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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밤사이 대남 오물풍선 또 살포…서울 등 수도권서 발견

북한이 밤사이 대남 오물 풍선을 또다시 살포한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서 관련 물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8시께부터 풍선을 띄웠다. 풍선들은 북측에서 남하하다가 오후 8시 45분께를 전후해 군사분계선(MDL)을 넘기 시작했다. 지난달 28∼29일 오물 풍선 260여개를 남쪽으로 살포한 데 이어 전날부터 사흘 만에 살포를 재개한 것이다. 이번에 살포한 풍선에도 지난번과 유사하게 담배꽁초, 폐지, 비닐 등 오물·쓰레기가 들어있다고 합참은 밝혔다. 북한이 살포한 대남 오물풍선은 수도권 곳곳에서 발견됐다. 서울의 경우 양천구와 영등포구, 마포구 등 서울 서부지역에 신고가 전날부터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구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전날 밤 9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서울 전역에서 36개의 풍선과 대남전단 및 오물 쓰레기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서울시는 북한의 대남전단 및 오물 살포 풍선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 초동대응반'을 설치·운영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시는 수도방위사령부, 서울경찰청,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연계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실시간 상황 파악 및 대응 중이다. 경기지역 곳곳에서도 관련 신고가 잇따랐다. 2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도서관에 오물풍선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풍선 잔해 추정 물체들을 확인하고 군부대에 인계했다. 비슷한 시간 고양시 덕양구의 한 골프연습장에서도 오물풍선이 발견돼 소방당국이 군부대 인계 조치했다. 이외에도 파주, 부천, 안양 등에서 밤사이 오물풍선 신고가 이어졌다. 인천에서도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2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인천에서 오물 풍선 관련 119 신고가 10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4시 17분께 미추홀구 용현동 도로에서는 쓰레기 더미가 달린 풍선이 발견됐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 22분께 계양구 길가에는 풍선이 터진 채로 쓰레기 잔해들이 바닥이 흩어져 있었다. 비슷한 시각 미추홀구·부평구·서구·중구 등지에서도 오물 풍선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실패로 끝난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 이후 오물 풍선을 포함한 복합적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8∼29일 오물을 실어 날린 대남 풍선 260여 개가 우리 군에 포착됐다. 풍선에는 오물이 담긴 대형 비닐봉지가 달렸고, 풍선과 봉지를 연결하는 끈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터지게끔 타이머와 기폭 장치가 달려 있었다. 북한은 또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남쪽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벌였다. 지난달 30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초대형 방사포(KN-25) 18발을 일거에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무력 시위를 감행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가계대출 다시 급증…한 달 새 5조원 가까이 늘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02조70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보다 4조699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3월 2조2238억원 감소를 기록한 뒤 지난 4월과 5월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증가 폭도 전월(4조4346억원)보다 확대됐다. 특히 지난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유형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545조6111억원으로 4조6208억원 늘었고, 신용대출도 103조1260억원으로 321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요인으로 주택 거래량 증가세가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6934가구에서 1월 3만2111가구, 2월 3만3333가구, 3월 4만233가구, 4월 4만4119가구로 꾸준히 늘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4월부터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되고 있는 점도 잔액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은 통상 연초에 자체 재원으로 공급돼 은행 가계대출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이 재원이 소진되면 은행 재원으로 대출이 이뤄진다. 기업대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들 은행의0 지난 30일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802조1847억원로, 지난 4월 말보다 6조1392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에 일시적으로 1조6109억원 감소한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로, 올해에만 34조8708억원 불어났다. 유형별로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 새 2조3970억원(644조8235억원→647조2205억원), 대기업 대출도 3조7422억원(151조2220억원→154조9642억원) 늘었다. 한편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부채 상환 능력이 낮은 한계기업이 속출하면서, 기업부채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단순 평균)은 지난해 1분기 말 0.30%에서 4분기 말 0.31%로 소폭 상승한 뒤 올해 1분기 말 0.35%로 뛰었다. 