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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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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주가 800억 날렸다”...NXT 이상거래의 충격

국내 주식시장의 작은 가격 왜곡이 해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수백억원 규모의 손실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 발생한 SK하이닉스 '1주'의 이상 체결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무기한 선물 가격에 반영되면서 800억원대 강제청산이 발생한 것이다. 전통 금융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리스크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지난 28일 오전 국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발생했다. 개장 직후 SK하이닉스 주식 1주가 127만2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29.99% 낮은 가격으로, 사실상 하한가 수준이었다. 해당 거래는 곧바로 정상화됐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후 170만원대로 회복하면서 국내 현물시장에서는 큰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비정상 가격이 해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실제 가격 정보로 활용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문제의 가격은 트레이드엑스와이지(Trade.xyz)가 제공하는 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상품의 오라클 가격에 반영됐다. 오라클은 파생상품 거래에서 기초자산 가격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데이터 공급 체계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 관련 무기한선물 기준가격이 약 17.9% 하락했고, 해당 가격을 활용하던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는 약 5740만달러(약 826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연이어 청산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알리움(Allium)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청산 과정에서 900명 이상의 이용자가 영향을 받았으며, 실제 손실 규모는 약 1740만달러(약 251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신한투자증권 박성제 연구원은 거래량이 제한적인 프리·애프터마켓에서 발생한 단 한 건의 이상 체결도 자동화된 가격 산정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라클이 시장 가격을 기계적으로 반영하는 구조에서는 작은 가격 오류가 대규모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사태 이후 상품 제공자인 트레이드엑스와이지는 투자자 보상 절차에 착수했다. 회사 측은 29일 청산으로 발생한 손실을 전액 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구체적인 보상 대상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보상은 재발 방지를 위한 상시 정책이 아닌 일회성 조치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전통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의 위험 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기한 선물은 주식이나 원자재, 채권처럼 기존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자산을 24시간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이다. 높은 레버리지 활용이 가능해 투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비가상자산 기반 상품군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하지만 기초자산 가격을 전달하는 오라클 시스템이 거래량이 적은 시장의 일시적 가격 변동까지 그대로 반영할 경우 시장 왜곡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 비중이 높은 파생상품에서는 작은 가격 변화가 대규모 강제청산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넥스트레이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오는 9월 14일부터 기준가격 대비 10% 이상 가격이 변동할 경우 2분간 단일가매매로 전환하는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를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장치가 시행되면 프리마켓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가격 왜곡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녹색금융 이름값만 남았다”...그린본드, 확산 열쇠는 ‘발행 메리트’

국내 기업들이 녹색채권을 발행하면서 체감하는 비용 부담은 일반 회사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인증과 사후보고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금리 절감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발행 유인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녹색채권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발행기관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투자 수요를 확대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국내 녹색채권 발행여건 점검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녹색채권 시장은 최근 수년간 외형적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주요국과 비교하면 아직 시장 규모와 활용도는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국내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2018~2020년 연평균 1조원 수준에서 2021년 이후에는 연간 6~9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발행기관도 연평균 4곳에서 44곳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국제적인 위상은 아직 높지 않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녹색채권 발행액은 131억달러로 세계 13위에 머물렀다. 전체 채권 발행 가운데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8%로 주요국 평균인 4.0%를 크게 밑돌았다. 한은은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로 발행기관의 비용 부담을 꼽았다. 대기업이 만기 5년, 1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할 경우 외부 검토와 인증, 사후보고 등에 5~10bp(1bp=0.01%포인트)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녹색채권이 일반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되는 이른바 '그리니엄(Greenium)' 효과와 정부의 이차보전 지원 등을 통해 절감되는 비용은 6~9bp 수준에 그쳤다. 비용 절감 효과가 추가 지출을 상쇄하는 수준에 머물면서 실제 발행 비용은 일반채권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여기에 내부 행정 절차와 관리 업무 등 금전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부담까지 감안하면 발행기관이 체감하는 비용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응답 기관의 42.2%는 녹색채권 발행 비용이 일반채권과 비슷하다고 답했고, 20.0%는 오히려 더 높다고 평가했다. 조달금리 역시 86.7%가 일반채권과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으며, 일반채권보다 금리가 낮았다고 답한 비율은 13.3%에 그쳤다. 