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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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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스마트폰 시장 사로잡은 삼성…中 공략은 숙제

삼성전자가 신흥 스마트폰 시장 인도에서 2개 분기 연속 매출액 1위를 달성하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저가형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폭넓은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애플·중국 샤오미 등 경쟁사의 추격 속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력이 약화된 삼성전자에게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은 한 줄기 빛이 될 거란 평가다. 다만 인도와 함께 세계 스마트폰 양대 시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은 숙제로 꼽힌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2.8%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도 매출액 기준 24%의 점유율로 인도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저가형 제품에 집중하고 있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프리미엄 제품에 특화된 애플과 달리 저가형과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점이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1위 사업자가 된 배경으로 꼽힌다. 한종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델리무역관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부터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제품의 범위가 폭넓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스마트폰이 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민 소득 증가와 고도 기술에 대한 수요 확대로 고가 스마트폰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와 프리미엄 '갤럭시 S' 시리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인도에 선보이며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들어 인도 뭄바이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를 개관하는 등 인도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소비자들은 삼성 BKC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인도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성장성이 큰 국가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지난해 417억달러(약 57조원)이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오는 2028년 591억달러(약 8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25세 이하 인구 비중이 40%를 넘어 앞으로도 스마트폰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샤오미의 공세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예전만 못한 삼성전자는 고성장이 예견된 인도에서의 성공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중국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중국의 경우 인도와 함께 스마트폰 양대 시장으로 불릴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할 여지가 많다"며 “5G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인한 5G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시장 수요를 더욱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중국 내 입지를 다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의 반등을 도모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은 어렵기 때문에 프리미엄 폴더블 폰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선보인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6'·'갤럭시Z 플립6' 등에 힘입은 성과도 눈에 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7.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점유율은 지난 2분기(3%)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최근엔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 스페셜 에디션(SE)의 중국 버전 'W25' 모델을 선보이는 등 중국향 제품을 출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시도가 당장 중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현지 기업들의 폴더블폰 제품 기술력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와 있고,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 영향 등 걸림돌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돈 안되는 TV… 삼성·LG ‘FAST’ 승부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를 새로운 성장 돌파구로 낙점한 모습이다. TV 시장이 위축된 데 더해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까지 심화되며 관련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자 광고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움직임이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TV 사업 등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선 증가했지만 과거 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LG전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사에서 TV 사업을 맡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3분기 전년 동기(1157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4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들어 매분기 지난해와 비교해 실적 하향세를 겪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근본적으로 TV 판매 둔화가 깔려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억9500만대로 집계됐다. 지난 10년 내 최저치다. 전 세계 TV 시장은 코로나19 수혜로 수요가 급증했던 지난 2020년(2억1700만대)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 TV가 글로벌 무대에서 약진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일례로 중국의 대표적인 TV 브랜드 TCL은 올 3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등 하드웨어적 혁신을 더한 제품 판매에 주력하며 TV 사업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하지만 TV 자체가 팔리지 않고 있고, 중국 제조사까지 몸집이 커지며 국내 업체들은 더 이상 제품 판매만으로는 우위를 가져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선이 FAST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FAST란 무료로 TV 프로그램 수준의 콘텐츠를 광고 기반으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말한다. 