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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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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왕시, 주민 반발에도 설명회 없이 ‘왕송호수 차량기지’ 건설 국토부에 보고

의왕시가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건의하면서 왕송하수처리장·왕송호수캠핑장 하부 차량기지 설치 가능성을 공식 자료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곡동 주민 대상 사전 설명회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돼, 오는 7월 국토교통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를 앞두고 차량기지 입지와 주민 수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의왕시는 2024년 5월 경기도를 통해 국토부에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건의사업으로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왕송하수처리장 및 왕송호수캠핑장 하부를 활용한 차량기지 설치 가능성이 건의자료에 포함됐다. 의왕시는 본지 질의에 해당 자료가 경기도를 통해 국토교통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사업 추진을 건의한 자료라고 밝혔다. 시는 “국토교통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사업신청서상 주요 경유지, 차량기지 확보 여부, 사업 노선 내 인근 지자체 협의사항 및 분쟁 가능성 등을 기재하도록 서식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은 의왕시가 오랜 기간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 의왕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1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거쳐 2024년 3월 경기도 철도기본계획에 반영됐다. GTX-C 의왕역 정차, 동탄~인덕원선 등과 맞물리면 의왕역 일대가 수도권 남부 교통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어 지역에서는 교통 호재 기대감도 컸다. 쟁점은 차량기지다. 사전타당성조사 당시에는 과천시 소재 서울대공원 주차장 하부 차량기지를 확장·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국토부 건의 당시 과천시로부터 공용 사용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게 의왕시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의왕시는 과천시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대안으로 시유지인 왕송하수처리장 및 왕송호수캠핑장 하부 차량기지 설치안의 추가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의왕시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차량기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검토 가능성이나 반영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어 의왕역이 종점인 만큼 그 인근 시유지에 차량기지를 설치할 수 있는지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거기에 차량기지를 놓겠다거나 설치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의왕시는 해당 자료가 통상적 내부 결재를 거쳐 공식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부시장·국장·과장 등 구체적인 결재·보고 라인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해당 안에 대해 “별도의 기술 검토 등 추가 절차는 이행된 바 없다"며 “향후 국토교통부 주관 기본계획,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 설계 절차가 진행되면 차량기지 위치의 적정성, 이용수요 검증,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등 주민의견 수렴 절차가 병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사업은 의왕·군포·안산 공공주택지구 지구단위계획 승인 이전부터 추진된 사업으로, 소각장 후보지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곡동 주민들이 문제 삼는 지점은 '확정 여부'가 아니다. 왕송하수처리장·왕송호수캠핑장 하부라는 구체적 생활권이 차량기지 대안으로 공식 건의자료에 포함됐음에도, 사전에 주민설명회나 안내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의왕시 관계자도 “설치가 확정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부곡동 쪽 안내나 설명회는 진행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부곡동 주민 A씨는 “철도 연장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왕송호수 일대가 차량기지 대안으로 검토되는 과정에서 주민 사전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소각장 논란 때도 사전 공유가 없었고, 파크골프장과 의왕도시공사 관련 사안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며 “부곡동 주민들은 차량기지 하나만이 아니라 지역 생활권에 부담시설과 행정 논란이 반복된다고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여부가 곧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반영 이후 주민들이 통보받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차량기지 대안이 건의자료에 포함됐다면 사전에 주민 협의를 거쳤어야 했다"고 말했다. 본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왕송호수캠핑장과 왕송맑은물처리장 일대는 호수, 캠핑장, 산책로, 상업시설이 맞닿아 있는 생활·휴양권역이었다. 의왕ICD 일대 역시 대형 화물차와 컨테이너 물류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다. 왕송호수 일대와 가까운 장안지구 등 주거지도 형성돼 있어 차량기지 검토 논란은 단순 철도시설 입지 문제를 넘어 주거환경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와 경기도는 현 단계에서 차량기지 입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본지에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는 노선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부분"이라며 “실제 차량기지 위치나 구체적 계획은 해당 사업이 반영된 이후 기본계획이나 예비타당성조사, 사전타당성조사 등의 과정에서 검토될 사항"이라고 말했다. 주민 의견수렴 절차에 대해서도 “향후 예타나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역시 현 단계에서 차량기지 입지를 확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은 의왕시가 건의해 경기도가 국토부에 건의한 사업"이라며 “아직 실체가 있는 노선이라기보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는 차량기지가 어디에 들어가는지를 검토하지 않으며, 국가철도망에 반영된 뒤 예비타당성조사 등 후속 절차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철도시설을 끌고 오려면 차량기지 같은 부대시설 문제도 해결돼야 하는 만큼 사업을 준비한 주체인 의왕시 입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도 문제의 핵심은 철도 연장 찬반이 아니라 행정 절차의 투명성이라고 지적한다. 한채훈 의왕시의원은 본지에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을 위해 의왕시가 노력한 것은 맞지만, 그 검토 과정에서 차량기지를 부곡동 왕송호수 일대에 두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신청자료에 명시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확정된 바가 없다는 것은 맞지만, 문제는 왜 그런 방식으로 검토했느냐는 것"이라며 “주민 설명회도 없었고, 의회와 협의하거나 보고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은 공문서로 대답해야 한다"며 “말로는 검토일 뿐이라고 해도 공문서에 특정 부지가 명시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례~과천선 연장에 따른 이익은 의왕 전체가 공유하지만 차량기지 같은 부대시설 부담은 부곡동 주민이 일방적으로 감당하는 구조"라며 “이런 내용을 주민에게 사전에 설명하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성제 국민의힘 의왕시장 후보 측은 관련 논란에 대해 앞서 입장문을 내고 “2024년 국가철도망 관련 검토 문건의 일부 표현만으로 부곡동 차량기지가 확정 추진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 측은 해당 문건이 위례~과천선 의왕 연장 건의 과정에서 작성된 검토자료일 뿐이며, 문건 어디에도 '부곡동 차량기지 확정'이나 '추진 결정'이라는 표현은 없다고 밝혔다. 또 차량기지 관련 문구는 철도 운영시설 가능성을 향후 '추가 검토 예정' 수준으로 기재한 행정적 표현이라며, 실제 추진이나 협의, 후속 검토가 진행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은 '철도 연장 반대'가 아니라 '차량기지 대안 검토 과정의 투명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사안의 쟁점도 차량기지가 곧바로 왕송호수에 들어서느냐가 아니다. 국토부와 의왕시 모두 현 단계에서 입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문제는 왕송하수처리장·왕송호수캠핑장 하부라는 구체적 생활권이 공식 건의자료에 포함됐고, 해당 자료가 내부 결재를 거쳐 경기도와 국토부로 제출됐음에도 주민 설명은 없었다는 점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광역교통망 확충 과정에서 부대시설 입지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초기 검토 단계부터 주민 수용성을 관리하지 않으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광역철도 연장은 장기적으로 지역 가치 상승 요인이지만, 차량기지 입지 논란은 해당 생활권에는 국지적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특히 왕송호수처럼 수변·휴양 이미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교통 호재보다 생활환경 훼손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인터뷰] 박경룡 재건축조합연대 간사 “재초환, 주택공급 사형선고”

