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국제은값 ‘100달러 시대’ 개막…산업재 수요 위축될까

지난해 역대급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 은값이 올해 들어서도 급등 흐름을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매수에 나선 결과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101.3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도 이날 장중 6.9% 급등해 온스당 102.87달러까지 치솟았다. 은 가격은 지난해에만 150% 오르며 1979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40% 추가 상승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 역시 이날 온스당 4979.7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 50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귀금속에 대한 투자 수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이후 무역·지정학·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더욱 강해졌다. 특히 미 연방정부의 높은 부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은 달러화 등 기축통화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서도 연준을 향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형사 기소에 직면했다는 소식과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곧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 역시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개입과 그린란드 병합 위협 등도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통화가치 하락에 베팅) 모멘텀을 강화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은 시장이 5년 연속 공급 부족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은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은 가격 강세가 지속되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고, 중국에서는 금보다 가격이 낮은 대체 자산으로 은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수요가 폭증하자 일부 딜러들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은을 포함한 핵심 광물에 대한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은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은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은 지난해 은값 급등을 부추긴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왔다. ING그룹의 원자재 전략가 에와 만테이는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 정책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선호가 커진 점이 은값을 지지했다"며 “시장 규모가 작고 산업용과 투자용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 은은 금보다 변동성이 커 최근 가격 움직임이 더욱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귀금속 랠리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이달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은 가격이 온스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금 가격 역시 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은값 급등세가 산업용 수요를 위축시킬지는 향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블룸버그는 일부 기업들이 은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상하이메탈스마켓(SMM)은 올해 태양광 부문의 은 소비량이 약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사 ING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가격 급락에 대한) 리스크는 분명 존재한다"며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거나 은값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경우 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수요 파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은은 본질적으로 변동성이 큰 자산이어서 가격이 양방향으로 과도하게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은은 모든 금속 가운데 전도성이 가장 뛰어나 태양광 패널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로 꼽힌다. 그러나 은 가격이 치솟으면서 태양광 업계의 원가 부담도 크게 늘었다. 은값은 2013년 이후 오랜 기간 온스당 10~20달러대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2024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30달러선을 돌파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급등세에 진입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생산 원가에서 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3.4%에서 2024년 10.7%로 세 배 가까이 늘었고, 2025년에는 14.8%까지 상승했다. 은 가격을 온스당 93달러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원가 비중은 29%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은 시세가 100달러선을 넘어선 만큼 이 비중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눈만 뜨면 신고가”…계속 오르는 국제 금값·은값, 내년 시세 천장은 어디에

국제 금·은 가격이 22일(현지시간) 사상 최고가를 나란히 경신했다.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린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금 시세가 내년엔 5000달러선을 돌파해 '금값 5000달러 시대'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469.40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사상 처음을 4400달러선을 넘어섰다. 올 들어 금값은 67% 폭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가운데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2회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이날 금값 상승을 견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질 수록 금의 투자매력도가 커진다. 페퍼스톤그룹의 딜린 우 전략가는 “이날 금값 상승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는 포지셔닝과 연말 유동성 부족이 주도했다"며 “고용 증가 둔화, 예상치를 밑돌은 11월 미국 물가지표도 금리인하 내러티브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된 점도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고 발표하면서,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이달에만 베네수엘라 유조선을 세 차례나 나포하면서 카리브해 주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주간 드론을 이용해 지중해에 위치한 러시아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 4척을 공격한 바 있다. 