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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 건설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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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금리만으로 못 잡는다”…한은 총재 “통화·대출규제 함께 가야”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를 이번 긴축 전환의 핵심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집값을 통화정책만으로 안정시키기는 어렵다며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가격은 높은 가격 상승 기대가 지속되면서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확대됐고, 금융권 가계대출도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월 8~9조원대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여건을 고려해 성장, 물가, 금융안정 측면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신 총재는 “수도권 주택가격은 상승 기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득과 자산 여건 개선으로 매수 여력도 확대돼 높은 상승세가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보다 추가 긴축 여부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연속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특정 시점을 예단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있을 회의는 모두 '살아 있는 회의(live meeting)'"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앞으로 발표될 성장과 물가, 금융 관련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금리 정책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주택담보대출에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그는 “통화정책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라며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적인 규제만으로도, 통화정책만으로도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며 “두 정책을 함께 사용할 때 금융안정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약차주 지원과 관련해서는 금리 정책보다 선별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총재는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부채조정이나 재정·금융정책을 활용해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통화정책보다 적합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집값보다 대출이 먼저 흔들린다”…기준금리 인상에 부동산 시장 ‘숨 고르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 기조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당장 부동산 시장이 급락하기보다는 거래가 둔화되고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금리 인상이 누적될 경우 연말이나 내년부터 시장의 체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했다. 소비자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돌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통화 긴축을 재개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한은의 이달 금리 인상 자체보다 앞으로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융권에서는 올해 하반기 두 차례(이번 포함), 내년 한 차례 추가 인상을 거쳐 최종 기준금리가 연 3.2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일부에서는 네 차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오르면 금융비용이 증가해 거래가 둔화되고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경우 시장은 지역과 상품별로 차별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와 고가주택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위원은 “정비사업 지역은 사업비와 이주비 조달 부담이 커지고 고가주택 역시 금융비용 증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중저가 주택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젊은 실수요층은 상대적으로 레버리지를 많이 활용하는 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경우 매수를 포기하거나 기존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금리 인상과 함께 강화된 금융 규제가 공급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이주비 대출을 비롯한 금융 규제로 정비사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지나치게 억제하도록 유도하면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높이거나 사업성이 좋은 정비사업만 선별적으로 취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일률적으로 대출을 조이기보다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 정비사업 금융은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주비 대출까지 막히면 사업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금리 상승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 위원은 “시중금리가 오르면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며 “외곽 상가의 경우 자본환원율(Cap Rate)이 대출금리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공실 증가와 연체율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금리 인상이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처럼 시장 전체를 흔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 위원은 “현재는 주택담보대출이 과거보다 고정금리 중심으로 바뀌면서 금리 상승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2013년 38.5%에서 지난해 89.9%까지 확대됐다. 잔액 기준 역시 같은 기간 21.3%에서 65.6%로 높아졌다. 국토연구원 분석에서도 2011~2021년 주택가격 변동 요인 가운데 기준금리가 차지하는 기여도는 45.7~60.7%에 달했지만, 현재는 금융 구조가 과거보다 안정된 만큼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박 위원은 금리 인상의 진짜 위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타나는 누적 효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의 무서움은 당장의 충격보다 누적 효과에 있다"며 “부담이 임계점을 넘어서는 시점은 지금보다 연말이나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입주 물량이 부족하고 실물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수요자들은 지나친 낙관론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기에는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우선해야 한다"며 “과도한 레버리지는 지양하고 대출 규모는 주택가격의 30% 이내, 월 원리금 상환액은 가구 실소득의 30% 이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인천 10분 시대 온다”드론·UAM 미래 한자리에, 송도서 하늘길 열렸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차로 1시간이 걸렸지만, UAM이 상용화되면 10분이면 올 수 있습니다." 