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박효순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효순 기자 입니다.
  • 유통중기부
  • anytoc@ekn.kr

전체기사

[건강e+ 삶의 질] “방광암, 소변 DNA검사로 조기 진단”

소변을 이용한 DNA 검사가 방광암 진단에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정인갑 교수팀은 9일 “국내 10개 의료기관의 혈뇨 환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를 시행한 결과, 고위험 방광암 진단 민감도가 89.2%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검사법인 소변 NMP22 검사와 요세포 검사보다 38~50% 더 높은 수준으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DNA 메틸레이션 검사는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인 메틸화 변화 패턴을 분석해 암세포를 찾는 방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에서 발간하는 암 분야 국제학술지 '자마 온콜로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방광암은 60~70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방광암 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방광암을 의심하는 가장 흔한 증상은 혈뇨이며, 정확한 방광암 진단을 위해서는 침습적인 방광 내시경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상당수의 혈뇨 환자들은 방광암이 아님에도 불필요한 방광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며, 성인 남성의 경우에는 방광 내시경 검사 중 심한 통증이 수반돼 불편이 컸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국내 10개 의료기관에서 미세 또는 육안 혈뇨 증상을 보여 방광 내시경 검사가 예정된 1099명을 대상으로 자연배뇨 소변 20㎖를 이용해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 소변 NMP22 검사, 요세포 검사를 시행한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099명의 혈뇨 환자 중 219명이 방광암으로 진단됐고, 이 중 176명은 재발 및 전이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방광암 환자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고위험 방광암 진단에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의 민감도는 89.2%로 나타났다. 기존 검사법인 NMP22 검사는 51.5%, 요세포 검사는 39.7%의 민감도를 보여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가 훨씬 높은 확률로 환자를 정확히 선별해내는 것으로 입증됐다. 또한,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의 특이도는 87.8%였으며, NMP22 검사는 91.6%, 요세포검사는 99.5%로 측정됐다. 특이도는 실제로 질병이 없을 때 질병이 없다고 진단할 확률을 의미한다. 정인갑 교수는 “소변 DNA 메틸레이션 검사는 기존의 소변 바이오마커 검사법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아 향후 상용화 되면 방광암 조기 진단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방광암 치료 후 재발 모니터링을 받는 환자들에게 고통스러운 방광 내시경 검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클릭! 3분 건강] 유착·파열 어깨질환, 스트레칭이 필수

명절이 지나면 어깨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한의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어깨질환은 평소 어깨를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나이가 들면서, 또는 자세가 좋지 않은 등 여러 이유로 생기는데 어깨에 부담이 증가하면 더 나빠진다. 어깨질환은 건염, 회전근개증후군, 석회성건염, 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부분, 전층, 완전)과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등이 있다.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은 평소 어깨 통증이 심하지 않다가 특정 각도 이상에서 통증이 심하거나 팔을 내릴 때 툭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오십견의 증상은 뒤로 뻗어 물건을 집을수 없거나 동작제한 및 야간통이 심한 특징을 보인다. 파열은 남이 도와주거나 본인이 다른 팔로 아픈 팔을 잡고 올리면 더 올라가고 운동 범위가 증가하지만, 오십견은 남이 도와서 팔을 올리거나 해도 운동 범위가 늘지 않는다. 즉, 오십견은 수동운동이 불가능하다. 파열과 오십견의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대구 송호철한의원의 송호철 원장은 “어깨치료의 한 방법으로, 아픈 쪽의 반대쪽에 침을 놓고서 아픈 어깨를 운동(내회전 외회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면서 “이는 침을 놓고 운동하여 효과를 증대시키는 방법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치료방법에 앞서 아픈 어깨에 특수한 침으로 유착되거나 굳거나 섬유화된 부분을 풀어주는 도침 치료와 염증을 제거 및 효과를 증가시키는 약침치료를 시행한다. 어깨질환은 일상생활에서 운동으로도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대원칙은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근력운동을 해야 하고, 이 때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십견의 경우는 스트레칭을 해야 하는데 좀 아플 정도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깨 질환에서는 철봉운동을 하지 말거나 주의해서 가볍게 해야 한다. 