서울 재건축 시장의 최대 변수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재건축조합들은 재초환이 사업성을 훼손하는 수준을 넘어 정비사업 자체를 멈추게 하는 핵심 규제라고 주장한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가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재초환과 이주비 대출 규제를 풀지 않으면 공급 확대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경룡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 간사(방배삼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재건축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재초환법에 따른 재건축부담금"이라며 “폐지 또는 근본적 개선 없이는 조합들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는 재초환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2021년 9월 설립됐다. 현재 전국 82개 조합, 약 6만4000여 세대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 간사는 당시 자신이 속한 조합에서 세대당 2억7500만원의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통보되자 “이 문제는 개별 조합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전국 재건축 조합들이 연대해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후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 설립을 주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을 중단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며 “전국의 재건축 부담금 부과 대상 조합들이 연대해 국회와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간사가 지적한 재초환의 핵심 문제는 부담금 산정 방식이다. 그는 “재건축 부담금은 종후가격에서 개시시점가격, 정상주택가격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뺀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부과하는 구조"라며 “문제는 정상주택가격상승분을 계산하는 기준이 실제 시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실제 통계상 약 100%가량 올랐는데, 국토교통부 지침상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기준을 적용하면 약 27% 상승한 것으로 계산된다"며 “결국 정상적으로 오른 가격 상승분 상당 부분이 공제되지 않아 재건축부담금이 과다 산정되는 구조라고 연대 측은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간사는 이 문제 때문에 2021년 이후 준공된 일부 단지에서도 부담금 부과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 지자체와 한국부동산원, 국토부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 반포현대 등 일부 준공 단지에 아직 부담금을 부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행 지침대로 부과하면 조합들의 이의신청과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은 국회 입법 사항이 아니라 국토부 지침 변경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며 “차기 서울시장은 국토부에 정상주택가격상승분 산정 기준을 현실화 해 재초환 산정방식을 정조준하라고 강하게 건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초환이 유사 법률과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놨다. 박 간사는 “재초환법의 모법 격인 개발이익환수법은 개시시점이 사업시행인가일이고 부과율 상한도 20%"라며 “반면 재초환법은 조합설립일을 개시시점으로 삼고 부과율 상한도 50%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설립 단계에서는 사업비, 설계, 분양가 등이 추상적이어서 부담금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다"며 “사업시행인가 단계가 돼야 사업 구조가 어느 정도 확정되는 만큼 재초환 부과개시시점도 개발이익환수제와 같은 기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실현 이익에 과세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박 간사는 “양도세는 집을 팔아 현금이 생긴 뒤 내는 세금이지만 재건축부담금은 집을 팔지 않은 상태에서 계산상 이익이 났다는 이유로 부과된다"며 “수억원대 부담금이 나오면 결국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던 조합원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 과정에서 조합은 이미 공공기여, 공공임대주택, 정비기반시설 기부채납 등 상당한 비용을 부담한다"며 “각종 부담금과 세금에 더해 재건축부담금까지 부과하는 것은 이중·삼중 부담"이라고 전했다. 임대주택 기부채납 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간사는 “현재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으면 인센티브 용적률의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하는 구조"라며 “타 지역처럼 비율을 30%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매입비용 현실화도 요구했다. 그는 “조합이 임대주택을 지어 넘길 때 땅은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하고 건축비도 표준건축비 수준만 인정받는다"며 “실제 건축비 원가라도 전액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본인이 속한 조합 사례를 들며 “20평형 임대주택 86세대를 기부채납하면 시세로는 1000억원이 넘는 규모인데 실제 받는 금액은 114억원 수준"이라며 “시세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기부채납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금융 규제도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전세금이 6억원을 넘거나 다주택자인 경우 대출 규제가 적용돼 이주비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며 “정비사업은 일반 주택 구입 대출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대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 절차에 대해서는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간사는 “법규상 30일 또는 60일 이내 처리하도록 돼 있는 인허가 절차도 실제로는 근무일 기준으로 계산돼 30일이 40일 이상, 60일이 80일 이상으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보완이 없는 경우에는 달력 기준으로 정해진 기간 안에 종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종 심의 일정도 조합 수요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는 서울시가 정한 심의 일정에 조합이 맞춰 들어가는 구조"라며 “조합별로 필요한 심의 일자를 제출받아 서울시가 이를 조정하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활성화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간사는 “재건축을 활성화하면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서울에는 30년 이상 된 아파트 기준으로 약 47만~50만호가 재건축 대상이고, 재건축 시 기존 세대수 외에 약 30~50%가 신규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에서 재건축을 통해 약 15만~25만호 규모의 신규 공급이 가능하다"며 “서울은 더 이상 신규 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은 재건축"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건축 기대감으로 해당 단지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를 수는 있다"면서도 “전체 시장으로 보면 공급 확대 효과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들에게는 민관 합동 '정비사업추진 자문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박 간사는 “정비사업 갈등은 조합원, 세입자, 지자체, 정부 사이에서 반복된다"며 “서울시와 각 구청 인허가 부서와 별도로 민관, 필요하면 정부까지 참여하는 정비사업추진 자문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진위 구성 전후, 조합설립 전후 등 초기 단계 사업장부터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조합 내부 갈등이 표면화된 사업장도 자문위원회의 협조를 받으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간사는 “정원오 후보와 오세훈 후보를 포함해 모든 서울시장 후보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며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면 재초환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임대주택 기부채납, 이주비 대출, 행정절차 개선까지 현장이 막혀 있는 지점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열차 취소됐다고요?”…서울역 뒤덮은 혼란

