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정승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정승현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 jrn72benec@ekn.kr

전체기사

‘화재 여파’ 태안 IGCC, 올해 발전량 ‘0’…“내년 말 가동 목표”

충남 태안군 화력발전소에 위치한 346메가와트(MW) 규모의 석탄가스화 복합화력발전소(IGCC)가 지난해 12월 폭발사고 이후 발전 실적을 못내고 있다. 폭발로 훼손된 설비를 수리하는 일정 때문에 대형 발전설비를 가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태안 석탄화력발전 1호기 가동을 멈춘 것과 IGCC 보수가 맞물리면서 올해 서부발전의 영업실적 부담도 같이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발전량 28만6819기가와트시(GWh) 가운데 IGCC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IGCC를 운영하는 곳은 충남 태안에 위치한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뿐이다. 지난해에는 IGCC로 총 1510GWh의 전력을 생산했다. IGCC를 하루 평균 약 11.9시간 가동한 셈이다. 태안 IGCC는 2023년 1월에 이어 지난해 12월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망자는 없었지만, 협력업체 직원 2명이 다쳤다. 이후 서부발전은 지금까지 가동을 중단하고 시설 복구와 수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부발전 측은 내년 말 설비 정상화를 목표로 복구와 진단, 안전보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4월30일부터 오는 12월21일까지 '태안 IGCC 발전설비 상태진단 및 설계기준 대비 건전성 평가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설비의 잔여수명과 취약부분을 분석하고 설비·안전보강을 위한 근거를 마련한 뒤, 내년 진단 결과에 따른 보강 작업, 시운전, 안전성 검증을 거칠 계획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태안 IGCC는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가 아니라 내년 말 설비 정상화를 목표로 복구와 진단, 안전보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IGCC는 석탄을 직접 태우는 대신 고온·고압에서 산소와 반응시켜 일산화탄소와 수소 등으로 구성된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이 합성가스로 터빈을 돌리는 발전 방식이다. 발전 대비 발전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석탄 발전 대비 25% 저감하는 효과가 있어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각광받기도 했다. 연소 전에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같은 공해물질을 제거해 천연가스 발전 수준으로 낮추고, 송전단 기준 42% 이상의 발전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따라 태안 IGCC는 지난 2007년 정부 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됐고, 이후 2011년 착공해 2016년 7월 준공했다. 같은 해 8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약 14개월 동안 설비 최적화와 가동률 상향 등 실증운전을 거쳤다. 투자 비용은 총 1조3000억여원이다. 두 차례의 폭발 사고로 인해 IGCC는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첫 폭발 사고 때는 186일 만에 사고 수습과 철골·기계 등 설비 정비, 시운전까지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갔다. 두 번째인 지난해 사고 이후에는 200일이 지났으나 정비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위험성 부담도 여전하다. IGCC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이 고온·고압이라 폭발 위험에 대비해야 하고, 합성가스의 주요 성분인 일산화탄소(CO)는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나 자극을 유발하지도 않아 작업장 안에서 누출되더라도 사람이 초기에 감지하기 어렵다. CO는 공기 중 농도가 높으면 사람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을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다만 화재 사고 이후 IGCC가 전력 생산을 멈춘 데다 500MW 규모의 태안 석탄화력발전 1호기가 지난해 말 발전을 종료하면서 영업실적에는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서부발전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35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55억원이 발생하며 적자 전환했다. 부채비율은 166.7%로 지난해 말보다 15.1%포인트(p), 지난해 1분기 말보다는 25.4%p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태안 IGCC 폭발 사고의 여파로 약 90억원을 연결 재무제표상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IGCC 가동 중단 상태가 이어지는 만큼 하반기에도 영업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동발(發) 에너지 수급 불안의 여파로 석탄발전 비중 확대가 가능해져 매출이 늘어났는데도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정부가 지난 3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른 석탄발전 상한 비율을 기존 80%에서 100%로 높이며 발전사들이 석탄 발전 비중을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부발전의 경우 올해 1~6월 발전량이 전년 동기보다 29.5% 증가한 1만9009GWh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유연탄으로 생산한 전력이 총 1만2482GWh로 40.5% 늘었고, 복합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는 5827GWh로 33% 늘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최태원·빌 게이츠, AI 전력 해법 논의…SK이노-테라파워 SMR 협력 강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세계 시장에서 확대하고 한국 전력 산업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사업 협력의 주요 조건에 합의했다. 1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테라파워의 차세대 비경수형 SMR '나트륨(Natrium)' 사업 협력과 차세대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 체결식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함께 자리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주식회사는 테라파워의 2대 주주로,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 이후 테라파워와 SMR 사업 협력 방향을 모색해왔다.