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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상무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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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연수직원 항공료 869만원 지급해놓고…“이코노미석 탔다”는 선관위 ‘황당’ 해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직원들의 최근 5년 국외 장기연수 가족 동반 항공료가 1인당 평균 896만원에 달해 논란인 가운데, 개별 비용이 전 노선에서 시중가격을 2~5배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본인과 가족 모두 2등석(이코노미석) 실비만 지급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인당 항공료는 대형 국적기의 비즈니스석 시세와 맞먹거나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30일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나타난 24명의 연수 항공료를 분석한 결과 우선 눈에 띄는 사례는 2022년 미국으로 간 A씨다. 자료상 동반가족이 없는 것으로 표기된 그는 단일 항공료로 869만9590원을 청구했다. 시중 이코노미 평균의 5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항공권 비교 플랫폼에 나오는 미주 노선 이코노미석 시중가는 통상 150만~200만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2023년 미국으로 간 B씨는 가족 2명(총 3명)을 동반하며 1297만7700원을 청구해 1인당 약 432만원을 썼다. 2022년 C씨도 가족 2명(총 3명)과 함께 1181만원을 받아 1인당 약 393만원을 기록했다. 2023년 캐나다로 연수를 간 D씨는 가족 3명을 동반(총 4명)하며 항공료로 무려 2929만9900원을 청구했다. 1인당 왕복 약 732만원이다. 현재 대한항공 등 국적기의 캐나다 왕복 이코노미 시세는 성수기에도 200만원 안팎이며, 비즈니스석 시세가 500만~600만원대다. 유럽 노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영국 런던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국적기 이코노미석은 100만원대 중후반이면 충분히 예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2022년 독일로 연수를 간 E씨는 가족 1명(총 2명)과 함께 735만5690원을 청구해 1인당 약 367만원을 썼다. 2023년 영국으로 간 F씨는 가족 3명(총 4명)을 동반하며 1195만 9660원(1인당 약 298만원)을 청구했다. 공무원 여비 지급 기준표에 따르면, 장관·차관급 등 고위 공무원(제1호)이 아닌 4~6급 이하 실무자(제2호)는 본인과 동반 가족 모두 2등석(이코노미석)을 이용해야 한다. 정부는 2018년 하반기부터 공무원 출장 시 각 부처별로 '주거래 여행사'를 선정해 항공사가 아닌 여행사를 통해 최적의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기획재정부 공무원의 저비용항공사(LCC) 이용이 0건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항사만 이용했던 것이다. 앞서 정부는 1980년대부터 'GTR'(정부항공운송의뢰) 제도를 도입해 2018년까지 운영했다. 안정적 항공 스케줄 확보와 외화 낭비를 위한 취지였지만 시중가보다 2배 이상 비싸 일부 항공사에 혜택을 주고 세금을 낭비한다는 비판에 따라 폐지됐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는 '실비(실제 비용)를 지급한다'고 되어 있다. 선관위 장기 국외연수는 출국 일정이 미리 수개월 전 확정된다. 그럼에도 대부분 시중가와 큰 격차가 발생한 만큼, '바가지 요금'을 세금으로 청구한 것은 실비 정산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선거 전 증시 부양, 급락 땐 모르쇠…‘주가 포퓰리즘’의 그늘

코스피가 이틀째 폭락하면서 정부와 여권의 증시 대응을 둘러싼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정책 성과를 강조했는데 급락 이후에는 글로벌 악재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코스피는 장중 5300선을 내주다가 전날 대비 5.99% 내린 5663.08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가 발동됐는데, 이는 제도 도입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코스피 7월 월간 낙폭은 35.74%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년 10월·-27.24%)보다도 큰 사실상의 역대 최대 월간 낙폭이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이달 초부터 급격히 빠져 이날 5000조원마저 내줬다. 앞서 증시 시총은 선거철인 지난 5월 11일에 700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 실적이 악화돼 주가가 떨어진 것도 아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56.21%, 전년 동기보다 1810.26%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됐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중국 메모리 업체 CXMT의 생산능력 확대 등 대외 악재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대만 증시보다 코스피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정책·수급 환경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지방선거 전 상승장에서 여당은 코스피 상승을 현 정부의 성과로 내세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월 21일 첫 선거운동에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당시 코스피 지수가 3000도 미치지 못했는데,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지난달 8일 기자회견 당시 주가 급등과 관련 “비정상적인 증시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너무 과도하게 눌려 있었다"며 “주가조작, 중복상장, 물적분할 등만 하지 못하게 돼도 지수가 5000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작 폭락 이후에는 주가 상승을 강조했던 여권 정치인의 성찰 메시지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폭락장의 원인으로 'AI 확신 부족'과 '중국 반도체 쇼크'를 지목했다. 