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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최태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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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에 무너진 코인 시장…‘레버리지 도미노’로 27조 증발

지난 주말 가상자산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코인 청산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친 탓이다. 시장에서는 알트코인을 선물로 매매한 투자자들이 크게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3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달 3일 12만 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10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7일에는 12만5000달러를 넘겼다. 10일에도 줄곧 12만 달러 선에서 거래되다가 밤 11시를 기점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6시 25분에는 10만8000달러까지 떨어졌다. 8시간여 만에 1만4000달러 넘게 떨어졌다. 12일에도 11만 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3일 들어 11만 5000달러까지 올라섰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발표 직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이 급락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191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고 이중 70억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한 시간만에 정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산 금액의 88%인 170억 달러(약 23조6300억원)는 롱(매수) 포지션에서 발생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선물(파생상품) 거래를 이용한다. 일정 금액을 증거금으로 맡기고 실제 자산의 수배에 달하는 규모의 포지션을 잡는 레버리지 거래다. 가격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10배 레버리지로 비트코인 '롱'(매수) 포지션을 잡은 투자자가 있다고 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하락해도 투자자의 증거금이 모두 사라지고 거래소는 강제로 포지션을 정리한다. 이를 '강제 청산'이라 부른다. 이번 사태는 대규모 레버리지를 바탕으로 가격 상승세에 베팅하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손실을 보며 연쇄 청산이 발생했다. 청산이 발생하면 거래소가 해당 포지션을 시장가로 처분하기 때문에 추가 매도 압력이 생기고 가격은 더 빠르게 하락한다. 이른바 '도미노 청산'이다. 시장에서는 펀더멘털이 약화된 게 아니라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꺼번에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청산이 일어났지만 비트코인 문제라기보다는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언급하며 발생한 외부 요인이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쪽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청산이 일어나면서 레버리지가 없어지면서 가벼워진 점이 있다"면서 “시장에서 레버리지 쌓이는 걸 꺼리는 느낌이라 레버리지가 쌓일 때마다 앞으로도 몇 번씩 더 선물을 털어가는 상황이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친 가상자산 기조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가상자산 가격이 많이 오른 측면이 있다"며 “관세 이슈였긴 하지만, 트럼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산인 윈스턴캐피탈은 지난 주말간 시장 급락은 알트코인 레버리지 자금 청산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윈스턴캐피탈 창업자 찰리 에리스는 12일 '가상자산 시장 붕괴'라는 글에서 “이번 가상자산 시장 폭락은 레버리지 청산 연쇄 반응에서 촉발됐다"며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하락을 잘 버텼지만 나머지 가상자산 종목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 직후 솔라나, 체인링크, 카르다노 등 주요 알트코인은 30~80% 급락했다.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찰리 에리스는 “이런 시기에 과감히 매수에 나서고 싶은 유혹이 있다"면서도 “현재 단계에서는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투자 상태를 유지하면서 현금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인 스트래티지 주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4년 전 스트래티지 주가가 365일 평균선 아래로 내려갔을 때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1년간 72% 떨어졌다"며 “스트래티지 주가가 365일 평균선 아래로 떨어지면 비트코인 매도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강화하면서 반사이익 기대감에 국내 희토류 관련주 주가가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4분 기준 노바텍은 전 거래일 대비 18.86%(3800원) 오른 2만3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동국알앤에스도 전 거래일 대비 16.08% 오르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을 통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스마트폰, 방산 장비 등 첨단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광물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연휴 끝, IPO 열기 재점화…‘대한조선’ 성공 이어 4분기 기대감 확산

긴 연휴가 끝나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연휴기간 IPO시장은 한산했지만, 다음 주에만 4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11월까지 10여개 기업이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IPO 시장을 달궜던 열기가 4분기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국내 IPO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 종목의 성공적 상장과 높은 수익률이다. 특히 대한조선이 공모가 대비 78.2% 상승한 가격으로 상장 첫 거래를 시작했고, 9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보다 61.8% 불어났다. 3분기 전체 상장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71.6%, 첫날 종가 기준 수익률은 51.7%이다. 3분기에는 총 26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이는 지난 25년간 평균(31개)보다 적지만, 평균 공모금액은 1조2822억 원으로 과거 평균(1조246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한조선(공모금액 5000억원)과 삼양컴텍, 지투지바이오 등 중견 규모 기업이 포함되면서 전체 규모를 이끌었다. 