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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주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상주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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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의 ‘내로남불’ 논란…고려아연서 반대한 상법 개정안, 자사 주총선 통과[분석]

고려아연과 경영권을 두고 경쟁 중인 영풍이 상법 개정안 선제 적용을 두고 '이중잣대' 논란에 휩싸였다.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는 법적 의무 시한을 이유로 반대했던 안건을 정작 자사 주총에서는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것. 경영권 분쟁의 유불리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을 저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고려아연에선 '방해', 자사에선 '수용'… 엇갈린 행보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영풍 정기주주총회에서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이 97.8%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영풍은 9월 시행 예정인 개정 상법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독립적 감사위원 선임 구조를 갖추게 됐다. 문제는 영풍 측이 불과 이틀 전 열린 고려아연 주총에서 동일한 취지의 안건에 대해 '공개 반대'를 주도하며 부결시켰다는 점이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법적 리스크 선제 대응을 위해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제안했다. 그러나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 대리인은 “상법 개정안 시행일이 올해 9월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영풍·MBK 측의 반대로 부결됐고, 고려아연은 9월 전까지 임시주총을 다시 열어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않으면 법 위반 또는 당국 제재를 받을 위험에 처했다. ◇ “내 편 안 되면 안 된다"… 이사회 장악용 수 싸움 시장 전문가들은 영풍의 이러한 상반된 행보가 '이사 수 확보'라는 전략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현 경영진이 추천한 인사가 분리선출 감사위원으로 선임되어 영풍·MBK 측의 이사회 장악 시나리오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영풍 측은 고려아연 주총에서 이사 수를 6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하는 등 이사회 진입에 사활을 걸어왔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법무 전문가는 “영풍이 자사에서는 지배구조 선진화의 상징인 상법 개정안을 적극 수용하면서도, 경쟁 상대인 고려아연에서는 이를 저지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라며 “회사의 효율성이나 법적 안정성보다 경영권 탈취라는 사익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 주주제안 줄부결… '지배구조 개선' 진정성 의문 영풍이 이번 적대적 M&A의 명분으로 내세운 '지배구조 개선'의 진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영풍은 자사 주총에서 주주 KZ정밀이 제안한 △ESG위원회의 이사회 내 격상 △현물배당 도입 △분기배당 도입 등 주주가치 제고 안건들을 모두 86% 이상의 높은 반대율로 부결시켰다. 반면 지배주주인 장형진 고문 일가가 압도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영풍 이사회의 안건들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이는 고려아연을 향해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고 공격해온 영풍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영풍은 정작 자사에 들어온 합리적 주주제안은 거부하면서, 고려아연에서는 주주가치를 위하는 척하며 이사회 진입만 노리고 있다"며 “이러한 '내로남불'식 행보는 향후 표 대결에서 소액주주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자책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정무위 파행에 자본시장6법 ‘발목’…통과되면 기업·투자자 득실은? [자본법안 와치]

국회 정무위 파행이 장기화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동할 핵심 법안들에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계류된 자본시장 관련 6대 법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증시 부양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국회사무처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2대 국회 개회 후 2월말까지 14개 정무위 법안 중 전체회의를 통과한 비율은 17.6%에 그쳤다. 전체 상임위 평균은 26.9%다. 정무위가 같은 기간 법안심사2소위를 연 것은 8회에 그쳤다. 정무위는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를 담당한다. 정무위 파행으로 자본시장 관련 법안이 멈춰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자본시장 관계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 20일 국회 소식통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입장정리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지방선거 국면에 빠져 같은 당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법안심사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20일 현재 정무위에 계류된 자본시장법 관련 개정안은 크게 6가지다. 