“갑자기 취소됐다고 하니까…. 이제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겠다." 27일 오후 서울역 매표창구 앞. 마산으로 돌아갈 예정이던 70대 여성은 손에 승차권을 쥔 채 연신 전광판과 창구를 번갈아 바라봤다. 당초 오후 1시38분 열차를 타고 내려갈 예정이었지만 역사에 도착해서야 열차 운행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체 수단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제 대체 수단은 모르겠다. 물어보야겠다"라고 답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은 평소와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천장에 매달린 대형 전광판 곳곳에는 붉은색 '운행중지(Canceled)' 문구가 번갈아 떠올랐고, 승객들은 스마트폰과 안내 전광판을 오가며 자신의 열차가 정상 운행하는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역사 곳곳에 설치된 안내 화면에는 “서울~신촌 간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일부 열차 운행 중지 및 운행구간 변경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공지가 반복 송출됐다. 코레일은 홈페이지와 코레일톡을 통해 실시간 운행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안내했지만 이미 역에 도착한 승객들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매표창구 앞에는 승차권 변경과 환불을 기다리는 이용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일부 창구에는 20~30명 가까운 승객이 차례를 기다렸고 직원들은 운행 가능한 열차를 조회하고 환불 절차를 설명하느라 쉴 새 없이 전산을 두드렸다. 기자가 약 10분간 창구 옆에 서서 상황을 지켜본 동안 직원들의 입에서는 “입석도 5시간 뒤 열차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전부 매진입니다", “다음 열차도 좌석이 없습니다"라는 안내가 반복되는 모습이었다. 승객들은 한숨을 내쉬며 대기 명단을 확인하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찾기 위해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서울에서 김천으로 향하려던 80대 남성은 창구 앞에서만 45분 넘게 기다렸다. “45분은 기다렸지." “힘드시겠다"라는 말에 그는 담담하게 웃으며 “사고 때문에 그러면 탈 수 없잖아"라고 말했다. 불만을 쏟아내기보다 체념에 가까운 반응이었지만 장시간 대기와 일정 변경의 피로감은 고스란히 묻어났다. 전광판에는 부산·포항·진주·마산·목포·대전 방면 KTX와 일반열차 일부가 '운행중지' 상태로 표시됐다. 정상 운행 열차와 취소 열차가 뒤섞여 나타나면서 승객들은 자신이 예약한 열차가 실제로 출발하는지부터 다시 확인해야 했다. 역사 내 안내방송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방송에서는 “서소문고가도로 붕괴 사고로 열차 운행 취소가 다수 발생했으니 반드시 운행 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일정이 급한 고객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승객들은 전광판과 스마트폰, 안내방송을 번갈아 확인하며 열차 정보를 재차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려던 31세 여성은 철도 운행까지 영향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열차까지 피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안내를 너무 늦게 받았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별도의 대체 교통수단을 안내했느냐는 질문에는 “변경하라는 안내만 받았다"고 답했다. 다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승차권 변경 절차를 진행하던 그는 “시간이 얼마나 낭비된 것 같으냐"는 질문에 “한 시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장 일정과 약속, 숙박 예약이 맞물린 이용객들에게 한 시간은 단순한 60분 이상의 의미였다. 매표창구 한쪽에서는 경주행 열차가 취소된 60대 부부가 직원과 대체편을 상의하고 있었다. 원래 예약했던 열차는 취소됐고 남은 좌석은 대부분 매진 상태였다. 직원은 여러 차례 전산을 조회한 뒤 “좌석은 없고 입석은 있는데 3시간 20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결국 역사 의자에 앉아 다음 열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한 승객은 “밤에 안내 문자를 본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못 본 사람들은 취소된 줄도 모르고 역에 왔다가 헛걸음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역 대합실에는 캐리어를 끌고 역사 안으로 들어왔다가 전광판을 확인한 뒤 다시 매표창구로 향하는 승객들이 적지 않았다. 고령 승객일수록 스마트폰 앱보다 현장 안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는 코레일톡 사용법을 몰라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전광판 앞에 멈춰 서서 열차번호를 하나하나 대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같은 혼란은 전날 발생한 서소문고가차도 붕괴 사고에서 비롯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는 26일 오후 2시33분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철도횡단구간 S9에서 발생했다. 차량이 다니는 콘크리트 바닥판인 슬래브를 절단하던 중 교량을 지탱하는 철제 대들보인 거더에서 처짐이 발생했고, 공사를 중단한 뒤 진행된 현장 안전점검 과정에서 거더가 파단됐다. 이 사고로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붕괴된 거더와 슬래브 잔해는 경의선 선로 위로 떨어지면서 철도 운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코레일은 잔여 구조물 철거와 철도 복구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심의가 끝나는 대로 공중비계와 사고 구간(S9) 철거, 전차선 복구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작업계획서에 따르면 공중비계 철거 6시간, 사고 구간 철거 24시간, 전차선 복구 10시간 등 최소 40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복구 시점은 아직 유동적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주중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잔여 거더 철거 과정에서 추가 위험 요소가 확인되거나 심의 과정에서 보완 요구가 나올 경우 일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철거가 완료되더라도 전차선 복구와 시험운행, 안전점검 절차를 거쳐야 열차 운행이 정상화된다. 코레일은 비상수송대책도 가동했다. 행신·수색기지 방면 선로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고양 차량기지 열차를 DMC역과 용산 지하선로를 거쳐 서울역으로 이동시키는 우회 운행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역·용산역·광명역에서는 특별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SRT 입석은 기존 열차당 15석에서 30석으로 확대했다. 일부 일반열차는 시종착역을 수원이나 대전으로 조정해 운행하고, 고속버스 증편도 추진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운행이 중지된 열차나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 승차권은 위약금 없이 환불이 가능하며 지연 기준에 따라 배상금도 지급하고 있다"며 “운행 상황이 수시로 변동되는 만큼 코레일톡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열차 운행 여부와 출·도착역 변경 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현장을 찾아 “작업자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열차 운행 정상화 때까지 수송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홍지선 제2차관도 관계기관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출퇴근 시간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운행 안내와 대체 교통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서울역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행 일정은 바뀌고 출장 계획은 밀리고 환불 창구 앞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서소문 공사장의 붕괴 여파는 이미 현장을 넘어 서울역 대합실까지 번졌고, 전광판에 붉은색 '운행중지' 문구가 켜질 때마다 승객들의 한숨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소문고가 붕괴 전 29㎜ 처짐 포착…왜 못 막았나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차도 철거공사 붕괴 사고에 앞서 교량 핵심 구조물인 거더(Girder)에서 29㎜ 규모의 처짐 현상이 발견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상 징후 발견 직후 공사를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에 착수했지만, 점검 과정에서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서울시 공무원과 서대문구 직원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 발생 약 12시간 전 이미 구조물 이상 징후가 확인됐음에도 도로와 철도 운행이 계속 이뤄졌다는 점에서 당시 안전 판단 과정과 대응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서울시청 기자실 브리핑에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과 부상자들에 대해 가능한 모든 행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소문고가 철거공사는 지난해 4월 30일 착공해 오는 7월 29일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었다. 총사업비는 202억7400만원이며 사고 발생 시점 기준 전체 공정률은 88.49%였다. 교각 18개 가운데 15개, 슬래브 19개 가운데 17개가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 서소문고가는 1966년 준공된 노후 교량이다. 2019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당시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고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서울시는 철거 후 재설치 방침을 결정하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거쳐 철거공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시가 공개한 사고 경위에 따르면 사고는 26일 오후 2시33분 철도 횡단구간인 S9 슬래브 철거 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슬래브는 차량이 통행하는 콘크리트 바닥판을 의미한다. 