송호철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시 어깨 위로 팔을 올려서 하는 근력운동은 파열된 힘줄을 더 파열시킬수 있다"면서 “철봉에 붙잡고 매달려 있는 수준, 스트레칭 개념 정도로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박효순의 메디피셜] ‘면역력 황제’ 홍삼의 건강밥상 레시피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에 미세먼지까지 준동하면서 호흡기질환에 비상이 걸렸다. 독감으로 기관지와 폐가 민감해진 상태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기관지나 폐의 염증세포가 증가하고 염증매개물질이 분비돼 기침이 심하게 나게 된다.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 탓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기존 질병이 악화되기 쉽고 질병에도 잘 걸리는 등 건강관리가 어렵다. 감기나 독감, 폐렴 등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심신의 활력이 크게 떨어진다. 인체 면역기능이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는 요즘 같은 시기에 홍삼을 활용한 건강관리법이 주목받고 있다. 홍삼은 면역세포 활성화를 통해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 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국내외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인삼을 푹 찌고 말리는 증포(蒸曝) 과정을 거치면 색이 붉게 변하는데, 그래서 홍삼(紅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증포를 통해 인삼 자체의 쓴맛이 상당히 빠지기 때문에 아이들도 먹기 쉬워진다. 홍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력 증진 △혈행 개선 △피로 개선 △항산화 △기억력 개선 △갱년기 여성 건강 △혈당 조절 등 일곱 가지 기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밖에 다양한 건강증진 효능이 국내외 연구결과로 입증됐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의대 강상무 교수팀의 동물실험 연구에 따르면,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관찰해 보니, 홍삼을 먹지 않은 쥐의 생존율은 20%에 그쳤지만 홍삼을 먹은 쥐의 생존율은 80%에 달했다. 성균관대학 약대 이동권 교수팀 또한 실험용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홍삼이 대식세포에 의한 세균 제거 속도를 높이고, 염증을 감소시켜 폐렴구균 백신의 효능을 강화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덕철 교수팀은 실험용 쥐에 미세먼지를 노출시켜 기관지와 폐세포에 알레르기와 염증을 일으킨 뒤 홍삼 분말, 항염증 약물 등을 6주간 경구 투여한 후 혈액을 포함한 기관지폐포세척액·폐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홍삼을 투여한 그룹에서 기관지와 폐포에 염증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가장 낮았다. 폐 조직검사에서도 홍삼 투여 그룹에서 염증 정도가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그외에도 경북대 생명공학부 류재웅·김명옥 교수 연구팀의 동물실험에서도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Rh2 성분이 대장암세포의 생체 내 증식과 이동, 침투를 막고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사상(四象)체질 의학자나 영양학자들에 의한 '홍삼을 활용한 건강 밥상' 레시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밥을 지을 때 홍삼 추출액 또는 홍삼가루(홍삼분)를 이용하면 은은한 홍삼향이 나는 영양밥이 된다. 쫀득한 찹쌀을 같이 넣어주면 홍삼과 찰떡궁합이 된다. 홍삼은 닭고기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홍삼의 사포닌 성분이 고단백·고열량 식품인 고기류의 불포화지방산을 분해시켜 소화를 돕고 느끼한 맛을 개선해준다. 속이 찬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속이 불편해질 수 있는데, 홍삼 성분이 돼지고기의 찬 성질을 누그러뜨린다. 어린이들 입맛을 고려한 홍삼 레시피도 눈여겨 볼만하다.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한 바나나와 원기 회복에 좋은 홍삼이 궁합을 이룬 '홍삼 바나나 셰이크'는 믹서에 홍삼 농축액과 물·우유·바나나·분말 홍삼차를 적당히 넣어 곱게 갈아 먹으면 돼 간편하다. 외부의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면역력'이다. 추운 날씨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예방접종과 함께 위생관리,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습관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박효순의 메디피셜] 초고령 진입 한국, ‘치매 쓰나미’ 빨간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1911∼2004)은 83세였던 1994년 11월 자신이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로 진단받았다고 발표했다. 알츠하이머의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아내인 낸시 여사, 美국립알츠하이머병재단과 함께 '로날드 낸시 레이건 연구소'를 1995년에 창설했다. 