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승의 부동산뷰]확 바뀐 시장…실수요자 내 집 마련 전략은?

10·15 대책으로 정부가 서울·경기도 일부 지역의 주택 거래를 사실상 동결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집값이 중장기적으로 계속 오를 다시 오를 것이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20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전에 서둘러 집을 사려는 이른바 '패닉바잉' 조짐도 있고, 인천, 경기도 일부 지역 등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이 아니라 실수요자들인 경우엔 당분간 시장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동탄·구리 등 아직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급지를 다음 목표로 삼는 수요가 움직이고 있지만, 성급한 매수보다는 연말 이후 시장이 안정될 시점을 노리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권고이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0·15 신규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무주택자의 서울 진입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력한 규제가 시장 전반의 거래를 위축시킬 경우, '현금 부자'만이 매수에 나설 수 있어 시장의 초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특히 이번에는 경기도 과천과 성남 분당 등 재건축 호재로 수요가 몰린 곳 뿐만 아니라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등 실거래 위주 지역도 토허제로 묶어 실수요자에게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해당 지역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전매제한과 대출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토허제 지정 구역은 2년 실거주 의무도 부과돼,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 투자'가 사실상 차단되며 갈아타기 수요도 원천 봉쇄됐다. 대출 규제도 대폭 강화됐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하지만, 15억원 초과 시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제한됐다. 담보인정비율(LTV) 역시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졌다. 예컨대 시가 6억원 아파트는 과거 LTV 70% 적용 시 최대 4억2000만원을 대출받아 2억원대의 자기자본으로 매수가 가능했다. 반면 현재는 대출 가능액이 2억4000만원으로 줄어 매수자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디딤돌·보금자리 등 정책 모기지는 실수요자 수요를 고려해 규제 예외 대상으로 포함됐다. 다만 정책 대출은 조건이 다소 까다로운 편이다. 예컨대 디딤돌 대출은 주택 평가액이 5억원 이하일 경우 대출이 가능하지만, 신혼부부나 2자녀 이상 가구는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허용된다. 전용면적 기준은 수도권 85㎡ 이하, 그 외 지역은 100㎡ 이하로 제한된다. 대출 한도는 기본 2억 원이지만, 생애 최초 구입자는 2억 4000만원, 신혼부부·다자녀 특례 대상은 3억2000만원에서 4억원까지 적용된다. 금리는 소득 구간에 따라 수도권 기준 연 2.85~4.15% 수준이다. 보금자리론은 평형 제한은 없으나, 6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LTV 최대 70%, 총부채상환비율(DTI)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생애 최초 구입자 기준으로 LTV가 70%까지 허용되며, 대출 한도는 최대 4억 2000만원이다. 다자녀 가구와 전세사기 피해자는 4억원, 일반 구입자는 3억 6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 연 3.65~3.95% 수준이다. 서울 외곽 및 수도권 저가 매물도 대부분 6억원을 상회하지만, 발품을 팔면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서도 5~6억원대에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매물의 대부분이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인 경우가 많다. 앞서 서울 노원구에서는 상계주택12단지 49.94㎡가 지난 12일 4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지역 상계주공7단지는 14일 4억9500만원, 장미시영6단지는 같은 날 4억8000만원에 각각 거래되며 실거래가 이어졌다. 도봉구에서도 10일 현대1차 70.30㎡가 4억5500만원, 현대성우 59.04㎡는 13일 4억1700만원에 손바뀜했다. 신동아아파트 62.22㎡도 지난달 30일 4억5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구에서는 에스케이북한산시티 84.76㎡가 15일 4억7600만원에 판매됐다. 주공1단지 41.30㎡는 14일 4억2000만원, 15일 4억3000만원에 각각 거래된 바 있다. 수도권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동탄역 이지더원 59.98㎡이 14일 5억5000만원에 팔렸다. 안양 씨엘포레자이도 3일 5억9800만원에 손바뀜했고, 럭키아파트 76.61㎡는 12일 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용인 기흥구에서는 코오롱하늘채5단지 84.99㎡가 11일 5억3500만원, 서천2차 아이파크 75.45㎡는 14일 5억300만원에 판매됐다. 금화마을4단지 주공그린빌 84.86㎡는 13일 4억9000만원에 팔렸다. 반면 경기도 남양주 진접2지구 A7블록 공공분양은 전용면적 55㎡ 기준 3억8500만원, 59㎡는 4억130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분양제 상한가 적용 단지인 계룡건설의 '검단 엘리프 포레듀'는 전용 64㎡A가 4억3500만~5억700만원, 84㎡는 5억5100만~6억900만원대에 판매됐다. 