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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정승현 기자 입니다.
  •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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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스피 4000 돌파와 ‘파이 키우기’ 믿음

창조주 신(神)이 세상의 중심에 서 있던 중세시대에는 피조물인 인간이 자본을 대량으로 투입해 더 큰 발명과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관의 중심이 인간으로 옮겨온 인본주의의 르네상스 시대가 발흥하면서 새로운 발견과 기술 개발으로 전체 생산과 부를 늘리는 '발전'과 미래 성장에 대한 믿음이 생겨났다. 자본시장에서 돈을 끌어오기 위한 '신용' 개념도 나왔다. 주식시장은 이처럼 개인이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토대로 탄생했다.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는 개인이나 법인이 특정 기업의 성장성을 믿고 자본을 투자하는 메커니즘이다. 최근 국내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뛰어넘었다. 이재명 정부가 기업 가치 제고에 힘을 실은데다 최근 인공지능(AI) 붐과 한·미 조선업 협력 같은 대형 호재들이 겹치면서 나타난 결과다. 주식시장 활성화는 저평가 해소뿐 아니라 미래성장 동력에도 중요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미래성장 동력에 대한 우리 경제계의 근심과 걱정이 크다. 지난 3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로 대표되는 '자본재'와 '소비재'에 의존이 높은데다 수출상위 10대 기업이 전체 실적의 40%를 차지하는 쏠림현상 때문이다. 여기에 저성장 국면 속에서 미래산업을 이끌 국내 고급인재들이 처우와 지원 부족 환경에 떠밀려 경쟁국인 중국을 포함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어 차세대 인적 인프라 부족 및 취약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 같은 소재산업이 생존의 기로에 처하면서 한국 제조업을 떠받치는 공급망의 위기, 인구 감소와 기후 위기, 정치 양극화 같은 사회문제도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들이다. 코스피 4000 돌파로 자본시장 중심의 '파이 키우기' 희망이 높아졌지만 앞서 열거된 대한민국 경제 현실은 일회성 '반짝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밑바닥에 깔고 있다. 미래 경쟁력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한국시장이 국내외 투자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주식시장 밸류업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시장의 핏줄인 자본의 활성화 못지 않게 시장의 뼈대인 제조업이 건강해야 대한민국 경제 몸체가 '무병장수'할 것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유업계, 4분기도 정제마진 기대…구조조정 ‘체력 확보’에 숨통

원유 정제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흐름 속에서 SK와 GS, HD현대, 에쓰오일 등 한국 정유 4사가 올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원유 증산 결정에 더해 글로벌 정유사들의 설비 축소 움직임, 대(對)러시아 원유 생산 제재 등이 국내 정유업계에 수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같은 흑자 기조는 그동안 실적 부진으로 장기간 가중된 재무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면서 현재 진행 중인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국면에 숨통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정제마진은 11월 첫째주 배럴당 16.5달러를 기록해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시중의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운송비 등을 뺀 값을 나타낸다. 원유를 정제해 기초 유분과 석화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사들에게는 정제마진이 클수록 이득이다. 올 하반기 들어 두드러진 정제마진 개선세로 정유 4사의 4분기 영업실적도 흑자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유4사는 한동안 영업적자를 이어오다 지난 3분기 들어 탈출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부문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304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12조 4421억원으로 2.5% 증가했다. GS칼텍스는 매출이 11조386억원으로 5% 감소했지만, 37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매출 7조3285억원과 영업이익 1912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을 이뤘다. 에쓰오일도 영업이익 2292억원을 냈고, 매출은 8조4154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정제마진 상승을 이끄는 주 요인은 원유 가격 하락세다. 두바이유 기준 원유 가격은 올해 1월 평균 80.41달러를 기록했지만, 10월 들어서는 65달러로 떨어졌다. 원유 생산량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주요 산유국들이 모인 협의체 OPEC+는 지난 4월 이후 원유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4월 일일 생산량 13만8000배럴을 시작으로 5~7월에는 하루 41만1000배럴씩 생산량을 늘렸다. 8월과 9월에는 일일 55만톤 가까이 증산한 뒤 10~12월 일일 13만7000배럴로 증산 폭을 줄였다. 다만 내년 1분기에는 증산을 멈춘다. 미국과 유럽 등의 정유 기업들이 생산 설비를 줄이는 점도 이유다. 쉘과 BP 등은 일일 생산량 40만 배럴 규모의 설비를 감축하고, 미국 발레로 등은 54만7000배럴 규모의 설비를 폐쇄한다. 