주로 스마트 TV나 스마트폰 등에서 구동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타이젠OS, 웹OS를 자체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FAST '삼성 TV 플러스'와 'LG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FAST의 서비스 국가와 채널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며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의 경우 현재 약 30개 국가에서 총 3000여개의 채널을 제공 중이다. LG 채널은 29개국에 3800개 이상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FAST 사업을 키워가는 건 제조비용 없이 소비자의 광고 시청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데 있다. FAST는 사용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대신 광고 건너뛰기 없이 시청하는 구조이기에 제조사들 입장에선 광고 수익이 발생한다. 이승엽 국립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FAST 시장 현황과 국내기업 발전 가능성'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FAST는 다양한 채널들을 이용해 방대한 광고 인벤토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LG는 전용 채널 내 독점 콘텐츠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송출하는 '바오패밀리' 채널을 새로 선보인데 이어 국내에서는 'KLPGA 투어', 유럽에서는 '유로2024' 등 스포츠 경기 실시간 생중계 서비스도 시작했다. 또 숏폼·미드폼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한 인기 인플루언서 VOD 콘텐츠도 도입했다. LG전자는 파라마운트, 디즈니플러스 등과 협업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눈에 띄는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스마트폰 등을 통해 FAST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더 큰 화면을 통한 시청 니즈가 증가, 자연스럽게 스마트 TV 구매 유도로 이어질 수 있단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LG는 향후 지속적으로 FAST 강화 전략을 취하며 TV 사업 반등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노경래 삼성전자 VD 사업부 상무는 최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삼성 TV 플러스를 통한 광고 중심 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는(CEO)도 지난 8월 '인베스터 포럼'에서 “TV 사업의 지향점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하고 웹OS 광고, 콘텐츠 사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 내년 하반기 ‘HBM4’ 양산 목표…필요하면 적과의 동침도

삼성전자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의 개발 및 양산 계획을 알리는 한편, 5세대 HBM3E의 개선 제품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수익성을 거둔 가운데 이들 제품을 앞세워 반등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4조~5조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HBM 사업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DS 부문이 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거둔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건 SK하이닉스다. 글로벌 HBM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인 덕분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당초 HBM3E 제품을 올 3분기부터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으나,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퀄(품질) 테스트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 삼성전자는 HBM4로 초점을 옮겨 HBM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HBM4 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체적인 개발 및 양산 계획을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계획대로 개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HBM4는 기존 HBM3E보다 집적도가 크게 높아져 성능도 대폭 개선된다. 거의 같은 크기 칩에 2배 더 많은 단자가 들어가는 만큼 데이터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전력 효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내년에 출시할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는 HBM4 8개가 탑재되며, 루빈 울트라에는 12개가 적용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4를 본격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그간의 HBM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과의 동침'까지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김재준 부사장은 콘퍼런스 콜에서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해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내외부와 관계없이 고객 요구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HBM4부터 베이스 다이에서 자사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처리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 '턴키(일괄)' 서비스 통한 HBM 양산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주요 HBM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가속기 생산에서 경쟁사인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 협력을 공고히 하자 삼성전자도 TSMC와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기존 HBM3E가 아직 퀄 테스트 통과를 하지 못한 가운데 개선된 HBM3E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부사장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주요 고객사들의 차세대 GPU 과제에 맞춰 최적화된 HBM3E 개선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내에 해당 개선 제품의 과제 양산화를 위해 고객사들과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개선 제품은 이르면 내년 2분기 양산 준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해당 발언은 삼성전자가 HBM 공급을 지속 추진 중인 엔비디아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선된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이어 삼성전자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HBM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재준 부사장은 콘퍼런스 콜에서 “전체 HBM 3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며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초중반 수준까지 증가했다. 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엔비디아의 HBM3E 퀄 테스트가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 퀄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종합] ‘반도체·스마트폰’ 동반 부진…삼성전자, 3분기 성적표 기대 밑돌아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황 회복과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비용 증가와 파운드리 부진으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987억원, 영업이익 9조1834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35%, 영업이익은 277.37% 증가했다. 