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의 건설생태계] 자율주행이 바꾸는 도시...국토교통기술대전서 본 모빌리티 미래

2016년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1호가 첫발을 뗀 뒤로 서울~평창 자율주행 시연, 세종 로보셔틀, 판교·강남 로보라이드 등 국토교통부는 실증사업을 이어왔다. 올해는 광주 도시 전체를 무대로 200대 자율주행차를 투입한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교통수단 이상의 변화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대중교통 체계·물류시스템 등의 변화가 결국 도시 전체의 모습을 바꿔놓을거라 본다. 도시의 미래를 바꿀 모빌리티의 발전이 어디까지 왔는지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엿볼 수 있었다. 국토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토교통기술대전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회했다. 이번 행사는 국토부가 AI,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부처로서 이미지를 전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드론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와 AI, 스마트건설, 우주항공 등 첨단기술 기반 분야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개회 행사에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는 부동산도 맡고 철도 사고도 막고 건설사업도 하는 곳이긴 하지만,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첨단기술 발전, 미래 개척하는 부처라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통의 시대에서 모빌리티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생긴 가장 큰 차이는 공급자 관점에서 이용자 관점으로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공급자가 어떤 수단을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수단으로 목적지에 도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날 대한교통학회에서 진행한 '미래교통기술이 이끄는 모빌리티 정책토론회'에서 민동환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이사는 모빌리티가 3단계로 진화를 거쳐왔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교통 인프라는 도로와 정류장이었다. 우버나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플랫폼 모빌리티로 넘어오면서는 앱과 결제가 핵심 인프라가 됐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이 되는 가운데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새롭게 대두됐다. 수요와 공급의 단순 매칭을 넘어 운행·배차·재배치·관제·정비까지 통합 관리하는 단계로 넘어왔다. 차량 운영이 자동화된 것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에서는 관제센터가 인프라다. 이젠 운영체계(OS)가 새로운 권력이 됐다. 플랫폼과 함께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도입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이동 수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버는 차량을 공급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파악하고 그 중 가장 적합한 이동 수단을 배정하는 관제 능력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이날 행사에 모빌리티 분야는 13개 기관이 참여했다. 그중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은 수요대응형 셔틀 서비스 차량과 교통소외지역 이동지원 서비스 차량 등을 소개했다. 위 두 사업은 오는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서 시행 예정이다. 수요대응형 셔틀 서비스 차량은 정해진 노선·정류장 없이 '가치타요' 앱으로 호출하면 원하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제공한다. 최대 15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통소외지역 이동 지원 서비스 차량은 장애인·노약자·교통소외지역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원한다. 교통약자 일반형 카니발(3대), 휠체어형 카니발(2대), 교통소외지역 아이오닉5(5대)가 운영 예정이다. 서비스 차량은 '누리GO'앱으로 사전·실시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물류 부문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행사에서 융복합물류사업단은 '모듈형 말단배송 로봇 플랫폼'을 선보였다. 흔히 '라스트 마일(Last Mile)'로 불리는 말단배송은 택배가 최종 목적지인 집 앞까지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사업단이 소개한 배송 로봇은 아파트 공동 현관이나 엘리베이터 등 건물 내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주행 기술을 갖췄다. 스마트 택배함과 연계해 물건을 자동으로 싣고 내릴 수 있으며, 여러 대의 로봇을 관제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해 비상 상황에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로봇이 복잡한 아파트 복도를 스스로 지나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셈이다. 대기업에 비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중소·영세 운송업체를 위한 디지털 지원책도 마련된다. 사업단은 높은 비용 부담으로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해야 했던 영세 업체들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공공 운송관리시스템(TMS)'을 개발해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적의 배차 계획과 운행 경로를 AI가 자동으로 찾아 운송 효율을 높인다. 탄소 배출 관리까지도 가능해진다. 물류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중소 운송 사업자의 자생력을 기르고 국가 물류 정보를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의 변화에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이사는 “예전에는 하나의 운송수단이 하나의 목적으로만 사용됐지만 자율주행 시대에는 시간대별 운영방식이 다양해질 것"이라며 “아침에는 출퇴근 셔틀로 이용하다가, 오후에는 병원·은행 등 왕복 픽업을 한다거나 고령자를 자택에 호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한계가 문제 된다. 한국은 면허 체계가 특정 목적으로만 이용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경계를 허물어도 제도가 융합되지 않으면 하나의 차량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는 상황은 운수업계 관점에선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운전·면허 중심 모델은 약화될 것이지만, 운전·안전관리 영역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리가 익숙한 운수사는 지역 원격관제 허브의 역할을 수행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빅테크가 못하는 현장 민원, 교통약자 동행, 사고 수습 등 로컬 네트워크의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기술 실증을 넘어 산업이 전환되는 시기에 연착륙을 위해서는 원격 운영자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관제 인력의 자격·권한·교육체계 등을 마련하는 것이 무인차 사고 책임소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보험·책임 체계 정비도 필요하다. 운수업계 연착륙을 위한 교육도 요구된다. 대량 실업 방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직무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빅테크·로컬 운수사·지자체의 민관협력 공공조달모델을 통해 새로운 지역 모빌리티 거버넌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데이터 수집 및 처리 기준을 마련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데이터 공유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개회 행사에서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겸 42dot 대표는 “국토부의 자율주행실증사업 덕분에 예외 상황(Edge case)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며 “인프라와 제도가 길을 열어주고 생태계와 인재들이 이를 함께 지원한다면 우리도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저축은행 대출 부실 심화…비아파트 공급 ‘빨간불’

전월세 임차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수도권 도심에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민간사업자들의 공급 촉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정책보증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비아파트 사업장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가보다 시세가 떨어지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이다. 수분양자들이 분양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하자 중도금 대출을 제공한 저축은행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소형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려 하지만 민간 수요가 살아나기 힘든 상황에서 금융권 부실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전월세 가격 상승의 주 요인이 2022년부터 2024년 간 착공 감소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부동산 PF 위기, 러-우 전쟁 등으로 건설공사비가 급등해 주택 착공이 위축됐고, 이에 따라 입주 물량이 감소해 서울·수도권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민간 비아파트 공급 부진을 보완하고자 공공(LH)의 규제지역 내 신축 매입임대 무제한 공급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비아파트 공급 확대 계획에 역량을 집중하고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수도권에 내년까지 4만1000가구, 2030년까지 11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내년 공급 목표치인 4만1000가구 중 도시형 생활주택이 2만6000가구, 준주택(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 등)이 1만5000가구다. 2030년까지 목표치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7만7000가구, 준주택은 3만3000가구로 확대된다.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 가구를 위해 도시지역 내 300가구 미만·전용 85㎡ 이하 주택이다. 현재 300가구 미만인 가구 수 기준을 준주거·상업·공업 지역의 경우 500가구 미만까지, 역세권은 700가구 미만까지 완화한다. 층수 제한도 연립·다세대의 경우 현 5층에서 6층으로 완화한다. 주차장·일조권·주민공동시설 관련 규제도 기준을 낮춰 공급이 용이하도록 규제를 낮출 예정이다. 민간 사업자들을 위한 정책보증도 실시한다.