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로, 원자로와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했다. 원자로에서 나온 열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해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출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날 합의서에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는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 주 케머러에 건설하고 있는 SMR 실증로(케머러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SK이노베이션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케머러 1호기 SMR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의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뒤 사업을 본격 진행중이다. 양사는 △국내 SMR 공급망 활용 확대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 △SMR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같은 내용도 합의서에 포함했다. 나아가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규제·산업·전력계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합의서 체결 이후에는 최 회장과 게이츠 의장이 참여한 만찬 자리가 열렸다. 최 회장과 게이츠 의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함께 논의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양사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 기술과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개발 및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결합해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전략을 정립해 나갈 토대를 마련했다. 국내 연구·설계기관과 원전·발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도 확대해 나트륨 SMR 핵심 기자재의 국내 공급망 활용과 한국형 설계·사업 수행체계 마련 방향도 모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SMR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양사는 한·미 양국의 정책 및 금융 지원과 연계 가능한 미국 내 SMR 프로젝트 발굴 방안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별 사업성 검토와 자금조달, 공급망 구성, 건설 및 운영계획 등을 구체화하고 미국 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할 계획이다. 추형욱 대표는 “이번 합의서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나트륨 SMR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넘어 SMR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고,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핵심 추진동력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과 LNG 발전, 전력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K온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확대해왔다. 여기에 테라파워 투자 및 SMR 사업개발 역량을 결합해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대상으로 LNG·전력·ESS·SMR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ESS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및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안정적인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전략이다. 이는 최 회장이 SK그룹이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 등 AI 밸류체인 전반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AI 풀스택' 전략을 강조해온 점과 맞닿아 있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의 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를 연결하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저장장치 공급망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두산에너빌리티, 테라파워 SMR 핵심 기자재 제작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테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핵심 기자재 제작을 맡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의 보호용기와 지지 구조물, 내부 구조물 등 핵심 기자재를 제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2024년 12월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 첫 SMR의 핵심 기자재에 대한 제작성 검토 계약을 체결한 이후 설계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테라파워는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물 대신 액체 소듐(나트륨)으로 냉각하는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 와이오밍주에 345메가와트(MW) 규모의 상업용 SMR 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허가받고, 2030년 실증로 가동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그간 쌓아온 경수형 원자로 기자재 제작 능력을 토대로 SMR 기자재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해 말에는 SMR 전용공장 신축과 기존 공장 최적화, 혁신 제조시설 구축 등에 8068억원 규모의 투자를 올해부터 2031년까지 단행하기로 했다. 연간 약 20기의 SMR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사장은 “이번 제작 계약은 테라파워와 다년간 쌓아온 긴밀한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체결됐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한편 SMR 제조 역량을 지속해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 기업으로서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경기그린에너지, 58.8㎿ 규모 MCFC 연료전지 출력 정상화 완료

