체가 지정학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9년 트럼프 1기 때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제재하기 시작했어요. 명목상은 '이란 제재 위반' 등 국가안보 또는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활동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겠다는 거였죠. 제재 목록에 올려 반도체 기술이나 장비를 못 팔게 한 게 그때부터예요. 그다음 해에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술을 쓰는 제3국 기업도 동참하도록 강제했어요. 그때부터 삼성이나 하이닉스도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죠. 원래 정상적인 기업 간 거래에 미국이라는 국가가 들어와 간섭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걸 보면서 느꼈죠. '반도체가 이제 전략의 문제가 됐구나.'"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칩스법)과 AI 시대의 개막이 겹치며 반도체는 산업을 넘어 국가안보의 핵심 품목이 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이 흐름 속에서 한국 메모리 업계가 얻은 반사이익도 짚었다. AI 발전 초기에는 GPU의 연산 성능이 경쟁력을 좌우했지만, AI 모델이 급속히 커지면서 GPU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폭증했고 기존 D램으로는 데이터 공급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이러한 병목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HBM이 부상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시장에서 합산 약 8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AI 시대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 최근 애플이 중국산 D램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이 중국산 반도체를 채택할 경우 실제로 메모리 가격 급락 사태가 일어날 수 있나.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공급업체가 하나 더 늘어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 메모리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중국 업체의 기술 향상입니다. 애플이 CXMT 제품을 채택하면 품질과 성능에 대한 까다로운 피드백을 제공하게 되고, 이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CXMT의 기술력도 빠르게 발전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 메모리 기업들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가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해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서면 이러한 수익구조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중국의 가장 큰 강점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막대한 자본을 장기간 투입하며 단기 손실도 감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격보다 시장점유율 확보를 우선하는 물량 공세가 시작되면 개별 기업은 물론 메모리 산업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EUV 노광장비를 비롯한 최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은 미국의 수출통제로 제한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확보한 DUV 장비를 활용하고 국산 장비와 공정기술의 수준을 높이면서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생산능력 증설분의 약 절반이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2~3년 안에 중국산 반도체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렵겠지만, 중국은 현재 '중국판 맨해튼 프로젝트'로 불리는 EUV 장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UV 장비까지 개발된다면 최첨단 반도체 분야도 위협받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반도체에서는 수율이 중요합니다. 10개를 생산해 9개가 정상 제품이면 수율이 90%이고, 3개만 정상이면 30%입니다. 중국 업체들은 아직 수율과 품질 안정성에서 격차가 있지만, 생산 경험이 축적되면서 그 차이를 계속 좁혀가고 있습니다." ◇ 낙동강 전선, 그리고 희토류라는 반격 카드 -왜 '낙동강 전선'이라는 표현을 썼나. “반도체는 AI·국방·자동차·통신 등 모든 첨단산업의 기반입니다.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의 75% 수준까지 커지고 기술 격차도 좁혀지자, 미국은 이를 산업 경쟁이 아니라 안보 문제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첨단 장비·설계도구를 미국과 동맹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이 통제 수단으로 전환한 것이죠. 국제정치에서는 이를 '무기화된 상호의존'이라 부릅니다. 공급망의 핵심 길목을 쥔 나라가 그 지위를 압박 수단으로 쓰는 겁니다. 중국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반도체 자립에 나섰고, 이 경쟁이 시작된 지 벌써 7~8년입니다. 문제는 그 결과가 미국보다 우리에게 먼저 닥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중국은 최첨단 공정에선 여전히 제약을 받지만, 성숙공정과 범용 메모리엔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그 결과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고 있고, 본격 공급이 시작되면 우리가 주도해온 범용 D램·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이 확실한 우위를 가진 건 HBM 등 최첨단 메모리뿐입니다. 