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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상무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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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 차익에 세금은 1억…李대통령 ‘합법적 절세’에 형평성 논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을 29억원에 매각해 25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거두자 파장이 일고 있다. 현행법이 1세대 1주택자에게 부여하는 '최대치의 절세 혜택'을 누리고 빠져나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증세' 기조와 맞물려 조세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2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의 자택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는 1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매입가(3억6000만원)와 매도가(29억원)의 차액은 25억4000만원이지만, 실효세율은 5% 남짓에 불과한 셈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1세대 1주택자는 양도가액 12억원 이하 부분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이 대통령 전체 양도차익 중 12억원을 초과하는 비율(약 58.6%)인 약 14억8900만원만 과세 대상이 된다. 여기에 세액을 더 낮추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된다. 이 대통령은 1998년 매입 후 28년 가까이 해당 아파트를 보유했다. 현행법상 거주 및 보유 기간이 각각 10년을 넘기면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해당 주택이 부부 공동명의로 되어 있다는 점이 추가 절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독명의일 경우 2억9800만원 전체에 대해 38%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공동명의 시 양도소득금액이 반으로 나뉘어 두 사람이 각각 1억4900만원씩 신고하게 된다. 이 때 과세구간이 내려가면서 각자 35%의 과세율이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최종 세액은 약 9000만원에서 1억원 선에 그치며, 세후 순차익은 약 24억4000만원에 이른다. 다만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 관사 및 도지사 공관에 거주했고, 2022년 국회의원 당선으로 주소지를 인천 계양으로 옮긴 이력이 있어 '실거주 기간'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 만약 비거주 1주택자로 분류돼 공제율 30%를 적용받게 된다면 세액은 약 4억4200만원대로 훌쩍 뛴다. 문제는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극대화된 이 대통령의 자산 증식 결과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충돌한다는 점이다. 그간 이 대통령은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강하게 주장하며 대출 규제와 증세를 추진했다. 많은 국민은 집을 사고 싶어도 은행 앞에서 발길을 돌리고, 팔고 싶어도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나는 이제 집이 없다"며 자신의 '시세 차익 25억원' 관련 보도에 대해 “악의적"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돈 때문에 산 것도 아닌 것처럼 돈 때문에 판 것도 아니다"라며 “정책 총책임자로서 정치적 공격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보다 만인의 모범이 돼야 할 공직자로서 책임을 다하자 싶어 판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선 “1998년 IMF 때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 집"이라며 “아이들을 키우며 젊은 시절을 보낸 곳이라 돈보다 몇 배 더 애착이 있는 집"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중잣대라며 비판에 나섰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자기 집으로 25억을 앞두고 홀가분하게 빠져나온 바로 그 순간, 국민의 집에는 세금을 더 얹겠다는 것"이라며 “본인 집은 애틋하고, 나머지는 다 '마귀'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책 총책임자가 자산 증식과 절세라는 과실을 모두 따낸 직후 징벌적 세금을 요구한다면 조세 저항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서울·수도권에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중산층의 반발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장특공제는 이 대통령이 먼저 손질하겠다고 예고했던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과거부터 거주하지 않으면서 집값 상승의 이익을 보는 이들에 대한 장특공제 축소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장특공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할 경우, 일반적인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이 대통령의 이번 아파트 매각 논란은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하는 정책적 화두로 옮겨가고 있다. 이달 말로 다가온 정부 세제 개편안 논의와 맞물려 향후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분석] 李지지율, 하루새 4.7%P 증발…경제쇼크에 ‘집토끼’ 이탈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40대와 진보층 등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집토끼'의 이탈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거시 경제 불안과 여권 내부의 갈등이 동시에 작용하며 국정 동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0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3~16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0.5%포인트(p) 하락한 48.4%다. 부정 평가는 0.4%p 오른 48.0%로 집계됐다. 격차는 오차범위(±2.2%p) 내인 0.4%p로 좁혀졌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1.7%p하락한 43.1%, 국민의힘은 1.9%p 상승한 40.0%를 기록하며 양당 격차가 3.1%p로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간 지표의 변동성이 컸다. 주 초반인 14~15일 51.0%를 기록했던 긍정 평가는 마지막 조사일인 15~16일 합산 지표에서 46.3%로 4.7%p 급락했다. 같은 기간 부정 평가는 45.8%에서 50.0%로 치솟았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목요일인 16일을 '블랙 서스데이(Black Thursday)'로 부르고 있다. 