드론과 도심항공교통(UAM)이 만들어갈 미래 항공 모빌리티 시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가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막을 올렸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광역시가 공동 개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대한항공, 파블로, 나르마, 유비파이 등 137개 기업·기관이 참가해 드론과 UAM 최신 기술과 상용화 전략을 선보였다. 개회식에서는 드론과 UAM이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섬과 도심을 연결하고 물류·교통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사회자는 “대한민국 미래 항공 산업의 현재를 확인하고 더 큰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자리"라며 “이번 박람회가 미래 항공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먼 미래처럼 여겨졌던 모습을 직접 보고 있다"며 “드론은 이미 물류와 재난 대응, 산간·도서지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번 박람회는 대한민국 미래 모빌리티의 현재와 내일을 보여주는 종합 박람회"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오전 예정됐던 국내 기업의 UAM 기체 비행 시연은 현장 전파 환경 문제로 하루 연기됐다. 홍 차관은 “아쉽게도 전파 상황 때문에 시연을 내일로 미루게 됐다"면서도 “행사 포스터에 적힌 '미래가 이륙합니다'라는 문구처럼 미래는 이미 우리 눈앞에 와 있다"고 말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환영사에서 인천이 대한민국 미래 항공산업의 중심 도시임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인천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과 항만, 192개의 섬을 갖춘 도시로 UAM을 시험하고 운영하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며 “전국 최초로 UAM 조례를 제정했고, 글로벌 UAM 실증 선도도시를 목표로 인프라 구축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배로 몇 시간이 걸리던 섬 이동을 수십 분으로 줄이고, 원도심과 신도시를 잇는 '인천형 UAM 생활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에 앞서 열린 UAM 쇼케이스 행사에서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 시장이 무대에 올라 UAM 상용화 비전을 직접 소개했다. 김 장관은 “드디어 우리 기술로 만든 UAM을 국민 앞에 처음 선보이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멀게만 느껴졌던 미래가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첫 UAM 기체를 인천에서 선보인다는 것은 미래 항공산업을 선도하는 인천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며 “국토교통부와 함께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새로운 하늘길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UAM이 시민 생활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박 시장이 “시민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UAM이 내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상용화가 되면 덕적도 등 섬 지역을 오가는 '하늘택시'가 될 것이고, 제주에서는 관광용 이동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학생들이 미래 UAM 전문가로 성장하면 상용화 시기도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과 군, 정부가 함께 협력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하늘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과학기술 크리에이터 '디글'의 이민석 PD도 특별강연에 나서 “기술은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며 “드론이 그랬던 것처럼 UAM도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쳐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는 누군가가 예측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이 쌓여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박람회는 오는 17일까지 열린다. 전시장에서는 AI 자율비행 드론, 수송용 드론, UAM 기체와 관련 기술이 전시되며 글로벌 콘퍼런스, 드론 산업 얼라이언스 총회, UAM 팀코리아 회의 등이 진행된다.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는 드론 라이트쇼와 국민 참여형 드론배송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LH, 과천에 주택 9800호 짓는다면서 사업시행자 선정도 안 돼

정부가 과천 서울경마공원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활용한 9800호 수준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식 사업시행자 지정과 경마장 대체 부지, 이전 재원, 기반시설 확충 방안 등 핵심 사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지역사회에서는 공급 물량과 일정부터 앞세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주택공급 대책에서 LH를 과천경마장 부지 개발의 예정 사업시행자로 제시했다. 다만 LH는 아직 공식 사업시행자로 선정되거나 지정된 상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본지에 “과천경마장 부지 개발의 공식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며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정부가 9800호 수준의 공급 규모와 개발 방향을 발표했지만 토지이용계획과 사업성 검토, 주민 협의를 최종적으로 주도할 기관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은 셈이다. 본지는 국토교통부에 사업시행자 선정 절차와 9800호 산출 근거, 주민 의견수렴 계획, 교통·하수처리 등 기반시설 대책을 수차례 문의했으나 기사 마감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부가 공개한 계획상 개발 대상은 과천경마공원 약 115만㎡와 인근 방첩사 부지 약 28만㎡를 합친 총 143만㎡다. 정부는 이곳에 주택 9800호 수준과 자족시설을 조성하고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서울 양재 인공지능(AI) 특구를 잇는 첨단산업 거점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새 개발지에는 과천지식정보타운보다 높은 수준의 자족용지를 확보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다만 주거·자족용지 면적과 용적률, 주택 유형별 공급 물량 등 세부 토지이용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주택 착공 목표는 2030년이다. 