경기그린에너지는 전체 발전설비의 출력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경기그린에너지는 경기도 화성시에 2.8메가와트(㎿) 발전설비 21호기(총 58.8㎿)를 갖춘 세계 최대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발전소다. FCE와 맺은 장기유지보수계약(LTSA)을 바탕으로 2024년 10월부터 스택모듈 교체·정비 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말 마쳤다. 아울러 이에 맞춰 한국전기안전공사, 미국 퓨얼셀에너지(FCE) 코리아와 함께 기념식과 정상화 유공 감사패 수여식을 진행했다. 이번에 수상한 한국전기안전공사, FCE 코리아 소속 임직원들은 설비 정상화 과정에서 전기안전 관리와 안정적인 발전소 가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형곤 경기그린에너지 대표는 “금번 발전설비 정상화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발전출력과 가동률을 원래대로 회복하여 주주가치 극대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철저한 설비 관리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전력과 열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 시대 전력난, 원전 수소로 푼다”…재생에너지 한계 극복 제언

장주기 수소 저장 기술과 원전 연계 수소 생산 등을 반영해 에너지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간헐성이 큰 재생에너지 발전을 보완하기 위해 수소를 활용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배관망 등 기반시설을 조속히 구축하고 생산과 소비를 연계하는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너지학회와 한국수소 및 신에너지학회, 한국수소연합,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13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공동 주최·주관으로 'AI 시대 전력시스템 대전환과 수소의 역할' 포럼을 개최했다. 박은덕 한국에너지학회 회장은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전력수요 대응과 무탄소 전력시스템 전환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시설에 24시간 안정적으로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발전설비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원과 계통, 수요관리를 아우르는 에너지시스템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보급 과정에서 수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이므로, 그만큼을 다른 발전원으로 대체하거나 대규모로 전력을 저장해야 한다. 이에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할 장치가 필요한데, 기존 에너지저장장치(ESS)보다 수소가 계절 단위로 장기간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재생에너지의 계절적인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수소가 매우 중요하다"며 “아울러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소규모의 친환경 시장에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모빌리티 시장에 접근하고, 향후 대규모 그린수소가 나왔을 경우에는 수소 혼소 발전이나 수소 전소 가스 발전 또는 산업용 원료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배 대한전기학회 회장(건국대 교수)은 재생에너지를 경제적으로 운용할 기술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원자력 발전을 연계한 수소 생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수소가 재생에너지 기반 청정수소에 해당해 가격이 kg당 1만원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력 생산 비용이 kWh당 60원대로 저렴한 원자력 발전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라는 것이다. 박 회장은 “수소를 저렴하게 확보할 방안은 원전 수소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은 장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연성을 확보하지 않은 연료전지도 봄과 가을철 전력계통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소도 급전 가능한 자원이라는 전제 아래에서 전력망에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장점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에 이용하려면 수소 저장과 운반, 사용 전반에 걸친 기반시설(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특히 수소를 생산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자는 '지산지소' 방식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박진남 한국수소 및 신에너지학회 회장은 “5개 지역을 중심으로 수소를 육성하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국토가 작아 더 체계적인 에너지 스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회장은 “수소 저장을 위해 배관망 구축을 선행하고, 특히 생산지·배관망·수요처 각각의 수소 저장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구축한 배관망의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 이와 연계한 추가 배관·설비 구축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글로벌탑 청정수소 저장·활용 전략연구단 단장은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확대·보급을 위한 수소 기반 에너지 장주기·대용량 저장(HESS) 기술의 필요성과 경쟁력'을 발표했다. 이 단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일·계절 단위의 전력수급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해 대용량·초장주기 저장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단장은 “수소는 (저장 시설에) 담을 수 있어 주요 발전원의 출력 조정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며 “수전해와 수소터빈·연료전지를 이용한 유연성 동기화 발전과 원전·H2ESS(수소 이용 에너지저장장치) 활용에 따른 기저발전 유연성 증대에도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터리, 양수발전 등 기존 저장수단과 HESS 등 수소 기반 저장 수단의 기술과 경제성 특성을 비교·분석해, 각 수단에 적합한 역할과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현·이현진 기자 jrn72benec@ekn.kr

한전, 올해 2분기 영업익 1조1286억원…전년比 47.2%↓

한국전력이 지난 2분기 석탄 발전량 확대와 유연탄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영업 실적을 냈다. 한국전력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조12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2% 줄었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출은 21조9189억원으로 0.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76.4% 감소한 2775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계 매출은 46조3173억원으로 0.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조9127억원으로 16.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1% 줄어든 2조7965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 관해 한국전력은 “전력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고 국제 유연탄 가격이 상승해 전력 생산을 위한 연료비가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판매 단가가 킬로와트시(kWh)당 167.6원으로 비슷했지만 판매량이 266.7테라와트시(TWh)로 0.6% 줄면서 전체 매출도 소폭 줄었다. 반면 연료비는 석탄발전 출력제한을 상향하면서 석탄 발전량 증가한 영향으로 8.8% 증가한 10조142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민간 발전사에서 구입한 전력 비용이 17조2069억원으로 0.9% 감소했다. 연료 가격도 유연탄은 톤당 128.2달러로 24.3% 상승했고, 액화천연가스(LNG)느, 939.4원으로 10.3% 하락했다. 다만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연료비 급등 여파로 6월 말 연결 기준 약 211조원의 부채와 133조원의 차입금이 남아 하루 115억원 수준의 이자비용 부담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보다는 4억원 낮아졌다. 이에 한전은 비상경영체계 강화 고강도 긴축 경영 등 지속적인 자구노력과 재정건전화 계획으로 대응해 상반기 누계 1조4000억원의 재무개선 실적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계통운영방안 개선을 통한 송전 제약을 완화하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구입전력비를 절감했다. 이에 더해 예산절감 노력을 강화해 약 6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한전은 하반기에도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기조에 따라 전기요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되, 차입금 상환과 필수 설비투자 재원 마련 등이 재무에 미칠 영향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구입전력비 절감을 위한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고강도 자구 노력을 추진하는 동시에 지난 4월 개편한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를 통해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육성에 필수적인 국가 전력망을 적기에 구축하고, 전력 설비와 망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공급 체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가스공사 실적 상승에도 미수금 14조원…요금 조정·지원 절실

