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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하나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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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피지컬 AI’ 심장 된다…6대 기업 312조원 투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한화·현대차·두산·LG 등 6개 기업이 영남권에 총 312조원을 투자한다. 140조원 투자 카드를 꺼낸 SK는 2기가와트(GW)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60조원을 투입하는 삼성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배터리 생산 라인 등 피지컬 AI 제조 기반을 확충한다. 한화(55조원)와 현대차그룹(42조원)은 각각 우주항공·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에, 두산(5조1000억원)과 LG(9조4000억원)는 에너지·소재 분야에 힘을 싣는다. 이번 투자로 영남권은 반도체 후공정과 로봇, 우주항공을 아우르는 국내 '피지컬 AI'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게 됐다.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앞서 서남권(896조원)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신설하기로 한 데 이어, 이번 영남권 투자(312조원)는 규모는 다소 작지만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우주항공 등 미래 첨단산업의 또 다른 축을 세우며 산업 다각화에 방점을 찍었다. 먼저 삼성은 영남권에 6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피지컬 AI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피지컬 AI는 로봇, 제조 설비, 조선소, 배터리 생산라인 등 물리적 산업 현장에 AI를 접목하는 개념이다. 삼성은 영남권의 기존 제조 기반을 활용해 AI가 적용된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는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등 5개 계열사가 참여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전고체 배터리·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생산 라인·고부가가치 선박 등을 중심으로 제조 AI 선도 전략을 편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은 “AI로 인해 제조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 못할 속도로 전환되면서 전통 공장이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의 'AI 드리븐 팩토리'로 바뀌고 있다"며 “영남을 AI전환(AX)과 로봇을 주요 산업에 접목한 제조 AI 선도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해 첨단 분야에 집중 투자해 양질의 일자리 2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향후 10년간 42조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기술과 부품 공급망 재편을 동시에 추진한다.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을 중심으로 고단계 자율주행차 양산 체계를 갖추고, 울산(배터리시스템)·대구(모터·제어기)·창원(열관리 장치)을 잇는 부품 공급망을 구축해 전동화 핵심 기술의 내재화를 꾀한다. 항공 모빌리티 독립법인 슈퍼널과 협업한 차세대 항공기 개발, 로봇 기반 달 탐사 장비 등 우주 기술 자립화도 추진한다. 장재훈 부회장은 영남권에 고도화된 모빌리티 인프라를 심어 신성장 부문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SK그룹은 140조원을 투자해 2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한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AI 데이터센터는 고부가 자산일 뿐 아니라 국가의 핵심 안보 자산"이라며 “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로 새로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SK는 울산을 첫 사업지로 삼아 영남권 다른 지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밖에 한화는 위성·발사체와 우주·국방 AI 데이터센터 등 우주항공 분야에 55조원, LG는 반도체 기판 생산시설 증설과 프리미엄 가전 연구개발 등에 9조4000억원, 두산은 소형모듈원전(SMR)·가스터빈 등 에너지 분야에 5조1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정부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 영남권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성, '영남권 메가특구' 지정 등 세제·재정·입지 지원을 병행해 기업 투자를 뒷받침하고 영남권을 첨단산업 선도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전자, 앤트로픽 AI칩 파운드리 파트너로 논의 중”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자체 AI 칩 생산을 위한 잠재적 위탁생산(파운드리) 파트너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계획은 아직 초기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3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자체 AI 칩 개발 초기 단계 작업을 진행하며 삼성전자를 잠재적 제조 파트너로 협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2나노(㎚·10억 분의 1m) 공정과 첨단 패키징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나노 공정은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서 가장 앞선 공정으로 칩 집적도와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첨단 패키징 기술은 프로세서를 메모리 칩에 가깝게 배치해 데이터 이동 병목을 줄이는 데 쓰인다. 