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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하은 기자 입니다.
  • 자본시장부
  •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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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 사상 최고치 코스피, 추가 랠리 어디까지…“3700선도 가시권”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펀더멘털과 수급(자금 유입·유출 흐름) 모두 우호적이라고 진단한다. 다만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지난주 코스피는 2021년 7월 기록했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3305선을 돌파하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 12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35%→25~30%)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와 동시에 정부가 자사주 소각(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을 없애는 것) 유예 등 증시 친화적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정책 기대감이 강세를 뒷받침했다. 증권가는 이번 랠리(강세 흐름)를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닌 강세장의 전형적 흐름으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은 1차 상승, 직전 고점 대비 평균 -7% 내외의 조정, 이어지는 2차 상승으로 이어진다. 올해 코스피의 1차 수익률은 약 42%였는데, 이를 적용하면 2차 랠리 상단은 3770선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 상승은 보통 1차 지수 상승률의 절반 수준에서 나타난다"며 “올해 1차 상승률이 42%였던 만큼 이를 적용하면 지수 상단은 3770선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펀더멘털만 따져도 2021년 순이익 최고치(190조원) 대비 올해 전망치가 6.4% 늘어난 203조원으로, 이 경우 보수적으로도 3530선까지는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최대 변수는 오는 18일 새벽(한국 시간)에 예정된 9월 FOMC다.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Federal Reserve)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며 본격적인 금리 인하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50bp '빅컷(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주 코스피는 2021년 7월 기록했던 최고 종가를 넘어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정책 기대감과 금리 인하 모멘텀이 상승 배경이지만, 9월 FOMC 전후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지수가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업종별 체감도는 다르다"며 “최근 순환매(자금이 업종별로 돌아가며 오르는 현상) 장세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급등한 종목을 뒤쫓기보다는 다음 순환매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감안해 추격 매수(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뒤늦게 사는 것)는 자제하되, 조정 시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업종에 분할 매수(여러 번 나눠서 매수)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최고가 경신 랠리

12일 장초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잇달아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9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91% 오른 7만4800원에 거래중이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4.72% 올라 32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양 사 모두 이날 창초반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7만5000원을, SK하이닉스는 32만5000원까지 올랐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크레딧첵] LG, 캐시카우 부진 속 미래 성장 기회 찾기 숙제

LG그룹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하고 있다. 그룹을 견인할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이 실종되면서 외형이 정체됐고 비용 부담은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소폭이나마 이익창출력이 개선된 전자 사업도 올해는 가시밭길이다. 1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최근 4년간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CAGR)은 –25.6%다. 매년 영업이익이 4분의 1씩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수익성 악화가 단기 변동성이 아닌 장기간 이어졌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매출 연평균 성장률은 늘었지만 3.3% 증가에 그쳤다. 매출이 소폭이나마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뒷걸음인 것은 매출 성장 대비 비용 효율성이 악화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화학·에너지·소비재 모두 부진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LG의 화학·전지(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 연결) 부문 합산 영업이익은 2021년 6조원에서 지난해 1조4000억원으로 77% 대폭 감소했다. 결국 그룹에서 이들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2021년 46.1%에서 지난해 24.4%로 축소됐다. 화학·전지 부문은 그간 석유화학의 급격한 업황 저하에도 2차전지와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실적 저하를 일부 완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차전지 부문마저 무너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LG생활건강은 2023년까지만 해도 화학·전지 부문 영업이익의 40~50%를 창출하는 등 그룹내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업황 악화로 이익창출력이 크게 저하됐다. 화장품 부문은 수익성 개선과 구조조정 효과가 있었으나, 음료 부문의 원재료 가격 상승 및 경쟁 심화가 발목을 잡았다. LG생활건강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 4600억원으로 34% 감소했다. 석유화학 업황은 올해도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이 전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중 석유화학 부문의 둔화가 가장 심했다. 이 기간 전체 제조업의 매출은 작년 2.8%에서 1.7%로 1.1%p 감소했는데, 석유화학은 -1.9%에서 -7.8%로 감소 폭이 더 컸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발 관세정책 우려 재점화 등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아서다. 한기평은 LG화학이 현재 수준의 자체 영업현금 창출로는 단기간 내 현 신용도에 부합하는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6월 LG화학(AA+/부정적)은 핵심 수익기반인 석유화학부문과 전지부문의 부정적 업황과 실적 부진으로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 회복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2차전지 업계의 부정적인 수급환경이 지속돼서다. LG에너지솔루션 자체는 상호관세 여파에 따른 리스크 부담은 어느 정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셀 생산능력의 상당부분이 미국 내 구축돼 있어서다. 문제는 전기차 등 관세 리스크에 노출된 전방산업의 부진이다. 이미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놓인 상태에서 관세 리스크가 덮친 전기차 업체들의 수요 위축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 또 다른 캐시카우였던 LG생활건강의 현재 재무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익창출력이 2022년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LG생활건강에 대해 올해도 2022년 이전 대비 약화된 이익창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소비심리가 부진한 가운데, 화장품·생활용품 부문 내 온라인 및 H&B스토어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채널 구조 하에서 높은 경쟁강도가 이어져서다. 음료 부문도 원가부담 상승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다소 약화됐다. 실제 LG생활건강의 지난 1분기 연결 영업이익률은 8.4%로 전년 1분기 8.7% 대비 낮아졌다. 지난해 그룹 영업이익 개선에 유의미한 변화를 준 것은 전자 부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년보다 사정이 나아진 정도다. LG그룹의 지난해 전자 부문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전년 1조원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이는 2021년 6조원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친다. 2021~2024년 전자부문 CAGR은 -31.7%에 달한다. 지난해 성장은 일시적인 개선일 뿐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전자 부문의 올해 이익창출력은 저하될 것으로 관측된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원가 상승 및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경쟁 심화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고됐다. 주력인 생활가전은 미국의 철강 파생제품 관세 부과(2025년 6월부터 적용)로 일정 수준의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LG이노텍 역시 북미 전략거래처의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 및 벤더 그룹 내 경쟁심화로 수익성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부담도 여전하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2022년 -3조원대를 시작으로 매년 조원 단위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67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 폭이 줄어들고는 있으나 아직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즉 그룹 수익성에 아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LG그룹은 내년 6월까지 LG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기술 개발과 생산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LG디스플레이의 영업실적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나, 전자사업 전반의 실적 개선을 견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기평은 “그룹의 주력사업이 전자와 2차전지 사업으로 구성돼 있어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대한 노출도가 비교적 높다"며 “LG전자의 경우 철강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조치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 및 수요 감소로 일정 수준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전자부품사의 경우, 북미 전략거래처의 관세 면제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NHN KCP,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 수혜 기대...↑

