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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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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조업 강한 한국, 亞 해상풍력 허브기지 능력 충분”

한국 해상풍력 산업이 '목표만 크고 성과는 더딘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의 구조를 통해 공급망을 육성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영국이 세계 2위의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거버넌스 모델을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해보겠다는 구상이다. 전 세계 해상풍력 성장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 단체인 오션에너지패스웨이(Ocean Energy Pathway)의 장다울 한국대표는 최근 본지와 만나 “한국은 조선·철강·전선 등 해상풍력의 핵심 제조 기반뿐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해양 엔지니어링과 전력 인프라 역량까지 갖추고도 지난 20년 동안 해상풍력을 사실상 키우지 못했다"며 “이제는 정부가 목표를 제시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산업계와 함께 실행 가능한 이행계획을 짜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션에너지패스웨이는 전 세계 해상풍력 성장 가속화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해양보호를 동시에 추진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글로벌 비영리 단체다. 한국·일본·인도·브라질 등을 포함한 약 9개국에서 활동하며, 정부와 산업계, 싱크탱크를 연결하는 중립적 정책 지원 역할을 맡고 있다. 장 대표는 “해상풍력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 수단이면서도, 해양 생태계와 공존하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하는 산업"이라며 “특정 기업이나 국가의 이익이 아니라,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도록 돕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한국 해상풍력 산업의 가장 큰 문제로 장기간의 정책과 실행 간의 괴리를 꼽았다. 그는 “한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상풍력 논의를 시작했고,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세계 3대 해상풍력 강국'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도 2030년까지 12GW 보급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 역시 달성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인 2030년 3.2GW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실제 국내 해상풍력 누적 설치량은 0.3GW에 그치는 등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장 대표는 “한국은 현재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해상풍력 단지가 많지 않다"며 “실증용·소규모 단지를 제외하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사업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라며 “조선, 철강, 기계 등 해상풍력과 연계 가능한 산업 역량이 충분하고, 타워·하부구조물·케이블 분야에서는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까지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장을 키우지 못해 결국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삼성중공업, 효성,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들이 풍력 분야에 진출했지만 시장 부진과 정책 불확실성 속에 잇따라 사업을 접은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장 대표는 “당시 내수시장을 일정 규모로 키웠다면 한국이 지금 훨씬 강한 경쟁력을 가졌을 것"이라며 “해상풍력은 한국이 충분히 세계 최상위권을 노릴 수 있었던 산업"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해상풍력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높은 발전단가만을 지목하는 시각은 단편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해상풍력은 단순히 터빈 몇 기를 바다에 세우는 사업이 아니라 항만, 설치선박, 계통, 금융, 수용성, 인허가가 한꺼번에 맞물려야 돌아가는 중후장대 산업"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병목으로는 △전용 설치항만 부족 △설치선박 부족 △계통 연계 불확실성 △군(軍) 협의 및 어업 수용성 문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연 등이 꼽힌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해상풍력 설치 역량을 사실상 결정하는 것은 항만"이라며 “현재 연간 설치 가능 물량이 제한적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치선도 충분치 않고, 현재 국내에서 운용 가능한 선박은 대형 차세대 터빈 설치에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15MW급 이상 터빈이 본격화되면 선박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PF 문제도 핵심 변수다. 장 대표는 “입찰에 선정됐다고 바로 착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은행이 조 단위 자금을 빌려주려면 계통, 군 협의, 주민수용성, 기술 검증 등 여러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하는데, 이 단계에서 상당수 사업이 막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산업이 커지려면 '지속적인 수요'가 가장 중요하다"며 “연간 시장 규모가 예측 가능하고 실제로 이행될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항만을 짓고, 선박을 만들고, 공급망 기업이 공장을 확충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주목하는 모델은 영국이다. 영국은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해상풍력 비용이 높았지만,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비용 절감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비용도 낮추고 세계 2위 수준의 해상풍력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는 “영국은 2011년 무렵 해상풍력 보급량이 2GW 수준이었지만, 그 시점에 이미 정부 주도로 '비용절감 TF'를 만들어 해상풍력 가격을 어떻게 낮출지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며 “이후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기구를 만들고, 공급망·기술혁신·시장제도·금융·인허가 등 분야별 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영국의 핵심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지속적인 협의와 점검 체계였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영국은 해상풍력 비용을 낮추기 위한 과제를 세운 뒤, 해마다 목표 대비 성과를 점검했다"며 “정부가 혼자 계획을 짠 것이 아니라 산업계와 함께 실행전략을 만들고 서로 역할을 분담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은 공급망을 세부 품목별로 구분하고 자국 생산, 보호, 산업 육성, 수입 등 전략적 선택지에 대해 기술 역량, 비용 효율성, 시장 가치, 파급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최고의 방식을 선택했다"며 “대부분을 처음부터 자국 기업이 생산하도록 하겠다는 접근이 아니라, 산업 발전 단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 것이 현실적이었다. 