주로 경영권 시장의 룰을 바꾸고, 신사업 동력을 부여하며, 소액주주의 권리를 격상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첫번째,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이다. 인수합병(M&A) 시장의 룰을 바꾸는 법안으로 여야 공감대가 형성된 1순위 법안이다. 윤한홍 위원장 등이 2024년 10월과 11월에 걸쳐 집중 발의했다.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될 때(경영권 인수),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총 지분의 50%+1주' 이상을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동일 가격에 매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의 M&A 셈법이 완전히 달라지만. 지배주주 지분만 웃돈을 주고 사던 관행이 막힌다. 매수 자금 부담이 최소 두 배 이상으로 폭증한다. 막대한 재무적 부담으로 딜이 무산되거나, 국내 M&A 시장 자체가 빙하기를 맞을 수 있다. 반대로 매물로 거론된 기업은 적대적 M&A 방어막으로 활용할 여지가 생긴다. 소액주주에겐 강력한 호재다. 경영권 교체기마다 철저히 소외됐던 일반 주주들도 지배주주와 동일한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 잠재적 피인수 대상인 중소형주나 지주사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다만 규제로 M&A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으면 프리미엄 수취 기회도 사라진다.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쪼개기 상장(물적분할) 시 공모신주 우선 배정'이다. 알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별도 상장하는 행위를 통제하는 법안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2024년 12월 10일)과 민병덕 의원(2024년 12월 11일)이 각각 발의했다. 분할된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집하는 신주의 일정 비율을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우선 배정하도록 강제한다. 여당(15% 이내 자율)과 야당(50~70% 의무 배정) 간 비율 쟁점이 남아 있다. 기관 투자 입장에서 보면, 자금 조달 생태계에 적신호다. 신주 물량의 절반 이상을 모회사 주주에게 떼어주면, 정작 기관 투자자나 일반 청약자에게 돌아갈 몫이 급감한다. 기관의 수요예측 참여 저조는 적정 공모가 산정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라는 분할 상장의 본래 취지가 퇴색된다. 모회사 주주에게는 확실한 안전판이다. 핵심 사업부 이탈로 모회사 주가가 폭락하는 '더블 카운팅' 사태의 피해를 보상받는다. 대어급 자회사 공모주를 선점할 기회다. 반면, 해당 자회사의 신규 상장에 순수하게 참여하려는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배리어(진입 장벽)로 작용한다. 세번째는 '토큰증권(STO) 법제화'다. 부동산, 미술품 등 비정형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증권'으로 발행·유통하는 근거법이다. 2024년 9~10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강준현·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금융투자업계에는 대형 호재이자 신규 먹거리다. 위축된 전통 브로커리지 수익을 대체할 '조각투자' 시장이 열린다. 증권사들은 발행 주관 및 장외 유통 플랫폼 운영으로 파이를 키울 수 있다. 핀테크 업계와의 제휴 등 신사업 확장의 교두보로 볼 수 있다. 개미투자자에게도 기회다. 소액으로도 상업용 빌딩, 음원 저작권 등 대체 자산에 투자할 길이 열린다. 반면, 위험도 높다. 비정형 자산은 본질 가치 평가가 어렵고, 초기 장외 시장 특성상 거래량이 적어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가격 변동성도 매우 큰 편이다. 네번째는 '가상자산 현물 ETF 허용'이다. 미국과 홍콩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흐름을 뒤따르는 법안이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이 2025년 상반기 대표 발의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기초로 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발행과 거래를 국내에서 법적으로 허용한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의 수익 창출 기회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막대한 자금이 몰리는 글로벌 가상자산 펀드 수요를 국내 제도권 계좌로 끌어올 수 있다. 반면 기존 코인 거래소 입장에서는 직접 투자 자금이 증권사 ETF로 이탈할 수 있어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가상자산 투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복잡한 지갑 생성이나 해킹 위험 없이 기존 주식 계좌로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편입이 허용되면 절세 효과까지 누린다. 다만 기초자산 특유의 극심한 시세 변동 리스크는 피할 수 없다. 다섯번째는 '합병 가액 산정 기준 폐지(외부평가 공정가치 도입)'다. 대주주 입맛에 맞춘 불공정 합병을 막는 법안이다. 금융위 발표를 바탕으로 2024년 12월 여당 간사안으로 발의됐다. 과거 주가 추이만을 바탕으로 기계적으로 평균 내던 합병가액 산정 방식을 폐지한다. 대신 외부 평가기관의 공정가치 산정을 의무화한다. 합병 시 이사회의 의견서 공시 의무도 명시했다. 기업 합병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대주주 지배력 강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억누른 뒤 싼값에 합병을 강행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외부 기관 선임과 실사 비용이 증가한다. 이사회의 의견서 공시는 향후 배임 등 주주 대표 소송의 표적이 될 법적 리스크를 키운다. 투자자에겐 주주가치 훼손을 막는 강력한 방패로 작용한다. 특정 시점의 왜곡된 주가를 핑계로 불리한 합병 비율을 강요받는 피해가 차단된다. 회사의 본질 가치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비율로 자산을 보호받을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여섯째, '상장사 주가누르기 방지' 법안이다. 2026년 3월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의 시동이 걸렸다. 