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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다니엘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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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아파트 경매시장…내년 부동산시장 ‘적신호’

아파트 가격의 '선행지수'로 꼽히는 경매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내년도 아파트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영끌족'들의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내에서조차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물이 채 소화되지 못한 채 적체되고 있다. 2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최근 발표한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80건으로 전월(169건)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15년 4월(401건)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이다. 또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에서 임의경매 개시 결정등기를 신청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은 4987건으로 전년 동기(3788건)와 비교했을 때 약 31%(1199건) 증가했다. 2022년 같은 기간(2260건)과 비교하면 임의경매를 신청한 집합건물이 2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경매를 통해 팔리는 물량의 비율(낙찰률)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 8월 47.3%까지 올랐지만 9월 45.6%, 10월 41.3%로 2개월 연속 떨어졌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는 97.0%로 2022년 6월(110.0%)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긴 했다. 그러나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이 수치를 끌어올렸을 뿐, 이를 제외하면 평균치는 하락했다. 지난달 기준 강남권 낙찰가율은 강남구 107.5%, 서초구 107.3%, 송파구 101.3% 였지만 다른 지역들은 80~90%에 그쳤다. 그러자 경매 시장의 물량 적체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서울 집합건물 가운데 유효한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건수는 지난해 3월(3686건) 이후 1년 6개월 동안 늘어나고 있는 데, 지난달에는 6454건까지 올라갔다. 앞으로 경매를 진행해야하는 물건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내 자치구 중에서는 유일하게 송파구만이 한 달 만에 유효 등기가 86건 감소했을 뿐, 그 외 지역에서는 매물 소화에 여전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매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보고 있다. 경매 신청 후 실제 입찰이 진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현재 시장 내 적체된 매물들이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낙찰가 및 낙찰가율 등 각종 지표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 경매 시장에서 매물이 적체될 경우 아파트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쳐 가격이 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시장 전체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경매 물건 급증의 가장 큰 이유는 실물경기와 부동산시장 부진이고, 여기에 고금리 영향 또한 영향을 끼쳤다"며 “올해 경매 물건 접수 건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매 물건이 수요자들에게 나오기 까지는 7~10개월가량이 소모되기 때문에, 올해 등록된 경매 물건이 시장에 실제 영향을 끼치는 시점은 내년 2~3분기일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면서 금리 인하 여부 조차도 불확실해졌다"며 “올해 경매 물건 급증이 내년 경매시장에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고, 시장 수요 분산을 야기해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리얼+스타]‘인생의 진리’는 재테크?…유노윤호, 8년 만에 300억 번 비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현재까지도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노윤호(본명 정윤호)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부른 랩 가사 중 일부인 '인생의 진리'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런데 유노윤호는 8년 전 사들인 낡은 상가 건물이 현재 약 3배 가량 가격이 올라 수백억원의 차익을 거둔 '부동산 재테크'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일 유노윤호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인근 건물을 찾아가봤다. 일견해도 천호역 9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많은 유동인구가 오가는 번화가의 '알짜' 건물이었다. 이곳은 5호선과 8호선이 교차하는 초역세권 입지이며, 천호역 사거리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은 현재 대형 생보사에서 통째로 임대하고 있었다. 천호역은 강동구 최대 상권으로 평가받는 지역으로 수많은 식당과 술집이 있어 유동인구도 엄청나다. 게다가 해당 건물 건너편에는 대형 백화점과 마트도 있었다. 입지가 탁월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천호역 사거리 대로변에 있기 때문에 교통도 편리하고 어디에서든 눈에 띄는 탓에 상가로서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송파구 중심지인 잠실역과도 지하철 3개역 거리에 있어 강남으로의 이동 또한 편리했다. 유노윤호는 2016년 10월 아버지가 대표이사로 있는 가족법인 명의로 1983년 준공, 대지면적 1422㎡(약 430평), 건축면적 625㎡(약 189평), 전체면적 3921.69㎡(약 1186평)의 건물을 매입했다. 