두 회사의 협업은 이미 두 달 전부터 예견돼 왔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시리즈H 투자 유치 당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밝히면서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3사 중 연산과 제어를 담당하는 '로직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갖춘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해, 당시부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수주 가능성이 점쳐졌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오픈AI의 맞춤형 칩 팀 초기 구성원이었던 클라이브 찬을 영입해 AI 칩의 기능·성능 수준과 서버 통합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세부 설계나 시험·제조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은 초기 단계로 전해졌다. 이는 주요 AI 기업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앞다퉈 자체 칩(ASIC) 개발에 나서는 흐름과 맞물린다. 오픈AI는 브로드컴과 손잡고 지난달 말 첫 추론용 칩 '할라페뇨'를 공개했으며, 구글은 자체 텐서처리장치(TPU)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트레이니엄' 칩을 각각 운용 중이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반도체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자체 칩 경쟁이 확대되는 와중에도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74%로, 추론용 AI 칩 경쟁이 본격화되기 이전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논의가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는 첨단 AI 칩 생산 시장에서 TSMC와의 경쟁을 한층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경쟁력은 여전히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일부 선단 공정에서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TSMC의 2나노(N2) 공정에 맞서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율 확보가 관건이라서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SK 240조 베팅…충청, AI 소재·부품 허브로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과 SK가 충청권에 총 24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삼성은 140조원을 들여 온양·천안 HBM 팹, 아산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천안 배터리 마더라인, 세종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까지 4개 사업을 동시에 키우고, 일자리 25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SK는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에 100조 원을 넣어 신규 낸드 팹 M17과 첨단 패키징 라인 P&T7을 짓고, 1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도 함께 세운다. 이번 투자로 충청권은 반도체 후공정과 디스플레이, 배터리, 기판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AI 소재·부품 생산 기지로 자리잡게 됐다. 이번 투자 계획의 핵심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패키지 기판을 아우르는 삼성의 충청권 전방위 확충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거점 구축을 위해 온양과 천안에 56조원을 투자한다. 온양에는 HBM 팹 5개 라인을 신설하고, 천안에서는 HBM 대응 설비 증설과 현대화를 진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67조원을 들여 아산에 차세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와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생산 기지를 조성한다. 1인치 이하 초소형 고해상도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향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 기기 탑재 확대가 예상되는 품목이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마더라인'을 구축한다. 삼성전기는 2040년까지 8조원을 들여 세종에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라인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AI 시대의 미래 성패는 AI를 구동하는 소재와 부품에 달려 있기 때문에 삼성의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며 “국토의 중심 충청은 앞으로 IT 소재 부품의 글로벌 허브로서 더 큰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제적인 투자가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그 성장이 지역은 물론 국가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모범을 충청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삼성은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투자로 양질의 일자리 25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자리한 충북 청주에 100조원을 투자한다. 