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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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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트] 탄소중립이냐, AI냐…대통령 결단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전력특례 논쟁과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둘러싼 최근의 정책 흐름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대한민국은 지금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AI 산업 경쟁력'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 더 정확히는, 두 목표를 어떤 방식으로 조율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정책 흐름은 조율이라기보다 충돌에 가깝다. 정부는 한편으로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내세우며 화석연료 발전을 줄이겠다고 한다. 실제로 12차 전기본에서는 LNG 발전의 가동연한 제한, 수소발전의 정책적 후순위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전통적인 '유연 전원'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에서는 AI 3대 강국을 선언하며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키우겠다고 한다. 문제는 이 두 정책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근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며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은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 자원의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급선 다변화와 물량 확보 전략이 국가 경제의 핵심 과제로 다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만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접근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정책은 환경과 산업, 안보가 맞물린 복합 영역인 만큼, 특정 목표에 치우치기보다 위기 대응 능력을 포함한 균형 잡힌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AIDC, 전력의 '양'뿐만 아니라 '질'도 요구 AI 데이터센터는 전력의 '질'을 요구하는 산업이다. 단순히 많은 전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24시간 끊김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전력이 필수다. 전력 단가 또한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만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간헐성과 계통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반대로 탄소중립 역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이자 산업 전반의 생존 전략이다. 특히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은 탄소 규제를 피할 수 없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 감축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다. 결국 문제는 '무엇이 맞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와 속도로 갈 것이냐'다. 그러나 지금 정책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 LNG를 줄이면서 동시에 데이터센터를 늘리고, 수소발전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대안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는 구조다. 전원믹스에 대한 큰 그림 없이 개별 정책이 병렬적으로 추진되면서 모순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가장 큰 피해는 산업과 시장이 떠안게 된다. 발전사업자는 투자 방향을 잡지 못하고, 기업은 전력 확보 불확실성 속에서 의사결정을 미루게 된다.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커진다. 반대로 전력 수급이 흔들리면 전기요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AI는 미래 성장 축…대통령의 현실적 결단 필요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대통령의 몫이다. 에너지 정책은 부처 간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AI 산업을 국가 성장축으로 삼겠다면, 이를 뒷받침할 현실적인 전력 공급 전략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 반대로 탄소중립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라면, 그에 따른 산업 경쟁력 저하와 비용 상승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해답은 양자택일이 아닐 수도 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축으로 하되, LNG 등 유연 전원을 일정 기간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현실적 믹스'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 역시 명확한 방향성과 시간표가 전제되지 않으면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이 같은 '현실적 믹스'의 필요성은 이미 산업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를 이끄는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신규 반도체 공장 전력원으로 LNG 기반 발전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미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순간적인 전력 변동에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단독으로는 안정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글로벌 경쟁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조차 '탈탄소'의 방향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전력 확보 수단으로 LNG 등 유연 전원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어떤 에너지 시스템 위에서 미래 산업을 키울 것인지에 대한 미룰 수 없는 선택의 시간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 전력감독원, 내년 초 출범 가닥…전력시장 ‘게임체인저’ 되나

