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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3강 1약’, 실적 개선 키워드는 ‘리스크 관리’

작년 실적을 두고 주요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KB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은 위탁매매·운용 수익 등에서 선방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반면 하나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 규모와 부동산금융·대체투자 자산 비중이 커 리스크 관리에 실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7.6%, 109.2% 증가했다. 금리·환율이 안정세로 전환되고, 증시 거래대금이 다시 커지며 위탁매매 수수료 및 운용손익이 회복된 영향이다. 실제로 KB증권의 운용손익은 2022년 2350억원 손실에서 작년 3633억원 이익으로 흑자전환했고, 수탁수수료 수익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의 자기매매 수익은 242.5%,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5.9% 커졌다. 단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주력 수익 사업인 투자금융(IB) 부문은 약세였다. 업계에서 'IB 강자'로 꼽히는 KB증권의 IB 수수료 수익(3125억원)은 전년 대비 17.5% 감소해 수탁수수료 수익(4495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의 IB 수익은 21.4% 감소한 1991억원에 그쳤다. 특히 KB증권은 부동산 및 CFD 관련 충당금으로만 1441억원을 인식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신한투자증권도 라임·젠투 등 사모펀드 관련 충당부채 적립으로 영업외손실 규모만 1160억원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성장세는 전년 대비 39.21% 커지는 데 그쳤으나, 규모면에서는 7258억원으로 가장 컸다. 위탁매매 수수료 및 운용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앞선 2개사와 같지만, PF·CFD 관련 충당금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아 리스크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코프로머티·DS단석 상장 주관 등으로 ECM 인수부문 및 회사채 대표주관 1위를 달성, 전통 IB 부문 강화에 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의 IB, 기타 수수료 수익은 9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9% 증가했으며, 파크원 리파이낸싱 관련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약 350억원의 IB 수익을 내기도 했다. 실적성장세가 가장 뒤쳐진 건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작년 한 해 영업손실 3340억원, 순손실 2673억원으로 동반 적자전환했다. 이 실적은 하나금융지주 산하 계열사 가운데서도 최하위다. 지난 2018~2019년 당시 부동산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이 리스크로 돌아왔다.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하나증권이 보유한 자산가치 평가가 하락했고, 전통 IB 부문에서의 경쟁력도 크게 상실했다. 더불어 외화·유가증권 등 자기매매 부문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실패해 379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CFD 등 충당금으로만 2126억원을 지출한 것이 적자폭을 키웠다. 하나증권은 지난 4분기에만 124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그룹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적립했다. 이처럼 '충당금'이 하나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들의 실적을 크게 갉아먹은 만큼, 올해 관련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실적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작년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이 이어진 영향으로 올해는 관련 손실이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내 완만한 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대체투자 관련 손실도 함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증권사 구 NCR 비율의 경우 PF 사태 이후 개선세를 보인다"며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손실 인식, 큰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는 오히려 빠른 정상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다음 달 대주단 협약 개정…PF 만기 연장 요건 더 까다로워진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신속한 정리를 유도 중인 금융당국이 이르면 다음 달 대주단 협약을 개정해 대출 만기 연장 기준을 높인다. 반대로 경·공매로 넘어갈 수 있는 요건은 완화해 빠른 '옥석 가리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PF 정상화 펀드 활성화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입 등을 통한 PF 사업장 재구조화 또한 촉진한다. 1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 전국 3800여개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PF 대주단 협약'이 개정 작업을 마친다. 개정 작업 핵심은 부실 사업장의 조속한 정리를 위해 대출 만기 연장 기준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만기 연장은 채권액 기준 3분의 2(66.7%) 이상 동의로 결정되지만 이를 4분의 3(75%)으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는 지난해 4월 대주단 협약을 재가동할 당시 만기 연장 요건을 완화했던 것을 다시 되돌리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사업성 없는 사업장을 단순히 만기 연장으로 끌고 가면서 부실을 이연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번 개정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미착공 브릿지론의 경우 만기 연장 가능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릿지론을 3회 이상 만기 연장할 경우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기존 사업구조 상에서는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이 고려되고 있다. 