당시 현장에서는 S9 슬래브를 절단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슬래브 아래에는 교량 상부를 지탱하는 철제 대들보 역할의 거더가 설치돼 있는데, 서울시는 작업 도중 거더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는 이날 오전 1시30분부터 S9 슬래브 절단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작업 시작 약 1시간 뒤인 오전 2시30분께 G14열과 G15열 사이 중간 지점에서 29㎜ 규모의 거더 처짐 현상이 확인됐다. 거더는 교량 하중을 교각으로 전달하는 핵심 구조물이다. 거더에 처짐이 발생했다는 것은 구조 안전성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에 책임감리는 즉시 공사 중지를 지시하고 추가 처짐을 막기 위한 보강 조치를 실시했다. 현장 관계자는 오전 7시30분 서울시에 유선 보고했고 오전 9시30분에는 대면 보고가 이뤄졌다. 이후 오전 10시50분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정밀안전진단업체, 구조분야 비상주 감리,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긴급 대책회의와 현장점검이 진행됐다. 당시 현장에는 서울시 관계자와 안전진단 전문가, 외부 전문가, 감리단장, 현장소장 등 총 9명이 참여해 구조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후 2시33분 구조물이 갑자기 붕괴했고 현장에 있던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가 숨졌다. 서울시 공사 담당 과장과 담당 주무관, 서대문구 직원 등 3명은 중상을 입었다. 붕괴 직후 오후 2시37분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고 오후 4시22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됐다. 서울시는 이후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고용노동부, 경찰, 국토안전관리원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잇달아 열어 사고 수습과 철도 복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브리핑 이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이 사고 원인 자체보다 '29㎜ 처짐 발견 이후 서울시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에 집중됐다.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새벽 2시30분 구조물 이상이 발견됐는데 왜 철도와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당시 상황이 즉각적인 붕괴가 확인된 상태가 아니라 위험 수준을 판단하기 위한 긴급 안전점검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더 처짐은 구조물 이상 신호가 맞지만 곧바로 붕괴 위험을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통제 필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긴급 안전진단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긴급 안전점검 실시를 누가 결정했는지 여부였다. 서울시는 법적으로 긴급 안전점검 필요 여부는 책임감리 판단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책임감리가 처짐 현상을 확인한 뒤 긴급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고 서울시는 이를 공유받아 전문가 참여와 후속 조치를 지원한 것"이라며 “별도의 승인 대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붕괴 당시 감리단장과 외부 전문가 등이 구조물 인근에서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도 백브리핑에서 집중 질의가 이어진 부분이다. 서울시는 사고 당시 현장 점검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거더 상태를 확인하려면 구조물 하부를 직접 봐야 하는데 공중비계가 설치돼 있어 외부에서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공중비계는 철도 상부에 설치된 임시 작업 발판이다. 철거 작업자와 장비가 철도 위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로, 교량 하부 전체를 덮고 있어 외부에서는 거더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서울시는 이 때문에 감리단장과 전문가들이 공중비계 내부로 들어가 구조물 상태를 점검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책임감리가 현장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구조물 인근으로 진입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는 향후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 횡단구간 철거가 예상보다 장기간 진행된 배경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당초 철도구간에 대해 24시간 연속 작업을 요청했지만 철도 운영기관과 협의 결과 철도 운행이 없는 새벽 시간대에만 작업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실제 철도 횡단구간 철거 작업은 오전 1시30분부터 오전 4시30분까지 하루 약 3시간만 허용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도 안전 문제 때문에 한 달 평균 17~18일 정도만 작업이 가능했다"며 “철도 인접 공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철도 외 일반 구간 철거를 완료했고 올해 3월 전차선 이설을 마친 뒤 철도 구간 철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철도 운행 중 공사를 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작업 여건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철도구간 철거는 사실상 새벽 시간에만 반복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철거공법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설계 단계에서 거더의 구조 안전성을 전제로 순차 절단 후 개별 인양 방식의 철거 공법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개별 거더를 순차 절단한 뒤 인양하는 방식으로 설계됐고 이는 거더 자체가 안전하다는 전제 아래 수립된 것"이라며 “현재 단계에서 붕괴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향후 조사에서는 △29㎜ 처짐 발생 이후 대응이 적절했는지 △철도·도로 통제 판단에 문제가 없었는지 △긴급 안전점검 과정이 적절했는지 △철거공법과 구조 안전성 검토에 문제가 없었는지 △감리단·시공사·발주처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에 작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계획에 따르면 공중비계 철거에 6시간, 사고 구간인 S9 철거에 24시간, 전차선 복구에 10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복구 작업은 약 40시간 규모다.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심의를 거쳐 잔여 구조물 철거와 철도 복구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유가족에 대해서는 장례비와 재난지원금, 심리상담, 복지서비스 연계 등을 지원하고, 부상자에게는 치료비와 심리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민의 경우 시민안전보험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소문 붕괴 복구 ‘주중 목표’…코레일 “우회 운행 검토·SRT 입석 2배 확대”

서울 중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장 붕괴 사고로 중단된 철도 운행 복구 작업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전망이지만, 현장 안전 확보와 철거 작업 진행 상황에 따라 주말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주중 복구를 1차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추가 안전 변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단계적인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27일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현장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작업자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철도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주중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철거 과정에서 변수 발생 시 주말까지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구조물 일부가 붕괴하면서 작업자 사상자가 발생했고, 인접한 경의선 신촌역~서울역 구간 전차선과 철도시설에도 영향을 미쳐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 여파로 행신역~서울역·용산역 구간 KTX 운행이 차질을 빚었고 일부 일반열차도 시종착역이 조정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체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약 82% 수준이다. 일반열차는 일부 노선의 시종착역을 서울·용산 대신 수원이나 대전으로 조정해 운행하고 있으며, 철도 부문은 현재 열차 운행 정상화와 시설 복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복구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추가 붕괴 위험 때문이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현재 절단된 거더(교량 상부 구조물)가 남아 있어 전차선 작업자가 아래에서 작업할 경우 추가 붕괴 위험이 있다"며 “공중 비계와 거더 15개를 모두 제거한 뒤에야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이 전차선 및 궤도 복구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현장에서 500톤급 크레인 2대를 이용해 절단된 거더를 하나씩 인양·철거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다만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가 공사 중지를 명령한 상태여서 서울시와 시공사가 제출한 철거계획에 대한 심의와 승인 절차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심의 과정에서 추가 보완 요구가 나올 경우 복구 일정은 더 늦어질 수 있다.