태양광 등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크게 늘면서 전력망에 대한 공정하고 중립적 감독을 맡는 감독기구가 신설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차별과 정부 주도의 '관치'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설을 추진 중인 '전력감독원(가칭)'이 이르면 내년 초 출범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의 적정성 등을 평가하고 전력시장 내외의 부당거래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궁극적으로는 전력시장 운영과 감시 기능을 분리하는 구조 개편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구상은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공사가 각각 전력시장 운영과 전력망 사업에 집중하고, 전력감독원이 시장을 독립적으로 감독하는 '기능 분리형 구조'다. 전력감독원 신설 논의는 현행 전력시장 거버넌스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전기사업 허가, 전기요금 인가, 전력시장 및 계통 관리 등 핵심 권한이 기후에너지환경부, 한전, 전력거래소에 혼재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전기위원회 역시 심의·자문 기능에 머물러 실질적인 견제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기위원회의 권한을 심의·의결 기능으로 확대하고, 전력감독원을 별도로 신설해 전력시장과 계통 운영을 독립적으로 감독하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전력시장 규율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전력감독원 신설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나왔으며, 이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김정호 의원,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의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하반기 내로 국회와 협력해 법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전력감독원은 약 130명 규모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전과 전력거래소 관련 인력 일부를 차출하고 추가 채용을 통해 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기존 전력거래소, 전기위원회, 한전, 기후부 내 전력시장 관련 기능 일부도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감독원의 역할은 크게 △전력망 감독 △전력시장 감시 두 축으로 구성된다. 전력망 감독 측면에서는 전력계통 운영의 핵심 기준인 '그리드코드' 고도화와 이행 관리가 중심이 된다. 또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등 비상조치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주요 설비 고장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기능도 수행할 예정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실적이 있는 발전 설비용량은 2020년 1월 117GW에서 2026년 1월 139GW로 19% 증가하는 동안, 발전사업자 수는 3597개에서 7561개로 110% 늘었다. 태양광 등 소규모 발전사업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력망 감독 중요성도 커지게 됐다. 또한 분산형 전원의 확대에 대응해 통합관제 체계 구축을 위한 기관 간 협력 체계 마련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전력시장 감시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시장 내외의 부당거래를 감시하고, 가격·시장집중도·지배력 분석을 통해 경쟁구조를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함께 신규 및 소규모 사업자의 시장 진입 장벽 점검, 장내외 거래 간 연계 적정성 평가, 소비자 분쟁 조정 지원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기후부는 12차 전기본과 이번 규제기구 신설에서 기존 경제학 전문가가 아닌 전력계통, 전기공학 전문가들을 중용하고 있다. 12차 전기본 총괄위원회 전원이 전력공학, 계통 전공 교수들로 이뤄진 것은 최초의 사례다. 지난 10차는 경제학, 11차 때는 원자력공학 전문가가 위원장을 역임한 것과 구별된다. 이번 전력감독원 설계도 김승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교수가 주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국무총리실 수소경제위원회 등 주요 정책기구에서 활동해온 전력·에너지 정책 전문가로, 현재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도 맡고 있다. 전력경제와 계통 운영 분야에서 다수의 SCI급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술적 성과와 정책 경험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평가되며, 이번 감독기구 설계에도 이러한 전문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전력감독원 신설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전력시장 효율화와 불공정 거래 감시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차별과 정부 주도의 '관치'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장 복잡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독립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특히 출력제어의 적정성이나 시장 교란 행위 등에 대한 체계적 감시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반면 정부 주도의 감독 권한이 강화될 경우 전력시장이 금융감독원과 유사한 '관치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SMP 상한제 등 가격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과 맞물릴 경우 시장 자율성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독 기능 자체는 필요하지만 가격 규제와 감독 권한이 동시에 강화되면 민간 투자 환경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감독원 신설은 전력망·시장 분리 감독이라는 구조 개편이지만, 동시에 전력시장 '관치 강화' 논쟁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구역전기·자가발전도 ‘전기본 안으로’…정부 통제 확대

정부가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중심으로 전력시장 전반에 대한 통제 강도를 대폭 높이고 있다. 과거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보장됐던 구역전기, 집단에너지, 자가발전까지 사실상 정부 허가 체계 안으로 편입되면서 시장 구조가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자가발전까지 전기본 체계로 편입하려는 배경에는, 개별 기업 단위에서 추진되는 발전설비가 전체 전력수급 및 탄소감축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로 최근 포스코가 포항에 약 600MW 규모 LNG 자가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허가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수소 혼소 조건과 100% 국내 그린수소 사용 계획 제출 등이 요구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자가발전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국가 전력믹스와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개별 기업의 자율에 맡기기보다 전기본을 통해 총량과 방향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자가발전까지 사실상 정책 수단으로 묶는 것은 과도한 개입"이라는 반발도 적지 않다. 그동안 열병합발전 기반 집단에너지, 구역전기, 자가발전은 전기본과 별도로 정부의 허가가 이뤄졌다. 