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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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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집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지옥” 서울시장 선거 부동산 전면전

2026년 서울시장 선거가 본격적인 부동산 전쟁 국면으로 들어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동산 지옥'으로 규정하며 대규모 공급 확대와 규제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 후보는 6일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출정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시민 모두가 고통받는 부동산 지옥의 악순환을 반드시 끊어내겠다"며 2031년까지 공공주택 13만호를 공급하는 내용의 '주거이동 안전망 확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동시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주거 정책 끝장토론을 하자"며 정면 승부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은 명확했다. 현 정부의 대출·세금·토지거래 규제가 시장 기능을 훼손했고, 결국 전세난과 월세 폭등, 공급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이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폭정"이라고 규정하며 공급 확대와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집이 있는 시민도 어렵고 집이 없는 시민도 어렵다"며 “전세는 씨가 말랐고 월세는 폭등하고 있다. 현금이 없으면 집을 살 수 없는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DSR·LTV 강화라는 이중 철벽 대출 규제가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꿈을 짓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다주택자 규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오 후보는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다주택자를 죄악시한 결과 전세 시장이 무너졌다"며 “세입자가 집주인 앞에서 면접을 보는 기막힌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움직임까지 나오면서 평생 한 채 집 마련한 시민들이 하루아침에 투기꾼 취급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공약의 핵심은 '13만호 공급'이다. 오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12만3000호, 공공분양주택 65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분양에는 새로운 모델인 '바로내집'을 도입한다. 토지는 공공이 보유해 분양가를 낮추고, 분양가의 20%만 선납한 뒤 장기간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초기 현금이 부족해도 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장기전세주택도 현재 3만7000호 수준에서 2031년까지 10만6000호로 확대한다. 오 후보는 “전세사기 걱정 없는 공공주택 선택지를 대폭 늘리겠다"며 “서울 어디서 살든 집 걱정 없이 아이 키우고 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주택기금 주권 회복' 구상이었다. 오 후보는 “서울 시민이 납입한 주택도시기금이 약 25조원인데 실제 서울에 투입되는 금액은 10조원 수준"이라며 “잠자고 있는 15조원의 일부라도 서울 시민 주거 안정에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5조원 규모 주택기금을 조성 중이며, 향후 10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정원오 후보의 '착착개발' 공약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정 후보는 구청 권한 확대와 절차 단축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 후보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우 공허하다"며 “절차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시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오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절차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실시계획 인가는 큰 틀의 밑그림이고 관리처분 인가는 세대 수와 분담금을 정하는 세부 설계"라며 “밑그림도 안 나온 상태에서 세부 설계를 어떻게 동시에 진행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주와 철거, 신축에는 물리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다"며 “어디에서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자신의 대표 정책인 '신속통합기획'도 방어했다. 그는 “신통기획은 법을 바꿔 시간을 줄인 것이 아니라 각 절차를 겹치게 운영해 최대한 속도를 낸 것"이라며 “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에 걸리던 시간을 서울시 공무원들이 직접 지원하면서 5년에서 2년6개월 수준으로 단축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민주당의 빌라 공급 기조를 겨냥한 공세도 이어졌다. 윤희숙 공동선대위원장은 “서울 시민 다수는 신축 아파트를 원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빌라 공급을 대안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갈라치기 정치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세사기 피해가 빌라 시장 붕괴로 이어졌는데 이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다시 빌라 공급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수민 공동선대위원장도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보유세·양도세 강화, 장특공 폐지 움직임까지 겹치며 서울은 '여덟 개의 부동산 지옥'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원오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따라가기만 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 후보로서 시민 재산을 지키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실패했다"며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공급 수단인 정비사업은 막아놓고 공급 확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버팀목·디딤돌 대출까지 줄이면서 집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모두 죄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자토론을 둘러싼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 정 후보 측이 “원래 다자토론 방식이었다"며 양자토론 요구에 선을 긋자 오 후보는 “모든 주제를 다 하지 않아도 좋다"며 “주택 정책만이라도 생방송 맞장토론, 끝장토론을 하자"고 재차 압박했다. 특히 정 후보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 시장이 시민에게 이익"이라고 말한 데 대해 “대통령의 푸들이 되어서는 잘못된 길을 막을 수 없다"고 받아쳤다. 이번 기자회견은 단순한 공약 발표를 넘어 서울시장 선거를 사실상 '이재명 정부 부동산 심판론'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선언에 가까웠다. 오 후보는 '규제 완화·공급 확대·재건축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실무형 행정가 이미지를 강조했고, 민주당은 공공성·규제·생활형 공급을 앞세우며 맞서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오 후보는 곧바로 성동구 행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로 이동했다.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첫 현장 일정이었다. 캠프가 선택한 장소는 6000여 세대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된 것은 “거래 절벽"보다 더 심각한 '매물 절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3400세대 규모 단지인데 25평 전세 매물이 딱 1개뿐"이라며 “30평대와 40평대도 한두 개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대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25평 전세는 아예 없고 30평대도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오 후보는 “지난 연말부터 이미 이런 현상이 통계로 잡히기 시작했다"며 “여기가 서울 전세난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결혼과 출산을 앞둔 시민들의 불안도 쏟아졌다. 성동구에서 20년 가까이 살았다는 한 예비 신혼부부는 “결혼 준비보다 부동산 앱을 더 많이 보고 있다"며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잠실 전세가가 3년 만에 50% 올라 30평대로 옮기려 해도 집을 보지 않고 계약금을 걸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윤희숙 공동선대위원장은 “집을 안 보고 계약금을 거는 건 정상적인 시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35년째 성수동에 거주 중이라는 배달노동자의 사연도 이어졌다. 그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현재는 월세 30만원짜리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다"며 “삶의 터전이 성동구인데 현실적으로 버티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전세와 월세 물량 자체가 줄어든다는 건 집을 내놓으면 바로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의미"라며 “결국 세입자 부담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왜곡의 원인으로 강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지목했다. 현장 공인중개사는 “작년 10월 이후 물량이 급격히 줄었고 토허제 이후 갭투자 전세 물량이 사실상 막혔다"며 “매물이 잠기면서 시장 전체 공급 부족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시장의 흐름을 중간에서 인위적으로 막으면 결국 왜곡이 생긴다"며 “선거용 미봉책이 아니라 시장 원리를 존중하는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현장 일정을 마친 뒤 “집을 사도 고민, 팔아도 고민, 전세를 구해도 고민, 월세를 구해도 고민인 상황"이라며 “정책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예측 가능성인데 지금 시장은 1년 만에 모든 기준이 뒤집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민들이 다시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공급과 시장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르포] “압구정은 돈보다 상징”…현대·DL, 강남 왕좌 놓고 정면충돌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의 상징으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 시공사 선정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수주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쟁을 단순한 시공권 확보를 넘어 대한민국 최고급 주거 시장의 주도권을 가르는 '왕좌 전쟁'으로 보고 있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은 압구정한양1차(936세대)와 한양2차(296세대)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인근 핵심 입지에 위치해 있으며,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가운데서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상징성만큼은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압구정5구역의 상징성은 단순한 강남 재건축을 넘어선다. 