경·공매 결정은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내용도 담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PF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체 동의가 없어도 유의미한 소수가 원하면 경·공매로 넘어갈 수 있도록 대주단 협약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시장적 방법으로 부동산 PF 부실을 정상화해야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대주단 협약 개정 이외에도 부실 사업장 정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검토 중에 있다. 금융위원회는 캠코와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한 1조원대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가 경·공매로 나온 부실 사업장을 인수할 수 있도록 채권 취득 허용 방식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대주단과 가격 협의를 통한 매입만 가능해, 펀드와 대주단 간 '가격 눈높이' 격차로 인해 반년 째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는 일시적으로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PF 사업장에 대한 LH 매입도 추진한다. LH는 사업장 매입 후 직접 사업을 시행하거나 다른 시행사 및 건설사에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주가 45% 급등’ 엔비디아…호실적으로 시총 ‘빅3·2조달러’ 달성할까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2조 달러 달성과 동시에 '시총 빅3' 진입을 앞두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엔비디아 시총은 1조7810억달러를 기록하며 뉴욕 증시 순위에서 다섯 번째에 올라 있다. 4위 아마존(1조8120억달러)과는 채 2% 차이가 나지 않고, 3위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8580억달러)과도 약 4% 차이로 줄어든 상태다. 엔비디아 주가의 상승 곡선을 고려하면 조만간 아마존과 알파벳을 따라잡을 기세다. 올 들어 45% 급등한 엔비디아 주가는 각각 15%와 7% 상승에 그친 아마존, 알파벳보다 훨씬 가파르다. 이들 기업을 제치면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에 이어 시총 순위 3위에 오르게 된다. 엔비디아는 동시에 시총 2조 달러 진입도 앞두고 있다. 현재 시총은 2조 달러에 2190억 달러가 모자란 상황이다. 주가가 약 12.3%가량 더 상승해 810달러 수준에 이르면 2조 달러 클럽에 입성하게 된다. 애플과 MS, 알파벳에 이어 역대 4번째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기 때문에 1년도 안 돼 다시 2조 달러를 달성할 수도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21일 작년 4분기(10∼12)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지키면서 매 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시장의 관심은 크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각각 12%와 19% 상회했고, 앞서 2분기 매출과 순이익도 전망치를 각각 20%와 30% 뛰어넘었다. 이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에서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7일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603달러에서 750달러로 크게 높였고, 골드만삭스도 앞서 5일 목표주가를 625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 엔비디아가 챗GPT로 촉발된 AI 붐을 타고 시총 2조 달러 클럽과 시총 순위 3위 진입을 달성할 수 있을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러에 나토공격 권유’ 발언에 美·EU 발끈…“끔찍하고 위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국제사회가 줄줄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유세에서 “그들(나토)이 '돈(방위비)을 안 내도 미국이 우리를 보호할 건가'라고 물어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더니 믿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큰 나라의 대통령 중 한명이 '러시아가 나토를 침략하면 우리가 돈을 내지 않더라도 미국이 우리나라를 방어할 것인가'라고 물었다"며 “난 '그렇게 하지 않겠다. 실은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걸 하도록 부추기겠다. 돈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회원국 중 한 곳이라도 공격받으면 전체 회원국이 이에 대응한다는 나토의 집단안보 체제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유럽 간 집단 안보 체계를 뒤흔드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에 나토 회원국이 안보 문제에 대해 미국에 '무임승차'한다고 압박하면서 방위비 추가 분담을 강하게 요구해 갈등을 빚었다. 