중국에서도 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유시설 정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 요인도 작용한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제재하는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대러 제재는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인도 등의 나라에서 정유 산업이 차질을 빚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하루에 200만배럴, 150만배럴씩 원유를 수입해왔다. 정유 설비의 생산 능력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한국 정유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요인들로 정유사들이 석화 산업 구조조정 국면에서 재무적인 '체력'을 보완해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것으로 기대된다. 정제 마진 개선이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내부 요인보다 외부 변수에서 비롯됐기에 정유4사도 스스로 생산 효율화와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사들은 울산과 전남 여수, 충남 대산의 석화 산업단지에서 석유화학사들과 생산 구조 수직 계열화를 비롯한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의 연간 생산 능력을 최대 370만t 감축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 부담은 주로 석화사들이 지지만, NCC 감축 과정에서 석화사와 정유사 간 합작법인 설립이나 설비 이전 같은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승현의 소재 탐구] 철강 저탄소 전환 ‘마중물’ 역할…해외 생산전략에도 중요

오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2018년 대비 53~61% 줄이는 것으로 사실상 정해지면서 철강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탄을 원재료로 쓰는 '고로 공정'에서 벗어나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저탄소 공정의 핵심 역할을 할 수소환원제철을 철강업계가 상용화하려면 최소 2037년께 도달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직접환원철(DRI)은 철강사들이 수소환원제철로 나아가는 과정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기존 고로 방식에서 필수인 코크스(석탄)를 태우는 과정을 없애고 기체를 직접 주입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DRI를 최대한 녹슬지 않게 형태를 조개 모양으로 가공한 것이 열간성형철(HBI)이다. 철강사들이 철광석이 풍부한 나라에 제철소를 확보하려는 행보가 당장은 높은 관세 장벽을 극복하려는 목적이지만, 멀리 내다보면 DRI와 HBI 공급망과도 연관이 있다. 철강 제품을 다양한 형태로 만들기 전, 철광석에서 산소 등 불순물을 떼어내는 조강 과정이 있다. 기존 고로 방식에서는 조강 과정에서 코크스를 태워 발생하는 열과 일산화탄소 가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의 녹는점인 섭씨 1538도보다 높은 약 1600도에서 철광석을 열로 녹이고, 일산화탄소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 이산화탄소로 배출된다. 석탄을 태우면서 온실가스를 내뿜고, 환원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로 변하면서 온실가스가 더 배출된다. DRI는 철광석을 작은 알갱이 모양으로 가공한 펠릿에 열을 가한 뒤 기체로 직접 환원 작용을 해 만든 것이다. 기체는 천연가스에서 나온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주로 쓰인다. 철을 액체로 완전히 녹이지 않고 800~900도 수준의 스펀지 형태에서 환원 작용이 이루어진다. DRI는 전기로에서 녹은 뒤 불순물을 제거해 강으로 제련된다. 환원 과정의 온도가 낮고 열을 전기로 가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고로보다 적다. 전기로는 기존 철강 제품을 재활용한 철스크랩을 DRI 대신 사용할 수 있어 자원 절약이 용이하다. 수소환원제철은 이 공정에서 천연가스를 수소로 대체한 것이다. 수소로만 철광석에 환원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없다. 수소와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단계까지 나아가면 철강산업은 탄소 다배출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게 된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철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가량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의 14.5%가 철강에서 나왔다. 다만, 아직은 개발 속도가 더딘 편이다. 진도가 가장 빠른 곳은 스웨덴이다. 스웨덴 SSAB가 철광석 생산 기업 LKAB, 에너지 기업 바텐폴과 합작해 '하이브리트' 프로젝트를 진행해 샤프트로 방식의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개발했다. 2020년 세계 최초로 수소환원철을 생산했다. 올해 9월에는 SSAB 수소환원철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요구하는 무탄소 철강 기준을 세계 최초로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고삐를 죄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고, 2037년을 상용화가 가능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실증 사업을 위해 정부와 철강사들이 총 8100억원을 투입한다. 포스코는 고온의 가스를 분사해 철광석 가루를 공중에 띄워 환원 반응을 일으키는 '유동환원로' 방식에 기반을 둔 수소환원제철 브랜드 '하이렉스'를 내세워 기술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대형 전기로 기술 '하이아크'를 기반으로 자체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큐브' 개발을 준비 중이다. 국내 철강사들도 전기로를 가동하고 있거나 건설 중이다. 