압구정동은 1970~80년대 대한민국 고급 주거 문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압구정 현대·한양아파트 일대는 정·재계, 연예계, 전문직 자산가들이 밀집하며 '대한민국 부촌의 원형'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갤러리아 명품관과 압구정로데오, 청담동 럭셔리 상권과 맞닿아 있어 국내 최상위 자산가 시장을 상징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압구정5구역을 “압구정의 과거 명성을 미래형 하이엔드 주거로 재해석하는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한강변과 압구정로데오 생활권을 동시에 갖춘 데다 향후 재건축이 완료되면 압구정 내에서도 가장 현대적인 초고급 랜드마크 단지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압구정 수주는 단순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곳에서 승리한 브랜드는 향후 성수·여의도·목동·잠실 등 핵심 정비사업 시장에서도 '최상급 브랜드' 이미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압구정5구역은 일반 재건축과 구조부터 다르다. 조합은 정비계획 변경 과정에서 일반분양 물량을 단 29세대로 줄였다. 대신 기존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넓은 평형을 배정하는 사실상 '1대1 재건축' 구조를 택했다. 기존 19평 소유자는 23평, 27평은 29.5평, 31평은 34평 식으로 면적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사업성 극대화보다 기존 자산가치 보존과 초고급 프리미엄 유지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화려한 청사진 뒤에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라는 현실도 자리하고 있다. 정비업계와 사업성 분석 자료 등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입찰공고상 예정 공사비는 약 1조4960억원(VAT 포함) 규모에 총 지출 추정액은약 8조원대에 달한다. 여기에 향후 공사비 상승과 초고급 설계·마감 적용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실제 사업비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일반분양 물량이 29세대에 불과해 사업비 증가분과 금융비 부담 상당 부분이 조합원 추가분담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추가분담금 예상 규모도 적지 않다. 업계 사업성 추산에 따르면 기존 19평형 조합원이 23평형을 배정받을 경우 약 8억원, 27평형에서 29.5평형으로 이동하면 약 13억5000만원 수준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평형은 부담 폭이 더 크다. 기존 50평형이 62평형으로 확대될 경우 약 38억5000만원, 58평형이 75평형으로 넓어질 경우에는 약 40억원 안팎의 추가분담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압구정 재건축을 일반 단지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압구정은 설계·마감재·커뮤니티 수준이 계속 상향되면서 공사비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비례율 하락이나 추가분담금 규모가 절대금액 기준으로는 커 보일 수 있지만, 재건축 이후 자산가치 상승 폭까지 감안하면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10억원 안팎의 추가분담금을 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수십억원대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압구정 재건축을 사실상 초고가 자산 시장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압구정은 일반적인 재건축이 아니라 '한강변 하이엔드 자산 재편'에 가까운 시장"이라며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가 들어설 경우 희소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전략은 극명하게 갈린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라는 상징성과 미래가치를 앞세워 통합개발 청사진을 강조하고 있다. 압구정2·3·5구역을 아우르는 '현대타운' 구상을 통해 장기적인 자산가치 상승과 브랜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영국 건축설계사 RSHP와 협업해 100% 한강 조망, 파노라마 스카이라인,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 등을 제시했으며, DRT(수요응답형 교통체계)와 로보틱스 기반 미래형 단지 개념까지 반영해 압구정을 미래형 하이엔드 도시로 재구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반면 DL이앤씨는 '아크로(ACRO)' 브랜드를 앞세워 압구정5구역 단일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글로벌 설계사 아카디스(ARCADIS)와 아룹(ARUP) 협업을 통해 초고층 특화 설계와 100% 한강 조망을 제시했으며, 조합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융·사업 조건에서 공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DL이앤씨는 3.3㎡당 1139만원 확정 공사비와 필수사업비 가산금리 0% 조건을 제시했고, LTV 150% 이주비 지원과 분담금 최대 7년 유예 방안도 내걸었다. 상가 확대를 통한 추가 수익 구조까지 제안하며 조합원의 단기 현금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분담금 7년 유예 조건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통상 재건축 사업에서는 입주 시점에 분담금을 상당 부분 납부해야 하는데, 이를 장기간 유예해주면 조합원 입장에서는 당장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압박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압구정처럼 자산 규모는 크지만 현금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령 조합원들에게 체감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억원 규모 분담금을 7년간 유예받는다면 그 기간 동안 자산 운용이나 투자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입찰 과정에서 DL이앤씨 측 관계자가 현대건설 입찰 서류를 펜카메라로 촬영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며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이번 수주전에 사활을 거는 배경으로 '아크로' 브랜드 위상 강화 전략을 꼽는다. 현재 국내 하이엔드 주택 시장은 현대건설 '디에이치', 삼성물산 '래미안', 대우건설 '써밋',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DL이앤씨 역시 '아크로'를 최고급 브랜드로 끌어올리기 위해 압구정 같은 상징 사업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압구정은 성수·한남보다도 상징성이 강한 국내 최고급 주거지로 평가받는 만큼, DL이앤씨 입장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을 결정짓는 '결승전 성격의 사업'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를 두고 압구정 일대에서는 “예전 재건축 수주전 분위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건설업계가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면서 주요 정비사업 상당수가 경쟁 없이 '무혈입성' 형태로 마무리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압구정5구역 수주전은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정비사업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리스크 부담 때문에 될 만한 사업만 골라 들어가는 분위기인데, 압구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징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한동안 사라졌던 대형 수주전의 상징적 장면이 다시 등장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재 판세를 두고 “접전 속 현대건설이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압구정 자체가 오랜 시간 '현대' 브랜드와 함께 형성된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DL이앤씨 역시 공격적인 금융 조건과 사업성을 무기로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 시장 전반의 사업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결국 중요한 건 체감 부담과 숫자"라는 분위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단순히 압구정5구역 시공사 선정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30일 조합원 총회 결과에 따라 압구정 재건축의 향후 방향은 물론, 여의도·성수·목동·잠실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 시장 전반의 수주 전략과 브랜드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깜깜이 행정의 또 다른 이름”…신탁방식 재개발, 민원 폭증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신탁방식 도입이 확산되면서 관련 민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사업 기간 단축과 자금 조달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제도지만, 현장에서는 비용 부담과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동시에 커지는 양상이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탁방식은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자금 조달부터 분양까지 전 과정을 맡는 구조로, 기존 조합 방식 대비 사업 기간을 2~3년가량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산되고 있다. 공사비 분쟁을 줄이고 사업 관리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반영되면서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속도' 이면의 구조적 리스크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비용이다. 신탁사는 통상 분양 매출의 2~4% 수준을 수수료로 가져가는데, 대규모 사업일수록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부담이 조합원에게 전가된다. 여기에 초기 사업비 조달 과정에서 고금리 신탁계정대가 투입되면서 금융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는 구조다. 특히 신탁사가 자금 조달을 전담한다는 인식과 달리, 실제 사업 구조에서는 시공사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공사 선정 이후에는 이주비와 사업비 대부분이 HUG 보증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달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신탁사의 자금 투입은 초기 단계에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밥상은 건설사가 차리고, 생색은 신탁사가 낸다"는 불만까지 제기된다. 의사결정 구조 역시 갈등의 핵심 요인이다. 