하락 시점은 경제 충격 발생 시기와 일치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 기조로 돌아섰고, 코스피 7000선 붕괴와 함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삼성전자(-8.77%)와 SK하이닉스(-11.5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특히 이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변화했다. 진보층의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5.4%p,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40대는 3.8%p(59.3%→55.5%) 하락했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4.9%p)와 사무·관리·전문직(-4.2%p)의 낙폭이 컸다. 대출 금리와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변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제 활동 중추 세력이다. 지역별로도 부동산 및 제조업 기반이 강한 충청권(-13.8%p)과 부산·울산·경남(-6.0%p)에서 지지율이 크게 빠졌다. 이 대통령은 이 기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며 특별지시를 내렸으나 여론 악화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제 불안감을 수습해야 할 시점에 여권 내부의 갈등이 정국 불안을 키웠다.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를 놓고 당내 파열음이 불거진 가운데, 진보 진영 오피니언 리더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 대통령을 겨냥해 “필연적 실패"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자 부담과 자산 가치 하락에 직면한 지지층에게 민생 어젠다 대신 계파 갈등이 부각되면서 핵심 지지층의 방어선이 무너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지지율 하락을 정치와 경제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복합 충격'으로 해석한다. 주간 지지율 하락 폭(0.5%p) 자체는 작지만, 실물 경제 위기 속에서 권력 투쟁이 부각될 경우 지지층이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는 경고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이슈가 잦아들더라도 금리와 증시 등 자산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면 지지율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대책과 여권의 결속력이 향후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2007명(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 응답률 4.0%)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15~16일 1005명(±3.1%포인트, 응답률 4.1%)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대통령 지지율 48.4%…민주 43.1%·국힘 40.0%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주 만에 하락하며 5주째 40%대 횡보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0.5%포인트(p) 내린 48.4%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48.0%로 지난주보다 0.3%p 상승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p) 내인 0.4%p였으며, '잘 모름'은 3.6%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주 10일 49.5%로 마감한 긍정 평가는 14일 50.6%, 15일 51.0%까지 올랐다가 16일 46.3%로 하락했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이 15.7%p 전남광주·전북이 5.9%p 상승한 반면, 대전·세종·충청은 13.8%p, 부산·울산·경남은 6.0%p각각 하락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1.3%p 상승한 반면, 40대는 3.8%p, 70대 이상은 1.2%p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주 초·중반에는 긍정평가가 50% 초반대를 유지했으나 주 후반 금리 인상과 증시 급락 등 경제 악재, 여권 내 보완수사권 갈등, 유시민 작가의 '필연적 실패' 발언 등이 겹치면서 핵심 지지층인 40대와 진보층이 이탈해 전체 긍정평가가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3.1%, 국민의힘이 40.0%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3.1%p로 1주 만에 다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보다 1.7%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1.9%p 상승했다. 조국혁신당은 3.1%, 개혁신당은 2.7%, 진보당은 1.3%를 기록했다. 기타 정당은 1.2%, 무당층은 8.5%였다.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에서 14.7%p, 대전·세종·충청에서 10.6%p 하락한 반면 대구·경북은 7.2%p, 인천·경기는 5.6%p 상승했다.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에서 13.2%p, 대전·세종·충청에서 9.2%p, 전남·광주·전북에서 3.7%p 상승한 반면 인천·경기는 8.5%p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선호투표제 도입을 둘러싼 계파 갈등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론에 대한 당내 이견이 언론을 통해 부각되면서 50·60대와 진보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장윤기 살인 사건을 계기로 범죄피해자 보호 3법 당론 발의를 추진하며 보완수사권 유지 및 단속 강화 메시지를 부각한 것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져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이며,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옥외광고물법 개정 시행 4년…‘혐오’ 정당 현수막만 늘었다

길거리 교차로와 횡단보도, 아파트 단지 입구, 학교 주변까지 정당 현수막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2022년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 시행 이후 나타난 전국 도심의 공통된 풍경이다. 정책 홍보보다 상대 정당을 겨냥한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일상 공간을 채우면서 시민 불만이 누적되고 있지만, 법 시행 4년이 다 되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당 현수막이 처음부터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개정 전에는 일반 광고물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 선거운동 기간 외에는 지자체의 철거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규제를 바꾼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옥외광고물법 개정이다. 