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사업자 대출 한도를 전용면적 60㎡ 이하 기준 현행 7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높인다. 금리도 3.4%로 내려 현행보다 0.4%p 낮춘다. 비주거시설에서 주거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는 사업자를 위한 기금대출과 모기지 보증을 신설한다. 기존에 아파트 전용으로만 있었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을 비아파트 전용으로 확대한다. 정부의 공급 확대 의지와는 달리 시장은 녹록치 않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분석대상(KIS Coverage) 은행지주 계열의 중도금대출 잔액은 2025년 말 6561억원으로 총여신의 7.1%, 자기자본의 61.4%를 차지하고 있다. 중도금대출은 분양 후 입주 전까지 납부해야 하는 중도금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대출로 통상 집단대출 형식으로 이뤄진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중도금대출은 주로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상가 등 비주거용 물건을 대상으로 한다. 2025년 말 기준 저축은행의 중도금 대출 물건 소재지는 서울 15%, 경기·인천 50%, 지방 35%다. 수도권이 65%를 차지하며 그중에서도 경기·인천의 비중이 높다. 대상 물건은 오피스텔 56%, 생활형숙박시설 31% 등으로 비주거용에 집중돼 있다. 중도금 대출은 주택도시공사(HUG) 보증 대상이 아니고 담보 설정도 불가능해 실질적으로는 신용대출에 가깝다. 이에 일반적으로 사업장 물건의 사업성과 시행사의 보증에 기반해 이루어진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일부 중도금 대출 사업장에서 시가가 분양가보다 낮아지거나 공사 중단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수분양자들이 집단으로 분양계약 해지·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등 관련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지주 계열의 전체 중도금 대출 잔액 중 21.5%인 1409억원이 소송에 노출돼 있다. 이 금액은 사실상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 50%의 충당금이 적립된 상태다. 금융회사가 이미 그중 절반 정도를 손실로 인정하고 비상금을 쌓아뒀다는 의미다. 수분양자가 입주를 포기하거나 입주 지정 기간까지 상환을 이행하지 않아 중도금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저축은행은 단계별로 자금 회수에 나선다. 저축은행 부실이 문제되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사업이 멈췄을 때 저축은행은 PF 대출기관보다 후순위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건설 사업장에는 PF 대출기관과 중도금 대출기관이 돈을 빌려준다. PF 대출기관은 사업 전체에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로 사업이 망하면 건물을 통째로 팔 수 있는 처분권을 쥐고 있다. 분양자 개인들에게 중도금을 빌려준 저축은행은 건물 전체에 대한 처분권은 없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사업이 멈추면 PF 대출기관이 사업장을 통째로 공매로 넘긴다. 이때 중도금 채권자인 저축은행은 일반 PF 대주단과의 정산 협의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자금회수가 길어지면 최종적으로는 대출 채권을 헐값에 파는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정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에는 손실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부실 중도금 대출은 할인 분양 등을 통해 어느정도 회수되고 있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 연체율이 27.5%까지 상승했고,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사업장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면서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 회수가 문제다. 오피스텔은 중도금 대출 물건의 약 60%를 차지하는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63%에 그쳤다. 이는 대출 당시 평균 LTV(담보대출비율)인 60% 수준과 비슷하다. 지역별로는 서울 73%로 가장 높았고 경기 65%, 인천 59% 순이다. 지식산업센터, 생활형숙박시설 등 기타 비주거용 자산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들 자산은 대출 당시 LTV가 40~60% 수준이었지만, 최근 낙찰가율이 39~46%까지 폭락했다. 대출액보다 경매 낙찰 가격이 더 낮아진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오피스텔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시공사 부도 등으로 공사 중단이 발생할 경우 원금 손실률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공급 확대 정책의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의 비아파트 주택공급 촉진을 위해 여러 방안이 제시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간 시장 심리가 무슨 이유로 비아파트가 아닌 아파트로 편중돼왔는지를 감안한다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주택도 결국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야하기에 근본적인 시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에 있어서 일정 규모 이하는 다주택에서 제외해주는 대책이 없으면 오피스텔을 지어도 분양이 안된다"며 “결국 오피스텔은 돈이 있는 사람이 사서 전세를 놓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재의 다주택자 규제로는 분양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은 긍정하되 민간 유인 구조의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택지개발은 7년 이상, 지금 착공해도 아파트 입주까지는 3년 이상 소요되므로 빠른 공급을 위해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민간이 움직일 유인이 부족한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제혜택·금리지원·인허가 속도 개선·주택 수 배제와 같은 제도 개선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다주택자 규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정책과 시장이 상충하는 대목이라는 점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롯데 1.5조 PF 뚫었다’…중동신도시 개발 신호탄 되나

롯데건설이 시공·분양하는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 주상복합 개발사업이 1조5000억원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이 부지에는 최고 49층 규모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이번 자금조달로 우발채무 2280억원을 전액 해소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규모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향후 노후계획도시 정비계획과 GTX 노선 추진 등 개발 호재가 맞물린 부천 일대 주택공급 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23일 건설·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부천시 원미구 상동 540-1 일대에 지하 8층~지상 49층 7개동 규모 공동주택 1859세대와 부대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에 대한 PF 금융 약정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약정은 키움증권 주관으로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가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인수한 PF 자금 규모는 총 1조5000억원 규모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은 후순위 1556억원을 포함해 전체의 절반 가량인 7706억원을 인수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후순위 대출에 대해 자금보충 의무를 부담한다. 미이행시 채무인수 의무를 진다.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은 지난해 7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그 이전까지는 홈플러스가 영업 중이었기 때문에 영업보상금 지급과 명도, 건물 철거 등에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우선 준비 자금을 위해 그 기간동안 7500억원 규모 장기 PF 대출을 조달한 바 있다. 2024년 5월 에프엘자산운용의 금융 주선으로 만기 6.5년으로 기존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필수 사업비와 금융비용을 마련한 바 있다. 하반기에 본격적인 공사 착공과 분양을 앞두고 기존 장기 PF를 이번 본 PF로 전환했다. 2년 전보다 PF시장 금리가 낮아져 금융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롯데건설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며 신용공여에 대해 고금리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후 롯데건설은 지난해부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공사대금채권 유동화 등으로 자금 조달을 다변화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이어왔다. 롯데건설은 이번 PF 실행에 따라 우발채무 2280억원을 전액 해소한다. 전체 우발채무 규모도 약 2조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상업용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PF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6곳에 달하는 증권사가 한 사업장에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부천 상동 일대 사업성이 주목된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입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상동 지역은 1기 신도시 내에서 신규 공급이 드문 지역"이라며 “본 사업지는 해당 권역 내 우수한 입지"라고 말했다. 개발 용지인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은 2022년까지 홈플러스 전국 점포 중 매출 1위 자리를 장기간 지켜왔다. 지하철 7호선 상동역 바로 앞에 위치해있고 현대백화점, 뉴코아아울렛, 이마트 등 다른 상업시설도 인근에 밀집돼있다. 부지 인근에는 대규모 주거단지가 밀집해 배후수요가 탄탄하다. 상동역 인근으로 라일락마을(대우유림·신성미소지움 아파트 등), 진달래마을(효성센트럴·대림e편한세상 아파트 등), 다정한마을(삼성래미안·KCC스위첸 아파트 등), 행복한마을(금호어울림·서해그랑블2차 아파트 등), 백송마을(풍림아이원·동남디아망 아파트 등), 푸른마을(창보밀레시티·한라비발디 아파트 등), 하얀마을 (아이파크·주공 아파트 등) 1만3728세대 이상이 밀집해있다. 수도권 역세권 대규모 부지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부지는 3만7599㎡(약 1만1394평) 규모 부지다. 대규모 부지가 하나로 정리돼있다는 점에서 건설사 입장에서 여러 필지를 합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요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증권사가 PF 딜 검토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분양성이었다. 