상속세 마련이나 증여를 앞두고 대주주가 인위적으로 실적을 감추거나 공시를 늦춰 주가를 억누르는 행위를 차단한다. 거래량과 유동 주식 비율 축소 등을 정밀 모니터링해 제재하는 근거를 마련한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다. 징벌적 상속세 부담을 덜기 위해 은밀히 행해지던 편법적 꼼수 경로가 막힌다. 엄격한 모니터링 규제 탓에, 정당한 경영 판단(투자 지연 등)조차 '주가 억누르기'로 의심받아 금융당국의 감사를 받을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투자자에겐 빼앗겼던 권리를 돌려받을 기회다. 억울한 기회비용 상실을 막기 때문이다. 기업 펀더멘털이 훌륭해도 오너 일가의 세금 사정 탓에 주가가 장기간 횡보하거나 박스권에 갇히는 불합리를 방지한다. 자본시장의 공정성이 높아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주총 보름 전 고려아연 손들어준 ISS “MBK 액면분할은 자기모순”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자문시장 분위기가 현 경영진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9일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제안한 주요 안건 전부에 찬성을 권고했다. 국내 주요 자문사인 한국ESG평가원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사상 최대 실적과 거버넌스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반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안한 안건들은 사실상 전면 배척당했다. MBK는 홈플러스 사태와 사기 의혹 수사로 경영 관리 능력에 타격을 입었다. 영풍은 통합환경허가 미이행 등 환경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제안 안건 곳곳에는 '분쟁 장기화와 현 경영진 견제라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적대적 공개매수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은 이번 주총에서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이 현 경영진의 실적과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인이냐 6인이냐'… 자문사 '개정 상법 반영한 5인 선임이 타당' 이번 주총의 최대 쟁점은 이사회 규모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6명이다. 고려아연 현 이사회는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 5인 선임안을 제출했다. MBK·영풍 측은 빈자리 전체를 채우는 6인 선임안으로 맞불을 놨다. 명분과 법리에서 회사 측이 앞선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의 정관상 이사 수 상한은 19명이다. 현재 19명이 모두 채워져 있다. 이번 주총에서 6명을 그대로 뽑으면 상한이 꽉 찬다. 문제는 개정 상법이다.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오는 9월부터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명 이상 둬야 한다. 고려아연은 현재 감사위원이 1명이다. 이사를 6명 모두 선임하면 향후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을 추가할 자리가 없어진다. 회사 측이 이사 5명만 선임하려는 이유는 이 한 자리를 비워두기 위함이다. MBK·영풍 측 안건이 통과되면 회사는 법 위반 상태에 놓이거나, 추가 비용을 들여 임시주주총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 법조계와 자문사들이 MBK의 제안을 회사 측에 부담을 지우려는 꼼수로 지적하는 이유다. ISS는 회사 측의 5인 선임안을 지지했다. “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MBK·영풍의 6인 선임안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단기적인 전략적 이익을 위한 주장"이라며 “구조적 지배구조 개선을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국ESG평가원도 같은 논리로 회사 측을 지지했다. 회사 측 5인 선임안이 “개정 상법의 입법 정신에 더 충실한 접근"이라고 분석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을 독립된 의제로 별도 진행해야 소액주주가 자격과 전문성을 더 집중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회사 측 이사 후보 5인 지지… “균형 잡힌 이사회 최적 조합" 이사 후보 개인에 대한 평가에서도 자문사들은 현 경영진 추천 인사를 지지했다. ISS는 황덕남(사외이사), 최병일(사외이사), 이선숙(사외이사), 박병욱(기타비상무이사), 월터 필드 맥랠런(사외이사) 등 5명 선임안에 찬성했다. 이민호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분리선출) 후보에 대해서도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이사회 내 균형 잡힌 대표성 확보 측면을 감안할 때, 찬성을 권고한 5명의 후보가 전체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 연속성과 이사회 다양성을 고려한 최적의 조합이라는 평가다. 9176억 배당 재원·거버넌스 안건 전면 찬성 주주환원 및 정관 변경 안건에서도 현 이사회가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ISS는 이익준비금 9176억 원의 이익잉여금 전환, 소수주주 보호 정관 명문화, 전자 주주총회 도입, 분기배당 관련 정관 변경, 이사 충실의무 도입 정관 변경 등 지배구조 선진화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특히 9176억 원 잉여금 전환은 지속가능한 분기 배당을 위한 재원 확보 조치로 봤다. 과거 MBK·영풍이 제안했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주주친화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MBK 액면분할은 자기모순… 신주발행 제한은 독소조항 MBK·영풍이 제안한 액면분할 안건에 대해 ISS는 직격했다. 