산업단지나 신도시 등에서는 수요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12차 전기본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설비들이 모두 전기본에 포함된 총량 안에서만 허용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면서, 사실상 정부 승인 없이는 신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공장이나 제철소 등 대규모 전력 수요를 보유한 산업계의 자가발전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방식 역시 정부 계획과의 정합성이 요구되면서 독자 추진이 사실상 제한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신도시 아파트 단지 등에 활용돼 온 집단에너지(열병합발전) 역시 정책 변화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정부는 열병합발전 대신 전기 기반 난방 방식인 히트펌프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기존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설비 전환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열병합발전이 높은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갖고 있음에도 정책적으로 배제되는 흐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LNG 발전 투자와 직결되는 용량시장(Capacity Market)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재개가 예상됐던 LNG 용량시장은 12차 전기본 수립 이후로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본에서 허용 물량이 확정된 이후에야 입찰 공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책 방향에 따라 용량시장 자체가 축소되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CHPS)은 연내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신규 발전소 진입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수소 혼소를 전제로 노후 LNG 발전소를 개체하는 일부 사업만 참여가 가능한 구조다. 대표적으로 동서발전 울산복합 1·2호기, 포스코 인천 3·4호기 정도가 입찰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CHPS 역시 신규 투자 시장이라기보다 기존 설비 전환 시장으로 제한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정책 흐름이 지속될 경우, 향후 국내 신규 발전설비는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신규 대형 원전과 일부 SMR(소형모듈원전)을 제외하면, 사실상 재생에너지 중심으로만 신규 설비가 허가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책 흐름을 두고 전력시장이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LNG 가격 급등과 동시에 SMP 상한제 등 가격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며 “투자 판단이 어려워지는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민의힘 “기후공론화, ‘답정너’식 설계”…조기감축 유도 의혹 제기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기후위기 공론화위원회의 공론화 결과를 두고 “특정 감축경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설계된 '답정너'식 절차"라고 비판했다. 설문 문항과 전문가 발제, 제공 정보 전반이 조기 감축경로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짜여 있어 공론화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기후특위 위원들은 13일 “국민 숙의를 통해 사회적 판단을 모으겠다던 공론화가 오히려 특정 감축경로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됐다"며 “그 결과를 곧바로 국민적 합의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공론화의 핵심인 감축경로 설문 문항이 애초부터 조기 감축을 유도하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설문에서는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방식(오목형)'에 대해 “IPCC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권고하는 감축경로와 유사하다", “미래세대의 부담이 적다"는 설명을 붙였다. 반면 선형 또는 후행형 감축경로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헌재 결정 취지에 반할 수 있다"는 부정적 설명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설계가 응답자에게 조기 감축경로를 더 책임 있고 도덕적인 선택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감축목표 수준에 대한 설문에서는 시민대표단의 39.1%가 '전 세계 평균 수준', 25.0%가 '그보다 낮은 수준'을 선택해 64.1%가 평균 또는 그 이하 수준을 선호했지만, 감축경로 문항에서는 77.9%가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방식'을 택한 점도 유도된 응답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문가 발제 역시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봤다. 지난 4일 진행된 감축경로 세션에서 발제자가 조기 감축 필요성을 직접 강조하고, 후행형 경로는 정책적으로 선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해 사실상 조기 감축을 '정답'처럼 제시했다는 것이다. 국제 비교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일본이 2030년 46% 감축, 2035년 60% 감축,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선형 감축경로를 채택하고 있으며, 영국을 제외한 다수 국가도 선형보다 완화된 감축경로를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대표단에게 제공된 자료집과 설문 문항에는 이런 핵심 국제 비교정보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산업 경쟁력과 일자리, 전기요금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공론화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국민의힘의 문제의식이다. 이들은 조기 감축경로가 철강·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막대한 전환 비용과 투자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산업계 부담과 기술 실현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 논의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소환원제철, 탄소포집·저장(CCS) 등 핵심 감축수단이 아직 본격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목표만 앞서는 방식은 입법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기후특위 간사는 “이번 공론화는 국민의 자율적 판단을 확인한 절차라기보다 조기 감축경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설계된 절차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문항 설계와 정보 제공 방식에 편향과 유도의 한계가 있었던 만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공론화 절차를 다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지연 의원도 “다양한 의견 수렴과 충분한 숙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초기 더 많이 감축' 