신규 낸드플래시 생산 팹인 M17에 80조원, 첨단 패키징 공정을 담당할 P&T7에 20조원을 각각 투입하는 구조다. M17은 내년 착공해 2029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P&T7은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SK는 여기에 더해 충청권에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도 조성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AI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HBM, 서버 D램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SSD와 낸드 수요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피지컬 AI가 도입되면서 낸드가 적용되는 분야와 수요는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낸드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낸드 공급 역시 부족한 상황"이라며 “D램뿐 아니라 낸드도 일정 규모 증설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서는 “우선 5GW 규모를 시작으로 전국에 15GW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며 “충청권에는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이 시너지를 내는 AI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 외 기업들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150조원을 투자하는 등 충청권에는 총 392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충청권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첨단 패키징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최대 관전포인트라고 본다. AI 반도체 시대의 승부처가 결국 HBM과 후공정 기술력에 달려 있는 만큼, 충청권이 글로벌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로 자리 잡느냐가 국내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얘기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는 “삼성전자가 기존 온양에 이어 천안을 중심으로 차세대 HBM 첨단 패키징 라인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SK하이닉스도 청주에 100조 원을 투입해 HBM 패키징 등 차세대 투자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충청권은 양대 반도체 기업이 첨단 패키징에 대규모 자금을 쏟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기업이 수도권이 아닌 충청권에 집중 투자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기존 수도권 중심 체제에서 비수도권 중심으로 확장·전환되는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박 교수는 향후 관전 포인트로 국내 HBM 생산능력과의 동반성장 여부를 꼽았다. 그는 “국내 HBM 생산라인은 2029년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인 만큼, 충청권 투자도 이 흐름에 맞춰 동반성장하지 못하면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며 “충청권이 글로벌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로 실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국내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재용 회장의 환영사를 언급하며 “이 회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83년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했던 역사적 순간이 떠올랐다"며 “그날의 선견지명이 대한민국을 오늘의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오늘 이 회장의 결단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발표한 투자계획은 단지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충청권으로 확장된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라며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가겠다는 신뢰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담대한 선언"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단독] ‘공정거래 빌런’ 대기업 21곳…현대리바트 62회‘담합왕’, 쿠팡 1662억 ‘벌금왕’

최근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을 5회 이상 위반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이 2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리바트가 62회로 위반 횟수가 가장 많았고, 쿠팡은 과징금 1661억7000만원으로 제재 금액이 가장 컸다.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반복 위반 명단에 포함되면서 대기업 집단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공정위 소관 법률을 5회 이상 위반한 기업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된 대기업은 21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기업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가구·인테리어 기업 현대리바트가 62회로 압도적으로 위반 횟수가 많았다. 빌트인 특판가구 구매입찰과 관련한 담합에 반복적으로 가담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어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이끄는 쿠팡과 현대홈쇼핑의 자회사 현대엘앤씨가 각각 10회, CJ대한통운과 KT가 각각 8회로 뒤를 이었다. 네이버·카카오·대우건설이 각각 7회, 한진·장금상선·중흥토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미래에셋증권이 각각 6회를 기록했다. GS리테일·LG유플러스·SK텔레콤·호반산업·효성중공업·KCC글라스·카카오엔터테인먼트·DL이앤씨는 각각 5회 법을 어겼다. 과징금 액수 기준으로는 쿠팡이 단연 최대였다. 2021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33억원, 2024년 자사 상품 우대와 부당 고객유인행위 등으로 1629억원을 부과받아 합산 1663억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리바트가 빌트인 가구 입찰 담합으로 누적 170억원대의 과징금을 받았고, GS리테일은 하도급법 위반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각각 수십억원대의 제재를 받았다. 위반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들의 입찰 담합이 두드러졌다. 