고려아연은 이미 지난해 임시주총에서 동일한 액면분할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그러나 MBK·영풍 측이 법원에 가처분을 제기해 현재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ISS는 “자신들이 법적 조치로 막아둔 안건을 다시 주총에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소송 중이라 실질적 실행이 불가능하므로 가처분 신청을 철회하는 것이 먼저라는 논리다. MBK·영풍이 제안한 신주 발행 시 이사 충실의무 정관 명문화 안건도 논란이다. 고려아연은 이를 독소조항으로 규정했다. 상법은 재무·기술적 경영상 필요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해당 안건대로 정관을 바꾸면 소수 주주의 반대만으로도 회사의 전략적 투자가 원천 봉쇄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크루서블 프로젝트)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등 전략적 투자자 대상 유상증자를 전제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MBK는 프로젝트에 찬성한다면서도 유상증자 반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지만 MBK 측은 견제를 이어갔다.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미국 제련소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해 12월 12일 151만 8000원에서 지난달 26일 205만 원까지 급등했다. '기밀 유출' 도덕성 타격… 오락가락 주주제안도 도마 위 MBK·영풍 측의 일관성 없는 행보도 논란거리다. 과거 임시주총에서 집행임원제 도입을 제안해 놓고 당일 반대 표를 던져 스스로 부결시킨 전력이 있다. 이번 액면분할 재상정 역시 자신들이 막아둔 안건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안건 제안이 철저히 유불리에 따른 카드로 쓰이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 이유다. 최근엔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달 23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한 MBK·영풍 측 인사들이 회사가 공시하기 전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상법 제382조의4에 규정된 이사 및 감사의 비밀준수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상 최대 실적 냈는데 굳이 사모펀드가?"… 명분 잃은 개입 두 자문사가 공통으로 꼽은 현 경영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압도적인 실적이다. 2024년 경영권 분쟁의 혼란 속 고려아연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44년 연속 연간 영업흑자라는 전례 없는 기록도 세웠다. 2024년 10월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공개매수한 자기주식을 지난해 전량 소각하며 시장과의 약속도 지켰다. ESG 경영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 한국ESG평가원은 “경영실적 및 주주환원, ESG 평가 등에서 고려아연이 영풍 대비 우월하다"고 밝혔다. MBK라는 사모펀드의 경영은 부실한 한계기업의 턴어라운드에는 효과가 크겠지만, 이미 실적과 재무구조가 탄탄한 고려아연 경영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정상적으로 순항 중인 우량 기업에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자가 굳이 개입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자문사가 경영실적 향상과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현 이사회의 노력을 인정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주주·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거버넌스 개선 작업이 경영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포텐셜] 2300조 美 조달시장 뚫는 K-AI… 클라이원트, 글로벌 입찰 판도 바꾼다

한국의 AI 스타트업이 수천 조 원 규모 글로벌 공공조달 시장 재편을 꿈꾸고 있다. 2023년 9월 설립된 클라이원트(CLIWANT)는 방대한 제안요청서(RFP)를 단 몇 초 만에 분석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제공 모델) 툴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 복잡한 해외 조달 업무의 비효율을 해결하고 있다. 특히 챗GPT 개발사인 OpenAI의 공식 협력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독보적인 기술력도 입증했다. 클라이원트는 RFP에 대한 단순 분석을 넘어 한국 기업의 미국 조달 시장 진출을 돕는 '프로액트(Proact)'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무대로 확장 중이다. 현재 Pre-A 단계로 자본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PRODUCT] 아날로그 조달 시장의 DT 견인 클라이원트는 공공입찰 분석 SaaS 툴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클라이원트 2.0'과 미국 컨소시엄 매칭 플랫폼 '프로액트'가 주요 제품이다. 이들은 파편화된 조달 데이터를 정제해 기업에 최적화된 입찰 기회를 실시간 추천한다. 클라이원트가 밝힌 이들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행정 및 업무 효율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수백 페이지의 RFP를 분석하는 시간을 62% 이상 단축시킨다. 둘째, 중소기업의 수출 활로 개척. 현지 공공기관 세일즈 리소스 및 네트워크 부족으로 포기했던 미국 정부 조달 시장에 진출할 실질적인 루트를 제공한다. 셋째, 조달 시장의 투명성 제고.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입찰 진입 장벽을 낮춰 우수 기업의 공공 사업 참여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조달 시장은 초식 공룡 아르겐티노사우루스다. 가장 크지만 가장 느리다. 전 세계 정부는 매년 수만 조 원을 집행하는 가장 큰 조달시장 고객이다. 하지만 조달 과정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다. 