김 실장은 28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인공지능(AI) 혁명은 진짜이며, 폭락 장세는 투자자들이 AI 혁명 진행 상황에 대한 확신이 아직 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 4위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 상장과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자체 개발을 거론하며 “과거 '딥시크 쇼크'처럼 보인다. 중국이 장기 시계로 약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인 결정도 선거 전후 증시 상승기와 맞물리면서 시장에 논란을 낳았다. 야권에서는 시장에 형성된 기대를 정책 성과로 활용했다면 급락에 따른 시장 불안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외부적 충격이 있었다고는 하나, 유독 우리나라 증시만 극심한 널뛰기를 반복하며 붕괴 직전까지 내몰린 것은 정부와 여당의 무모하고 무책임한 정책이 초래한 명백한 '인재'“라며 “졸속으로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을 출시해 투기 열풍을 부추겼고, 정치적 목적과 정권 성과를 위해 주가 띄우기에만 골몰하며 국민들을 그야말로 '도박판'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이 유리할 때는 주가 상승을 자신들의 치적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정작 시장이 참사를 맞이하자 나 몰라라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국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못을 박는 행태"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회피용 변명이나 일시적인 땜질 처방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폐지'를 촉구하는 근조화환이 대량 설치됐다. 주식시장정상화를위한모임 관계자들이 설치한 이 화환들에는 '투자자 보호 말로만?' '투표권으로 되갚아준다' 등의 글귀가 담겼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이재명·룰라 다섯 번째 만남…“12월 한·메르코수르 협상 재개”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TA) 협상을 연내 재개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 아우보라다궁에서 룰라 대통령과 한·브라질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중남미와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을 강화하고, 통상·핵심광물·기후변화 등 분야에서 공조를 넓혀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한·메르코수르 TA 협상이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핵심 기반이라는 데 뜻을 모으고, 한·브라질 양자 실무그룹을 설치해 오는 12월 제69차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 재개를 공식화하기로 했다.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로 구성된 메르코수르는 남미 최대 경제블록이자 리튬·니켈 등 핵심광물이 풍부해 공급망 측면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큰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만남은 두 정상의 다섯 번째 회동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그간 국제회의 등에서 소년공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두 팔을 벌려 이 대통령을 포옹하며 반가움을 나타냈고, 공동언론발표에서는 지난 2월 자신의 방한 당시 받았던 환대를 언급하며 “당시 워낙 특별하게 환대해주셨기 때문에, 그에 맞먹거나 적어도 90% 정도의 환대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라질 측의 환대는 정상회담 직후 열린 국빈 오찬으로 이어졌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탑 셰프 브라질' 심사위원을 지낸 상파울루 출신 셰프 마라 살레스가 브라질식 소고기 요리와 옥수수 요리, 코코넛 디저트 등을 직접 선보였다. 오찬장 메뉴판에는 한국을 향한 세심한 배려도 담겼다. 표지에는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을 한복 이미지로 재해석한 미디어 파사드 작품이, 안쪽에는 한국 전통 보자기 기법을 활용한 작품이 각각 실렸다. 룰라 대통령은 오찬에서 “교육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며 한국의 성장이 인재 양성에 기반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저녁에는 브라질 외교부 청사인 이타마라치궁에서 약 1시간 동안 문화공연과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세계적 건축가 오스카르 니에메예르가 설계해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건물에서, 브라질 흑인 음악을 대표하는 보컬리스트 파울라 리마와 상파울루 시립합창단 소속 한국인 솔리스트 다니엘 리가 무대에 함께 올랐다. 두 사람은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와 '3월의 빗물' 등 브라질 명곡에 이어 동행을 상징하는 곡도 선보였고, 다니엘 리가 깜짝 무대로 한국 가요 '상록수'를 독창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통령실은 룰라 대통령 내외가 지난 2월 방한 당시 받은 환대에 보답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전해왔다고 전했다. 이날 리셉션에는 경제외교에 방점을 찍은 이번 순방의 의미를 더하듯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주요 기업인 13명도 초청됐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SK바이오팜·HD건설기계·한국항공우주산업(KAI)·아모레퍼시픽 대표와 한국수입협회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환담하며 “이번 국빈 방문이 우리 기업들의 브라질 시장 진출과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도 경제외교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국제무대에서의 공조도 다지기로 했다. 