여기에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ETF 투자자들의 금 매입 확대로 금값이 내년엔 5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원자재 전략 총괄은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내 금 보유 비중 확대와 투자자들의 자산 다각화에 대한 장기적 추이는 지속될 여력이 있다"며 “2026년 말까지 금 수요가 가격을 50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의 그레고리 쉬어러 귀금속 총괄도 최근 보고서를 내고 중앙은행들이 내년에 755톤의 금 매입을 추가로 이어갈 것이라며 ETF에도 250톤의 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어 금 평균 가격이 내년 4분기 온스당 5055달러에 이르고, 2027년말엔 54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내년 금값이 4900달러를 찍을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으며, ETF 투자자들이 실물 수요를 두고 중앙은행들과 경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지난 4주 동안 금 ETF에 자금이 연속 유입됐고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 들어 ETF의 금 보유량이 지난 5월를 제외하고 모두 증가 추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은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 3월물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68.56달러를 기록해 종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금값과 은값 시세는 1979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보일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울러 백금의 경우 지난 8거래일 연속 올라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선을 넘어섰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일본 기준금리 30년래 최고에도…엔화 환율 더 오른 이유는

일본 기준금리가 3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오히려 급등(엔화 약세)했다. 일본은행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시장 우려사항이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부채질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월 이후 11개월 만의 인상으로, 정책위원 9명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고, 4개월 뒤인 7월엔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올해 1월에는 0.5%로 인상한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10월까지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인상으로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1995년 사실상의 일본 기준금리는 4월 1.75%에서 1.0%로 인하됐고, 이어 9월 1.0%에서 0.5%로 추가 하향 조정됐다. 이후 일본 기준금리는 0.5%를 넘은 적이 없었다. 일본은행을 이끄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내년에도 긴축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지만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속해서 정책금리를 올려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면서도 “금리를 조정하는 속도는 경제와 물가 상황에 따라 달렸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특히 시장의 관심사였던 중립금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으로, 일본은행은 1.0~2.5% 범위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하단을 밑돌고 있다면서도 “중립금리가 어디에 있는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긴축 기조가 그다지 매파적이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41% 급등한 달러당 157.76엔으로 지난주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올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엔화 환율은 전날 일본은행 금리 인상 결정 이후 155.5엔~156엔 수준에서 변동성 장세를 보였지만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155.8엔대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UBS증권의 아다치 마사미치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분명한 매파적 신호를 원했다"며 “일본은행은 일본의 실질금리가 여전히 낮아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우에다 총재의 발언만 보면 금리인상 사이클이 곧 끝날 것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출신인 몸마 카즈오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일본은행은 약 6개월에 한 번 정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에 두 차례, 2027년에 한 차례씩 올려 1.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으로 '엔캐리 청산'이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엔캐리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일본의 금리가 오르면 상환 부담이 커져 투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7월 31일 기준금리를 올리자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 청산돼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고, 이때 한국 코스피지수는 8.77% 급락해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피델리티의 페이시안 리우는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나 매파적 기조, 혹은 매파적 편향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엔캐리 포지션을 이미 보유한 투자자들은 편안하게 휴가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엔화 환율 고점 찍을까…일본은행 ‘이것’이 분수령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이달 기준금리를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오는 19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인상할 것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0.75로 올라서면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블룸버그는 “BOJ 워처(일본은행 통화정책 분석가)들은 이달 금리 인상을 모두 전망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본은행이 실제로 금리를 올릴 경우 지난 1월 이후 11개월 만의 인상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고, 4개월 뒤인 7월엔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올해 1월에는 0.5%로 인상한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10월까지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이달 들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1일 “인상 여부에 대한 장단점을 검토한 뒤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며 “완화적인 금융 환경 속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경제 활동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BNP파리바는 관련 보고서에서 “12월 금리 인상에 대해 사실상 사전 통지서"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임금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경기지표가 잇따라 나온 점도 금리 인상 기대를 키웠다. 일본 물가 상승률 역시 목표치인 2%를 3년 반 넘게 상회하고 있다. 시장에서 이달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보는 만큼 일본은행이 향후 긴축 기조를 얼마나 이어갈지가 최대 관건이다. 핵심 단서는 중립금리에서 나올 수 있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뜻한다. 핵심 관심사는 우에다 총재가 이번 정책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중립금리에 대해 언급할지 여부다. 그는 이달 초 “중립금리가 1~2.5%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며 “향후 범위를 좁힐 수 있다면 적절한 시점에 공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립금리 범위가 좁혀지거나 하단이 상향 조정될 경우 일본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일본 기준금리가 0.75%로 인상되더라도 일본은행 위원들이 여전히 중립금리를 하회한다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일부 위원들은 금리가 1%여도 중립금리보다 낮다고 덧붙였다. 