한국만 하더라도 매일 약 3000건의 새로운 RFP가 쏟아지지만 기업들은 이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그나마 한국은 중앙집권적 디지털 조달 시스템이 정착된 선진 시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연방정부부터 주정부, 카운티, 시 단위까지 개별적으로 운영돼 훨씬 더 파편화된 구조를 보인다. 해외 조달은 분명한 기회지만 그 공룡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난관이 많다. 첫째, 정보의 파편화다. 나라장터 외에도 수많은 기관에 공고가 흩어져 있어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 둘째, 문서 분석의 한계다. 전문 용어로 가득 찬 수백 장의 문서를 읽고 독소 조항이나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 셋째, 현지 네트워크의 부재다. 로비 활동이 합법인 미국 시장은 공공기관과의 신뢰도 및 과거 수행 이력(Past Performance)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캡처 매니저(Capture Manager)'와 같은 사전 영업 전담 인력이 필수적일 정도다.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게 이러한 네트워크 장벽은 가장 큰 난관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부 기관 특성상, 검증되지 않은 신규 기업을 리스크 요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해외 입찰을 현지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간접 입찰로 시작하게 마련이다. 클라이원트는 LLM 기반 데이터 정형화 기술로 이런 난점을 해결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10년 치 입찰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기업의 역량과 공고 적합성을 1초 만에 매칭한다는 것, 또 잠재 고객사의 담당자 정보까지 추출해 '영업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도 서비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조달 전문 법무법인 소울의 김지민 대표 변호사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영문 제안요청서(RFP)를 단 몇 초 만에 정형화하는 기술력은 압도적"이라며 “특히 변호사조차 방대한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독소 조항 분석을 AI가 선제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은 놀라운 혁신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MARKET] 전통적 강자와의 차별화된 멀티플…조달 정보 시장 규모, 1만3000조 국내 조달 정보 시장에는 전기넷, 케이비드, 비드스코어 등이 활약 중이다. 이들 경쟁업체와 비교해봤을 때 클라이원트의 최대 강점은 'AI 기술력'이다. 단순 키워드 검색을 넘어 문맥을 파악하는 LLM 기반 분석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다. 클라이원트는 챗GPT 개발사 OpenAI로부터 'Most AGI Potential' 팀으로 선정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비교우위는 글로벌 확장성이다. 경쟁사가 국내 데이터에 집중할 때 클라이원트는 미국 SAM.gov를 비롯한 미국 연방 및 여러 주 정부 입찰 사이트와 싱가포르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 역시 단순 정보 제공에서 '컨소시엄 매칭(Proact)'이라는 고부가가치 모델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업력은 약점이다. 1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전통적 강자들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보수적인 조달 업계 특성상 장기적인 신뢰 자산을 쌓는 절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클라이원트가 타겟팅하는 시장은 방대하다. 전체시장(TAM)으로 보면, 글로벌 공공조달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만300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유효시장(SAM)은 미국($2.3T, 약 2300조 원)과 한국(225조 원) 조달 시장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정부 지출 대비 조달 비중이 5위인 매우 안정적인 시장이다. 목표시장(SOM)은 IT 서비스, 교육, MICE 등 디지털 전환(DX) 수요가 높은 부문으로 한정할 수 있다. 회사가 제시하는 미국 조달 시장은 연방정부 900조원과 주정부 산하 1400조원을 합친 23000조 원 규모다. SAM.gov 및 공식 통계에 근거한 수치다. 미국의 경우 Set-Aside(중소기업 의무 할당) 제도가 매우 강력하여, 전체 예산의 23%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Set-Aside 기업의 특징은 우대 입찰 자격은 갖췄지만 자체 서비스나 제품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과의 매칭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클라이원트는 이를 통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TECH] 데이터 문맥을 읽는 'RFP 분석 엔진' 클라이원트 기술의 핵심은 'LLM 기반 RFP 정형화'다. 비정형 텍스트인 제안요청서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비교 분석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또한 독소 조항 분석 시스템을 통해 계약 내용 중 기업에 불리할 수 있는 불공정 조항을 AI가 사전 경고한다. 회사는 현재 'AI 조달 분석' 분야의 선두주자 위치라고 자평한다. 클라이원트는 구글 AI 아카데미에 합류하고, APMP(미국 입찰 협회)의 공식 스폰서 및 한국 지부 설립 등을 통해 기술과 산업 도메인 지식 모두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Fortune 500' 기업인 써모피셔사이언티픽 및 국내 유수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대규모 비정형 텍스트 매칭 솔루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이원트는 비즈니스 보호를 위해 두 건의 핵심 전략 특허를 출연 신청한 상태다. 