분양성을 고려할 때 부천 일대 개발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부천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대상지이고, GTX-B·D 계획으로 교통 접근성도 향상될 전망이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용익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은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와 원도심 패스트트랙 도입하겠다고 했다.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은 2035 부천시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중동신도시) 수립에 따른 것이다. 부천 상동 택지개발지구는 1990년대 초에 먼저 개발된 중동신도시의 확장으로 1999년 착공돼 2000년대 초반까지 개발됐다. 정비계획을 통해 기준년도인 2022년보다 2만4000가구를 추가 공급해 8만2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특별정비예정구역은 18개소로 모두 주택단지 정비형이다. 특별정비예정구역 지정 원칙에 따라 기본 방침인 국토부 상 기준과 부천시 추가 기준이 구역별로 달리 적용된다. 현재 3000가구가 넘는 대상 구역은 미리내(4274가구)·한라(3372가구)·덕유(3363가구)·반달A(3570가구) 등이다. 현재 중동신도시 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기존 용적률은 215~225% 수준이다. 향후 정비사업이 본격화 되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350%에서 특별법상 최대 450%까지 용적률이 대폭 상향 적용될 전망이다. 용적률이 높아지는 만큼 공공기여 비율은 차등 적용된다. 기준 용적률인 350%까지는 증가분의 10%만 공공기여로 환수하지만 이를 초과해 최대 용적률인 450%까지 높일 경우 증가 용적률의 41%를 공공기여로 부담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용적률 인센티브와 공공기여 제도로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이 일대 주택 공급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진행 중인 도시개발사업은 상동특별계획구역 복합개발·대장신도시 건설·종합운동장일원 역세권 융복합개발 등이다. 상동특별계획구역복합개발은 2020년부터 2032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GS건설 컨소시엄이 민간투자비 6조9300억원을 들여 복합센터와 랜드마크타워를 세우고 콘텐츠기업용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업계획 변경과 관련한 절차 이행 중인 상황이고 2028년에 단지 내 공사 착공·준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장신도시는 2019년에 수도권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 선정 이후로 경기도·한국토지주택공사(LH)·부천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공공주택사업이다. 조 시장은 대장산단을 반도체·UAM 중심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광역교통 분야에서는 GTX-B·D와 대장-홍대선이 추진 중이다. GTX-B·D는 각각 2032년·2033년 개업 예정이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서울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약 82.8km를 잇는다. 지난달 기준 재정 구간 공정률 5.7%, 민자구간 재정률 2.7%를 넘어 본격적인 공사단계에 진입했다. GTX-D노선은 서부권에서 출발해 서울을 지나 수도권 동부로 연결된다. 부천시는 지난해 7월 서부권광역급행철도사업을 확정하고 GTX-D노선 연계를 본격 추진했다. 대장-홍대선은 대장신도시와 홍대입구역을 잇는 약 20km 노선으로 지난해 12월 착공해 2031년 개업 예정이다. 지난달 우리은행이 1조9000억원대 금융조달을 주선하며 사업 안정성이 확보되는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읽혔다. 상동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천은 물론이고 인근 거주자들에게도 수요가 높은 부지"라며 “분양가는 다소 높게 책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목동 재건축 이주수요, 주복·오피스텔로 쏠릴까

총사업비 30조원 규모 재건축 시장의 마지막 대어로 꼽히는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시동을 걸고 있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을 뜻하는 '압여목성' 중 목동은 총 14개 단지 중 4개 단지가 조합을 설립하고, 나머지 대부분이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준비 중인 단지가 다수인 가운데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2만7000여세대가 이주를 시작할 때 주상복합·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릴지 주목된다. 3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현재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단지는 모두 4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5월 목동 6단지가 조합 설립 인가를 가장 먼저 받아 사업 속도가 빠르다. 6단지는 다음 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는 DL이앤씨가 선정됐다. 이후 12단지, 8단지에 이어 지난 21일 4단지가 양천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4단지는 오는 7월, 8단지는 8월 중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연내 시공사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나머지 10개 단지 중 8개 단지는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탁 방식은 조합이 사업 전반을 전문 신탁사에게 맡기고 개발이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8개 단지는 신탁사 사업 시행자 지정·고시가 모두 완료됐다. 5·9·10·11·13·14단지는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14개 단지 중 재건축 이후 4000세대 이상인 곳은 7단지(4335세대)·10단지(4050세대)·14단지(5123세대)다. 이중 대장 단지로 꼽히는 곳은 7단지다. 14개 단지 중 가장 신시가지 중심에 위치해 있고, 역세권 단지기 때문이다. 7단지는 40평 기준 지난해 실거래가 기준으로 3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모든 후보지를 잠재적 후보군으로 두고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대수가 많은 대단지들은 대형사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거나 호의적인 기류가 있는 곳을 나중에 선택하겠지만 지금으로선 아직 구체화하진 않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목동 부동산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신축 주거가 드물다는 점이다. 1980년대에 목동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해서 대규모 공급이 이후 40년이 경과된 상황이다. 구축단지 기준 2만7000여세대가 재건축 이후 4만7000여세대로 확대 공급될 예정이다. 구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상황에서 지역 시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주상복합 단지들이다. 한 주택업계 전문가는 “재건축 이슈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 하이페리온, 트라펠리스, 파라곤 등 주상복합·오피스텔 가격도 따라 올라가는 특징이 있다"며 “이는 신축이 없어 신축을 원하는 수요가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에 쏠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특성을 가진 지역은 목동뿐만 아니라 용산, 여의도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현대 하이페리온은 2003년 6월 준공된 주상복합(아파트·오피스텔)으로 지난해 9월 167㎡이 매매 최고가 43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목동 트라팰리스는 2009년 9월 준공된 주상복합 아파트다. 지난해 1월 238㎡ 기준 매매 최고가 7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목동 파라곤은 2023년 3월 준공된 오피스텔로 올해 4월 84㎡ 기준 매매 최고가 11억2500만원이었다. 일반적으로 자녀 양육 가구에서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분양가가 비싸고, 전용면적이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반 아파트는 주거지역에 지어지지만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의 경우 교통이 좋은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지어진다. 분양가의 상당 부분을 토지비가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분양 평수 대비 실제 사용하는 집 안 면적인 전용률은 일반 아파트의 경우 80% 내외다. 주상복합의 경우 전용률이 70~75% 수준이고, 오피스텔 전용률은 40~50% 수준으로 아파트에 비해 전용률이 작다. 그럼에도 목동에서 주상복합·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 이유는 학군지라는 특성 때문이다. 목운중학교의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등학교 진학률은 20%다. 학원가 기준으로는 대치동과 목동이 대표적으로 꼽히는 가운데 대치동에 밀집된 학원 수(약 160개)보다 목동이 더 많은 수준이다. 물론 재건축 진행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착공·준공·입주까지는 10년 이상 소요된다. 신탁 방식을 놓고 일부 단지에서 조합원들이 높은 수수료와 의사결정 구조를 문제삼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거나 조합 방식을 원하는 등 잡음도 들려온다. 대장 단지인 7단지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예비신탁사 업무협약을 맺었다가 절차와 정보공유 문제로 조합 방식으로 선회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GS건설은 중대형 규모 오피스텔을 공급해 재건축 수주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최고 48층·3개 동·651실 규모의 목동윤슬자이를 6월 분양할 예정이다. 입주는 2030년 하반기 예정이다. 전용면적은 114~204㎡이고, 모든 호실에 발코니가 설치된다. 고급 커뮤니티와 단지 내에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멤버십 피트니스 클럽과 컨시어지 서비스도 도입해 실용성과 고급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 경험을 확대해 윤슬자이 오피스텔 분양을 비롯해 향후 수주에서의 시공권까지 공략하는 모양새다. 목동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31일까지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브랜드 팝업을 열었다. 관계자는 “브랜드 팝업을 통해 20·30대 고객들은 물론이고 40·50대 실수요자에게도 브랜드를 경험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도 “목동윤슬자이 분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그 연장선에서 상품 소개에 앞서 살고 싶은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수주 전략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12단지를 중심으로 2·7단지 등 인근 단지들을 함께 검토하며 각 단지의 사업 준비 수준과 투입 우선순위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낙관론과 회의론이 공존한다. 이주수요가 주상복합·오피스텔로 모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오목교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4·7·8단지가 이주를 시작하면 윤슬자이뿐 아니라 오목교역 인근 주상복합·오피스텔 전반이 오를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 A씨는 “단지 재건축되고 나서 1년 후 키맞추기 하는게 목동 오피스텔 공식"이라는 의견을 냈다. 재건축 이후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그 뒤를 따라 주변 오피스텔 가격도 격차를 좁히며 따라 올라간다는 의미다. 반론도 있다. 지금은 신축이 귀하니 주거용 오피스텔 수요가 높지만, 재건축이 완료돼 신축 아파트 공급이 쏟아지면 오피스텔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반감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인근 주민 B씨는 “재건축 시작되면 인근 아파트 전세로 가지 오피스텔로 갈까 싶다"며 “오피스텔 특성상 취득세·중개수수료 등 거래 비용도 아파트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재건축이 진행되면 교육수요 때문에 주상복합과 오피스텔로 이주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재건축이 되면 사업기간인 2~4년동안 입주민들은 전세를 살아야 하는데 보통 주거를 멀리 이전하지 않으므로 순차적인 재건축이 필요하다"면서도 “목동 지역은 교육에 대한 수요가 일정부분 있기 때문에 주상복합과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공공리츠 재도약…수익성·공공성 다 잡으려면