이번 발언은 이전 무임승차론보다 한 발 더 나간 셈이어서 유럽으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서면 성명에서 “동맹이 서로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는 미국을 포함해 우리 모두의 안보를 훼손하고 미국과 유럽의 군인을 위험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토를 향한 모든 공격엔 단결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토의 안보에 관한 무모한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뿐"이라며 “세계에 더 많은 평화와 안전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연합(EU)이 시급히 전략적 자율성을 더 발전시키고 국방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그의 발언으로 다시 한번 부각됐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나토의 연대 원칙을 강조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독일 외무부는 이날 엑스에 해시태그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StrongerTogether)와 함께 “'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 이 나토의 신념은 앵커리지(미국 알래스카 도시)부터 에르주름(튀르키예 도시)까지 인구 9억 5000만 명 이상을 안전하게 보호한다"라고 썼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프랑스 LCI TV 인터뷰에서 “전에 들었던 얘기다.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라며 “그는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큰 나라의 대통령 중 한 명'이라고 기억했으나 실제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2020년에 나눈 대화였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반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더 많은 전쟁과 폭력에 대한 청신호를 주려고 한다"며, 이는 “끔찍하고 위험하다"고 직격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도 성명에서 “사람을 죽이려 드는 정권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을 침략하도록 장려하는 것은 끔찍하고 정신 나간 일이며, 미국의 안보, 세계 안정, 미국의 국내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하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이날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정적을 살해하는 푸틴 대통령을 돕는 것이라며 “폭력배의 편을 들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전체 회원국이 대응한다는 나토의 집단안보 원칙을 준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그럴 것이다. 나토는 지난 75년간 성공적이었다"고 답했다. 나토 31개 회원국은 'GDP 대비 2% 이상 국방비 지출' 목표에 합의했다. 그러나 나토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영국 등 11개국만 이를 지켰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나머지 19개국은 기준에 미달했다. BBC는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여름 공세에 실패하고 위태로운 시기를 맞은 나토와 서방 세계에 이번 발언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사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면 그러한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확대할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가지다. 상황의 심각성에 맞춰 군사 안보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유럽의 반응은 “이례적이고 즉각적"이라며 “이는 유럽의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 대선 캠페인과 그것이 이미 위기에 처해 있는 세계에 미치게 될 영향을 얼마나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다중채무자 450만명 ‘역대 최다’…금리 인하 아직 멀었는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으로 인해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있는 사이, 더 이상 빌릴 곳도 없고 갚을 길도 없는 한계 대출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450만명이 3곳 이상에서 최대한 대출을 끌어 썼으며, 279만명은 소득의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써야 할 처지로 추정된다. 이 같은 금융 취약계층 증가는 결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국은행의 경고다. 12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로,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차주를 말한다. 이들은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만큼 한은·금융당국의 집중 감시·관리 대상이다. 450만명은 직전 분기(2023년 2분기 448만명)보다 2만명 증가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1983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22.7%) 또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다만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568조1000억원)과 1인당 평균 대출액(1억2625만원)은 직전 분기(572조4000억원·1억2785만원) 대비 3개월 사이 각각 4조3000억원, 160만원 감소했다. 각종 지표상 다주채무자들의 상환 능력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대출 한도 및 고금리 등으로 추가 대출을 통한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로 추산됐다. 이는 2019년 3분기(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들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8.4%로, 소득의 약 60%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이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보통 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때문에 상당수 다중채무자의 형편이 한계(70%)의 문턱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 다중채무자의 26.2%(118만명)는 DSR이 70%를 넘었고, 14.2%(64만명)는 100%를 웃돌았다.