이후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착공 시점을 2029년 4분기로 앞당기고 경마장 이전 일정을 구체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기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경마공원 전체를 한 번에 옮기는 '일괄 이전'을 원칙으로 두고 2026년 이전계획 수립과 한국마사회 이사회 의결, 2027년 대체 부지 확정과 인허가·설계, 2028년 신규 경마장 착공, 2029년 이전과 주택 착공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이전이 늦어질 경우를 대비한 단계적 개발 방안도 거론된다. 마사 일부가 화성 화옹지구 말조련단지로 먼저 이전하면 방첩사와 인접한 일부 부지부터 우선 개발하는 방식이다. 다만 2029년 4분기 조기 착공 일정과 단계별 개발 방안은 현재까지 공개된 정부 공식 자료를 통해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의 속도전과 달리 실제 사업 절차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LH의 공식 사업시행자 지정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경마장 이전 부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경마장 이전 부지 문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 등 관계기관이 협의할 사안으로 LH의 직접 소관은 아니다. 9800호라는 공급 규모도 도로와 공원, 학교, 자족시설 등의 배치가 확정되기 전 제시된 계획 물량이다. 실제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거용지 면적과 개발밀도에 따라 물량이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과천시와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기존 개발사업으로 인한 기반시설 부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과천에서는 과천과천지구와 과천주암지구, 과천갈현지구,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경마장·방첩사 부지 9800호가 추가되면 도로와 상하수도, 학교, 전력시설 등이 늘어난 인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기존 과천과천·과천주암지구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기반시설을 별도로 조성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그러나 교통망 확충 노선과 하수처리시설 용량, 학교 신설 규모, 사업비 분담 주체와 추진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4일 찾은 과천경마공원 일대에는 경마장 이전과 공공주택 개발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과 맞닿은 경마장 정문 주변에는 기존 공공주택사업 구역과 노후 주거지, 비닐하우스 등이 혼재해 있었다. 주민들은 추가 주택 공급으로 늘어날 교통량과 하수처리 수요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는 상태에서 9800호라는 공급 규모가 먼저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과천시도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도로와 교통, 상하수도, 교육시설 등 도시 기반시설의 수용 여건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며 충분한 사전 협의 없는 추가 공급계획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마공원 이전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도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건물 공사비와 경주로·마사 등 특수시설 설치비를 포함해 토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최소 1조2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수준의 경마장과 관련 기반시설을 조성할 경우 이전 비용이 2조원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와 마사회는 과천 부지 매각대금을 이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관련 법과 재원 운용 방식을 손질하고 레저세 감면, 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을 병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레저세 감면이 현실화하면 경기도와 해당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세입이 감소할 수 있어 지방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대체 경마장 부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화성 화옹지구를 비롯해 경기 남부와 북부의 여러 지역이 후보지로 거론되지만 정부는 경기도 내에서 이전한다는 기본 방향 외에 확정된 후보지를 제시하지 않았다. 기보도에 따르면 마사회는 현재 과천 부지보다 넓은 토지와 대중교통 접근성, 철도역 설치, 경영 안정 대책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옹지구는 넓은 평지와 기존 말조련단지 계획을 갖췄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반면 간척지 특성상 연약지반 보강에 추가 비용이 들 수 있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과천보다 떨어진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경기 북부 미군 반환공여지 등은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주거지와의 거리, 산악지형, 환경 훼손 가능성 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마사회 노동조합과 마필관리사, 조교사 등 말산업 종사자들도 고용 불안과 산업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경마공원은 단순한 공공기관 부지가 아니라 경주마 훈련과 관리, 말 생산농가, 운송업체, 마주·기수·조교사 등 다양한 종사자가 연결된 산업시설이다. 과천 시민단체와 마사회 노조는 대체 부지와 이전 재원, 고용 및 산업 유지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 착공 일정부터 앞당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마장 정문 맞은편 '꿀벌마을'에서는 신규 9800호 공급계획과 별개로 기존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 사업에 따른 보상과 이주,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공개한 경마장·방첩사 개발 대상은 두 시설 부지 약 143만㎡로, 현재 공개된 계획상 꿀벌마을은 신규 공급 대상지에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주민들은 향후 9800호가 추가될 경우 기존 과천과천지구의 도로와 하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계획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는 경기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과천도시공사가 공동 시행한다. 이 가운데 꿀벌마을을 포함한 구간의 보상과 이주는 GH가, 보상과 이주가 끝난 건축물의 철거는 LH가 담당한다. GH에 따르면 꿀벌마을 일대 토지보상은 100%, 지장물 보상은 97%까지 진행됐다. 현재 조사가 가능한 가구에 대한 보상은 마무리됐지만, 조사를 거부했거나 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일부 지장물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태다. 다만 토지소유자와 세입자, 무허가 건축물·비닐하우스 거주자 등에 대한 법정 이주대책과 생활대책은 아직 수립되지 않았다. GH는 향후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책을 마련한 뒤 자격요건을 충족한 대상자에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이 '약 8평 규모의 임대주택만 제시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GH는 과천시와 성남·의왕 등 인근 지역에 전용면적 16~46㎡ 규모의 임시사용 임대주택을 세 차례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보증금과 임대료는 공급 유형별로 국토교통부 고시 등 관련 기준에 따라 산정됐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장 작은 16㎡형은 약 4.8평 규모로, 주민들이 체감하는 주거면적과 생활 여건을 둘러싼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주민대책위는 고령층과 장기 거주자들의 생활 방식과 가구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이주대책이라며 원주민 재정착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과 GH는 협의가 충분했는지를 놓고도 입장이 엇갈린다. 