민주당은 2020년부터 정치적 목적의 현수막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여러 차례 발의했고, 2022년 5월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204명으로 통과됐다. 같은 해 12월 11일 시행에 들어가면서 정당은 신고나 허가 없이 정책·정치 현안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게 됐다. 법에는 게시 기간을 15일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 담겼지만, 기간이 끝나면 날짜만 바꿔 다시 거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뒤따랐다. 여론 비판이 이어지자 2024년 게시 장소와 개수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이 한 차례 손질됐으나, 일반 광고물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수준의 개편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당들이 현수막을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정치적 효율성이 있다. 비용이 저렴하면서 노출 효과가 크고,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에게는 활동 실적을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 공천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수록 게시 빈도가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상대 당이 거니 우리도 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시민 체감이다. 현수막은 횡단보도와 신호등 주변, 학교와 어린이집 인근에도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정책 설명보다 “탄핵", “특검", “규탄", “구속" 등 강한 표현이 반복되면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정치 갈등에 반복 노출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6.3 지방선거 이틀 전 길을 건너려던 한 남성은 선거 현수막 끈에 목이 걸려 살이 까지고 인대가 늘어나 신경차단 시술까지 받았다. 4월에는 경기도 포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낮게 설치된 불법 현수막 고정줄에 걸려 넘어져 의식을 잃었다. 현행법상 횡단보도 10m 이내 정당 현수막은 지상에서 2.5m 이상, 끈도 2m 이상 높이로 달아야 한다. 현수막 대다수는 가로수나 신호등 기둥에 밧줄로 고정되는데, 강풍이 불면 풀리면서 차량과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거나 도로로 날리는 사례가 발생한다. 법적 보호를 받는 정당 현수막은 지자체가 철거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환경 문제도 거론된다. 정당 현수막 대부분은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로 제작돼 재활용률이 낮다. 일부 지자체가 폐현수막을 장바구니나 마대로 재활용하지만 전체 물량의 극히 일부에 그치고, 상당수는 소각 처리되면서 자원 낭비와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 지자체와 시설관리공단에는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이어지는 한편, 위반 현수막을 철거하면 정당 관계자들의 항의를 받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인종차별과 혐오를 유발하는 정당 현수막 제재 필요성을 언급하며 법 개정을 주문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1월 20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어, 정당의 정책·정치 현안 현수막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던 조항(제8조 8항)을 삭제하고 차별적 광고물 게시를 금지하는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그러나 처리 과정에서 이견이 표출됐다. 11월 26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진보 성향 야당들은 개정안이 정당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다음 날 행안위 전체회의에서는 신정훈 위원장이 표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했고, 범여권 의원 15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정춘생·용혜인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개정안은 결국 현재까지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목소리와 시민의 생활환경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만 여야 모두 현수막의 정치적 효과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해관계가 현행 제도 유지의 근본 배경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는 정당 현수막에 부여된 예외 규정을 재검토하고 일반 옥외광고물과 유사한 관리 체계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게시 장소와 수량, 표현 수위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시민 생활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방성 정당 현수막은 정치적 냉소를 키워 투표 참여를 떨어뜨리는 반면 사회적 비용은 큰 만큼, 디지털 시대에 맞춰 해외 사례를 참고해 현수막 제도 존폐와 혐오 표현 제한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리 풍경을 정치적 메시지 전달의 장으로 계속 활용할 것인지, 공공성과 생활환경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것인지가 국회에 남은 과제로 꼽힌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민주당,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채택’ 피한 진짜 속내는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면서도 이를 공식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는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법안 추진 의지는 유지하면서도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내부 반발과 사·보임(사임 및 보임) 논란은 피하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6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가 골자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를 지속했다. 내주 소위에선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홍기원 민주당 의원 발의안과 국민의힘 정점식·곽규택 의원 발의안을 비롯한 추가 발의안이 함께 심사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사실상 종료하는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를 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의원총회 의결 등을 거친 공식 당론은 아니다. 