다자주의와 기후변화 대응 등 주요 글로벌 현안에 공감대를 바탕으로 유엔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단독] 선관위는 세금 먹는 하마?...해외연수직원 가족 항공료 1억8800만원 혈세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해외연수를 간 직원에게 가족 동반 항공료로 1인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세금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실이 선관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선관위 소속 국외위탁교육훈련 대상 24명 중 21명(87.5%)이 가족을 동반하고 항공료를 지원받았다. 선관위가 연수자 24명에게 지급한 항공료 총액은 2억288만2672원이다. 가족을 동반한 21명에게 지급한 액수는 1억8808만570원으로 전체의 92.7%다. 1인당 지급액은 896만원가량이다. 선관위는 이들 모두에게 1~2년치 학자금과 체재비도 별도로 지원했다. 최근 3년간 1인당 지원금액은 이전(5년간)보다 증가했다. 2023~2025년 연수를 간 13명에게 1억2497만5730원이 지급됐으며 1인당으로 나누면 961만3517원이다. 구체적으로 한 가족은 3000만원가량의 항공료를 지원받았다. 2023년 캐나다로 연수를 떠난 A씨는 가족 3명을 동반하며 본인 포함 2929만원의 출입국 항공료를 청구해 전액 지급받았다. 단순 계산으로 1인당 왕복 항공료가 730만원대에 달한다. 2023년 미국 연수자 B씨는 가족 2명과 함께 1297만원의 출입국 항공료를 받았다. 2023년 영국 연수자 C씨도 가족 3명과 떠나 1195만원을 받았다. 2024년 영국 연수자 D씨는 가족 4명과 동행해 최다 동반 인원을 기록했고, 출국항공료만 753만원을 받았다. 법령상 허용 근거는 있다. 공무원 인재개발법 시행령 제39조 3항에 따르면 국외연수자의 배우자 및 자녀 등의 왕복항공료, 의료보험료 또는 의료보조비, 생활준비금, 귀국이전비를 더하여 지급할 수 있다. 문제는 집행의 투명성이다. 인사혁신처 기준에는 '인사혁신처장이 인정하는 배우자 및 자녀'라는 요건이 있는 반면 선관위 자체 규정에는 해당 문구가 없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어떻게 예산을 사유화하고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지 보여지는 대목이다. 앞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배우자 해외 출장비 4700만원이 논란이 되자 반납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가족 항공료 지급과 관련해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인재개발 업무처리지침'을 준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침에 따라 배우자와 미혼 자녀 등을 지급 대상으로 하고, 훈련공무원과 가족이 동시에 출입국하면 훈련공무원과 같은 등급의 항공료를, 별도로 출입국하면 실비(2등석) 항공료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또 가족의 출국·귀국 항공료는 각각 한 차례로 제한한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국민의힘 당사 얼마길래…‘尹 유죄’에 당직자들 길거리 나앉을 위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유죄 판결에 따라 국민의힘에 '재정 주의보'가 켜졌다. 윤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당선무효형이 향후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당이 2022년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여원을 고스란히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순표)는 27일 오후 2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의 만남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 준 사실을 부인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날 “유력 대선 후보자가 유리하게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선 후보가 15% 이상 득표할 경우 국가가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해주지만,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이를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의 재정은 녹록지 않다. 당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총자산은 1315억776만원이다. 내실을 뜯어보면 토지(756억원)·건물(160억원)·임차보증금(273억원) 등 현금화가 까다로운 부동산 관련 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당장 융통 가능한 현금 및 예금성 자산은 115억9700만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인건비 등 상시 고정 지출에 묶여 있어 반환금으로 전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지출내역서를 보면, 인건비와 조직활동비 등으로만 141억9300만원이 증발했다. 결국 막대한 반환금이 확정될 경우, 여의도 당사 매각 외에는 뾰족한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020년 7월 여의도 남중빌딩(지하 4층·지상 10층)을 480억원에 매입해 6년째 사용 중이다. 매입 당시 대금의 80%를 은행 대출(320억원)과 시‧도당 건물 담보 대출(64억원) 등으로 충당했다. 2022년 대선 직후엔 선거비용을 보전받아 빚을 모두 청산했다. 현재 이 빌딩의 시세는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약 609억원으로 추산된다. 여의도 정가에선 “국민의힘이 22년 만에 다시 길거리로 나앉는 것 아니냐"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차떼기 사건'으로 불법 대선자금 823억원을 갚기 위해 2004년 여의도 당사를 매각하고, 시세 1000억원대의 천안 연수원마저 국가에 헌납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보수 쇄신을 기치로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천막당사'를 차리고 혹독한 시절을 견뎌냈다. 