이후 자신의 질병 극복에 노력하고 알츠하이머 인식을 높이는 감동적인 활동을 펼치며 10년을 더 살다가 영원한 안식을 맞이했다. 1960∼1980년대 은막을 장식했던 영화배우 윤정희(1944∼2023)는 2010년 개봉된 이창동 감독의 작품 '시(詩)'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이 망가져 가던 주인공 미자 역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윤정희의 본명 또한 미자(손미자)였다. 2010년 당시는 윤정희에게 심하지 않은 인지장애 등 알츠하이머 초기증세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인 2019년에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우리나라는 치매환자 수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의 치매 유병률이 10.4%(2023년 기준)다. 올해 108만명, 오는 2039년 200만명, 2050년 270만∼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국가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통계를 보면, 연간 치매 진료인원은 2019년 55만 1845명에서 매년 늘어나 2023년 67만 4963명에 달했다. 2023년만 따져보면, 남자가 19만 7960명, 여자가 47만 7003명이다. 여자가 월등히 많은데,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5∼6년 긴 것이 원인이다. 80세 이상을 비교해 보면 여성 36만 993명과 남성 12만 2331명으로 남녀간 3대 1의 큰 차이가 나타난다. 치매는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장애가 점진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영향을 주는 질병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대한치매학회 등에 따르면, 치매는 뇌세포의 퇴화로 생기는 알츠하이머가 가장 많은데(약 55∼70% 추정), 1907년 치매를 최초로 발견한 독일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뇌졸중 등이 원인인 '혈관 치매'(15-20%)가 알츠하이머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하다. 파킨슨병 증세가 함께 나타나는 '루이체 치매'(10% 이상)도 적지 않다. 장기간 과음으로 발생하는 '알코올 치매'도 비중은 5% 정도이지만 50대 이후부터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생할 수 있어 문제다. 치매의 대표 초기증상은 기억력 장애다. 그런데, 보통의 기억 저하는 대개 사소한 일들에 국한돼 있으며, 개인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치매에 걸리면 기억력 저하와 함께 언어 능력, 판단력, 성격 등의 변화도 나타나 일상 자체에 장애가 초래된다. 배우자나 아들·딸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이 어떻게 여기에 왔고, 왜 이 곳에 있는 지 이유를 알지 못하고, 심지어 대소변을 가리는 것도 어려워진다. 치매에 걸리면 차츰 주변의 일상과 소중한 추억들,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의 이름초차 생각나지 않는 '망각의 강'을 건너면서 점점 추한 모습으로 변해가기 쉽다. 인간 존엄 자체가 무너지면서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까지 피폐하게 만든다. 그래서 치매를 대하는 국민적 공감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2025년의 한국! 많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빠질 수밖에 없는 '치매의 늪'이 점점 넓고 깊어지면서 국가사회적으로 큰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급속히 진행되는 인구의 고령화, 뇌기능을 파괴하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뇌혈관 질환의 증가, 여전히 높은 국민 음주율과 고위험 음주율 등등 도처에 '빨간불'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가와 사회가 범국민적 치매 인프라 강화에 더 적극 나설 때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의료계 소식] 성차의과학회 창립, 경증환자 회송 캠페인, 인공지능 영상진단 도입 등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성차의학연구소장)가 최근 열린 대한성차의과학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3년 동안이다. 박선미 부회장(충북의대 소화기내과), 김상건 부회장(동국대 약학대학)도 선임했다. 성차의과학회는 생물학적 성(sex)과 사회적 성(gender)이 질병의 발생·증상·진단·치료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층 연구하는 성차의학을 넘어, 성차의과학으로 논의를 확장하고 해당 학문 분야의 발전과 연구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됐다. 김나영 회장은 “성과 젠더에 따른 남녀의 생물학적·의과학적 차이를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학제 간 연구 협력 및 정책·지침 개발 등을 수행할 구심점을 마련하기 위해 각 분야 석학들의 도움을 받아 학회를 설립했다"면서 “남녀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의과학 연구를 이끌고, 다학제의 장점을 살려 본 학회가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이 최근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경증 환자 회송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사진). '경증 환자는 동네병원,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은 상급종합병원'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이정휘 진료협력센터장(영상의학과 교수)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참여에 따라 내원객을 대상으로 경증 환자 회송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과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로 '경증 환자가 지역 병·의원에서도 안심하고 진료를 연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집중 홍보했다"면서 “회송 이후에도 인천성모병원으로 재진료가 필요할 경우 진료협력센터를 통한 신속한 예약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이 인공지능(AI) 영상진단으로 유방암 진단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루닛 인사이트 MMG'를 도입해 본격 운영 중이다. AI 기술로 유방 촬영 영상을 분석해 주는 판독 보조 프로그램이다. 