다만 녹색채권이 환경적 성과를 높이는 데에는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녹색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이 탄소배출 성과를 개선하는 등 친환경 투자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발행기업과 투자자 모두를 겨냥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재영 한은 지속가능성장기획팀 과장은 “이차보전 등 지원사업을 계속 운영하면서 녹색채권 발행에 수반되는 추가 비용 부담을 완화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최초 발행기관에 지원을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 기반 확대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녹색채권은 일반채권과 비교해 수익률 차별성이 크지 않고 투자 상품도 다양하지 않아 투자 유인이 부족한 만큼, 과거 녹색금융상품에 적용했던 과세 특례 사례 등을 참고해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과장은 발행기관의 실무 부담을 덜기 위해 발행 서식과 절차, 보고 항목 등을 보다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녹색채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행기관의 실무·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투자자층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美는 버티고 한은은 고민”...8월 기준금리 인상 ‘저울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은 추가 인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내 한 차례 이상 금리 인상 전망이 살아난 가운데 한국은행도 지난달 시작한 긴축 기조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국내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국제유가·환율 불안에 따른 물가 압력도 남아 있어 한은의 8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연준은 28~2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 동결 결정이다. 다만 내부 분위기는 달랐다. 금리 동결에 찬성한 위원은 9명이었지만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3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 수준인 2%를 웃돌고 있다고 평가하며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오직 단 하나의 목표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물가상승률) 2%"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이후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경우 한국 역시 원화 가치와 한·미 금리 차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한은의 정책 운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올리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후 발표된 경제 지표는 추가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6% 성장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1분기에도 1.8% 성장하면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성장세가 예상보다 견조한 만큼 한은이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국회 업무보고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근원물가 상승을 잡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시점은 향후 물가와 경기 지표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펴겠다"고 언급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8월 추가 인상 여부가 다음 달 초 발표되는 7월 물가 지표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이 물가 불안을 다시 자극하고 근원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한은이 연속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물가 안정이 늦어질 경우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물가가 하반기 들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금융시장 불안 요인도 완화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성장률 반등만으로 금리 경로를 결정하기보다는 물가 흐름과 환율 안정 여부, 가계부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돈 점을 근거로 한은이 8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져 최종 금리가 연 3.5%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은은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과 국내 경기·물가 흐름을 함께 살피며 올해 남은 금리 경로를 결정할 전망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걸 왜 허용했나”...무너진 레버리지 ETF, 금융당국 ‘책임론’ 확산

반도체 대장주 급락의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금융당국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위험성이 큰 상품을 도입한 과정부터 사후 대응까지 문제 삼으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향한 질타가 이어졌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금융당국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모두 제도 보완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민주당은 늦장 대응을 문제 삼은 반면 국민의힘은 애초 상품 출시 판단 자체가 잘못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최근 반도체주 급락과 맞물려 개인 투자자 손실을 확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폭락 사태는 금융위와 금감원발 인재(人災)"라며 금융당국의 관리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월세 난민·주식 거지라는 2종 세트를 완성한 책임이 있다"며 시장 혼란에 대한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박성훈 의원도 국내 증시가 투기적 시장으로 변질됐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를 부양해야겠다는 청와대의 압력이 ETF 상품 출시로 이어졌다는 시장의 지적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설명을 요구했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점도 거론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제도 도입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이 늦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용만 민주당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6월부터 ETF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대책 발표 시점이 이달 중순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늦었다는 얘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의원은 “ETF는 분산 투자를 의미하지만, 지금 삼전닉스 ETF는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ETF라고 하면 안정적 상품이라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ETF 명칭을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강일 의원은 개인 투자자의 투자 행태만 문제 삼기보다 외국계 운용사 등 시장 구조적 요인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홍배 의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본 예탁금 상향과 레버리지 배율 조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전날에 이어 29일에도 연이틀 폭락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는 20% 안팎 하락했고,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10% 가까이 떨어졌다. 전날에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관련 상품이 각각 20%대 후반과 20%대 중반 급락한 만큼 이틀 누적 손실 폭은 30~40% 수준까지 확대됐다. 대표 상품인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이날 79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27일 상장 당시 가격(2만3450원)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틀 동안 하락률은 42.8%에 달했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이날 21.15% 급락하며 이틀간 43.2% 하락했다. 