첫번째로 'LLM 기반의 제안요청서 분석 데이터 정형화 시스템 및 방법(10-2025-0016501)'이다. 이 특허는 수천 개 기관의 서로 다른 공고 양식을 AI가 통일된 데이터 구조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이다. 대량의 공고를 실시간 처리하고 기업별 맞춤 추천을 가능케 하는 서비스의 '엔진' 역할을 한다. 두번째는 '제안요청서의 독소 조항 분석 시스템(10-2025-0016500)'이다. 입찰 참여 결정 시 가장 중요한 리스크 관리를 자동화한다. 기업이 인지하지 못한 불리한 조건을 추출하여 유료 구독 가치(Value Proposition)를 극대화한다. 이들 메인특허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비즈니스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강력한 법적 방어막이 될 전망이다. [FINANCE] 탄탄한 유동성과 실탄 확보…'정보 서비스'에서 '수출 플랫폼'으로 2024년 말 기준 클라이원트의 재무제표를 보면, 전형적인 기술 성장 스타트업의 강점과 약점이 동시에 나타난다. 자산 총계 22.1억 원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자산이 17.5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자산의 약 79%로 마케팅 및 R&D를 위한 유동성이 매우 풍부함을 의미한다. 자본 잉여금인 주식발행초과금이 22억 원 규모로 적립되어 있어 투자 유치를 통한 자본 확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상태로 볼 수 있다. 2024년 기준 당기순손실이 약 4165만 원 발생했다. 이는 초기 R&D 투자가 집중되는 스타트업 단계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의 손실 수준이다. 유동자산 중 매출채권이 2.1억 원으로 전기(220만 원) 대비 약 100배 증가한 점은 사업이 본격적인 매출 발생 구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재무적 차원에서 클라이원트는 SaaS 모델의 핵심 지표인 ARR(연간 반복 매출)의 폭발적인 증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현재 130개 수준인 유료 구독 기업 수를 대폭 확장할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 클라이원트는 단순한 정보 알리미에서 '글로벌 진출 파트너'로 진화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회사는 “한국 기업이 미국 조달 시장에서 실제 수주(ESG 제설제, 에듀테크 등)를 기록하며 성공 방정식이 검증했다"며 “미국 기업들도 고객사로 확보하며 현지에 안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의 핵심 조건은 미국 현지 네트워크 확장이다. 클라이원트도 “미국 LA와 버지니아 지사 운영을 통해 현지 미국 공공입찰 파트너사를 얼마나 더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또한 IT, 의료, 건설 등 각 산업 분야에 특화된 AI 분석 모델의 고도화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 [HR] 도메인 지식과 기술의 '황금비율' 클라이원트 CEO 조준호씨는 글로벌 조달 분야 15년 경력을 쌓은 현장 전문가다. 강력한 도메인 지식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CTO 정구열씨는 Omnious.AI 출신의 백엔드 개발 전문가다. 대규모 조달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견고한 SaaS 아키텍처 설계 능력을 보유했다. CPO 금승도씨는 한화자산운용 출신으로 데이터 분석(포항공대) 전문가다. 조달 데이터를 금융 데이터 수준으로 정교하게 가공하여 예측 분석을 가능케 한다. 이들 맨파워는 종합적으로 기술, 데이터, 현장 전문성이 균형 있게 배치된 '트라이앵글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VALUE] 150억 원 밸류의 타당성 클라이원트의 예상 기업 가치는 약 150억 원(Pre-A Post-money 기준)으로 평가된다. 가치 산정의 근거 (Venture Capital Method)는 첫째, 기술 프리미엄이다. OpenAI 공식 협력 및 LLM 정형화 특허는 일반 조달 정보 업체 대비 3배 이상의 기술 가산점을 부여받는다. 둘째, 시장 확장성이다. 200조 원의 내수 시장을 넘어 2300조 원의 미국 시장 진출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한다. 셋째, 매출 성장성이다. 매출채권의 급격한 증가는 시장 안착을 의미한다. 계산 논리는 시드 투자(2억 원) 대비 약 1년 만에 10배인 20억 원 규모의 Pre-A 투자를 유치하며 Post 150억 원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 클라이원트를 단순 '조달 사이트'가 아닌 '글로벌 조달 AI 인프라'로 평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클라이원트는 거대 시장을 AI라는 신무기로 공략하는 가장 혁신적인 딥테크 기업이다. 재무적 건전성이 확보된 현시점은 이들이 글로벌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데스크 칼럼] 기업은 고객에, 정부는 기업에 ‘신뢰’ 줘야

쿠팡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은 최근 정보보안 사고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건은 정부의 대응 방식과 기업의 보안 책임에 대한 논의의 중심에 있다. 정부는 범정부 차원에서 쿠팡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러 부처가 동시에 개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이 과연 정보보안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말부터 쿠팡 고객 계정 약 3370만개에 무단접속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용의자는 중국 국적의 전직 개발자로, 인증 시스템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퇴사 후에도 인증용 암호키를 통해 고객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부는 중국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지만, 중국의 불인도 원칙으로 인해 신병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의 대응은 범인 검거보다는 쿠팡에 대한 제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는 쿠팡 사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며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유출 정보 성격과 피해 규모를 고려해 영업정지 처분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전담조직을 구성해 쿠팡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유출자의 소재나 출국경로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부족하다. 