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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하나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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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회 예산정책처 “6·27 대책, 출산·양육 가구엔 예외 둬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택 공급에는 예외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2일 '주거지원 사업 종합 평가' 보고서를 통해 출산·양육 가구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예정처는 획일적인 현행 LTV·DSR 제도가 신혼부부와 자녀 양육 가구의 주거 접근성을 가로막고 있다며, 자녀 수에 따라 주담대 비율을 최대 8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출생 대응과 실질적 주거 지원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금융 규제의 생애주기 맞춤형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현행 LTV·DSR 제도는 신혼부부나 자녀 양육 가구의 주거 접근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생애주기와 자녀 수에 연계한 차등적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지난 6·27 대책 이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LTV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무주택자나 1주택자(처분 조건부)는 규제지역 50%, 비규제지역 70%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자녀 1명을 둔 가구에는 LTV를 75%, 2명 이상인 경우 최대 80%까지 올려주는 등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다만 무분별한 대출 확산을 막기 위해 7억원 이하 대출한도 등 안전장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DSR 산정 방식도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연소득 기준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 비율을 산정하지만, 출산·육아로 인한 일시적 소득 감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구조다. 예정처는 “복직 예정 소득이나 과거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연소득을 재산정하는 방식으로 DSR 산정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정처는 신생아 특례 대출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이 제도는 출산 가구에 특례금리를 적용해 주택구입·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고소득층의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 시절 소득요건을 계속 완화했다다. 정부는 2023년 1억3000만원이던 기준을 2024년 맞벌이 기준 2억원까지 상향했다. 예정처는 “2024년 대환 대출 중 8000만원 초과 소득자의 비율은 약 51%로, 신규 대출보다 고소득 집중도가 높다"며 “정책이 저출생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책 목표와 수단 간 괴리를 점검하지 않은 채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환 구조도 문제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구입자금의 경우 특례금리 적용이 5년, 전세자금은 4년으로 한정돼 있다. 이후 일반 정책금리나 시중금리로 전환되면서 금리 변동 위험과 상환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은 최장 30년간 장기 채무 상태에 놓일 수 있으며, 이는 소비 여력을 제약하고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예정처는 “향후 대출 정책은 단기적 수요 자극이나 양적 확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정책 간 연계성과 상환능력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특례금리 종료 시점에 대한 사전 고지 의무, 소득 기반 상환 유예 장치 마련 등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내란 옹호’ 강준욱 경질…“보수와의 소통은 계속”

'비상계엄 옹호' 등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22일 자진 사퇴했다.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된 지 이틀 만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강 비서관이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국민통합비서관직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까지도 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통합 의지를 반영해 보수계 인사의 추천을 거쳐 임명됐다"며 “하지만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철학과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자, 강 비서관이 자진 사퇴를 통해 자신의 과오를 국민께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후임 국민통합비서관도 보수 인사 중에서 임명할 계획이다. 보수 인사 중에서도 이재명 정부의 정치 철학과 통합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른다는 것이다. 검증 실패 지적에 대해서는 “언론인과 국민이 제기하는 여러 의혹 같은 부분이 인사검증에서 허용한 수준을 넘어갈 때 사의 표명으로 답을 드린 것"이라고 사실상 자인했다. 다만 “인수위원회 없는 정부로서 사후적으로라도 검증의 한도를 넘는 문제가 발견됐을 때 책임지는 태도에 대해 주목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강 비서관은 지난 3월 동국대 교수 재직 중 펴낸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옹호하고, 이를 '내란'으로 규정하는 것은 여론 선동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전날 언론 보도로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계엄으로 고통받은 국민께 상처를 드렸다"며 “국민통합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일제 강제징용을 부정하거나,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옹호하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로 언급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한 김건희 여사 허위경력을 옹호하거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등의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속속 확인됐다. 대통령실과 여권의 분위기도 급변했다. 당초 퇴진은 없다는 분위기에서 지지층·열성 당원들의 실망감이 강하게 표출되자 사퇴로 급선회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이날 오전 일제히 강 비서관의 자진 사퇴를 공개 촉구하면서 사실상 '내부 결론'이 난 상태였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사퇴 불가피 의사를 피력했고, 현역 의원 및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대화방에서도 “통합에도 정도가 있다", “신속한 교체가 답" 등의 메시지가 오가며 사퇴 촉구 기류가 확산됐다. 강 비서관은 정보통신(ICT) 전문가 출신 보수 인사였다. SNS에서 지난 10여년간 진보 진영을 강하게 비판하는 활동을 이어온 사실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보수 진영과의 소통과 협치를 명분으로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교수 등 보수계 인사들로부터 추천받아 강 비서관을 임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내란 옹호’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 자진 사퇴