또한 영국 내에 투자해 공장을 짓고 생산하는 경우, 자국 기업이든 외국 기업이든 구분하지 않고 장려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도 최근 해상풍력 민관 거버넌스 구축에 나섰다. 장 대표는 “지난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후 가진 첫번째 장관과 풍력업계 간담회 이후 영국 사례를 참고한 민관 협력 구조의 필요성을 검토했고, 그 결과 해상풍력 분야에서 새로운 거버넌스의 틀이 만들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된 해상풍력법 상으로는 해상풍력 발전위원회와 실무위원회, 해상풍력발전추진단, 전담기관 등이 법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비용절감, 공급망 육성, 인프라 구축의 전략을 짜서 해상풍력발전추진단의 자문 역할을 하는 체계가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과거에도 유사한 협의체가 있었지만 지속적인 운영으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차관이 직접 정부 측 공동 위원장을 맡고, 정부 측에는 해상풍력발전추진단과 전담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을 비롯해 발전공기업, 전력계통·시장기관, 정책금융기관,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민간에서는 제주대 김범석 교수가 민간 측 공동위원장을 맡고, 한국풍력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산업계, 학계, 싱크탱크 등이 직접 참여해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기존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모였다는 사실이 아니라, 여기서 실제로 무엇을 만들고 어떤 성과를 내느냐"라며 “올해 안에 목표하고 있는 '한국 해상풍력 경쟁력 강화 전략'이 제대로 수립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향후 가장 중요한 정책 과제로 2035년까지의 장기 입찰 로드맵을 꼽았다. 그는 “해상풍력은 공급망과 금융,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2~3년짜리 단기 계획으로는 기업들이 움직이기 어렵다"며 “2035년까지 어느 해에 어느 정도 물량을 시장에 낼 것인지 예측 가능한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력 문제도 심각하다"며 “입지 조사와 개발, 설계·제조·설치·운영 등 전 주기에 걸쳐 필요한 다양한 전문 인력을 대학과 훈련기관과 연계해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며, 석탄발전 등 기존 에너지 분야 인력의 전환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전략도 중요하다. 장 대표는 “지금 한국 해상풍력의 국내 공급망 비중을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한 번에 끌어올리려 하기보다, 우선 시장 자체를 키우면서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부터 확실히 먹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타워, 하부구조물, 케이블, 항만, 시공, 유지보수, 금융, 보험, 법률, 인허가 등은 한국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이라며 “블레이드와 나셀처럼 시간이 더 필요한 분야는 장기적으로 기술이전을 포함한 단계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해상풍력이 장기적으로는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시장에서도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낙찰가는 높은 편이지만, 해상풍력은 초기 시장 형성 단계에서 비용이 높다가도 보급 확대와 학습효과, 금융비용 하락, 공급망 확충을 통해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며 “유럽 여러 국가들도 일정 보급량을 넘기면서 비용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도 2035년에 가까워지면서 비용이 충분히 낮아지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 기업과의 기업 전력직접거래(PPA)가 가능한 시점이 올 수 있다"며 “그 단계까지 가면 해상풍력은 단지 재생에너지 보급수단을 넘어 산업경쟁력과 전력시장 안정에도 기여하는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태양광만으로는 대규모 산업용 전력 수요와 24시간 탄소중립 전력 조달 요구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며 “한국에서 해상풍력은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RE100, CBAM, 기후공시와 같은 탄소 무역 장벽 대응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 해상풍력은 잠재력 대비 지금까지의 성과는 매우 제한적이었던 산업"이라면서도 “2050년 150GW 이상의 방향을 가지고 앞으로 5년, 10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해상풍력은 한국의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분야"라며 “호주,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열릴 때 한국이 공급망 허브로 선점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또다시 장밋빛 목표만 내놓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어떻게 낮출지, 어떤 인프라를 언제 깔지, 어떤 공급망을 우선 육성할지, 어느 정도 시장을 지속적으로 열 것인지까지 책임 있게 설계하는 것"이라며 “이번 민관 거버넌스가 그런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 6월 선거 끝나면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 본격화