쿠팡과 정부의 유출 규모에 대한 주장은 상반된다. 쿠팡은 글로벌 보안 업체의 포렌식 결과를 인용해 실제 유출된 정보는 3000개 안팎의 일부 항목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3370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상반된 주장은 사건의 진실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정보유출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쿠팡의 전반적인 경영 성과와 정책 협조 여부를 문제삼는 것은 법치국가 원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 법치국가에서 행정조사와 제재는 구체적인 행위확정과 인과관계를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조사 방식은 기업의 정보보안 체계를 실질적으로 강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조사 범위가 무차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보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보보안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실질적인 보안 투자보다는 단기적 리스크 회피에 집중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응이 과도해질수록 기업들은 문제 해결보다 법적 방어와 리스크 관리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정보 공개와 협력을 위축시키고, 전체 산업의 보안 수준 향상이라는 정책 목표와도 멀어지게 만든다. 결국,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정보보안 문제를 넘어 정부와 기업 간의 신뢰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호흡을 고르고 기업의 정보 유출 사고가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와 기술을 정교하게 다듬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예측 가능한 제도적 환경 속에서 기업과 정부가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외양간을 고치고 국민도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보보안 사고는 정보보안의 문제로 다루어져야 하며, 그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개입은 경계해야 한다. 부당결부와 감정적 제재는 법치주의에 가깝지 않으며, 그 피해는 산업과 시장 전체가 떠안게 된다. 현재 발생하는 정보보안 사고가 기업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보다 합리적 제도 개선이 함께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논의는 앞으로의 정보보안 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기업과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정보보안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비트코인, 1억2900만원 등락…미 연방 셧다운 우려에 약세

비트코인 가격이 1억2800만원대와 1억2900만원대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 오전 8시10분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02% 하락한 1억2900만원에 거래됐다. 전일 1억2800만원대까지 하락한 후 새벽에 소폭 반등했으나, 다시 약세로 전환하며 같은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기준 가격은 8만8051달러다. 주요 알트코인 가격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더리움은 0.07%, 솔라나는 0.33% 각각 상승했으나, 리플은 1.00%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 가능성과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의 통과 지연이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이자 분석가인 미카엘 반 데 포페는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주에는 변동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시장뿐만 아니라 외환, 상품, 채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1.19%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상황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20점으로 '극단적 공포'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자본법안 와치] ‘증시 히딩크’가 된 李 대통령, “I‘m still hungry”...체질 개선 4대 입법과제 정조준