마을 관계자는 본지에 “주민 전체를 상대로 한 충분한 설명보다 고령자 등을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방식으로 이주 절차가 진행됐다"며 “원주민의 생활 여건과 재정착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GH는 2024년 6차례, 2025년 13차례에 걸쳐 자치회 임원과 주민 3~7명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었으며, 현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고 반박했다. 임대주택과 전세임대 공급도 안내문 발송과 현수막 게시 등을 통해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철거는 보상과 이주가 모두 끝난 공가로 한정된다. GH와 LH에 따르면 2025년 8월11일 지장물 해체공사 계약이 체결된 뒤 공가 철거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이주하지 않은 주민이 남아 있어 철거 실적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보상금에 이의를 제기한 경우에는 관련 법령에 따른 재결 절차가 진행된다. 현재 사람이 거주 중인 주택은 실제 이주 완료 여부를 확인한 뒤에만 철거한다는 게 사업시행자 측 설명이다. 다만 꿀벌마을이 향후 경마장·방첩사 9800호 개발에 필요한 도로와 하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부지로 추가 편입될 가능성에 대해 GH는 “GH가 담당하는 사업과 무관해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토지와 지장물 보상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주민들의 최종 정착 방안을 담은 법정 이주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보상과 이주는 GH, 철거는 LH가 나눠 맡는 구조에서 주민들은 업무별로 서로 다른 기관을 상대해야 한다. 신규 경마장 개발의 시행주체가 공식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바로 맞은편 기존 공공주택사업에서도 보상과 철거, 이주대책의 책임 창구가 분산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주택공급 막는 건 금융”…국토부 첫 경청토론회, 규제 완화 ‘한 목소리’

공급 부족보다 이미 계획된 주택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국민 의견을 반영한 새 부동산 정책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첫 번째 '주택공급 경청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진단은 예상보다 명확했다. 공급 목표를 새로 제시하기보다 이미 계획된 공급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과 규제를 손질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14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주제로 전문가와 업계, 지방자치단체, 정비사업 현장 관계자 등이 참여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정부는 이번 공급 토론회를 시작으로 주택금융(15일), 부동산 세제(16일) 토론회를 잇달아 개최한 뒤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주요 의견을 종합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에서는 공급 확대를 위한 해법으로 ▲공급 파이프라인 복원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 ▲재건축·재개발 사업성 개선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도심 유휴부지 활용 ▲공공분양 제도 개선 ▲민간 임대주택 공급주체 다변화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첫 발제에 나선 진미윤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현재 주택시장의 가장 큰 문제를 '공급 파이프라인 단절'로 진단했다. 그는 인허가 물량 자체보다 인허가에서 착공, 준공, 입주까지 이어지는 공급 흐름이 중간에서 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공급은 인허가를 많이 내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착공 과정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금융과 세제, 건설시장 전반이 함께 움직이는 공급 생태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활성화 역시 용적률만 높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무엇을 누구에게 공급할 것인지까지 함께 고민해야 진정한 주거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가장 많은 공감대를 형성한 주제는 비아파트 시장이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비아파트 공급 급감의 원인으로 전세사기 후폭풍과 금융 규제, 세제 변화 등을 꼽았다. 그는 “비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와 달리 민간 임대시장과 다주택자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라며 “규제지역 확대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 자체가 멈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TV 규제 완화와 정책금융 확대, 다세대·연립주택 건축기준 개선, 소규모 정비사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서미숙 부장도 “비아파트 착공 물량이 불과 4년 만에 11만 가구에서 3만 가구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공사비 상승과 전세사기 여파, 임대사업자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임대사업자 세제 지원 확대에는 공감하면서도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투기 수요 유입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분야에서는 이주비 대출 문제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김덕래 박사는 “정비사업의 이주비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성격이 다르다"며 “규제지역 확대 이후 조합원들의 자금 조달 계획이 흔들리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제도도 현실에 맞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김효선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노후주택 비중이 49.8%에 달하고, 정비사업 추진 단지 2249곳 가운데 시공 단계에 진입한 곳은 약 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현장 목소리는 더욱 절박했다. 