윤 전 대통령 사건 대법원 판결은 내년 1월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에는 2심과 3심을 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민주당은 지난 2016년 9월 여의도 장덕빌딩을 192억5000만원에 80% 대출을 끼고 매입했으며, 현재는 10년 상환 조건이던 빚을 모두 갚았다. 정치권 안팎에선 현직인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 역시 2022년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비록 2심에서 무죄로 반전됐으나,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일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하며 불씨가 되살아났다. 현재는 이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불소추 특권으로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퇴임 후 재판이 재개돼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된다면, 민주당 역시 선거비용 약 434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거대 양당 모두 전·현직 대통령의 재판 결과에 따라 당의 명운을 건 '쩐의 전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李대통령, 브라질 순방서 자원·기술 결합 ‘가치사슬 동맹’ 시동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마치고 브라질리아에 도착하며 남미 3개국 순방에 들어갔다.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현대화 등을 통해 경제협력의 틀을 넓히는 게 이번 순방의 목적이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는 26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29일까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초청에 따른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다. 이후 상파울루로 이동해 동포 오찬간담회 및 한-브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환영 행사장 인근에 대기 중이던 C-390의 재원 및 납품 계획 등을 브리핑 받고 현지에서 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공군 조종사와 정비사들을 격려했다. 특히 이를 계기로 한국·브라질 항공 및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하자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화상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전날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표한 'AI 선언'의 의미에 대해 “우리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시대를 이끄는 대체 불가한 선도자로 도약하겠다는 국가적인 출사표"라고 말했다. 남미 순방에 대해서는 외교 지평 확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질서가 급속하게 재편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외교적 네트워크를 다변화하고 다층화하는 노력은 국가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이번 남미 순방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핵심 국가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지 일간지 오 글로보(O Globo)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단순 경제 협력을 넘어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 질서를 수호하겠다는 공동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준 높은 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시장 접근과 같은 양측 모두에게 민감한 사안을 포함하고 있다"며 “특정한 타결 시점을 예상하는 것보다 상호에게 이익이 되고 균형 잡힌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018년 메르코수르와 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했지만 2021년 7차 협상 이후 후속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와의 정상회담에서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WTO가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회원국들이 대화를 이어가고 분쟁을 해결하며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다자 포럼으로 남아 있다"며 “앞으로는 WTO의 기능을 강화하고 현 환경 변화에 맞춘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했다. 아울러 K-컬처를 통한 한-브라질 문화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026년 FIFA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에서는 한국의 BTS가 글로벌 스타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K-컬처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K-컬처가 한국과 세계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분석] 무당층 ‘최고치’ 찍었다…‘李 부동산 실망’ 이탈층, 野지지 아닌 ‘관망’ 선택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0.7%포인트(p)까지 좁혀지며 오차범위 내 혼전에 접어들었다. 