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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박주민 “오세훈 이길 후보는 나…상상력으로 서울 바꿀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10 06:00

<2026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연속 인터뷰 - 두 번째>
박주민 민주당 예비후보자, 지난 8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
“공공 주택 15만 호 3년 내 착공…레미안·푸르지오 시세보다 20~30% 싸게””
“AI·바이오·문화콘텐츠에 집중 투자해 서울의 성장 동력 회복할 것”
“오세훈, 시정 성과 없이 서울 활력만 잃게 해”
“여론조사 9번 중 7번 1위…준비된 대안으로 평가받아”
“상법·중대재해법·공수처 등 상상을 현실화한 경험 많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의원실]

<2026년 6·3 전국 동시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예비주자 연속 인터뷰 - 2.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구 900만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인구 감소·초고령화, 기후 위기, 에너지 전환, 행정수도 이전 등 도전에 직면해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앞으로 4년간 이같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서울시의 수장을 뽑는 중요한 자리다. 앞으로 여야 후보군 중 출마 의사가 확실하고 여론조사에서 의미있는 지지율을 기록한 이들을 찾아가 비전과 포부를 물어본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이길 수 있는 후보는 나다. 상상력과 비전으로 서울을 다시 활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에 도전하고 있는 박주민(52)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포부다. 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돕던 '거리의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입법·정책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머 정치에 뛰어든 후 3선을 역임했다. 현재는 3선의 당내 중진으로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아 의료파업 후폭풍 해소 등 중책을 수행중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국정 경험과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상태다. 일단 최근 9차례의 각종 공표 여론조사 결과 7차례 여당 후보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청년·신혼부부용 주택 15만호 3년내 공급, 테헤란로 일대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산업 적극 투자·육성 등을 통해 늙어가는 서울을 젊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활성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신의 강점으론 '상상력과 비전'을 꼽았다. 박 의원은 “(저는) 상상력으로 길과 철로를 놓는 정치인"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공수처 설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문신사법, 지역의사제법, 군사법원 개혁 등 굵직한 법안을 '상상하고 현실로 끌어낸 경험'을 서울시정으로 확장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서울시장 출마 결심의 계기는?


▲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3년 전에도 한 번 출마 선언을 했다가, 그때 법사위 간사를 맡으면서 2차 사법개혁·검찰개혁을 해야 해서 중간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때도 서울을 더 활력 있게 만들고, 서울시민들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고, “3년 후 다시 도전하겠다"고 약속도 드렸다. 지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도전하는 거다.


최근 1년 동안 '새로운 서울 준비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시의원들, 동료 의원들과 함께 오세훈 시장의 시정을 팔로업하면서 분석·비판·평가를 꾸준히 해봤다. 정말 시장으로서 의미 있는 성과는 없으면서, 오히려 서울의 활력을 잃어가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시민 중심 시정이 아니라 '시장 본인을 위한 시정'이라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다. 그래서 시정의 우선순위와 중심을 바꿔야겠다고 강하게 생각했고, 그게 출마 결심으로 이어졌다.


- 여론조사에서 여러번 서울시장 여당 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했었다.


▲ 현재까지 언론에 공표된 여론조사가 9번 있었는데, 그 중 7번을 제가 1등 했다. 특히 한 조사에서는 오세훈 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결과도 나왔다. 답답한 건 이게 전파가 잘 안 된다는 거다(웃음).


비결이라면, 아마 '준비된 대안'으로 봐주신 것 아닐까 싶다. 말씀드린 대로 1년 넘게 새로운 서울 준비 특위를 통해 기자회견, 토론회, 용역 결과 발표, 현장 방문 등을 끊임없이 해왔다.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서울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 놓은 사람"이라는 점을 시민들이 평가해 주신 것 같다.


- 시장이 된다면 가장 먼저 내놓고 싶은 정책은.


▲ 대표적인 분야가 주거 정책이다. 작년 한 해만 해도 약 4만 명의 청년이 서울을 떠났고,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하면 춘천시 인구만큼의 청년이 서울을 떠났다. 서울 청년들이 머물고 꿈을 꿀 수 있어야 서울의 경쟁력이 유지·강화되는데, 지금은 '머무를 수 없는 도시'가 돼 가고 있다. 그 핵심 이유가 주거다.