삼성전자 관련 레버리지 상품 역시 이틀 누적 기준 3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높은 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상품인 동시에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증폭시키는 구조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사전 관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상품 출시 전 위험 관리 체계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레버리지 ETF ‘책임론’ 쏟아진 국회...“금융위·금감원발 人災 아니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를 둘러싸고 금융당국이 국회에서 거센 질타를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안일한 대응이 시장 혼란을 키웠다고 비판했고, 금융당국은 책임을 인정하며 예탁금 추가 상향과 레버리지 배율 조정 등 추가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정책 판단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최근 급락 사태를 두고 “금융위와 금융감독원발(發) 인재라고 진단하는 데 동의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부분에 대해서 매우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 책임 역시 저희는 당연히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 신속하게 하고, 필요하면 추가 조치도 과감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현행 대책만으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며 추가 규제 필요성을 잇달아 제기했다. 현금 예탁금 추가 상향과 레버리지 배율 조정, 신규 매수의 전문투자자 제한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됐다. 이 위원장은 예탁금 규제와 관련해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하면 시장 참여자는 (일 거래규모가 60%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필요하다면 추가로 (예탁금을) 더 올리든지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제안한 변동 레버리지 구조 도입에 대해서는 변동성 완화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투자자 수익자총회 등 상품 구조 변경에 필요한 절차는 법 개정 과정에서 함께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투자금 일부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총량 관리 방식과 리밸런싱 시간 분산, 거래 규모 축소 등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국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겁게 지금 받아들이고 있다"며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누워서라도 (도입을) 막아야 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시 원주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었다며 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는 투매 양상을 이어가며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낮 12시 19분께 코스닥시장에서, 이어 12시 32분께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발동 당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05%, 코스피는 8.15% 하락한 상태였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또는 코스닥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 시장 안정 장치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국내 증시 사상 처음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속 발동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코스닥시장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 당시 이후 처음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개미 56조 날린 레버리지”...韓증시 흔드는 ‘변동성 폭탄’

국내 증시 급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고위험 투자 전략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주 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손실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도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을 들여다보기로 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와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점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시장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시장 규모가 지난달 22일 525억달러(약 76조3700억원)에서 최근 190억달러(약 27조64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평가손실과 추가 유입 자금 등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약 387억달러(약 56조3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약 170억달러 감소했고, 코스피200 레버리지 상품과 삼성전자 관련 상품도 각각 100억달러 이상, 50억달러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의 '추가 매수'도 손실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씨티 분석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달 23일 이후 SK하이닉스를 160억달러 이상 순매수했지만, 해당 매수분에서만 약 57억달러(약 8조300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씨티는 레버리지 ETF 시장의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봤다. 모하메드 아파바이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전략 헤드는 “개인투자자들은 아직 투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코스피가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둘러싼 논란은 정부 차원에서도 점검 대상이 됐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9일 브라질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레버리지 ETF뿐만이 아닌,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한국 시장의 구조적 요인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증시 불안이 글로벌 반도체·AI 투자 논쟁과 중국 반도체 경쟁력 부각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충격이라도 국내 시장에서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동의 중심부에서 10 정도의 변화가 생기면 우리나라에선 20∼30 정도로 나타난다"며 국내 시장 특유의 증폭 구조를 지적했다. 실제 여전히 높은 수준인 신용융자 잔액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씨티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양대 시장 신용융자 잔액은 3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4일 기록한 고점(38조6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연초 이후 확대된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은 아직 상당 부분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 과정에서 레버리지 ETF와 신용융자 등 개인투자자의 고위험 투자 확대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 참여 확대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특정 방향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릴 경우 충격이 확대되는 국내 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불패라던 AI 믿음 깨진 날”...삼전닉스 무너뜨린 ‘두 가지’ 의심 [머니+]