순이익은 10조1009억원으로 72.84% 늘었다. 이번 실적은 매출 기준으로는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 1분기(77조7800억원)를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14.2% 하회했다. 시장에서는 매출액 80조9000억원, 영업이익 10조7000억원을 전망했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DS)은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4조~5조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메모리 사업은 매출 22조27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2% 성장했다. AI와 서버용 수요 증가에 힘입어 HBM과 DDR5, 서버용 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다만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이 1조2000억원 이상 발생했고, 달러 약세에 따른 환율 영향도 실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파운드리는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 일회성 비용까지 더해져 적자폭이 확대됐다. 다만 5나노 이하 첨단 노드 중심으로 수주 목표를 달성했고, 2나노 GAA 프로세스의 제품 설계가 진행 중이다. 시스템LSI는 매출 극대화와 재고 최소화 노력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은 하락했다. 시스템온칩(SoC)은 플래그십 제품의 신규 고객사 확보로 판매량이 늘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000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하반기 전략 제품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6 시리즈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와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 확대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이익률을 확보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 사업은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VD는 네오 QLED, OLED, 대형 TV 등 전략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서비스 사업 매출을 확대해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신제품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하만은 매출 3조53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했으며,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3분기 시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3000억원 증가한 1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반도체에 10조7000억원, 디스플레이에 1조원이 투입됐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전년 대비 약 3조6000억원 증가한 56조7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파운드리는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 축소가 전망된다. 연구개발 투자도 강화했다. 3분기 연구개발비는 분기 최대인 8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DS부문의 경우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및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D램은 HBM 판매를 지속 확대하고 서버용 DDR5는 1b나노 전환 가속화를 통해 32Gb DDR5 기반 고용량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낸드는 8세대 V낸드 기반 PCIe 5.0 판매를 확대하고 고용량 QLC 양산 판매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다양한 응용처를 확대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2나노 GAA 양산성 확보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 SoC는 '엑시노스 2400'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DX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AI 전략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225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이었던 2022년 302조원 달성을 위한 순항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부문도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넥슨 강대현 “IP는 유저 경험의 총채… 기존·신작 ‘투트랙’으로 지속성장”

넥슨이 '무한 전진' 채비를 갖췄다. 기존 지식재산권(IP)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IP를 선보이는 '투트랙 전략'에 집중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넥슨은 30일 넥슨 사옥에서 미디어데이 '넥스트 온'을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우선 기존 IP 확장을 통한 성장 의지를 내비쳤다. 서비스 측면에선 IP 영향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로 묶고 생태계를 구축해 경험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IP는 게임의 세계관이나 캐릭터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경험의 총체라고 파악했다"며 “오랜 시간 유저와 쌓은 게임 고유의 경험을 더 강화하는 것이 유저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고 이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IP를 확장하는 것이 IP 프랜차이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메이플스토리'가 꼽힌다. 강대현 공동대표는 “메이플스토리는 다양한 IP 확장을 통해 플레이의 경험뿐 아니라 음악·웹툰·굿즈 등 전방위적 영역에서 유저 접점을 강화할 것"이라며 “'메이플라이프'에 대한 끊임없는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넥슨은 대표 IP로 꼽히는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와 '마비노기' 세계관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던파 IP의 경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 '프로젝트 오버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 두 작품의 경우 내달 열릴 '지스타 2024'에서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카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인 이 게임은 글로벌 이용자들로부터 2D 카툰 그래픽풍의 비주얼, 호쾌한 액션 등이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비노기 IP도 확장된다. 우선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상태다. 게임의 영속적 서비스를 목표로 언리얼 엔진5로 전환하는 '마비노기 이터니티'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넥슨의 첫 개발작이자 한국 게임 업계에서 상징성을 가진 '바람의나라' IP의 확장 전략도 공개됐다. '프로젝트G'로 공개됐던 '바람의나라2'는 원작을 계승한 정식 후속작으로 PC와 모바일 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다. 넥슨 측은 “원작의 오리엔탈 판타지 정서와 '바람의나라2'만의 게임성으로 신선한 몰입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IP 확장에 이어 신규 IP에 대한 도전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론 아포칼립스 테마의 서바이벌 슈터 '아크 레이더스'가 꼽힌다. 이 게임은 지스타 2024 영상 출품작으로도 알려져 있다. 좀비 아포칼립스 설정의 잠입 생존게임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이하 낙원)'도 기대를 모은다. 