아직은 건축물 철거로 나온 철근 같은 철강재 폐기물을 전기로에 녹일 수 있는 형태로 재활용한 '철스크랩'을 주로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전기로 도입이 늘며 철스크랩 공급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DRI 공급망이 탄탄하면 이런 걱정을 덜 수 있다. DRI 공급망에 필요한 것이 열간성형철(HBI)이다. HBI는 DRI를 조개 모양으로 뭉쳐놓은 것이다. DRI를 그대로 두면 공기 중 산소가 붙어 순도가 떨어지므로 HBI로 가공해 먼 거리를 운반한다. 광산을 보유한 제철소가 HBI를 다른 국가로 수출하면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HBI를 받는 제철소는 전기로에 투입할 원재료 확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HBI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해외 현지 진출 전략과도 관련이 있다. 포스코는 인도와 호주, 미국에서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철광석이 풍부하며 광산을 보유한 제철소가 많다. 광산을 가진 제철소와 협력하면 한곳에서 DRI를 생산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곳에서 HBI를 가공해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로 공급하는 구상이 가능하다. 인도에서는 JSW와 연간 6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하고, 철광석이 풍부한 오디샤주를 잠재적 부지 후보로 물색했다. 호주에서는 다른 철강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남부 와일라 제철소 인수를 검토 중이다. 미국은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와일라 제철소와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모두 자체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 또한 저탄소 전환의 핵심 설비로 전기로를 택했다. 올해 3월 발표된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건립 사업은 DRI 기반 전기로를 염두에 둔 것이다.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DRI를 직접 생산하거나 HBI를 조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포스코의 대미 전략에 관해 “미 철강사도 차량용 강판 품질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포스코가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와 손을 잡으려는 의도는 관세 회피 전략과 현지 일관제철소 확보에 더 가까울 것"이라며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DRI와 HBI 조달로 양사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다만 지금 미국 행정부가 저탄소 산업 전환 같은 움직임에 소극적이어서 당장 이 효과를 내세우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정권이 교체돼 저탄소 정책 기조가 뚜렷해진다면 DRI, HBI 확보를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두고 이 교수는 “같은 루이지애나 주에 있는 뉴코어(Nucor) 전기로 제철소 모델에 더 가깝다"며 “현대제철의 전기로도 현지에서 DRI를 확보해 차 강판 등의 제품을 자체 생산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철 스크랩(고철) 등을 기반으로 전기로 운영 능력을 쌓아온 뉴코어는 루이지애나주에 DRI와 HBI로 운영하는 전기로 제철소를 조성하고 있다. HBI 확보는 한국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HBI를 외국에서 조달하면 국내 탄소 배출 부담이 줄어든다. HBI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DRI 전기로 공정이 정착될 수 있고,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완성되면 철강업의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해진다. 국내에서도 기술 확보를 통해 HBI를 생산할 수 있지만, 철광석을 전량 수입하는 만큼 해외 생산품을 들여오는 것보다 효율이 낮을 수 있다. HBI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에서 최근 10년간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고 있어 국내 HBI 생산이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비중을 크지 않아 막대한 전력 소비가 이산화탄소 배출 확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5일 열린 한국철강협회 주최 '스틸 코리아'의 기조연설에서 “HBI는 생산 비용이 크고 전력을 더 많이 쓴다는 한계가 있지만, 한국에는 (탄소 배출이 적은) 녹색전력의 대안이 없는 채로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혁신기술 개발과 실적용의 차질 없는 추진과 기업의 적기 투자를 위한 그린 에너지, 그린수소 등 인프라 확보해 저탄소 제조 시장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정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S일렉트릭, 美 AI데이터센터에 전력시스템 공급

LS일렉트릭이 미국 하이퍼스케일(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솔루션 사업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LS일렉트릭은 북미 AI 빅테크기업과 약 1329억원(약 9190만달러) 규모로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필요한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테네시 주에 구축되는 AI 데이터센터에 전력기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LS일렉트릭은 내년 4월까지 AI 머신러닝을 위해 마련된 서버룸의 전기실과 데이터센터 기계설비용 고·저압 수배전반과 변압기를 공급하게 된다. 