중국의 반도체 장비 '기술자립' 기대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겹치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가 동반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13~14%대 낙폭을 기록하자 코스피는 10% 넘게 밀리며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되는 등 시장 전반이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2.09포인트(10.84%) 떨어진 6023.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순차적으로 발동됐고, 이후에는 두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까지 작동했다. 코스피는 5.26% 하락한 6400.27에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하며 장중 5992.91까지 밀려 6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이후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6000선을 회복한 채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59.01포인트(7.72%) 하락한 705.85를 기록했으며, 장중에는 697.45까지 떨어져 약 1년 3개월 만에 700선을 밑돌았다. 지수 급락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13.39% 하락한 22만원에, SK하이닉스는 14.65% 내린 155만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종가가 22만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4월 말 이후 처음이며, SK하이닉스 역시 5월 초 수준으로 후퇴했다. 하락 폭도 이례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일일 낙폭이자 역대 네 번째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두 번째로 큰 하락률을 나타냈으며, 이달 13일 기록했던 역대 최대 낙폭과도 불과 1%포인트가량 차이에 그쳤다. 증시 수급을 보면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시장 충격을 키웠다. 외국인은 이날 SK하이닉스를 3조2092억원어치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고, 삼성전자도 1조6341억원 순매도했다. 기관이 SK하이닉스를 9077억원가량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배경으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진전과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거론된다. 해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이전 세대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자체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에도 불구하고 핵심 장비 국산화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AI 산업의 투자 구조를 둘러싼 불안감도 반도체주 약세를 부추겼다. 최근 엔비디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와 금융 지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SK그룹과 약 50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국내에 2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차세대 GPU 플랫폼인 '베라 루빈'을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는 차세대 HBM 공동 개발을 통해 AI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 네이버에도 10억달러를 투자해 AI 데이터센터 확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시설은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장비를 기반으로 구축되며, 투자 이후 규모가 현재보다 세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이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과 국가 산업 전반이 빠른 성장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이러한 투자 방식이 AI 수요를 지나치게 부풀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엔비디아가 고객사나 데이터센터 사업자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지원한 뒤 이들이 다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구매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실질 수요보다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데이터센터 임대료를 사실상 보증해 대규모 자금 조달 효과를 낸 사례도 유사한 구조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향후 투자 속도가 둔화되거나 AI 서비스의 수익성이 기대치를 밑돌 경우 위험이 공급망 전반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만딥 싱 애널리스트도 현재와 같은 AI 인프라 투자 흐름이 지속되는 것이 엔비디아에는 필수적이며, 투자 사이클이 수개월만 멈춰도 실적과 기업가치에 상당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월 이자 얼마 더 내나”...주담대 금리 다시 최고점 향한다

시장금리 상승 여파가 은행권 대출 금리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두 달 연속 오르며 1년 반 넘게 이어진 하락 흐름을 멈췄고, 기업대출 역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승 폭을 키웠다. 반면 예금 금리는 1년5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서면서 은행권 자금 조달 비용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 6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4.36%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2023년 11월(4.4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계대출 전반의 금리 부담도 커졌다.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4.50%로 한 달 전보다 0.04%포인트 올랐으며,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5.72%까지 상승했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한 달 상승 폭 역시 같은 기간 이후 가장 컸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4.07%로 0.10%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고정금리 대출 비중 감소가 두드러졌다. 신규 취급 주담대 가운데 고정형 금리 비중은 37.7%로 전월보다 3.9%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하며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가계대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고정형 금리 비중은 22.7%로 전월(24.6%) 대비 1.9%포인트 줄었고,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차주들이 당장의 이자 부담이 적은 상품을 선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혜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 금리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리가 낮은 쪽을 선택하는 차주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변동금리 비중 확대가 향후 금융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팀장은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고정금리 비중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잔액 기준으로 보면 고정금리 비중 감소 폭은 신규 취급액만큼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출 시장에서도 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다. 6월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4.27%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올라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4.17%로 0.07%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4.38%로 0.23%포인트 뛰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금리 상승 폭은 2022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단기 시장금리 상승이 기업대출 금리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예금 금리 역시 시장금리 상승 흐름을 따라갔다. 저축성 수신 금리는 3.08%로 한 달 사이 0.15%포인트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02%, 금융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상품 금리는 3.36%로 각각 0.14%포인트, 0.23%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의미하는 예대금리차는 축소 흐름을 이어갔다.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23%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줄면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27%포인트로 0.01%포인트 낮아졌다. 비은행권 수신 금리도 대부분 상승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예탁금 기준으로 상호저축은행 금리는 3.74%로 0.35%포인트 올랐고, 신용협동조합은 3.43%, 새마을금고는 3.53%로 각각 상승했다. 상호금융 역시 3.10%로 0.1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비은행권 대출금리는 기관별로 엇갈렸다.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대출 금리는 각각 9.48%, 4.67%로 하락했지만, 신용협동조합과 상호금융은 각각 5.02%, 4.76%로 상승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만큼만 사세요”...레버리지 ETF, 투자 상한선 생기나 [머니+]