당론이 되면 소속 의원들에게 사실상 당론 준수 의무가 생기고, 핵심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법사위원을 그대로 둘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회에서는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원내지도부가 상임위원을 교체하는 사·보임이 반복돼 왔다. 민주당 역시 과거 검찰개혁 입법과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사위원 사·보임을 단행했고, 국민의힘도 주요 법안 처리 국면마다 같은 방식을 활용해 왔다. 그때마다 여야는 “입법 폭주"와 “의회 민주주의 훼손"을 놓고 충돌했다. 이번에도 민주당 법사위원인 김남희·김동아·김승원·박균택·박지원 의원 등 5명은 보완수사권 폐지 신중론자다. 장윤기 살인 사건을 계기로 확산한 수사 공백 우려와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 약화 등 반대 여론에 동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가 법안을 당론으로 확정할 경우 반대 의견을 내는 법사위원을 교체해야 하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교체하지 않으면 당론의 권위가 흔들릴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당론으로 확정하면 반대하는 법사위원을 그대로 둘 경우 지도부 리더십이 흔들리고, 교체하면 계파 갈등과 강경 일변도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며 “애초 당론으로 묶지 않으면 이런 정치적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TF 차원의 논의 형식을 유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검찰개혁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당내 이견을 흡수할 시간을 확보하고,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협상 여지를 남겨두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사실상 당론이나 다름없는 법안을 형식만 당론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여당이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면서도 내부 결속력을 해치지 않기 위해 유연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이 어떤 운명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이변은 없었다…‘124표 차’ 충주시장 재검표, 이동석 현 시장 당선 유지

충북 충주시장 선거 투표지 재검표 결과 국민의힘 이동석 충주시장의 당선이 다시 확인됐다. 재검표 과정에서 득표 차는 2표 줄었지만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충북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충주캠퍼스 체육관에서 6·3 지방선거 충주시장 선거 투표지 10만8077매를 수개표 방식으로 재검표한 결과, 이동석 시장이 5만2961표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맹정섭 전 후보(5만2839표)를 122표 차로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4일 개표 당시에는 이 시장이 5만2962표(50.05%), 맹 전 후보가 5만2838표(49.94%)를 얻어 124표 차로 당선됐다. 재검표 과정에서 이 시장 표로 분류됐던 2표가 무효 처리됐고, 맹 전 후보 표로 집계됐던 1표가 이 시장 표로 바로잡히면서 최종 격차는 2표 줄었다. 재검표는 충주시선거관리위원회 보관 창고에 있던 투표용지를 양측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표장으로 이송한 뒤 진행됐다. 충북도내 선관위 소속 공무원 47명이 투입돼 모든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했다. 이날 재검표에는 이동석 시장 측과 맹 전 후보 측 대리인이 각각 참관했으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장을 지켜봤다. 당초 오후 1시 시작 예정이던 재검표는 맹 전 후보 측이 투표지 스캔 이미지 파일 전량 공개와 투표지 공동 봉인, 제3의 장소 보관 등을 요구하며 선관위에 항의하면서 30여분가량 지연됐다. 선관위는 관련 규정과 절차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재검표는 맹 전 후보가 선거 결과에 불복해 당선무효 소청을 제기하면서 이뤄진 증거조사 절차다. 맹 전 후보는 재검표 비용 5487만원을 예납했다. 재검표에서도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변동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이동석 시장의 당선은 그대로 유지됐다. 선관위는 재검표 결과를 토대로 소청 사건을 심리할 예정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李 “젊은 이성 옆자리 앉히지 말라”?…1년 전 ‘여직원과 회식’ 재조명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공직사회의 회식 문화를 지적하며 “술자리에서 젊은 이성을 옆자리에 앉히지 말라"고 강조하자 지난해 자신의 회식 장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등 업무보고를 마친 뒤 “대한민국의 모든 공직자들이 함께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젊은 이성이 노리갯감이 아닌데 그렇게 취급당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격분할 상황"이라며 “그런 인식과 태도 자체가 인격 모독으로, 그런 생각 자체가 이젠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을지 몰라도 요즘은 큰일난다"며 “본인 인생과 가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본인에겐 사소해 보이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아주 심각한 문제"라면서 “아예 생각 자체를 바꾸라"고 거듭 당부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온라인에서는 지난해 7월 공개된 이 대통령의 여직원 동반 회식 장면을 거론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당시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이 대통령이 광화문 한식당에서 양옆에 여성 직원과 삼겹살을 먹으며 소주를 곁들이는 모습이 담겼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 시행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공개행보에 나섰던 것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대통령이 말한 기준을 본인에게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 “1년 전 회식 장면과 상반되는 메시지"라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난해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20대 여성 소방관 사망 사건을 계기로 공직사회의 회식 문화와 성인지 감수성 개선을 주문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대통령 자신의 과거 회식 장면이 다시 소환되면서 야권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자가당착'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김용범 믿고 샀다가 낭패”…레버리지 ETF 靑 정책 책임론 확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싸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향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도입을 밀어붙인 정책이 개인투자자의 손실과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확산하면서다. 