응답이 불과 일주일 만에 급등한 것은 편파적 발제와 토론의 영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범수 의원은 “공론화 결과보고서를 특위 당일 처음 배부하고 토론하자는 것은 국회를 형식적으로만 거치는 절차처럼 보인다"고 했고, 김용태 의원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탄소중립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국가별 형평성과 현실적 이행 가능성도 함께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공론화 결과만으로는 입법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보다 충분한 시간과 균형 잡힌 정보 제공,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반영한 재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기후부, 5월부터 SMP 상한제 재도입 유력…“전력시장 다시 규제로”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 되면서 석유에 이어 전력시장도 가격상한제가 시행될 전망이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5월 1일부터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제도가 3년 만에 다시 꺼내 드는 카드다. (본지 3월 9일자 “석유 최고가격제 검토, 'SMP 상한제' 재도입으로 이어지나" 참조) SMP 상한제는 전기사업법과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에 의거해 전력거래가격이 특별히 급등하거나 국민생활 또는 국민경제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력도매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SMP 상한제는 시행하고자 하는 날이 속하는 월의 직전 3개월 가중평균 SMP가 직전 4개월부터 직전 123개월까지의 월별 가중평균 SMP 중 상위 10%에 해당하는 월의 가중평균 SMP 이상인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상한 가격은 시행 직전 4개월부터 직전 123개월까지의 가중평균 SMP에 1.5를 곱한 값으로 한다. 설비용량 100kW 이상인 모든 발전기에 적용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해 kWh당 120원대 수준이던 SMP가 250원 이상으로 급증하자 정부는 전력시장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2022년 7월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번에는 150~160원 수준에서 상한가가 설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도입 LNG 가격은 장기계약물량의 경우 국제유가(브렌트유)와 연동되고 환율 영향을 받는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전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이달 초에는 110달러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쟁 전 1430원 수준에서 이달 초 151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1490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물가격도 JKM(동북아 현물가격)은 전쟁 이전 MMBtu당 약 10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20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미 가스공사가 일부 스팟 물량을 이 가격에 계약을 완료된 상태로, 이르면 5월부터 전력시장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전력시장은 연료비가 가장 높은 발전기의 변동비가 해당 시간대의 전력도매가격(SMP)을 결정하는 '한계가격 결정 방식'을 따른다. 즉 여러 발전원이 동시에 가동되는 상황에서 가장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가 마지막으로 투입되며, 이 발전기의 발전비용이 시장 가격으로 형성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최고가 스팟 가격으로 도입된 LNG를 사용하는 발전기가 가동될 경우, 해당 비용이 그대로 SMP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그대로 반영할 경우 SMP가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SMP는 kWh당 110~120원 수준이지만, 연료비 상승이 반영되면 200원대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SMP 상한제의 핵심 목적은 민간 발전사의 초과이익 환수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 정부는 그동안 위기 국면에서 특정 기업에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기마다 '횡재세'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장 상황을 넘어서는 초과이익에 대해 일정 부분 환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SMP 상한제 역시 이러한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서, 에너지 위기 속 민간 발전사의 이익을 일정 부분 통제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LNG 직도입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민간 발전사들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에서 일부 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를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한제가 과거보다 훨씬 강한 규제로 작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러·우 사태 당시에는 민간 발전사 손실에 대해 일정 부분 보상이 병행됐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보상 장치 없이 수익을 직접 억제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SMP 상한제는 전기요금 상승 요인을 어느 정도 완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 통제로 전력시장 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SMP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발전사들이 연료비 상승을 전력 판매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일부 발전사들은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경영 압박을 겪은 바 있다. SMP 상한제 적용기간은 과거 3개월 한시로 제한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고시 개정을 통해 일몰 기한이 없이 상시 적용 형태로 설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몰 규정은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해당 규제가 자동으로 종료되도록 하는 장치다. 즉 정책 도입 당시부터 적용 기간이 명확히 설정돼 있어 시장 상황이 안정되면 규제가 자연스럽게 해제되는 구조다. 반면 상시 규제는 별도의 종료 시점을 두지 않고 정책 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지속되는 형태로, 사실상 구조적·상시적 개입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동일한 SMP 상한제라도 일몰 규정이 적용될 경우 단기적 시장 안정 장치로 기능하는 반면, 상시 규제로 전환될 경우 전력시장 가격 형성 구조 자체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파급력이 훨씬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SMP 급등은 곧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으로 직결된다. 