신탁사가 시행권을 확보하면 사업 주도권이 신탁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조합원 의견 반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신탁계약 해지를 위해 통상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구조는 사실상 계약 변경을 어렵게 만들어 '불통'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산권 문제도 민원 확대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신탁등기 과정에서 토지 소유권이 신탁사로 이전되면서 일부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 제한과 통제력 상실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동의율 확보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이나 금전적 유인 논란까지 겹치며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되는 사례도 잇따른다. 사업 지연 시 책임 구조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신탁방식은 사업 실패나 지연 시 매몰비용 부담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분쟁 소지가 크고, 초기 자금 투입 이후 리스크가 다시 조합원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조합이나 추진위원회 입장에서는 직접 사업을 끌고 가기보다 자금 조달과 시공사 선정이 수월한 신탁사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조합 설립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점, 또 신탁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업을 관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장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 양상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신탁사를 시행자로 지정하는 과정에 이른바 추진세력이 개입하고, 이들과 신탁사가 결합할 경우 조합은 사실상 견제 수단을 잃게 된다"며 “조합 방식은 문제가 생기면 조합장을 해임해 구조를 바꿀 수 있지만, 신탁방식은 위원장을 교체해도 시행권은 그대로 신탁사에 남아 있어 사업 주도권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신탁사가 특정 용역업체나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는 이후 들어온 집행부가 계약을 뒤집거나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며 “결국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한 실질적 통제력이 약해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갈등은 사업 초기부터 예고된 구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신탁사들이 법적 근거가 없는 '예비신탁사' 지위를 앞세워 사실상 사업 참여가 확정된 것처럼 홍보하면서다. 실제 서울 양천구 목동7단지에서는 추진위원회가 분열된 상태에서 별도 조직이 신탁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갈등이 촉발됐다. 신탁사 선정 주체와 시기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는 점도 혼선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비용 문제 역시 대표적인 갈등 사례로 꼽힌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신탁방식을 선택했지만, 신탁사가 제시한 사업비 조달 금리는 연 6%로 일반 조합 방식(3%대 중반)보다 크게 높았다. 이에 따라 매년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금리 구조가 계약서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거나 내부 기준으로 사후 결정되는 경우도 있어 비용 통제권이 사실상 신탁사로 넘어간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성 논란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는 부지 매수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가를 사업계획에 포함했다는 이유로 행정당국의 시정지시가 내려지면서 신탁사의 사업 관리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상가 측 협상력이 오히려 커지면서 매수 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속도 측면에서도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의도 일대 신탁방식 단지에서는 동의율 미달, 일부 주민 소송, 사업 철회 검토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단지에서는 전체가 아닌 일부 동만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주민 간 갈등이 격화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수수료 부담 역시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7단지는 총사업비가 7조원대로 추산되는데, 신탁수수료를 1%만 적용해도 약 700억원, 2%일 경우 1400억원에 달할 수 있다. 사업 규모가 클수록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부 현장에서는 신탁사와 연관된 용역업체가 선정되거나 용역비가 과도하게 책정되는 문제도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를 일반 토지소유자가 확인하거나 견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신탁수수료에 더해 각종 용역비까지 늘어나면서 전체 사업비 부담이 커지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신탁방식의 리스크는 자금조달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합 방식은 시공사 신용이나 HUG 보증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하는 구조여서 시공사가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반면, 신탁방식은 조달 과정에서 조합원 주택이 담보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이 틀어질 경우 조합원 재산이 직접적인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탁계약 해지 조건도 조합원에게 불리하게 설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일부 계약은 해지에 100% 동의를 요구하거나, 반대로 신탁사는 경제 상황 등을 이유로 비교적 쉽게 계약을 종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구조적으로 비대칭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신탁사가 리스크를 회피하고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계약 체결 단계에서 해지 조건과 책임 범위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2023년 말 '신탁방식 정비사업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202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표준계약서에는 계약 해지 요건을 조합원 75% 동의로 완화하고, 사업비 조달 조건과 금리 구조에 대한 설명을 의무화하는 등 신탁사 권한을 일정 부분 견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해당 기준은 강제 규정이 아닌 권고 사항에 가까워 사업장별 계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제도는 마련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적용 편차가 커 체감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탁방식이 '속도와 효율'이라는 장점과 함께 '비용 증가와 통제권 약화'라는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제도 확산 속도에 비해 수수료 체계, 의사결정 권한, 리스크 분담 기준 등 관리 장치가 미흡한 만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신탁방식은 조합 방식의 비효율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빠른 개발'이라기보다 '권한 이전과 비용 리스크의 재배분'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목동 재건축 수주전 본격화…DL이앤씨 ‘아크로’로 포문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 무대가 압구정·성수에서 목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1~14단지 전체가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가운데 약 2만6000가구 규모의 기존 단지는 재건축을 거쳐 4만7000여가구 규모의 초대형 주거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약 30조원으로 추산된다. 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가장 먼저 속도를 내는 곳은 목동6단지다. DL이앤씨는 지난 28일 목동신시가지6단지 재건축 조합에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DL이앤씨가 단독 응찰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고, 조합은 제안 내용을 검토한 뒤 오는 6월27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목동6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14개 동, 총 217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사업비는 1조2129억원 수준이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첫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는 사업지라는 점에서 향후 목동 재건축 수주전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DL이앤씨는 목동6단지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아크로 목동 리젠시'를 제안했다. 글로벌 건축 디자인 그룹 저디와 협업해 외관과 배치 특화를 추진하고, 전 가구에서 한강 또는 안양천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조경은 세계적 조경 설계사 MSP와 협업해 원안보다 조경 면적을 확대하고, 스카이라운지·실내 수영장·패밀리 스파·다이닝룸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도 제안했다. 목동6단지 수주전이 단독 입찰로 흘러간 것은 최근 정비사업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기보다 사업성, 공사비, 인력 투입 여력 등을 따져 선별 수주에 나서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수주 실패 시 발생하는 홍보비와 설계비 등 매몰 비용 부담도 커져 건설사들이 공개적인 전면 경쟁을 꺼리는 분위기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은 14개 단지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초대형 시장이지만, 건설사들이 예전처럼 무조건 뛰어드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사업성, 공사비, 인력 투입 여력, 수주 실패 시 매몰비용까지 따져 핵심 단지 위주로 선별 접근하는 흐름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6단지는 목동 재건축의 첫 시공사 선정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DL이앤씨가 아크로를 제안한 만큼 후속 단지들도 하이엔드 브랜드, 특화 설계, 금융 조건을 놓고 비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목동은 학군과 주거 선호도가 강한 지역이지만, 고도제한과 인허가 일정, 지방선거 이후 정비사업 기조 변화가 변수"라며 “결국 조합원들은 브랜드보다 공사비 확정성, 이주비 조건, 추가분담금 부담을 더 냉정하게 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목동은 대형 건설사들이 쉽게 외면하기 어려운 핵심 시장이다. 서울 서남권 최대 재건축 사업지인 데다, 학군·생활 인프라·한강 및 안양천 접근성을 갖춘 대표 주거지라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목동 일대에 '디에이치' 브랜드 라운지를 열고 조합원 접점 확대에 나섰고, GS건설도 홍보관 개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도 단지별 사업성을 검토하며 수주 전략을 저울질하고 있다. 