당시 매입가는 163억원이었는데 이 중 현금 127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36억원은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3.3㎡(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38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3.3㎡당 1억원이 넘어 최소 30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천호역 사거리 주변에는 수많은 고층 건물들이 있는 반면 유노윤호의 건물은 3종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약점이긴 했다. 3종일반주거지역 건물의 법정 용적률은 최대 250%로, 재건축을 하더라도 고층 건물이 들어서긴 어렵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유노윤호가 건물을 팔게 된다면 수백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지난 3년간 천호역 대로변에서는 2건의 건물 매입이 있었는데 1977년 준공된 3층 규모 건물은 2021년 5월 104억4000만원(평당가격 약 7500만원)에 거래됐으며, 1973년 준공된 1층 규모의 또 다른 건물 또한 이듬해 5월 33억원(평당가격 약 6500만원)에 매도됐다. 앞선 두 건물보다 유노윤호의 건물이 천호역과 더욱 가깝고 규모 또한 더욱 크다. 또 두 건물의 거래 시기가 2~3년 전이라는 것들을 감안한다면, 유노윤호의 건물은 보수적으로 봐도 평당 1억원 이상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풍납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골목 안쪽 상가 건물들이 평당 1억원에 올라와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로변 초역세권인 유노윤호의 건물은 최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후 상가라고 하더라도 워낙 입지가 좋은 데다 토지 면적이 크다는 점에서 유노윤호가 상가 투자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기가 위축되기 직전 매입을 진행했고, 지역 안에서는 큰 상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좋은 투자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며 “대로변 노후 건물이고 토지 면적이 커 빌딩을 신축해도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기자의 눈]갈 길 먼 ‘철도 지하화’, 조급한 투자는 금물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서울 내 지상철도 전 구간 지하화 계획은 오랫동안 인근에서 소음과 진동, 개발 소외, 불편한 교통에 시달려 온 인근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서울 내 산재한 지상 철도는 확실히 도시 미관을 해치고, 소음을 생성하며, 도로 교통 흐름을 가로 막는다. 실제 최근 지상철도를 운행하고 있는 몇몇 역을 취재한 결과 실함할 수 있었다. 지하철 역사가 위에 있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 시민들의 불편이 심했다. 환승이 불편하다거나 진로가 방해된다거나, 소음 공해가 심하다는 시민들의 하소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시민들 중 상당수가 지상철도 지하화 발표에 기뻐할 만한 상황이다. 역 주변 개발 효과도 실감이 됐다. 지상철도가 모두 지하화되면 해당 지역 환경이 한층 쾌적해 질 것이고 지하화로 생겨난 부지를 경제적 혹은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특히 서울 내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하화로 생겨난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홍대 앞 경의선숲길공원(연트럴파크)처럼 대규모 공원을 형성해 상권을 발전시키면 사회적, 경제적 효과가 엄청날 것이다. 벌써부터 일부 시민들 중에는 '김칫국'을 마시는 이들도 많다. 지상철도 인근 부동산에 미리 투자해 향후 차익을 남기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 철도 지하화 사업은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시간과 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시가 산출한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비는 총 25조6000억인데, 통상적으로 투입예산을 축소 발표한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실제 사업비는 훨씬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어려워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워낙 많은 시설들이 지상에 복잡하게 산재해 있고 지하에 매설된 것들도 부지기수다. 시가 선도사업지에 대해 2045~2050년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예상일 뿐이다. 10km가량의 서부간선지하도로를 완공하는데 5년 6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한다면 약 68km에 달하는 서울 철도 지하화 공사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따라서 벌써부터 '제2의 연트럴파크' 효과를 노리고 철도 인근 부동산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 취재 기간 동안 만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도 같았다. 현재 지하화 공사 발표가 인근 부동산 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으며,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철도 지하화가 분명 호재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대출규제에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위축 신호’ 뚜렷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특히 상승세를 계속하던 수도권 아파트까지도 거래가 급감하면서 전반적으로 본격적인 하락 장세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7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부동산(아파트·상가·사무실·오피스텔 등) 거래량은 총 7만1217건으로 전월(9만1139건)과 비교해 21.9% 감소했다. 이는 올해 월간 거래량 중 가장 낮은 수치이다. 