전력 소매 판매 가격이 사실상 제한된 상황에서 도매가격이 급등할 경우 한전 적자가 다시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SMP 상한제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도 이 같은 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중동발 에너지 가격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시적 대응이 아닌 구조적 가격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 자체를 규제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여전히 14조원 이상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 억제는 재무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가스 가격이 아닌 전력시장 가격(SMP)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이번 SMP 상한제 재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전력시장은 다시 규제 중심 구조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한 전력시장 관계자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민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적인 요금 안정과 중장기 시장 기능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직도입 발전사는 유리한 조건에 계약을 잘해서 구조적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인데 위기가 올 때마다 '횡재세'라고 하니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계속 이렇게 규제를 할 것이라면 발전분야를 100% 공공부문으로 전환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 과기부 배경훈 vs 기후부 김성환…데이터센터 전력믹스 ‘충돌’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최종 입법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법안의 핵심은 데이터센터 유치 및 구축이 쉽도록 핵심요소인 전력, 용수, 부지 등에 대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제도를 폭넓게 허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력에서는 한전을 거치지 않고 발전소 전력을 직접 사용하는 전력직접거래(PPA)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력산업을 총괄하는 기후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부는 LNG발전까지 PPA를 허용할 경우 타 산업과 형평성에 안 맞고, 탄소중립에도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AI 3대 강국과 에너지전환 정책이 입법과정에서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어 국회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별법 과방위 소위 통과, 법사위서 기후부와 충돌 예상 10일 전력 및 IT업계에 따르면 여야 여러 의원이 발의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진흥 특별법안이 지난달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고, 전체회의에서 심사 중이다. 업계는 상임위 여야 간에 큰 이견이 없는 만큼 전체회의까지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본회의 상정 전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 통과이다. 법사위에서 이 법안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별법안에서는 AIDC가 대용량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한 공급을 위해 전력직접거래(PPA)를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PPA는 전력 수요자와 발전사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전력산업을 총괄하고 있는 기후부는 특별법안의 PPA 조항에 대해 수용한다면서도 재생에너지 전력에만 한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방위원들은 간헐성 문제가 있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AIDC에 절대 충분한 전력 공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LNG 등 다른 전력원까지 PPA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방위원들은 이 부분에서 기후부와 충돌 가능성을 알면서도 일단 LNG 전력까지 PPA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법사위에서 기후부와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배경훈 “전력이 가장 중요", 김성환 “데이터센터는 탈탄소 전력으로" 결국 이 사안은 과기부와 기후부 장관들 간의 기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지난 9일 “AIDC의 핵심은 전력 문제인 만큼 그 부분에 있어서 양보할 수는 없다"며 “AIDC의 전력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 그 부분은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전력정책 핵심으로 두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0월 22일 광주 국가AI데이터센터를 방문한 후 페이스북에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적절한 믹스로 탈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 탈탄소 중심의 녹색 대전환(GX)과 AI 대전환(AI)을 양대 축으로 삼아 제조업 강국 재도약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보급하고, 2040년까지 석탄발전 60기를 폐쇄하는 등 화력발전은 점차 줄여나갈 계획을 내놔 앞으로 신규 LNG발전 등이 들어올 틈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전력업계에서는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가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AI 강국 도약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제약없는 전력 공급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동해안 석탄발전소들이 가동률 20~30%대에서 놀고 있다. 