정부가 6월 지방선거 이후에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어서 산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은 요금 인하 효과를 보는 반면, 수도권 등 전력 수요 집중 지역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역별 요금 차등의 기준으로 △전력자급률 △송·배전 비용 △지역 낙후도 등을 종합 반영할 방침이다. 적용 단위는 수도권·비수도권이 아닌 광역지자체 기준이며, 대상은 우선 산업용 전기로 한정된다. 제도 도입 시점 역시 유동적이다. 지역별 요금 차등이 민감한 정치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6월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과 여론을 고려해 발표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역 간 전기요금 격차는 kWh당 10~2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원이 가정에서는 큰 비용이 아니지만,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한테는 수천억원의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2024년 2만5111GWh의 전력을 사용했다. 여기에서 kWh당 20원이 오른다면 추가 부담액은 5022억원이 된다. 발전소가 밀집해 전력 자급률이 높은 전남 광양, 경북 포항 등은 요금 인하 효과가 예상되는 반면, 수도권과 일부 산업단지는 전기요금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시간대별 요금 차이를 두는 '계시별 요금제'와 병행 추진된다. 문제는 두 제도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철강·시멘트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유예기간을 두고 기업 신청을 받는 방식으로 충격을 완화할 계획이다. 특히 정책 설계의 핵심은 지역별 인하 효과와 계시별 인상 효과를 상쇄시키는 구조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광양·포항처럼 발전 자급률이 높은 지역은 전기요금이 내려가는 효과가 생긴다"며 “이 하락분이 계시별 요금제 인상분과 일부 상쇄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정책 의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계에서는 이번 제도가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 간 비용 구조를 재편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산업단지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지역별 요금 △계시별 요금 △탄소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삼중 부담'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정합성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개편은 우선 한국전력과 소비자 간 '소매요금'에만 적용되고, 발전사와 한전 간 '도매요금(SMP 등)' 차등화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전력당국은 3~4분기 중 관련 규칙 개정을 검토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현행 전력시장 구조상 이를 소매요금에 직접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번 개편은 '소매요금 중심의 부분적 지역 차등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28일 개최…산업 생존과 성장 위한 에너지정책 논의

에너지경제신문과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미래포럼, 한국자원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2026'이 28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서초구 엘타워 5층 오르체홀에서 개최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안보 이슈,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등 복합적인 환경 변화 속에서,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포럼은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방안'을 주제로,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방향과 제도 개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장 구조 개편, 산업계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공급 안정성 확보 등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 특히 산업 경쟁력과 에너지 전환 간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행사는 개회식과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에너지정책 및 구조개선 방안'을 주제로 김진수 한양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좌장), 조성봉 숭실대 명예교수, 김희집 서울대 겸임교수가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산업 생존을 위한 지원 및 제도적 기반'을 주제로 전우영 국립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박종배 건국대 교수(좌장),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이 패널토론에 참여한다. 이어지는 세 번째 세션에서는 '산업부문 에너지 절감 및 효율화 방안'을 주제로 이유수 숭실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조홍종 단국대 교수(좌장), 이상준 국립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조상민 한국공학대 교수가 패널토론에 참여한다. 이번 포럼은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점에서 정책과 시장의 접점을 찾는 자리가 될 것이며,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과 산업 현장의 요구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중심 원전수출 일원화, 임시방편 불과”…원전업계 ‘근본 구조개편’ 촉구

정부가 추진 중인 '한전 중심 원전수출 일원화' 방안이 오히려 구조적 문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단순 협약 수준의 체계 개편으로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4일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원전수출 체계 개편' 관련 “현재 논의되는 한전-한수원 협력 협약 방식은 이원화 해소라는 취지는 인정되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특히 한국전력공사 중심의 수출 구조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전은 누적 적자와 200조 원을 웃도는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금융 조달과 대외 협상을 주도하기에는 신용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원전 수출은 수십 년 단위의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초기 금융 구조 설계에서 주계약자의 재무 건전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 이후 한전이 발전 기능을 분리한 지 20년 이상 지나면서 실제 원전 건설·운영 역량이 약화됐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현재 해외 원전사업 인력도 200명 이하 수준에 그쳐 독자적 수행이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이번 방안의 핵심인 '공동 주계약 구조'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센터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 간 갈등이 표출됐던 UAE 바라카 원전 사례를 언급하며 “문제의 본질은 계약 형태가 아니라 최종 의사결정 권한이 분산된 구조였다"고 진단했다. 공동 주계약 방식은 설계 변경, 공기 지연, 추가 비용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둘러싼 해석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해 향후 유사 분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센터는 원전 수출 경쟁력이 특정 기관이 아닌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 결집'에서 나온다는 점도 강조했다. 