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국토부는 콘크리트 강도 측정과 구조 안전성 검토를 실시했으며, 구조물 변형과 추가 붕괴 조짐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위한 계측기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작업자들이 본체 위에 올라가지 않고 고소작업차를 활용해 작업하도록 하고 있고, 안전요원과 신호수, 계측기 운영 등을 통해 위험 요소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거 작업이 마무리되더라도 철도 복구에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전차선 복구에만 최소 10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도 시험운행과 시설 점검 절차를 거쳐야 실제 운행 재개가 가능하다. 김 국장은 “만약 금요일 밤까지 철거 작업이 모두 끝난다면 토요일 첫차부터 운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59년 된 노후 교량으로 정밀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시설물이기 때문에 철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중 복구를 1차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주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은 철도 이용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비상수송대책도 확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KTX 운행 정상화 시점까지 SRT 입석 좌석을 기존 열차당 15석에서 30석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고속버스 임시 증편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행신기지와 수색기지 방면 선로 이용이 어려워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선로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레일은 고양 차량기지에 있는 열차를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과 용산 지하선로를 거쳐 서울역으로 이동시키는 우회 운행 방안을 시험할 계획이다. 야간 시운전 결과에 따라 추가 차량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코레일은 서울역·용산역·광명역에서 차량 정비와 청소를 수행하는 특별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서울역 북측 선로가 막혀 있는 만큼 행신역 방면 운행 제한과 일부 열차 단축 운행은 복구 완료 전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대체 노선과 차량 운용 방안을 적극 활용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 인접 공사에 대한 사전 안전 검토와 승인 절차의 적정성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한 본지 질의에 김 국장은 “해당 사업은 철도보호구역 내 행위에 해당해 국가철도공단의 행위허가를 받았고, 차단 작업에 대해서는 철도 운영기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장도 “철도보호구역 행위는 공식 절차에 따라 허가가 이뤄졌고, 철거 공법 역시 자문회의 등을 거쳐 검토한 뒤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측 역시 “차단 작업 승인은 주 단위 또는 일일 작업계획을 제출받아 위험성 여부를 검토한 뒤 승인하는 방식"이라며 “이번 작업도 정상적인 신청과 승인 절차를 거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번 사고가 인명 피해와 철도 운행 중단으로 이어진 만큼 향후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에서는 철거 공법의 적정성뿐 아니라 철도 인접 공사에 대한 위험성 평가, 관계기관 협의 과정,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구조·시공·안전 분야 외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조사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조사위 활동과 별개로 철도 복구 작업을 병행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열차 운행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사고 직후 잔해 아래서 ‘살려달라’ 신음 이어져

26일 오후 서울 중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비가 흩뿌리는 철길 위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있었다. 붕괴된 상판 아래에는 뒤엉킨 철근과 휘어진 철골이 드러났고, 경찰 통제선 바깥으로는 구조 상황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사고 당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현장에서는 소방대원들과 관계기관 인력들이 잔해 사이를 오가며 구조와 안전 점검 작업을 이어갔다. 구조대원들의 무전 소리와 중장비 엔진음만 간헐적으로 들릴 뿐 현장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날 오후 2시33분께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부 구조물이 붕괴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안전진단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구조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붕괴된 구조물 일부는 경의선 전차선 위로 떨어졌고, 서울역~신촌역 구간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사고 현장을 처음 목격한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상인 A씨는 구조물이 붕괴되는 순간을 “순식간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사람들이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지만 특별한 이상 징후를 느낄 틈도 없이 구조물이 폭삭 주저앉듯 무너졌다"며 “붕괴 직후 거대한 흙먼지가 일었고 구조물 아래에서 '살려달라'는 신음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이 직접 구조물을 치워보려 했지만 너무 무겁고 위험해 손을 쓸 수 없었고 모두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당시 인근을 지나던 직장인 B씨도 “음료수를 사러 가던 길에 사고를 목격했는데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 사람이 깔려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적지 않은 곳이지만 사고 당시에는 안전점검이 진행 중이라 사람과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았다"며 “사고 직후 3~5분 안에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평소 들어보지 못한 굉음과 함께 먼지가 크게 일어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큰일이 났다고 직감했다"며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부상자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관계자들도 크게 당황한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소문 고가는 서울 중구 순화동과 중림동을 연결하는 길이 492m 규모의 고가차도로 1966년 준공됐다. 준공 후 약 59년이 지나 노후화가 심화됐고,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에 해당하는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철거가 결정돼 지난해 9월부터 전면 통제와 함께 철거 공사가 진행돼 왔다. 사고 당시 전체 철거 공정은 약 89% 완료된 상태였다. 붕괴가 발생한 곳은 S8·S9 구간으로 불리는 마지막 철거 구간이었다. 특히 이 구간은 경의선 철도가 지나가는 상부 구조물에 해당해 국가철도공단과 협의를 거쳐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새벽 1시30분부터 오전 4시까지만 작업이 진행됐다. 사고 당일 새벽에도 슬라브(바닥판) 절단 작업이 진행됐지만 작업 과정에서 약 2.9㎝ 규모의 침하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즉시 중단됐고 서울시와 감리단, 안전진단업체, 외부 구조전문가 등이 현장에 투입돼 구조물 상태를 점검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2시33분께 안전점검 도중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최진우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당시 저를 비롯해 광역도로과장, 현장소장, 안전진단업체 관계자, 외부 구조전문가 등 총 9명이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점검 도중 갑자기 구조물이 붕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상부 구조물을 지지하던 거더(Girder·교량의 주요 하중을 지지하는 대형 보)가 파단(破斷·쪼개지고 끊어짐)되면서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파단 시점과 원인, 철거 작업 및 침하 현상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를 단순한 노후화 문제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노후 교량 철거는 구조물의 하중 변화와 균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사고 당일 새벽 슬라브 절단 작업 과정에서 약 2.9㎝ 규모의 침하가 확인된 만큼, 침하 발생 이후 어떤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가 향후 원인 규명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추가 지지대 설치 여부와 안전성 검토 절차, 철거 순서 준수 여부 등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서울시가 거더(교량의 주요 하중을 지지하는 보) 파단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실제 거더가 먼저 손상된 것인지, 아니면 침하와 하중 이동의 결과로 파단이 발생한 것인지도 정밀 조사를 통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침하 발생 이후 위험 신호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했는지가 이번 사고의 책임과 원인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부와 서울시는 사고 직후 비상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현장 안전 확보와 추가 붕괴 방지 조치에 나섰다. 