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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강현창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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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트럼프 ‘관세 폭탄’ 카운트다운… 韓 조선업 빼고 모두 ‘비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한국 경제에 '관세 폭탄'이라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전방위적 관세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등 일부 업종은 수혜가 예상되지만 자동차, 배터리 등 주력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정부와 기업은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단순한 선거 공약을 넘어 트럼프의 확고한 신념에 기반을 둔 정책으로, 현실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은 포괄적이고 강력한 방식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과 같은 주요 교역국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산업 중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24년 상반기 기준 각각 17만8100대(국내 생산량의 19.5%), 17만7500대(국내 생산량의 21.7%)를 미국에 수출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만약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될 경우, 우리에겐 약 21조7000억원의 직간접 생산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한국 GDP의 0.3%에 해당하는 규모다. 배터리 산업도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주요 배터리 기업은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은 이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특히, 그래파이트와 코발트 등 핵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반면, 조선 산업은 트럼프 2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미국의 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언급한 바 있다. 이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함정 정비(MRO) 사업을 수주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중이다. 정부는 올해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360조원으로 확대하고 환율변동 대비 보험지원을 1조4000억원 규모로 늘렸다. 무역박람회, 사절단 등 정부사업 지원도 2조9000억원으로 잡았다. 또 지출에 대한 면세 혜택을 확대하고, 자동차 구매 세금을 30% 인하하며, 직원 임금을 인상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마련할 방침을 세우는 등 트럼프 2기 정책에 대한 충격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신행정부 출범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 기업, 경제단체 간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정부는 미국과의 조선산업 협력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산업별 맞춤형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들은 FTA 활용과 미국 외국무역지대(FTZ) 활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Section 301 관세 면제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TV 생산 비중을 20%까지 늘렸고, LG전자는 가전 생산 비중을 30%까지 확대했다. 특히 시장 다변화 전략도 중요하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브라질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기아는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생산 거점을 확대하며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한편 트럼프 2기 출범이 우리에게 수혜보다는 피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인이 많았다. 최근 한국기업총연합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트럼프 2기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경제계는 정부와 기업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민관이 협업해야 대내 불확실성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며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우리 기업들의 대미 활동에 있어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민간의 가용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정부와 공동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전자,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서 ‘광고’로 승부수

세계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LG전자가 새로운 광고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통합 플랫폼 'LG 비즈니스 클라우드'에 새로운 광고 솔루션 'LG DOOH Ads'를 추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니아에 따르면 현재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삼성전자가 30% 이상의 점유율로 15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더 월(The Wall)' 등 마이크로 LED 기반 초고가 제품으로 럭셔리 리테일과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 키오스크', 'XHB 시리즈'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리테일, QSR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BOE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대규모 투자로 19%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 지원 아래 10.5세대 LCD 라인을 통한 대형 패널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10% 초반대 점유율로 3위를 기록 중인 LG전자는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투명 OLED, 롤러블 OLED 등 혁신 제품을 앞세워 호텔과 리테일 등 고급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webOS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관리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LG DOOH Ads는 광고 매칭부터 효과 분석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사이니지 운영 사업자가 가격과 광고 영역, 지역 등 조건만 설정하면 AI가 최적의 광고를 매칭해준다. AI 카메라로 시청자의 성별, 나이, 행동 데이터도 분석해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클라우드 솔루션을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멕시코 리조트 체인 '그랜드 벨라스'에는 투숙객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하는 'LG 프로센트릭 클라우드'를, 스페인 통신사와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에는 원격 관리 솔루션 'LG 커넥티드케어'를 공급했다. 