비상계엄 옹호 논란에 휩싸였던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22일 자진 사퇴했다.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된 지 이틀 만의 결정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강 비서관이 오늘 오전 자진 사퇴의 뜻을 밝혔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국민통합비서관직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까지도 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통합 의지를 반영해 보수계 인사의 추천을 거쳐 임명됐다"며 “하지만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철학과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국민적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강 비서관이 자진 사퇴를 통해 자신의 과오를 국민께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이 같은 뜻을 수용해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후임 국민통합비서관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정치 철학을 이해하고, 통합의 가치에 걸맞은 인물로 보수계 인사 중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내란 옹호’ 강준욱, 김건희 허위경력도 옹호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책을 펴내 논란을 빚은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이번엔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기재 논란과 관련해 “그 정도면 자기소개서에 적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강 비서관은 2021년 12월 14일 페이스북에 김 여사의 '시카프 대상 수상' 기재 논란을 두둔하는 댓글을 남겼다. 강 비서관은 당시 “여럿이 팀을 이뤄 큰 상을 받았는데 그것을 이력서에 '대상 수상'이라고 적은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대상 수상(나는 팀원으로 그 수상에 10% 기여)라고 적어야 객관적 기술인가? 그 '10% 기여'는 객관적일 수 없냐"고 반문했다. 또한 강 비서관은 “어떤 직장에 일주일 일한 것도 경력에 포함시켜야 하느냐, 포함하지 말아야 하느냐?"며, “지원자는 그렇게 쓸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인정하느냐 마느냐는 사용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력 기술에 객관적이라는 것은 없다"며 “마찬가지로 판단 또한 객관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철학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현실과 철학의 구분을 알아야 한다"며, 개인의 신념과 해석을 이력서에 반영하는 것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 비서관의 해당 발언은 김 여사가 수원여대 겸임교수 지원서에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장편 그랑프리 수상' 경력을 기재했으나, 실제 수상자 명단에 김 여사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직후 논란이 확산되던 시점에 작성됐다. 시카프 측은 “2004년 대상 수상자는 김건희 씨가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공식 수상 명단에도 김씨 또는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은 없다고 했다. 강 비서관은 앞서 위안부·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글과, “윤석열은 자유 우파의 최선"이라는 정치적 편향 발언, 방역과 백신 정책을 부정하는 글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강 비서관의 페이스북 계정은 삭제됐지만 일부 페친들의 퍼옴 형식으로 몇몇 글들이 남아 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에 대한 일각의 해임 요구를 일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비서관의 거취 논란과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 국민께 사과의 마음과 태도를 잘 전달하는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과거보다 현재의 반성과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강 비서관에게 휴대폰 문자 등으로 해당 글의 내용에 대한 입장을 질의했지만,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논란의 연속…이재명 정부 인사 검증체계 ‘도마 위’

'능력과 청렴, 충직함'이라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철학이 국정 운영 초기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12.3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더불어민주당을 '빨갱이'로 지칭했던 전력이 밝혀진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을 비롯해 최근 임명된 주요 인사들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정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인사 기준에 대한 의구심이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잇따라 지명된 후보자들이 각종 자질 논란에 휘말리면서다. 특히 최근 임명된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은 과거 '계엄 찬성' 발언 등 극우적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알려지면서 부실 검증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강 비서관은 올해 3월 출간한 '야만의 민주주의'라는 저서에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의회의 다수당 횡포에 항거한 비민주적 저항"이라고 옹호해 논란을 키웠다. 또 2020년 7월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가 대표로 있던 '경제지식네트워크' 주최 강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조금 지독한 빨갱이와 그냥 빨갱이의 느낌이 든다“고 표현했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김정은 수준"이라고 폄하한 것이 드러났다. 