한진과 CJ대한통운은 삼성중공업과 포스코 발주 물류 용역 입찰 등에서 반복적으로 담합했고, 효성중공업은 한국전력공사 발주 가스절연개폐장치 구매 입찰에서 담합해 2025년 1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건설·가구 업종에서는 빌트인 특판가구 입찰 담합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수십 건의 사건으로 이어지며 현대리바트, 한샘, 에넥스 등이 반복 제재를 받았다. 플랫폼 대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도 반복됐다. 네이버는 2021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만 두 차례 제재를 받아 약 2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도 3억원이 추가됐다. 검색 알고리즘을 자사 서비스에 유리하게 조작하거나 경쟁사업자를 배제한 혐의였다. 현재 해당 사건은 대법원을 거쳐 서울고등법원에서 파기환송심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 계열사들도 공정위의 단골 제재 대상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총 422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 작가 계약에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2023년 5억4000만원을 부과받은 데 이어 작년엔 표시광고법 위반으로도 제재를 받았다. 카카오 본사 역시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5년간 과징금 합계는 432억원에 달한다. 이동통신 3사도 5년 연속 반복 위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KT·KT·LG유플러스 3사는 2023년 각각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데 이어, 2024년에는 이동통신 기지국 설치 장소 임차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추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작년에는 3사의 부당 공동행위가 또 다시 적발돼 SKT 388억원, KT 299억원, LG유플러스 277억원 등 3사 합산 964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5년간 누적 과징금은 SKT 602억원, KT 524억원, LG유플러스 363억원에 달한다. 현재 공정위는 과거 5년간 법 위반 횟수와 조치 수준에 따라 과징금을 최대 100%까지 가중할 수 있다. 1회 이상 위반 시 40~50%, 2회 이상은 50~70%, 3회 이상은 70~90%, 4회 이상은 90~100%를 더 부과하는 방식이다. 담합의 경우 과거 10년 간 담합으로 과징금을 받은 이력이 있으면 100%까지 가중할 수 있다. 조치 유형별로도 가중치가 달리 적용되는데, 경고는 0.5점, 시정명령은 2점, 과징금은 2.5점, 고발은 3점이 부여되며 이 합산 점수가 가중 비율을 결정한다. 그러나 현대리바트처럼 5년간 62회를 위반해도 반복 제재가 이어지는 사례가 나오는 등 대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향엽 의원은 “대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이 일회성 실수가 아닌 반복적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공정위는 상습 위반 기업의 반복 위반 유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제재 이후 재발 방지 조치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징금을 비용처럼 처리하고 위반을 반복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매출 1위는 삼성인데, 1인당 순익 1위는 왜 SK일까

국내 대기업 중 매출·순이익·고용 규모는 삼성그룹이 압도적 1위를 지켰지만, 정작 '직원 한 명이 벌어들이는 돈'을 뜻하는 1인당 수익성 지표에서는 SK그룹이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폭발적인 실적 증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 규모와 맞물리며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일 자산 5조원 이상 102개 대기업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작년 그룹 총수 경영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삼성그룹은 지난해 매출·순이익·고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의 국내 계열사 매출은 432조233억원으로 102개 그룹 전체 매출(2404조원)의 18%를 차지했으며, 순이익은 49조2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고용 인원도 28만3830명으로 1위를 기록해 전체 고용의 14.8%를 차지했다. 반면 1인당 수익성 지표에서는 SK그룹이 앞섰다. SK그룹의 고용 인원은 10만4602명으로 삼성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1인당 영업이익은 4억7980만원, 1인당 순이익은 4억2930만원으로 모두 조사 대상 그룹 중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적은 인원, 큰 이익' 구조를 만든 주역은 AI 반도체 호황을 탄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2024년 21조3314억원에서 지난해 44조74억원으로 106.3% 급증하며, 102개 그룹 3500여 계열사 가운데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SK그룹 전체 순이익(44조9105억원)도 1위 삼성(49조217억원)을 바짝 추격한 배경이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그룹 전체 매출(296조7100억원)과 고용(20만1540명)에서 삼성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영업이익(15조7751억원)과 순이익(15조3038억원)은 각각 3위를 기록했다.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은 고용 부문에서 3위(14만4089명)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내년부터 성과급 정부가 정한다?”…삼성·하이닉스 뒤흔든 이 소문, 알고보니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초과이익 공유제 도입을 위해 기존 성과급 협약을 백지화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온라인상 주장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부가 1일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며 공식 부인했다. 