거래금액 또한 27조2553억원으로 전월(37조340억원) 대비 26.4% 줄어들었다.특히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만9545건으로 전월(4만2869건)에 비해 무려 31.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거래금액 또한 41.6% 줄어든 12조8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896건으로 전월(6183건)과 비교해 53.2% 감소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어 △경기(41%↓·7608건) △인천(39.3%↓·1762건) 등 수도권이 서울의 뒤를 이었다. 지방에서는 △세종(38.6%↓·297건) △울산(28.6%↓·825건)의 하락폭이 눈에 띄었다.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금액 하락폭 또한 △서울(3조5335억원·53.4%↓) △경기(3조8765억원·45.4%↓) △인천(6763억원·44%↓·) △세종(1515억원·42.4%↓) △울산(2600억원·33.4%↓) 등 순이었다.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면서 매매가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지난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올랐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지난달 14일(0.11%)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의 상승폭도 줄어들면서 기세가 꺾이고 있다. 지난 6월 둘째 주 이후 2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던 전국 아파트값은 같은 날 보합(0.00%) 전환하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최근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기금의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택도시기금 구입자금 대출(디딤돌대출) 맞춤형 관리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디딤돌대출 한도는 5000만원가량 감소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이 위축됐으며, 이러한 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부동산시장이 하락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의 중심부에서는 소폭 상승이나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외곽 지역 이나 수도권의 경우 대출 규제의 영향력이 크다보니 하락 전환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연말에서 내년 초 까지는 현재와 같은 장세가 국지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철로를 가다④] 철도가 망친 서울역 일대…‘최중심부’ 명성 되찾는다

“서울역 지상철도가 지하화 된다면 KTX와 지하철을 갈아타기가 한결 편해질 것 같다. 또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없이 단절된 만리재 쪽과 남대문 지역이 연결된다면 쇠퇴해가고 있는 지역 상권도 살아날 수 있다." 14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이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발표한 철도 지하화 계획대로 서울역 및 인근 철로가 지하화된다면 서울의 최중심부인데도 불구하고 철도로 인해 이상하게 변해버린 지역이 '상전벽해(桑田碧海)'할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실제 이날 찾아가 본 서울역 일대는 지상철도로 인한 통행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하철 1호선 또는 4호선 서울역에서 내린 후 KTX를 타려면 역사 내에서 5분가량 이동해 지상에 위치한 역사로 한참을 이동해야 한다. 또 경의중앙선으로 환승할 경우 카드를 찍고 역 밖으로 나가 6분 정도 도보 후 경의중앙선 서울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경의중앙선 이용객 A씨는 “다른 역의 경우 지하철 호선 환승 시 역 내부에서 편하게 할 수 있지만, 서울역에서 경의중앙선을 갈아타려면 역사 밖으로 나와 한참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매번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역 일대는 서울역과 철로에 의해 분리되면서 코 앞인데도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등 '지역간 단절 효과'가 어느 곳보다도 심각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예컨대 보행자가 서울역 정면에서 만리재로 방면으로 이동하려면 고가도로를 오르거나 계단으로 서울역사로 올라왔다가 반대편으로 내려가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날 만난 한 서울역 이용객은 “서울역에 올 일이 많은데 고가도로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든데다 서울역사를 가로지르는 것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불편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지상에서 거대한 면적을 차지하고 지역을 둘로 가르는 서울역의 존재는 주변 상권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서울역 뒤편에 위치한 만리재로 상권은 평일 오후임을 감안해도 일부 식당 외에는 인적이 드물어 조용했다. 이 곳은 기차역과 지하철역이 함께 있어 평일에도 유동인구가 많으며, 정면에는 수많은 대기업 본사가 있음에도 서울역에 가로 막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곳이 된 것이다. 또 동자동 일대 등 일부 '기찻길 옆' 지역은 소음 등 공해가 심각한데다 개발에서 외면돼 서울 최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슬럼화'된 상태다. 이곳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서울역 지하화가 진행돼 주변 도보 보행이 한층 편리해진다면 인근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과 맞물려 만리재로 일대가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역 뒤편인 만리재로 인근 중구 봉래동2가 일대 2만9093.4㎡ 면적 공터에 최고 39층 높이의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달 첫 삽을 뜬 개발사업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철도 유휴부지에 업무시설(42.3%), 오피스텔(29.8%), 판매시설(11.3%), 숙박시설(9.5%), 마이스·MICE(7.1%) 등이 들어서게 된다. 