공공부문에서 리츠(REITs) 활용이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부동산투자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 시행 이후 지역상생리츠 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이 리츠 사업에 나서고 있다. 공공개발 수익을 주민과 나누거나,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민간 리츠의 제1목적은 수익이겠지만, 공공리츠는 저렴한 주거를 공급하겠다는 '공공성'과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줘야 하는 '수익성'을 모두 챙겨야 한다. 이 긴장 관계를 푸는 것이 공공부문 리츠가 더 활성화될 수 있는 조건일 것이다. 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에 시행된 부동산투자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리츠투자가 지역발전과 지역상생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상생리츠 제도를 도입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발생된 수익을 나눠주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지역상생리츠는 지역발전 등 공익을 위하여 특정 지역 주민에게 청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국토교통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부동산투자회사가 청약의 자격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지역상생리츠를 제도적으로 구체화 한 것은 서울시다. 시는 지난달 관련 용역을 발주하며 '서울동행리츠' 사업에 착수했다. 시민이 공공개발 주체로 참여해 안정적인 수익을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가 구상 중인 리츠 사업은 운영단계에서 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해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시 관계자는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투자단계나 건설단계는 워낙 리스크가 많아 사업이 좌초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준공 후 수익이 안정화되는 운영단계에서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동행리츠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이 지분의 51% 이상을 확보하는 공공참여형 사업구조를 중심으로 할 예정이다. 최소 연 6%의 안정적인 배당을 목표로 한다. 시민 청약 규모는 리츠 자본금의 30% 내외를 기준으로 한다. 시범적용 검토 사업지는 용산과 서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B9 부지 복합개발사업은 총 사업비 약 2조5000억원 규모다. 코레일과 SH공사가 공동으로 시행중인 도시개발사업 지구중 SH가 직접개발을 검토 중이다. 5월부터 구체적인 금융구조설계와 리츠출자자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 2027년 민간 출자자모집에 착수하고, 공사가 마무리되는 2033년 경 시민 공모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초구 양재동 소방학교 부지는 당초 있던 소방학교가 있던 자리로 현재는 비어있다. 비어있는 부지에 공공시니어 주택과 문화여가, 커뮤니티를 조성하고자 대상지 공모형 민간투자사업(BTO)방식을 적용해 사업 추진하고 있다. 서초 부지는 지난해 11월 공모를 이미 시작해 현재 민간제안자가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있다. 이르면 연내 민간투자사업 최초제안서를 접수 받고, 2027년 민간투자사업 관련 검토절차 등을 거쳐 2028년 착공이 목표다. 시설이 준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3년에는 시민 공모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S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자금조달 목적으로 리츠를 활용하고 있다. SH는 2020년 도시재생사업을 촉진하는 리츠를 최초로 시행했다. 주택도시기금과 공동으로 1800억원을 조성해 '공간지원리츠'를 개발했다. 공간지원리츠는 저층주거지나 쇠퇴한 상권지역 등 서울 낙후지역의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시설을 선매입하여 저렴하게 사용자에게 다시 공급하는 방식이다. 민간사업자가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해 건설·개량한 시설을 선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할 경우 초기 자금부담이 줄어들고 건설할 시설의 판매처도 확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간지원리츠 1호 사업은 천호1 도시환경정비사업 지역에서 매입한 오피스텔(147가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1호 사업은 주거 261가구, 비주거(근린생활시설·오피스) 19가구가 포함된 6개 사업장에서 시행됐다. 현재 사업 자산 매입이 완료돼 전 사업장이 운영 중인 상태다. 1호사업은 시에 지정된 47개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이 우선 대상이 됐으나 현재 3곳 진행됐고 그 외 3개 지역은 정비사업지역 등이다. HUG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에 주택도시기금의 출자·융자와 HUG 보증부 PF대출을 지원하고있다. 임대리츠의 자본을 모을 때 정부는 우선주로, 민간사업자는 보통주로 참여하는 구조다. 융자지원의 경우, 기금융자지원은 주택도시기금이 저렴한 금리로 빌려주고, 민간융자지원은 일반 시중은행에 대출을 받기위해 HUG가 보증을 지원해준다. 특히 HUG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공공지원 민간임대)를 기반으로 한다. 주택도시기금과 민간사업자가 자본금을 출자하고, 임대리츠를 설립해 공동 운영하며 주변 시세의 90% 이내에서 8년 이상 장기 임대를 제공하는 구조다. 대표 사례인 위스테이 지축은 539가구 규모 협동조합형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이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은 입주 이후 8년이 지나면 임대가 종료된다. HUG는 지난달 19일 리츠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토지임대부와 협동조합형 임대리츠 등 다양한 임대주택 모델의 사업화 범위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리츠라는 자금조달구조로 저렴한 가격에 서민 주거를 공급하려면 필연적으로 비용을 치러야 한다. 수익성과 공공성이 부딪히는 지점은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임대 기간이 끝날 때다. 임대리츠의 지분을 보유한 건설사 등 민간 투자자들은 임대 종료 이후 주택을 시세만큼 비싸게 분양하고 싶어 한다. 반면 입주민들은 싼 가격에 분양 받아 계속 거주하길 원한다. 분양전환을 앞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임차인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임대 연장 운영이다. 최근 광주 광산구 임차인들의 고분양가 반발 집회와 위스테이 지축 입주민들의 임대 연장 요구가 있었다. 지난달 20일 광주 광산구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임차인들은 임대기간 만료를 앞두고 입지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분양가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계약 연장을 호소했다. 위스테이 지축의 입주민들 역시 지난달 19일 최인호 HUG 사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임대 연장 운영을 요청했다. 이에 최 사장은 “임대 연장 운영이 제도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리츠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익성과 공익성의 충돌은 초기자산을 매입하는 진입단계에서도 문제가 된다. SH가 시행하는 공간지원리츠 1호는 2020년 도입됐지만, 2호는 올해 1월 최초 출자해 사업 추진을 준비 중이다. 도시재생 공간지원리츠가 1호와 2호 사이에 5년의 공백을 겪은 배경에 대해 SH 관계자는 지방공기업법 개정을 들었다. 지방 공기업법이 개정되면서 전문기관의 출자 타당성 검토를 거치느라 적기에 사업 수행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서울 자산가격 급등으로 인한 세제도 장벽이다. SH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서울 자산 가격 급등으로 공시가격 9억 이하 주택 매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리츠라는 자금조달 수단은 있지만 종합부동산세 부담 때문에 살 수 있는 자산이 제한된 것이다. 구도심은 서울 중심에 위치해있는 경우가 많아 이곳을 매입하면 종부세 부담이 커져 리츠 수익성이 악화된다. 공공리츠가 지역이익을 공유하고 서민주거수단을 뒷받침하려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 연장 운영이 제도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리츠의 사업 구조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적기에 출자를 하기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공공부문 리츠 종부세 면제 등 제도개선이 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 생태계] 백년전 도시문제 해법 ‘센트럴파크’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조성된 지 20년이 넘어가는 서울숲은 뉴욕 센트럴파크를 표방했을 만큼 오늘날 센트럴파크는 전세계 공원의 이상향이다.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는 19세기 중후반 뉴욕에 마차가 다니던 시절에 도시가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 한복판에 있는' 공원을 설계하면서 공원이 주는 여유의 감각이 도시의 확장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제어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옴스테드의 문제의식이 아직도 유효한 지금, 에너지경제신문이 책 『공원의 탄생』 저자인 신명진 서울대환경계획연구소 선임연구원을 만나 센트럴파크 조성 배경과 시사점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녹지공간의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옴스테드는 조경이라는 영역을 개척하고 현대 공원의 출발점인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인물이다. 