이 AI 프로그램은 엑스레이나 초음파, 유방 촬영술 등 영상 진단 시 의료진을 보조해 진단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여준다. 유방암 발생률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유방 치밀도를 자동으로 분석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이에 따라 치밀 유방에서 암 진단율은 11%, 비치밀 유방에서 암 진단율이 5% 증가하는 등 치밀 유방 진단에 특화돼 있다. 이 같은 효용성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캐나다 보건부, 대만, 유럽 등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분당서울대병원 “중환자 관리·이송체계 첨단화 구축”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송정한)이 한국형 ARPA-H 사업의 일환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중환자 관리 및 이송 최적화 시스템 구축을 지난달 하순부터 본격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필수의료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권역 내 다양한 의료기관의 중환자 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위급 상황에서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한국형 ARPA-H 사업은 미국의 ARPA-H 모델을 참고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주도로 기획된 국가 연구 사업이다.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 중 중환자 치료 및 이송 체계 혁신을 총괄한다. 프로젝트는 두 가지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첫 번째는 다기관 중환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관리하고 분석하는 AI 기반 중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개발이다. 이를 통해 중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급성 악화를 조기에 예측하여 치료 계획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는 중환자의 상태와 병상 가용 정보를 통합해 병원 간 최적의 이송 경로를 제시하는 스마트 이송 시스템 구축이다. 이 시스템은 중환자가 권역 내 가장 적합한 병원으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송될 수 있도록 지원, 의료 자원의 효과적인 분배를 가능하게 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보건복지부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사업을 통해 구축한 'e-ICU 시스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기권역에서 선도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후 부산대병원(부산권역)과 경상국립대병원(경남권역)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이지케어텍, 카카오헬스케어, 바이오링크 등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도 다수 참여해 기술적 전문성을 더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2028년까지 진행되는데, 시스템 설계와 초기 구축을 오는 4월까지 완료한 뒤 실증 연구와 기술 완성을 통해 실제 의료 환경에서의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환자 치료 체계를 첨단화하고,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석기 중환자진료부장은 “이번 중환자 프로젝트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환자 치료 및 이송 관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AI 기반 기술과 의료시스템 혁신을 통해 필수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는 혁신적인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20~40대 발생 최악 두통 ‘군발두통’ 진료지침 나왔다