최근 수도권 민간 청약가는 7억원 안팎 수준으로, 분상제 적용 단지는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특장점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현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게는 공공분양이나 분상제 적용 단지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신도시 청약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외곽 지역에서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사용할 경우 상급지로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점차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노원·도봉·강북구와 금천·관악·구로구 등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는 주택 구매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는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경기 화성시 동탄구 △안양시 만안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남양주 △부천시 △인천 송도 등을 대체지역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구축 아파트를 노리는 경우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급매물과 경매 매물을 함께 살펴보는 전략도 권장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진입이 시기상조라며 연말까지 관망을 권고하고 있다. 매도자 우위로 매물이 많지 않은 현 시장에서는 급하게 구매할 필요가 없으며, 무리한 상급지 진입도 피하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비롯한 정책대출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거래량과 상승률은 일시적으로 둔화하겠지만, 시장은 규제에 익숙해지면 결국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인다"며 “분당처럼 단기간에 급등했거나 광교 신도시처럼 일정 부분 상승해 규제 지역으로 지정된 곳을 뒤쫓기보다는, 그 다음 순위에 있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올라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후순위 지역 위주로 내 집 마련을 검토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은 명백히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며 “기흥이나 구리 등 가격이 이미 오른 지역에 무리해서 진입하기보다는, 실거주자 입장에서는 시장이 안정화되고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될 때를 기다려 구입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부분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층 수나 풍향 등에서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매물을 섣불리 매수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규제 도입 후 시장 안정화를 연말 쯤으로 보고 있다. 그 시기에는 LTV가 줄어들었어도 생애최초 등 정책 대출을 이용하실 수 있는 사람들은 이를 활용해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매물을 사는 게 맞다. 다만 상급지로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은 “장기적인 투자 수익을 고려할 때 지금 저평가된 자산이 무엇인지 따져보면, 재개발이 워낙에 활발한 상황인 만큼 자금을 투입해보는 것도 현 시장에서는 나쁜 선택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들의 묻지마 매수는 금물이다.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게 좋다"며 “특히 똘똘한 한채, 상급지 갈아타기는 집값이 안정 안되면 이를 타깃으로 한 정부의 추가 세제대책이 나올 가능성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문턱이 높아진 만큼 주택을 계약하기에 앞서 반드시 은행창구를 들러 대출가능금액을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며 “즉 선 대출확인 후 계약이 바람직하며, 급한 마음에 집을 덜컥 샀다가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곤욕을 치를 수 있으니 1주택자는 갈아타기를 할 때 '선매수, 후매도' 방식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김유승의 부동산뷰]서울 아파트 다 10억대?…‘알뜰 매물’도 수두룩

최근 몇년새 서울의 아파트값이 크게 올라 10억원 이하의 집은 찾기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넉넉치 못한 자금으로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이들이 원하는 6억~7억원 미만의 아파트들도 여전히 곳곳에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서울 외곽에 위치한 상당수의 구축 아파트들의 경우 가격이 낮게 형성된 상태에서 매물도 꾸준히 나와 '실속'을 찾는 수요자들에겐 '안성맞춤'이다. 서울 '중저가' 아파트 시장의 현황과 신혼부부 등 자금이 부족한 이들에게 적합한 내 집 마련 전략을 알아보자.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6·27 부동산 대출 규제로 6억원 이하로 대출 한도가 제한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입과 분양 시장의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을 비롯해 영등포구 문래동 등 비교적 시세가 낮아 신혼부부 등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의 구축 아파트는 청약 가격대인 5억~7억원 수준과 비슷하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 22일 만난 문래동 A 공인중개소 한 관계자는 “문래 지역도 많이 올라 오피스텔 18평형이 4억원 정도로 6억~7억원대 아파트는 찾기 어렵지만 매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집값이 높게 뛰었던 문재인 정부 때만 오른 게 아니라 최근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살기 괜찮은 아파트는 10억원대에 거래되고, 브랜드 아파트는 17억원대가 기본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사도 “6·27 대책 이후 대출이 막히면서 집 구매가 어려워 한동안 거래가 끊겼지만 최근 들어 문의 전화가 다시 오는 분위기다. 