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 컨벤션 시설로 조정돼 '강북의 코엑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인근의 한 상인은 “철도 지하화가 맞물리게 된다면 서울역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만리재로가 서울 내 중심 상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만리동에 위치한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과 철도 지하화는 갑자기 나온 뉴스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사업이 진행돼야 주변 부동산가격에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만약 향후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동이 편해지고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늘며 만리재로 또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서울역 및 일대 철도의 지하화가 큰 시너지 효과를 내 현재 서울 도심의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인근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역과 가까운 마포구, 용산구 일대, 북서쪽 청파동·만리동 지역, 서대문 방면 철로 주변 지역, 숙대 앞에서 한강로2가까지 이어지는 청파로 일대 등도 철로 지하화·공원화로 인해 유동인구 증가 및 환경 개선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철도지하화 사업에는 지자체 및 정부 국비가 투입될 수 없어 개발수익이나 민간자본으로만 진행해야 하는데, 마침 서울역 뒤편에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과 같은 대규모 공사가 겹치면서 두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같은 지역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두 사업이 연계를 통해 제대로 된 동선처리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도 지하화 및 복합단지 사업이 주변 상권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며 “철도와 토지 부분 이용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가 이뤄지며 지역 및 주변 상권 활성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서울 아파트값 34주 연속↑…전국은 ‘보합’ 전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3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상승폭은 4주 연속 감소해 주춤하는 모습이 계속됐다. 전국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끝나며 '보합'(0.00%) 전환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지난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상승해 3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지난주(0.07%)보다 소폭 줄었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0.19%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송파구(0.04%), 서초구(0.11%) 등 강남권에서도 강세가 계속됐다. 종로구와 용산구도 각각 0.10% 올랐다. 성동구 또한 0.09% 오르며 상승폭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도(0.02%)와 수도권(0.03%)은 모두 전주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선호 단지에서는 상승거래가 신고되는 등 수요가 꾸준하나, 그 외 단지는 대출규제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가 정체되는 등 혼조세를 보이면서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세가격은 0.05% 오르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수도권(0.07%)은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의 경우 0.07% 오르며 오히려 상승폭이 늘었다. 전국과 지방 전세가격은 각각 0.04%·0.01% 상승했다. 서울 내 지역별로는 노원·영등포·강남 등이 각각 0.13%·0.12%·0.14%로 가장 큰 폭 상승했다. 반번 전주 하락전환한 구로(-0.02%)·송파구(-0.07%)는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강동구(-0.05%)는 전주 보합에 이어 하락 전환했다. 부동산원은 “선호단지의 임차수요가 꾸준해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나, 시중 대출금리 인상 영향과 일부 단지에서 하락거래 발생하는 등으로 서울 전체 상승폭이 전주 대비 소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0.07% 오르며 전주(0.06%) 대비 상승폭이 키웠다. 이천시(-0.19%)는 공급물량 영향 등으로 부발읍 및 증포동 위주로, 성남 분당구(-0.10%)는 야탑·이매동 구축 위주로 하락했으나, 성남 수정구(0.22%)는 신흥·창곡동 교통환경 양호한 단지 위주로, 고양 일산서구(0.22%)는 일산·대화동 학군지 위주로 상승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대위변제금 ‘시한폭탄’…‘세계 유일’ 전세제도 붕괴되나