오 시장은 신통기획, 모아타운 등을 내세우며 성과를 주장하지만, 착공 기준으로 보면 '0'이다. 구역 지정만 해놓은 상태다. 민간 재개발·재건축만으로는 속도도 느리고, 가격도 비싸고, 멸실이 발생한다. 30만호 공급을 약속해도 그 중 3분의 2는 멸실 후 재건이라 순증은 10만호 수준밖에 안 되는 구조다.


민간이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 공급을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 구상은 이렇다. 3년 내 공공 주택 15만호 착공, 이후 매년 5만호 공급 체계로 가는 거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결혼하는 부부가 3만~4만 쌍인데, 원한다면 분양이든 임대든 접근 가능한 주택을 제공해보자는 목표다.


공공이 공급한다고 해서 '옛날 주공아파트'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공공이 토지와 시행을 맡고, 시공은 민간 건설사가 하게 해서 주변 시세보다 20~30% 싼 레미안·푸르지오·힐스테이트급 아파트를 공급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리츠·펀드 구조를 도입해 더 많은 시민이 개발이익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청년들의 '자산 형성'까지 함께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의원실]

- 서울의 지속가능 전략은 무엇인가.


▲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AI·바이오·컬처, 이른바 'ABC'에 두고 있다. 'AI, 바이오, 그다음에 컬처콘텐츠(Culture Contents)'다. 서울은 이미 AI·바이오 인프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고, K-컬처의 중심이기도 한데, 청년들이 계속 떠나고 있고 미래의 먹거리가 도대체 뭐냐 이런 얘기들이 계속 나오지 않나.


AI 시대에 산업화 시대에 조금 뒤처지는 거는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AI 시대는 하루가 뒤처지면 한 달, 두 달, 1년 이렇게 뒤처진다고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 양재에 AI 허브가 있는데, 1년 사업비가 40억원이다. 국가적으로 수조 원을 AI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시대에 서울의 간판 AI 거점이 40억으로 버티고 있는 거다. 홍릉 바이오 허브도 2025년까지 5000억원 투자 계획이 있었는데,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깎였다. 그럼 우리 서울은 뭘 먹고 사나.


테헤란로에는 산업 생산 과정을 AI로 재편하는 이른바 'AX 기업'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모여 있다. 이 기업들의 경쟁력이 곧 우리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이다. 그런데 그들과 간담회를 해보면 “지원이 없어서 경기도로 떠나고 싶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도시 전략인지 묻고 싶다. 서울링 1조 2000억원, 한강버스 2000억원을 여기에 쏟아붓는 대신, AI·바이오·컬처 분야에 매년 400억원, 600억원, 나아가 1000억원·2000억원씩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주거, 그리고 청년이 일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이 함께 있어야 서울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의원실]

- 당내 경선에서의 경쟁력은?


▲ 서울시 공무원 조직은 정말 뛰어나다. 중앙부처에서도 인정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제가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상상력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방향이 보이면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데, 지금의 서울시정에서 그 방향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재건축·재개발을 빨리 하겠다는 것은 현안 해결의 한 축일 수 있지만, 서울의 비전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하다. '서울링'이나 '한강버스'는 더더욱 그렇다.


나는 정치인이란 '상상하는 직업'이라 본다. 또 '길과 철로를 놓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상법 개정으로 코스피 재평가의 길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군사법원 개혁·공수처·노동이사제·문신사법·지역의사제 등 기존 상식을 깨는 법들을 상상하고 현실화해왔다. 처음에는 동료 의원들도 “이게 무슨 의미냐", “통과가 되겠냐"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 효과가 나타나자 “일하는 방법, 상상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해줬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전환의 시기'다. 주어진 트랙을 관리하는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길과 철로를 과감하게 설계할 수 있는 상상력, 그리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실제로 그 길 위로 도시를 움직이게 할 실행력이 필요하다. 내가 그런 역할을 많이 해왔다. 효과도 많이 냈다. 그게 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 인구 고령화로 보수화된 서울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나?