설계(한국전력기술), 기자재(두산에너빌리티), 연료(한전원자력연료), 정비(한전KPS), 시공(현대건설 등)까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경쟁력이 확보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협약은 한전-한수원 관계 재정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러한 전주기 산업 구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센터는 이번 방안이 연구용역과 일부 기관 중심 논의를 통해 도출된 뒤, 공식 발표 이전에 언론을 통해 여론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수출 체계 개편은 국가 전략 사안인 만큼 학계·산업계·관련 협회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센터는 중장기 대안으로 '원자력발전공사(가칭)' 설립 또는 원전 중간지주회사 신설을 제시했다. 한전 산하에 원전 지주 구조를 두고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등을 편입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단일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전주기를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원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원자력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해 금융·인력·기술 지원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EDF, 러시아 로사톰, 중국 국영 원전기업들이 모두 법적 기반 아래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춘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센터는 글로벌 원전 시장이 2050년까지 600GW, 3000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체코 두코바니 수주 이후 유럽·중동·동남아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는 지금이 구조 개편의 적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 △한전-한수원 협약 유보 △공론화 기구 구성 △복수 대안 검토 △특별법 입법 로드맵 마련 등을 촉구했다. 센터는 “원전 수출 체계 개편은 기관 간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산업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자연자본포럼 개회식] “생물다양성 ESG, 선의 아닌 데이터로 증명해야”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탄소 중심에서 자연자본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생물다양성 관리와 공시가 새로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ESG는 단순한 선언이나 캠페인을 넘어 사업 구조와 공급망 전반을 재편하는 이슈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이제 기업 경쟁력은 '얼마나 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증명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는 제언이 나왔다.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의 공동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에서는 기업 ESG의 새로운 축으로 '생물다양성'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이를 둘러싼 현실적 과제와 해법이 집중 논의됐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박기영 환경재단 그린CSR센터 국장,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공동대표, 김해원 땡스카본 대표가 강연에 나섰다. 이들은 공시와 규제가 빠르게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현장 실행'과 '데이터 확보'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기영 환경재단 그린CSR센터 국장은 “기업이 기후뿐 아니라 자연자본 관점에서도 리스크와 기회를 공시해야 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리스크 평가에서 생물다양성 감소와 생태계 붕괴는 향후 핵심 위협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TNFD(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등 새로운 공시 체계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환경재단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맹그로브 100만 그루 식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맹그로브는 육상 식물 대비 5배 이상의 탄소흡수 능력과 함께 해안 방재, 생물 서식지 제공 등 복합적 기능을 갖는 대표적인 자연자산이다. 특히 단순 식재를 넘어 지역 주민 교육,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연구기관 협력까지 결합한 '통합형 ESG 모델'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조림 지역에서는 조류·어류 등 생물다양성이 증가하는 성과도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드론과 AI를 활용해 외래종을 제거하고 자생종을 복원하는 '그린웨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기반 생태복원 모델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실행은 훨씬 복잡하다.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공동대표는 “생물다양성 ESG는 보고서가 아니라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현장 중심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중랑천 생태복원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며 “쓰레기 수거, 외래종 제거, 준설 저지 등 기초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참여하는 생태복원 사업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물리적 관리와 거버넌스 구축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또 현대모비스 등과 진행 중인 '생거 진천 프로젝트'에서는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하천을 모래 기반 생태계로 되돌리는 작업을 수행 중이며, 일부 종의 서식이 확인되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자연 복원은 장기적이고 불확실성이 큰 사업이다. 염 대표는 “나무를 심어도 30%는 죽고, 행정이나 개발로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기업의 단기 성과 중심 접근과 구조적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TNFD 지표로 지역별 생태 특성을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공시 체계와 현장 간 괴리를 짚었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해법으로 '데이터 기반 접근'이 제시됐다. 