지난 20일 단행된 차관급 인사에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최동석 인사정책처장 등을 임명한 것에 대해선 일각에서 “전문성보다는 충성심과 코드가 중시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재명 정부의 문화정책 기획자, 친명 정치인, 극단적 찬양 발언자의 연속적 기용은 이 대통령이 강조한 '능력 기반의 실용 인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유 관장은 이재명 정부의 문화정책 설계자로 평가되는 인사다. 지난 5월 9일 제21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직속기구 'K문화강국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서 문화정책을 꾸렸다. 그러나 상급기관인 문화재청장을 맡은 바 있고, 일부 전문가들은 유 관장이 전문성 또는 직무 연관성에 의문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선거에서 이긴 공로로 옛 인물이 복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같은날 신임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임명된 김의겸 전 민주당 의원도 전문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언론인 출신으로 미디어, 홍보 전문가로 임명됐는데, 고유의 임무인 투자 유치·산업단지 기반 조성,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에서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21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인물로, 당 내 대표적인 '친명(親明)' 인사로 분류된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상가주택 매입으로 투기 논란에 휘말려 청와대에서 물러난 이력도 있어, 야권에선 “'새만금투기청'을 만들 작정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신임 인사혁신처장으로 내정된 최동석 교수는 지난달 27일 한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에 대해 “하늘이 낸 사람"이라며 극단적인 찬양성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충남대 총장 출신 '서울대 10개 만들기' 주창자인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 철회했다. 이 전 후보자는 교육 분야 지식·경험이 부족한데다 제조 논문 표절 의혹, 자녀 불법 유학 등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제대로된 검증이 이뤄졌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강선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도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져 임명이 보류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25일 대선 후보 시절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유일한 인사 기준은 '능력'과 그리고 '청렴함', '충직함'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지역·성별 안배 등 정치적 고려보다는 “국민에 대한 충직함"을 최우선으로 삼고, 이어 “유능함"과 “청렴함"을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초반 인사에선 현장·실무자 중심 인사, 파격적 발탁, 탕평 인사, 능력 위주의 발탁 등을 통해 이같은 원칙이 실천되면서 국민들의 호응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인사 검증 미흡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자칫 정권 초반 신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7월 14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ARS 방식)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2.2%로, 전주 대비 2.4%포인트(p) 하락했다. 이번 인사 논란이 단순히 '측근 기용'만으로 '측근 챙기기'로 판단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없는 인사를 문제 삼는 건 오히려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해당 인사에 법적·윤리적 하자가 있었는지, 그리고 직무와 관련된 전문성이 충분한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국회 예산정책처 “주택은 늘었는데, 내 집은 줄었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이르면 다음 달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가점유율이 하락하고 수도권·서울의 임차 가구 비중이 고착화되면서, 단순한 물량 확대만으로는 주거 안정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17일 '2025 대한민국 경제' 보고서를 펴내 이같이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주택 공급이 확대되면서 전국 기준 주택보급률은 2023년 102.5%로 전년 대비 0.4%포인트(p) 증가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전체 가구 수보다 주택 수가 더 많다는 얘기다. 실제 2023년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437호로 2021년(423.6호) 대비 꾸준히 증가했다. 수도권(403.2호)과 서울(413.3호)도 늘어 전국적으로 주택 공급량 자체는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주택 실수요자들의 '체감 안정'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대표적인 지표가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 비율인 '자가보유율' 하락이다. 주택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가보유율은 2022년 61.3%에서 2023년 60.7%로 오히려 0.6%p 감소했다. 자가에서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점유율'도 같은 기간 57.5%에서 57.4%로 0.1%p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가구 10가구 중 4가구는 여전히 전·월세 등 자기 집이 아닌 남의 것을 빌려 살고 있다는 얘기며, 그 규모가 최근 몇년새 더 늘어났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은 공급 대비 실거주 불균형이 뚜렷하다. 수도권의 자가점유율은 2023년 기준 51.9%로, 2021년 이후 정체 상태다. 같은 해 임차 가구 비율은 수도권에서 45.2%로 고착화됐다. 특히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주택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주거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보고서는 “서울은 1~2인 가구 중심의 소형주택 위주로 공급이 집중된 결과, 임대 중심의 주택이 밀집되면서 실거주 기반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국 기준 자가가구의 연평균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6.3배로, 소득 전부를 저축해도 평균 6.3년이 걸려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수도권은 이보다 높은 8.5배로, 비수도권(3.7배)의 두 배를 넘는다. 