오름세가 꾸준하지만, 최근 18평 구축 아파트가 5억7000만원에 나왔다가 5억4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구하기 나름"이라고 전했다. 이어 “7억원 미만 아파트 매물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현대2차아파트도 6억원대 매물이 나와 있다"“며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은 강남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해당돼 여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일 거래된 문래현대5차 전용 84.79㎡형은 직전 계약 대비 1억600만원 하락한 8억499만원에 매매됐고, 같은 날 한신아파트 전용 40.04㎡형도 4000만원 오른 5억7000만원에 손바뀜해 여전히 서울 타 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노도강 일대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준공 38년차인 노원 상계주공 전용 58.01㎡는 지난 13일 5억7800만원에 계약됐다. 40년차인 노원 미성 전용 50.14㎡도 지난달 30일 7억18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우성 전용 84.88㎡는 34년차로 21일 6억4500만원에 손바뀜했다. 39년차인 도봉구 삼환도봉 전용 59.96㎡는 지난달 11일 5억9900만원에 계약됐다. 상아1차아파트 전용 84.22㎡도 39년차로, 21일 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구에서는 17년차인 수유역두산위브 전용 85.00㎡가 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하락 거래도 계속 이뤄지는 분위기다. 노원구 대림벽산 전용 141.45㎡는 지난 20일 직전 대비 2억5500만원 하락한 12억9500만원에 계약됐다. 포레나노원 전용 84.90㎡도 지난 2일 직전보다 700만원 떨어진 11억2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도봉구 주공19단지 전용 90.94㎡도 지난 8일 이전보다 2000만원 하락한 9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강북구 동아청솔 전용 59.96㎡ 역시 지난 9일 직전 대비 1200만원 떨어진 9억9500만원에 판매됐다. 다만 이같은 가격대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보다 높다. 왕숙 A2블록 전용 55㎡는 4억2363만원, 1블록 전용 59㎡는 4억2933만~4억5651만원에 불과하다. 새집을 원하는 신혼부부나 출산 가구들의 경우 3기 신도시의 특별공급 혜택을 활용해 분양시장 진입을 노리는 게 나은 이유다. 그러나 특별공급 대상이 아니거나 전체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청약을 노리기 어려운 이들은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서울 외곽 구축 아파트로 유입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비교하면 외곽 지역은 약 10억원 가량 낮다"면서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상급지로의 갈아타기 수요가 겹치면서 거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중소형(전용 59~84㎡)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약 14억원에 달한다. 전세대출로 6억원을 마련하더라도 최소 8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또,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평균 15억원을 넘어섰다. 예컨대 곧 분양을 앞둔 경기도 광명시 철산역 자이 분양가는 3.3㎡당 4250만원으로 전용 84㎡가 15억원을 웃돌았다. 내달 분양하는 동작구 사당동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은 분앙가가 3.3㎡당 6000만원, 전용 84㎡는 20억~21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과 한강변 주요 지역에서는 30평형대 아파트가 20억~30억원에 달한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전세 물량도 줄어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주요 지역에서 매물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매는 재건축 호재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고, 전세 매물도 씨가 말라 월세로 알아봐야 한다. 동여의도 기준으로 오피스텔 전세는 2억4000만원, 월세 기준 100/3000 정도다. 오피스텔 매물도 많지 않고, 도심형 생활주택을 노릴 경우 방 3개 있는 구축을 살 수는 있지만 대부분 낙후돼 추천하기 어렵다"고 전언했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6억원대 아파트 매물을 점차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집토스에 따르면 2015년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80.5%였지만 올해 9월 기준 15.8%로 급감했다. 반면 '9억~15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5.6%에서 33.3%로 늘었다. '15억원 초과' 비중도 1.4%에서 27.3%로 증가했다. 더욱이 HUG에 따르면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8월 말 기준 2915만원으로 전년 대비 6.15%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실거주자라면 여력이 있을 때 매입을 검토할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원자재값과 인건비, 지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공사비가 점점 올라 재건축·도시정비 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를 분양 받더라도 추가 분담금을 내야할 가능성이 크고, 분양가도 계속 비싸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1.07로 전월 대비 소폭 올랐다. 