업계에서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마이크로 LED, 미니 LED 등 신기술 도입과 AI 기반 스마트 사이니지 확산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과 재활용 소재 사용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백기문 LG전자 ID사업부장(전무)은 “원격 관리, 맞춤형 콘텐츠 배포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토털 솔루션으로 글로벌 B2B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HBM4+1c D램’ 승부수 통할까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4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를 꾀한다. 현재 HBM 시장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HBM4를 통해 그간의 열세를 뒤집고 다시 한번 메모리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가 꺼내든 반전 카드의 핵심은 바로 '10나노급 6세대(1c) D램'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4에 5세대(1b) D램을 적용할 예정인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한 세대 앞선 1c D램을 HBM4에 탑재하는, 이른바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19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삼성전자는 1c D램의 '굿다이'(Good Die, 정상 작동하는 반도체 칩)를 확보했다고 발표하며 기술 개발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1c D램 개발 현황은 여러모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웨이퍼(Wafer, 반도체 원판) 투입량 대비 수율(Yield,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수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율이 낮다는 것은 곧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HBM과 같이 고가의 제품에서 낮은 수율은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웨이퍼 한 장에서 정상 칩이 적게 나올수록, 불량 칩 때문에 버려지는 원재료, 공정 비용, 시간 등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HBM 완제품의 원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D램은 컴퓨팅용 제품을 먼저 개발한 뒤 모바일, HBM 등으로 적용을 확대하는 순서를 밟아야 안정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HBM에 1c D램을 우선 적용할 가능성이 커 이 또한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삼성전자가 HBM3E 양산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1c D램 수율도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HBM4 양산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최근 HBM4 로직다이를 어디에서 생산할 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업계의 추측이 무성하다. 로직다이는 HBM의 맨 밑에 위치하여 D램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간의 데이터 전송을 돕고 신호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HBM4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일각에서는 자체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근 업계 일각에서는 TSMC와의 협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TSMC와 협력한다면, 자체 4나노 공정이 아닌 TSMC의 공정에서 HBM4 로직다이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자체 4나노 공정에서 HBM4 로직다이를 생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는 곧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과 수율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진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자사의 모바일 AP인 '엑시노스'의 생산마저도 TSMC에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러한 정황들은 삼성전자 내부에서조차 자사 파운드리 경쟁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HBM4에서 안정성에 중점을 둔 SK하이닉스의 행보와 대조된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로직다이를 TSMC의 3나노 공정을 이용해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HBM4에서 안정적인 기술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에 HBM4의 조기 공급을 요청한 바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HBM4에 대한 수요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선택이 HBM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삼성전자의 HBM4 전략이 성공하려면 1c D램의 안정적인 양산, 즉 '수율 확보'와 더불어, 파운드리 공정의 신뢰성 회복까지 이뤄야하는 '이중고'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 전략이 성공한다면 HBM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지만, 1c D램과 파운드리 신뢰성 문제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면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등기임원 성과급 주식으로 ‘올인’

삼성전자가 기존 현금으로 지급하던 임원 성과급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기업 수준의 보상체계 도입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실질 보상 축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원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임원들은 직급별로 성과급의 50~100%를 의무적으로 주식으로 받아야 한다. 상무는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을 주식으로 받으며 등기임원은 100%를 주식으로 받는다. 등기임원의 성과급을 100% 의무적으로 주식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 곳은 국내에서 대기업 중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주목할 부분은 주식 지급과 매도 제한 조건이다. 실제 주식은 1년 후인 2026년 1월에 지급되며, 부사장 이하는 지급일로부터 1년간, 사장단은 2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2026년 1월 기준 주가가 하락하면 하락률만큼 지급 주식 수량도 줄어든다. 이런 조건은 임원들에게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도전과제도 될 전망이다.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하락하면 성과급이 줄어들고, 매도 제한으로 자금 운용의 자유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시행 중인 제도로,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선진적 보상체계라는 평가도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이 제도를 일반 직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회사는 직원들의 경우 주식 선택을 전적으로 자율에 맡기고, 주가 하락에 따른 물량 감소도 없애는 등 직원 친화적인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에 힘입어 DS(반도체)부문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목표달성 인센티브(TAI 200%)를 지급했으며, 연말 성과급(OPI)도 12~16%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회사가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화하면서도, 주식 보상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먼저 현금 위주의 보상체계는 우수 인재 유출의 원인이 되지만 주식 보상 도입은 장기 근속을 유도하고 회사의 성장과 직원의 보상을 연계하는 긍정적 변화라는 평가가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실적과 주가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현금 대신 주식을 받는 것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한국 엔지니어들에게 파격적인 현금 보상을 제시하며 스카우트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주식 보상 확대가 인재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반도체 산업은 2031년까지 5만4000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도 다양한 보상 체계를 도입하며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런던 밤하늘 수놓은 삼성 AI 기술…갤럭시 언팩 2025 예고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AI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런던 도심의 밤하늘을 특별한 디지털 캔버스로 바꿔놨다. 