편측 두통이 생기고 눈물, 결막 충혈, 콧물 등을 동반하는 통증 발작이 반복된다. 두통 지속 시간은 3시간 이내로,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되며, 수면 중 두통 발작을 흔히 경험한다.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환자는 극심한 두통 발작을 수개월간 반복 경험하게 되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가 된다. 이 같은 증세는 두통 중 최악의 두통으로 꼽히는 '군발(群發)두통'의 핵심적인 설명이다. 군발두통은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20∼40대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남자가 여자보다 3∼10배 흔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남녀 차이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병원 또는 응급실 방문, 결근·결석, 업무 능률 저하 등을 초래한다.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는 오는 8일 심포지엄을 열고 최근 학회가 마련한 '군발두통 진료지침' 관련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이번 진료지침 개발에는 16명의 국내 전문가가 참여했으며, 두통의 '종결자(10점 중 9.4점으로 최악) 군발두통에 대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번 진료지침에는 급성기와 예방 치료제의 권고사항이 담겼다. 급성기 치료제·치료법으로 △트립탄제제(수마트립탄 피하주사, 졸미트립탄 비강스프레이, 수마트립탄 비강스프레이, 경구용 졸미트립탄) △산소 치료 등 2가지가, 예방 치료제로 △후두하 스테로이드 △전신 스테로이드 △리튬 △베라파밀 △칼시토닌 유전자 연관 펩티드 항체 등 5가지가 제시됐다. 두통학회 김병수 학술이사(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군발두통은 전 세계적으로 진료지침이 별로 없는 상태"라며 “약물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임상시험의 근거 및 국내 시판 및 도입 현황 등을 이번 진료지침에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주민경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이들 7종의 급성기 및 예방 치료제 등에 대해서는 임상진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학회가 적극 권고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병원을 찾는 군발두통 환자 수는 매년 약 2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아직 진단을 못 받았거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까지 감안하면, 약 5만여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두통학회는 추산했다. 원인이 불명확하고 정밀검사로도 진단이 쉽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두통학회가 국내 445명의 군발두통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환자들의 군발두통 발병 후 첫 진단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7년이었다. 전체 환자 중 69%는 발병 후 진단까지 1년 이상, 36%는 7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특히, 군발두통이 젊은 시기에 발병할수록 진단 지연의 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세 이하 청소년 시기에 발병한 경우의 90% 이상이 1년 이상의 진단 지연을 경험했다. 30세 이전에 발병한 환자들도 70% 이상이 진단 지연을 겪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갑자기 어질어질 ‘이석증’…여성, 男보다 2~3배 많아

자영업을 하는 50대 중반의 A씨는 설 연휴 막바지인 지난 주말, 심하게 윗몸일으키기를 하다가 눈앞이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3∼4분 간격으로 연속 발생하는 것을 경험했다. 처음 한 번은 약 10초 동안 지속됐고, 또 한 번은 1분 가까이, 두 번 다 주변이 빙빙 돌아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A씨는 증세가 생기자마자 '바로 앉았다가 앞으로 누었다가 엎드려 누웠다가'를 반복하면서 몇 분간 안정을 취한 결과, 증세가 상당히 사라졌다. 그래도 어지러운 느낌은 계속 있었고, 쉬려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더니 갑자기 침대가 출렁이고 몸이 거꾸로 서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바로 앉거나 서거나, 엎드려 있을 땐 이상이 거의 없다가도 천장을 보고 누워 목을 뒤로 젖히면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간헐적으로 반복됐다. 결국 A씨는 집 근처의 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이석증(耳石症)'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석증 분야에서 많은 논문을 쓴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 김지수 교수(신경과)에 따르면, 이석증(양성돌발체위현훈)은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전체 어지럼증 환자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석증은 귓속 내이(內耳)에서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 중 하나인 이석기관에 위치한 이석(골편) 부스러기가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안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이석은 칼슘으로 이루어진 작은 결정체로 인체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몸의 중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고리관에는 림프액이 차 있는데, 이석이라는 침전물이 떨어져 나와 림프액에 들어가면 림프액의 비정상적인 흐름을 일으키면서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석증은 골다공증에 취약한 50대 이후 여성에서 가장 흔하다. 