후속 단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4단지는 올해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12단지도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 공고를 준비하고 있으며 GS건설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5단지는 하반기 시공사 선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목동 일대는 김포공항 고도제한 영향권에 포함돼 있어 국제민간항공기구 기준 개편에 따른 높이 제한 문제가 사업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지별로 최고 40~49층 수준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고도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용적률·건폐율·설계안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정비업계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의 경우 핵심 변수는 고도제한 자체보다 용적률과 사업성 구조"라며 “현재 용적률이 110~130% 수준에서 300%까지 상향되는 틀은 유지되고 있어, 층수 제한이 일부 조정되더라도 사업 방향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49층 안이 공람을 거쳐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 절차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다시 뒤집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아직 건축 인허가 단계가 아닌 만큼 정책 변화나 규제 이슈에 따라 일부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 일정도 변수다. 오는 6월3일 서울시장 및 구청장 선거 결과에 따라 도시정비사업 기조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운영과 인허가 방향이 시장 권한과 맞물려 있는 만큼, 조합과 건설사 모두 시공사 선정과 후속 인허가 일정을 앞당기려는 분위기다. 정비업계에서는 목동 수주전이 단순한 시공권 경쟁을 넘어 하이엔드 브랜드, 금융 조건, 설계 특화, 사업 속도가 맞물린 복합 경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목동은 단지 수가 많아 건설사들이 전략 노출을 꺼리면서도 핵심 단지는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6단지 결과가 향후 후속 단지들의 공사비와 상품 구성, 수주 조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서울시 ‘통합개발’, 협의 깨지면 ‘개발 배제’…주민 ‘눈물’

서울시가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전면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공동개발 권고'가 협의 실패 시 일부 토지를 배제하는 근거로 작동하는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통합개발을 전제로 설계된 제도가 실제로는 '선별적 개발'을 허용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인근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이 같은 제도적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해당 사업은 당초 동소문동 6가 일대 4개 소유권(총 679평)을 포함한 통합 개발 구상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일부 토지를 제외한 채 3개 소유권 중심으로 사업계획이 제출된 상태다. 대상지는 A교회(109번지 등 8필지, 469평), 107번지(124평), 106번지(26평), 105번지(60평)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106번지가 협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106번지 소유주 측은 해당 필지가 단순 소규모 토지가 아닌 기능적으로 핵심 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해당 부지는 8차선 대로변에 위치하고 상업지역을 접한 입지로, 특히 105번지와 106번지는 도시계획상 공동개발이 권고된 구역"이라며 “두 필지를 연계한 통합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개발공동구역 지정은 개별 토지소유자의 요청이 아닌 도시계획 논리에 따라 형성된 것인데, 일부 필지를 제외한 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106번지는 면적은 26평에 불과하지만 일반상업지역 비중이 80%에 달해 105번지와 함께 상업 기능을 형성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해당 필지가 배제될 경우 대상지의 정형성과 배치 완결성이 떨어지고, 역세권 활성화사업의 핵심인 용적률 인센티브 확보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며 “소규모 필지라도 기능적으로 배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같은 방식이 고착될 경우 향후 독자 개발 가능성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며 재산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했다. 해당 필지의 개발 제약은 구조적인 문제로도 이어진다. 성북구청 도시계획과 확인 결과, 106번지는 건축한계선 적용으로 단독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부지는 도로변 건축한계선(약 3m 후퇴) 규제로 인해 전체 대지면적의 절반가량이 건축 불가능 영역으로 제한되며, 실제 활용 가능한 면적은 약 13평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건은 소규모 필지의 독자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축 가능 면적이 제한될 경우 건물 규모와 용적률 활용에 제약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자문단 역시 해당 필지의 구조적 한계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06번지 측은 “애초에 단독 개발이 어려운 구조로 설계된 필지를 공동개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실상 토지 활용 자체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도시계획상 공동개발을 전제로 한 구역에서 특정 필지만 배제하는 방식은 제도 취지와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제도 구조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통합 개발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공기여를 확보하는 구조지만, 공동개발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 사항에 그친다. 이 때문에 협의가 결렬될 경우 일부 필지를 제외한 채 사업이 추진되는 '선별적 개발'이 가능해진다. 통합개발을 유도하면서도 합의 실패 시 분리 개발을 허용하는 이중 구조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 협의 결과가 사실상 행정 판단의 근거로 전환되는 점도 논란이다. 106번지 측은 A교회 측 PM이 작성한 '협의 경위서'가 당초 단순 참고자료로 설명됐음에도 실제로는 성북구청과 서울시에 제출돼 '사업 참여 의사가 없다'는 근거로 활용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문서 작성 당시 활용 목적과 행정 제출 여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의미 없는 문서'라는 설명이 반복됐지만 실제로는 행정 판단 자료로 사용됐다"며 “민간 문서가 실제 의사와 다른 전제를 바탕으로 행정 판단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북구청은 본지에 역세권 활성화사업과 관련한 토지소유자 참여 여부 판단은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동의서와 협의자료 등 객관적 서류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별도로 개별 토지소유자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기보다는 관련 법령과 「서울특별시 역세권 활성화사업 운영기준」에 따라 제출된 자료가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특정 토지의 사업 참여 여부 역시 사업시행 측이 제출한 동의서 및 협의 경위 자료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행정기관이 민간 간 협의 과정에 개입하거나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현재 사업은 계획 수립 단계로, 토지소유자 간 협의 결과에 따라 대상지 포함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민간 사유지의 경우 당사자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만큼 행정이 개별 참여 여부를 직접 결정하거나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에 “해당 지역은 역세권 활성화사업 이전에 이미 지구단위계획으로 공동개발 '권장' 형태가 설정돼 있던 곳"이라며 “공동개발을 강제할 경우 사유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재 제도상 권고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개발이 권장에 그치는 구조인 만큼 개별 필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부 토지가 제외된 채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며 “행정이 이를 강제로 조정하거나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로서는 토지소유자 간 협의가 우선이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협의가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도적으로 특정 필지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구·시 입장을 종합할 경우, 결국 행정 판단이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서류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특정 주체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해당 자료 중심으로 판단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공정성 훼손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구청 역시 실질적 검증보다는 서류 접수·검토에 머무르는 역할로 한정될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특정 사업을 넘어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5일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전면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강북권 개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선택적 개발과 속도 중심 추진, 이익 편중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합개발을 유도하는 정책과 달리 실행 단계에서는 '합의 실패 시 분리 개발'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조정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허가 속도전이 결합될 경우 협의 절차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교회 측은 106번지 소유주 측에 보낸 공식 회신을 통해 “2025년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해당 건물에서 운영 중인 전광판 사업의 수익 규모와 개발 시 영업권 보상 수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공동개발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 과정에서 토지소유자 측이 공동개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했고, 이에 따라 협의 경위서를 작성해 행정기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동개발은 권고사항일 뿐 강제 대상이 아니며, 현재도 협의는 가능하지만 사업 인허가 절차는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교회 및 PM 측은 본지의 별도 취재 질의에 대해서는 마감 시점까지 공식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례는 역세권 활성화사업이 '통합개발 유도 정책'인지, 아니면 '협의 실패 시 선별 개발을 허용하는 제도'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공공성을 전제로 설계된 정책이 민간 협상에 종속될 경우, 제도 취지는 구조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공시가 18% 급등·보유세 강화…‘세금 공포’에 매물 출회·전세 불안 확산”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9.13%, 서울은 18.60% 상승하며 과세 기반이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정부의 보유세·양도세 동시 강화 기조까지 겹치면서 시장에는 매물 출회와 전세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압력'이 형성되고 있다. 