노동부는 이날 “현재 온라인상에 유포되고 있는 '반도체 초과이익 공유제' 및 '성과급 협약 백지화' 관련 글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이같은 잘못된 글을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신고 등을 통해 강력히 대처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산업부도 “온라인상 유포되고 있는 초과이익 공유제 관련 정부 주도 싱크탱크 구성 등을 위해 정부가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공문을 발송했다는 글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문을 보내 기존 성과급 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했으며, 내년부터 정부 주도의 초과이익 공유 정책에 맞춰 보상·배분 방식을 새로 설계·운영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확산했다. 다만, 노동부는 이달 중 반도체 이익 배분 문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의제와 개최 시기는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수도권 일극 깬다…李, 첨단산업 지도 다시 그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발표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다. 1000조 원을 넘어서는 전체 투자 규모 가운데 절반 이상이 광주·전남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만난 이후 삼성전자의 광주·전남 반도체 전공정 팹(fab) 투자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앞서 SK하이닉스도 전공정 팹은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까지 망라한 투자로 광주·전남 클러스터에 먼저 힘을 보탰다. 투자가 현실화되면 수도권에 집중됐던 국내 첨단산업 지형도가 호남(반도체)·영남(피지컬 AI)·충청·강원(AI 데이터센터) 등 권역별 특화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3대 권역별 산업 특화다. 광주·전남 등 호남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제2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남 창원·사천 등 영남권에는 한화·두산 등을 중심으로 우주항공과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종합 벨트'가 조성된다. 강원(동해)과 충청(당진)에는 GS그룹 등이 주도하는 기가와트(GW)급 통합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첨단산업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분산하는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본격화하는 첫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 첨단산업의 뼈대가 될 이 구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까지는 개선해야 할 인프라 과제도 적지 않다. 전공정 팹 1기를 가동하려면 20만 평 규모의 부지와 하루 20만t 수준의 용수, 1GW 안팎의 전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연구위원은 “반도체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만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건 현실"이라며 “지자체 간에 협업이 있어야 한다. 전남은 전기, 다른 지역은 부품과 소재, 또 다른 지역은 용수 이런 식으로 특색을 갖고 협업해 넓혀나가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부지 확보는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가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첨단3지구(339만㎡), 빛그린국가산업단지(407만㎡), 군공항 이전 부지(826만㎡) 등이 이미 가동 중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289만㎡),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415만㎡)와 맞먹는 규모를 갖췄기 때문이다. 문제는 용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용인 산단은 2050년 하루 109만t 이상의 용수 부족이 예상돼, 광주·전남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광주는 장성호와 영산강, 용연정수장 등을 활용해 물량 자체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평가지만, 관건은 '양'이 아닌 '질'이다. 반도체는 나노미터(㎚) 단위 회로를 새기는 초미세 공정인 만큼 고순도 수질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 확보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반도체 팹 1기는 대형 원전 한 기와 맞먹는 24기가와트시(GWh)급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24시간 가동이 필수인 팹에서는 0.01초의 순간 정전조차 조 단위 손실로 직결되는 탓에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조성 중인 클러스터의 총 전력 수요는 5.8GW에 달하지만, 3·4기 팹에 공급할 전력원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 자립도 197%(전남 기준)인 호남은 수치상 최적지로 꼽힌다.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하는 영남권과 달리, 호남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기반의 잉여 전력이 풍부하다. 