외환전문 매체 에프엑스엠파이어는 “일본은행의 중립금리가 엔화 환율을 주도할 핵심 요인"이라며 “중립금리가 1.5~2.0% 범위로 높아지면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해 미일 금리차가 상당히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이어 “금리차가 좁혀지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촉발해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엔으로 급락(엔화 강세)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파로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고, 이때 한국 코스피지수는 8.77% 급락해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만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매파적 기류를 강하게 드러낼 경우, 고공행진 중인 일본 국채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장기 금리 지표인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연 1.983%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국채금리 급등은 적극 재정을 선호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국채 이자 부담을 키운다. 블룸버그는 우에다 총재가 이번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를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일본은행이 이를 의식해 이번 정책회의에서 비둘기파적인 신호를 내비칠 경우 엔/달러 환율은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엔/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55.76엔 수준으로, 160엔을 향해 치솟을 경우 일본 금융당국이 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에프엑스엠파이어는 일본 중립금리 하단이 1%로 유지되면 엔/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매파적 신호와 비둘기파적 신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우에다 총재에게 중대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구리 가격 사상 최고치…글로벌 공급대란 진짜 올까

글로벌 공급 부족 우려로 국제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향후 시세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4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0.31% 오른 톤당 1만1472달러를 기록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구리값은 지난달 28일 1만1004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10월 29일(1만1067달러) 이후 약 1개월 만에 1만1000달러선을 재돌파했다. 이달엔 구리 가격이 4% 가량 올라 2024년 5월에 기록된 역대 최고가(1만1104달러)도 넘어섰다. 올 들어 구리 시세는 31% 상승했다. 세계 곳곳에 위치한 구리 광산에 사고가 잇따르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겹치면서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재난 등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계약자가 의무를 면할 수 있는 조치를 의미한다. 프리포트 맥모란은 이번 사고로 상당한 생산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2027년에나 이전 운영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엔 콩고민주공화국 카모아-카쿨라 광산에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광산을 운영하는 아이반호 마인스는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칠레의 경우 지난 7월 엘테니엔테 광산에서 터널 붕괴로 6명이 숨졌다. 칠레 구리공사(코델코)는 엘테니엔테 광산 사고 여파로 올해 생산량이 기존 예상보다 약 11% 줄어든 30만t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산전문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자재 기업 글렌코어는 이날 내년 구리 생산량 목표치를 기존 93만톤에서 81~87만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미국에 구리를 미리 갖다 놓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며 글로벌 공급난이 악화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산 구리가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50% 관세가 구리로 만든 반제품과 파생 제품에만 부과되고, 구리 광석 등 원료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자 구리 가격은 지난 7월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구리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자 트레이더들은 다시 한 번 구리 실물을 미국으로 보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대형 트레이더인 머큐리아 에너지 그룹은 공급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LME에서 5억달러 규모(약 5만t)의 구리를 인출했다. 이는 10년 만에 최대 인출 규모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 전기차 대중화 등도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5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2분기 구리 평균 가격이 톤당 1만3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맥스 레이턴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구리값이 오를 것이란 확신은 펀더멘털과 거시경제적 배경을 포함한 여러 강세 촉매제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원자재 헤지펀드 카오스 터너리 선물의 리 쉐에지 리서치 총괄은 “이번 랠리는 이제 시작 단계이며 우리는 구리 가격에 대한 강세론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LME에서 대규모 인출은 공급 압박에 대한 우려를 즉각 키웠다"고 말했다. TD증권의 단 갈리 선임 원자재 전략가 역시 “내년 상반기 동안 관세 위협이 구리 시장에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가격 상승에 대한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오렐리아 왈트햄 애널리스트는 4일 서한에서 “최근 구리 가격 상승의 대부분은 현재의 펀더멘털보다는 향후 공급이 빠듯해질 것이란 관측에 비롯됐다"며 “톤당 1만1000달러를 웃도는 현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구리 수요가 공급을 50만톤 가량 하회할 것이고 2029년까지 공급부족이 없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과잉공급 규모가 16만톤으로 축소되겠지만 이는 공급대란이 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는 의미"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구리 가격이 톤당 1만~1만1000달러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 맥쿼리그룹의 피터 태일러 애널리스트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져 구리 가격이 새로운 신고가를 기록할 수 있겠지만 실물 시장에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1만1000달러 위의 가격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구리에 대한 강세 전망은 현실에 미치지 못했다"며 “광산 생산 차질로 공급이 압박을 받고 있고 친환경 기술 등 수요처가 있음에도 글로벌 구리 수요는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 주춤…‘AI 트레이드’ 수혜주 바뀌나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촉발된 '인공지능(AI) 트레이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오픈AI와 엔비디아가 주도했던 시장 구도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특히 AI 산업의 무게 중심이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서 비용 효율성과 하드웨어 경쟁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에서는 새로운 수혜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픽텟자산운용의 앤디 웡 다자산 투자 총괄은 “현재 시장에서는 'LLM 시장을 오픈AI만 주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새로운 내러티브와 패러다임을 반영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소화한 뒤 리스크 프리미엄을 새롭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AI 산업에 지각변동은 구글이 지난달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나이3를 공개하면서 가속화됐다. 