조경에 머물지 않고 도시와 사회문제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원, 선원, 농부,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영국과 미국 남부를 여행하며 도시와 공원을 바라보는 시야를 얻었다. 그는 1857년 센트럴파크 사업의 감독관을 맡았고 이듬해 센트럴파크 설계공모전에 건축가 캘버트 복스와 함께 출품해 당선됐다. 1873년 완공된 센트럴파크는 대형 도시공원 모델로서 전세계로 전파됐다. 옴스테드는 인위적인 것을 줄이고 개입을 최소화해 있는 그대로의 환경을 보전하는 것을 중시했다. 인간의 개입이 일어나지 않은 대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영구적으로 쾌적한 자연을 재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태도가 특징이다. 옴스테드가 센트럴파크를 설계하던 19세기 중반 뉴욕은 아수라장이었다. 신 박사는 “당시 도시는 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도시로 사람들이 모이면서 위생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사용인을 두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지만 일반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공공에서 사람을 고용해서 청소를 한다는 개념, 즉 '미화원'의 개념이 처음 등장하던 시기였다. 오염이 심각해지자 물과 공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위생에 대한 개념과 맞물려 신경증에 대한 관심도 싹트던 시기였다. 지금만큼 정신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정신병적 증상이 아픈 상태라는 대중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당시에 스트레스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옴스테드는 사람들이 도시에 살면서 서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봤다. 그는 매일 같이 타인들과 스쳐가면서도 동시에 다른 이들과 공통의 경험을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옴스테드는 도시인들에게 편안함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공원을 통해 사람들이 심적으로 완화하는 기회를 가지고, 그것이 사람들이 온화하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봤다. 신 박사는 이를 보고 코로나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게 없던 시기에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센트럴파크가 만들어질 당시엔 치료법 등이 대중화되지 않았고 정보전달도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이 비슷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센트럴파크는 맨해튼 주민들에게 전경으로 기능하기보단 언제든 가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오는 일상적인 공간이 됐다. 공원이 길쭉하게 뻗어 여러 입구로 진입이 가능했고, 큰 공원이라고 해서 전체를 다 돌 필요도 없다. 옴스테드는 사람들이 사회적이고, 힘을 들이지 않는 형태의 여가 활동을 선호하고 그것이 공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공공이 그런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휴식을 취할 기회는 항상 소수에게만 돌아갈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위해서 '공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그는 영국 리버풀 일대를 여행하면서 찾았다. 그가 방문했던 버컨헤드 공원이 특이한 점은 시민들이 세금으로 만든 곳이라는 점이었다. 공원 내에 필지를 넣어 들어와서 살 수 있도록 선분양으로 비용을 충당하기도 했다. 세금으로 조성한 곳이다보니 시민들이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고 옴스테드는 이런 점에 놀랐다고 했다. 공원을 조성할 때도 소유권과 관리 문제가 연결되면 아무나 공원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기반 시설이 갖춰져있지 않아 생기는 문제들을 타파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왔다. 1850년대에는 뉴욕만이 아니라 많은 도시에서 공원 운동(Public Park Movement)을 벌였다. 공원을 만드는 것을 법제화한 것이다. 센트럴파크 법도 이때 만들어졌다. 신 박사는 “프라이빗한 공간이 아니라, 세금으로 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었다"며 “퀸즈나 뉴저지 같은 곳에 가서 숨을 돌릴 수도 있었지만, 당시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동자들은 일당을 포기하고 가기 어려우니 도시에 숨돌릴 공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옴스테드는 도시의 확장을 예상했다. 그가 본 도시의 확장은 결국 문화적 힘에 의한 것이었다. 도시와 시골의 절대적인 차이는 위생적이고, 잘 정돈된 길을 걸어 스스로 학교·도서관·예술을 접할 일상의 기회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산책이 당시에는 매우 사교적인 행위였다고 한다. 확장되는 도시에서 옴스테드는 “공원의 목적이자 정당성을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력을 끼치고 이를 통해 도시의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상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앞으로 어떤 녹지공간이 필요한가에 대해 신 박사는 다양한 형태의 공원들이 존재해야한다고 봤다. 오늘날 도시에서 센트럴파크같은 대규모 공원 부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미 개발이 많이 진행돼 도시 구조가 공간적으로도, 거버넌스 차원에서도 훨씬 복잡해진 상황이다. 용산공원 이야기가 매번 나오는 이유도 그만큼 큰 공간이 서울에 없기 때문이다. 신 박사는 이미 만들어진 도시에서 녹지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선형공원이 효율적이라고 봤다. 한강공원도 선형공원 중 하나다. 그럼에도 땅 위에 나무 심고 벤치 놓는 일반적인 공원의 틀을 깨는 사례들이 나온다. 뉴욕 하이라인의 경우 원래는 뉴저지에서 신선한 우유와 고기를 배달하던 공중 철길이었으나 자동차의 발달로 폐철도가 됐다. 방치된 철길 위로 바람에 날려 온 흙이 쌓였고 그 위에 풀이 자라자 시민단체들이 이곳에 공원을 만들어야겠다고 한게 시작이다. 땅이 아니었던 곳이 땅이 된 케이스다. 베를린의 쥐트겔렌데 자연공원은 보행편의를 생각하지 않은 공원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자연이 숲을 우거지게 두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 청계천의 경우 고가도로를 허물고 녹지공간이 아니었던 것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공원과는 달랐다. 물을 순환하는 시스템에 대해 자연스러운 생태가 아니라고 하는 의견들도 있지만 청계천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 공원이 조성됨에 따라 그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불거지는건 과거나 현재나 동일했다. 공원조성이 지가 상승을 유발해 저소득층과 소상공인이 내몰리는 현상은 과거보다 더욱 심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신 박사는 “옴스테드가 차도 없고 이제 막 철로를 두던 시절에 살았을지라도 도시가 마주한 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그린 젠트리피케이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GTX-C 공사 재개…창동·인덕원 집값 ‘들썩’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C노선 민간 투자사업(GTX-C)이 총사업비 문제를 딛고 첫 발을 뗐다. 대한상사중재원의 판단에 따라 총사업비 증액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과정에서 새 변수가 불거졌다. 현대건설과 신용보증기금 간 PF보증 규모 조율 등 과제가 남은 상황. 그럼에도 현대건설은 보증 규모가 줄더라도 PF 전체가 무너지는 구조는 아니라며 차질 없는 공사를 약속했다. 이에 GTX-C 노선 인근 집값은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현대건설은 지난 4월 30일부터 GTX-C 현장에 공공사업 시행에 방해가 되는 지장물을 이설하고 펜스 설치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등 현장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GTX-C 노선 건설이 처음 타진된 것은 2014년이었지만 2019년이 되어서야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해 노선 건설이 확정됐다. 2024년 착공식이 열린 이후에도 바로 실제 착공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앞서 GTX-C 사업은 2020년 12월 기준으로 공사비가 책정됐다. 이후 코로나 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건설 물가가 급등하면서 공사비 부족 문제가 불거져 2년간 사업이 사실상 중단 상태였다. 사업 주관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분 반영을 이유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왔지만 정부와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 3월 대한상사중재원의 판정에 따라 정부가 총사업비 증액을 결정하자 GTX-C 노선 인근 주민들은 개발 호재 기대감을 드러냈다. GTX-C 노선은 수도권을 남북으로 연결해 한강과 업무 핵심지역을 관통한다. 경기 양주시 덕정역에서 출발해 서울 창동, 청량리, 삼성역을 지나 경기 수원시 수원역까지 총 86.46㎞를 잇는 노선이다. 총 14개 정거장으로 철도가 개통되면 덕정에서 삼성역, 수원에서 삼성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해 수도권 도심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중심부나 강남권에서 교통이 불편했던 창동, 인덕원, 금정은 많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에서는 창동이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창동역 일대에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GTX-C와 1·4호선, 버스가 결합된 복합환승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창동민자역사도 준공되면서 겹호재라는 평이 나온다. 창동의 경우 서울 도봉구의 매매가격지수는 2년 전 99.32였지만 올해 4월 기준 102.0로 상승했다. 복합환승센터와 인접한 창동역 일대 구축 아파트인 창동주공3단지 전용 61㎡는 2024년 4월 5억99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4월에는 7억8300만원에 거래돼 1억8400만원 상승했다. 경기에서는 인덕원과 금정 일대가 개발 수혜지역이다. 인덕원의 경우 경기 안양시의 매매가격지수는 2년 전 91.96에서 올해 4월 105.9로 상승했다. 인덕원역 인근 인덕원마을삼성 전용 59㎡는 2024년 4월 거래가격은 7억5000만원이었지만 올해 4월 거래가격은 12억3500만원으로 4억8500만원 상승거래됐다. 금정의 경우 경기 군포시의 매매가격지수는 2년 전 99.06에서 올해 4월 101.9로 상승했다. 금정역 인근 아파트인 힐스테이트금정역 전용 84㎡는 2024년 4월 10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4월에는 1억2000만원 오른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GTX-C 노선이 지나가는 서울 중심지 역시 시장 기대감이 반영됐다. GTX-B와 C노선이 교차하는 청량리역이 대표적이다. 