가리봉1구역 재개발조합 오현석 조합장은 “용적률을 높여도 임대주택 기부채납 부담 때문에 사업성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며 지역별 사업 여건을 반영한 임대주택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길2구역 김명희 위원장은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주민은 이사조차 갈 수 없고 결국 철거와 착공도 불가능하다"며 “공급 확대를 추진하면서 공급의 출발점인 자금 조달을 막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도 이날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조정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조합 설립 동의율 완화 등 다섯 가지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도심 공급 확대를 위한 새로운 해법도 제시됐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본부장은 “재건축과 신규 택지 공급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저이용 부지를 새로운 공급 축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공업지역과 업무시설 용지, 장기간 방치된 유휴부지의 용도를 탄력적으로 변경하고 공공의 토지 비축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장은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현재 공급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장기 고정금리 금융체계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토론 후반에는 공급량 자체보다 공급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빈 강원대 교수는 “공급은 수단이고 목적은 주거 안정"이라며 현재 공공분양 제도의 '로또 청약'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매 가격 제한 등을 통해 공공분양 주택이 지속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세부 해법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공급 계획보다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국민 의견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수렴한 뒤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토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은 향후 부동산 정책과 제도 개선에 반영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이재명 “초고가 1주택 세제 정상화”…보유세 개편 논의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이 초고가 1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됐다. 정부는 이날부터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공개 토론을 시작하고 오는 23일 국민대토론회를 통해 부동산 정책의 큰 방향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부동산 세제는 형평성 있는 조세가 가장 중요한데 현재 주택 분야는 제도가 많이 왜곡돼 있다"며 “조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을 잡기 위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1차 목표가 아니라 조세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실거주 1주택이라도 초고가 주택은 별도의 세 부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100억원짜리 집도 실거주 1주택이면 거의 감면해 주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이 있다"며 “초고가 주택은 세제를 강화하자는 데 대해 대체로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유튜브 생중계 댓글을 활용한 즉석 여론조사도 진행됐다. 초고가 주택의 추가 보유 부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약 90%가 찬성 의견을 나타냈고, 초고가 기준으로는 시가 30억원을 선택한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정부는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30억원도 가혹한 것 아닌가"라며 “20억원으로 하면 우리 큰일 날 것 같다"고 말해 구체적인 기준 설정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동산정책 주요 쟁점' 자료도 공개했다.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 등 3개 분야 21개 의제를 중심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공급 분야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도심 유휴부지 활용, 공공·민간 공급 비중 등이 논의된다. 금융 분야에서는 정책대출과 전세대출, 이주비 대출 규제가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세제 분야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개편, 보유세 적정 수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양도세 체계 등이 논의 대상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윤덕 장관 주재로 첫 공개토론회를 열어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15일 금융위원회가 금융 분야를, 16일 재정경제부가 세제 분야를 각각 토론한다. 이어 오는 23일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국민대토론회에서 각 분야 논의 결과를 종합해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우선 이날 첫번째로 열리는 주택 공급 관련 토론회에서는 민간 재개발이나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용적률을 높이고 대출 규제를 완화해 재개발·재건축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과 규제를 풀면 투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는 가운데 공급 규제에 관한 각계 의견을 청취한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 도심 내 유휴부지 활용 여부, 공급 확대를 위해 다주택자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 예외 없이 규제할 것인지도 주요 논의 과제다. 도시·건축 규제 유연화, 민간임대주택 공급 주체, 수도권 기관 지방 이전을 통한 수요 분산 방안도 의제로 오른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처음 참석해 재건축·재개발 관련 의견을 전달하려 했지만 별도의 발언 기회는 얻지 못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현황과 공급 부족 원인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논의는 공급 확대와 금융 규제, 조세 정상화를 하나의 패키지로 검토하겠다는 정부 기조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초고가 1주택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향이 국민 의견 수렴과 공개 토론을 거쳐 구체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올림픽선수촌 상가, 38년전 복리시설로 승인·준공…‘제척’ 공방 새 국면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최대 쟁점인 중심상가 제척을 둘러싸고 새로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988년 건설부 사업승인 고시와 준공서류 등에는 중심상가가 복리시설·중심시설 등으로 포함된 내용이 확인됐다. 이에 반해 추진위원회는 “현재는 법적·행정적으로 분리된 별개 부지"라며 맞서고 있다. 13일 에너지경제신문은 최근 1987년 건설부 고시 제55호와 1988년 준공통보서, 준공검사필증, 올림픽선수촌 착공 당시 건설개요 자료 등을 확보했다. 건설부 고시 제55호에는 올림픽선수·기자촌 건설사업이 대지면적 62만6641㎡ 규모의 하나의 사업으로 승인된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건설개요 안내판에도 아파트 122개동 5540가구와 함께 중심시설, 편익시설, 체육시설 등이 동일 사업 시설로 기재돼 있다. 1988년 준공 관련 문서 역시 아파트와 중심상가, 스포츠센터 등 부대시설을 하나의 사업 아래 준공 처리한 정황을 담고 있다. 