한국은행은 최근 '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향후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신용공급이 부동산 부문으로 재차 집중되지 않고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K-배터리, 북미에 사활…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북미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NE리서치는 2035년 리튬이온배터리(LIB) 수요가 총 5570GWh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의 5.6배 수준으로 이 중 전기차향이 8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우려기관(FEOC) 지정 등 대중국 규제가 본격화되는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 중국계 기업과의 경쟁이 어려워지고 있다. CATL과 BYD를 비롯한 기업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입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FP는 국내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 실제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철광석값은 t당 119.9달러, 코발트는 2만6910달러로 집계됐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신흥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2021년 4분기 70%를 넘었던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올 1분기 45%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같은 기간 20%에서 49%로 높아지는 등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자국산 선호가 강한 중국 지역을 포함하면 글로벌 시장 내 K-배터리 점유율이 20%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이어 삼성SDI가 북미 지역 내 생산력 확대에 나서는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미국 전기차 침투율이 아직 낮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컴백'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언급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성추문 입막음' 혐의 34건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여전히 네바다·애리조나·조지아 등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얼리어답터'의 소비가 이뤄진 캐즘 구간에 진입하는 등 차량 전동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를 비롯한 이유로 동급 내연기관 차량 대비 비싼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업계가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뿐 아니라 46파이 원통형배터리와 전고체배터리(ASB)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 가능하다. ASB는 기존 액체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안전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46파이는 기존 원통형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을 대폭 끌어올린 제품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분야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흐름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ESS는 △전력망 안정화 △수요관리 △분산발전 제어 역할을 수행하는 등 재생에너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다량의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게 안정적인 공급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 시간 단축을 비롯한 요소가 결합되면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LFP 배터리의 재활용 생산성이 높지 않다는 점은 향후 K-배터리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삼성전자 ‘전영현 리더십’ 반도체 업계 분위기 바꿀까

안팎으로 위기를 맞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전영현 리더십'을 통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스템·메모리 양대 축에서 모두 '초격차'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기술통'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연간 14조88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사상 최대 적자를 낸 것이다. 올해 들어 D램 가격 등이 올라오고 있긴 하지만 분위기는 살지 않고 있다. 최근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뺏기는 등 '초격차' 기술력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대만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력 복원을 위해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 임원들의 주 6일 근무를 확대한 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반도체 사업의 수장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을 기존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전 부문장은 우선 HBM 5세대인 HBM3E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당면 과제 중 하나다. 파운드리 사업은 실적을 개선하는 동시에 기술 경쟁까지 펼쳐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최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의 차세대 제품에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기술의 반도체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협력을 시사했다. 전 부문장 입장에서는 고객사 확보와 1·2나노 기술력 확보 두 목표를 모두 달성해야 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다음달 12∼1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AFE 포럼 2024'를 열고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전략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 부문장은 지난달 30일 임직원들에게 취임 후 첫 메시지를 남겼다. DS 부문장을 맡은 지 9일만에 취임사가 나온 셈이다. 취임 이후 삼성전자 노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하는 등 변수도 생겼다. 전 부문장은 회사가 현재 위기에 놓였다는 점을 우선 짚었다. 그는 “메모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에 다시 DS로 돌아오니 너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그 사이 사업 환경도, 회사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의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어보자"고 강조했다. 전 부문장은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세계 1등 자리를 지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기술통'이다. LG반도체 출신으로 1999년 '반도체 빅딜' 당시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시절에는 세계 최초로 20나노 이하 미세공정 개발을 성공시키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 1조3808억원 어떻게 마련하나…SK그룹 지배구조 영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 선고 결과가 나오면서 재계에서는 1조3808억원이라는 거액을 최 회장이 어떻게 마련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지분 매각과 주식담보 대출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지만 일단은 재판에 집중하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재계에 따르면 2심 판결의 핵심은 1심에서 내린 판단 대부분이 뒤집혔다는 점이다. 