가스공사가 2분기 영업실적 개선에도 가스 도매단가 인상 제한으로 10조원대 미수금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가스 공급 배관과 생산 인프라 건설, 자원 공급망 확보 같은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데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이 7조50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66.9% 늘어난 6753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3388억원으로 298.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매출은 5.2% 감소한 19조3102억원을, 영업이익은 28% 증가한 1조5853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 매출액은 △발전용 7조7122억원 △도시가스용 10조5856억원 △기타 1조124억원 등이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가스공사는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 대비 유가 하락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 등으로 감소했지만, 매출원가 감소 및 모잠비크 등 종속회사 이익 증가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늘어난 판매량과 LNG 도입단가 하락이 전체 영업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상반기 가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3% 많은 1946만톤을 기록했다. 도시가스는 중동 전쟁에 따른 액화석유가스(LPG) 수급 차질 영향으로1분기 평균기온이 높아 난방수요가 감소해 0.2% 줄어든 1087만톤을 기록했다. 반면 가스를 직수입하는 발전 설비의 정비 일정이 늦어지면서 발전용 가스 판매량은 858만톤으로 7.4% 증가했다. 부채 비율도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이 52조346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4% 감소했지만, 부채도 40조5898억원으로 5.2% 줄어 전체 부채비율은 52%포인트 하락한 345%를 기록했다. LNG 재고물량 감소와 건설 투자에 따른 유무형자산 증가, LNG 구매물량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실적 상승에도 10조원이 넘는 미수금이 가스공사에는 부담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기재부가 재무 위험기관으로 선정한 공공기관 14곳에 포함되기도 했다.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LNG 도입 가격과 도입 부대비용으로 구성된 원료비에 가스공사 공급비용을 더해 책정된다. 그러나 원료비와 공급비용을 사실상 정부가 결정하는 구조라 가스공사가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다. 가스공사는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가스를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면 보장된 가격과 실제 공급가의 차이만큼 미수금으로 계상한 뒤 나중에 정산 단가를 통해 회수하고 있다. 발전용 가스 공급가격은 원가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는 반면, 민수용 도시가스 원료비는 물가 안정 취지에 따라 큰 변동이 없다. 민수용 도매요금은 2024년 8월부터 메가줄(MJ)당 17.712원으로 고정돼 왔다. 이에 따라 가스를 높은 가격에 들여와 싼 가격에 판매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원료비 미수금은 6월 말 기준 14조178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보다 434억원, 3월 말보다 4622억원 늘었다. 2021년 3조원보다 조금 적었던 미수금은 가스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2023년 말 16조원 가까운 수준까지 급등했다가 2024년과 2025년 14조원대로 낮아졌다. 막대한 미수금은 향후 부채비율 축소와 설비투자 확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부채 감축 성과에도 40조원대 부채와 300%대의 부채 비율은 여전히 줄여야 하는 과제다. 향후 재원 마련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며 이자율이 높게 책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올해부터 가스공사가 잡은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026년 1조8129억원 △2027년 1조8449억원 △2028년 1조8768억원 등으로 작지 않다. 가스공사는 2029년까지 주배관 493km를 추가 건설하고, 당진 가스생산기지를 27만킬로리터(kl) 7기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가스자원 탐사·생산(E&P)에 투자로 안정적인 가스 공급망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민수용 가스 도매가격을 결정할 때 LNG 도입 단가 변화를 충실히 반영하거나 보조금을 가스공사에 지원하는 식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가스공사가 국내에 가스를 공급하고 해외에서 자원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 확보가 추후 인프라와 E&P 투자를 위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美, 수입 폴리실리콘에 15% 관세…OCI홀딩스·한화솔루션 수혜 전망