당시 서울시 자료에서도 중심상가는 판매·편익시설 등 '복리시설'로 분류돼 매각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상가 측 설명이다. 상가 측은 현재 중심상가와 아파트의 지번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별도 단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올림픽선수촌은 조성 이후 행정 편의를 위해 아파트뿐 아니라 학교와 파출소, 주민센터, 교회, 중심상가 등을 각각 다른 지번으로 관리했을 뿐 애초 하나의 생활권으로 계획됐다는 것이다. 상가 측 관계자는 “중심상가만 따로 지번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파출소, 주민센터 등도 각각 별도 지번"이라며 “지번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처음부터 별개의 사업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상가 측은 상가 소유주들의 실제 의사 역시 '단독 재건축'이 아니라 '통합 재건축'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상가 측에 따르면 중심상가 소유주는 모두 304명이며, 지난달 20일 열린 소유주 총회와 서면결의서를 합치면 전체의 60% 이상이 아파트와 함께하는 통합 재건축에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또 추진위원회가 상가 제척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임시관리인 명의 내용증명'에 대해서도 대표성과 권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가 측은 “법원이 선임한 임시관리인의 역할은 관리단 집회를 개최해 정식 관리인을 선출하는 것"이라며 “상가 소유주들의 의사를 묻거나 통합·단독 재건축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시관리인이 전체 소유주의 의견을 수렴한 적도 없고, 설령 단독 재건축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더라도 이를 상가 전체의 의사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임시관리인에게 내용증명 발송 경위와 권한 범위 등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임시관리인 측은 “건축·재건축 관련 부분은 잘 모르고, 당시 일도 오래전 일이라 지금은 잘 알지 못한다"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반면 추진위원회는 주민공람 과정에서 배포한 소식지를 통해 올림픽프라자 상가는 법적·행정적으로 아파트와 분리된 별개의 부지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소식지에 따르면 추진위는 아파트 부지(방이동 89번지)와 중심상가(89-11번지), 스포츠센터(89-12번지)는 지번이 명확히 구분된 독립 필지이며, 폭 8m 이상 도로와 성내천 등으로 물리적으로 구분돼 주택법상 동일 주택단지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1988년 준공 당시에도 아파트는 주거시설, 중심상가는 상업시설로 각각 사용승인을 받았고, 지난 30여 년간 관리주체와 회계, 관리체계 역시 독립적으로 운영돼 왔다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상가를 현 단계에서 정비구역에 포함할 경우 도시정비법상 추가 동의 절차와 행정절차가 필요해 정비구역 지정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추진위는 “상가 내부에서도 독자적인 사업 추진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정비구역에 포함하는 것은 상가 소유자의 자기결정권과 아파트 소유자의 재산권 모두를 침해할 수 있다"며 “현행 정비계획안은 사업의 신속성과 아파트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진위는 단지 내 개별 분산상가와는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추진위는 향후 중심상가 측이 충분한 동의를 확보한 공식 협상안을 제시할 경우 조합 설립 이후 상생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본지는 주민공람 과정에서 새롭게 제출된 1987년 건설부 고시와 1988년 준공 관련 자료에 대한 추진위원회의 추가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방문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추진위 측은 회의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기사 마감 시점까지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송파구는 최근 추진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상가 제척과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유튜브나 소식지 등에서 단정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주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홍보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최초 사업승인 및 준공 자료와 추진위가 제시한 법적 근거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만큼, 향후 송파구와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과정에서 올림픽프라자의 법적 성격과 동일 주택단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사업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사업승인·준공 자료가 현행 도시정비법상 정비구역 지정이나 동일 주택단지 판단에 어떤 법적 효력을 갖는지는 향후 관계 행정기관의 검토와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본지는 서울시를 통해 해당 문건이 주민공람 과정에서 송파구에 제출된 사실을 확인했고, 관련 자료에 대한 송파구의 검토 및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리풀 주민들 LH에 강력 경고…“55년 희생 외면 말라”

“공공주택을 짓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55년 동안 그린벨트로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대책부터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 공공주택지구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민대책위원회는 공공주택 공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원주민 재정착 대책과 정당한 보상, 충분한 주민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서울 서초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약 2만 가구를 공급하는 정부 핵심 주택공급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2월 서리풀1지구에 이어 지난달 서리풀2지구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이성훈 사장 취임 이후 착공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주민대책위는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의견수렴 절차가 충분하지 않았고, 원주민 재정착과 보상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며 일부 주민들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공공주택지구 지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권영은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이번 소송이 사업 자체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구 지정 과정의 적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무국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주민 협의, 문화유산 보전 등 여러 절차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관련 절차가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상 기준이나 원주민 재정착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장물 조사부터 추진되는 점을 우려했다. 