국내 증시가 급변동 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조기 시행한 데 이어 '투자비중 상한' 설정까지 검토 대상에 올리면서 과열된 레버리지 거래를 직접 억제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나 “만약 수요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추가조치도 미리 검토·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우선적으로 점검하려는 것은 기본예탁금 강화 정책의 효과다. 당초 8월 중 시행 예정이던 조치를 오는 31일로 앞당긴 만큼 투자 수요가 실제로 둔화되는지를 먼저 확인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국은 추가적인 총량 규제도 내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개인이 보유한 금융투자상품 전체 투자금액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예시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비중 상한이 도입될 경우 진입 단계에서는 예탁금 규제가, 투자 이후에는 한도 규제가 작동하는 다층적인 관리체계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전 투자경험과 교육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금융위는 선물·파생상품·공매도 거래에서 운영 중인 모의거래 제도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도 적용하고, 정기 재교육과 최소 투자경험 요건을 새로 두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날 국내 증시는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 영향이 국내 시장에 번지면서 코스피는 장중 9% 넘게 밀렸다. 오전 9시 6분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전 10시 13분에는 20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가동됐다. 금융위는 특히 장 마감 직전에 집중되는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운용업계에 리밸런싱 시점을 분산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리밸런싱 시점을 장중으로 앞당기면 펀드 수익률의 불확실성이나 추적오차가 확대될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종가 변동성과 예측매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펀드 운영 안정성과 시장 충격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LP를 맡고 있는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자율적인 거래 관리 노력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시장에 일률적인 규제 도입은 한계가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업계가 유동성을 스스로 적절히 조절하는 시장 안정 노력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현재 일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20개가 넘는 LP가 참여하면서 LP 간 거래와 차익거래가 과도하게 늘어났다는 시장 평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괴리율 관리 범위 내에서 호가 단위와 물량, 주문 빈도 등을 조정해 불필요한 거래를 줄이는 방향의 자율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금융위는 금융시장 최종 책임자로서 최근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며 우리 자본시장에 투자자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는 점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6일 기본예탁금 투자요건 강화와 괴리율 관리 방식 개선 등을 담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시장 불안이 확대되자 시행 시점을 앞당기고, 사전 교육 평가 강화와 추가 투자자 보호 장치 도입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생활비 급했는데 대출은 퇴짜”…불법사금융 내몰린 저신용자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저신용층이 불법사금융으로 유입되는 규모가 지난해 최대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 취약차주의 자금 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28일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신용 차주의 불법사금융 이용 규모는 약 7600억원에서 최대 1조5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불법사금융 이용 인원도 약 5만9000명에서 11만9000명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제도권 금융 규제 강화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들이 대부업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기존 저신용자들의 대출 기회가 더욱 줄어든 결과라고 진단했다. 실제 나이스평가정보에 정보를 제공하는 43개 대부업체의 지난해 신규 대출 차주는 19만6000명, 대출 규모는 2조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신용층의 대부업 이용 여건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50% 저신용자의 대부업 대출 승인율은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9.1%를 기록했고, 대부업 이용이 막힌 뒤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5.2%에서 7.5%로 상승했다. 대출을 받은 목적은 생계 유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초생활비 마련이 41.0%로 가장 많았고,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이른바 '돌려막기'가 26.1%로 뒤를 이었다. 젊은 층의 불법사금융 노출은 상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20대의 경우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동시에 이용한 비율이 8.9%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취약계층 상당수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불법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불법사금융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응답은 2023년 77.7%에서 지난해 50.9%로 크게 낮아졌다. 연구원은 주부와 아르바이트생 등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비자발적인 이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또한 대부업 이용자의 55.8%는 업체 이름만으로는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민금융연구원은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차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정책금융과 채무조정,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소비자가 불법 업체를 알아볼 수 있도록 식별 표식을 보완해야 한다"며 “충동적 대출이나 과도한 채무를 막기 위해 소비자가 스스로 대출 차단을 신청할 수 있는 '한국형 대출 자율 통제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3년 안에 대부업체나 사금융을 이용한 저신용자(신용등급 6~10등급) 9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59.4%는 등록 대부업체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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