▲크레이시(CRAISEE)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인 50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시선은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대통령은 코스피 5000 달성 직후 진행된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와의 오찬에서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증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진짜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이소영, 박상혁, 김남근 의원은 23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찬 전후에 나온 증시 관계 대통령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오천피' 축하의 말에 앞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느슨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에 시작한 김에 시장 개혁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대통령은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을 객관적 지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저평가돼 있다. 객관적 지표상 명확하다"고 진단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6 정도인데 선진국은 4정도 된다. 아직 몇 배 더 올라가야 한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 증시를 짓누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한반도 평화 리스크 ▲경영 지배구조 리스크 ▲시장 리스크(주가 조작) ▲정치 리스크 등 네 가지를 지목하며 이를 집중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아지 주인이 남이 되는 격"... 중복 상장 및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강력 추진 대통령은 구체적인 법안 과제로 가장 먼저 '제3차 상법 개정'을 언급하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대선 공약인데 아직까지 안 되고 있으니 빨리 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한화그룹과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재계의 협조를 끌어내 제도화를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불리는 중복 상장 문제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과 함께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대통령은 이를 “내가 분명히 송아지 밴 암소를 샀는데 송아지 주인이 남이요. 이거 화나요? 안 나요?"라는 비유를 들어 모기업 주주들의 분노를 대변했다. 이어 “신기술 신사업을 성공시켰는데 별도 회사를 만들어 상장하면 기존 주주는 뭐가 되느냐"며 “송아지가 나오면 그 송아지에 대해서도 주주의 지분 비율이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주 보호 장치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이번 오찬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한동안 추진이 더뎠던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재점화다. 이미 관련 법안을 제안했던 이소영 의원의 건의에 대해 대통령은 “그거 왜 추진 안 되고 있느냐. 그거 진짜 필요한 법이다"라며 정책실장에게 즉각적인 추진을 지시했다. 이 법안은 대주주가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관행을 타파하는 것이 목적이다. 핵심 내용은 “PBR이 0.8 이하인 기업은 비정상적인 기업이므로 상속 시 비상장 주식과 똑같이 자산과 수익의 공정 가치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주주가 주가를 억제할 유인을 원천 차단하고 기업 가치 제고를 유도하겠다는 포석이다. 코스피의 온기가 코스닥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깊은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은 “코스닥에 대해서도 코스피처럼 AI 관련 그랜드 플랜을 세워야 한다"며 부실 기업을 정리하고 시장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코스닥 개선 방안'을 과제로 부여했다. 부실 기업 퇴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액 주주 보호 장치를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는 난제가 함께 주어졌다. 시장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주가 조작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대통령은 “주가 조작하면 집안 망한다는 걸 확실히 보여 줄 것"이라며 “공정하게 한 주를 가진 주주나 백 주를 가진 주주나 똑같이 취급받는 제도를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부동산에서 증시로, '생산적 자본 이동' 가속화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제적인 '머니 무브(Money Move)'를 이끌어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남근 의원은 “과도하게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오는 생산적 흐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금까지 33개의 대형주가 시장을 견인했다면, 향후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눌려 있던 나머지 800여 개 기업들이 상승 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이소영 의원은 “올해부터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이 지배 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를 구체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제도 변화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식 투자를 “국민의 재산을 늘리는 것이자 국가의 부를 늘리는 것"으로 정의하며, 한국 증시가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는 '정상화의 과정'이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의 강력한 입법 의지가 확인됨에 따라, 향후 상법 개정안 처리와 상속세 평가 방식 변경 등 구체적인 자본법안의 통과 여부가 코스피 6000시대를 여는 정책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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