발주사는 LS일렉트릭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총 3100억원 규모의 전력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고객사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전 세계 AI 투자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당사 최초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기자재를 저압부터 고압까지 모두 일괄 공급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전력수급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북미지역의 여러 고객으로부터 장기공급계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현지 배전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항제철소 산재로 포스코그룹 안전경영 ‘중대 기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포스코DX 하도급 근로자들이 독성 기체 유출 안전사고를 당하면서 포스코그룹의 안전 경영이 다시 한번 중대 기로에 섰다. 그룹 계열사가 잇따른 안전 사고를 겪은 이후 정부로부터 경고 메시지까지 받은 전례 때문이다. 특별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으로 그룹 차원의 안전 강화 의지를 보였지만, 이를 현장에 안착시키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당국과 고용노동부는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에 대해 합동 감식을 벌인 뒤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난 공장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지 검토 중이다. 지난 5일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전기 케이블 설치작업을 준비하던 포스코DX 소속 하도급 근로자 4명은 불산으로 추정되는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사고를 당했다. 1명이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숨졌고, 3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당시 근로자들은 외부 충격에 취약한 폴리염화비닐(PVC) 등 플라스틱 계열 소재로 이뤄진 화학물질 배관을 밟고 이동하던 중 배관이 파손되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 물질 누출 현장에서는 불산 2ppm이 검출됐다. 포스코DX는 사고 당일 심민석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사고대책반을 설치하고 관계기관고 협조해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비판 메시지는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가 포스코그룹을 향해 재해 근절 촉구 메시지를 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6일 울산 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철거현장 붕괴 사고가 일어나 작업자 7명이 매몰된 사고가 발생하면서 산업 안전사고 근절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그룹이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기에 1차 대응은 포스코DX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고로 포스코그룹은 안전 경영 기조를 강화해 세간의 비판과 우려를 해소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 4명, 광양제철소 1명 등 5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진 뒤 그룹 차원에서 쇄신 작업을 벌여오는 가운데 산업재해가 거듭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나서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메시지를 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포스코이앤씨 전 현장을 대상으로 불시 점검을 지시하기도 했다. 8월 초 포스코그룹이 안전관리 혁신 계획을 내놨지만, 그로부터 며칠 안가 건설 현장에서 감전 사고가 발생하며 비판 여론이 가중됐다. 이에 대응해 포스코는 안전 체계의 허점을 메우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안전관리 체계를 사업회사 단위에서 그룹 단위로 전환하고, 학계와 노조까지 참여하는 그룹안전특별진단TF를 출범시켰다. 지난 9월에는 안전 전문 계열사 포스코 세이프티 솔루션 설립을 마치고 운영을 준비 중이다. 안전 혁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회장 직속 자문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하반기 들어 안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포스코그룹의 대응 방향은 사고 원인 조사가 끝난 뒤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사고 원인을 바탕으로 하도급 문제를 포함한 근로 안전 문제의 혁신 과제를 추가로 내놓는 것이 대표적이다.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이 그룹 안전관리 역량을 고도화해 개별 현장에 적용하는 등 역할을 정립시키는 과제도 우선 순위로 떠올랐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그룹 차원의 안전 대책이 전국 곳곳의 사업장에 제대로 적용되는지 여부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위기 의식을 바탕으로 안전사고 예방 체계 마련에 고삐를 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의 안전 체계 확립에 대한 위기 의식이 커서 안전 관련 조직의 급이 격상되고 안전관리 매뉴얼이 완벽하다고 볼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면서도 “이번 사고는 그룹 차원의 안전 노력이 현장까지 닿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결국 문제는 하도급 체계 속 조직 문화를 신속히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며 “안전체계 확립에 대한 신상필벌을 명확히 하는 등 인사원칙에 명확히 적용해야 하고, 그룹 차원에서 현장 점검 팀을 운영해 불시 현장 점검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쓰오일, 사내 AI 업무지원 서비스 강화