데이터센터 업계에서는 정부가 PPA나 데이터센터 전력특례에 석탄발전을 포함시켜주면 즉각 이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수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현황을 매일 주시하고 있다"며 “AI 인프라는 글로벌 속도전이라고 하는데 언제까지 발전원 이념 논쟁이 갇혀 있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AIDC의 경우 LNG 열병합발전으로 전력을 충당하는 시나리오로, 연간 전력소비가 213.2GWh, 고수요 시나리오에서는 718.2GWh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AIDC가 단순한 IT 설비가 아니라 지역 전력계통과 연료수급 구조까지 흔들 수 있는 대형 전력 수요처라는 뜻이다. ◇李정부 국정과제 'AI강국'과 '탄소중립' 충돌 산업계와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만큼은 이념보다 현실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AI 데이터센터는 제조공장과 달리 순간 정전이나 출력 변동에 훨씬 민감하고, 전력단가 차이가 곧 국가 AI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GPU 클러스터 기반의 고집적 AIDC는 24시간 상시 가동이 기본이어서, 태양광·풍력 중심 공급만으로는 전력품질과 경제성을 동시에 맞추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원전, LNG, ESS, 계통전력,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조합할지에 대한 현실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탈탄소 전원이냐, 아니냐'의 이분법보다 '어떤 조합이 가장 안정적이고 값싼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전력은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특정 전원을 배제하는 접근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AIDC 특별법을 둘러싼 갈등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AI 산업 육성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국가 목표가 실제 정책 현장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해법이 필요하고, 동시에 탄소중립이라는 국제적 약속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 전력특례 논쟁이 향후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에너지 믹스 논의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12차 전기본, LNG ‘30년 제한’ 검토…수소발전도 사실상 퇴출 수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발전이 사실상 전원믹스에서 밀려나는 '퇴출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에너지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12차 전기본에서 신규 LNG발전에 대해 가동연한을 30년으로 제한하는 방안과 수소 혼소·전소 발전 역시 제외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력 수요는 증가하는데 주요 전원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12차 전기본 수요예측 작업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반면, 전원믹스는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방향성 논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과거와 달리 논의 과정이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전기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요는 11차 전기본 대비 약 5% 내외 증가하는 수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전력 다소비 산업 확대를 감안하면 절대적인 전력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수요 증가를 뒷받침할 전원 구성의 방향이 기존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논의 흐름을 종합하면 12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무탄소 전원 중심 구조로의 재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 여기에 최근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촉발된 '에너지 자립'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화석연료 기반 발전의 입지는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LNG발전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규 LNG발전에 대해 가동연한을 약 30년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통상 발전소 설계수명이 30년 이상임을 고려할 때, 이는 투자 회수 기간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효과를 낳는다. 사실상 신규 LNG발전 투자 유인을 크게 떨어뜨리는 신호로 해석되는 이유다. 수소발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당초 11차 전기본에서는 LNG 열병합과 함께 수소 혼소 및 전소 발전이 중장기 전원으로 포함되며 다양한 선택지가 열려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부각되면서, 전원믹스의 핵심 옵션에서 빠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수소발전이 아직 상업적 주력 전원으로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이 정책 논의 과정에서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에 열려 있던 LNG 및 수소 기반 발전의 진입 경로는 대폭 축소되거나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11차 전기본에 포함됐던 열병합 2.2GW(잔여 1.3GW), 2033~2034년 유보물량 1.5GW, 2035~2036년 무탄소 경쟁입찰 1.5GW 등에서 LNG 열병합, 수소 혼소 조건부 발전, 수소 전소 등의 옵션이 빠질 경우 신규 사업 기회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선택 가능한 전원은 줄어드는 역설적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LNG는 계통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소는 중장기 탄소중립 전환의 가교 역할을 기대 받아온 만큼, 이들 전원의 급격한 축소는 전력 수급과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12차 전기본이 사실상 '전원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장을 역임했던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탄소중립 방향은 분명하지만, 특정 전원을 사실상 배제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로 가더라도 LNG 등 유연전원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12차 전기본은 단순한 중장기 계획을 넘어, 한국 에너지정책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아래, 현실적인 전력 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따라 향후 전원믹스의 윤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호르무즈 열려도 ‘고유가 뉴노멀’…에너지정책 대변화 예고