정책 의도는 분명하다. 실거주가 아닌 보유에 대해서는 부담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 효과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보다 매물 왜곡과 전세시장 불안이라는 부작용으로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은 당초 열람안(전국 9.16%, 서울 18.67%)보다 각각 0.03%포인트, 0.07%포인트 낮아졌지만 상승 흐름 자체는 유지됐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서울은 2007년과 2021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18.60%), 경기(6.37%), 세종(6.28%) 등이 상승을 주도한 반면 광주(-1.27%), 대구(-0.78%), 대전(-1.11%), 제주(-1.81%) 등은 하락하며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서울 내부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성동구(28.98%), 강남구(25.83%), 송파구(25.46%), 양천구(24.01%) 등 주요 지역은 20%대 급등을 기록한 반면, 도봉구(2.01%), 금천구(2.81%), 강북구(2.87%) 등 외곽 지역은 상승폭이 제한됐다. 확정 과정에서는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일부 지역의 상승률이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체감 부담을 낮추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공시가격 상승은 곧바로 세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경우 보유세가 1829만 원에서 2855만 원으로 56.1%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며, 송파 잠실엘스 역시 47.6% 오른 859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 대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 주택은 2025년 31만7998가구에서 2026년 약 48만6000가구로 증가했고, 전체 공동주택 대비 비중 역시 2.04%에서 3.07%로 상승했다. 세 부담이 고가주택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확산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반포동의 한 주택 보유자는 “공시가격을 올려 세금을 늘리는 구조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까지 부담하는 상황에서 공시가 상승을 이유로 보유 단계에서 세금을 더 걷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자는 소득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세금만 증가하는 구조라 체감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 역시 “집값 상승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평가이익에 불과한데, 이를 근거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은 과세 원칙 측면에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보유세 증가를 단순히 임대료 상승으로 직결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세 부담 확대는 집값 상승에 따른 과세표준 증가 영향이 크고, 실제 임대료 전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보유세 전가는 단기와 장기, 그리고 지역별 수급 구조와 교섭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서울 아파트처럼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집중된 시장에서는 집주인이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력을 가지기 때문에 세 부담이 일부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이나 비아파트 시장처럼 수요가 약한 곳에서는 오히려 집주인이 세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과세 방향 자체를 전환하고 있다. 다주택자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투기성 1주택자'까지 겨냥하는 구조다. 기준은 주택 수가 아니라 실거주 여부다. 이재명 대통령은 “거주 목적이 아닌 1주택은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하도록 정책을 설계하라"고 지시하며 보유 억제·매도 유도 기조를 공식화했다. 종부세 세율 조정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특히 고가 1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물을 서둘러 내놓는 '선제 매도' 흐름이 감지된다.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는 10년 이상 보유한 아파트가 인근 호가 대비 수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매수자 유인을 위해 가격을 낮추는 '세금 회피형 할인 매도'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거래에서 장기보유 매도 비중이 30%를 웃도는 등 과거 대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매도 흐름이 전세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매 전환과 동시에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서울 주요 대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이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감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1건에 불과한 경우가 등장하는 등 공급 위축이 뚜렷하다. 가격 상승 압력도 가파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및 시세 플랫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 원대를 넘어섰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단기간 억 단위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강북권 일부 단지에서는 2~3개월 사이 전세가격이 1억 원 이상 상승하며 호가가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반전세·월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형태가 확산되며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장 체감은 더욱 직접적이다. 강남권 한 직장인은 “작년 6억 원대였던 전세가가 올해 들어 7억 원을 넘고 최근에는 8억 원대 중반까지 올라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정책 변화와 맞물린 결과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 강화와 비거주 1주택자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임대 물량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전월세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이 곧바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 인상이 곧바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세금 전가 여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부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계약 기간과 공실 위험 때문에 집주인이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바로 넘기기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공급이 위축되고 결국 임대료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핵심은 시장의 교섭력과 수급 구조"라며 “전세 물량이 부족한 지역이나 아파트처럼 수요가 몰린 시장에서는 집주인이 가격 결정권을 갖기 쉬워 세금 전가가 현실화될 수 있지만, 공급이 많거나 수요가 약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집주인이 세 부담을 떠안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입자 부담을 줄이려면 세제 논쟁보다 공급 확대를 통해 선택지를 늘려주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 부동산 민심 어디로”…오세훈 vs 정원오, ‘공급 vs 체감’ 격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부동산 정책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책 경쟁을 넘어, 서울 시민들이 체감하는 '공급 속도'와 '정책 변화 리스크' 사이에서의 선택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 후보는 '시장 중심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출마 이후 주택 공급 문제를 선거 핵심 의제로 부각하며 민간 중심 공급 확대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민간 중심 공급 확대를 축으로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고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속통합기획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노후 주거환경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시 공간 전략에서도 오 후보는 새로운 구조를 제시하기보다 기존 도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는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잠실·삼성·코엑스·현대차 GBC 일대를 잇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여의도 금융 중심지 고도화 등을 통해 핵심 업무지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한 수변 공간 재편과 주요 간선도로 입체화, 철도 지하화 등 도시 인프라 개선을 결합해 도심 이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정 후보는 공공 기반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민 참여형 리츠를 활용한 공공 주도 공급,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실수요형 주택 공급, 시니어 아파트 도입과 상생형 주택 및 대학 기숙사 확대 등을 통해 주거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도시 구조 측면에서는 보다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기존 강남·여의도·광화문 중심의 '3도심 체계'를 신촌·홍대, 청량리·왕십리까지 확장하는 '5도심 구조'로 전환하고, 신촌·청량리·관악을 중심으로 청년 창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용산, 홍릉(청량리), 구로(G밸리), 양재 등 4개 권역에 일자리 특구를 구축해 산업과 고용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아울러 정비사업 관리체계 구축과 자치구 권한 확대, '정비사업 매니저'와 '착착 개발' 도입 등을 통해 공공 중심의 정비사업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공 주도 공급 확대가 사업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전면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시각도 존재한다. 