그런데 범용 메모리 수익이 무너지면 그 돈으로 HBM·차세대 기술에 투자해온 선순환 구조도 약해집니다. 결국 우리 우위가 최첨단 일부만 남을 수 있다는 거죠. 아직 그 단계까지 온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중국 생산능력이 계속 커지는데 우리가 대비하지 못하면 마지막 핵심 경쟁력만 남기고 나머지 시장을 내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이 위원은 미국의 카드가 반도체라면 중국의 반격 카드는 희토류라고 짚었다. “희토류는 첨단산업과 무기 생산에 반드시 들어가는 '산업의 비타민'입니다. 쓰이는 양은 적지만 없으면 산업 전체가 마비됩니다. 핵심은 채굴이 아니라 분리·정제인데, 중국이 이 공정의 글로벌 80% 안팎을 장악한 대표적 초크포인트입니다. 실제로 일본은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 이후 희토류를 비롯한 희귀광물 공급에서 중국의 제재·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미중 갈등도 이 문제를 중심으로 전개됐습니다. 중국이 지난해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를 발표하자 트럼프는 100% 관세로 맞섰고, 중국도 관세 인상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이후 부산 정상회의에서 1년 휴전에 합의했고, 올해 5월 정상회담에서는 희토류를 포함한 통상 현안을 다룰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11월 중순 휴전 종료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휴전이 끝나면 어떻게 되나.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휴전을 연장하면서 양국이 갈등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 보이지만 그 와중에 “가장 우려되는 것은 희토류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협상의 교환 카드가 되는 것입니다. 중국이 '반도체 제재를 계속하면 희토류 공급을 제한하겠다'고 압박하면 미국도 일부 수출통제를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확보와 시장 진입이 빨라져 한국 기업에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도 반도체를 단순한 산업이나 통상 문제가 아니라 기술·공급망·외교·안보가 연결된 전략산업으로 봐야 합니다. 미·중 관계의 변화 자체보다 어떤 제재가 완화되고, 그것이 중국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반도체 경쟁은 이제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기술·인재·자본·외교·통상·안보가 총동원되는 국가 간 총력전입니다." -1980년대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일본이 침몰했던 상황과 지금 한국의 처지가 비슷하다는 경고도 있다 “일부 비슷한 점은 있지만 본질은 다릅니다. 당시 미국은 일본을 직접적 경쟁상대로 보고 시장점유율·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통상압박을 가했습니다. 일본 반도체의 경쟁력을 낮추고 미국 산업을 회복시키는 게 정책의 핵심 목적이었죠. 반면 지금은 중국을 상대로 한 기술패권 경쟁입니다. 반도체는 이제 단순 수출상품이 아니라 AI·군사력·경제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됐습니다. 그래서 미중 모두 국가의 명운을 걸고 경쟁하고 있고, 통제 대상도 가격·점유율을 넘어 첨단장비, AI칩, HBM, EDA, 첨단인력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쟁의 강도와 범위가 1980년대보다 훨씬 치열하고 장기적입니다. 한국의 위치도 당시 일본과는 다릅니다. 한국은 미국이 경쟁력을 낮춰야 할 대상이라기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핵심 동맹이자 첨단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입니다. 그래서 일본처럼 한국 산업 자체를 약화시키는 정책이 전면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봅니다. 다만 이것이 한국에 반드시 유리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동맹이기 때문에 더 많은 역할과 부담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내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며 한국 기업에 미국 투자 확대, 대중 기술이전 제한, 중국 사업 조정, 공급망 재편 참여 등을 계속 요구하고 있고, 이런 요구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일본이 미국과의 산업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면,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두 시장·두 공급망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더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은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공급망 관리와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력까지 핵심 경쟁력으로 갖춰야 할 겁니다." -주 52시간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보나. “지금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기술패권 경쟁의 중심에 있습니다. 반도체는 AI와 국가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됐고, 각국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연구개발을 일반 사무직과 동일한 근로시간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은 어느 날 갑자기 '유레카'처럼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 실험이 축적되면서 만들어집니다. 연구가 중요한 고비에 이르면 하루 이틀 몰입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일률적으로 시간을 제한하면 연구의 흐름이 끊길 수 있습니다. 