반고리관으로 떨어져 들어간 이석은 환자가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반복적으로 '회전성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김지수 교수는 “이석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이(고령)·성별·골다공증 및 골감소증·비타민D 결핍 등이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면서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2∼3배 정도 더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폐경 전후 여성호르몬 변화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고혈압, 고지혈증, 편두통, 내이질환 등이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석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증상을 일으키는 자세를 취했을 때 전형적인 안진(눈 떨림)이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눈 떨림을 확인하기 위해 검사실에서 비디오안진 검사를 시행하며, 어지럼증을 유발하기 위한 검사법인 체위변환검사를 통해 이석증을 진단한다. 경우에 따라 뇌졸중이나 뇌종양과 같은 중추성 어지럼증을 감별하기 위해 뇌 영상 검사를 하기도 한다. 이석증의 치료는 '떨어져 나온 이석을 원래 자리로 복귀시키는' 이석정복술((耳石正復術)이 가장 일반적이다. 머리의 위치를 순차적으로 바꿔 반고리관 내 이석을 제자리로 돌리는 이 치료법은 성공률이 약 90%에 이른다.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김지수 교수는 “이석증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증상이 발생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회전성(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고 이석정복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석증은 언제든지 이석이 다시 반고리관으로 나올 수 있어 재발 가능성이 큰 편이다. 외상과 노화, 스트레스,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 등 내 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이석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몸 상태 조절과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로를 관리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며,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기구를 타는 것을 피한다. 진정제나 진토제 등의 약물 치료는 어지럼증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이석증은 1년 이내 재발률이 20∼50%에 이를 정도로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메니에르병이나 전정신경염이 동반된 경우, 고령의 환자,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비타민D 수치가 낮은 경우에 재발 위험이 더 높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수치가 낮은 환자의 경우 비타민D를 보충해 주면 이석증의 재발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뼈 건강의 유지하고, 비타민D 수치를 관리하는 것이 이석증 재발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지수 교수는 “이석증은 흔히 발생하며 치료가 비교적 간단한 질환이지만 환자들은 일상 생활 중에 반복적이며 발작적인 어지럼증을 겪으며 매우 놀라고 정신적 고통에도 빠지기 쉽다"면서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당부했다. 이처럼 어지러운 증상은 귀에서 유발되는 경우가 흔하다. 귓속에는 전정기관과 반고리관이라는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기관이 있는데, 귀의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어지럼증 질환은 이석증 외에도 메니에르병과 전정신경염이 손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전체 어지럼증 환자는 2023년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30∼40%는 이석증, 약 30%는 메니에르병과 관련이 있다. 메니에르병은 귓속 소리를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균형을 담당하는 세반고리관에 있는 내임파액이 증가해 귓속 압력이 높아져서 발생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난청, 이명과 같은 청각학적 증상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어지럼증은 잘 사라지지 않는다. 귀 질환 분야의 권위자인 강동경희대병원 변재용 교수(이비인후과)는 “메니에르병은 만성질환으로 완치가 쉽지 않다"면서 “여름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며, 겨울에도 너무 더운 실내 환경에 오래 있으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메니에르병은 주로 이뇨제를 사용하여 내임파액을 조절하며 생활 습관을 개선해 증상을 완화하는 게 보편적인 관리 및 치료법이다. 전정신경염은 귓속 몸의 평형을 감지하는 기관인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며, 한번 시작되면 어지럼증과 안진이 수 시간에서 수일 동안 지속될 수 있다. 한쪽 귀에 전정신경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면서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 염증이 생긴 쪽으로 기울어지기도 한다. 전정신경염의 대부분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신경질환으로 발생한다. 30대에서 50대에서 많이 생기고, 환절기 감기·독감 유행 시기에 발생하는 경향이 높다. 전정신경염은 시간이 지나고 염증이 나아지면 증상도 함께 완화된다. 