도시계획 업계 관계자는 “정원오 체제에서는 사업이 멈춘다기보다 공공성 조건이 강화되며 선별적으로 추진되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체감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어도 구조 자체가 뒤집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성동구 일대에서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계획 결정 고시 등 장기간 정체됐던 사업이 단계별로 진전된 사례가 있다. 행당7구역, 용답동 재개발 등도 임기 중 주요 절차를 거친 사업지로 거론된다. 이 같은 노선 차이는 현장에서 '속도 대 조정'이라는 인식으로 번지고 있다. 성북구 재개발 구역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신속통합기획 이후 이제야 사업이 굴러간다는 체감이 있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인허가 기준이 다시 바뀌면 겨우 움직이던 사업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주민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재건축 추진 단지 주민 B씨 역시 “정비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정책 불확실성"이라며 “이미 궤도에 오른 사업에 공공성 기준이 강화되면 일정 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는 오세훈의 신속통합기획 방식에 대해 “사업 속도가 빨라진 건 체감되지만, 그만큼 외부 투자 수요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원주민 부담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값과 분담금이 동시에 올라 고령층이나 장기 거주 주민들은 현실적으로 버티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속도만큼이나 주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는 “최근 정책 흐름을 보면 강북 지역 개발에 방점이 찍히면서 상대적으로 강남권은 정책적 소외를 느낀다는 인식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북 르네상스 등 균형 개발 취지는 공감하지만, 세금과 규제 부담을 감안하면 기존 핵심 지역에 대한 관리와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평가는 엇갈린다. 서울 동대문구 직장인 C씨는 “주택 공급 확대나 교통 정책은 실제로 체감되는 부분이 있다"며 “정책이 이어지는 것이 시장 안정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직장인 D씨는 “한강공원 정비나 기후동행카드, 120 다산콜센터 같은 서비스는 일상에서 체감되는 변화"라며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일부 사업은 비용 대비 효과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책별 평가가 엇갈린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중구에 근무하는 금융권 종사자 E씨는 “정책의 완성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서울은 경제 활동과 자산 시장이 밀집된 도시인 만큼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시정 경험을 겪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책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최근 정치 흐름을 보면 이른바 '샤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이념보다 도시 경쟁력과 시장 안정성을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의 문제"라며 “현재로서는 정책 연속성과 민간 중심 공급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후보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도시재생 정책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동작구 노량진동 재개발 지역 입주를 앞둔 직장인 F씨는 “과거 일부 도시재생 사업이 벽화나 이벤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근본적인 주거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인 미관 개선이나 커뮤니티 활성화도 의미는 있지만, 노후 주거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기반 조성, 교통 인프라 확충, 주택 공급 확대 같은 구조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가 구청장으로 재직해 온 성동구에서는 생활 밀착형 행정에 대한 긍정 평가가 두드러진다. 성동구 주민들은 “민원 대응 속도가 빠르고 행정 피드백이 체계적"이라며 “현장 중심 행정과 생활 편의 시설 확충에 대한 체감도가 높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러한 행정 만족도가 서울시장 선거 선택으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G씨는 “이전에는 구청장이 누구인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사 이후 행정 속도와 대응 방식에서 차이를 체감하고 있다"며 “생활 불편을 문자로 접수하면 당일이나 다음날 바로 답변이 오고 처리 과정까지 안내돼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평가를 떠나 행정만 놓고 보면 민원 피드백이 빠르고 주민 편의를 세밀하게 챙긴다는 인상이 강하다"며 “버스 스마트쉼터 같은 시설도 도입 속도가 빨라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 주민 I씨는 “무학여고 화재 당시 주말에도 비교적 빠르게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러한 경험이 행정가로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 현장] “내 집 짓나, 빚더미 앉나”... 상대원2구역, 운명 가를 ‘지옥의 48시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이 벼랑 끝에 섰다. 지난 11일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와의 결별을 선언했지만, 대체재로 점찍었던 GS건설 선정 총회가 무산되면서 사업은 방향을 잃었다. 오는 30일과 5월 1일, 단 48시간 사이에 벌어질 연쇄 총회 결과에 따라 이 사업은 '조기 착공'의 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제2의 트리마제'가 될지 결정된다. 과거 성수동 트리마제 조합원들은 시공사와의 갈등과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조합 파산을 맞고, 입주권은커녕 토지까지 시공사에 넘긴 재산권 상실의 비극을 경험한 바 있다. 갈등의 한복판에 선 상대원2구역 현장을 점검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1조 원대 사업을 뒤흔드는 리스크의 실체를 추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공사장 외곽 가림막을 가득 채운 현수막들이었다. “2026년 6월 착공 확약", “상대원2구역 시공사는 여전히 DL이앤씨"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전면에 걸려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평당 공사비 480만원대 준수 △중도금 대출금 3000억 원 지원 △조합원 분담금 1억 원 상당 절감 효과 △사업추진비 2000억 원 지원 △GS건설 손해배상 청구 대응 등 구체적인 조건이 나열된 현수막들이 빼곡히 이어졌다. 이들 조건은 DL이앤씨가 조합에 공식 공문으로 전달한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조합 측은 해당 공문을 접수하고도 조합원들에게 별도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DL이앤씨는 대표이사 명의의 자료 제출과 공증 절차를 거쳐 관련 내용을 직접 공개한 후 현수막까지 내건 것이다. 성남 상대원2구역 현장은 현재 '기이한 정적'에 휩싸여 있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철거 완료는 착공과 일반분양을 앞둔 '7부 능선' 돌파를 의미하지만, 이곳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야 할 시점에 사업 추진의 핵심 축인 시공사가 사실상 이탈하면서 사업 동력이 급격히 약화된 상태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3910번지 일대를 재개발해 최고 29층, 43개 동, 총 4885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2015년 10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뒤,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조합이 특정 업체의 마감재 적용을 요구했지만 DL이앤씨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역시 무산되면서 양측 간 입장 차가 확대됐다. 결국 이러한 이견이 누적되며 시공사 교체 논의로 이어졌고, 현재의 갈등 국면으로 번지게 됐다. 상대원2구역 조합은 지난 11일 총회에서 DL이앤씨와의 공사도급계약 해지안을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2269명 가운데 1205명이 참석했고, 이 중 110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며 '결별'은 사실상 확정됐다. 하지만 같은 날 상정된 GS건설 시공사 선정 안건은 '현장 참석 과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GS건설은 △3.3㎡당 공사비 720만원 △2026년 내 착공 △총 3000억원 규모 사업촉진비 지원 등을 제시했지만, DL이앤씨와의 조건 비교를 둘러싸고 조합 내부와 업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실제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믿으며 집행부를 지지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집행부와 신규 시공사의 결탁을 의심하며 해임을 요구하는 등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시공사는 정리했지만 새로운 시공사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사업장은 이른바 '무주공산' 상태, 즉 시공사 공백 국면에 들어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철거까지 마친 현장에서 시공사가 없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사업 추진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합원은 “시공사를 내보냈으면 바로 다음 대안을 확정 지어야 하는데, 2부 총회가 정족수도 못 채워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당장 매달 나가는 금융비용은 누가 책임지는가"라고 토로했다. 금융 리스크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시공사 공백으로 사업비 대출 연장과 이주비 이자 대납이 불투명해지자, 조합은 지난 13일부터 조합원 각자에게 이주비 이자를 자납하라는 통보를 보냈다. 갈등의 표면적 이유는 '공사비'와 '투명성'이다. 조합 집행부는 기존 시공사의 운영 방식이 불투명하고 공사비 증액 요구가 과도하다며 '적폐 청산'의 기치를 들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DL이앤씨에 '시공사 지위 소멸 및 공사도급계약 해지에 따른 귀책 사유 최종 통지'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은 공문에서 계약 해지 사유로 총 6가지를 제시했다. △공사비 대폭 증액 요구 △관련 산출 근거자료 미제출 △옹벽 공사 등 설계 변경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미적용 △HUG 보증 승인 거부 △금품·향응 제공 및 신뢰관계 훼손 등이다. 