NHN KCP가 11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3분 현재 NHN KCP는 전 거래일 대비 5.58% 뛴 1만418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이날 NHN KCP의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 지급대행 서비스가 해외 셀러를 대상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정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기준 NHN KCP는 국내 PG(전자지급결제대행) 거래액 점유율 27%를 기록하며 기존 금융 인프라(오프체인)와 블록체인(온체인)을 연결하는 결제·송금·정산 서비스를 제공, 초기 가맹점 확보와 유통확산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중심의 3자 결제 구조가 형성된 국내 실물경제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실질적 결제 수단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가맹점 접점 측면에서 PG 및 VAN(부가가치통신망) 시스템과의 연계가 선행돼야 한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거래소 소통·공개매각 정상화’ 호소...현대사료 주주연대, 생존 위한 ‘양면전쟁’

현대사료 소액주주 연대가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한국거래소와의 소통 문제와 공개매각 절차의 법적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대표 이상목)를 통해 연대한 주주들은 거래소에 대화를 요구하는 한편, 회생 방안의 핵심인 공개매각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사법기관의 판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현대사료의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주주연대는 심사 과정에서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간 연대는 주주 1410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하고 수차례 공식 면담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거래소와의 소통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현대사료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으며, '적정' 감사의견을 통해 회계 투명성을 회복했다. 또한 삼정회계법인과 공개매각 계약을 체결하며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실적 측면에서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0억7900만원, 순이익 28억44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96%, 124.20%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회생 노력은 법적 문제로 인해 난관에 부딪혔다. 한 개인의 재판과 관련해 회사 자산에 대한 추징보전이 과도하게 책정되면서 공개매각 절차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주연대는 대응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기존에 국회 정무위원회에 청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과도한 추징보전 문제의 해결을 위해 검찰과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사법 절차 진행 후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도 관련 내용으로 청원을 제기하여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사료 주주연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각은 7만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산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며 “개선기간 부여 없이 상장폐지가 결정된다면 회사의 정상화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7만 소액주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거래소는 닫힌 문을 열고 주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며, 사법부 역시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수만 명의 투자자에게 미칠 파장을 고려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액트의 윤태준 소장은 “회사가 개선 의지와 성과를 보이는 상황에서 거래소의 경직된 태도는 아쉬운 부분"이라며 “사법적 문제까지 얽혀 상황이 복잡해진 만큼, 관계 기관 모두가 7만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지난 8일 기준, 3235명의 주주가 참여해 지분율 12.67%(2387만746주)를 확보한 주주연대는 거래소 및 사법기관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크레딧첵] SK, 재무 다이어트 후 쏠리는 배터리를 향한 시선