상장 시가총액은 약 5조3800억원으로, 역사적 평균(6조2000억원)에 근접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 열기도 높았다. 스팩·리츠를 제외한 16개 기업의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863대 1, 일반 청약 경쟁률은 1192대 1로, 전 분기와 비교해 모두 상승했다. 특히 IT·바이오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의 인기가 두드러졌으며, AI 분야 기업 에스투더블유가 제도 변경 이후 첫 IPO로 밴드 상단(1만32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새로운 공모주 제도가 적용되기 전인 9월에는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관망세를 보였으나, 에스투더블유와 명인제약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제도 개선에 대한 불안이 완화됐다는 평가다. 3분기 전체 공모가 상단 확정 비율은 93.8%에 달해, '상단행진'이 이어졌다. 올해 7월부터 'IPO 및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 대책 일부가 시행되면서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강화, 공모주 배정 방식 개선 및 수요예측 참여 자격 강화, 주관사 책임 강화가 시행됐다. 이 같은 흐름은 4분기 초반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첫 주자로 나선 명인제약은 상장 첫날 공모가(1만3200원) 대비 106.6% 오른 12만 원대에 거래를 마치며 흥행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명인제약을 시작으로 중견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장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은 추석 연휴(3~9일)와 주말이 겹치며 신규 상장 기업 수가 1~2곳에 그칠 전망이지만, 8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준비 중이다. 노타(인공지능), 비츠로넥스텍(과학 부품), 이노테크(환경시험장비), 그린광학(광학시스템) 등이 다음 주(13~17일) 기관 수요예측을 예고했다. 예상 공모금액은 1900억~2100억 원, 상장 시가총액은 약 9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우선 인공지능 기업 노타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14일부터 5영업일 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 희망가는 7600~9100원이다. 자체 AI 경량화 플랫폼 '넷프레소'를 앞세워 스마트폰과 IoT 기기에서도 고성능 AI 모델이 작동하도록 돕는 제품을 갖고 있다. 2015년 카이스트에서 창업해 엔비디아·퀄컴·삼성전자 등과 협업했다. 16일부터 수요예측에 돌입하는 비츠로넥스텍은 코스닥 상장사 비츠로테크에서 물적분할한 우주항공·방산 부품 전문 기업이다. 누리호 발사체 연소기와 핵융합 장비 등 정밀 부품을 개발·제조했다.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2027년 실적을 기준으로 공모희망가는 5900~6900원을 제시했다. 같은 날(16일) 수요예측을 시작하는 이노테크는 환경시험 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정밀기기 제조업체다. 전자·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서 온도, 습도, 진동 등 극한 환경을 재현하는 장비를 공급한다. 공모희망가는 1만2900~1만4700원을 제시했다. 17일부터 수요예측에 나서는 그린광학은 초정밀 광학시스템 전문 기업으로, 유도무기 탐색기·레이저 대공무기·위성용 반사경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순이익 4억원으로 흑자를 냈으며, 2027년 실적을 기준으로 공모가 밴드 1만4000~1만6000원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IPO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 에임드바이오 등 콘텐츠·바이오 기업이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고, 케이뱅크·SK에코플랜트·CJ올리브영·야놀자·현대오일뱅크 등 굵직한 기업들도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정책 우려와 글로벌 국지전 등이 여전히 불안한 시장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새 정부의 증시 활성화 기조가 이어지는 한 IPO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며 “신규 제도 도입에 따른 기업의 심사청구 증가와 지연되었던 일정이 진행되면서 4분기 기업 수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고 대어급은 없지만 중견급 기업의 IPO 추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슈+]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놓고 ‘은행 vs 비은행’ 격론…정무위 국감서 제도화 점검

전 세계 금융시장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한창이다. 국회를 중심으로 민간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 지급결제 시스템 안정성, 금융소비자 보호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RWA 플랫폼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시장 규모는 약 27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가상자산 시장 규모 확대와 함께 2022년 초까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이후 정체기를 겪었다. 2022년 5월 테라-루나 사태, 2023년 3월 실리콘밸리(SVB) 은행 파산으로 인한 디페깅 사태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이 침체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도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디지털 자산 시장이 회복되고 각국에서 디지털 자산 법제화에 따른 명확한 규제 도입 기대감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83% 이상은 미국 달러를 기초로 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의 USDT와 서클의 USDC가 전체 시장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아직 실생활에서 쓰이는 경우는 적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작년 스테이블코인 거래규모는 약 26조 달러를 넘었지만, 대부분은 가상자산 거래소 내 거래로 활용됐다. 결제 목적 등으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전체의 6% 안팎으로 추정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장악한 것은 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미국은 달러화 약세와 미국 재정적자 심화에 따른 국채 수요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전 세계 기축통화로 쓰인 달러가 많이 쓰일수록 미국은 시장에 더 많은 달러를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빚을 내거나 해외에 돈을 풀어야 하는 처지다. 달러가 널리 쓰일수록 미국 재정은 압박을 받고 이 때문에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는 '트리핀 딜레마'에 맞닥뜨렸다. 