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태양광 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과 파생상품에 대해 오는 12월부터 수입 관세 15%를 추가로 적용하고, 수입 최저가격제도 적용한다. 한국, 일본 등 일부 국가는 합산 관세가 15%를 넘지 않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미국내 공급망과 비중국 공급망을 갖춘 OCI홀딩스, 한화솔루션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폴리실리콘 파생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최저 수입가격도 폴리실리콘은 kg당 21달러, 잉곳과 웨이퍼는 100달러로 정했다. 포고령 효력은 120일 뒤인 오는 12월 4일 미 동부시간 오전 0시 1분부터 발생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7월 폴리실리콘에 대해 개시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토대로 나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특정 제품의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고령을 통해 “폴리실리콘은 미국의 반도체 및 태양광 발전 공급망 안보를 뒷받침하는 핵심 소재이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미국은 외국이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미국 생산업체를 약화시키도록 방치해 왔으며, 이는 우리의 경제 및 국가 안보를 위협해 왔다"며 “이러한 관행을 중단하고 미국의 폴리실리콘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고 추가 관세 취지를 설명했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및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이다. 이를 가공해 잉곳과 웨이퍼를 만들어 반도체나 태양전지 셀을 만든다. 기본적으로 이번 추가 관세는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산을 견제하고, 미국내 생산시설 구축을 장려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한국, 일본, 대만,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유럽연합의 제품은 합산 관세가 15% 이내로 제한되고, 영국 제품 관세율은 10%가 적용된다. 현재 비중국 기업 가운데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은 한국 OCI홀딩스, 독일 바커, 미국 헴록 정도다. 태양광 업계는 이번 조치에 셀과 모듈 제조 원가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계산기 두드리기'에 나섰다. 미국 내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연간 약 4만톤 규모로 작아 증가하는 태양광 발전 수요에 대응하기 쉽지 않아서다. 결국 태양광 시장 전반의 제조 원가를 높이는 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미국 현지에 생산 설비를 구축한 기업들에게는 관세 조치가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232조 조사 개시 직후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의 대미투자를 근거로 무역 조치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조지아주에 잉곳부터 셀, 모듈에 이르는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각각 폴리실리콘, 웨이퍼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텍사스주에 태양광 패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조혜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포고령은) 비중국산을 명시적으로 면제하는 대신 모든 원산지에 시장가를 상회하는 가격 하한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나왔다. 따라서 중국산의 가격 경쟁력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비중국 공급망의 판가를 최저수입가격(MIP)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며 “포고령 발표로 하반기 최대 정책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 비중국 업스트림 공급망을 보유한 OCI홀딩스가 수혜의 중심, 미국 내 셀과 모듈을 내재화한 한화솔루션 또한 일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조치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한전, 차기 사장 공모 나서…‘전기국가’ 핵심 역할에 관심 쏠려

한국전력공사가 차기 사장 공모에 나서면서 후보자로 누가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전력 인프라 확충을 주요 현안으로 보면서 한전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6일 한전 사장 모집 공고를 게재했다. 지원자들이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 등을 제출한 뒤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와 면접 등을 거쳐 후보자를 복수로 추천한다. 이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회사 주주총회 의결,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재가 절차를 밟아 사장 선임이 마무리된다. 공모부터 취임까지는 통상적으로 2~3개월가량 소요된다. 현 김동철 사장의 임기는 다음 달 19일까지로, 후임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는 김 사장이 직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한전 사장 공모는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비롯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전이 중심 역할을 맡고 있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후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를 100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아울러 정부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하면서 향후 30GW 규모의 발전 설비와 송전망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김 사장에게 전력망 확충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물었고, 김 사장은 “송전망 투자 재원은 1년에 8조원까지 든다"며 “한전채 발행 등을 통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제 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038년까지 전력망 확충에 72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돼 있다. 신규 송전망 구축 필요성이 높아진 데다 주민 수용성을 감안해 송전로를 지중화하는 방식을 채택해 투자비가 최대 10배 가랑 늘어났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 정부 전력 정책을 책임져온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이 유력한 사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승현의 소재 탐구] ‘태양광 핵심’ 폴리실리콘…美·中 경쟁 속 K태양광 실익 모색