SK그룹이 지난해 재무상태 악화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룹 차원의 고강도 자산 재조정(리밸런싱)과 반도체 부문 성과가 주효했다. 향후 그룹 반등의 향배는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배터리 부문에 달렸다. 수익성 의존도가 상당한 반도체는 사이클에 따라 변동이 심하고 정유·화학은 여전히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 그룹의 부담 요인이다. 10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SK그룹의 순차입금은 74조원이다. 이는 순차입금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2023년 84조원 대비 10조원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2023년 하반기 임원 인사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된 후 고강도로 진행한 리밸런싱 작업과 반도체 부문 현금창출 개선이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3년은 SK그룹의 재무 위기가 상당했던 해다. 지난해 그룹을 견인한 반도체부터 정유·화학, 배터리 등 주요 사업 부문 전체가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당시 그룹내에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을 제외한 전 계열사의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다. 실제 SK의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기타영업수익 제외)은 4조4000억원으로 2022년 8조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계열 전반의 수익성 악화는 누적된 투자부담에 더해졌다. SK그룹은 코로나19 발발 전후로 자본적지출·설비투자(CAPEX)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2022년 CAPEX 규모는 34조원까지 늘어 전년 22조원 대비 55%가량 증가했다. 다음해인 2023년 SK·SK하이닉스, SK디스커버리의 연결실적 부채비율은 145.7%로 전년 133.7% 대비 12%p 늘었고, 차입금의존도는 36.8%에서 39.6%로 2%p 증가했다. 각각 안정성 기준치인 100%와 30%를 훨씬 웃돌았다. 2022년 CAPEX 투자로 인한 자금 조달이 상당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부 차입이 늘면서 그룹의 순금융비용도 급격히 늘었다. 2021년 1조3000억원에서 2022년 1조7000억원, 2023년 2조4600억원, 2024년 2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순금융비용은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금융비용의 순수 금액으로, 채무 상환 능력이나 재무 안정성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지표다. 최 의장 취임 이후 SK그룹은 대규모 투자금 회수와 비주력 사업 철수를 단행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당시 인사는 그룹 내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앞서 4명의 부회장을 모두 정리한 뒤, 사실상 '구원투수'로 투입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 의장은 비주력 사업 철수와 투자금 회수를 병행하며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그룹 전반의 재무 건전성 회복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으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데 이어, SK는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약 2조7000억원에 매각했다. SK네트웍스 역시 SK렌터카를 처분하며 8200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 투자한 베트남 법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를 통해 보유한 빈그룹 지분(6.05%)을 매각했다. 이를 통해 걷어들인 현금은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장의 재무 건전성 강화 작업이 수치로 증명될 수 있도록 도운 것은 반도체였다. SK그룹은 지난해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부문 반등으로 영업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SK하이닉스와 SK실트론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68조원으로 전년 35조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24조원으로 전년 -7조원의 영업적자에서 큰 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말 SK, SK하이닉스, SK디스커버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45.7%로 전년 133.7% 대비 12%p로, 차입금의존도는 39.6%에서 36%로 3.6%p 감소했다. 2023년 1년간 튀어 오른 재무 부담을 1년 만에 눌러버린 셈이다. 다만 이익 구조가 반도체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점은 잠재적 부담이다. 지난해 SK그룹 전체 EBITDA의 76.3%는 반도체 부문에서 나왔다. 반도체가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이 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어갈 또 하나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이 필요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이에 대해 “계열 전반의 수익기반 다각화 역량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그룹 신용도 관리 측면에 부담요인"이라며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그룹 전반의 영업현금창출력이 종전대비 크게 저하된 상황에서, 특정 사업부문에 집중된 현금창출력과 재무역량은 그룹 전반의 신용위험을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그룹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배터리 사업이다. SK는 사업체 몸집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강도 구조조정 기조에서도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하는 등 배터리 덩치는 키우고 있다. 문제는 SK온이 버텨야 하는 시간이다. SK온의 핵심 사업은 배터리 및 정유사업이다. 정유·화학과 배터리 모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정유화학은 지난해 외형은 확대됐으나, 수익성은 퇴보했다. 경기 부진 여파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 때문인데, 이 사정이 앞으로도 나아질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전무하다. 사정은 배터리도 비슷하다. 실제 SK그룹에서 정유화학·에너지 부문 EBITDA는 1조원으로 전년 2조6000억원 대비 62% 하락했다. 두 업권은 현재도 부진한데 앞으로도 난관이 많은 산업군에 속한다. 특히 배터리 사업은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클 전망이다. SK온 배터리 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핵심시장인 미국 내에 구축돼 있지만, 양극재 등 주요 소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데 따른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2021년 출범 후 현재까지 매년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는 34.2%로 적정 수치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수익성 악화가 지속한다면 자금 조달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은 상장사이기에 주주들로부터 자금 조달이 용이하지만, SK온은 비상장사이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룹 차원의 자금 수혈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도 처음 인수할 당시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최대 캐시카우로 성장했다"며 “배터리 사업이 현재는 부진해도 미래 먹거리 산업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성장 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외부 차입 보다는 우량한 계열사와의 합병 등 내부적인 재무구조 개선책에 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KT 가입자 무단 소액결제 피해…보안주 강세

KT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이어지면서 10일 장초반 보안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통합보안솔루션 개발·공급사 SGA는 전 거래일 대비 20.91% 뛴 3845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싸이버원과 샌즈랩도 각각 22.64%, 8.84% 올랐다. KT는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무단 소액결제 사건과 관련해 사이버 침해 사실을 신고했다.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주로 새벽 시간대 특정 지역의 KT 이용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모바일 상품권 구매 등이 이뤄지며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기남부경찰청이 사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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