27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7월 4주차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3%, 국민의힘 40.6%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민주당은 1.8%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0.6%p 상승했다. 이 밖에 조국혁신당 3.3%, 개혁신당 2.2%, 진보당 1.0% 순이었다. 민주당의 하락은 잇단 악재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근저당 매매 논란과 보유세 3배 강화 발언 등 부동산 관련 이슈가 도마에 올랐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예탁금 규제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벌어진 증시 급락도 자산 형성에 민감한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 여기에 전당대회를 둘러싼 기탁금 논란과 계파 간 신천지 개입설 공방까지 불거지며 당 내홍이 표면화됐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강행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입법 독주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국민의힘은 이런 여당의 실책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보완수사권 폐지와 부동산 특검 이슈를 앞세워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리얼미터는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세대별 표심의 이동이다. 20대(18~29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8.7%p 오른 56.3%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7.9%p 내린 23.2%에 그쳤다. 직업별로 봐도 학생층에서 국민의힘이 13.0%p 오르는 동안 민주당은 12.2%p 빠지며 세대 지형의 역전이 뚜렷했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20대의 부정 평가는 62.6%에 달해, 취업난과 자산 시장 불안 속에 커진 청년층의 실망감을 짐작하게 했다. 고령층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7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15.2%p 급등한 55.8%를 기록했고, 같은 연령대에서 민주당은 12.6%p 하락했다. 지역적으로는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이 12.6%p 뛰어올라 65.1%까지 치솟으며 보수 결집 흐름을 뒷받침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15.2%p, 전남·광주·전북에서도 7.1%p 하락하며 수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치권이 더 예의주시하는 대목은 따로 있다. 여야가 격차를 좁히며 접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무당층이 전주 대비 1.1%p 늘어난 9.6%로, 2주 연속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 3개월을 통틀어 최고치다. 통상 진영 대결이 격화되면 지지층 결집 효과로 무당층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서울(6.4%p↑), 30대(4.2%p↑), 가정주부(5.8%p↑)을 중심으로 무당층 유입이 두드러졌다. 중도층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3.8%p 빠지며 국민의힘이 2.2%p 올랐다. 이는 여권의 실책에 등을 돌린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곧장 옮겨가기보다 일단 '지켜보자'는 쪽을 택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들도 이들 이탈표를 흡수하지 못하면서, 결국 갈 곳 잃은 표심이 무당층으로 쌓이는 모양새다. 0.7%p 차의 초접전 국면에서 양당 모두 전통적 핵심 지지층의 결집만으로는 더 이상의 외연 확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으로서는 전당대회발 내홍을 조속히 수습하고 부동산·자산 시장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이탈한 20대와 중도층을 다시 끌어와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국민의힘 역시 이번 반등이 여당의 실책에 기댄 반사이익에 그치는 것인지, 독자적인 지지 기반 회복의 신호인지 다음 조사에서 입증해야 하게 됐다. 결국 22대 국회 후반기 정국의 주도권은 9.6%까지 불어난 무당층을 어느 쪽이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네거티브 공방 대신 물가·부동산·고용 등 민생 현안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해법을 내놓느냐가, 이 팽팽한 균형을 깨뜨릴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23~24일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3.1%p, 응답률 4.3%)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대통령 지지율 46.3%…민주 41.3%·국힘 40.6%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하며 긍정·부정 평가 격차가 6주째 오차범위 내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1%포인트(p) 내린 46.3%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49.5%로 지난주보다 1.5%p 상승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3.2%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0%p) 내였으며, '잘 모름'은 4.2%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주 16일 46.3%%로 마감한 긍정 평가는 21일 48.0%, 22일 46.6%, 23일 45.0%, 24일 44.5%로 조사되는 등락세를 보였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이 16.8%p, 전남·광주·전북이 5.1%p, 인천·경기가 2.4%p 각각 하락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이 10.3%p, 40대가 4.3%p, 20대가 2.7%p 각각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분당 아파트 '근저당 매매' 논란 및 보유세 강화 발언 등 부동산 민심 반발, 레버리지 ETF 및 보완수사권 관련 정책 갈등, 증시 급락 등 경제 악재가 맞물리면서 주중 내내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3~2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1.3%, 국민의힘이 40.6%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0.7%p로 2주째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보다 1.8%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0.6%p 상승했다. 