또 사망자 유가족에게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생활안정지원금과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김윤덕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철도시설 복구와 열차 운행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다. 김 장관은 현장을 찾아 “사고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되 2차 사고 예방과 작업자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재해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해 긴급 현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철도 복구 과정에서의 2차 사고 방지와 안전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기관은 철거 공정과 안전조치 이행 여부, 침하 발생 이후 대응 과정, 거더 파손 원인 등을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사고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시공사와 감리단, 발주기관의 안전관리 책임 여부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서소문 고가 붕괴…국토부 “철거 끝나야 열차 정상화 가능”

서울 중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현장에서 26일 오후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세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친 가운데 서울역과 신촌역을 연결하는 철도 운행까지 중단되는 등 수도권 철도망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국토교통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복구 지원에 나섰지만 현장 안전 확보와 잔존 구조물 철거가 우선돼야 하는 만큼 열차 운행 정상화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 사고 현장에서 본지 기자가 국토부 고위 관계자와 직접 만나 사고 이후 수습 현황을 취재한 결과, 해당 관계자는 “현재 안전한 철거 작업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며 “철거가 끝나야 복구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철거 현장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복구 작업 착수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차 운행과 철도시설 복구 역시 잔존 구조물 철거와 현장 안전성 확보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토부는 현재로서는 열차 운행 정상화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오늘(26일) 밤 열차 운행 정상화 여부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해하면 되느냐"는 본지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본지 취재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 등 유관 기관은 이날 오후 8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잔존 구조물 철거 방안과 구체적인 철거 공법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르면 27일 오전 중 잔존 구조물 철거 작업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장 안전성 검토 결과에 따라 실제 작업 일정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본지에 “계속 논의 중이라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김윤덕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철도시설 복구와 열차 운행 정상화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이날 김 장관은 현장을 찾아 추가 붕괴 등 2차 사고 예방과 작업자 안전 확보를 지시했으며,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유사 현장 긴급 안전점검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2분쯤 서울시가 발주해 진행 중이던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과정에서 철거 중인 고가 구조물이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여파로 서울역~신촌역 구간 전차선 단전이 발생하면서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재난문자를 발송해 “서울~신촌 간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중 붕괴로 열차 운행 중지 등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니 타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소문고가 붕괴, 철도 운행 차질…코레일 “긴급 복구 총력”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현장에서 26일 오후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작업자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서울역과 신촌역을 연결하는 철도 운행까지 중단되는 등 수도권 철도망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긴급 복구반을 투입하고 승객들에게 다른 교통수단 이용을 당부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2분쯤 서울시가 발주해 진행 중이던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과정에서 철거 중인 고가 구조물이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여파로 서울역~신촌역 구간 전차선 단전이 발생하면서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재난문자를 발송해 “서울~신촌 간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중 붕괴로 열차 운행 중지 등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니 타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번 사고는 서울역과 수도권 북부 철도망을 연결하는 주요 구간에서 발생해 철도 운행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코레일은 서울역~신촌역 간 전차선 단전으로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으며, 서울~수색 구간 전동열차 운행도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도권 전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문산~용산~용문)은 정상 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속철도 운행에도 일부 차질이 발생했다. 행신역과 서울·용산역을 오가는 KTX 운행은 중단됐지만 부산·목포 등 지방을 오가는 KTX 열차는 서울역과 용산역까지 정상 운행되고 있다고 코레일은 밝혔다. 일반열차는 서울역 혼잡을 분산하기 위해 운행 구간이 단축됐다. 대전∼수원 구간 열차는 수원역까지만 운행하고, 대전 이남에서 출발하는 일반열차는 대전역까지만 운행한다. 장항선 열차 역시 천안역까지만 운행하도록 조정됐다. 코레일은 서울시 발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설명하며 긴급 복구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발주해 공사 중인 서소문 고가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해 서울역~신촌역 간 열차 운행이 중지된 상태"라며 “서울역 출발·도착 KTX 열차는 정상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긴급복구반을 현장에 출동시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출·도착역이 변경될 수 있는 만큼 이용객들은 코레일톡과 홈페이지, 철도고객센터를 통해 실시간 운행 상황을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고는 공사 현장 인명 피해로도 이어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3분께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고가도로 상판 일부가 붕괴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으며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작업자들이 매몰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사망 3명, 부상자 3명이다. 소방당국은 오후 2시38분께 현장에 도착한 뒤 오후 2시4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본격적인 구조 활동에 나섰다. 현장에는 소방 인력 62명과 장비 16대가 투입됐으며 구급차 5대가 추가 출동했다. 경찰 인력 30여 명도 현장에 배치돼 구조 활동 지원과 현장 통제를 맡고 있다. 경찰은 관계기관과 합동 대응 체계를 가동해 2차 피해 방지에 나섰다. 사고 현장 주변에 대한 원거리 통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서대문구 경찰청로터리에서 충정로 방향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철거 공사 과정에서 안전 점검이 진행되던 중 고가도로 상판이 붕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구조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공 과정의 문제 여부와 안전조치 이행 상황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원효로 재개발에 국제업무지구까지…용산 시대 ‘용트림’