반도체와 태양광 모듈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이 미국의 무역조치 검토로 AI와 에너지 분야 공급망에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모듈 품질을 높이려면 고순도 폴리실리콘이 필수다. 미국과 중국 간 경제 패권 경쟁 과정에서 폴리실리콘이 공급망 핵심 소재로 떠오르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는 국내 태양광 기업들로서는 관세 부담에도 비(非)중국 태양광 공급망 구축으로 얻는 실익이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에서 빛에너지를 전자의 움직임(전류)로 바꾸고, 반도체에서 전자 신호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실리콘 이외의 불순물이 적을수록 더 효율적으로 전력을 만들거나 전달하기 때문에 고순도의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기술력이 소재 경쟁력을 좌우한다. 대개 순도가 99.999999%면 태양광 패널 제조에 쓸 수 있고, 99.999999999%의 순도를 확보한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에 쓸 수 있다. 한 치의 불순물도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발전 집적도 향상이 품질의 관건인 태양광 발전에도 고순도 폴리실리콘이 필요하다. 폴리실리콘은 규소로 생산된다. 석영 덩어리나 모래에서 채취한 규소(SiO2)를 석탄과 함께 용광로에서 가열해 탄소로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 반응으로 실리콘메탈을 얻어낸다. 이 실리콘메탈을 가루 형태로 부숴 염화수소와 함께 가열하면 순도가 99.99%를 넘는 폴리실리콘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전력을 소비하게 된다. 폴리실리콘을 식혀 둥근 막대 모양으로 된 단결정 '잉곳'을 만들고, 이 잉곳을 얇은 판 형태로 자르면 웨이퍼가 나온다. 실리콘 원자 방향을 고려해 웨이퍼를 배열하면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하는 반도체 소자 '셀'이 탄생하고, 셀 여러 개를 묶으면 하나의 태양광 모듈이 생산된다. 세계 시장에서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 가운데 중국 국적이 아닌 곳은 독일 바커와 미국 헴록, 한국 OCI 정도로 몇 안 된다. 바커는 독일 뮌헨 인근 부르크하우젠과 뷴크리츠, 미국 테네시주에서 폴리실리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코닝과 일본 신에쓰 한다이가 합작사인 헴록은 미국 미시간주에 공장이 있다. OCI는 한국 군산과 말레이시아에 폴리실리콘 생산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이 같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망에는 한국 기업들도 얽혀 있다. OCI홀딩스는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 기술을 토대로 태양광 모듈 제작과 태양광 발전 단지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에 세운 태양광 사업 지주회사가 중심이 돼 북미 태양광 시장을 공략해왔다. OCI테라수스(TerraSus)를 통해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은 최근 미국 소재 신규 고객사와 태양광 폴리실리콘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으며 연산 3만5000톤 규모의 생산 설비에 주문이 꽉 차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을 공급받아 잉곳부터 태양광 셀, 모듈까지 생산 능력을 충북 진천과 미국 조지아주에 확보했다. OCI와 지난 2022년부터 10년 동안 폴리실리콘을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안정적 폴리실리콘 공급망 확보에 신경쓰고 있다. 한화솔루션으로서는 한화그룹 우주 사업의 일환으로 우주태양광 개발을 본격화했기 때문에 발전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초고순도 폴리실리콘이 필요하다. 폴리실리콘의 중요도가 높아 무역 조치에 따른 공급망 영향에도 세계 태양광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비중국 반도체·태양광 공급망 구축의 일환으로 폴리실리콘에 무역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산 폴리실리콘과 연관 제품에 일정 비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시장에서 폴리실리콘 가격의 최저 하한선을 고시하는 식의 무역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출범 이후인 지난해 7월 상무부는 앞서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태양광 전지, 태양광 모듈 등을 수입했을 때 국가안보가 받을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태양광 업계는 무역 조치 대상 품목과 조건, 관세율 같은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면 원가와 공급망 등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불확실성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실리콘 생산 기업들의 생산 능력이 전체 태양광 셀용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내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은 연간 약 4만톤 정도로 작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산업협회(SIA)에 따르면, 2029년까지 태양광·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수요는 192만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반도체용은 2.5% 내외를 차지한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바커와 헴록이 전체의 약 75%를 생산하는데, 미국 내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