주식도 분할 대상으로 보고 1조3808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점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에 유입되고 그룹 성장에 노 전 대통령의 역할이 있었다고 본 게 포인트다. 최 회장 재산의 대부분은 SK㈜ 지분이다. SK㈜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30.57%), SK이노베이션(36.22%), SK스퀘어(30.55%), SKC(40.6%)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7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를 통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SK㈜의 시가총액은 12조8975억원이다. 최 회장의 지분 가치는 2조2867억원이다. 다만 이는 항소심 판결 이후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SK㈜ 주가는 항소심 판결 당일 9.26% 뛰었고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11.45% 올랐다. 재계는 2심 판결이 유지되더라도 최 회장이 SK㈜ 지분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부동산을 주로 매각하고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 회장은 총수익스와프(TRS) 형태로 SK실트론 지분 29.4%를 들고 있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가치는 현재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분 매도 금액이 모두 최 회장의 손에 돌아가지 않는 구조인 데다, 급매로 내놓으면 제값을 받기 어렵고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점 등은 부담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럽게 해당 지분을 처분할 경우 당장 만들 수 있는 현금이 5000억원도 안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주식담보 대출도 함께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4월12일 기준 SK㈜ 주식을 담보로 총 4895억원을 대출받아놨다. 추가로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주식 외 현금성 자산으로 2000억~3000억원 가량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는) 부정적 시장 환경에 따른 투자-회수 사이클이 상당부분 훼손돼 그룹 재무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이혼 소송과 별도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앞서 1심 선고 이후 장외 공방을 치열하게 벌여온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볼 때 최 회장이 일단 재판에 집중하며 2심 판결을 다시 뒤집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본다. 노 관장은 작년 3월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노 관장 측은 “유부녀인 김 이사장이 상담 등을 빌미로 최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해 부정행위를 지속하고 혼외자까지 출산했다"고 비난했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노 관장과의 혼인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 나 있었다"며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11월에는 노 관장의 대리인이 취재진에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 측은 그를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했다. 노 관장을 대리하는 김기정 변호사는 이번 항소심 판결 이후 취재진들에게 “혼인의 순결과 일부일처주의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한 아주 훌륭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 측은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공식화했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항소심 재판부는 처음부터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 그간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측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재판에 임했고, 상대방의 많은 거짓 주장에 대해 일일이 반박 증거를 제출하며 성실히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노 관장 측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하나하나 공개했다"며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원희 기자의 기후兵法] ‘배출권인플레이션’ 2026년 온다…“韓, 유럽처럼 물가인상 겪을 것”

탄소에 가격을 매기는 탄소배출권 제도가 오는 2026년 본격화되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일으킨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대비를 촉구하는 제언이 이어진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기후위기 대응을 흉내만 냈을 뿐 배출권 제도를 통해 탄소가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과 비교할 때 탄소를 10분의 1 가격 수준으로 쓰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도 기후위기가 목전에 다가온 만큼 산업 전방위에서 탄소를 제값 주고 치른다면 채소·과일 가격 상승과는 또 다른 EU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우리나라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영국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EU 배출권 선물가격은 톤당 75.2유로( 약 11만2300원)이다. 같은 날 배출권시장정보플랫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난해분 배출권인 'KAU23'의 가격은 톤당 8890원이다. 우리나라 배출권가격은 EU와 비교할 때 8% 수준이다. 배출권이란 탄소다배출 업종에 감축목표에 따라 배출권을 할당하고 배출권을 거래, 탄소감축을 유도하는 제도다. 기업이 탄소 감축에 성공하면 목표 감축량보다 잉여배출권을 확보해 팔 수 있고, 반대로 탄소 감축을 못하면 배출권을 추가 구매해 부담을 져야 한다. EU 배출권은 절반 이상이 정부로부터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유상할당이다. 우리나라는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10%로 운영 중이다.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배출권을 배당받을 때 90%는 공짜로 배출권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탄소다배출 기업들이 배출권으로 감축 부담을 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여유롭게 확보하고 돈을 버는 구조가 생겼다. 