김해원 (주)땡스카본 대표는 “생물다양성 ESG는 선의가 아니라 증명 가능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며 정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지표 설정 어려움 △출발점 부재 △기초 데이터 부족 등으로 공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위성, 음향 AI, 환경 DNA(eDNA) 등을 활용해 생태계 변화를 측정하는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성 데이터로 산림 훼손과 수자원 변화를 추적하고, AI를 활용해 음향으로 종 다양성을 분석하며, 환경에 흔적으로 남는 eDNA 기반 분석으로 생물종 변화를 정량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TNFD의 LEAP 방법론(Locate-Evaluate-Assess-Prepare)을 기반으로 사업장 경계 설정부터 리스크 평가, 대응 전략까지 체계화하면 다양한 글로벌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결국 모든 공시와 규제는 '위치 기반 자연 데이터 확보'로 수렴된다"며 “자연도 사람처럼 건강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을 종합하면 기업의 생물다양성 ESG 대응은 △실제 생태계 복원과 관리가 이뤄지는 '현장 기반 실행' △이를 측정하고 공시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 △단기 성과를 넘어서는 '장기적 투자와 파트너십'으로 나뉜다. 탄소 중심 ESG에서 자연자본으로의 확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기업이 이를 어떻게 현실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12차 전기본, 2040년 수요 ‘657~694TWh’ 전망…“수요관리로 대응”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인공지능(AI)과 전기화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를 반영하면서도, 수요관리 강화를 통해 증가 속도를 제어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22일 열린 전력수요 전망 공개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허진 이화여대 교수(수요전망 위원장) 따르면 2040년 전력소비량은 657.6~694.1TWh로 전망됐다. 이는 11차 전기본 최종연도(624.5TWh) 대비 증가한 수치다. 다만 경제성장률 둔화 영향으로 기본적인 수요 증가세는 과거보다 완만해진 반면,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전기화 등 '추가수요'가 구조적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12차 전기본은 처음으로 복수 시나리오 체계를 도입했다. 기준 시나리오는 기존 성장 흐름과 2035 NDC 53%를, 상향 시나리오는 AI 확산과 NDC 61% 달성을 가정했다. 허진 교수는 단일 전망이 아닌 시나리오 기반 접근을 통해 “과잉·과소 투자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이번 계획에서 가장 큰 변화 요인이다. GPU 서버 전력밀도는 2040년까지 현재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반영됐으며, 이에 따른 전력수요는 약 26.5TWh로 전망됐다. 전기화 역시 핵심 변수로, 산업·수송·건물 전반에서 전력수요를 크게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3차 전기본 수립 위원회는 수요 증가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효율향상(EERS) △DR시장 △히트펌프 △시간대별 요금(TOU) 등을 통해 120TWh 이상을 절감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특히 이번 계획에서는 전기차(V2G), 산업용 요금 등을 활용한 부하이전 개념이 처음 도입됐다. 이번 12차 전기본 수요 전망의 핵심은 '수요는 늘어나지만, 그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점이다. AI·반도체·전기화로 전력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정부는 이를 그대로 설비 확대로 연결하기보다는 수요관리와 패턴조정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을 택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전력이 필수이며 산업 전기화 역시 '피크 수요' 확대 요인이라는 점이다. 재생에너지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수요관리만으로 감당 가능한가"라는 현실적 의문이 남는다. 결국 향후 쟁점은 △수요관리 실현 가능성 △LNG·원전 등 백업전원 필요성 △계통·송전 투자와의 정합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자의 눈] ‘에너지안보 = 재생에너지’라는 함정

최근 중동 정세 불안이 확대되면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는 수입 연료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태양과 바람은 특정 국가가 통제할 수 없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과연 에너지 안보는 '발전원'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제일까. 재생에너지는 연료를 수입하지 않는 대신, 설비와 소재를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에너지저장장치에는 희토류와 리튬 등 핵심 광물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들 자원의 가공과 정제는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연료 의존도가 줄어드는 대신 설비와 소재 측면에서 또 다른 형태의 의존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번 이란 사태처럼 주요 해상 물류 경로가 흔들릴 경우, 원유뿐 아니라 이러한 부품과 소재의 수급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력 시스템 운영 측면에서도 고민은 이어진다. 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전원이 필요하다. 실제로는 원전이나 LNG 발전, 혹은 에너지저장장치가 함께 운영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과 설비 투자 역시 에너지 정책을 논의할 때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다. 송전망 문제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재생에너지는 입지 특성상 발전지와 수요지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발전 설비 확대와 동시에 송전망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산된 전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송전 제약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해 보면, 에너지 안보는 단순히 “어떤 에너지원이 더 안전한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연료, 설비, 공급망, 계통, 비용이 모두 얽힌 복합적인 구조 속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 재생에너지는 분명 중요한 축이다. 다만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전의 안정성, LNG의 유연성, 재생에너지의 환경성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에너지 정책은 특정 방향을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불확실성이 큰 환경 속에서 리스크를 나누는 작업에 가깝다. 