정부가 보증하는 전세보증보험 대위변제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국가 재정 수지 악화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사인간 거래를 국가가 담보없이 보증, 피해금을 지원하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한국 특유의 '전세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연도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대위변제 및 회수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세사기를 당한 입주자에게 HUG가 임차주 대신 보증금을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8조5119억원에 달한다. 이 중 회수금은 전체의 23%(1조9271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나머지 6조5848억원은 미회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보증보험 대위변제금액은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세사기 피해가 급증한 지난해에는 무려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3조554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9월 기준 3조220억으로 집계됐으며, 연말까지 4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회수율은 줄어들고 있다. 2017년 100%였지만 △2018년 95% △2019년 91% △2020년 74% △2021년 52% △2022년 29% △2023년 15%로 줄었다. 올해는 8월 기준 8%로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HUG가 지급하는 전세보증보험 대위변제에 투입되는 국민들의 세금도 어마어마한 규모로 늘어났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HUG에 2021년 3900억원 규모 출자를 시작으로 지난 3월에는 보유하고 있던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원 가량을 현물 출자했다. HUG가 지난 4년간 이렇게 출자 받은 금액은 총 5조4739억원이다. 이것도 모자라 HUG는 최근 최대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인 만큼 전세제도 위주인 주택 임대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택 임대 시장을 월세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주택 구매시 대출한도가 낮아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해외 주요국의 경우 주택 구매시 집값의 80~105%를 대출해 임대인이 담보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고 임차인은 월세만 내도록 하는 외국의 시스템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사기를 막을 수도 있다. 보증보험 보장 범위를 추가적으로 줄여야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보증보험 보장 범위는 전세금액의 100%였지만 올해부터는 90%로 줄어들었다. 상황이 어려운 만큼 엄청난 적자와 혈세 투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도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보증을 서서 전세대출을 해주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를 감수하며 원금까지 보장해주는 시스템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 또한 이어진다. 이광수 광수네부동산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전세제도를 이용해 갭투자를 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특수한 상황"이라면서도 “전세시장 규모가 너무 크고 대체재가 없기 때문에 제도가 붕괴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제도가 유지된다면 향후 HUG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현재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세금을 보증하는 대신, 에스크로 계좌를 통해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관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현재 HUG가 겪고 있는 손실의 경우 자금충당 및 압류자산 유동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관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리얼+스타]“태어난 김에 재테크”…기안84, 5년 만에 2배 번 비결은?

웹툰 '패션왕'의 작가로 유명한 기안84(본명 김희민)는 본업 외에도 '나혼자 산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등 예능 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가식없고 솔직한 '4차원 상남자' 이미지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런데 뜻밖에 부동산 재테크에서도 뛰어난 선구안을 보이며 건물 투자를 통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둬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기안84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지하철 8·9호선 석촌역 인근 건물을 찾아갔다. 기안84의 건물은 일단 입지가 탁월했다. 석촌역 5·6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고 8호선 송파역과는 도보거리가 10분에 불과했다. 이 건물은 빌라촌 내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 거리에는 식당과 술집 등이 있는 상권이 형성돼 있었다. 또 송파구 내 중심지인 잠실역, 석촌호수, 석촌역 등과 인접해있고 대한민국 최대 아파트 단지 중 하나인 가락동 '헬리오시티'와도 멀지 않아 유동인구가 상당했다. 기안 84는 2019년 11월 46억원에 이 건물을 사들였는데, 대지면적 339.2㎡(약 103평), 연면적 802.55㎡(약 243평), 지하 1층, 지상4층 규모였다. 1988년 지어진 노후 건물이어서 매입 당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매입 5년 만에 엄청난 가치 상승을 보이고 있다. 매입 당시 3.3㎡(평)당 4483만원 수준이었는데, 현재 는 3.3㎡당 최소 7000만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건물이 지난해 9월 91억5000만원(3.3㎡당 8900만원)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된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두 배 가량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만약 향후 리모델링을 통해 신축 건물로 거듭난다면 시세 이상으로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건물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무려 5개의 식당 및 술집이 위치해 있었으며 2층에는 옷가게, 3층과 4층에는 각종 사무실이 들어서 있었다. 