저는 장시간 노동을 일상화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반도체 연구개발과 같이 국가 경쟁력이 걸린 분야만큼은 프로젝트 특성과 연구 단계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문제는 경쟁 환경입니다. 중국은 매년 약 500만 명의 이공계 인력을 배출하는 반면, 우리는 10만 명대 수준입니다. 절대적인 연구개발 인력 규모에서 이미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에 연구개발의 유연성까지 부족하다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 '따라올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따라오느냐'의 문제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초격차의 본질은 무엇인가. “권오현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초격차』라는 저서에서 초격차를 '상대적 우위가 아니라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절대적 수준의 차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덧붙이고 싶습니다. 오늘날 초격차의 본질은 대체 불가능한 초크포인트(Choke Point)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TSMC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3나노 이하 최선단 공정에서는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닙니다. 세계 어느 기업도 단기간에 TSMC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만에서는 TSMC를 '호국신산(護國神山)'이라고 부르고,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라는 표현도 씁니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이 곧 대만의 외교적·전략적 자산이 된 것입니다. HBM도 같은 사례입니다. AI 반도체에는 HBM이 필수이고, 현재 한국 기업들이 세계 공급망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만약 HBM 공급이 중단되면 AI 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정도입니다. 이것이 바로 초크포인트입니다. 결국 초격차는 단순한 점유율 자체 격차가 아니라 '이 기술이나 제품이 없으면 산업 전체가 움직일 수 없는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점유율은 그 결과일 뿐입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로봇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도 같은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로봇 산업은 반도체처럼 대량 생산능력만으로 승부하는 시장이 아닙니다. 결국 삼성만이 제공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 핵심 부품 또는 플랫폼 등 대체 불가능한 초크포인트를 어디에서 만들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 '우아한 도태'를 경계하며 인터뷰 말미, 그는 정책 결정자와 산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였다. “이건 국가 총력전입니다. 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도체는 이제 AI와 국가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됐고, 각국이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AI 반도체 호황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이러한 독점적 이익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도 막대한 자본과 인재를 투입하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기술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좁혀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 논리나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기보다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을 우선해야 합니다. 반도체는 우리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고, 수많은 협력업체와 지역경제가 함께 연결된 국가 산업 생태계입니다. 정부와 기업, 임직원 모두 조금씩 양보하고 힘을 모아 장기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아한 도태'입니다. 저녁이 있는 워라밸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국가 총력전이 벌어지는 산업에서 경쟁국과 다른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지금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그 많은 인력이 밤새도록 일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가 같이 경쟁하면 결국 우아하게 도태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잠시 말을 고르더니,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을 떠올렸다. “예전에는 이건희 회장님께서 늘 위기의식을 강조하실 때 '왜 저렇게까지 위기를 말씀하실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산업 현장을 떠나 연구자의 입장에서 세계 반도체 경쟁을 지켜보니 그 심정을 이제는 이해하게 됩니다. 밖에서 보면 기술패권 경쟁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변화를 준비하지 않으면, 그때 회장님께서 말씀하셨던 위기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듭니다." 〈프로필〉 이병철 전 부사장은 다른 직장을 거치지 않고 2022년까지 삼성전자 한 곳에서만 근무했고, 그중 절반가량인 15년을 중국 주재원으로 보냈다. 삼성그룹 중국 본사 소속으로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I·삼성디스플레이, 삼성물산 등 그룹 전체의 중국 투자·현안을 총괄했으며, 특히 시안 반도체 공장 투자를 초기 단계부터 현지에서 팔로업했다. 퇴임 후 아주대에서 미중 기술패권 속 반도체 기업 생존 전략을 주제로 정치외교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를 기초로 『K-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펴냈다. 현재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이자 경기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로봇 ‘눈’ 넘어 ‘피부’까지…LG이노텍, 피지컬AI 정조준