에쓰오일이 사내 인공지능(AI) 지원 프로그램을 개편해 업무 AI 전환을 가속화한다. 에쓰오일은 전사적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도입한 사내 AI 어시스턴트(Assistant) 서비스를 대폭 업그레이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직원들이 일상 업무 현장에서 AI를 보다 손쉽게 활용하고,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과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에쓰오일 AI 어시스턴트는 지난해 11월 전사 도입 이후 실사용 데이터와 직원 인터뷰 등을 거쳐 기능 개선을 추진해왔다. 이번 개편으로 사용자는 △문서 업로드 후 자동 분석 △음성 파일 기반 회의록 자동 작성 △직무·선호에 맞춘 개인화된 프롬프트 설정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웹 정보 탐색 기능과 대화 이력 관리 기능을 강화해 정보 접근성과 업무 연속성을 향상시켰다고 에쓰오일은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의 전사 공통 업무 지원과 부서별 특화 기능 외에 신규 업무 서비스 12종을 추가해 실무 활용도를 높였다. 향후에는 모바일 서비스 지원과 생성형 AI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 직원들의 요구 사항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사용자 의견을 반영한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에쓰오일의 디지털 업무 경험을 한층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울산화력발전소 매몰자 수색 재개…구조인력 투입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 9일 오전 실종 매몰자 수색이 재개됐다. 전날 위험 징후 감지로 밤사이 수색·구조 작업이 중단된 이후 이날 무인기(드론)를 먼저 투입했다가 구조 인력도 합류했다. 앞서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5시 25분께부터 매몰자 구조·수색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붕괴한 보일러 타워 5호기에 부착해 둔 기울기 센서가 반응해 경보음이 울렸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무너진 타워 잔해에서 추가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구조·수색 인력과 장비 등을 즉시 현장 주변에서 철수시켰다. 소방 당국은 9일 오전 7시 구조안전 전문가 등이 참여한 상황판단 회의를 열어 현재 내부 수색 작업은 위험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날 오전 8시 10분부터 드론을 투입한 수색 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다가 오전 10시 30분부터 수색 작업에 구조대원 17명도 투입했다. 5호기 양 옆에 있는 4·6호기를 발파·해체하기 위한 사전 작업도 이날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붕괴 위험이 있는 이들 타워를 발파하려면 현재 75% 수준인 6호기의 취약화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현장에선 이 작업을 통해 발파 때 5호기나 대형 굴뚝이 있는 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작업 인력은 이르면 9일 중에 투입될 수 있다. 아울러 현장 인근을 지나는 액화천연가스(LNG) 배관에 질소를 주입해 배관을 비우는 '퍼징(purging) 작업'도 병행한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의 보일러 타워 5호기가 순식간에 붕괴해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 매몰된 7명 중 3명이 사망했고, 2명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2명은 실종된 상태다. 붕괴 현장에는 현재 실종자 2명을 포함해 5명이 아직 매몰돼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금호석유화학 3분기 영업익 844억원…전년比 30%↑

금호석유화학이 지난 3분기 주력 분야인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영업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8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7% 늘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조6438억원으로 10.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069억원으로 101.2% 증가했다. 합성고무 부문은 매출이 6322억원으로 13.8%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12억원으로 191.6% 늘었다. 원재료인 부타디엔의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인 데다 시장에서 수요가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합성수지 부문은 영업이익이 4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매출이 12.9% 줄은 27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줄었지만 원재료인 스티렌모노머(SM) 가격이 약세를 보이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다만, 페놀유도체 부문은 주요 제품의 가격과 원재료비 차이(스프레드) 축소로 영업적자 144억원를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6.8% 감소한 3787억원으로 나타났다. 에틸렌 프로필렌 디엔 합성고무(EPDM)와 열가소성 수지(TPV)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54억원과 202억원으로 9.5%, 44.3% 증가했다. 