이런 상황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부문에서 새로운 달러 수요를 창출해 달러 패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될수록 준비자산인 미국 국채 등 달러 자산의 수요도 늘어나는 구조다. 미국과 유럽 등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흐름에 맞춰서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자체는 대부분 찬성한다. 하지만 도입 방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지 등은 의견이 갈린다. 가상자산업계와 핀테크 기업 등은 스테이블코인이 일으킬 금융 혁신을 강조한다. 이들은 디지털 통화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비은행 기관의 참여를 허용하고 신속하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한 민병덕 의원은 지난달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토론회에서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동의하지만, 은행만 발행한다면 기득권의 잔치가 될 것"이라며 “은행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데 왜 혁신하겠나. 혁신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기업이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지 않으면 결국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지급결제수단이 되어서 몇 년 뒤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나 다른 나라의 스테이블코인이 민간에 통용되고, 우리는 통화주권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과 학계 일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져다줄 이익이 불확실한 데 반해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은 명확한 점을 들어 신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관해 “생기는 이익은 잘 안 보이는데 화폐 제도를 흔드는 면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은 거시 경제 안정, 통화 및 외환정책의 통제력 유지,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혁신성은 인정하지만, 비은행권 발행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건일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디지털화 과정에서 거스를 수 없는 요소"라며 “다만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단계적인 발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시중은행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한 뒤 점진적으로 핀테크 등 민간 비은행 업체로 확대해 나가는 단계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이 총재는 발행 주체를 두고 “비은행까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면 기존 은행 중심의 금융 구조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은행부터 도입한 뒤 점차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28일까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오는 20일에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부문 종합감사는 28일에 열린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중앙은행 관할의 디지털화페(CBDC)와 민간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한 정부의 입장,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통화 금융정책 유효성 및 금융 안정성 감독 전략, 금융소비자 보호 등이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규제기관인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간 인가와 감독권한 설정 및 배분에 관한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첫 3500 돌파…추석 연휴 불확실성 시험대

국내 증시가 역대급으로 긴 추석 연휴(3~9일)에 돌입한다. 연휴 기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파급 영향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주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면서도 과거 패턴과 수급 요인을 고려할 때 연휴 이후 코스피가 오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코스피는 최초로 3500선을 돌파한 뒤 3549.21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대형주로 유입되면서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흐름이다. 개인은 2일에만 코스피에서 3조689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코스피에서 약 1조2970억원을 순매도했다. 추석 연휴 동안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들이 위험 회피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신고가를 찍고 있지만 개인들은 되레 외면하고 있다"며 “다만 증시 대기자금으로 통하는 투자자 예탁금이 워낙 많이 쌓여 있기 때문에 연휴 이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휴에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미칠 영향이다. 미국 의회가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지난 1일 연방정부가 공식적으로 셧다운에 돌입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핵심 쟁점인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을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셧다운은 2018년 말 이후 약 7년 만이다. 역사적으로 셧다운으로 인한 시장 충격은 크지 않았다. 1990년 이후 여섯 차례 셧다운 기간 중 다섯 번은 S&P500 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과거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은 평균 8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며 “다만 셧다운 사태가 2주 이상 장기화하거나 연방정부가 대규모 공무원 감원에 나설 경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으므로 국내 연휴 기간 셧다운 사태가 수습될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셧다운 사태로 인해 주요 경기 지표 발표가 미뤄지는 점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새 예산안이 발효될 때까지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정부의 모든 재량적 기능이 중단된다. 