전남을 지역구로 둔 '5선'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해남은 풍부한 친환경 재생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대규모 전력 수요 충당과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태양광·풍력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커, 미세한 전압 변화조차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 공정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반도체 라인은 단 1밀리초(0.001초)의 전압 강하로도 수백억 원의 웨이퍼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양'을 넘어 '질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다각적인 보완 과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호남권 클러스터의 성패는 단순히 전력이 많다는 차원을 넘어,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정제해 반도체용 '1급수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기업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정부와 한국전력이 호남권 계통에 동기조상기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무탄소 기저전원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인프라 투자를 선행해야 기업들의 투자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빛 원전의 계속운전, 여수 권역과 경상권 원전 단지에서 광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확충, 광주 권역의 LNG 발전소 추가 건설을 통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전공정 팹 관리에 필요한 석·박사급 엔지니어 수천 명의 지방 근무 기피는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우수 인력이 내려갈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경기 평택·이천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아산 탕정에 산업단지를 구축할 당시에도 우수 인력의 지방 이주 기피로 고전한 사례가 있다. 정부와 기업은 29일 발표를 시작으로 후속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30일에는 SK가 광주에서, 다음 달 2일에는 삼성이 충남 아산에서 각각 투자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충청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존 후공정 기반을 살려 수도권과 호남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천안·온양 캠퍼스의 후공정 고도화를,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낸드플래시 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어준이 꺼낸 ‘李 지지율 코어 이탈론’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국면을 두고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가 사흘째 “통상의 하락과 다르다"는 경고를 이어가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핵심 지지층 이탈을 경고한 김씨의 메시지가 당대표 연임에 나선 정청래 전 대표에 대한 지원사격으로 읽히면서, 친명(이재명)계는 “근거 없는 정치적 메시지"라며 선을 긋고 있다. 여권의 대표적인 스피커 김어준씨는 25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통상적인 지지율 하락은 충성도가 낮은 외곽 지지층부터 빠지는 법인데, 지금은 특별한 사건이 없음에도 '코어 지지층'이 흔들리는 생소한 풍경"이라고 진단했다. 연령대로는 40~50대, 정치적으로는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 색채가 강한 전통 지지층의 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취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코어 지지층이 무너지면 임기 내내 힘들어지며, 이는 단순히 성과를 보여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스스로 성과를 내 지지율을 끌어올린 정치인이고, 임기 1년 차에도 60~70%대 높은 지지율을 만들었다"면서도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분리되는 '디커플링' 신호는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23일 방송에서도 김 씨는 “코어 지지층의 특징은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을 바로 버린다. 가치연대이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사면 얘기하고 이낙연 지지율이 확 빠졌다. 그렇게 친문이던 이낙연을 반문인 이재명이 이겨버렸다"라고 했다. 이어 “이 진영의 전파 속도는 엄청나다. 며칠 안 됐는데 지지율이 이렇게 됐다. 빨리 대응해야 한다"며 “청와대가 원인 분석하고 해결하면 올라갈 수 있는데 제대로 못 하면, 코어 지지층은 한번 빠지면 안 돌아온다. 그게 무서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씨는 전통 지지층 이탈의 배경으로 '뉴이재명' 신주류 지지층의 공격을 꼽았다. '뉴이재명'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새롭게 유입된 중도·실용 성향의 친명 지지층을 일컫는 말이다. 기존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친명 기반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을 싸잡아 비난하는 흐름이 이어지며 전통 지지층의 소외감이 쌓여왔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재명 지지자와 문재인 지지자는 서로 다르지 않다", “친문이 친명이 된 건데 이걸 다르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친문은 이제 필요 없고 뉴이재명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엄청난 착각"이라고 했다. 여기에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검찰 출신 민정수석 임명 등을 계기로 검찰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이탈 요인으로 거론했다. 