서울 동대문구 매매가격지수는 2년 전 89.3에서 올해 4월 106.5로 상승했다. 청량리역 인근 래미안크레시티 아파트 전용 84㎡는 2년 전 11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4월에는 17억5000만원에 거래돼 5억9000만원 상승했다. 청량리역 인근 집값 상승 배경으로는 교통개선효과보다 GTX 역세권 개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를 보려면 전답 뉴타운 같은 주택들이 GTX 근처에 얼마나 많이 지어 지는지를 봐야한다"며 “백화점은 확장되고 있고 중소병원 입지로 청량리는 안성맞춤"이라며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경기 북부권인 양주시와 의정부시는 개발 호재가 더디게 반영되고 있다. 덕정의 경우 경기 양주시는 2년 전 매매가격지수가 102.7이었지만 올해 4월 99.6으로 하락했다. 덕정역 인근 e편한세상덕정역더스카이는 전용 84㎡ 매물이 2년 전이나 올해 3월이나 동일하게 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양주시는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선정한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되기도 했다. GTX-C 수혜를 기대하고 대거 공급됐던 신축 단지 착공이 지연되고, 지방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청약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는 2년전 매매가격지수가 101.5였지만 올해 99.9로 하락했다. 역 인근 의정부역센트럴자이&위브캐슬은 전용 72㎡ 매물이 2년 전 7억3000만원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6000만원 하락한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양주와 의정부 일대는 최근 몇 년 새 신축 공급이 늘었다"며 “강남권과 먼 입지적 한계가 있고, GTX-C 노선으로 인한 교통 흐름 개선 기대감이 아직 반영되지 않아 집값 상승이 더딘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사업비 증액 이후 순항하는 듯 보였던 GTX-C 사업에 새 변수가 등장했다. PF 조달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요청한 2조원 규모 보증에 대해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산기반신보)이 1조4000억원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산기반신보가 제안한 보증규모는 지난해 GTX-B 노선에 제공한 규모와 유사하다. 현대건설은 보증규모가 줄더라도 PF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GTX-C의 선순위 차입금이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 보증이 붙은 대출과 그렇지 않은 대출의 혼합 구조로 짜여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조원 보증이 이뤄지면 PF에 유리하지만, 보증 금액이 다소 조정되더라도 자금 모집에 큰 차질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신용보증기금 입장에선 2조원 한도를 한 사업에 모두 배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신용보증기금은 기획예산처의 민간투자사업 활성화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보증지원규모를 정할 때는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과 사업 타당성, 지역 균형 발전 기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한다. GTX-C와 같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뿐 아니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비수도권 중심의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연간 보증 공급 목표액(올해 기준 3조원)을 사업별로 배분하는 구조인 만큼 최대 한도를 단일 사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다. 최근 3개년 산업기반 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공급액은 2025년 3조1599억원, 2024년 3조1399억원, 2023년 2조6543억원이다. 최대한도로 보증을 지원한 사업은 없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GTX-C 사업은 아직 보증 신청 전으로 보증 지원 규모에 대해 논의된 내용이 없다"며 “사업의 변경실시협약 체결 후 보증 신청이 예상되며 금융조달 일정에 맞춰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다시 시동거는 비주택 리모델링…청년에서 시니어로 진화할 수 있나

도심 한복판 빈 호텔이 월세 20만원 대 청년 주거로 탈바꿈했다. 181명 모집에 3000명이 몰렸다. 공사비 급등을 이유로 멈췄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 임대 사업이 4년 만에 재개된다. 이번엔 청년 대상만이 아닌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도 확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2021년 공급된 '에스키스 가산'은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복합 주거 공간이다. 에스키스 가산은 코리빙 스페이스로서 주거의 기능 뿐만아니라 미디어·AI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창작 캠프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이 사업이 청년을 넘어서 시니어리빙·세대 통합형 주거 대안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에너지경제신문이 현장을 찾아 가능성을 짚어봤다.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2·4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정책이었다. 2025년까지 4만1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했지만 2022년 공사비 급등을 이유로 사업이 멈췄다. 코로나 19 당시에는 경기 회복을 위해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에 호텔 수요 급감에 대응하는 정책이 가능했다. 2022년 이후로 풀렸던 돈을 거두어들이는 과정에서 금리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상승하자 민간 사업자의 접수가 끊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엔 매입 약정 방식으로만 진행 했기 때문에 민간 사업자의 접수가 들어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2022년 부터 사업이 중단됐다"며 “이번엔 이 점을 보완해 매입 약정 방식만이 아니라 LH 직접 시행방식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LH 직접 시행 방식은 LH가 건물주에게서 직접 매입해 리모델링 하는 방식이다. 공사비 상승 관련하여 사업성 문제가 재발하진 않을지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사전에 계획을 세울 때 용도 변경에 수반되는 공사비가 적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즉 과도한 공사비가 투입되는 용도 변경 물건에 대해서는 매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도심 내 오피스·관광호텔·생활숙박시설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약정부터 준공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 가량 소요된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가본 에스키스 가산은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교통 접근성도 좋고, 역 근처로 상가가 밀집해 편의시설 이용이 용이했다. 과거 구로공단이 있었던 이곳은 현재 14만명의 상주인구가 있는 산업단지가 됐다. 상주인구의 절반 이상이 20·30대다. IT·게임·화장품·의료·디자인 업종을 중심으로 1만여 개의 스타트업이 자리잡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임대 조건이었다. 보증금 800~1290만원에 월세는 21~34만원, 관리비는 10만원 선이다. 비슷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민간 코리빙 스페이스의 50% 수준이었다. 저렴한 임대 조건이 무색하게 주거 공간은 넉넉하고 깨끗했다. 개인용 주방이 마련돼있고 인덕션 아래에 드럼세탁기가 매립된 풀옵션 구조다. 냉난방은 중앙제어형이다. 에스키스 가산은 관광호텔을 오피스텔 준주거로 용도변경한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이다. 특화형은 주택의 위치와 수요자의 특성에 맞게 사업자가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상한다. 이전에 사업 신청 자격이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법인으로 한정된 이유다. 에스키스 가산은 맞춤형 주택을 위해 IT와 AI라는 키워드에 부합하는 AI 취·창업 청년주택으로 개발됐다. 입주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장점은 커뮤니티였다. 한 입주민은 “비슷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를 쌓을 기회가 많아졌다"고 했다. 단순한 주거 기능을 넘어서서 교육·일자리·창업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KBS 영상원과 한국인공지능협회와 함께 교육프로그램과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가산디지털단지 내 경영자협의회와 협력해 스타트업 기업들과 취업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있다. 창업 입주민에 대해서는 IT 컨설팅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자들과 함께 IR 행사를 주관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저렴한 임대료에 취·창업 프로그램까지 연계하다 보니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에스키스 가산의 경우 181명 모집에 3000명이 지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LH가 공급하는 청년형 주택의 경우 경쟁률이 100:1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올해 재개되는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공급 대상의 확장이다. 기존에는 청년 1인 가구 중심이었지만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도 도입된다. 비주택 리모델링 중 특화형 모델이 제공하는 코리빙 하우스가 중형 평형으로 확장될 경우 가족이나 시니어 대상으로 새로운 커뮤니티가 조성될 수 있다. 실제로 민간에서는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업 확장이 이미 진행 중이다. 공유주거 브랜드 '맹그로브'는 기존 청년 중심 코리빙 모델에서 나아가 가족 단위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 주거의 경우 외곽이 아닌 의료·상업·교통 인프라가 집중된 도심 생활권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생활 편의시설과 커뮤니티 접근성이 중요해진다는 판단이다. 이에 노인복지주택·오피스텔·소형주택·다세대주택 등을 리모델링 해 60·70대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주택 시장이 커지고 있다. 맹그로브는 2023년 자금 조달 이후 시니어 주거 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9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점에서 도심 내 공실 상가 등을 리모델링 하는 공공의 사업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모델로 진화할 여지가 높다. 주거공간에 커뮤니티 기능이 결합될 경우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공간 안에서 공존하는 구조도 가능해진다. 