조합 측은 특히 공사비를 기존 약 9850억 원에서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요구와 함께 이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조합은 DL이앤씨 직원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해당 인물이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뒤 감사 착수 이전에 퇴사했으며 이를 조합장에게 전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DL이앤씨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연계해 조합 집행부 해임을 시도하는 등 사업 운영 전반에서 신뢰를 훼손했다고 보고, 이를 계약 해지의 근거로 포함시켰다. DL이앤씨 측의 반발도 거세다. DL이앤씨는 조합의 계약 해지 결정에 대해 시공자 지위 확인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DL이앤씨 측은 상대원2구역 시공사 계약 해지와 관련해 이미 법적 대응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이 새로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경우 그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이 지점이 가장 위험한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지위 확인 소송과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설령 5월 1일에 새 시공사를 뽑더라도 착공은 불가능하다"며 “소송전이 시작되면 최소 3~4년은 사업이 올스톱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례율 하락에 따른 추가 분담금 공포도 현실이 되고 있다. 한 정비업계 전문가는 “비례율이 130%에서 100%로만 떨어져도 가구당 1억 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며 “여기에 공사비 상승과 소송 비용이 겹치면 수억 원 단위의 '분담금 폭탄'은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사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는 시공사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합장 지위를 둘러싼 법적 다툼 중인 A씨를 둘러싼 '개인 리스크'가 집행부의 신뢰도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A씨는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자재 납품 등 이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됐다. 이에 맞서 조합은 5월 1일 시공사 선정 및 조합장 재신임 총회를 준비 중이다. 하루 앞서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조합장, 조합 임원 및 대의원 해임 총회를 예고했다. 결과는 1일 총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총회 참석비다. 조합은 이번 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조합원에게 1인당 55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총회의 30만 원보다 2배 가까이 오른 파격적인 금액이다. 조합 측은 총회 참석비 지급이 법적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조합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조합 내부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에서는 과거 북아현3구역 사례를 들어, 과도한 참석 수당 지급이 조합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매표행위'로 판단될 경우 총회 결의 자체가 무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조합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55만 원이면 실비 보전이 아니라 사실상 '표값' 아니냐"며 “결국 우리 분담금으로 나가는 돈인데, 이렇게까지 해서 정족수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GS 선정 총회에 참석하면 55만 원을 준다는 문자를 받고 황당했다"며 “이건 사실상 표를 사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고, 결국 그 비용이 분담금으로 돌아올 것이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대원2구역은 전체 조합원이 2269명에 달해, 참석비 지급 규모가 최대 12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의 신'으로 불리는 한형기 HK미래주택연구원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성남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상대원2구역 재개발 설명회'에서 “시공사를 교체할 경우 조합원들이 분담금 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시공사 교체에 강하게 반대했다. 한 대표는 “DL이앤씨 유지 시 조합원 총 분담금은 약 1억9000만 원 수준이지만, GS건설로 변경할 경우 약 3억5400만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설계 변경과 마감재 상향 등이 반영되면 분담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시공사 교체 시 세대당 약 1억1827만 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분담금은 늘고 준공과 입주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 왜 시공사 교체에 집착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합 내부 갈등에 대해서도 강한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오는 30일 해임 총회에서 조합장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며 “이후 5월 1일 총회에서 해임안이 부결되고 시공사 변경이 통과될 경우 분담금 증가, 착공 지연, 각종 소송까지 겹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교체 시 발생할 구조적 리스크를 지적했다. 그는 “시공사마다 설계 철학과 공법이 달라 지하주차장 구조부터 전체 설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기존 시공사가 적용한 특허 공법이나 상세 설계는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사실상 도면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 건축심의와 사업승인 등 인허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착공 일정이 불가피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비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최근 자재비 상승과 글로벌 변수로 공사비 인상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공사 교체까지 겹치면 사업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사비가 이미 높은 수준에서 출발하는 경우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에경 초대석] 김정호 전 주택학회장 “분당 재건축, 속도보다 실행력”

“지금 필요한 건 세금으로 시장을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집을 지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방향은 맞지만 집행은 잘못 가고 있습니다. 큰 그림보다 중요한 건 당장 움직일 수 있는 단지부터 빨리 풀어 주는 겁니다." 김정호 초대주택학회장 겸 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경기도 분당 모처에서 진행 된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현재 분당을 비롯한 1기 신도시 재정비가 특별법을 통해 제도적 틀을 갖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선도지구 선정과 공급 설계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국토연구원 부원장,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강원발전연구원장 등을 지낸 주택정책·국토계획 분야 원로 학자다. 한국주택학회 초대 회장으로 학회 창립을 이끌었고, 주택건설 200만호 계획과 1기 신도시 정책 등 주요 정책 전환기에 참여해왔다. 시장 원리와 예측 가능성에 기반한 장기 주택정책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대표적 정책 전문가로 평가된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김 회장을 만나 1기 신도시 재건축 방향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1기 신도시 재건축·재개발은 기본적으로 잘하는 방향"이라며 “기존 도시정비 방식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는데, 특별법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선도지구 선정 방식에 대해서는 “규모가 큰 곳부터 밀어주는 식으로 가면 내부 이해관계가 복잡해 속도가 오히려 더디다"며 “주민 동의율이 높고 통합 의식이 강한, 실제 사업 추진이 가능한 단지부터 지정해야 공급 속도가 붙는다"고 말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특별법 시행 이후 선도지구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며 사업이 속도를 내는 듯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단지 간 경쟁과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로 속도 편차가 커지는 양상이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주요 지역에서 다수 단지가 동시 추진되면서 행정·심의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단지 위주의 일괄 추진보다, 주민 동의율이 높고 사업성이 확보된 단지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실질적인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은 분당 재건축의 핵심을 '속도'와 '이주 대책'에서 찾았다. 작은 단지를 먼저 재건축해 추가 공급 물량을 확보하면, 이후 대단지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작은 단지를 먼저 풀어 신규 물량을 만들면, 나중에 큰 단지를 재건축할 때 주민들이 옮겨갈 수 있는 주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 순차적으로 설계해야 전체 사업이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분당 전체 재건축 대상 약 9만 세대가 재정비를 거치면 장기적으로 14만~15만 세대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도 봤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연간 선도지구 물량 기준에도 비판적이었다. “선도지구로 지정됐다고 곧바로 공사가 시작되는 게 아닌데, 연간 1만2000세대 같은 숫자를 기계적으로 맞추려는 건 현실을 모르는 접근"이라며 “오히려 더 많은 물량을 열어두고 단지 간 경쟁을 유도해야 실제 착공 가능성이 높은 곳이 먼저 나온다"고 주장했다. 