LG이노텍이 로봇의 시각(Vision) 기술에 이어 촉각(Tactile)까지 영역을 넓힌다. 스마트폰용 비전 센서로 쌓은 광학·초정밀 설계 기술을 로봇용 멀티 센싱 모듈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일본 전자부품 기업 TDK와 피지컬 AI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LG이노텍의 광학·초정밀 설계 기술과 TDK의 센서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비전 센싱 모듈'과 '촉각 센싱 모듈'을 공동 개발한다. 최근 로봇 업계에서 비전 센싱 모듈 안에 다양한 기능을 결합하는 추세가 확산하면서, 기존 비전 센싱 모듈 사업을 하던 LG이노텍도 다른 센서를 추가로 결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압력·온도·위치 등 광범위한 센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TDK가 파트너로 낙점된 배경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수십여 종의 센서 기술을 보유한 TDK와의 시너지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차세대 비전 센싱 모듈의 형태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먼저 비전 센싱 모듈은 로봇의 '눈' 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비전 센싱 모듈이 시각 정보 위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이번 협력으로 개발되는 차세대 모듈은 TDK의 관성·위치 센서와 마이크 등을 결합해 움직임·방향·음향 데이터까지 통합 처리한다. 예컨대 관성 센서(IMU)를 장착하면 로봇이 이동할 때 발생하는 영상 데이터의 흔들림을 보정해 주변을 더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로봇 제조사 입장에서도 여러 센서를 개별 구매·연결하는 부담 없이 하나의 통합 모듈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관성 센서 탑재 모듈은 내년 개발 완료될 계획이다. 촉각 센싱 모듈은 로봇의 '피부'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손(Hand)뿐 아니라 팔·몸통 등 여러 부위에 장착돼 접촉 여부와 압력을 인식하게 해주며, 초정밀·초박형·유연 구조가 요구돼 개발 난도가 높은 고부가 부품으로 꼽힌다. 양사는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LG이노텍의 모듈화 및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과 TDK가 소비재·자동차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쌓아온 초정밀 촉각 센싱 기술을 결합해 로봇 작업환경에 최적화된 고성능 촉각 센싱 모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은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의 카메라·라이다(LiDAR)·레이더(Radar) 등 센싱 부품을 결합해 피지컬 AI 센싱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모두 자체 기술로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 경쟁력을 발판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과 활발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양사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은 LG이노텍의 로봇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비전 센서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온 연장선에서 로봇용 비전 센서 사업을 하다가, 촉각 센서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로보틱스 사업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메인 축 중 하나로 꼽히며 그 비중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로보틱스 사업이 거의 메인 축에 있다"며 “점차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고, 앞으로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CES 2026 전시장을 찾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G이노텍은 지금 단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솔루션 제공자로 가고 있다"며 사업 구조 재편 방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환전 공짜에 10% 적립까지…삼성월렛 여행카드 나왔다