서울 용산역 3번 출구를 나서자 도심 한복판이라고 믿기 어려운 광활한 공터가 눈앞에 펼쳐졌다. 철길과 차량기지, 오래된 창고들이 남아 있는 이곳은 한때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기대를 모았다가 좌초된 용산정비창 부지다. 10년 넘게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남아 있던 이 공간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총사업비 50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서울의 미래를 둘러싼 기대와 논쟁도 함께 커지고 있다. 26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용산 일대는 개발 기대감이 응축돼 있었다. 이 지역에 들어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약 45만6000㎡ 규모의 철도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상업·주거·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이를 '용산서울코어'로 명명하고 서울의 미래 100년을 이끌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업무존에는 글로벌 기업 본사와 국제회의장, 컨벤션 시설, 초고층 랜드마크가 들어서고 업무복합존과 업무지원존에는 주거·상업·문화시설이 함께 배치된다. 계획대로라면 2028년 기반시설 조성을 마치고 2031년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서울시의 구상은 단순한 재개발을 넘어선다. 뉴욕 허드슨야드와 일본 아자부다이힐즈처럼 업무와 주거, 문화와 녹지가 입체적으로 결합된 미래형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개발 과정에서 14만6000명의 고용과 32조6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가능한 초대형 도시 재편 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남다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도시혁신 프로젝트"라며 “국제업무와 스마트산업, 주거·문화·생활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직주락(職住樂)' 도시를 구현해 글로벌 도시 서울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 주요 도시들이 도심 핵심 입지에 복합업무지구를 조성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용산 역시 서울의 국제경쟁력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경제활동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기대감은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용산정비창과 맞닿은 서부이촌동과 원효로, 산천동 일대 주요 단지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산천동 리버힐삼성 전용 59㎡는 지난달 1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도원동 도원삼성래미안 전용 114㎡는 이달 19억5000만원에 손바뀜됐고, 전용 59㎡ 역시 지난해 7월 12억8000만원에서 올해 4월 16억원으로 거래되며 상승세를 보였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원효로 일대 정비사업이 맞물리면서 배후 주거지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산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국제업무지구가 완성되면 업무시설 종사자와 배후 수요가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효로·이촌동·한강로 일대 재개발 사업과 맞물려 용산의 주거 선호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개발 수혜는 국제업무지구 내부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원효로3·4가 일대에서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원효로4가 모아타운 구역은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으며 풍전아파트 일대는 최근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됐다. 원효로3가 역시 복수의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노후 저층 주거지는 2000가구 규모의 신축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원효로 일대 한 공인중개사는 “원효로3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원효대교 북단을 잇는 핵심 배후 주거지로 평가받고 있다"며 “사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입지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업무지구 주 출입구와 맞닿는 위치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원효로4가와 함께 개발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효로3가 일대는 수년째 재개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구역 내 주민 간 이해관계 차이와 사업 방식에 대한 의견 충돌이 지속되면서 사업 속도가 더뎠다. 특히 일부 노선형 상업지역을 포함한 구역계 설정을 둘러싸고 주민 간 찬반이 갈렸고, 현금청산 대상자 비율과 높은 반대 동의율도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갈등이 있는 구역과 개발 의지가 높은 구역을 분리해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사업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정비업계 역시 원효로 일대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 한 부동산 개발 전문가는 “원효로3가는 단순한 노후 주거지가 아니라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직접 연결되는 배후 주거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면 원효로 일대 정비사업의 사업성도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대감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국제업무 중심 도시로 육성할 것인지, 서울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를 최대 1만 가구 수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기존 계획인 6000가구를 바탕으로 최대 8000가구 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지나친 주거 비중 확대가 국제업무지구 본연의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장에서는 업무 기능 유지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용산역 인근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용산정비창 부지는 서울 한가운데 남은 마지막 대규모 개발 가능 부지"라며 “단순히 아파트를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서울의 새로운 경제·업무 중심축을 만드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용산은 KTX와 GTX, 지하철, 공항철도가 연결되는 전국 단위 교통 허브"라며 “글로벌 기업이나 국제기구가 입주할 수 있는 고급 업무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서울 경쟁력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최근 오피스 공실률을 이유로 업무지구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지만 일반 오피스와 프라임 오피스 시장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국제기업과 금융기관이 원하는 대규모 고급 업무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쟁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용산을 AI·디지털금융·바이오 산업 중심의 글로벌 혁신거점으로 육성하고 유엔(UN) AI 허브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토지 매각 대신 99년 장기임대 방식을 도입하고 시민 참여형 리츠(REITs)를 활용해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반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본질은 국제업무 중심지 조성에 있다며 과도한 주택 공급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8000가구가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며 1만 가구 공급이 현실화될 경우 녹지와 업무 기능 축소, 교통·교육 인프라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일부 주민들은 업무시설 확대와 집값 상승 효과를 기대하며 사업 속도를 요구하는 반면, 다른 주민들은 교통 혼잡과 교육시설 부족, 생활 인프라 과부하를 우려한다. 실제 용산 일대 곳곳에는 '1만 가구 공급 반대' 현수막이 내걸리며 갈등 양상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한편, 사업 자체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이미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사업이다. 2007년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사업성 악화로 2013년 결국 무산됐다. 현재도 오피스 시장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은 잠재적 변수로 꼽힌다. 실제 글로벌 기업 유치와 투자 수요 확보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코레일이 주도하는 공공 중심 개발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시장 여건에 따른 위험요인은 존재한다. 