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체 가계대출자로 대상을 넓히면, DSR이 70%를 넘은 차주는 279만명(14.0%·70∼100% 117만명+100% 이상 162만명)에 이른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소득과 신용도까지 낮은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다중채무자를 '취약 차주'로 정의하는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들은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6.5%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6.4%)보다 0.1%포인트(p) 늘어 비중이 2020년 3분기(6.5%) 이후 3년 만에 최대 기록을 세웠다. 3분기 말 현재 취약 차주의 평균 DSR은 63.6%였고, 취약 차주 가운데 35.5%(46만명)의 DSR이 70% 이상이었다.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5.8%(63조4000억원)를 차지했다. 한은도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취약 차주,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취약 부문의 대출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차주의 DSR이 오르면서 소비 임계 수준을 상회하는 고DSR 차주가 늘어날 경우, 이는 차주의 소비성향 하락으로 이어져 장기에 걸쳐 가계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금리 평균 5.34%…11년 만에 최고치 기록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5%를 넘어 11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평균 5.34%로 2012년(5.66%)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하향 곡선을 꾸준히 그리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에는 2.97%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2021년 2.98%로 소폭 올랐고 2022년 4.44%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 5%마저 넘어섰다. 중소기업들은 금리가 급격히 올라 대출이 어려워지고 이자 부담은 커졌다. 이에 한계 상황에 달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다.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이 61.1%에 달했다. 이 비중은 2021년만 해도 3.0%에 그쳤고 2022년에도 28.7%였으나 2년 만에 20배로 커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말 중소기업 은행 대출 잔액은 999조9천억원이다. 그해 11월 말 1003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가 중소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소폭 줄었다.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하반기로 시장 기대보다 늦어지는 분위기다. 고금리 부담이 누적되면서 한계 상황에 몰리는 중소기업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고금리 상태가 지속되며 2분기 이후 고전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정만기 무협 부회장, 신년 맞이 릴레이 무역현장 방문

한국무역협회는 정만기 부회장이 새해를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2주에 걸쳐 지방 무역 현장을 방문했다고 12일 밝혔다. 정 부회장은 지역별 수출 기업과 면담을 통해 △해외 인허가 △노동·인력 △물류·통관 등 분야별 무역 업계의 애로를 청취하고 기업 생산 시설 시찰 및 기술 경쟁력을 점검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춘천 소재 동물용 의약품 생산 기업 ㈜애드바이오를 찾았다. 정홍걸 애드바이오 대표는 “중국에서 동물약품 인허가 획득 시 외국 제품은 농업부 한 곳에서 절차를 담당해 인허가 획득에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자국 제품은 각 지방정부에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 제품 등록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며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중국 동물약품 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에 해외 동물약품의 인허가 획득 절차 개선에 노력해달라"고 건의했다. 정 부회장은 또 이달 2일 인천 소재 국내 1호 순수 전기 추진 선박인 '센트럴커낼호'의 추진 동력 시스템을 개발한 ㈜카네비모빌리티를 방문했다. 라이더 센서·자동차 전장 장비 설계 등 첨단 분야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센트럴커낼호'를 탑승해 시스템 구동 성능을 체험했다. 정종택 ㈜카네비모빌리티 대표는 “조건부 완전 자율주행(레벨4) 단계에서의 사고 책임 소재가 법제화되지 않아 자동차 회사들은 자율 주행 개발 일정을 늦추고 있다"며 “기술 발전 속도에 걸맞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지난 5일 경기도 부천 소재 기업 (주)모던씨앤비를 방문해 실업 급여 제도 관리 체계 개선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장만순 ㈜모던씨앤비 대표는 “실업 급여를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입사 지원서를 제출하고 면접에 응하지 않는 등 악용 사례가 빈번해 직원 채용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짚었다. 