삼성전자가 하나카드와 손잡고 해외여행 특화 혜택을 담은 '삼성 월렛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무료 환전과 해외 이용수수료 면제는 물론, 삼성 월렛으로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10%를 삼성월렛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혜택을 앞세워 여름 휴가철 여행객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하나카드와 협력해 해외 여행객 특화 혜택을 담은 '삼성 월렛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에 맞춰 27일 삼성 월렛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 카드는 삼성 월렛의 결제 편의성과 하나카드 기존 트래블로그 카드의 해외 여행 특화 혜택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무료환전(환율우대 100%), 해외 가맹점 이용수수료 면제,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 혜택에 더해 해외 오프라인 결제 시 삼성 월렛을 이용하면 결제 금액의 10%를 '삼성월렛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삼성월렛 포인트'는 결제할 때마다 적립되는 선불형 간편 결제 서비스로, 삼성 월렛 앱을 통해 국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가입자 250만 명을 확보했다. 연회비는 없다. 삼성 월렛 앱에서 발급을 신청할 수 있으며, 발급 후에는 자동으로 카드 간편 등록 알림이 와 바로 삼성 월렛에 등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카드 출시를 기념해 하나카드와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8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는 삼성월렛 포인트 적립 한도를 기존 1만 포인트에서 2만 포인트로 확대하고, 8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해외 가맹점에서 2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을 대상으로 갤럭시 폴드8, 갤럭시 워치9, 갤럭시 버즈4, 항공권, 키캡 등을 제공하는 추첨 이벤트를 진행한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월렛팀장 채원철 부사장은 “삼성 월렛은 해외 결제, 여행 서비스 등으로 글로벌 사용성을 지속 강화해 왔으며 이번 신규 카드로 갤럭시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 갤럭시 Z 폴드8 시리즈 오늘부터 사전판매…“256GB 사면 512GB로”

삼성전자가 28일부터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과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 울트라2', '갤럭시 워치9'의 사전 판매에 돌입한다. 사전 판매는 다음 달 3일까지 진행되며, 국내 공식 출시일은 다음달 7일이다. 사전 구매 고객은 다음달 4일부터 제품을 수령하고 개통할 수 있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는 바이올렛 쉐도우·그라파이트·크림·그린 쉐도우 4가지 색상으로 나온다. 가격은 12GB 메모리·256GB 스토리지 모델이 257만 7300원, 512GB 모델이 283만 300원, 16GB 메모리·1TB 모델이 345만 1800원이다. '갤럭시 Z 폴드8'은 라벤더·그라파이트·크림·피스타치오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256GB 모델 227만 8100원, 512GB 모델 253만 1100원, 1TB 모델 315만 2600원에 판매된다. '갤럭시 Z 플립8'은 핑크·그라파이트·크림·민트 4가지 색상이다. 256GB 모델은 168만 3000원, 512GB 모델은 193만 6000원이다. 이 중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그린 쉐도우, '갤럭시 Z 폴드8' 피스타치오, '갤럭시 Z 플립8' 민트 색상은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 전용 자급제 모델로만 판매된다. 사전 판매는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 이동통신사 매장 등 온·오프라인에서 이뤄지며, 28일 0시에는 삼성닷컴을 비롯해 쿠팡·네이버·11번가·G마켓에서 라이브 커머스도 진행된다. 사전 구매 고객을 위한 혜택도 마련됐다. 256GB 모델 구매 고객에게는 512GB 모델로 저장 용량을 2배 업그레이드해주는 '더블 스토리지' 혜택이 제공된다. 512GB 모델 구매 고객은 31만 700원을 추가 결제하면 1TB 모델(메모리 16GB)로 바꿀 수 있는데, 이는 두 모델 간 정가 차이(62만 1,5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 1TB 모델과 '갤럭시 Z 플립8' 512GB 모델은 사전 판매 대상에서 빠졌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삼성닷컴 앱에서 쓸 수 있는 갤럭시 워치 10% 할인 쿠폰, 액세서리 30% 할인 쿠폰, 구글 AI 프로 6개월 구독권, 윌라 3개월 구독권, 갤럭시 스토어 게임 테마 11종 등의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액세서리도 새로워졌다. 8세대 갤럭시 Z 시리즈 전용 케이스는 마그넷과 킥 스탠드를 적용해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은 카본 마그넷·카본 스탠딩·실리콘 마그넷·클리어 마그넷으로, '갤럭시 Z 플립8'은 플립 수트·실리콘 링 마그넷·클리어 마그넷으로 구성된다. 앞서 갤럭시 버즈4 시리즈에서 인기를 끌었던 자개 케이스도 이번엔 '갤럭시 Z 폴드8'과 '갤럭시 Z 플립8' 마그넷 케이스로 나온다. 28일부터는 '뉴(New) 갤럭시 AI 구독클럽' 가입도 시작된다. 자급제 모델 구입 시 가입 가능하며, 지난 2월 갤럭시 S26에 도입됐던 3년형 상품이 이번엔 분실 보상까지 추가돼 갤럭시 Z 시리즈에 적용됐다. 가입하면 기기 반납 시 최대 50% 잔존가 보상과 삼성케어플러스, 액세서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 Z 플립8' 2년형은 반납 보상률이 기존 40%에서 1년형과 같은 50%로 올랐다. 월 구독료는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갤럭시 Z 폴드8'이 1·2년형 9900원, 3년형 1만4500원, '갤럭시 Z 플립8'은 1·2년형 8900원, 3년형 1만1500원이다. 사전 구매 고객은 더블 스토리지 할인이 적용된 기준가로 반납 보상을 받아 혜택이 더 크다. '갤럭시 워치 울트라2', '갤럭시 워치9'도 같은 날 사전 판매를 시작해 다음달 7일 정식 출시된다. '갤럭시 워치 울트라2'는 티타늄 실버·티타늄 그레이 2가지 색상의 LTE 모델 1종으로 96만 9100원에 판매된다. '갤럭시 워치9'는 44mm(실버·그라파이트)와 40mm(크림·그라파이트) 모델로 나뉘며, 가격은 44mm LTE 모델 56만 9800원·블루투스 모델 53만 9000원, 40mm LTE 모델 52만 9100원·블루투스 모델 49만 9000원이다. 삼성전자는 8월 31일까지 워치 구매 고객에게 전용 밴드 50% 할인 쿠폰 2매와 타임플릭 워치페이스 6개월 구독권을 무상 제공하며, 같은 기간 밴드·워치페이스로 꾸민 스타일이나 사용 후기를 SNS에 올리는 '워꾸 챌린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9월 14일까지 삼성닷컴 이벤트 페이지에 인증하면 전원에게 갤럭시 워치 클리어 케이스가 지급되며, 우수 참여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러닝 용품이 증정된다. 삼성전자 한국총괄 정호진 부사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신규 폼팩터의 '갤럭시 Z 폴드8'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폴더블 노하우가 집약된 8세대 폴더블폰 라인업을 사전 판매로 가장 빨리 만나보시길 바란다"며 “'더블 스토리지' 할인,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 '갤럭시 워치 울트라2·워치9' 할인 등 풍성한 혜택과 함께 신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네이버, 엔비디아·브룩필드서 100억 달러 확보…AI팩토리 ‘실탄’ 채웠다