구글의 자체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로 개발된 제미나이3가 최강 모델로 여겨졌던 챗GPT 5.1보다 뛰어나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다. 여기에 아마존이 지난 2일 전력 효율성을 끌어올린 자체 칩 트레이니엄3를 공개하면서 오픈AI·엔비디아 중심으로 이어졌던 AI 트레이드가 분산됐다. 구글과 아마존의 등장은 '주문형 반도체'(ASIC)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에서 시장 판도를 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AI 훈련에 고가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더 이상 유일한 수단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저렴한 칩만으로도 고성능의 AI 모델 개발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AI 산업 전반의 비용이 절감될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쿼드자산운용의 한상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LLM이 범용화된다면 비용이 더 저렴한 쪽이 승자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6개월이 엔비디아와 오픈AI를 중심으로 형성된 거품이 어떻게 터질지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비상장 기업인 오픈AI의 대리 투자처로 여겨졌던 일본 소프트뱅크 주가는 지난달에만 38% 가량 폭락해 25년 만에 최악의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TSMC는 4% 가량 하락했고 메모리 공급업체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4% 넘게 빠졌다. 대신 투자자들은 AI 산업 흐름 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협업 중인 대만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미디어텍 주가는 지난 한 주에만 22% 가까이 오르면서 2002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알파벳에 인쇄회로기판(PCB)을 공급하는 한국 코스피 상장사 이수페타시스 주가도 같은 기간 18%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매출의 22%를 알파벳에서, 11%를 아마존에서 얻고 있는 중국 광트랜시버 제조업체 중지이노라이트 주가 역시 지난주 11% 상승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움직임은 어떤 브랜드가 최종 승리자로 떠오르든, 미국의 어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공급망의 정점에 오르든 상관없이 아시아 공급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블랙록의 에곤 바브렉 신흥국 주식투자 총괄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 테스트 환경,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메모리카드, 냉각 시스템 등을 포함해 글로벌 하드웨어 생산의 약 90%가 대만, 한국, 일본, 태국, 심지어 중국 본토에서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기존 AI 붐을 이끌어온 주도주들의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TSMC는 최첨단 칩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주요 기업들의 위탁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TSMC 주가는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며 시가총액은 이미 1조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AI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주가가 올 들어 세 배 이상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주가 하락 베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S&P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유통주식 대비 공매도 잔고 비율은 5월 초 3% 이상에서 현재 0.6%로 낮아졌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티모시 펑 아시아 주식 전략 총괄은 “AI 테마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기술 투자자들의 핵심 관심사"라며 “AI 공급망 전반에 걸쳐 기회가 변화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물리적 인프라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비트코인 시세 폭락, 원인은 따로 있다?…“치솟는 전기료가 결정적”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연일 하락하며 7개월 만에 9만달러선이 붕괴된 가운데, 미국에서 치솟는 전기료가 이러한 약세 흐름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만2505달러에 거래 중이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는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10월 사상 최대 규모의 강제 청산, 연준의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 등이 겹치면서 이달 들어 역대 최고가(12만6198달러·10월 6일) 대비 큰 폭으로 밀렸다. 전날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단기 반등에 나서며 저점을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할에 점차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인플레이션 헤지·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실제 흐름은 위험자산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기료가 급격히 오르자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이 압박받으며 매도 물량이 증가한 점도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력 비용은 채굴 비용의 70~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해 비트코인 반감기로 채굴 보상이 3.125 비트코인으로 줄어든 데다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전기료가 작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력 도매시장 운영기관인 PJM이 지불한 '용량확보 비용'은 2022년말 22억달러에서 지난해 147억달러로 500% 이상 폭증했고, 올해는 161억달러로 9% 추가 상승했다. 용량확보 비용이란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발전소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유지하게 하는 비용이다. PJM은 매년 경매를 통해 향후 필요한 발전소 전력 용량을 확보한 뒤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10만달러를 넘었을 때조차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은 제한적이었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전했다 문제는 미국 전기료가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전력 비용이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비트코인 채굴 중심지인 텍사스 주에서 전기료가 크게 뛰었다. 텍사스 주의 전력망을 관리하는 텍사스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에 따르면 올 3분기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18% 급등했다. 