정 부회장은 “실업 급여 제도에 대한 보완 요구는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일반 근로자의 의욕을 저해하는 만큼 시급히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에 해당 애로를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일 경기도 용인 소재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생산기업 위로보틱스를 방문해 헬스테크 분야 혁신 기술을 점검하고 스타트업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연백 위로보틱스 대표는 “현재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엄격한 미국 시장 특성 때문에 인증 및 인허가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세상에 없던 혁신 제품을 개발하면 인증 및 인허가 이슈는 항상 따라오는 문제"라며 “신개념 제품이나 상품은 일반적으로 인증 관련 규정이 없는 점을 감안해 국내 판매 레퍼런스와 인증 획득을 토대로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 시 현지 판매가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4개월 연속 증가하며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양새"라며 “한국무역협회는 수출 우상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무역 현장의 규제 해소에 최선을 다해 업계의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무역협회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다음달부터 수출 기업 실무자로 구성된 '규제·애로 워킹 그룹'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분기별 온라인 설문과 상시 오프라인 면담을 진행해 규제·애로 건의에 대한 접근성을 높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봄날은 온다…엔씨, 신작·글로벌로 반등 시동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영업이익 75% 하락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몇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속 감소하며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엔씨가 올해부터 신작과 글로벌로 재도약에 나서 주목된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해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 2조원을 훌쩍 뛰어넘던 매출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엔씨의 지난 2022년 1개 분기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4분기로만 살펴보면 매출 4377억원, 영업이익은 39억원, 당기순이익은 252억원이다. 매출은 모바일 게임 매출 증가로 전분기 대비 3% 상승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77%, 43% 감소했다. 실적 하락의 주요인은 모바일 부문의 매출 감소 때문이다. 모바일 리니지 3형제는 다수의 경쟁작 등장,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 변화 등으로 고전 중이다.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게임 순위에서 리니지M은 중국산 방치형 게임에 1위를 내줬으며, 리니지W는 5위에, 리니지2M은 6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엔씨의 매출 구성은 모바일 게임에 치우쳐 있다. 모바일 비중은 총 매출 대비 67% 수준이다. 엔씨는 올해 다양한 신작과 플랫폼의 확대로 실적 개선에 나간다는 방침이다. PC·콘솔 플랫폼 신작은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긍정적이다. 먼저 지난해 말 국내 서비스를 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를 올해 상반기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다소 아쉬운 국내 지표 관련해선 빠른 개선을 약속했고 글로벌 기대감은 상승 중이라는 설명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난이도, 조작 편의성, 밸런스 등 이슈로 서비스 초반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빠른 콘텐츠 개선과 최적화 작업으로 많이 개선됐다"며 “서구권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올해 출시하는 일정에 변화가 없으며 대규모 유저 테스트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IP 확보와 서비스 권역 확장에도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홍 CFO는 “엔씨가 서구권을 포함해 동남아 등에서 저평가돼 있는 점을 타파하기 위해 지역 확장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M&A 등 투자도 올해는 실질적인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콘솔 등 플랫폼과 비즈니스모델(BM)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신규 IP 또는 판권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2024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신규 IP인 프로젝트 BSS, 배틀크러쉬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신작 'LLL'은 올해 외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아이온2 역시 차질 없이 개발 중이라는 설명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통제 기조도 이어간다. 지난해 엔씨는 영업비용을 전년 대비 18% 낮추는 등 비용 효율화에 주력했다. 올해도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목표하고 있다. 홍 CFO는 “상반기 경영효율화를 집중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라며 “하반기부터 신작 성과, TL을 포함한 지역 확장, IP 스핀오프 출시 등을 통해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더 비싼데 왜 들어가?”…‘계륵’ 된 민간임대주택