국토부가 숫자 관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지역별 현실에 맞게 자율성을 갖고 사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도시 추가 지정 방식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과거처럼 주택이 부족하면 무조건 신도시를 새로 지정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도로, 상하수도, 교통망 등 직접 비용뿐 아니라 장거리 통근에 따른 간접 비용과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이제는 재건축·재개발이 더 현실적인 공급 수단"이라고 말했다. 2·3기 신도시 가운데서도 판교, 동탄처럼 인접 대도시의 배후 효과를 누린 곳만 성공했을 뿐, 앞으로 같은 방식이 반복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재건축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단지가 똑같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분양 시점의 시장 상황과 일반분양 물량, 공사비 상승 여부에 따라 조합원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는 분담금이 너무 커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며 “공공이 전액을 대신해줄 수는 없더라도 인센티브 방식으로 일부를 보전해 주는 구조를 설계하면 재건축 공급을 훨씬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건축비 급등과 PF 경색이 맞물린 최근 시장에서는 분당뿐 아니라 서울 재건축도 수익성 악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제 정책에 대한 시각은 더 분명했다. “양도세 중과로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발상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과도한 세금은 거래를 잠그고 시장의 퇴로를 막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유세는 중장기적으로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 회장은 “양도소득세 중과로 매물을 끌어내겠다는 발상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며 “아파트는 여전히 가장 안전한 자산 가운데 하나이고, 세금이 높다고 해서 집주인들이 100% 매물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과도한 중과세가 거래를 잠그고 시장의 퇴로를 막는다고 봤다. 그는 “양도세를 낮춰 거래를 열어줘야지, 가진 자를 징계하는 식의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보유세에 대해서는 “한국의 보유세는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중장기적 현실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서는 “시장 가격을 왜곡하고 로또 청약을 만든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후분양 전환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분양가상한제가 시장가격을 왜곡해 집값을 '개구리 뛰듯'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신 선분양 제도를 줄이고 후분양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비자가 실제 상품을 보고 입지를 판단해 값을 매기게 해야지, 땅에 기둥 몇 개 박아 놓고 파는 구조는 투기와 왜곡을 키운다"고 말했다. 상한제가 결과적으로 현금 여력이 있는 계층에게만 이익을 안겨 '로또 청약'을 만드는 측면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아직 본격적으로 드러난 게 없다"면서도 “만약 과거처럼 규제와 세금 위주로 시장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공급은 더 줄고 가격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의 실패는 공급 부족을 세금과 규제로 해결하려 한 데서 비롯됐다는 게 그의 인식이다. 그는 “주택정책은 지속 가능해야 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며 “정책이 자꾸 바뀌면 시장은 얼어붙고 매물은 잠긴다"고 강조했다. 그의 문제의식은 수도권을 넘어선다. 김 회장은 서울 집중의 해법으로 “거점 도시 육성"을 제시했다. 교육·일자리·교통이 결합된 지역 핵심 도시를 키우지 않는 한 주택 수요 분산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서울 집중이 계속되는 이유는 결국 기회가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이라며 “지방에도 교육·의료·일자리 기능을 갖춘 거점 도시를 몇 군데만 제대로 키웠어도 지금과 같은 일극 집중은 완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젊은 층이 서울로 이동하는 이유를 두고 “기회가 있는 곳이 서울뿐이기 때문"이라며 “균형발전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산업, 직장, 교통, 대학을 묶어 재설계하는 문제"라고 짚었다. 지하철 같은 교통망과 대기업·본사급 일자리가 주택 수요 분산의 핵심 축이라고도 강조했다. 결국 그의 결론은 하나다. “규제로 시장을 누르는 방식으로는 집값도, 공급도 잡을 수 없다." 그는 “정부가 정말 집값을 안정시키고 시장을 정상화하고 싶다면, 규제로 눌러 잡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급 구조와 지역 구조를 동시에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1기 신도시 재건축도, 서울 공급도, 지방 균형발전도 결국은 시장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설계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전세 폭등에 매매 반등”…서울 부동산, 수급 꼬이며 ‘이중 압박’

서울 부동산 시장이 전세와 매매가 동시에 흔들리는 '이중 불안' 국면에 들어섰다. 전세는 매물 실종 속 급등하고, 매매는 급매 소진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수급 불균형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상승했다. 직전 주(0.17%)보다 0.05%포인트 확대된 수치로, 2019년 12월 이후 약 6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328주 만이다. 전세 급등의 배경에는 '매물 붕괴'가 자리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1만5307건으로 1년 전보다 44.8% 감소했고, 월세 매물도 26.3% 줄었다. 임대차 시장 전반에서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다. 역세권과 학군지 등 선호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상승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전셋값이 상승했으며, 강북권 상승률(0.23%)이 강남권(0.21%)을 웃돌았다. 송파·성북(각 0.39%), 광진(0.35%), 노원(0.32%), 강북(0.30%) 등 중저가 주거지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현장에서는 거래 자체가 멈춰서는 '잠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매물은 단지별로 많아야 한두 건 수준이고, 그마저도 나오면 하루 이틀 안에 바로 계약이 끝난다"며 “집주인들이 굳이 세를 빼기보다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로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는 매물을 제대로 비교해볼 시간도 없이 '나오는 대로 잡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올라도 선택지가 없으니 계약이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시장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원룸이나 소형 평형은 직장인·수험생 수요가 꾸준해 체감 부족이 더 심하다"며 “전세를 못 구한 수요가 반전세나 월세로 밀리면서 임대차 시장 전체가 빠르게 재편되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전세시장 불안은 매매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23일 기준 7만4173건으로 한 달 새 4.3% 줄었고, 매매가격도 0.15% 상승하며 반등 흐름을 보였다. 특히 강남권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송파구는 0.07% 상승하며 9주 만에 하락세를 끊었고, 서초·강남구 역시 낙폭이 축소됐다. 급매물 소진 이후 매수 심리가 일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요는 외곽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강서(0.31%), 관악(0.28%), 성북(0.27%) 등 중저가 지역의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고, 거래 역시 구로·노원 등 외곽 지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격 부담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외곽 실수요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정책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등이 맞물리며 임대 물량이 줄고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됐다는 평가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 축소가 단순한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전세 제도가 약화된다고 해서 곧바로 집값이 떨어진다고 보는 건 현실을 단순화한 해석"이라며 “전세가 줄면 일부 집주인의 레버리지 구조는 흔들릴 수 있지만, 동시에 전세 수요가 매매나 월세로 이동하면서 가격을 지지하는 압력도 함께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가격 조정보다 거래 구조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 공급 지연이 겹치면 실수요자 선택지가 줄어들고 주거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은 무주택 임차 수요가 여전히 두텁기 때문에 전세가 줄어든다고 해서 수요가 사라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일부 구간에서는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면서 중저가 주택 가격을 떠받치는 하방 경직성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 축소는 단순한 가격 하락 요인이 아니라 임대차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변수"라며 “공급 회복 없이 제도만 손대면 가격 안정이 아니라 시장 왜곡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매물 유도를 위한 보완책 검토에 들어갔다. 우선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낀 매도' 허용 기간 연장이 거론된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상태에서도 일정 기간 양도세 비과세를 인정해 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실거주 의무 규정으로 묶여 있던 매물을 시장에 풀겠다는 취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또는 유예 연장도 검토 대상이다. 세 부담을 낮춰 매도 유인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지만, 과거 유예 기간에도 매물 증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이 따른다. 이와 함께 대출 규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 완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요건 조정 등도 논의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세제 완화만으로는 매물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상승 기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도를 미루는 경향이 강하다"며 “공급 확대 없이 규제만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단기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상승과 조정이 반복되는 '박스권 흐름'을 전망한다. 매수 심리는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공급 부족과 정책 변수, 금리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결국 핵심 변수는 공급이다. 전세와 매매 모두에서 매물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재 구조에서는, 실제 시장에 얼마나 물량을 복원하느냐에 따라 서울 부동산 시장의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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