임차가구의 소득 대비 주택임대료비율(RIR)도 수도권은 20.3%나 된다. 소득의 5분의 1을 월세나 전세에 쓰는 구조로 주거 취약계층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공급 확대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도권 4기 신도시 계획을 재검토하고, 대신 기존 2·3기 신도시의 유휴부지를 우선 활용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한 노후 도심 지역의 주택 공급 증대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1기 신도시 정비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대상과 지역이 실수요와 맞지 않을 경우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수요자들이 집중된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 중심 지역에 저렴한 공공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실수요자들이 집중된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 중심 지역에 저렴한 공공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주택 공급량 자체가 서울에서 줄어든 상황인데, 본래부터 공급이 부족했던 시장에서 공급량까지 줄어들면 문제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자가점유율이 정체되거나 후퇴하고 있다는 점은 공급된 주택이 실수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정부가 6·27 대책 후속으로 단순히 물량 중심으로 서울 아닌 다른 데에 집을 많이 지으면 '미스매치'가 돼 결과적으로 '내 집 마련'의 문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과 실수요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지 못하면, 자가점유율은 계속 정체되거나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기자의 눈] 국그릇 든 대통령, ‘쇼’가 아닌 제도를 남겨라

“후루룩". 이재명 대통령은 식판 위에 놓인 국그릇을 통째로 들고 마셨다. 지난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아 신입 공무원들과 나란히 앉아 점심을 먹은 자리였다. 얼굴 전체가 국그릇에 가려졌고, 식판은 말끔히 비워졌다. 국그릇도 직접 치웠다. 이후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옆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소탈한 '보통 사람'의 모습을 보여줬다. 문득 이런 광경이 그리 낯설지 않다. 당장 윤석열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을 찾아 식판에 고추장불고기를 담고 공무원들과 함께 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뒤엔 식판을 퇴식구에 직접 반납했고, 조리사에게 “잘 먹었다"고 인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구내식당을 이용하고선 직원들에게 깎듯이 인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다른 역대 대통령들도 취임 초 비슷한 이벤트가 있었다. 문제는 취임 초기의 이런 파격 행보와 격식 파괴가 대통령과 정권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명박 전 대통령만 해도 성공한 기업가 이미지로 당선돼 강한 리더십과 실용주의를 내세웠지만, 결국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횡령·배임 혐의로 옥살이를 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고기를 굽는 등 '소탈'함을 자랑해왔지만 결국 12·3 불법 비상계엄과 각종 비위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대통령 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의 전통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게 있다. 임기 내내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공금을 절대 사적으로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먼저 이 대통령이 관저의 식비와 비품비 등 사적 비용을 자부담하는 전통을 확립해라. 미국은 이미 19세기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동안 실천한 적이 있지만, 이 대통령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도 이를 묻는 에너지경제신문의 질문에 “바빠서 겨를이 없다"며 대답이 없다. '별 걸 다 묻는다'며 귀찮아하는 태도마저 엿보인다. 진짜 파격은 이벤트가 아니라 제도에서 나온다. 국그릇을 들고 국을 마시는 대통령의 '소탈한 한 끼'보다 국민이 알고 싶은 건, 그 식사의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가다. 과연 이 제안을 받아 들여 이재명 정부가 공금 집행과 관련해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을까? 출발은 살짝 불안하다. 지난해 국회에서 대폭 삭감됐던 대통령실과 검찰의 특수활동비가 이번 추경을 통해 절반가량 되살아났다. 삭감 당시의 명분은 사라진 채 '내로남불'만 남았다. 국그릇 하나로 시작된 '보통사람 대통령' 이미지가 단지 '쇼'가 아닌 제도화된 정치문화로 이어지는 것. 그것이 이재명 정부가 남길 수 있는 진짜 유산이 될 것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반文 교사’?…李 대통령, 국회 앞세워 개헌 띄운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이제 국회가 헌법 개정에 나서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며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국회는 물론 여당과 국정기획위원회까지 나서면서, 이른바 '삼각 편대'식 개헌 드라이브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번 개헌 추진은 과거 문재인 정부처럼 청와대 주도로 정국이 급랭했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제헌절 경축식에서 “전면적 개헌보다 단계적·연속적인 개헌으로, 최소 수준의 개헌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원포인트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비상계엄 통제장치 도입 등 의제를 우선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국회의장은 최근 시민사회단체와의 개헌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여야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개헌의 최소공배수'를 정국 운영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개헌 논의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5·18 헌법 전문 수록,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은 올해 안에도 개헌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내에선 아예 개헌을 총선과 병행해 정례화하는 '헌법개정절차법' 발의까지 추진 중이다. 이재명 정부 국정 청사진을 설계 중인 국정기획위원회도 '국민발안제' 도입 등 국민 참여형 개헌 의제를 띄우며 여권 전반이 개헌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이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 4년 연임제 △대선 결선투표제 △감사원 국회 이관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고 국회 기능을 강화하자는 방향성이다. 