중동 전쟁이 4월을 넘지 않는다 해도 국제유가는 2분기에 평균 배럴당 110달러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중단 사태가 회복하려면 최소 몇주에서 연말까지 소요되고,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행세 징수를 주장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도 전쟁 전 수준의 유가는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유가 체제를 전제로 에너지 정책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고, 발전 믹스에서는 LNG를 줄이면서 원자력과 석탄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화석연료 조기 퇴출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기차 중심의 에너지전환에 강하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NG 발전 비중이 줄게 되면 재생에너지까지 영향을 받게 되고, 고유가는 재생에너지 생산단가를 높이기 때문에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에너지안보와 비용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동 원유 생산 중단량 일 910만배럴, 회복 몇주에서 연말까지 소요 8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을 비롯한 국내외 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전쟁이 4월에 종료되더라도 브렌트유 가격은 2분기 평균 배럴당 115달러, 4분기에도 9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도 초반기에는 80달러를 넘었다가 후반기로 갈수록 60달러 중반대로 수렴돼 연평균으로는 70달러 중반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동 지역에서는 일일 약 91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 차질이 발생한 상태다. 이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9% 수준이다. 생산 및 수출 정상화에는 나라 사정에 따라 최소 몇 주에서 길게는 연말까지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천연가스 시장 역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카타르 국영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의 약 17%가량이 이란군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어 완전 정상화까지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타르는 미국, 호주에 이어 세계 3위 LNG 수출국이다. 이는 글로벌 LNG 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LNG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전력시장과 산업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해 일종의 통행세를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해협이 자기네 영해라며 배럴당 1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VLCC급은 원유 200만배럴을 실을 수 있는데, 배럴당 1달러 통행세를 내게되면 200만달러(약 28억원)를 내야 한다. LNG 선박에도 같은 수준의 통행세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가 및 가스 가격은 단기적인 급등에 이어 중장기적으로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분간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LNG 발전 줄이고, 원전·석탄으로 대체 전쟁이 끝나더라도 2분기까지는 높은 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해 3월 13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시아의 석유가격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제품가격을 국내 시장에 반영하면 휘발유는 약 2000원, 경유는 약 3000원 수준이다. 차량 운행이 늘어나는 계절로 접어들고 있어 타이트한 연료 수급으로 인해 가격은 좀처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NG 가격도 높게 형성됨에 따라 발전 믹스에서 LNG 비중이 줄고, 원자력과 석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북아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19.8달러로 전쟁 전의 10달러보다 98%나 오른 상태다. 북반구 여름철 냉방전력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가격은 더 오르고, 이상고온까지 겹치게 되면 가격 폭등도 올 수 있다. 당장 재생에너지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정부로선 원전과 석탄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화석연료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 가속 이재명 정부는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입장이다. 우선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정책의 속도를 더욱 높이고, 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 정책사업도 기존 목표인 올해 500개, 2030년까지 2500개 구축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나라 행정리가 3만8000개인데 왜 2500개만 하는 것이냐"며 늘릴 것을 주문했다. 또한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방 우대, 경찰차·택시·렌터카·법인차 등 전기차 전환, 충전시설 보급 속도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장관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2030년 신차의 40%를 전기 및 수소차로 전환하는 등 모든 동력원의 전기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중동 사태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전력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 환경에서는 연료비 영향을 받지 않는 원전과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은 석탄이 전력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정부 역시 LNG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하기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2040년 석탄발전 60기 폐쇄를 유지하면서 폐쇄 집중도를 후반부로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LNG 발전 비중이 줄게 되면 재생에너지 보급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태양광은 햇볕에 따라 하루 3~4시간만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몰 시간대에는 이를 보완해 줄 발전원이 필요하다. 하루에도 2~3차례 발전기 가동을 번복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현재로선 LNG가 유일하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완 수단으로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제시하고 있지만, 비용과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다. 