변재용 교수는 “원인 치료뿐 아니라 어지럼증을 줄이기 위한 대증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초기 심한 구토와 어지럼증이 있기 때문에 진정 억제제나 진토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하며, 더 완전한 회복을 위해 전정재활치료를 시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을 예방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이 필수적이다. 이석증 환자들은 언제 생길지 모르는 어지럼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밖에 나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체내에 흡수시키면 재발률이 떨어지므로 적당한 야외 활동은 필수적이다. 메니에르병은 'CATS'를 조심해야 한다. 바로 카페인(Caffeine), 술(Alcohol), 담배(Tobacco), 소금과 스트레스(Salt & Stress)다. 전정신경염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인 만큼 평소 스트레스나 피로 관리를 잘하고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소외된 이웃과 따뜻한 동행…새해에도 ‘희망 나눔’

춘천사랑 시니어 아카데미(이사장 진장철)는 지난 23일 을사년 설 명절을 앞두고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과일·생필품 선물세트를 지역 독거노인들과 지체장애인들 가정을 방문해 전달했다. 31일 시니어 아카데미에 따르면, 이번 나눔행사는 직장인 건강검진 솔루션 벤처기업 ㈜포헬스(대표 윤수진)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포헬스는 전국 250여 곳의 건강검진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건강검진과 사후관리의 연동이 가능한 '쏙케어' 플랫폼을 운영, 고객사에 건강검진과 건강관리 업무 솔루션 및 사후관리 영상, 상담 솔루션을 제공한다. 정부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과제에 선정돼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및 융합으로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을 계속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춘천사랑 시니어 아카데미는 직장생활을 마치고 이웃을 위한 활동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모임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시니어 아카데미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 나눔 도시락 포장과 배식봉사 △수요일 공지천 간이 수질측정 활동과 함께 △춘천 시내 환경정화활동 △취약가구 온정나눔 세탁소 봉사 △호스피스 병동의 목욕·이발 봉사 △장애인 바둑대회·윷놀이대회 자원봉사 등을 실천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연말 춘천시장과 강원특별자치도지사의 표창장을 받았다. 진장철 이사장은 “사회가 혼란스러우면 어려운 이웃들은 더 큰 영향을 받아 불안과 불안정이 가중되게 마련"이라며 “시니어 아카데미는 올해 1∼2월을 '취약가구 돌봄 활동 집중시기'로 정하고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설연휴 피로·스트레스, 여기 ‘꾹꾹’ 누르세요

설날·추석 같은 큰 명절에는 연휴가 이어져 휴식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서 장거리 이동과 가사 노동, 그리고 가족·친지 등 여러 사람과 불가피한 만남 등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게다가 과음과식을 하기 쉽고, 심지어는 가족 간 불화·신경전이 발생해 뜻하지 않은 질병 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다름 아닌 '명절증후군'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명절증후군은 과거 며느리증후군이라 불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겪는 불청객이 된지 오래다. 어디 가지 않고 '집콕'을 해도 명절증후군을 완전히 피해갈 수 없다. 일상의 규칙적인 생활 패턴에서 수면과 식사 등 여러 가지가 흐트러지면서 '너무 쉰 탓에' 오히려 평소보다 더 피곤·노곤·몽롱해지기 일쑤이다. 게다가 일선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대부분 문을 닫아 몸이 아프거나 좋지 않은 증상이 나타날 때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 또한 평소보다 어렵다. 경희대한방병원 송미연 교수(한방재활학과)는 “명절 연휴기간 동안 신체의 특정 부위를 눌러 증상을 완화하는 지압법을 알아 두면 자신뿐 아니라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 모두가 건강하게 명절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콕을 하면서 온종일 스마트폰을 보거나 TV를 보다 보면 눈이 뻑뻑하고 건조해지기 쉽다. 정명혈은 눈 앞꼬리와 안와 사이에 위치한 혈자리이다.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손가락으로 콧대와 눈 사이에 움푹 들어간 부위를 찾아 아래위로 가볍게 문지른다. 지압 전후에 손바닥을 비벼 열을 낸 후 눈을 감고 눈두덩이를 살짝 눌러주거나, 눈주변을 함께 자극해 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정명혈은 안구의 건조함, 피로감, 열감, 시력저하 등 눈의 여러 증상들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혈자리이다. 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중간중간에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깨가 결리거나 아플 때는 견정혈을 지압하면 통증이 줄어든다. 고개를 숙였을 때 가장 튀어나온 목뼈와 어깨 끝까지의 일직선 위 중점에 있는 혈 자리다. 오른쪽 손을 이용해 왼쪽의 견정혈을 지그시 눌러주거나 원을 그리며 마사지해준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반대쪽 손을 이용해 오른쪽의 견정혈을 자극해준다. 