기후환경단체인 플랜1.5도의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 개편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배출권거래제도 도입 이후 포스코 등 10개 다배출기업은 배출권 판매수익으로 약 4747억원을 벌었다고 추산된다.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 연내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은 2026년부터 시행된다. 산업계 부담 등을 고려, 처음에는 무상할당을 많이 했지만 점차 유상할당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에 들어서야 배출권가격이 제대로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배출권 시장분석 전문업체인 나무이엔알의 김태선 대표는 “탄소배출권시장에서 무상할당량의 비중으로 양 시장 간의 차익거래 기회는 찾아보기 힘든 상태"라며 “계획기간을 거치면서 유상할당 비중이 증가하고 탄소배출권의 가격이 상승해야 양 시장 간의 최적의 균형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비교적 시장가격 원리로 움직이는 재생에너지 전력가격과 비교할 때 배출권가격은 낮게 나타난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뜻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의 현물시장가격은 현재 1REC당 약 7만원 선이다. 1REC란 1메가와트시(MWh)의 전력량과 같다. 전력배출계수 0.44를 적용한다면 온실가스 1톤을 감축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이 2.2MWh가 필요하다. REC 구매를 통해 온실가스 1톤을 감축하려면 15만4000원이 필요하다. 배출권가격 톤당 8890원보다 무려 17배나 크다. 플랜 1.5도 보고서에 따르면 전환(발전)부문에 유상할당 100% 전환 시 전기 구매비용이 총 5조2225억원 상승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에 전기요금은 1킬로와트시(kWh)당 9.79원 상승, 한 달에 330kWh 전기를 쓰는 4인 가구 기준으로 3230원을 더 내야 한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출권거래제의 주요 목적은 기업 입장에선 탄소감축이 배출보다 유리하다는 가격 신호를 주는 것과 소비자 입장에선 탄소감축비용을 전가받아 보다 탄소 다배출 상품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월제한, 간접배출할당 등 왜곡으로 낮게 유지되는 탄소가격 하에서는 기업에 감축 유인을 주지 못하고 있다. 유럽처럼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감축비용은 자연스럽게 증가해 '배출권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탄소 감축수단이 적을수록 감축비용이 크게 올라가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이 높다. 많은 국가들이 저비용 감축프로젝트 찾기에 혈안인 이유"라며 “가격 신호와 별개로, 유상할당의 비중을 늘리면 정부로부터의 배출권 매입 총비용이 증가한다. 마찬가지로 소비재로의 가격 전가는 불가피해 배출권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도의 수용성, 소비자의 후생 등을 고려 시 전반적인 물가비용 상승보다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상품에 대한 차별적이고 집중적인 가격 전가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급격한 배출권 시장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배출권 전문기업인 에코아이의 박현신 팀장은 “현재 국내 배출권 시장은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 속에서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배출권거래제 제4차계획기간이 시작되는 2026년 하반기부터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강화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상승세로 반전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에 따른 할당량 축소 및 유상할당 비중 확대 등 각종 정책이 제4차 계획기간에 진행됨에 따라 시장참여자들은 급격한 시장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출권 할당대상업체는 연평균 12만5000톤 이상 배출업체 또는 2만5000톤 이상 배출사업장의 해당업체 및 자발적 신청업체에 해당한다. 배출권거래제 제3차계획기간에서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비중은 전체의 73.5%로 잡혔다. 화력발전,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탄소다배출업종은 물론이고 교통, 건설 업종들도 배출권 대상에 포함돼 있다. 배출권 대상 기업들은 최대한 배출권 제도에 따른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산업계 부담이 너무 크다는 주장에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기존 안에서 조정되기도 했다. 배출권 거래제도는 2030 NDC에 따라 할당량도 바뀌는 구조다. 지난 2021년 10월 문재인 정부 당시 2030 NDC에서 제시한 2030년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는 2억2260만톤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3월 2030 NDC는 수정됐고, 2030년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는 2억3070만톤으로 상승했다. 산업계는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11.4%만 감축하면 된다. 전환(발전)부문이 45.9%를 감축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발표한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선진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는 배출권거래제에서 간접배출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접배출이란 전기 또는 열을 사용할 때도 배출한 온실가스를 말한다. 전기와 열은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생산하므로 공장에서 전기와 열을 사용하면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철강 등 전력 사용이 많은 업종은 간접배출에 따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은 전기요금 인상과 배출권거래제 간접배출 규제라는 이중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전사업자가 배출권 부담을 전기요금에 전가하는 데 기업들이 간접배출 규제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한상의는 유럽과 미국은 간접배출 규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업계에서도 석탄발전사업자들은 배출권 부담이 너무 커진다며 배출효율 기준 할당방식(BM)을 조절해달라고 요구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난방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일반 화력발전과 집단에너지에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동일하게 부과하지 말 것을 주장하는 중이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방식이 전기만 생산하는 방식보다 더 친환경적이라 배출권을 무상으로 더 줘야 한다는 의미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배출권 제도에서뿐 아니라 에너지 시스템 전반을 바꿔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이어진다. 