에너지산업 컨설팅업체인 C2S컨설팅의 최승신 대표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원자재 공급망이나 설비 구축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전력 수급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태양광과 풍력 역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품과 소재에 기반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전, 재생에너지, 화석연료를 포함한 균형 있는 에너지 믹스를 유지하는 것이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보다 현실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저유가 전제로 설계된 에너지전환 유지 어려워…현실 기반 전환 요구"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정책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정책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에너지안보와 비용 문제가 보다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이전과 같은 저유가 환경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도 이러한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저유가 시대를 전제로 설계된 에너지 전환 정책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며 “이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그리고 비용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현실 기반 정책'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힘 “재생에너지 일변도, ‘하늘의 호르무즈’ 자초”…원전 중심 에너지믹스 촉구

국민의힘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강하게 비판하며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믹스 복원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발표한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겨냥해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 축인 원자력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며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에 치우친 균형감각 상실"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최근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공급망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도 원전 활용 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기후 여건에 의존하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안정적인 에너지 전환이 어렵다"며 “장마, 풍량 감소 등 기후 변동성이 큰 국내 환경에서는 전력 공백, 이른바 '하늘의 호르무즈'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전력망 안정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며 “원전은 연료 비축이 가능하고 공급망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위기 상황에서도 에너지 안보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 중인 '햇빛·바람 연금' 구상에 대해 “대다수 국민의 부담으로 일부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라며 “태양광과 풍력 핵심 부품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요금 인상 압력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AI·반도체 산업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라며 “간헐성이 큰 재생에너지는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정부를 향해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무탄소 기저전원인 원전을 중심으로 한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에너지믹스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찾아가는 복지” 가스공사, ‘도시가스요금 대신 신청’으로 에너지 사각지대 깬다

한국가스공사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찾아가는 에너지 복지' 모델을 도입하며 공공서비스 혁신에 나섰다. 한국가스공사는 취약계층을 대신해 도시가스 요금 감면을 신청해주는 '도시가스 요금 경감 대신신청 제도'를 공공기관 최초로 도입·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복지제도의 한계로 지적돼온 '신청주의'를 보완해,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계층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도시가스 요금 경감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제도를 알지 못하거나 신청 절차의 어려움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고령자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는 복잡한 신청 과정이 높은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가스공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 공무원이나 공사 측이 대상자를 대신해 요금 감면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이는 수혜자의 자발적 신청을 기다리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이 먼저 찾아가는 적극적 복지로 전환한 사례로 평가된다. 제도 도입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이스피싱 우려가 주요 걸림돌로 작용했다. 타인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와, 콜센터 안내 전화가 보이스피싱으로 오해받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가스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보안성 검토와 개인정보 영향평가를 거쳐 법적·기술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아울러 카카오톡 채널 개설과 KT 발신정보 알리미 서비스를 도입해 통화 신뢰도를 높였으며, 그 결과 콜센터 통화 성공률을 기존 35.6%에서 58.9%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대구광역시와 협력해 190개 복지센터를 대상으로 시범교육을 실시하고, 대신신청 주체를 가스공사에서 지자체까지 확대하며 현장 참여를 강화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가스공사는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31만 8825가구를 발굴해 이 가운데 12만 8971가구에 제도 안내를 완료했으며, 총 1만 7729가구가 새롭게 요금 경감 혜택을 받게 됐다. 가스공사는 향후 네이버, 유튜브, 카카오톡 등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홍보를 강화해 2028년까지 약 9만7천 가구에 대신신청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84% 수준인 요금 경감 수혜율을 9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제도는 에너지 공기업 최초로 시행된 모델로, 향후 한국전력이나 지역난방공사 등 다른 에너지 기관으로 확산될 수 있는 사례"라며 “단 한 명의 국민도 에너지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제도는 기획재정부의 '2025년 공공기관 대국민 체감형 서비스 개선방안' 중 사회적 배려 확대 과제로 선정됐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도 '국민 삶을 바꾸는 민원서비스 혁신' 대표 사례로 꼽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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