네이버가 엔비디아(NVIDIA)로부터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고, 글로벌 투자사 브룩필드(Brookfield)를 90억 달러 규모 GPU 인프라·데이터센터 조달의 독점적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두 계약을 합치면 100억 달러(약 14조8000억원) 규모로, AI팩토리 사업의 핵심 과제인 'GPU 수급'과 '인프라 조달'을 한 번에 해결한 셈이다. 지난 6월 양사가 발표한 기가와트(GW)급 초대형 글로벌 AI팩토리 구축 협약의 후속 조치로, 네이버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2008년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번 투자로 네이버 지분 4.5%(보통주 724만1564주)를 취득하며, 납입기한은 10월 30일이다. 네이버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약 1조원 규모의 자사주 490만주를 오는 8월 3일 소각하기로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브룩필드와는 수백 MW 규모의 AI팩토리 운용을 위한 GPU와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사전계약을 맺어, 글로벌 GPU 공급 부족 상황에서도 대규모 컴퓨트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브룩필드는 90억 달러 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네이버는 이를 12주간 독점적으로 우선 협상하기로 했다. 다만 이 금액은 2028년까지의 예상 투자 규모로, 네이버가 직접 부담할 투자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투자금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기반으로 한 AI팩토리 확장에 쓰인다. AI팩토리 사업에서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구축·운영을 주도하고,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플랫폼 'DSX'를 도입해 내년 상반기까지 55MW, 2027년 말까지 100MW, 2028년까지 200MW로 단계적으로 용량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1GW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시설에는 엔비디아의 블랙웰과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이 순차 도입될 예정이다. 첫 거점인 '각 세종'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유럽·중동 등 글로벌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가 이례적으로 직접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네이버가 갖춘 '즉시 실행 가능한' 풀스택 AI 역량이 자리한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GPU 클러스터, AI 플랫폼은 물론 자체 모델과 서비스까지 AI팩토리 전 영역을 직접 운영해온 몇 안 되는 사업자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엔비디아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상용화한 이래 20여 년간 쌓은 인프라 운영 노하우로 냉각·전력·네트워크 등 핵심 기술을 AI 워크로드에 맞춰 내재화했다. 이 완성형 인프라는 곧 속도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네이버는 전국 20여 곳에 GPU 상면을 선제 확보해 자원 확보부터 서비스 개시까지 걸리는 기간을 1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인 10만 장 수준의 GPU를 클러스터로 운영하며 100% 수준의 모니터링 체계까지 갖췄다. 이번 거래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취임 전인 2024년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젠슨 황 CEO를 만난 데 이어,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첫 해외 일정으로 대만에서 황 CEO를 재차 만났다. 올해 6월 방한한 황 CEO와 국내 기업 CEO들이 함께한 이른바 '삼소회동' 이후엔 네이버 사옥에 황 CEO를 초대해 AI팩토리 공동 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후속 협력도 이어진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팩토리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AI 컴퓨트 파트너십' 계약을 논의 중이며, 성사되면 엔비디아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공동 사업 주체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수요 확대와 자사 GPU 공급 확대를 위해 소프트웨어 운영 역량을 갖춘 파트너를 찾던 엔비디아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지는 거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젠슨 황 CEO는 25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네이버는 한국을 대표하는 AI 클라우드 기업"이라며 “한국에서 AI 인프라를 크게 확대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이번 사업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수요 대응 능력을 갖춘 AI팩토리 운영 기반의 신규 수익원을 확보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최신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고 향후 사업협력을 확대할 기회도 마련했다. 