최근 서울 오피스 시장은 공급 증가와 기업들의 비용 절감 기조로 공실률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도 대규모 개발사업의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목표로 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기능을 구현하려면 국내외 대기업 본사와 금융기관, 첨단산업 기업 등의 실질적인 입주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교통망 확충과 한강변 입지, 용산정비창 부지의 희소성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국제업무지구라는 이름에 걸맞은 글로벌 기업 유치와 지속적인 투자 수요 확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업무시설 공급 과잉과 사업성 저하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사업 성공 여부는 개발계획 자체보다 실제 기업 입주와 민간 투자 유치, 금융시장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용산의 잠재력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부동산 시장 분석가는 “과거 서울의 성장축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동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강남·여의도·용산을 잇는 삼각축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라 서울 경제지도를 다시 그리는 사업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건설업계의 새 영토 된 SMR…“시공 넘어 에너지 패권 경쟁”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AI) 시대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가 맞물리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이 글로벌 건설업계의 새로운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대형 원전 시공 경험에 머물렀던 국내 건설사들도 이제는 설계·조달·시공(EPC)을 넘어 지분 투자와 공동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미래 에너지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관련 업계에서는 SMR이 단순 발전 설비를 넘어 미래 전력 패권 경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은 기존 대형 원자력발전소를 소형·표준화·모듈화한 차세대 원전이다. 일반적으로 출력 300MW 이하 원전을 의미하며, 공장에서 주요 설비를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핵심 특징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SMR에 대해 “대형 원전 대비 건설 기간 단축과 초기 부지 부담 완화가 가능하고, 반복 생산을 통한 장기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차세대 분산형 전원"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대형 원전이 현장 중심의 대규모 토목 공사와 장기간 건설 과정을 거쳤다면, SMR은 공장 제작 기반의 모듈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다. 업계가 이를 '원전의 반도체화'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초도호기(FOAK)는 비용 부담이 클 수 있지만 반복 생산 단계(NOAK)에 진입하면 경제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SMR 시장은 뉴스케일(NuScale Power), GE히타치(GE Hitachi), 영국 롤스로이스 SMR 등을 중심으로 상업화 경쟁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기술력 경쟁을 넘어 실제 착공 가능성과 자금 조달 능력, 전력판매계약(PPA) 확보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일본 정부의 공식 투자 기조에서도 드러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본 정부는 2025년 7월 미·일 전략무역·투자협정을 발표한 뒤 같은 해 9~10월 세부 투자 프로젝트와 공동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당시 일본은 미국에 총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및 금융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약 3320억달러가 에너지 분야에 배정됐다. 미국 백악관과 일본 경제산업성이 공개한 자료에는 웨스팅하우스, GE버노바, 히타치, ENTRA1(뉴스케일 계열) 등 원전·SMR 관련 기업과 프로젝트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글로벌 SMR 시장에 대한 대규모 자금 조달 기반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과 별개로 경제성 검증은 여전히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뉴스케일은 세계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을 획득하며 한때 시장 선두주자로 평가받았지만, 미국 유타주의 CFPP(Carbon Free Power Project)가 비용 급등과 참여 지자체 이탈로 무산되며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SMR 역시 경제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시장성이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한다. 반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다링턴(Darlington) 프로젝트와 영국 롤스로이스 SMR 사업은 상용화 단계에 근접한 사례로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처럼 단순 원전 시공(EPC)에 머무르지 않고 설계 협력과 지분 투자, 기자재 공급망 구축, 운영·개발 참여까지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해외 원전 발주처가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고 국내 건설사는 시공을 맡는 구조였다면, 최근 SMR 시장에서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사업권과 공급망 주도권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과 협력해 미시간주 팰리세이즈(Palisades) 부지에 SMR-300 건설을 추진 중이며, 장기적으로 북미 지역 10GW 규모 SMR 플릿 구축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홀텍은 설계 관련 지식재산권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EPC 수행 역량과 시공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양사는 독점적 컨소시엄 계약을 체결해 향후 SMR 사업에 공동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최다 원전 시공 실적과 UAE 바라카 원전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SMR 시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분 투자형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1년 뉴스케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이후 루마니아 도이세슈티(Doicești) SMR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에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웨덴·에스토니아·폴란드 등 유럽 시장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뉴스케일과 GE히타치 계열 기술군이 초도 상업운전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유럽 중심으로 글로벌 SMR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 역시 미국 X-energy와 협력해 고온가스로 기반 SMR 기술 확보에 나섰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현재 엑스에너지와 함께 SMR 표준화 설계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외 SMR 프로젝트에서 EPC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개발·투자·운영을 연계한 사업 모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SMR 표준화 설계 경험은 향후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기술 경쟁력과 사업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MR 시장의 최대 변수는 여전히 경제성이다. SMR은 공장 제작 기반의 모듈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초기 초도호기(FOAK·First Of A Kind)는 오히려 기존 대형 원전보다 단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전문 인력 부족,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장기 인허가 리스크까지 겹치며 상업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강창호 한국수력원자력노조위원장은 “아직은 실증과 경제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대 산업 성격이 강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대형 원전은 이미 인증과 운영 경험을 통해 검증됐지만 SMR은 아직 제한적인 데모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건설사들의 투자 역시 당장 수익이 입증된 사업이라기보다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한 전략적 포트폴리오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SMR이 초기 단계라는 지적 자체는 맞지만 이를 허구 산업으로 보는 것은 원전 산업 초기 발전 과정을 간과한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현재 SMR 기업들은 기존 원전처럼 실험로·실증로를 모두 거친 뒤 상업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투자와 인허가를 병행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1960~70년대 미국 원전 산업 붐 당시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산업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개발 중인 SMR 80여 종 가운데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모델은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산업 초기 경쟁 구조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AI 산업처럼 승자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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