청년층은 일자리와 네트워크를, 신혼부부는 육아지원을, 고령층은 돌봄과 사회적 교류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수요가 한 공간 안에 설계될 경우 세대 간 역할 분담과 상호 보완 구조도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미래 주거 트렌드를 예상하고 세대믹스를 결합한 주거형태를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고령화와 저출생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대 간 근거리 거주를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녀와 왕래가 용이한 세대 융합 주택을 공급하거나 부모와 가까운 곳에 주택을 구매할 경우 근거리 주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싱가포르의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인근에 자녀 세대가 살기 용이하게 하고, 단지 내에 보육시설을 공동 배치해 육아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의료시설·푸드코트·슈퍼마켓을 단지 내에 조성해 고령층을 위한 편의성을 높였다. 일본 역시 부모·자녀 세대가 인접 지역에 거주할 경우 임대료를 할인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도쿄 히노시에 위치한 '유이마루'와 같은 사례에서는 고령자와 직장인·대학생들이 같은 단지 내에 거주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고령자 아파트 2개 동과 젊은 세대 아파트 3개 동으로 구성해 세대 간 융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 아파트 중 1개 동은 30대 직장인 부부, 나머지 2개 동은 20대 학생들이 셰어하우스로 살고 있다. 1970년대 스웨덴·덴마크를 중심으로 북유럽에서 시작된 공동체 주택(Collective House)은 '에이지 믹스'의 구체적 형태다. 공동체 주택은 다양한 세대가 한 건물 안에서 각자 프라이버시를 지키며 공동생활을 하는 주거방식이다. 일본에는 1980년대 후반 이 개념이 처음 소개됐다. 일본 도쿄 닛포리에는 일본 최초의 공동체 주택 '칸칸모리'가 있다. 입주자들은 독립된 거주 공간이 있으면서도 공동주방·세탁실·정원·텃밭 등을 공유한다. 가장 큰 특징은 주 2·3회 함께 식사하는 커몬밀(common meal)자리다. 의무는 아니지만 월 1회 당번이 돌아오며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세대와 소통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다. 이는 육아·청년주거·심리적 고립을 해결하는 모델이다. 노인이 아이를 돌보고 대학생은 노인을 돌본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모델 구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서울시도 2021년 세대 공존형 주택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은평구 혁신파크 부지에 세대 공존형 실버주택을 짓겠다고 했지만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서 민간 주도로 변경되며 사실상 무산됐다. 일본과 싱가포르 정책사례를 바탕으로 '3대 거주형 주택'도 논의됐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계획은 노원구 하계5단지 영구임대 아파트를 '3대 거주형 주택'으로 시범 조성할 예정이었다. 3대 거주형 주택이란 부모와 자녀가 한 집에서 세대 분리를 통해 공간을 분리해 생활하는 거주형태다. 아파트에서도 공간이 분리된 형태의 다양한 주택 평면이 개발됨에 따라 각자 독립적인 공간이 유지되는 3세대 동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012년 세대 구분형 아파트가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된 이후 세대 구분형 평면을 적용한 아파트가 건축됐고, LH에서도 2016년 세대 공존형 주택을 처음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활성화 되지는 않고 있는 모양새다. 한 주택 업계 관계자는 “코리빙 형태가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함께 살 것인가에 대한 운영 설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사라지는 빌라·연립…아파트 치중 정책에 비아파트 ‘실종’

정부의 주택공급 드라이브가 아파트 위주로 진행되는 사이 단독·다가구·연립주택은 사실상 공급이 중단됐다. 총량 공급을 목표로 삼다 보니 주택의 규모와 유형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상황이다.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빌라 월세부담은 커졌다. 비아파트가 내 집 마련의 최종 정착지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저층 주거지와 고층 아파트 사이를 잇는 중간주택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2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급 정책의 시차와 대외경제 여건 악화로 주택 공급 물량은 감소하고 있다. 모든 주택 유형에서 인허가량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단독·다가구·연립주택은 주택 인허가·착공·준공 과정에서 사실상 중단 상황이다. 주택유형별 인허가 추이를 살펴보면 아파트 공급비중이 압도적이다. 2016년을 기준으로 10년간 데이터를 본 결과, 모든 주택 유형을 합한 인허가 가구 수가 2016년에 74만 가구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41만가구로 크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에서 5년가량은 인허가 가구수가 40만가구 내외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민간 주택공급 물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민간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 62.3만가구에서 2025년 30.4만가구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공공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 12.3만가구에서 2025년 11.0만가구로 현상유지했다. 대부분 공공주택의 공급은 LH가 맡고있다. LH는 2023년 이후 인허가 물량을 확대하면서 민간부문의 공급 부족을 상쇄하고 있다. 현 주택정책은 총량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정책이 아파트 위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택의 규모와 유형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 1·2인가구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소형 주택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 비율은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2024년 기준 1인가구는 약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인가구도 증가세다. 2022년 이후 총 혼인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19만건이었던 혼인건수는 2025년 24만건으로 상승했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와 아파트 전세시장 위축이 맞물리면서 월세부담은 가중되고 오피스텔 수익률은 높아졌다.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정부의 대출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등이 겹치면서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03건으로, 전년 동기(2만7550건) 대비 44%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줄자 세입자들 수요는 빌라와 오피스텔로 옮겨갔다. 2015년 이후 월세가격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103.32(2025년 3월=100)다. 과거와 달리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월세 상승세가 지속되고, 월세 강세가 임대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3월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5.32%로 8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형주택 수요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나 연립주택이 주거 사다리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 선호에 따라 선호하는 주택 유형과 지역 등이 서열화 된 상황이다. 첫 집 마련으로 주택에 대한 고민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되는 주거 상향 목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아파트가 우리나라의 주된 규범으로 작용하고, 빌라 등 저층 주거지는 주변화된 상황이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비아파트는 자산이 부족한 계층에게 일종의 대안이나 주거 사다리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임차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된다. 비아파트가 안정적인 주거 사다리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비아파트 소유 기피 경향도 주거 불안을 가중한다. 연구원은 “청약 기회 등을 고려할 때 비아파트 소유가 주거 목표를 달성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판단에 소유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의 83.7%가 비아파트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비아파트의 월세화를 촉진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한다. 아파트 위주의 공급대책 속에서 비아파트는 공급 감소와 노후화, 주거 품질 저하 등으로 소외된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으로는 생활숙박시설(생숙)의 오피스텔 전환 정책 정도만 논의될 뿐이다. '레지던스'로 불리는 생숙은 당초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장기체류숙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취사가 가능한 숙박시설이다. 집값 급등기에 세제나 청약, 대출 등 규제가 없는 주택 대체 시설로 편법적으로 활용돼 숙박업이 아닌 투자·주거 목적으로 분양됐다. 불법으로 실거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2021년 정부는 생숙을 숙박업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 조치에 수분양자들이 반발했고, 정부는 2027년까지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하고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허용했다. 문제는 오피스텔 용도 변경 허용에도 전환율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준공이 완료된 생숙은 14만4091실이고, 이 중 숙박업으로 신고하거나 오피스텔로 전환하지 않은 미신고 생숙은 3만1560실이다. 재개발·재건축이 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거지는 저층 비아파트와 고층 아파트로 양분된다. 국토연구원은 지난해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다세대·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가격이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내 집 마련 실현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강화되고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비아파트는 자산이 부족한 계층에게 일종의 대안이나 주거 사다리로 기능할 수 있다. 