15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 게시된 '코스피·코스닥 양극화 심화 및 특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의한 시장 왜곡 개선에 관한 청원'은 3만2603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의 마감 기한은 오는 8월 1일이다. 청원인은 현 장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극단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어, 전체 지수 흐름과 개인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포트폴리오 수익률 간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월 13일 주요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운용사 대표들은 '해외에는 2~3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있는데 국내에는 없다'는 취지로 규제 완화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실장은 간담회 며칠 뒤 인터뷰에서 미국 등 해외에서는 다양한 레버리지·개별주식 ETF가 거래되지만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많다며, 금융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5개월도 채 걸리지 않은 5월 27일 상품이 출시됐다. 기존엔 분산 투자 원칙에 따라 단일 종목만 담는 ETF는 근거 자체가 없었다. 금융위는 4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을 고쳐 단일 종목만 담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한국과 시장 규모가 비슷한 대만은 물론 일본과 중국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지 않는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정도만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은 상품명에 'Daily'를 명시하는 등 초단기 투자상품이라는 점을 투자자에게 분명히 알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16개다. 이 가운데 주요 운용사의 상당수 상품은 상장 당시 기준가격을 밑돌고 있으며, 고점 대비 50% 안팎 하락한 상품도 적지 않다. 상장 직후 고점에서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원금 절반 가까이를 잃은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상품 구조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기준으로 설계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기초자산이 상승해도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는 '변동성 손실(Volatility Drag)'이 발생할 수 있다. 장기 보유할수록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는 최근 하루 8% 넘게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나란히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일본과 대만 증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충격은 훨씬 컸다. 상황이 악화되자 김 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 손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10일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참여하는 F4 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필요한 보완 방안이 있다면 논의해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청와대를 향해 김 실장 해임을 촉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무리하게 도입한 것은 주식시장을 비정상적인 카지노 도박판으로 만든 최악의 결정이었다"며 “이 결정을 주도한 김 실장에게 더 이상 한국 경제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하루 수익률을 2배 또는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고위험 파생상품 성격이 짙어, 최소 10개 이상 종목에 분산 투자해온 기존 ETF 원칙을 사실상 허문 첫 사례다. 투자자 보호보다 시장 활성화에 정책의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레버리지 ETF와 관련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잘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재정경제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 대상 업무보고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향해 “요즘 삼성(전자)·(SK)하이닉스 ETF 때문에 많이 당하고 계신 모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장은 “시장 관리자로서 책임이 있어서 그 책임을 달게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향해서도 “여기도 ETF 때문에 시끄럽죠"라며 보완 대책 마련을 당부하자 정 이사장은 “알겠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여성계 “여성·사회적 약자, 최대 피해자 될 것”

여권에서 추진 중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국내 대표적 여성 단체가 “최대 피해자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허명·이하 여협)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여협은 전국 53개 회원단체와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를 둔 회원 수 500만명 규모의 연대 조직이다. 여협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필수적인 이유로 최근 사회적 공분을 샀던 강력 범죄 사건들을 지목했다. 이들은 “경찰 간부 아들이 피의자였던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의 경우, 수사 정보 유출과 핵심 증거물 폐기 등 경찰의 부실 수사 정황이 검찰의 추가 수사를 통해 비로소 드러났다"며 “'부산 돌려차기 사건' 역시 검찰의 보완 수사가 왜 반드시 필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보완·추가 수사해 새로 밝혀낸 범죄가 수없이 많은데도, 서둘러 수사권을 폐지하려는 것이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힘 있는 가해자는 보호받고, 힘없는 피해자는 외면당하는 억울한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여협은 여성 대상 강력범죄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수사권 조정이 불러올 파장을 우려했다. 