조국혁신당은 3.3%, 개혁신당은 2.2%, 진보당은 1.0%를 기록했다. 기타 정당은 2.0%, 무당층은 9.6%였다.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15.2%p, 전남·광주·전북에서 7.1%p 각각 하락했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은 4.6%p, 서울은 3.3%p 상승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에서 12.6%p, 전남·광주·전북에서 1.9%p 상승했다. 반면 서울은 2.0%p, 부산·울산·경남은 1.6%p 하락했다. 민주당은 70대 이상에서 12.6%p, 20대에서 7.9%p 각각 하락한 반면 50대는 5.8%p, 60대는 2.9%p상승했다. 국민의힘은 70대 이상에서 15.2%p, 20대에서 8.7%p 각각 상승한 반면 30대는 8.1%p, 60대는 5.1%p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전당대회 기탁금 논란과 신천지 개입설 공방 등 당내 경선 갈등이 불거진 데다,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추진에 따른 입법 강행 부담이 맞물리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부 갈등과 정책 혼선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는 동시에, 보완수사권·부동산 특검 이슈 등 공세를 강화하면서 대구·경북 및 70대 이상·20대 등 핵심 지지층의 결집 영향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3.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며,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영업이익 N% 내놔라”…李정부, ‘묻지마’ 노동계 요구 손본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의 영업이익 연동형(N%) 성과급 요구와 반도체 공장 입지 등을 둘러싼 노동쟁의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정부가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노동조합법(노조법) 개정으로 확대된 노동쟁의 대상의 경계를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로, 향후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을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6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 대통령령, 노동부 해석지침 등 여러 방안을 놓고 현장의 혼선을 줄일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면서 “(노동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거나 반도체 공장 입지 선정에 개입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노동쟁의 대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2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지시사항인 만큼 당연히 이행할 것"이라며 “법 시행 초기 혼선이나 오해가 없도록 세부 기준을 빠르게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쟁점은 개정 노조법이 노동쟁의 대상을 기존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하면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여기에 포함되는지 여부다. 정부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 간 이견이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적절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노조법은 노동쟁의를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이후 근로조건과 경영상 판단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계는 정부의 기준 마련을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삼성전자 노조의 창사 이후 첫 총파업을 계기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과 한국GM·카카오 등에서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현대자동차 역시 성과급 갈등으로 부분 파업과 특근 거부가 발생하며 생산 차질을 겪었다. 재계는 임금 협상은 단체교섭 대상이지만 영업이익 배분은 성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영업이익은 연구개발(R&D) 투자와 신규 설비 투자, 재무건전성 확보, 주주환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가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노사 교섭 대상이 확대될 경우 기업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글로벌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일부 반도체 기업에서는 공장 신설이나 생산시설 이전, 투자 계획까지 단체교섭 의제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기업들의 경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노동부는 기업 투자와 공장 증설 등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한 기존 해석지침도 