김씨는 “코어 지지층은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을 바로 버린다"며 2021년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을 언급했다가 지지율이 급락하고, 결국 반문(反文) 정체성의 이재명 후보에게 패한 사례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코어는 등까지는 안 돌렸는데 팔짱을 낀 상태"라며 “이대로 두면 등을 돌리게 되고, 한번 빠지면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보수까지 아우르려는 이 대통령의 통합·외연 확장 행보가 '정체성 부정'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다만 당내에서는 김씨의 발언이 정 전 대표에 대한 사실상의 지원 사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전 대표가 “일신우일신, 개혁하고 또 개혁해야 한다"며 출마 명분으로 개혁 노선을 내세운 만큼, 집토끼(전통 지지층) 이탈 위기를 수습할 적임자라는 논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민주당 3선 중진인 김영진 의원은 25일 한 라디오에서 “1000명, 2000명 샘플에 코어 지지층이 보이느냐"며 “김어준 대표만의 분석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친명 성향 유튜버 이동형씨도 “흔들리면 코어층이냐, 연성 지지자니까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 배철호 폴리시스랩 소장은 “최근 지지율 하락은 사안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연성 지지층이 빠져나간 결과"라며 “근거가 없는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대통령 “팔란티어와 경쟁할 韓 기업 만들자”…10조원 펀드 조성

정부가 2030년까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한국형 팔란티어' 5곳과 매출 1000억원 이상 신안보 혁신기업 50곳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형 벤처캐피털 '한국형 인큐텔(IQT)'을 설립하고, 향후 5년간 최대 10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조성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중소벤처기업부·국방부·우주항공청 등 관계부처와 중소중견기업, 민간 전문가 60여 명이 참석한 '미래 신(新)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육성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K-방산은 대기업 중심의 하드웨어 무기체계에 편중돼 있고, 경직된 조달 구조로 인해 민간 혁신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며 “전통적인 방산 강국을 넘어 글로벌 신안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안보는 전통적인 재래식 군사력이 아니라 국방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우주항공, 사이버 보안, 양자 통신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안보 역량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에서 두각을 나타낸 미국 팔란티어가 대표적인 신안보 기업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기업가치가 480조 원에 이르는 미국의 팔란티어나 26조 원에 이르는 독일의 헬싱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혁신 기업을 우리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신안보 혁신기업'이란 표현을 처음 꺼낸 것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로, 기존 '방위산업' 틀을 넘어 신성장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은 올해 글로벌 무기 수출 시장 점유율 6.0%로 세계 4강에 진입했지만, 업력 10년 이내 스타트업 비중은 3%에 불과해 혁신기업 생태계 조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안보 혁신기업을 3단계로 발굴·지원한다. 전략분야 기술·경험을 보유한 기업은 '우수기업 Pool'에 등록하고, 기업가치 300억원 이상이면서 소요 기술역량을 갖춘 기업은 '후보기업'으로,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이면서 민군 겸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혁신기업'으로 지정한다. 조달 기간 단축을 위한 신속 조달체계도 마련한다. 기존 무기체계는 소요 기획부터 전력화까지 7~10년이 걸렸는데, 국방 분야에는 첨단 무기체계의 최초 배치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이는 '첨단기술형 획득제도'를 신설한다. 우주항공 등 비국방 분야에는 혁신기업의 기술과 제품을 신속하게 계약·구매할 수 있는 '혁신촉진형 계약제도'를 도입한다. 아울러 신안보 전용 'OTA형 연구개발' 제도를 마련해 기업당 최대 5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 OTA는 미국의 일부 연방기관이 혁신기술과 제품을 빠르게 계약·실증·구매할 수 있도록 한 특례 계약 제도다. 신안보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한국형 인큐텔(IQT)'도 설립한다. 인큐텔은 미국 CIA가 정부예산 100%로 1999년 설립한 비영리 벤처캐피털로, 유망 안보 기술기업에 투자하고 정부기관 구매를 연결하는 조직이다. 팔란티어는 인큐텔이 투자해 키운 대표적 기업이다. 한국형 인큐텔은 한국벤처투자 자회사 형태로 설립되며, 한국벤처투자와 국방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기관이 공동 출자한다. 2027년까지 중기부와 방사청이 총 500억원을 조성하고, 이후 4년간 매년 재원을 추가로 확보해 초기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다. 모태펀드 출자 펀드와 방산 정책펀드 등을 합쳐 1조원 이상 규모 펀드도 조성한다. 이와 별도로 신안보 기술특화 자산운용사인 '한국 전략기술 파트너스(가칭)'를 설립해 향후 5년간 미래 원천기술과 주력 산업 핵심기술의 연구개발(R&D) 및 사업화 등에 최대 10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 국방부는 '50만 드론전사 양성' 프로젝트로 교육용 상용드론을 2026년 1만1000여 대, 이후 매년 1만7000여 대씩 도입해 총 6만 대 규모의 공공 수요를 직접 창출한다. 한국형 저가형 자폭드론 'K-LUCAS'는 2027년 시제기 시범 운영에 들어가며, 실증전담부대는 현재 1곳에서 2026년까지 9개로 확대하고 혁신랩도 구축한다. '2026 대한민국 드론공방전'을 처음 열어 드론·대드론 기술의 실증·인증 기회도 넓힌다. AI 분야에서는 한국군 특화 AI 운영체계 'K-메이븐'과 국방 특화 AI 모델, 국방 월드모델 개발도 추진한다. 우주항공청은 러-우 전쟁에서 스타링크가 전장 통신을 맡은 사례를 들어 우주를 '신안보의 중심'으로 규정했다. 