비농업고용(3일)을 시작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15일), 소매판매, 생산자물가지수(PPI)(16일) 등 경기와 물가 지표 발표가 미뤄지면서 오는 30일 FOMC를 앞둔 연준의 정책 결정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표 공백이 오히려 연준의 '보험적 금리 인하'를 유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휴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연준의 9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오기까지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상세히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으로 연준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 스티븐 미란 이사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등이 주목된다. 점도표에서는 연내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이어졌지만, 위원 간 견해차가 컸다. 의사록에서 스티브 미란 이사를 비롯한 소수의견의 강도, 인플레이션 재부각 우려,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관련 언급이 확인될 경우 연속 금리 인하에 대한 낙관론이 약화할 수 있다. 증권가는 연휴 이후 코스피 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추석 연휴 전 일주일 동안 코스피는 평균 -0.43% 하락했으나, 연휴 이후 일주일간 +0.51% 상승 전환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연휴 직후 순매수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았고, 에너지·반도체·소프트웨어 등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 상승이 예상된다"며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증가와 함께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서 수익률 제고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기업 실적이 변수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한국 수출물가지수가 반등했지만, 4분기 일회성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을 감안하면 추세적 실적 개선으로 보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추석 연휴 직후에는 곧바로 3분기 실적시즌 돌입하는데 매년 10월에는 코스피 약세, 글로벌 증시 대비 언더퍼폼 계절성이 뚜렷하다"며 “10월에는 계절적으로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대비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고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추석 연휴에도 테슬라는 쏜다…증권사, 고객잡기 총력전

이번 추석 연휴에도 미국 주식은 쉬지 않는다. 중국·홍콩 등 몇몇 해외 증시는 추석 연휴 기간 휴장일이 있지만 대부분 증권사는 추석 연휴에도 24시간 글로벌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거래 이벤트도 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인 3일부터 9일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휴장일 없이 거래를 이어간다. 영국·독일·일본·베트남 등도 휴장일이 없다. 다만 중국은 국경절 연휴로 1일부터 7일까지 주식시장이 쉰다. 홍콩 주식시장은 중국 국경절인 1일과 중추절인 7일 휴장한다. 대만 역시 6일 휴장한다. 추석 연휴에 해외주식 거래 이벤트를 여는 증권사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사 '뱅키스' 고객을 대상으로 추석 특집 거래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이벤트는 3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다. 해외 주식을 2억원 이상 거래 시 2만원, 6억원 이상 거래 시 10만원, 10억원 이상 거래 시 30만원 혜택을 구간별 100명씩 추첨해 지급한다. 2억원 이상 조건 충족 시 10명을 추첨하여 팔란티어 1주를 추가로 지급한다. 대신증권도 3일부터 9일까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 주식을 거래한 고객에게 거래 금액 구간별로 추첨을 통해 투자 지원금을 지급한다. 거래 규모에 따라 △50억원 이상 거래 고객에게 50만원(10명) △10억원 이상 30만원(20명) △1000만원 이상 10만원(30명)을 제공한다. 또 해외 주식을 30만원 이상 매수한 고객 중 1000명을 추첨해 2만원을 지급한다. 거래 인정 대상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가 포함된다. 토스증권은 이번 추석 연휴부터 미국 주식 배당금을 상시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시범 운영했던 공휴일 배당금 지급을 정례화한 것이다. 이번 서비스 정식 도입으로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빠르게 받아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배당금 재투자 등 다양한 투자전략에 즉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추석 연휴를 포함한 공휴일에도 해외 주식 매매 결제와 환전, 배당 서비스를 평일과 동일하게 제공한다. 주말은 기존과 동일하게 제외되지만, 개천절과 추석 연휴에는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메리츠증권은 추석 연휴 기간 해외주식∙해외파생∙CFD 데스크를 24시간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추석 연휴 기간 거래가 가능한 국가는 미국, 일본, 홍콩, 베트남, 유럽 등 18개국이다. 하나증권도 연휴 기간 21개국 주식 거래를 지원한다. 휴장 국가를 제외한 해외 증시는 모두 정상 운영한다. 신한투자증권은 해외주식뿐만 아니라 파생상품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데스크를 연휴에도 24시간 가동한다. 미국, 일본, 홍콩, 베트남 등 온라인 매매가 가능한 국가는 물론, 오프라인 매매 국가도 동일하게 지원한다. 통합 증거금 서비스를 통해 원화만으로도 미국 등 해외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글로벌 데스크 전문인력들은 24시간 근무 체계를 유지하며 실시간으로 시황, 매매 방법, 주문 접수 등을 지원한다. 추석 연휴 전국 지점은 휴무지만, 신한투자증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도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데스크를 정상 운영하고, 디지털 투자상담센터를 통해 해외 주식 투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10월 10일까지 미국과 영국, 독일,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의 미수 주문은 제한된다. KB증권도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베트남 등 주요국의 온라인·유선 주문을 지원한다. 오프라인 거래 국가는 글로벌 데스크를 통한 유선 주문이 가능하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삼성·SK, 오픈AI와 ‘반도체 삼각동맹’…장 초반 급등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2일 장 초반 강세다. 삼성·SK그룹이 오픈AI와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8분 기준 SK하이닉스는 9.44%(3만4000원) 오른 39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는 4.3%(3700원) 오른 8만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픈AI는 삼성·SK그룹과 각각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LOI(의향서)를 체결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삼성과 SK그룹이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파트너로 나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프로젝트 과정에 웨이퍼 수요가 월 최대 웨이퍼 90만장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그룹은 오픈AI와 전남과 포항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도 협력하기로 했다. 