입지가 좋은 만큼 공실이 없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석촌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건물을 매입할 때는 면적, 용도, 위치 등 고려할 점들이 많은데 기안84의 경우 똑똑한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며 “건물이 위치한 곳은 석촌역, 송리단길, 잠실역과 가깝고 빌라촌 내부에 위치해있어 유동인구 및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건물이 매물로 나와 있지 않아 정확한 가격은 말할 수 없지만, 만약 시장에 나온다면 최소 평당 7000만원 이상은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30년이 넘은 노후 건물인 만큼 향후 용도 변경을 통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기안84의 성공 사례와 달리 상가 등 소형 건물에 투자할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건물 투자는 일빈적인 부동산시장과 다르다. 건물 가치는 땅값과 비례하는데, 가치가 오르는 데는 그만한 리스크도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며 “건물이 가치가 오르려면 임대 수요가 계속 있어서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할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할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강남권 건물들은 수요도 끊이지 않고 급매도 없어 가격이 오른다. 기안84의 경우 입지가 좋은 곳에 건물 투자를 했지만, 입지가 좋지 않은 지역들에서는 건물 가격이 무너진 곳들도 빈번하게 목격된다"며 투자에 주의를 요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국내 건설사에 ‘기회’ or ‘그림의떡’?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은 약 70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 공사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체코 등의 원전 사업을 따낸 '팀코리아'처럼 정부-기업간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고 재건사업이 추진될 경우 최근 극도로 저조한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재건이 본격화될 경우 2023~2033년 등 10년간 총 4863억달러(약 670조7000억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중 주택에(803억달러), 교통(737억달러), 에너지(471억달러) 등 인프라 재건 수요가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건 공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을 때부터 천문학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미국과 유럽 등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2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사지원금액은 총 462억달러였으며 독일(107억달러), 영국(57억달러), 덴마크(52억달러), 네덜란드(41억달러) 등 유럽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비공식적으로 155mm 포탄을 미국을 통해 간접 지원하고 비전투물자를 보낸 것 외에는 이들 나라들보다 원조 규모에서 크게 뒤진다. 그럼에도 그동안 우수한 해외 공사 실적과 기술력을 쌓아 온 국내 건설사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공사에서도 일정한 몫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미 상당수의 민간 건설사들이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기계장비, 발전,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일부 재건 관련 공사를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와 함께 종전 이후 활주로 구축 및 신규 화물 터미널 등 공항 인프라 확장을 골자로 하는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공항 확장공사 협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대비해 인근국인 폴란드로 거점을 정하고 폴란드건설협회 및 현지 대형 건설사 이알버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21t급 휠 굴착기를 기증했고, HD현대건설기계도 30t급 크롤러 굴착기를 기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 호로독시와 스마트시티 4.0 프로젝트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1위 아스콘 기업인 SG는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주에서 도로 재건 사업을 위한 아스콘 포장 실증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에버다임도 우크라이나에서 '드릴 크레인 트럭' 양산을 시작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 올해 400억 달러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진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에 재건 사업 본격화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M증권 리서치본부는 최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해외건설 수주 금액이 다시 4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더 큰 몫을 가져오려면 지금부터 차분히 준비해 시장에 침투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최근 참여한 우크라이나 공여자 공조 플랫폼(MDCP)을 적극 활용하고 정부간 협력 관계를 심화시키는 한편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재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철로를 가다②] 쇠락한 ‘원조 핫플’ 신촌…철도지하화로 부활 노린다