양사는 AI 모델 공동 개발, 피지컬 AI 개발 등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엔비디아와 브룩필드의 투자는 네이버 미래 성장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네이버의 기술,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AI인프라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AI팩토리 고객사 유치도 속도감 있게 마무리해, 네이버가 글로벌 AI인프라 분야의 주요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계약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사옥에서 이해진 의장, 최수연 대표, 젠슨 황 CEO가 참석한 가운데 체결됐다. 같은 날 이해진 의장은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정부 주재 '샌프란시스코 K-AI' 서밋에도 참석해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브룩필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여 그간 축적해 온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과 노하우를 글로벌 무대로 스케일업 할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며 “AI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 시대 ‘열과의 전쟁’…엔비디아가 LG 냉각 기술을 선택한 이유

고성능 GPU가 뿜어내는 열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하느냐가 서버 가동률을 좌우하는 시대, LG전자가 이 싸움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엔비디아의 인정을 받아냈다. AI 데이터센터의 성패가 이제 연산 성능이 아니라 '식히는 기술'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600kW급 냉각수 분배장치(CDU)에 대한 최종 품질 인증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이 인증이 의미를 갖는 건 엔비디아 서버랙이 대부분의 AI 데이터센터에서 쓰인다는 사실 때문이다. 엔비디아 인증을 받았다는 건 곧 글로벌 시장의 핵심 공급망에 공식 진입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매년 약 26%씩 성장해 2034년 1335억달러(약 18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LG전자로선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 기회와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동시에 넓힌 셈이다. 회사는 이번 인증을 발판 삼아 1MW·2.5MW·4MW급 대용량 CDU 전 라인업까지 인증을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 AI 시대 새로운 격전지 '액체냉각' 이 같은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환경 변화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GPU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서버 랙 한 대가 뿜어내는 열량도 함께 치솟고 있다. 공간 전체를 식히는 기존 공랭식 방식만으로는 이 발열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때문에 칩셋에서 나오는 열을 직접 흡수하는 액체냉각이 공랭식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는 고밀도 AI 서버의 GPU·CPU에 장착된 콜드 플레이트로 냉각수를 순환시켜 열을 회수하는 '다이렉트 투 칩(DTC)' 방식을 자체 구현했다. 온도 제어 정밀도는 ±0.25℃로, 펌프나 CDU에 이상이 생겨도 예비 장치로 전환돼 냉각이 끊기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의 포트폴리오도 넓히고 있다. 차가운 물을 만드는 칠러부터 냉각수를 분배하는 CDU, 칩의 열을 직접 흡수하는 콜드 플레이트까지 이른바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 전 구간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칠러 분야에서 확보한 마그네틱 베어링 컴프레서 기술을 CDU용 인버터 등 핵심 부품 내재화에도 접목하는 중이다. 이 같은 기술력은 실제 수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G CNS의 AI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사업과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등 주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CDU 공급이 추진되고 있다. LG전자는 원자력발전소, 대형 병원 등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공간에서 60년간 쌓아온 냉난방공조(HVAC) 엔지니어링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북미 하이퍼스케일러 프로젝트와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데이터센터 등 굵직한 글로벌 레퍼런스도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사장)은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신뢰성 높은 액체냉각 솔루션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독보적인 자체 냉각 기술과 그룹 차원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통합 인프라 솔루션을 바탕으로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