같은 기간 PJM 관할 지역에서도 가격이 13% 상승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미국 전력 도매가격이 8.5% 더 올라 MWh(메가와트시)당 51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전력 사용량이 지난해 200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400T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기료 부담이 커진 와중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부터 약세로 돌아서자 채굴업체들이 보유 물량을 본격 매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최근 투자노트에서 채굴 업계에 대해 “반감기 이후 수익성 압박과 전력시장 경쟁 심화라는 두 가지 악재가 겹쳤다"고 짚었다. 번스타인은 또 상장된 중견 채굴업체의 손익분기점은 비트코인 6만5000~7만달러 수준으로 평가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 초반대에 유지되면 수익성이 급격히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채굴업체들은 지난달에만 비트코인 21만개 이상을 가상자산 거래소들로 이체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기 지작했던 10월 마지막 2주 동안 이동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크립토이코노미닷컴은 “손실을 내면서 채굴에 나서는 업체들이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채굴업체들은 이달 첫 2주 동안에도 7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바이낸스 거래소에 보냈는데 이는 올들어 최대 규모다. 다만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캐나다·스칸디나비아·중남미 지역의 채굴업체들은 아직 매도로 전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케이브리지대학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글로벌 해시레이트(채굴 연산 능력)의 52%가 수력·풍력·원자력 기반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이들 업체마저 매도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가상자산 옵션 거래소 데리빗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8만~8만5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하방 보호 옵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 시장에서는 올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2만6000달러까지 회복할 가능성을 5% 미만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마켓라이브의 브렌단 파간 외환 전략가는 “9만 달러가 유지된다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비트코인 시세 9만달러대로 추락…예금 이자보다 못하는 ‘연 상승률’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온 비트코인 시세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30% 넘게 폭락했다. 이번 매도세를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면서 단기 반등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년간 이어진 장기 상승 추세가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1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9만4894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동안 1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말 종가인 9만3429달러와 비교하면 올해 상승률은 1.6%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 예금금리(2%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에는 한때 9만2900달러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현재 3142달러로 지난 7일 동안 13.39% 급락했다. 같은 기간 리플(-7.31%), 바이낸스(-8.04%), 솔라나(-17%), 도지코인(-11.62%), 카르다노(-16.07%)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폭락세다.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10만달러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4월 상호관세가 발표되자 7만달러선까지 후퇴했다.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유예하자 비트코인은 다시 반등했고, 최근에는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흐름까지 겹치며 지난달 6일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약 19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 충격에서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현재 비트코인은 최고가 대비 35% 넘게 폭락한 수준까지 밀렸다. 특히 올해 매수 주체였던 기관투자자들의 이탈이 시장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자산 전반에서 거품 우려가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페퍼스톤 그룹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총괄은 “당시 (청산에 따른) 급락 충격이 아직 큰손 투자자들을 시장 밖에 머물게 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이를 잊으려면 시간과 지속적인 상승 시도가 필요하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매튜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전반이 위험 회피 상태다"며 “가상자산이 그 신호탄으로 가장 먼저 움츠러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비트코인 시세 하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인 수급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서치 업체 난센의 제이크 케니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도세는 장지보유자의 차익 실현, 기관 자금 유출, 거시경제 불확실성, 레버리지 롱 포지션의 청산이 복합적으로 겹친 결과"이라며 “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방을 선택한 상태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과거에도 급등·급락을 반복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 1만3000% 넘게 급등했지만 다음해 75% 가량 폭락한 바 있다. 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1만달러대에서 2021년 11월 6만8000달러를 기록한 뒤 2022년 말에는 1만6000달러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와 관련, 호건 CIO는 “투자자들의 심리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누구도 또 한번의 50% 폭락을 견디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투자자들이 미리 시장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후파이낸스는 현재 상황이 비트코인 시세 전망을 가를 핵심 분기점이라고 짚었다. 시장 분석가 킬라XBT는 9만3500~9만4100달러대, 8만9000달러~9만1000달러가 주요 기술적 지지선이라고 설명했다. 킬라XBT는 또 비트코인 시세가 8만5000달러 밑으로 확실히 떨어질 경우 강세 시나리오는 완전히 무효화되고 전반적인 상승 추세가 반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주요 지지선에서 유동성이 흡수될 경우 9만8300달러대의 저항선을 먼저 넘어서야 10만달러 재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비트코인 등 시세 급락에…가상자산 시가총액 ‘연 상승률’ 날라갔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세가 최근 급락하면서 올해 누적된 시가총액 상승분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코인게코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가상자산 전체 시총이 지난달 6일 약 4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약 20% 하락해 올해 누적 상승률이 2.5%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와 비교하면 시총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전환된 상황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전 10시 25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01% 하락한 10만1876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7일 오후 한때 10만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1.45% 하락한 3390달러를 보이고 있고 리플(-1.49%), 솔라나(-2.79%), 트론(-0.54%), 도지코인(-2.22%), 카르다노(-2.96%)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일제히 내림세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6일 장중 12만6198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다. 