오픈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한국형 스타게이트' 사업이다. 스타게이트는 지난 1월 오픈AI와 미국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가 함께 4년간 5000억 달러(약 703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이터 건설 프로젝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슈+] 네이버 얼굴까지 바뀌나?…두나무-네이버 결합 시나리오 촉각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네이버의 최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 의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최대 주주에 오른 뒤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네이버 지배구조의 핵심 일원이 되는 시나리오다. 다만 네이버가 송치형 의장에게 줄 지분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는 변수로 남아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포괄적 주식 교환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전부를 취득해 100% 지분을 확보하는 절차다. 두나무 주주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전부를 네이버파이낸셜에 넘기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주주에게 주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비상장 주식 교환 비율 산정 등 세부 절차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적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전환되고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될 전망이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교환비율 산정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포괄적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두나무 주주는 교환비율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 신주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1대3이 유력하지만, 1대4, 1대0.9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교환비율에 따라 두나무 주주와 네이버파이낸셜 기존 주주 간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양측은 최종 비율 협상과 주주 설득 과정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약 14조원, 네이버파이낸셜은 약 4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두나무 주식 1주를 네이버파이낸셜이 발행한 신주 약 2.4주로 교환해 지분 100%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교환 비율에 따라 송치형 두나무 의장은 두나무를 자회사로 둔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9% 정도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에 오른다.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현재 70%에서 17%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1대4의 교환비율을 예상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나무 16조원, 네이버파이낸셜 4조원을 기업가치로 가정하면 합병법인의 지분율은 송치형 의장이 20%, 네이버가 13.8%, 나머지는 소수주주가 보유하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교환비율은 영업가치와 자산가치를 견주어 볼 때 1:4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두나무 창업자 송치형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대0.93의 교환비율을 전망하기도 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상장에서 거래되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10.7조원 수준이고, 네이버파이낸셜 시가총액은 약 13.6조원으로 추정된다"며 “두나무 영업이익이 네이버파이낸셜에 비해 크고,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인정해준다고 할 때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는 시가총액에 30%를 할증한 14조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경우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 교환비율은 1대0.93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거래가 이후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추가 합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송 의장과 네이버 측의 '지분 교환'을 통해 지배구조 확립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네이버 지분구조를 보면, 국민연금공단 8.98%,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6.05%에 이어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 지분율은 3.75%에 그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분 교환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 지분 교환으로 지배구조 완성 가능 △ 네이버와 신규법인 합병은 기존 두나무 주주 반발 △ 네이버와 신규법인 합병할 경우 우회상장 이슈 제기 등을 지적했다. 조태나 연구원은 “지분 교환만으로도 충분히 지배구조가 성립하는 상황에서 주주 반발과 규제리스크, 재상장 심사에 대한 부담까지 동반하는 합병 카드를 선택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딜이 예상대로 진행되면, 이해진 의장이 지배주주와 경영자로서 지위를 송치형 의장에게 모두 넘기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분 교환은 자금 투입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네이버 입장에선 이상적이지만 주식 확보가 변수로 지적된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해진 의장의 엑시트 여부는 차치하고 최대치로 생각해도 이해진 3.77%, 자사주 4.8%로 지분 교환에 사용할 재원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상장 첫날 명인제약 주가가 장 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9시 13분 기준 명인제약은 공모가(5만8000원) 대비 5만9600원(102.76%) 오른 11만7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따블(공모가 대비 두 배)' 달성에 성공했다.