“경의중앙선 신촌역과 철로가 지하로 들어가고 공원이 된다고? 그렇게만 된다면야 경의선숲길 공원(연트럴파크) 때문에 홍대 앞에 빼앗긴 '핫플레이스'의 명성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에서 만난 한 상인의 말이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경원선 등 지상철도 전체 구간 지하화 계획에 대해 신촌역 일대 주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상인의 설명은 이랬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학들이 몰려 있는 신촌 일대는 2000년대까지만 해도 '젊음의 성지'였다. 연세대 앞쪽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일대는 젊은이들의 약속 장소 1순위였다. 이화여대 앞 거리는 한국의 패션과 뷰티를 선도했다. 하지만 2015년 '라이벌' 홍대 앞의 경의선 철로가 폐쇄되고 '연트럴파크'가 들어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철도로 인한 소음·진동이 사라지고 단절된 도로가 연결되고 걷기 편한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됐다. 단숨에 젊은이들의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떠올랐다. 당연히 최고의 '핫플' 지위는 홍대 앞으로 넘어갔다. 결국 신촌 일대 상권은 과거의 명성을 잃은 채 쇠퇴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신촌역 일대 상권은 과거의 영광이 완전히 지워진 채 쇠락하고 있는 흔적이 역력했다.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들이 다수 보였고, 공실인 상가를 찾기도 어렵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신촌역 상권의 3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9.4%나 된다. 서울 전체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경의중앙선 신촌역과 철로가 지하화된다는 소식이 들려 오자 인근 주민들은 반색하고 있었다. 신촌역 인근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경의중앙선 철로와 역사는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 질러 연세대와 이화여대쪽 안산 일대와 서강대쪽 노고산 일대의 '분단'시켜왔다"면서 “지역 환경 개선은 물론 연트럴파크처럼 유동인구가 늘어나 지역 상권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촌역을 이용하는 대학생들도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연세대, 이화여대 학생들은 그동안 지상철도 역사 특성상 탑승을 위해 수많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학교를 오가기 위해 철로 밑 굴다리를 지나가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었다. 신촌역에서 만난 대학생 B씨는 “등교가 한층 편해질 것 같기는 하다"며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소음이나 진동이 심하다. 매번 계단을 통해 역에 올라가거나 밤마다 굴다리 지나가는 것도 고충이다"고 말했다. 신촌역 앞쪽에는 오피스텔 상권도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열차 소음 및 교통체증 문제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철로 지하화로 인해 지상부가 공원화되고 역사가 업무·문화·상업 시설로의 복합개발이 이뤄진다면 보행환경 및 교통체증 개선으로 인해 역으로의 이동 동선이 편리해지고 주거 환경이 향상된다. 결국 주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집값이 올라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청년층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증가해 신촌역 상권이 확장돼 상업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촌역 앞에 위치한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신촌역 오피스텔 상권은 서울 대학가 중 월세가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끊이지 않는 지역"며 “현재도 높은 몸값을 자랑하지만, 철도화가 완료되고 주거환경이 개선되면 신촌역 오피스텔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권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공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하화 사업 이후 공원이 조성되고 상권이 재개발된다면 제2의 '연트럴파크'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인근 주민들 또한 지하화 사업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의중앙선 신촌역 인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C씨는 “역사 바로 앞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지하철로 인한 소음에 시달려 왔다"며 “확실히 대학가 상권이 있는 곳이라 교통체증이 심한 편이라 지하화 사업이 완료된다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것 같다. 공원 및 새로운 상권이 생기면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며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아직까지 장애물은 많이 남아 있다. 워낙 큰 공사로 대규모 재원 투입과 장시간 고난도의 공사가 불가피하다. 공사 과정에서의 소음, 진동, 교통 체증 등 불편도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철도지하화 특별법을 보면 이 사업은 개발수익 및 민간자본으로만 진행하게 돼있다. 즉 지자체 및 정부 국비가 들어갈 수 없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기존 철도 운행 기능은 유지하면서 지하화 공사를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도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가 완료된다면 신촌이 다시 한 번 서울의 핵심 지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고 집값 상승 및 상권 부활도 가능할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다양한 청사진 제시한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단기에 드라마틱한 성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사업이 광대해 여러 사업자가 구간을 나눠 진행한다고 해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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