기타 부문은 1850억원의 매출과 4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4분기 전망에 관해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는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연말 수요처의 보수적 구매 움직임이 예상돼 제품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용액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SBR) 증설을 완료해 수익성 확대 기반을 구축하고, 합성수지는 지역별 판매 전략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롯데케미칼, 인니 석화단지 준공…신동빈 “석화 경쟁력 기반 되겠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단지를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롯데케미칼은 6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시에서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준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영준 롯데케미칼 총괄대표,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 박수덕 주인도네시아 대사대리 등 양국 주요 인사 및 내외빈 300여명이 참석했다. 롯데케미칼은 약 40억달러를 투입해 11만㎡ 규모의 부지에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화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 52만t △폴리프로필렌 35만t △부타디엔 14만t △벤젠·톨루엔·자일렌(BTX) 40만t 등 연간 생산 능력을 갖췄다. 2022년 착공해 올해 5월 완공한 뒤 지난달부터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신 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내 한국 기업의 최대 규모 투자 중 하나“라며 "양국 간 견고한 파트너십을 상징함과 동시에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산업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며 약 20억달러 규모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인도네시아의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LCI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롯데그룹 관계자들과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 모두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롯데그룹처럼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들이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이번 준공식이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석화산업을 '메이킹 인도네시아 4.0' 로드맵의 5대 핵심 육성산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키워왔지만,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은 지난해 에틸렌 기준 현지 자급률이 44%에 불과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LCI가 제품 생산량의 대부분을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공급하면 현지 기업들의 수입 의존도가 점차 완화돼 에틸렌 자급률을 최대 90%까지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LCI에 세제혜택 등 다양한 정책지원을 제공했다. LCI는 국내 선진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과 탄소 저감 성능을 갖춘 공장을 조성했다. 주요 원료인 납사 외에도 액화석유가스(LPG)를 최대 50%까지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스마트 공정 구현의 핵심인 자산정보관리(AIM) 솔루션도 도입해 전체 설비의 운전 데이터와 설비 3차원(3D) 모델링 등 모든 정보를 디지털로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갖췄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를 주요 거점으로 삼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지역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 내 시장지배력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동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 석유화학사업은 합리화를 지속하고 첨단소재, 정밀화학 등 스페셜티 소재의 확대전략 역시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GS칼텍스, 3분기 영업익 전년比 흑자 전환…“정제마진 개선 덕”

GS칼텍스가 정제마진 개선 덕에 올해 3분기 영업 실적을 개선하는 성과를 냈다. 6일 주식회사 GS 공시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37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11조386억원으로 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29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GS칼텍스는 “정유와 윤활유 부문은 정제마진 개선과 유가 안정세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석유화학 부문은 대미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제품 스프레드 약세로 적자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정유 부문은 영업이익이 24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8조6299억원으로 6% 감소했다. 정유제품 공급 차질 우려와 수출 수요 증가에 따라 제품 가격과 원료 가격의 차이(스프레드)가 상승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14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9135억원으로 3% 줄었다. 파라자일렌과 벤젠은 경기 부진과 역내 공급량 증가로 스프레드 부진이 지속됐다. 에틸렌은 시장 공급 과잉이 이어지며 약세를 유지했다. 윤활유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51억원과 1398억원을 나타내 5%, 14% 증가했다. 산업용 윤활유 수요가 견조한 영향에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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