삼성전자는 1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쇼디치 지역 상공에서 대형 홀로그램 쇼케이스를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오는 '갤럭시 언팩 2025'를 앞두고 진행된 것으로, 100피트 상공에서 펼쳐진 화려한 홀로그램 쇼는 시민들에게 한층 발전된 모바일 AI 기술을 미리 경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에 공개된 홀로그램 옥외광고는 모바일 기기와 사용자 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강조했다. 특히 사용자의 추억을 쉽게 찾아주는 콘셉트를 담아냈다. 이는 새로운 갤럭시 S 시리즈와 갤럭시 AI가 제공할 직관적 모바일 경험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오프라인 행사와 더불어 온라인에서도 홍보를 이어간다. 갤럭시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번 홀로그램 옥외광고를 증강현실로 구현한 게시물을 공개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이 쌓은 219조원 ‘낭비’인가 ‘투자’인가… 임의적립금 ‘뜨거운 감자’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함께 상장사 재무제표상 '임의적립금' 계정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이익의 상당 부분을 '곳간'에 쌓아두고 주주환원에는 인색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임의적립금에 대한 회계적인 이해 없이 단순히 그 규모만을 문제 삼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는 반론도 나온다. 임의적립금의 적립 형태부터 오해가 많다는 주장이다. 규모가 아니라 그 적립 목적의 타당성과 사용 계획의 투명성, 그리고 주주환원과의 균형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바탕으로 임의적립금의 본질을 들여다 봤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은 365조3595억원이다. 살펴봐야 할 임의적립금은 연결기준으로는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별도재무제표 주석에 따르면 임의적립금은 약 219조원 규모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에 현금 219조원이 있지는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약 43조131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단기금융상품(약 60조6166억원)과 합쳐 약 103조원의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임의적립금이 일각의 주장처럼 단순히 '기업 금고에 쌓아둔 현금'이 아니라는 얘기다. 기업은 이익잉여금을 현금, 예금, 유가증권, 부동산, 설비 등 다양한 자산 형태로 보유한다. 임의적립금은 이러한 자산의 일부로 존재하고 있는 서류 상 숫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주요 상장사들이 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지 않고 '임의적립금'이란 명목으로 곳간에 쌓아두고 있다"는 주장은 회계 원리와 기업의 재무적 의사결정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해다. 일각에서 제기된 “과도한 임의적립금의 설정이 재무제표를 왜곡시키고 배당 정책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주장 역시 회계적 관점에서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의적립금은 기업의 이익잉여금 사용 계획을 보여주는 계정일 뿐, 배당가능이익 계산 시 제외되지 않는다. 임의적립금 설정 여부가 배당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상법 제462조는 배당가능이익을 '대차대조표(재무상태표)의 순자산액(자산-부채)으로부터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등을 뺀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배당가능이익은 기업의 순자산에서 법적으로 적립이 강제된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의미하며, 임의적립금은 여기에 포함된다. 따라서 임의적립금이 많다고 해서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임의적립금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그 목적을 변경하거나 환입하여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오히려 이런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하는 것이 기업의 재무적 유연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또 “연구개발(R&D)비가 임의적립금의 과다 계상의 원인"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오해라는 설명이다. 연구개발비의 지출은 당기순이익의 감소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런 당기순이익의 감소는 이익잉여금에 영향을 준다. 임의적립금은 이익잉여금 내에서 이사회 결의나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 결과적으로 이익잉여금이 적다면 그 안에서 결정돼야 할 임의적립금도 줄어들 수는 있다. 하지만 '과다' 계상되기는 어렵다. 또 일각에서는 “투자나 주주환원 등으로 총자본을 줄여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된다"며 임의적립금을 투자와 주주환원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단편적인 시각이라는 의견이 많다. ROE는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따라서 자본을 줄이면 ROE가 오르기는 한다. 하지만 자본을 줄일 게 아니라 이익을 늘리는 것이 ROE 개선의 정석이다. ROE라는 투자지표 수치 하나를 개선하겠다고 자본을 줄이는 방법을 택할 회사는 없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임의적립금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R&D 투자, 시설투자, M&A 등을 추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삼성전자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은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도 결국 임의적립금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는 용인에 건설될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에 3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을 수립 중이다. 당연히 이 투자에도 임의적립금이 필요하다. 이에 임의적립금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재계의 하소연이다. 이를 단순히 '곳간에 쌓아둔 현금'으로만 보는 것은 기업의 본질과 재무적 의사결정 과정을 간과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임의적립금의 규모 자체가 아니라 그 적립 목적의 타당성과 사용 계획의 투명성, 그리고 주주환원과의 균형"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은 주주들의 신뢰를 얻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디스플레이, 흑자 전환 가시화…적자 폭 축소