당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상황 속에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투자 전략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확산하면서 자금이 비트코인·금·주식 등에 몰린 영향이 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하자 관련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 비트코인의 올해 누적 상승률이 한때 3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190억달러(약 27조7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반등 기대감이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올해 각국 규제 당국과 글로벌 금융기관,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제도권 내로 적극 편입해온 흐름을 감안할 때, 이번 코인 시세 급락은 예상 밖의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 또한 암울하다. 비트코인의 주간 하락률은 9%에 달해 지난 3월 이후 최악의 낙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또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2022년 약세장 이후 지지선 역할을 해온 20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향 돌파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이더리움보다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에서 낙폭이 두드러지면서 시장 불안이 한층 심화됐다. 시그널플러스의 어거스틴 판 파트너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가상자산 시장은 수개월째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알트코인이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없고 보안 문제와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시장 핵심 참가자들의 참여율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더리움 시세 급락에는 해킹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 이달 초 가상화폐 프로토콜 '밸런서'가 해킹 공격을 받아 1억 달러(약 1400억원) 이상의 디지털 자산이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여파로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3일 하루에 8% 가까이 급락했고 지금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BTSE의 제프 메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공지능(AI) 관련 주식들이 과대평가됐다는 우려가 최근 하락을 주도한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AI와 기술주가 조정을 받는다면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아래로, 알트코인은 그보다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는 관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상장지수펀드)는 6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이어진 뒤, 지난 6일 2억5300만달러(약 3600억원) 규모의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개미들의 ‘韓 엑소더스’ 러시…원화 환율 급등한 이유

미국 달러화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6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이 같은 원화 약세의 배경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엑소더스(탈출)가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원화를 버리고 해외 자산으로 몰려드는 현상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도 나온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채권 보유액은 이달 기준 1840억달러(약 264조 39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3500억달러(약 520조 9100억원)를 선불로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화 약세 심화 우려가 커진 것이 해외 자산 매수세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유출이 원화의 급격한 부진을 초래한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은 3.4% 가량 상승(원화 약세)하며 아시아 통화 중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23일엔 장중 1441.5원까지 뛰며 4월 29일(장중 고가 1441.5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4일 1400원을 돌파한 뒤 25일 1410원, 이달 10일 1430원, 23일 1440원을 잇따라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장 대비 0.4원 오른 1432.1원에 개장했다. 32세의 한 개인투자자는 “한국 원화는 휴지조각이 되고 있다"며 원화 환율 상승세를 우려해 모든 자금을 미국 주식과 금으로 옮기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김화중 PWM(초고액자산가) 부문 대표는 “요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만히 원화를 들고 있으면 하룻밤 새 거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며 “고객 상당수가 달러 기반 자산으로 갈아탔다"고 전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원화 탈출 행렬은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지만 양국간 무역 합의가 최종 타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한미 무역협상이 29일까지 마무리될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며 “전체적인 틀은 이미 마련됐지만 처리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고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전날 공개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대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의견 차이가 있지만, (타결) 지연이 꼭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포괄적 합의는 이미 이뤄졌고 세부 사항을 다듬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당초 주장했던 3500억달러 선불 요구를 사실상 철회하고 8년에 걸쳐 매년 250억달러씩 총 2000억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원화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은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 사이 외화를 조달할 수 있는 규모가 1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 사이라고 정부에 말씀드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고려해 10년간 매년 1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제시했으나 분납 기간을 놓고 미국 측과 의견 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올 하반기들어 130억달러(약 18조 6800억원)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됐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규모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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