여협에 따르면 매년 47만명 이상의 여성이 범죄 피해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 “여성 대상 강력범죄는 피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재범 위험도 대단히 높다"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돼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국가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면, 여성들은 범죄 피해 신고 자체를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여성 대상 범죄의 급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여협은 국회와 정부를 향해 “여성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억울한 여성 사법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500만 회원의 이름으로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6000원이면 당락 좌우”…이중당적 범죄자들, 당내 선거판 뒤흔든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중당적'을 통한 여론 왜곡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원 권한을 키우는 '당원 주권주의'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소수의 이중당적자나 특정 조직에 의해 전당대회, 경선 같은 당내 선거가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당법에는 누구든지 2개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반할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현실은 정치 성향이 비슷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또는 국민의힘·자유통일당·개혁신당에 중복 당적을 두는 이들이 존재한다. 심지어 여야를 넘나들며 4개 정당에 가입한 사례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각 당의 당원 명단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비공개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이중당적자들이 당의 의사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통상 전당대회, 경선 등 주요 당내 선거 투표율은 30~40%대에 머문다. 전체 유권자 대비 권리당원(책임당원) 수가 적은 상황에서 최소 가입비인 월 1000원을 일정 기간(민주당 6개월, 국민의힘 3개월) 납부하면 투표권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의 전체 권리당원은 약 110만~158만명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장동혁 대표 당선 뒤 6개월 만에 20여만 명이 늘어나 110만명 수준이다. 이들은 '이중당적'을 보유할 정도로 정치 관여도가 높은 편이다.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일 경우 당락이 쉽게 뒤바뀔 수도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 대표적 사례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등에 관여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신천지'다. 앞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강요한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됐다. 검경은 이 회장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과 2024년 총선 등을 앞두고 입당을 강요한 교인 수가 5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중당적자들이 많을텐데 당원 명부를 전수조사하려 드는 순간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탄압이자 검열'이라는 역풍을 맞을 게 뻔하다"며 “지도부 역시 외연 확장의 성과에만 매몰돼 부작용을 쉬쉬하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평소 당원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선거철마다 외부 세력이 조직적으로 유입돼 표심을 휘둘러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불법 당적을 솎아내기 시작하면 당장 의원들 본인의 지역구 표밭인 '유령 당원'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니 정치인들이 제 발등을 찍는 개선책에 동의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현재의 '당원 주권주의'가 형해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리당원에게 막강한 권한(투표권)을 부여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의무는 요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비를 납부하는 '주주'나 '구독자' 개념을 넘어, 지역위원회 의무 출석이나 당원 교육 이수 등 실질적인 활동을 권리당원의 자격 요건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벽을 무작정 낮추기보다는 검증된 진성 당원을 육성해 여론 왜곡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정치인들은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이중당적을 청산해야 한다. 신천지의 선거 개입을 발본색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양향자 최고위원이 “선관위에 이중당적 자동검증 시스템을 설치하도록 정당법을 개정해 정당이 신규 입당을 승인하거나 책임당원 권리를 부여할 때 중앙선관위 시스템에 중복 여부를 확인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머지 기득권 정치인들은 제도 개선에 미온적이다. 당원 주권주의를 내세우면서도 실제 주요 당론 결정 과정에서는 당원 의사를 묻지 않는 등 당원을 필요할 때만 동원하는 '선택적 주권주의'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원 명단은 공천 심사 등 본인이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각 정당이 이를 교차 검증할 방법이 없다. 이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심의 시스템 개편이 꼽힌다. 당원 가입 단계부터 온라인으로 이중당적자를 즉각 걸러낼 수 있는 통합 연동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양당 모두 7대3, 8대2 정도로 당원 투표 비중이 높아졌는데 특정 성향의 당원들이 똘똘 뭉치게 되면 당심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양당 중 한 후보가 대선이든 총선이든 주로 당선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는데 당심에 따라 후보가 바뀌어 민심과 괴리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여론조사 100%로 뽑을 게 아니라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며 “특정 종교세력이나 이중당적으로 불순한 의도로 당에 침투해 있는 상당수의 세력이 있다면 한꺼번에 정화시키는 것이 앞으로 우리 정치 앞날을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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