공급 절벽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1만 가구, 수도권은 1000가구 수준으로, 2015년 5월 이후 가장 적다. 서울은 단 46가구에 불과하다. 정부가 지난 9월 7일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착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데다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노원은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이 꾸준한 지역으로, 서울시에서 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구 중 하나"라며 “최근 서울 매입 트렌드가 흔히 말하는 '똘똘한 한 채'나 상급지 쪽으로 집중되면서 노도강이나 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 같은 외곽 지역들의 거래도 발생하지만, 가격 움직임은 강남권이나 한강변 등 특정 지역 위주로 제한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절세 이슈나 대출 규제 영향도 있어 자기자본 비율이나 대출 한도를 살펴봤을 때 실거주 목적에서 접근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실거주라면 유효하겠지만, 1년 내 단기 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김유승의 내집마련 돋보기]풍선 효과에 ‘신고가 속출’…마·용·성 집값 ‘정중동’

정부가 9·7 대책을 통해 공급 확대를 내세웠지만,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은 여전히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다만 6·27 대출 규제로 갭투자가 막히면서 거래가 실수요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현장 분위기는 '줄 서서 집을 보는'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여력이 된다면 지금 매수하되, 매물은 계속 쌓이고 있으니 무리하게 쫓아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포·용산·성동구에서 아파트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시작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마용성'까지 번진 모습이다. 실제로 KB부동산원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성동구는 1월 97.922에서 8월 108.508로 올해 들어 10.811% 상승했다. 용산구도 1월 103.708에서 8월 112.796으로 8.762% 올랐고, 마포구는 98.401에서 8월 106.099로 7.822% 상승했다. 서울 평균 상승률이 3.785%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전월 대비 용산구는 1.06%, 성동구는 0.96%, 마포구는 0.59% 각각 상승했다. 송파구(1.20%)보다는 낮지만, 서초구(0.61%)나 강남구(0.54%)보다는 높은 상승치다. 서울 내 다른 지역인 광진구(0.52%), 영등포구(0.54%)와 비교해도 오름폭이 크다. 이 때문에 마용성은 “집이 하나 나오면 주말에 줄 서서 본다", “현금이 있어도 매물이 없어 못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현장을 확인해보니 '줄을 서서 집을 본다'는 표현은 다소 과장이지만,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신중히 내놓는 상황이라고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마포구 A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워낙 없으니 중개사끼리도 공유하지 않고, 만약 돈을 싸들고 온다고 해도 당장 원하는 매물을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은 맞다"면서도, “집이 나오면 바로 팔린다고 줄 서서 보는 건 과장"이라고 말했다. 이전 매물이 21억원에 팔리면 23억원에 내놓는 식으로 호가를 계속 올리며 여유 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라 나가는 데도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그는 “매물이 없는 이유는 집값 오름 기대 뿐 아니라, 대출이 막혀 갭투자를 통한 갈아타기가 어려워 그냥 보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포 B 중개사도 “토허제 지정 가능성으로 매매가 몰릴 거라는 예측은 있지만, 실제 체감은 크지 않다. 돈이 있고 실거래할 의사가 있는 사람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한 번 오른 가격 아래로 거래되진 않지만, 시장은 여전히 조용하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사를 통해서도 고객이 있으니 그 자리에서 1000~2000만원 정도를 올려 거래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매물을 거두려는 집주인에게 호가를 더 올려가며 집을 구매할 정도로 과열된 상황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마포 C 공인중개사는 “6·27 이전에는 거래가 활발했지만 현재는 멈춘 상태로, 9.7 대책 이후에 마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잠실·삼성·대치동은 매물이 도는 편이지만 마포는 여전히 잠잠하다. 다만 대출이 막혀 돈 있는 사람만 유리해졌고, 매매가 오르면서 전세·월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성동구 A 공인중개사도 “성수동은 줄 서서 살 정도는 아니지만, 대출 규제가 강해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만 사는 상황"이라며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이 배짱을 부리고 있어 연말까지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성동구 B 공인중개사는 “집값은 10년 주기로 오른다는 얘기가 있는데, 2015년 이후 2025년이 딱 맞아떨어져 집값 상승을 향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며 “매매가 올랐지만, 전세는 씨가 말랐다. 