LG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 집중과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5일 공시를 통해 2024년 연결기준 매출액 26조6153억원, 영업손실 56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4.8% 늘었고, 영업손실은 77.7% 줄어든 수치다. 특히, 2024년 4분기에는 매출 7조8328억원, 영업이익 831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 원가절감, 운영 효율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1월 22일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2024년 4분기와 연간 결산 실적 및 세부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기반한다. 경쟁이 치열했던 LCD 사업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인 OLED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년간 LCD 시장의 공급 과잉과 판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글로벌 LCD 시장은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저가 공세를 펼치며 경쟁이 심화해왔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가치인 OLED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착수했다. 그 결과, LG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은 빠르게 증가했다. 2024년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58%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에 OLED 패널을 최초로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아이폰16 시리즈에 전년 대비 많은 양의 OLED 패널을 공급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OLED는 LCD 대비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LG디스플레이가 모바일용 OLED를 생산하는 E6 라인의 감가상각이 지난해 4분기 종료돼 비용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대형 OLED 생산라인도 2025년 일부 감가상각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가상각이 종료되면 해당 자산에 대한 비용 부담이 사라지기 때문에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아이폰17 시리즈 전 모델에 저온다결정실리콘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TPO TFT는 기존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TFT 대비 전력 효율이 뛰어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로 적용되는 기술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소자를 2개 층으로 쌓아 올려 휘도와 수명을 연장하는 탠덤(Tandem) OLED 기술과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는 P-OLED를 구현하는 회사다. 이럴 경우 곡면 디자인 구현이 용이해 차량 내부의 다양한 위치에 적용될 수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은 기대치보다 낮지만 LG디스플레이의 2025년 연간 흑자 전환을 전망한다"며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 등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 TV, Xbox 품다…게이밍 TV ‘지각변동’

게이밍 TV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LG전자가 엑스박스(Xbox)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스마트 TV 플랫폼 webOS의 게임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엑스박스를 서비스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22년 삼성전자와 독점 계약을 통해 TV 플랫폼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해당 계약이 올해로 만료돼 이제 LG전자의 TV에서도 엑스박스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15일 LG전자는 webOS에 '엑스박스 게임 패스' 서비스를 추가해 LG 스마트 TV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Xbox Cloud Gaming)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국내를 포함한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원 국가의 최신 LG 스마트 TV에 곧 탑재된다. LG 스마트 TV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별도의 콘솔 기기 없이도 엑스박스 게임들을 TV 화면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콘솔 기기를 따로 구매해야 했던 기존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콘솔 게임에 입문하고 싶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는 게임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하고, 화면만 사용자의 기기로 전송하는 스트리밍 방식을 사용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고가의 콘솔이나 PC 없이도, 인터넷 연결만 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22년 삼성전자와 해당 서비스 제공에 대한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삼성 스마트 TV 사용자들은 TV 플랫폼에서 엑스박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혜택을 누려왔다. 하지만 이 계약은 올해로 종료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삼성과의 독점 계약이 종료된 후, 새로운 파트너로 LG전자를 선택한 것이다. LG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스마트 TV 플랫폼인 webOS의 게임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단순히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webOS 플랫폼 자체를 게이밍에 최적화된 환경으로 만들어나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단순히 게임 콘텐츠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이머를 위한 최적의 TV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1분기에 게임 전용 허브인 '게이밍 포털'을 선보일 예정이다. 게이밍 포털은 사용자가 최근에 플레이한 게임, 인기 게임 톱10, 그리고 전문가가 추천하는 게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서비스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쉽게 찾고, 빠르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게임 대시보드를 통해 각종 게이밍 기능을 손쉽게 설정할 수 있다. 1인칭 슈팅 게임(FPS), 실시간 전략 게임(RTS), 롤플레잉 게임(RPG) 등 사용자가 현재 즐기고 있는 게임 장르에 따라 초당 프레임 수, 그래픽 기술, 게임 맵 모드, 저지연 모드 등이 자동으로 최적화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게임에 최적화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2025년형 LG 올레드 TV 전 모델에 엔비디아의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과 AMD의 '프리싱크 프리미엄(FreeSync Premium)' 등 최신 그래픽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들은 게임 화면의 찢어짐이나 끊김 현상을 최소화해, 부드럽고 매끄러운 게임 화면을 제공한다. 또 게임 용품 전문 업체 미디어텍, 레이저, 텔링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초저지연 블루투스 기반의 게임 컨트롤러 연결 기능도 구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무선 환경에서도 딜레이 없는 게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한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스마트 TV에 본격적으로 탑재되면서, 게임 시장의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솔 기기 구매에 부담을 느꼈던 사용자들도 스마트 TV를 통해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게임 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은 TV 제조사 간의 경쟁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바이든의 마지막 ‘반도체 선물’…트럼프가 뺏어갈까