권 사무국장은 “주민들은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보상을 받고 어디에서 다시 살아가게 되는지 아직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라며 “재정착과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조사부터 진행되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성희 주민대책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개발 자체보다 '55년 동안 이어진 희생'을 먼저 이야기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이곳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어두며 서울의 허파라고 설명해 왔다"며 “환경 보전을 이유로 재산권 행사를 제한해 놓고 이제 와서 공공주택을 짓겠다며 주민들에게 떠나라고 하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 세대부터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원주민들은 개발제한구역 지정 이후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고 생업 선택의 폭도 넓지 않았다"며 “국가 정책에 협조하며 살아왔는데 정작 개발이 시작되자 주민 희생에 대한 대책보다 공급 계획만 먼저 논의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주택 공급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다. 최 위원장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공공주택 공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사업으로 희생하는 원주민들도 개발 이후 이 지역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익사업이라면 공익을 위해 희생한 주민들의 재정착 권리를 먼저 보장하는 것이 순서"라며 “삶의 터전을 잃는 문제를 단순히 보상금 지급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토지를 제공한 주민들이 정작 개발이 끝난 뒤에는 이 지역에서 다시 살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며 “국가 정책에 협조한 결과가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이라면 어느 주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신뢰를 쌓았다면 지금처럼 행정소송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일방적으로 사업을 서두르기보다 주민들과의 대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지난 9일 작성한 '서리풀1지구 주민 요구사항'을 통해 공공주택 공급계획 재검토를 포함한 7개 요구안을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대책위는 현재 계획안을 기준으로 공공성 주택 공급 비율이 약 80%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조정하고 일반분양 및 원주민 재정착 물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안다"며 “하지만 원주민이 배제된 공급 정책은 또 다른 갈등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를 제공한 주민들이 기존 생활권에서 안정적으로 다시 정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된다면 지금과 같은 갈등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대책위는 단순히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리풀1지구의 개발 방향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주택 공급에 그치기보다 인근 양재 AI 미래융합 혁신특구와 연계한 연구·업무·주거 복합도시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재만 주민대책위원장은 “서리풀1지구가 주택만 밀집한 베드타운으로 조성돼서는 안 된다"며 “양재 AI 미래융합 혁신특구와 연계해 자족용지와 업무시설, 미래산업 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주택 공급과 미래산업, 자족 기능, 원주민 재정착이 함께 이뤄지는 새로운 공공개발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전략개발지라는 입지적 잠재력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대책위는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IC) 이후 서리풀1지구를 통과하는 구간의 지하화 또는 상부공원화도 요구하고 있다. 고속도로로 단절된 생활권을 연결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 위원장은 “사업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면서 개발을 추진하면 한 번 훼손된 자연환경과 공동체는 되돌리기 어렵다"며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뿐 아니라 개발 이후 도시의 모습과 주민들의 삶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서리풀1지구 내 일부 구거부지와 도로부지가 개인에 의해 무단 점유돼 주민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며 서초구의 실태조사와 행정조치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일부 하천부지와 도로부지가 막히면서 통행 불편뿐 아니라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관계 법령에 따라 점유 실태를 조사하고 통행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계획 수립과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서초구가 국토교통부와 LH, 서울시 사이에서 적극적인 행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대책위는 앞으로도 행정소송과 별도로 국토교통부와 LH, 서초구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적정성과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 주택 유형별 공급 비율, 원주민 재정착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하지만 현재 구체적인 소송 내용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택지사업은 법적 절차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집행정지나 가처분 결정이 없는 이상 토지이용계획 수립과 지구계획 등 후속 절차는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목표인 2028년 착공 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제기한 지구지정 절차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적법성 논란에 대해서는 “위법 여부는 소송 과정에서 판단될 사안"이라면서도 “주민설명회와 협의체 구성 등 관련 절차는 법령에 따라 진행해 왔으며, 절차를 지키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주택 공급도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주민 의견을 경청하면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은 적극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LH 관계자는 “기존 주민대책위와 운영해온 상생위원회, 민관공협의체 등을 활용하여 주민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시, 정비사업 ‘부시장 직할’…31만호 공급 속도전 본격화