작년 12월 진행된 프리 알파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게임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낙원은 폐허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해 게임 속 현실감을 더했다. 이처럼 넥슨이 기존 IP의 확장에 신규 IP까지 더하는 전략을 취하는 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지속하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앞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넥슨은 3분기에도 호실적이 점쳐진다. 업계 및 증권가 등에 따르면 넥슨은 올 3분기 매출 1조3279억원, 영업이익 50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9%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건 핵심 IP 던파다. 아울러 북미·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지역에서 흥행세가 이어지는 메이플스토리 또한 힘을 보탰다. 다만 두 IP 모두 서비스한지 오래됐다. 인기 하락 등의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필요한 셈. 넥슨이 신규 IP에 대한 도전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대현 공동대표는 “실적 성장을 위해선 도전이 필요하다"며 “기존 IP에서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신작을 통한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넥슨은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지스타 2024에 선보일 출품작 5종을 공개했다. 시연작 4종과 영상 출품작 1종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시연작 4종은 MOBA 배틀로얄 '슈퍼바이브', 3D 액션 RPG '프로젝트 오버킬' '카잔', 캐주얼 RPG '환세취호전 온라인'으로 구성됐고, 영상 출품작 1종은 '아크 레이더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티빙-웨이브 합병 ‘9부 능선’ 넘어…토종 OTT 반등 기회 잡았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었다. 양측 주주 대부분이 합병에 동의하며 대형 K-OTT 탄생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몸을 합친 토종 OTT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공룡 넷플릭스에 내준 시장 주도권을 되찾을 거란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티빙·웨이브 합병에 대한 양측 주주 대부분이 합의안을 도출했다. 웨이브의 경우 최대 주주인 SK스퀘어를 포함해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KBS·MBC·SBS)까지 주주 전원이 합병안에 동의했다. 티빙 주요 주주인 CJ ENM, SLL중앙, 젠파트너스앤컴퍼니 등도 합병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 측 주주 KT만 아직 합병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동의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KT를 제외한 양측 주주 모두가 합병안에 도장을 찍은 상태"라며 “토종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이 모여진 만큼 KT도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KT의 합병안 찬성은)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KT가 합병안에 찬성한다면 양측 주주들은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거치면 내년 상반기 내로 통합 플랫폼의 탄생이 현실화 된다. 양사 합병은 넷플릭스와 비교해 존재감이 미미한 토종 OTT의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167만명으로 티빙(787만명), 웨이브(427만명)를 압도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등에 업은 넷플릭스는 대작 콘텐츠를 앞세워 시장을 잠식했다. 최근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지옥 시즌2' 등 예능·드라마 콘텐츠가 연타석 흥행 홈런을 쏘아 올리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업도 앞두고 있어 향후 가입자 확보가 더욱 용이할 것으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용자들은 다음 달부터 넷플릭스 이용권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으로 사용 가능하다. 월 5500원인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를 네이버 멤버십 구독료(월 4900원)로 무료 사용한다는 점이 골자다. 업계는 티빙·웨이브 합병 시 토종 OTT가 넷플릭스에 대항할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입자 증가 추이로 볼 때 (티빙·웨이브 등이) 개별적으로 넷플릭스에 맞서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며 “합병 시 스포츠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는 티빙과 공중파 콘텐츠라는 무기를 지닌 웨이브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은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진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며 “아울러 글로벌 진출, 콘텐츠 제작 등에 있어서도 유리해 통합 플랫폼은 넷플릭스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티빙-웨이브 합병에 지상파 방송 3사 합의…KT는 “검토 중”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안에 웨이브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가 모두 동의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지상파 3사 KBS·MBC·SBS가 최근 티빙과 합병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 지분은 SK스퀘어가 약 40.5%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지상파 3사(KBS·MBC·SBS)가 19.8%씩 보유하고 있다. 다만 티빙 측 주요 주주인 KT는 아직 합병안을 검토하고 있다. 티빙 대주주는 CJ ENM이 49%를 보유하고 있고 KT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는 13.5%를 갖고 있다. KT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며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가 합병안에 찬성한다면 양측 주주들은 곧바로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거치면 내년 상반기 내로 합병 법인이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애플에 치이고 中에 쫓기고…삼성 스마트폰 ‘위태로운 1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향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대 라이벌 미국의 애플과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각각 '프리미엄'과 '저가형' 이미지를 구축해 삼성전자를 맹추격하면서다. 최근 들어 하드웨어적 혁신도 보여주지 못하며, 삼성 스마트폰 위기론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18%를 차지했다.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2%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과 샤오미는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전자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에 3%p 뒤처지던 애플은 올 3분기 소수점 이하 격차로 뒤진 18%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점유율 격차도 작년 3분기 6%p에서 올 3분기엔 4%p까지 좁혀진 상태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라인업 '아이폰15' 시리즈가 아직도 견조한 수요를 보이며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루나르 비요호브데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역대 최고의 3분기 판매량을 달성했다"며 “아이폰15 시리즈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3분기 실적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북미·유럽 등 지역에서의 프리미엄 기기에 대한 선호도 상승이 애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의 수요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서 애플의 향후 전망도 밝은 상태다. 