'K-문샷 프로젝트' 내 우주데이터센터 핵심기술을 개발해 위성 데이터 처리·저장 시장을 선점하고, 국가 위성정보 공개 플랫폼을 구축해 스타트업의 활용 기반도 마련한다. AI 무인기와 전기·하이브리드 추진 수직이착륙 항공기도 자체 개발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를 꾸리고 중소벤처기업부 내에는 전담 추진단을 설치한다. 국가계약법령 개정과 국방첨단전력사업법 제정도 함께 추진된다. 이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 드론, 로봇, 인공위성, 네트워크 등 민간의 최첨단 혁신 기술은 국가 안보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열쇠가 됐다"며 “기술 우위가 곧 안보 우위"라고 말했다. 이어 “신안보 시장은 대한민국 혁신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새로운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해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안보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재선거 깃발 든 장동혁에…한동훈은 자세 낮추고, 오세훈은 날 세우고

6·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한동훈계와 소장파는 물론 중진·영남권 의원들까지 사퇴 필요성을 거론하며 책임론의 외연이 넓어졌지만, 강제 퇴진보다 장 대표 스스로 결단할 시간을 주자는 '연착륙론'도 만만치 않다. 당내 의견이 한쪽으로 모이지 않으면서 장 대표 거취 논쟁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동훈계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 사퇴 압박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우재준 최고위원이 또다시 '지도부 전원 사퇴'를 거론했다. 장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선거관리위원회 사태와 관련한 회동만 제안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 거취 문제는 솔직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요구"라며 “전국 선거에서 지고도 물러나지 않은 지도부가 있었나, 그런 전례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는 4선 이종배 의원과 3선 윤한홍·송석준·김정재 의원, 재선 박형수·권영진·조은희 의원 등이 잇따라 장 대표 사퇴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형수 의원의 “무딘 칼로는 2028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발언에는 박수까지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와 소장파의 단골 요구였던 사퇴론에 중진과 영남권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책임론의 외연이 한층 넓어진 셈이다. 다만 사퇴론이 분출한다고 해서 장 대표가 당장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몰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새 대표가 선출되더라도 내년 8월까지 잔여 임기만 채우는 '관리형' 지도부에 그치는 데다, 차기 공천권 등 실질적 권한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선거 국면에서 나타난 보수 결집과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맞물려 국민의힘 지지율까지 오른 점도 장 대표의 당권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당내 일각에서는 장 대표를 향한 외부 압박성 퇴진보다는 본인이 적절한 계기를 찾아 스스로 결단하는 '연착륙'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 당장 몰아붙이기보다는 장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결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당이 또다시 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이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개혁 보수 성향인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반된 행보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 의원은 16일 옛 친윤석열계가 주축인 당내 공부 모임 미래혁신포럼에 가입했다. 이 모임은 김기현 의원이 2024년 6월 조직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30여 명이 가입돼 있다. 5선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3선 김정재·이만희 의원 등 윤석열 정권 당시 당 주류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친한계 서범수·우재준·유용원·정성국·정연욱·한지아 의원도 멤버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소속돼 있다. 당 안팎에선 한 의원이 자세를 낮추고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복당 의사를 밝힌 만큼 접촉면을 넓혀가며 당내 거부감을 지우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한 의원은 의원총회가 열린 17일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도 “상식적인 결론이 나길 바란다"며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 운동 당시 “장동혁 당권파의 폭주를 막겠다"며 날을 세웠던 것과는 대비된다. 반면 오 시장은 한층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장 대표가 15일 서울을 포함한 6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기습적인 선거소청 제기 방침을 밝히자, 오 시장은 16일 “당 지도부는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라"며 “청년들은 누군가의 정치적 방패가 되기 위해 광장에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17일에도 “장동혁 지도부는 이미 수명 다했다. 리더십이 결정적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직격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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