기존 저층 주거지와 아파트 사이를 메울 대안에 대해 변창흠 전 국토부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주최로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상화, 주거안정의 새로운 길을 묻다' 토론회에서 '중층 고밀주택 단지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주차장·일조권·도시계획 등 규제를 다 지키면서 소형주택을 지으면 사업성이 나오지 않거나 지을 수 있는 집의 수가 적은 상황이다. 2002년 이전에는 좁은 땅에도 여러 가구의 빌라를 지을 수 있었지만 1세대 1주차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급이 크게 줄었다. 일조권 규제는 인접한 집의 햇빛을 가리지 않기 위해 건물을 띄우거나 윗부분을 깎아서 짓게 만드는 규칙이다. 땅의 크기는 한정적인데 일조권 규제로 인해 위로 올리지 못하거나 사선으로 깎아야 한다면 용적률이 줄어드는 것이다. 핵심은 중대형 아파트가 아니라 소형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현재 최고 250% 수준의 정비사업을 400% 수준의 고밀 주택단지로 정비하고, 주택공급촉진지구나 4종 주거지역 지정을 통해 일조권·채광부·주차장 규제 완화를 적용한다. 블록 단위의 좁고 높은 주택단지가 아니라 넓고 뚱뚱한, 중복도가 있는 2열 주택단지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기숙사·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수용을 통해 토지 소유주는 추가 분담금 없이 내 집 마련과 월세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높아진 용적률로 추가로 더 지을 수 있게 된 가구들을 일반에 분양하거나 임대를 놓아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주택 공급물량이 대폭 확대돼 원주민과 세입자의 재정착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공동체를 유지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일변도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주택 모델 개발 필요성에 공감했다. 변 전 장관은 “주택공급촉진지구처럼 전략적으로 꼭 필요한 지역이 있다면 중층·고밀로 지어 입주민들이 최소 금액만 부담하면서 입주할 수 있는 주택 유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141만 가구 공급…정보 접근부터 ‘답답’

이재명 정부가 연초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9·7 공급대책(135만 가구)과 1·29 공급대책(6만 가구)를 잇달아 내놓으며 오는 2030년까지 총 141만 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착공) 방안이 마련됐다. 다만 수요자들은 정부의 주택 공급을 체감하기 어렵다. 주택을 짓고 공급하는 데 시차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수요자에게 '착공' 소식이 구체적인 공고의 형태로 확인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더 소요되는지, 어디서 공고를 확인하면 되는지가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9·7 공급대책과 1·29 공급대책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도, 그 방식도 다양하다. 정책이 촘촘하게 짜여질수록 더 구체적인 정책수요자들을 보호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정보의 장벽도 높아진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경기토지주택공사(GH)·인천도시공사(iH)와 함께 연내 6.2만 가구 규모의 주택 착공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수요자 입장에선 '착공'소식 이후 구체적으로 임대·분양 공고가 뜨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알기 어렵다.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공급 소식은 들었지만 지으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아서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주택 공급 발표가 수요자들에게 유의미하게 체감되기까지는 간극이 존재한다. 주택 공급 정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우선 주택 공급을 위한 후보지 발표가 있고 나면 지구를 지정해 사업지 경계를 확정한다. 토지이용계획을 세워 부지를 조성할 설계도를 그리고, 환경영향평가를 거친다. 토지이용계획을 세울 때 임대단지·분양단지의 비중을 정한다. 도로 정비도 이때 밑그림이 그려진다. 토지이용계획이 승인되고 나면 부지를 조성한다. 토지보상도 이 단계에서 이뤄진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블록 별로 공사가 시작된 것을 '착공'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착공 이후 분양 단지는 6개월 이내에 분양 공고가, 임대 단지는 1년 후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 단지를 기준으로 하면 분양 물량은 이르면 연내, 임대 물량은 내년 하반기부터 공고가 순차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공공주택지구의 공공주택 건설 비율은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정해진다.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택 호수의 35% 이상, 공공분양주택은 전체 주택 호수의 30% 이상이다. 그럼에도 그 중 어떤 단지를 언제 착공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임대·분양 물량을 예측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번 정부의 공급대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LH·SH·GH·iH가 모두 공급주체로 참여한다. 공급 주체는 지역별로 나뉜다. LH는 국토교통부의 지휘를 받아 전국 단위 공공주택을 담당하고, SH·GH·iH는 지방자치단체의 지휘를 받아 각각 서울·경기·인천 물량을 맡는다. 같은 수도권 도심 공급이라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담당 기관이 달라진다. 공급 방식도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신규 택지를 개발해 대규모 공공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유휴부지를 전환해 도심 내 소규모로 공급하는 방식·민간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방식이다. 신규 택지 개발을 통한 대규모 공공 공급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영개발 택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번 착공 물량에 인천계양(2811가구)·남양주왕숙1·2(9136가구)·고양창릉(3706가구) 등 3기 신도시에서 총 1.82만 가구가 포함됐다. 유휴부지를 전환해 도심 내 소규모로 공급하는 방식은 도심 내 방치된 국·공유지나 노후화된 공공청사를 복합 개발하는 것이다. 민간 정비사업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을 말하고, 민간이 지은 신축주택을 공공이 매입해 공급하는 '신축매입임대' 방식도 포함된다. 전방위적인 공급 드라이브가 걸리는 상황에서 여러 공급주체와 제도들이 중첩된다. 이는 다양한 정책수요자들을 촘촘하게 보장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동시에 복잡한 제도 자체가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임대제도만 해도 △영구임대 △국민임대 △50년임대 △매입임대 △10년임대 △6년임대 △5년임대 △장기전세 △전세임대 △행복주택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통합공공임대 등이 있다. 특히 공공임대 제도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것이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사회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한다. 매입임대주택은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의 재정보조를 받아 기존주택을 매입하여 저렴하게 공급한다. 전세임대주택은 도심내 최저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주택에 대해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임대주택이다. 장기전세주택은 20년 범위에서 전세계약의 방식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가 임대할 목적으로 건설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서 일정 소득 및 자산 기준을 충족해야 입주자격을 갖는다. 5·10·50년 공공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대 후 분양전환하는 주택을 말한다. 행복주택과 공공임대(10년), 국민임대, 영구임대는 유사해보이나 공급 목적에 따라 공급 대상에서 각각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제도들이 촘촘하게 구비돼있지만 정책 대상자들이 복잡한 제도들을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제도 중 매입임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며 “현실적으로 그 사람들이 복잡한 제도를 공부할 시간이 어디있겠냐"고 지적했다. 다양한 상황에 놓인 주택 수요자들에게 핀셋으로 지원을 해주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도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통합하고 정책 정보들을 쉽게 제공하려는 시도들을 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국토교통부의 '마이홈'이다. 마이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LH, SH 등 다양한 공급주체들에서 올라온 공공임대·공공분양 공고들을 한눈에 보여준다.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주택 유형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이처럼 주택공급 정보를 통합해서 보여주는 마이홈 사이트가 LH의 주택공급 홈페이지인 '청약홈' 사이트에 비해 방문자 수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인 'Similarweb'을 통해 최근 3개월 간 방문자 수 누적 그래프를 살펴보면 LH(주황색)가 817만8000건으로 가장 높고, SH(하늘색)가 424만9000건으로 뒤를 이었다. 마이홈(보라색)은 204만3000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GH와 iH는 각각 57만6754건, 16만2203건으로 뒤를 이었다. LH의 월간 방문건수는 272만6000건이고, 이어 SH의 월간 방문건수는 141만6000건이다. 마이홈의 월간 방문건수는 68만1046건이다. 월별 고유 방문자 수 역시 LH, SH, 마이홈 순으로 112만5000건, 50만8573건, 43만5099건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사령탑인 국토부의 정보창구가 국민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낮은 셈이다. 물론 LH가 워낙 오래전부터 공공주택 공급의 주체를 맡아왔던 상황에서 LH 청약홈의 대국민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배경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대대적인 주택공급 정책의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주택공급 서비스 내용을 주무부처인 국토부로 일원화하고, 국민들에게 좀 더 통일된 주택공급 정보를 국토부가 제공할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는 “자신에게 맞는 제도는 알아서 찾는 수밖엔 없다"면서 “임대나 분양을 언제 얼만큼 모집한다는 공고가 홈페이지에 통합돼 올라오지만 홍보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