차로 오래 이동하면서 차 멀미를 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속이 메슥거릴 때 내관혈 지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관혈은 손목 안쪽주름의 정중앙지점으로부터 손가락 두 마디 아래에 위치한다. 두 개의 굵은 힘줄 사이를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지긋이 눌러 자극한다. 멀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움직이는 이동수단 안에서 책이나 스마트폰, TV 등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입덧으로 인한 메슥거림, 항암치료를 받는 분들의 메슥거림과 소화장애에도 도움이 되는 혈자리이다. 과식을 해서 소화가 안 될 때는 합곡혈 지압이 효과적이다. 손등에 있는 혈 자리로,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검지의 손뼈 중점 바로 옆에 있다. 엄지와 검지를 약간 벌리고 해당 부위와 주변 근육을 반대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집어서 꾹 눌러주면 강한 압통이 느껴지는데, 체기가 있을 때는 통증이 더 심하다. 소화기 기능을 조절하여 소화불량, 구토 등에 활용된다. 위장의 기능을 조절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 노궁혈을 지압해주면 좋다. 또한 손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 손바닥이 뜨거운 경우, 피로가 심한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취미활동, 휴식, 명상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문혈은 손목 안쪽 주름의 안쪽 가장자리 끝에 있다. 해당 부위 근처를 누르면 힘줄 두 개가 느껴지는데, 반대편 손을 이용해 그 사이를 지그시 눌러준다. 가늘고 끝이 뭉툭한 지압봉 등으로 눌러줘도 좋다.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조절해주는 혈 자리다. 화병, 히스테리, 불면, 불안, 두근거림, 건망증 등 각종 신경증에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특히 손목 안쪽에 위치한 내관혈과 함께 자극해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도로에서 시비가 붙었을 때, 가족 간에 열 받는 일이 생길 때 한발 뒤로 물러나 신문혈을 꾹꾹 눌러준다. 말로 받은 상처가 잘 가시지 않거나 과도한 가사 노동으로 피로가 쌓이면 분노가 치밀어 올라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는 용천혈이나 신문혈을 자극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용천혈은 발바닥에 위치하는 혈 자리로 발가락을 굽혔을 때, 발바닥의 가장 오목한 곳에 해당한다.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도 용천혈을 눌러주면 좋다. 수면패턴이 깨지고 긴장 상태에서 지내다 보면 특히 목과 어깨의 근육이 뭉치면서 긴장성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풍지혈은 목 뒷덜미에 위치한 혈자리이다. 귀 뒤에 튀어나온 뼈(유양돌기)를 지나 움푹 파인 곳으로, 뒤통수뼈가 끝나는 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압통이 심한 혈자리이므로 엄지손가락 혹은 두세번째 손가락을 이용해 조금 힘주어 마사지하듯 주물러주면 강렬한 자극을 느낄 수 있다. 긴장성 두통에 효과가 있으며 눈의 피로에도 같이 활용할 수 있다. 장거리 운전으로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거나 구부리고 가사일을 오래하다보면 허리의 통증이 나타난다. 이럴때는 구부러진 것을 바로 편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위중혈을 지압해보자. 요통이나 요통으로 인해 허리의 굴신이 제한된 증상에 요긴하게 활용되는 경혈이다. 무릎이 접히는 안쪽 오금부위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위중혈을 지압하면 하지 후면의 이완에 도움이 되어 요부의 긴장을 덜 수 있다. 또한 하지의 혈액순환을 도와 하지 부종이나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관료혈은 양쪽 광대뼈 근처에 있는 혈 자리로, 눈꼬리에서 수직으로 내린 선과 광대뼈 아랫부분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양쪽 검지 혹은 엄지를 이용해 해당 부위를 지그시 눌러주면 강한 압통이 느껴진다. 관료혈은 안면부의 기혈을 소통시켜 얼굴의 부종을 빼 주고 피부의 탄력성을 높이며 혈색을 좋게 한다. 또 통증과 마비, 경련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얼굴 부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짜게 먹지 말아야 한다. 인영혈은 목 울대 양 옆의 맥박이 뛰는 곳에 있는 혈 자리다. 한 번에 양쪽을 동시에 지압하지 않고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한쪽 씩 번갈아 가며 5~7초가량 가볍게 눌러준다. 인영혈은 상부의 기혈을 조절하는 혈 자리로 이곳을 지압해주면 혈압이 조금 내려간다. 그 뿐만 아니라 자율신경계를 조절하여 내장 기능 장애나 통증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다. 인후염, 편도선염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되고, 성대의 긴장을 풀어주므로 말을 많이 하여 목이 잠겼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식생활과 수면 패턴이 변화하면 변비가 생기기 쉽다. 이때는 천추혈을 지압해보자. 천추혈은 배꼽의 중심에서 양 옆으로 손가락 두마디 떨어진 위치에 있다. 배변에 가장 효과가 뛰어난 혈자리로 엄지손가락으로 지긋이 지압해주면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소화불량, 식욕부진을 치료하며, 월경불순, 대하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