정부가 전세 사기 등 부작용이 많은 전세 제도 대신 기업형 민간임대 주택을 장려하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 때문에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장기 임대 주택 공급을 늘리거나 민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려 임대료를 줄이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실시된 공공지원민간임대 사업인 '성산 삼정그린코아 웰레스트' 특별공급 결과 신혼부부 및 고령자에게 배정된 가구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이 단지는 좋은 입지에 주거지원계층에 우선 공급되는 민간임대주택으로 관심이 높았다. 지상 25층, 7개동, 총 608가구로 구성돼 있다. 월세 없이 2년 단위로 최장 8년까지 계약 갱신이 가능한 전세 주택이다. 59·75·84 3타입이 있으며,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특별공급이 제공된다. 그러나 정작 지난해 초부터 입주자 모집이 시작된 후 계속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59B타입 특별공급 신혼부부 46가구 모집에 37가구가 미달됐고, 59C타입은 청년 38명 모집에 20명 미달이 기록되기도 했다. 원인은 대부분 저소득인 주거지원계층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임대료가 비싸다는 것이다. 이 단지는 계약 시 2000~2500만원 있으면 입주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가가 비싸다. 임대보증금은 59A타입 기준 1억7900만원, 75타입이 2억1000만원, 84타입이 2억2900만원이다. 반면 주변 32평(84타입) 전세 시세가 1억8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같은 기업형 민간임대 주택 미달 사태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하나스테이 양정'은 부산1호선 양정역 1분거리 초역세권임에도 불구하고 일반공급 29A3타입 56가구 모집에 28가구가 미달이 났다. 23B타입은 18가구 모집에 2가구만이 지원하기도 했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인근에 있는 '엘리프 이천 하이시티'도 84A타입 250가구 모집에 170명만 지원해 180가구가 남아 돌았다. 대구1호선 중앙로역 인근의 '하나스테이 포정'도 일반공급 22A1(30가구 중 29가구 미달), 23A3(48가구 중 44가구 미달), 47A2(19가구 중 18가구 미달) 등 대부분의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매년 모집하던 '서울은평뉴타운 디에트르 더 퍼스트'에서도 84C타입에서 56가구 모집에 1가구가 미달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에 공공성을 강화해 주거지원계층에게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사업이다. 금리 인상 및 전세사기에 대한 부담으로 지난해 관심을 보이며 인기 단지에서는 경쟁률이 상당했다. 그러나 주변 시세 대비 높은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아직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민간임대주택의 임대료 제한을 풀겠다고 얘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가뜩이나 임대료가 비싸 입주를 꺼리는 마당에 제한을 풀면 더 올라가 지원자 수가 줄어들 게 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장기 임대 주택의 공급을 민간보다는 공공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이 대표적이다. 시세 대비 80%대 보증금으로 분양전환 없이 최대 20년까지 재계약이 가능하다. 지난달 청약이 시작된 '제43차 장기전세주택'은 1순위에서 평균 경쟁률 11.7대1을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임대료 인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민간임대주택을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장기임대로 갈 시 주택가격이 오르게 되면 더 다양한 사고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며 “공공이 주도하는 장기전세주택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민간 기업들에 대해선 세제혜택 및 저리융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장기전세주택 사업에 참여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과일 값 폭등에…인플레 기여도 0.4%p ‘13년 만에 최대’

최근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에 역대급 기여도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비교의 기준값인 근원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장바구니 물가'가 불안한 데에는 과일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에서 '과실'의 기여도는 0.4%포인트로, 2011년 1월(0.4%p) 이후로 13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실류 기여도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더라도 0.1~0.2%p에 그쳤으나, 작년 9~10월 0.4%p로 뛰어오른 것이다. 작년 11월 0.3%p로 다소간 낮아졌다가 연말·연초 인플레이션 영향력을 다시 높였다. 1월 물가상승률(2.8%) 가운데 과일만으로 전체 인플레이션의 7분의 1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과실류 19개의 가중치가 14.6으로 전체(1000)의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상황이다. 과실류 물가는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밤, 감, 귤, 오렌지, 참외, 수박, 딸기, 바나나, 키위, 블루베리, 망고, 체리, 아보카도, 파인애플, 아몬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월 물가상승률에서 수산물 기여도가 0.02%p에 그쳤고 축산물은 오히려 0.01%p '마이너스' 요인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농·축·수산물 중에서 농산물, 특히 과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지난 1월 물가 지표에서 사과와 배는 작년 동월 대비 각각 56.8%, 41.2% 급등세를 보였다. 정부와 대형마트의 할인 지원이 통계청 지표에 반영되지 않는 구조를 감안하더라도 과일값 고공행진은 뚜렷하다. 기본적으로는 지난해 이상기후에 수확기 탄저병·우박까지 겹치면서 작황이 부진했던 데다, 다른 농·축·수산물과 달리 수입산 열대과일로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들이 많다 보니 '과일물가 잡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과일 물가는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일의 생육 주기가 1년 단위인 만큼 작황 부진 등으로 인한 물량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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