함께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해석지침은 반도체 공장 신설 자체는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공장 건설 이후 인력 재배치 등으로 근로조건이 실질적으로 변경될 경우에는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신속한 기준 마련을 위해 해석지침 개정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행령 개정은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등 절차가 필요하고, 일부 사안은 법률 개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할 기준은 노사 현장의 혼선을 줄이는 역할을 하겠지만, 법률 문언 자체를 둘러싼 해석 논란까지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영업이익 연동형(N%) 성과급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할지 △공장 신·증설과 생산시설 이전, 투자계획 등 경영 판단의 범위를 어디까지 노동쟁의 대상으로 인정할지 △시행령과 해석지침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과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어떻게 구분할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일각과 노동계는 행정해석이 법률상 노동3권의 범위를 축소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동쟁의 범위를 둘러싼 논의는 하반기 환노위의 주요 입법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분석] 오세훈 1심 판결문 본 법조계 ‘경악’한 이유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일부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일부 혐의는 정황증거만으로 유죄가 인정되고, 다른 부분은 증거 부족으로 배척되면서 재판부가 자의적으로 취사선택해 유죄의 근거로 삼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여론조사 실무를 주도한 명태균씨 진술의 신빙성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에 대해 “일관되지 않은 점이 있고, 다소 과장되거나 경험칙에 비춰 수긍하기 어려운 진술도 나타난다"며 한계를 명확히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명씨가 다른 사건의 피고인 신분이라는 점과 진술이 여러 차례 달라진 점, “오세훈이 울면서 전화했다"거나 “김영선에게 SH공사 사장 자리를 약속했다"는 등의 진술은 객관적 자료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카카오톡 대화나 자금 흐름 등 객관적 자료와 부합하는 부분은 별도로 신빙성을 인정해 사실 인정의 근거로 삼았다. 또한 재판부는 21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비용은 정치자금 대납으로 인정했지만, 2월 23일 입금된 700만원과 3월 26일 입금된 500만원에 대해서는 “명확한 의뢰 사실을 특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상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엄격한 증거'에 의해야 한다. 직접증거 없이도 정황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지만, 그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렀는지가 중요하다. 법조계에서는 1심 법원이 결론을 먼저 세워두고 그에 맞는 진술만 골라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명태균씨 진술이 번복됐다는 것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데 있어 상당히 치명적인 흠결"이라며 “재판부가 그중 일부는 부인하고 일부만 인정했다는 것은 매우 일관적이지 않은 태도이며, 이러한 판단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판결문 전반에 깔린 정황 기반의 추론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나 강철원 전 비서실장의 직접적인 여론조사 지시나 대납을 요구하는 명시적 증거(녹취록·문서 등)가 없음에도, 인물 간의 연락 시점과 주변 정황을 토대로 “의뢰했을 개연성이 상당하다", “대납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민사재판의 증명 기준을 형사재판에 무리하게 끌어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사재판에서는 어떤 정황 증거상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개연성만으로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지만, 형사재판은 엄격한 증거주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명백한 증거 없이는 함부로 유죄를 인정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적 판단에서 '가능성'보다 더 큰 개념이 '개연성'인데, 개연성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민사법원의 몫"이라며 “형사법원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정확도가 필요한데, 이번 재판부가 정황상 가능성만으로 유죄를 인정했다는 것은 의아하다. 민사 재판부처럼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1심 판결은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피고인 측이 비용을 대납했다는 조사의 결과가 오히려 경쟁 후보보다 열세로 나오는 등 '정치자금 수수' 목적을 의심케 하는 상식 밖의 정황이 존재함에도, 재판부는 이를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1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시장직을 상실한다. 향후 예정된 항소심에서 검찰의 객관적 물증 입증 책임과 재판부의 증거주의 원칙 준수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유죄와 무죄 모두 직접증거보다는 간접증거가 중심이었던 만큼, 논증이 상급심에서 다시 검증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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