▲ 민주당이 이제 보수화됐다고 얘기하는데, 저는 사실 그거보다는 서울 시민들이 굉장히 실용적이고 실리적이신 거다. 지금 어느 누구를 만나보더라도 서울이 이대로 계속 가는 게 좋다라고 얘기하시는 분들 많지 않다. 본인들도 안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고령화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신다. 그래서 이거를 돌파하고 서울이 좀 더 활력 있어지고 그래서 이제 기회가 좀 더 많아지는 도시, 세계적인 도시가 되는 거 반대하실 분이 계실까. 실용적이고 실리적인 분들이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근데 그런 것들을 누가 그러면 잘 준비가 돼 있고 준비하고 있고 잘 보여주느냐, 그게 승부일 것 같다.


- 과거 민주당 시정의 계승점과 차별점은?


▲ 과거 민주당 시정에서의 이어받을 점은 대표적인 건 시민 참여와 시민 연결이었던 것 같다. 상당히 그때는 그게 활성화돼 있었다. 시민 참여와 시민 연결이 무형적인 것이긴 하지만 굉장한 값어치가 있다. 특히 시민 연결이라는 건 창의성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항상 얘기하는 게 뭔가 창의적인 건 연결됨으로써 나타난다고 하지 않나.


오 시장은 사막화시켜버린 것 같다. 콘크리트만 세워져 있고, 이런 밑에 흐르는 시민적 연결에 대해서는 별 고민이 없는 것 같다. 시민 연결과 시민 참여를 통해서 시정을 좀 더 풍부하게 했던 부분은 나는 계승해야 된다고 본다.


-이 대통령과의 호흡은 잘 맞나?


▲중앙정부와의 연계, 당정 간 소통, 그리고 대통령과 시정이 함께 갈 수 있는 구조를 잘 만들어 나갈 자신이 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의 정책적 호흡, 당·정부 간 연결의 역할을 오래 해온 경험이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께서 은평을 찾으셨을 때도 하루 종일 지역 현장을 살피고 의견을 들은 적이 있고, 회의 과정에서도 혐오 현수막 문제나 적시 명예훼손 논란 같은 사안을 내가 국회에서 제기한 정책 방향과 맞물려 함께 논의해 온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의 1기 당대표 시절에는 원내수석으로서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고, 고위전략회의 구성원으로도 참여하며 대표님의 정책 메시지와 원내 상황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대통령의 2기 당 대표 때는 기본사회위원회에서도 핵심 정책 방향을 함께 설계했고, 선거 때는 후보 직속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가치와 철학을 구체적 행정 언어로 구현하는 데 힘써왔다. 위원회 활동 과정에서도 관련된 상황이나 진행 현황을 대통령께 직접 보고드리고 의견을 나눈 적이 많은데, 때로는 “잘했다", “애썼다"는 격려를 듣기도 했다.


- 기후·에너지 문제에 대한 비전은?


▲ 서울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도시이지만, 직접 생산은 쉽지 않은 구조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분산형 에너지, 재생에너지 확대 등 서울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생산을 시도하고, 가정·교통·도시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구체적인 정책들을 차근차근 실행하겠다. 예컨대 전기차가 낮에는 에너지를 충전하고 밤에는 건물의 전력 공급을 돕는 'B2G' 같은 기술도 적극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작더라도 서울이 할 수 있는 변화들을 모아가는 과정이 결국 기후대응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길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서울이 세계적인 도시로 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이니, 시민 여러분과 함께 현실적인 대안과 미래 세대를 위한 해법을 만들어 가겠다.


- '왜 박주민인가'를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 서울은 굉장히 밀집돼 있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도시다. 그래서 뭔가를 하려면 굉장히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면서 비전도 제시해야 되는데 그동안의 성과를 내왔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젊다. 8살짜리 아이의 아빠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의 고민을 몸소 체감하고 있는 세대다. 가장 시민들에 가깝고 다시 한 번 활력 있는 서울을 느끼게끔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다.


<프로필>


1973년 서울 출생으로, 대원외국어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공군 학사장교 복무 후 4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변호사 시절 민변 사무차장과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용산 참사·국정원 대선 개입·세월호 등 공익 사건을 변론해 '거리의 변호사',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졌다.


2016년 문재인 당시 당대표의 영입인사로 정치에 입문했다. 서울 은평갑에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한 후 3선에 성공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지냈고 여성가족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현재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세월호특위 간사, 정책위 부의장, 최고위원,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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