이번 개헌 논의의 특징은 대통령이 국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청와대가 직접 '4년 연임제'를 포함한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야당의 반발에 막혀 개헌 논의 자체가 좌초됐다. 이에 비해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가 주도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정치권 내부 합의를 우선 유도하고, 청와대는 뒤에서 동력을 보태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우 의장과 여당이 '권력구조'라는 민감한 주제보다 제도 개선 성격의 개헌을 앞세우는 점은 모두 문재인 정부 실패의 교훈을 반영한 행보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오는 추석 이후 국회 헌법개정특위 출범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 의장 역시 하반기 중 특위 구성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다. 국회 내 개헌 특위는 22대 국회가 출범한 지 1년이 넘도록 제대로 구성되지 못했다. 야당도 개헌 논의 자체를 피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실제 국민의힘도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개헌 논의 자체를 거부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만, 내용과 시기, 절차를 두고는 여야 간 상당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개헌특위 위원장은 이날 “이 대통령과 여당이 띄운 개헌 내용을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특위가 구성된 뒤 살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선 이르면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원포인트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이후 2028년 총선에서 권력구조 개편 등 대규모 개헌을 재추진하는 단계적 전략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도 대선 때 개헌을 공약했기에 여야 간 기본 공감대는 있다"며 “정부 구성이 마무리되고 국정이 안정을 찾는 시점부터 본격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재명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하라…반지하·옹벽 붕괴 우려 지역 각별히 점검”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연이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국가의 제1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과하다 싶을 정도로 피해·사고 예방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찾아 호우 대응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계속된 폭우로 인적·물적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전 부처와 기관들이 가용한 모든 자원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상청에 대해서는 “힘들더라도 선제적으로 지역별 기상 정보를 최대한 빨리 전파해 지방정부나 국가기관이 충분히 사전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방정부를 향해서도 “비상근무 체계를 철저히 유지하고, 피해를 입은 국민이 신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복구 대책을 충분히 마련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반지하 거주자, 독거노인, 산사태·범람 위험 지역, 붕괴·함몰 우려 지역 등 특히 사고에 취약한 곳들에 대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도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거듭 경각심을 당부했다. 이어 “재난은 피할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철저한 대비로 얼마든지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국가적 차원의 전면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직후 기상청과 행정안전부,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호우 대응 현황을 보고받았다. 특히 경기도 오산시에서 발생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위험을 알리는) 주민 신고가 있었는데도 도로를 전면 통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이권재 오산시장에게 경위를 직접 질의했다. 또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도 당시 도로 통제 방식 등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요구하며 “비가 그칠 때까지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사고 방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각 지자체장은 “기후환경 변화로 인해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며 중앙정부의 예산 및 행정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민주당 “민생회복 소비쿠폰 비과세”…카드 소득공제 확대 검토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정부·여당이 소비쿠폰 과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야권의 주장을 일축했다. 동시에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진 정책위의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25만원 필요 없다'고 했던 국민의힘이 또 근거 없는 억측으로 사실을 호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앞서 지난 15일 김정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이재명 정부가 민생지원금 소득세 부과,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진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 형평성 제고를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소비쿠폰 과세를) 제안을 한 바는 있지만, 당은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진 정책위의장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도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진 정책위의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소비 진작과 소득 지원이 절실한 시점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은 그와 역행하는 조치"라면서 “민주당은 오히려 소득 공제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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