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기업인 명인제약은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4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 2028개사가 참여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4만5000~5만8000원) 최상단인 5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참여 기관의 69.6%가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18~19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는 5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17조원이 모였다. 잇몸질환 치료 보조제 '이가탄'F, 변비치료제 '메이킨Q'로 널리 알려진 명인제약은 1985년 설립됐다. 일반의약품뿐 아니라 조현병·우울증·파킨슨병 치료제 등 200여종 이상의 전문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IPO로 조달한 자금을 △CNS 신약 에베나마이드(Evenamide) 연구개발 △팔탄1공장과 발안2공장의 생산설비 증설에 투입할 방침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섹터전망-석유화학]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신용등급 하향 압박 계속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은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 전환과 설비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의 공급 과잉 등으로 인한 불황이 이어지면서 석유화학사의 신용등급 하향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구조조정 경과를 살피면서 회사별로 신용등급을 결정하겠지만, 등급 하향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는 신용 세미나를 열고 국내 석유화학 산업 진단과 신용등급 모니터링 요인을 제시했다.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으로 과잉설비 감축과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구조조정에 나선 일본을 모범 사례로 꼽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일본은 기업·설비 통폐합을 통한 최적화와 스폐셜티·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를 골자로 한 산업 구조조정을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여러 차례 실시했다. 먼저 1980년대부터 내수 수요가 줄어들면서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줄였다. 일본은 에틸렌 연간 생산량을 2003년 736만톤에서 2023년 532만톤으로 줄였다. 이에 반해 한국은 에틸렌 생산량이 2003년 589만톤에서 2024년 1039만톤으로 계속 늘었다. 일본 석유화학산업이 여러 차례 구조조정을 거쳐 생산 능력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설비 폐쇄의 기회비용이 낮았기 때문이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일본은 석유화학 단지가 9개 지구에 걸쳐 분산되어 있고, 에틸렌 기준 설비별 평균 생산 능력이 연간 50만톤 수준으로 규모가 작으며, 노후화에 따라 설비 효율이 낮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설비 폐쇄의 기회비용이 높아 향후 국내 구조조정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한국 석유화학 단지는 여수, 대산, 울산에 집중되어 있고 일본 대비 에틸렌 기준 설비별 평균 생산능력이 연간 115만톤으로 규모가 크고, 가동기간 15년 이내 설비가 600만톤 이상으로 사용 연수가 길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은 비효율 설비 폐쇄와 함께 해외 시장 진출, 스폐셜티 제품군 확대 등을 이뤄냈다. 제약과 정밀화학 등으로 사업 부문을 다각화했고,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그 덕분에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충격에도 탄탄한 영업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 대상 수출을 늘린 것과 달리 일본은 생산능력을 축소하고 내수 위주의 수급 구조로 변모했다"면서 “이에 따라 2022년 이후 국내와 일본 석유화학 업체 간 디커플링이 심화하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지난달 20일,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 3대 방향', '정부지원 3대 원칙'을 발표했다. 기업이 먼저 사업재편 등의 노력을 해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요 석유화학 업체 10개는 자율 협약을 맺고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 규모를 연간 270만~370만톤 줄이기로 했다. 국내 에틸렌 총생산능력(1480만톤)의 18~25% 수준이다. NCC는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과 같은 기초 유분을 만드는 공정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기업 간 이해관계가 달라 실제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문제는 NCC 설비감축 규모에 관해 어느 업체가 얼마만큼의 물량을 담당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최근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GS칼텍스와 LG화학 등 산업단지 내 통합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국내 과잉설비 감축을 위해 업체 간 인수합병, 합작사 설립 등이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업체별 사업과 재무 상황이 다르고 복잡한 이해관계로 사업통합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수합병을 통한 설비 통합, 업체 간 협의를 통한 생산량 조절은 공정거래법상 독과점과 담합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는 석유화학 기업의 구조 개편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진단했다. 정부도 구조 개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이후 산업구조 개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회사마다 자구계획을 통한 재무개선 효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과 SK지오센트릭이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면 충분한 차입금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LG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여천 NCC, HD현대케미칼은 추가적인 재무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구체적인 사업재편 방안을 확정되고 시행하기 전까지는 기존과 같이 업체별 수익성 및 재무부담 추이와 전망을 근거로 신용도를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정부의 충분한 지원으로 유동성 대응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정부는 충분한 인센티브와 구체적인 사후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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