이번 이란 사태는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호르무즈 리스크에 AIDC 전력 수요까지…두산에너빌리티 ‘전원믹스 수혜주’ 질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는 만큼 두산에너빌리티가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라는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특정 발전원이 아닌 다양한 전원 설비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원전·풍력 중심, 해외에서는 LNG까지 포함한 전 포트폴리오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는 하루가 다르게 이란,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며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인 만큼, 봉쇄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해협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는 불안정한 상황이 상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으로 대규모·상시 전력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력 공급 방식은 재생에너지 중심에서 LNG와 원전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재조정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은 결국 LNG나 SMR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가스터빈을 통한 LNG 발전 설비, 대형 원전 주기기, SMR 핵심 기자재, 해상풍력 터빈까지 모두 제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전원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외 시장 환경 차이도 두산에너빌리티에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탄소 규제가 강화되며 LNG 발전에 대한 제약이 커지는 반면, 대형 원전과 SMR, 해상풍력 등 무탄소·저탄소 전원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다. SK, GS, 포스코 등 민간 기업들도 LNG 가격 급등과 규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SMR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등 전원 다변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초 SMR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I-SMR이 설계인증에 착수하는 등 제도적 환경도 갖춰지고 있다. 탄소 규제가 상대적으로 완화된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LNG와 원전을 포함한 다양한 전원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미국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수주가 잇따르면서 주가 상승의 핵심동력이 됐다. 업계에서는 올해와 내년 추가적인 수주 기회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단순한 원전 관련주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 종합 플레이어'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원전 중심 기업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LNG·SMR·재생에너지까지 모두 대응 가능한 구조다. 에너지 안보와 AI 전력 수요가 결합되는 국면에서는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 중 하나"라며 “국내에서는 전원믹스를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오히려 이 역시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설비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시장은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전원에 베팅하기보다, 변화하는 전원믹스 전반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의 가치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발전공기업 통합 ‘가속’…이르면 연내 마무리 수순

정부가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발전 자회사 통합을 위한 연구용역 초안이 오는 6월 중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 통과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17일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한국발전공사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송재봉, 곽상언 의원도 발의에 참여했다. 법안은 현재 5개 발전공기업을 통합해 정부 100% 출자의 단일 공기업인 한국발전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사는 전력 생산과 공급을 총괄하면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핵심 목표로 삼고, 탄소중립 이행과 함께 석탄발전 폐쇄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자 고용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의무로 규정했다. 또한 한전·가스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전력망과 연료 수급을 연계 운영하도록 하고, 발전사업·해외사업·기술개발 등 전반적인 발전 기능을 통합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기존 발전공기업은 공사 설립과 동시에 해산하고 자산과 인력은 포괄 승계하는 구조로, 사실상 발전부문을 단일 공기업 체제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지난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처럼 일사천리로 통합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 해당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8월 발표 예정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도 통합 방향이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제도·계획이 동시에 맞물리며 통합 작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가는 셈이다. 현재 5개 발전공기업의 지분은 100% 한전이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통합법인도 한전 소유가 된다. 하지만 한국발전공사 법안은 통합법인을 한전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으로 하고 있다. 정부가 한전으로부터 통합법인의 주식을 매수해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형태이다. 발전공기업 통합은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권 출범 이후 역할이 중복되는 공공기관의 통합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3일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서 숫자를 못 세겠다. 