미국이 중국 등의 AI(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막기 위해 전격 발표한 새로운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가 한국 기업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전망이다. AI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제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미국 내의 반발도 상당하다. 이에 차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새로운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첨단 AI 반도체와 AI 모델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전 세계 국가를 3개 그룹으로 나눠 차등적인 수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18개 동맹국은 규제 면제 혜택을 받게 됐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등 22개 무기금수국에 대해서는 AI 반도체 수출이 사실상 금지된다. 나머지 120여개국은 일정 한도 내에서만 수입이 허용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 기업들이 받게 될 혜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지위를 부여받아 전 세계 어디서든 추가 허가 없이 데이터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들 기업은 AI 반도체의 75% 이상을 미국이나 동맹국에서 유지해야 하며, 특정 국가에 전체 AI 반도체의 7% 이상을 설치하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다. 이번 규제는 AI 모델 가중치에 대한 통제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1경번 이상의 계산 동작을 통해 훈련되는 AI 모델을 수출통제 대상 기술로 추가했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18개국으로의 기술 수출은 면제되며, 일반에 공개된 모델과 최첨단 공개 모델보다 성능이 낮은 비공개 모델은 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AI 반도체 개발이 제한되면서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미국 반도체 업계가 이번 규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대통령 교체를 앞둔 시점에서 산업계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이런 중대한 정책 변화를 서두르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미국의 경제와 글로벌 경쟁력에 지속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1. 특히 엔비디아는 성명을 통해 “이번 규제는 전례 없고 잘못된 방향"이라며 “혁신과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규제를 수정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트럼프 1기가 보여주었듯이 미국은 혁신과 경쟁, 그리고 기술을 세계와 공유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 이번 규제가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트럼프는 바이든의 AI 규제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가 안보 차원에서 양당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규제의 기본 틀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AI 분야에서 규제보다 산업 지원을 우선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은 더욱 강력히 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거나 투자 요구 조건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규제는 120일간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친 뒤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산업계 및 다른 국가들과 협의를 통해 규제 내용을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은 이번 조치 발표와 함께 “전략적 경쟁자들의 우회 수출과 원격 접근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며 “동맹국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를 활용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CES 혁신상’ 한국이 절반 싹쓸이… 정부·지자체가 ‘숨은 공신’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의 혁신상이 한국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오히려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최근 폐막한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전체 345개 기업 중 156개가 한국 기업으로 45.2%에 달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각각 57%, 5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한국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코트라(KOTRA)를 통해 CES 혁신상 신청을 지원 중이다. 기업과의 1대 1 멘토링과 혁신상 신청 비용의 실비 환급(500달러), CES를 주최하는 CTA 관계자의 수상 노하우 세미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의 지원은 더 파격적이다. 부산시는 참가기업당 최대 2000만원을, 수원시는 부스·장치비의 85%와 항공·운송·통역 비용으로 업체당 270만원을 지원한다. 제주도는 기업당 최대 300만원의 항공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는 정부 차원의 지원 제도를 명시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비용 지원이 아니라 제품 시연과 네트워킹 이벤트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알려졌다.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지원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과거 3D TV 기술이 CES 혁신상의 단골 아이템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사양된 분야"라며 “CES 혁신상은 이제는 너무 많은 기업이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면서 의미가 퇴색된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CES 혁신상이 실제 판매 중인 제품이나 기술을 대상으로 하는 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CTA는 CES 홈페이지에 혁신상 수상 제품에 대한 실제 테스트나 검증을 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실제 혁신상을 받은 기술이나 제품이 현실 세계에 구현되는지 여부는 수상의 고려 요인이 아니다. 심사 기준도 공학적 기능성, 심미성, 디자인 등 다소 주관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어 혁신상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심지어 기업들은 이런 점을 공략하기 위해 제출할 서류나 영상자료 제작을 돕는 컨설팅 업체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정부 지원과 컨설팅 등을 받아 혁신상을 수상한 한국 기업들을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상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CES 참가 기업 관계자는 “입시학원처럼 CES 혁신상 수상 컨설팅을 받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획득한 혁신상 수상 기술과 제품이 실제 성과를 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상 수상이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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