대출규제 이후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해 전환하는 분위기로, 기존 세입자들도 연장을 택해 신규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전하는 바와 같이 신고가 거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96㎡는 지난 4일 25억1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대비 2억2000만원 올랐다. '서울숲더샵' 전용 92.24㎡는 1일 3억1000만원 오른 24억1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롯데캐슬파크' 전용 102㎡는 지난달 23일 1억2000만원 상승한 20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또, 용산구에서는 6일 '산호아파트' 전용 86.12㎡가 직전 대비 4억원 오른 24억원에 거래됐다. '대우월드마크용산' 전용 107.62㎡는 지난달 27일 2억5000만원 뛰어오른 20억원에 손바뀜했다. 마포구에서도 지난달 15일 '공덕자이' 전용 114㎡가 1억원 오른 25억5000만원에 판매됐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8㎡는 지난달 30일 3억8000만원 급등한 27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다만 신고가 소식이 잇따르는 와중에도 직전 거래보다 낮은 사례가 포착돼, 시장은 다소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예시로, 마포구 '현대아파트' 전용 84.47㎡는 지난달 29일 11억8000만원에 거래돼 가격이 1억2000만원 떨어졌다. 성동구에서 지난달 25일 판매된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73㎡도 직전 대비 6500만원 낮은 24억500만원에 팔렸다. 10일 손바뀜한 '서울숲더샵' 전용 92.08㎡도 8000만원 내린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세 아파트 모두 직전 거래가 6월에 이뤄진 만큼, 신고가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마용성의 인기 요인으로 젊은 세대의 '신축·한강변·직주근접' 선호를 꼽는다. 특히 20~40대 실수요자들이 한강변 입지와 도심·강남 접근성을 이유로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지하철 2호선, 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 등 편리한 교통망도 장점이다. 성동·마포는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많다는 점도 차별화 요인이 됐다. 재건축·재개발 기대감도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마포 아현뉴타운·공덕 재개발, 성산시영 재건축, 성동 성수전략정비구역 등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연초 토허제 재지정된 강남3구와 용산은 17일 토허제가 약 1년 연장됐지만, 마포와 성동은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것도 특장점이다. 다만 신고가가 속출하며 집값 흐름이 심상치 않은 탓에 마포와 성동은 토허제 추가 규제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마포구의 7월 거래량은 120건에서 8월 148건으로 23% 증가했고, 성동구도 7월 102건에서 8월 170건으로 늘어나 거래 회복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9·7 주택공급대책에서 국토부 장관의 토허제 지정 권한 확대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서울시도 마포·성동 지역 매수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토허제가 지정되면 해당 지역이 '정부가 찍은 요충지'로 간주돼 집값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대출 규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규제 시 아파트 매입이 어려워질 경우 지금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만 현 시장 분위기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해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선호하는 지역에서 내가 원하는 유형과 가격대가 확보될 수 있는지를 보고 향후에 살 수 있다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결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9·7 대책에서 규제지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시사해, 원래 가능했던 대출도 추후에는 범위가 줄어드는 식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현금 여유가 있는 사람은 상관없지만, 선택지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지금 움직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 농협 부동산 수석 위원은 “전체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올라가는 고가 아파트는 많지 않고, 대세를 움직일 만큼 의미 있는 거래량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며 “지금은 대다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태로, 일부 사례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면 시장에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내 집 마련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단기적 가격 상승만 보고 무리하게 쫒아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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