대대적으로 (통폐합)하라"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봉사·미래를 위한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공공·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도 “제가 욕먹을테니 합리적으로 합칠 건 합치자"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관 통합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대통령실과 정부, 여권의 의지만 강하면 매우 짧게도 진행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신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2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10월에 바로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력·재생에너지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됐다. 아직 청사가 합쳐지지 않아 에너지부문을 담당하는 2차관실 산하 조직은 기존 산업통상자원부 건물에 있다. 발전사 통합도 기존 5사의 본사 건물 활용방안과 통합 공사의 본사 위치 등은 서류상 통합 이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본사 위치는 나주나 세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각 발전공기업 경영진의 거취다. 지주사 체제로 재편될 경우 조직 구조가 대폭 변경되는 만큼, 현재 사장단의 임기 보장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 사장단의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다. 공석인 남동발전도 사장 공모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합 이후 조직 슬림화와 인사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사실상 '전면 재신임' 수준의 인사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통합 논의는 단순한 조직 재편을 넘어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발전 자회사 분리 체제는 경쟁 도입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에서는 제한적 경쟁과 비효율 논란이 지속돼 왔다. 여기에 전기요금 체계 개편, 지역별 요금 차등, 전력시장 기능 재정비 등 굵직한 과제들이 동시에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발전공기업 통합은 향후 전력시장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석탄발전 감축 일정은 미뤄졌다. 당초 올해 6월 폐쇄가 예정됐던 보령·하동 일부 석탄발전 설비는 최근 중동발 에너지 위기와 전력수급 불확실성을 이유로 폐쇄 시점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내부에서는 SMP 상한제 도입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도매가격 안정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발전을 당분간 유지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 조기 폐쇄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한발 물러난 반면, 단기적인 전력가격 안정과 수급 대응이 앞서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발전사 통합, 12차 전기본 확정과 함께 구체적인 석탄발전 폐쇄 일정도 다시 조정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대명에너지, 호남권 BESS 2건 동시 수주…ESS 시장 ‘강자’ 부상

코스닥 상장 신재생에너지 기업 대명에너지가 정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대형 프로젝트 2건을 동시에 확보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명에너지는 전남 고흥군 '고흥나로 BESS'와 광양시 '광양황금 BESS' 사업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두 사업의 계약 규모는 각각 337억원, 333억원으로 총 670억원 수준이다. 이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1310억원)의 약 5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가 추진한 '2025년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을 통해 낙찰됐다. 대명에너지는 BS한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하며, 두 프로젝트 모두 2027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즉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수주의 배경에는 제주 북촌 BESS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실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대명에너지는 2023년 정부가 처음으로 도입한 장주기 BESS 공모사업에서 북촌 프로젝트 EPC를 수행하며 대용량 배터리 시스템의 설계, 시공, 시운전, 계통연계까지 전 공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 경험이 이번 입찰에서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레퍼런스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ESS 중앙계약시장 특성상 실적 기반 평가 비중이 높다"며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한 기업이 유리한 구조"라고 분석한다. 대명에너지는 이미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고, 영업이익 168억원(+73%), 순이익 141억원(+82%)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 BESS 수주는 올해 하반기부터 기성 매출로 반영될 예정으로, 향후 실적 가시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회사는 풍력·태양광 발전소 8곳(총 278MW)을 운영 중이며, 약 1500MW 규모의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BESS 사업까지 더해지며 발전·저장 통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9년까지 약 2.22GW 규모의 ESS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추가 입찰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명에너지는 제주 북촌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 호남권 사업까지 확보하면서 ESS 중앙계약시장 내 대표 EPC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광철 부사장은 “풍력·태양광뿐 아니라 BESS까지 전 영역 EPC 수행 역량을 갖춘 것이 강점"이라며 “정부 ESS 확대 정책에 따라 지속적인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SS 시장은 이제 '보조적 설비'가 아니라 전력계통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중앙계약시장 도입 이후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한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명에너지의 이번 수주는 단순한 프로젝트 확보를 넘어 향후 시장 지배력 경쟁의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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