서울시가 2031년까지 31만호 주택 착공 목표 달성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공정관리 체계를 부시장 직할로 격상하면서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섰다. 사업 지연 구역을 직접 관리하고 자치구와의 협업을 강화해 인허가 병목과 주민 갈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김성보 행정2부시장 주재로 25개 자치구와 함께 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는 '특별 공정촉진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서울시 총괄 공정촉진책임관을 기존 건축기획관에서 행정2부시장으로 격상한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다. 서울시는 실무 중심 관리 체계를 넘어 부시장급이 직접 사업을 챙기는 방식으로 공급 속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특별 공정촉진회의에는 김성보 행정2부시장을 비롯해 건축기획관 등 정비사업 핵심 간부와 25개 자치구 공정촉진책임관이 참석한다. 회의에서는 자치구별 재개발·재건축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에 대한 공정 만회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주택공급 촉진방안'을 발표한 이후 모두 17차례의 공정촉진회의를 운영하며 정비사업 속도 관리 체계를 구축해왔다. 시는 모든 정비사업 구역을 서울시 표준 처리기한에 따라 A등급(신속 추진), B등급(정상 추진), C등급(사업 지연)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최근 15차례 점검 결과 사업 지연 단계인 C등급은 20% 감소했고, A등급은 9%, B등급은 11% 각각 증가하는 등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공정관리 체계가 인허가 지연과 행정 절차 병목을 조기에 해소하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자치구 협력 강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통합심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이 자치구에 있는 만큼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착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자치구별 공정 추진 현황을 매월 점검하고, 주민 갈등이나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공동으로 해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무 역량 강화도 병행한다. 서울시는 인재개발원 교육과정을 신설해 정비사업 담당 공무원 교육을 확대하고, 사업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자치구에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치구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유도하기 위해 정비사업 업무평가와 재정 인센티브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관 및 직원 표창은 물론 인사와 전보 과정에서도 정비사업 추진 성과를 반영하는 성과 중심 지원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공정관리 컨트롤타워를 부시장급으로 격상한 만큼 앞으로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병목 현상을 보다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정비사업 공정관리는 서울시와 자치구, 사업 주체가 함께 소통하며 사업의 걸림돌을 해소하는 강력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매월 특별 공정촉진회의를 직접 주재해 촘촘한 공정관리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호남 반도체 산단 예정지 364㎢ 토허제 지정…‘투기 차단·사업 속도전’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하는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 예정지와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 기대감에 따른 투기 차단에 나섰다. 최근 산업단지 조성 계획 발표 이후 일부 지역에서 토지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되자 선제적으로 거래를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 사업 예정지 일원 364.19㎢를 오는 14일부터 2028년 7월 13일까지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지정은 정부가 지난 6일 '메가프로젝트 민간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를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뤄진 첫 후속 조치다. 국토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사업 예정지의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확정했다. 지정 대상은 광주와 전남 일대 총 364.19㎢ 규모다. 광산구가 124.98㎢로 가장 넓으며 나주시 97.93㎢, 남구 44.76㎢, 북구 28.72㎢, 서구 26.94㎢, 동구 22.66㎢, 화순군 12.77㎢, 장성군 5.43㎢가 포함됐다. 사업 예정지와 인근 지역을 법정동·리 경계 기준으로 지정했고 국·공유지 등은 제외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용도지역별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거래할 경우 관할 지자체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은 토지는 원칙적으로 5년간 직접 이용해야 하며, 실이용 의무를 위반하면 이행명령과 함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허가구역 지정 이후에도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상 거래나 투기성 거래 등 위법 의심 사례가 발견될 경우 국세청과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지가 급등과 투기 수요를 사전에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국가산단이 발표될 경우 토지 보상 기대감과 개발 호재를 노린 투자 수요가 단기간에 유입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호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상을 발표한 이후 광주 군공항 인근에서는 일부 토지와 아파트 매물이 회수되거나 호가를 높이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광주송정역과 송정동·도산동·신촌동 등 군공항 주변 중개업소에는 개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향후 보상과 개발 일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다만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실거래가 급증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개발 계획이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사업 추진 일정과 예비타당성 조사, 국가산단 지정 절차 등을 확인하려는 관망세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새로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이상 거래와 투기 행위 등 위법 의심 사례가 확인될 경우 관계기관과 협조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AI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단기적인 투기 수요는 억제되는 대신 향후 국가산단 지정과 군공항 이전, 산업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구축이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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