샤오미는 저가형 시장을 사로잡은 것이 통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미는 올해 들어 매 분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저가형 제품을 앞세운 시장 공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저가형 = 샤오미'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킨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신흥 시장으로 평가 받는 인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점도 샤오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샤오미는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7%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6%로 3위에 그쳤다. 1위는 19%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 제조사 비보다. 인도 시장은 중국을 뛰어넘는 신규 스마트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80%를 넘는 데 비해 인도의 보급률은 5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교체 수요 보다 신규 수요가 많아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약진으로 인도 내 삼성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저가형 폰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공세 때문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선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높인 애플과 저가형 전략을 내세운 중국 업체와 달리 삼성 스마트폰은 포지셔닝이 불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프리미엄과 저가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폰은 경쟁사와 비교해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우위도 점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샤오미가 선보인 폴더블 폰 '믹스 폴드4'의 경우 두께가 9.47㎜로,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Z 폴드 스페셜 에디션(10.6㎜)'보다 1㎜ 이상 얇다. 폴더블 폰 상품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얼마나 더 얇은지'가 꼽히는 가운데 삼성 폴더블 폰이 중국 업체의 폴더블 폰과 비교해 하드웨어적인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것.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 전략으로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 스마트폰 내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갤럭시 AI의 지원 언어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자연스레 판매량 증대로 이어질 거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선 경쟁사들도 자체 구축한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AI만으로 반등을 이뤄낼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애플의 첫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공식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샤오미도 단말기에 AI를 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HBM 최강’ 날개 단 SK하이닉스, 반도체 겨울론 정면돌파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에 힘입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겨울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공급도 차질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적 전망도 밝은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성적표다. 이번 최대 실적으로 SK하이닉스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반도체 겨울 우려를 잠재웠다. 최근 소비자용 PC·모바일 수요 약화로 메모리 산업이 불황 초입에 들어섰다는 반도체 겨울론이 투자업계에 퍼지고 있는데,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으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한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기업용 SSD(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호실적에는 글로벌 HBM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4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3분기 30%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시대 개화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AI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고용량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된 AI 메모리 HBM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요가 늘수록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이후 1세대(HBM)부터 5세대(HBM3E)에 이르는 동안 선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는 유일한 업체로 글로벌 빅테크에 독점적인 공급 업체 입지도 구축했다. 고부가 제품인 eSSD도 3분기 낸드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60테라바이트(TB) 제품을 업계에서 유일하게 공급 중이며 122TB 제품도 내년 상반기 공급을 목표로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는 4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도 밝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최대 용량인 36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 콜에서 “4분기에는 예정대로 HBM3E 12단 제품의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BM3E 12단은 엔비디아 B300 등 제품에 탑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을 견인할 거란 분석이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AI 중심의 고부가 수요가 증가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견인하는 업사이클임이 매 분기 확인되고 있다"며 “HBM3E 12단 제품은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며 경쟁력이 재차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내년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 HBM 수요는 AI 칩 수요 증가와 고객의 AI 투자 확대 의지가 확인되고 있어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당사 평균 HBM 가격은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HBM 사업 강화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은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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