지금과 같이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과연 배출권 거래제도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민감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라 알 수 없다"며“개별 기업 관련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필요하다면 블라인드 처리해서라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배출권가격이 낮게만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정부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안정화 조치를 하는 점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이 싸기 때문에 전기로 쏠릴 우려가 있어 배출권에 간접배출을 넣었다고 하는데 지속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다. 기업들이 간접배출을 통해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이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배출권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문제인 에너지가격시스템과 에너지 산업구조 등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임박…‘핵심광물·에너지·스마트시티’ 협력 물꼬트나

오는 4~5일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장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대륙과 새로운 협력 기회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최초로 아프리카를 상대로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로, 48개국 대표가 참석한다. 아프리카는 풍부한 자원과 함께 14억3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 시장이지만, 그간 한국과의 통상협력에서는 다소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 최근에는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다변화가 공급망 안정의 화두로 떠오른 만큼 신재생에너지, 스마트시티,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아프리카와 협력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부산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아프리카 각국과 다져놓은 통상·외교 관계를 재확인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는 의미도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0∼2023년 한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에 691개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58억달러를 투자했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한국은 마다가스카르, 라이베리아, 이집트 등의 광업, 사업시설관리업, 제조업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아프리카를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석탄, 천연가스, 원유 등 3대 화석연료를 모두 보유하고 있고 핵심광물이 풍부한 아프리카가 원자재 수입선 다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한국의 대(對)아프리카 석탄 수입액은 2021년 5억8200만달러에서 2022년 18억9300만달러로 225.3% 치솟았다. 한국은 지난해에도 아프리카로부터 16억1800만달러의 석탄을 수입했다. 아프리카에는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도 많이 매장돼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산업용 광물의 약 95%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흑연(96.8%), 리튬(79.7%), 코발트(65.1%) 등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특정국 의존도가 매우 높아 공급망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이 광물 정·제련 기술을 개발한 뒤 이를 사업화해 아프리카 역내 설비를 구축·운영하는 방식의 '윈윈 협력'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핵심광물 부존량은 풍부하지만 채굴을 제외한 대부분 과정이 역외에서 이뤄져 광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이 적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수요·공급처 확보를 위한 한·아프리카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 필요성도 제기된다. 모로코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광물을 이용한다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혜택도 적용받을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등을 포함한 스마트시티 건설 분야도 한국과 아프리카가 '윈윈'을 모색할 수 있는 지점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아프리카 인구는 현재 14억3000만명에서 2050년 25억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륙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프라 부족과 기후 문제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우려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 건설을 대안으로 꼽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스마트홈을 포괄하는 ICT 기술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적 요소가 적용된 건설이 스마트시티 건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코트라는 해당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2028년 약 2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의 태양광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의 태양광 셀 및 모듈 수출은 지난해 기준 약 96%가 미국에 의존 중이다. 시장 다변화 전략 측면에서뿐 아니라 해외 진출 테스트베드로서도 아프리카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스톡옵션 뿌린 ‘보로노이’…자신감일까 무모함일까

코스닥 상장법인 보로노이가 현 주가보다 크게 높은 가격대의 스톡옵션을 임직원들에게 부여했다. 향후 주가상승을 약속하는 모양새다. 주주들과 임직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해석되지만, 계속되는 악재에 의구심을 가진 투자자들도 많다. ◇주가는 4만원, 스톡옵션은 7만원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보로노이는 43명의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부여 주식수는 25만6000주며 오는 2032년 5월 28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김현태 대표가 공시한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임원 중 김성환 바이오연구소장 이사와 이상진 재무팀장 이사가 각각 1만6000주와 1만2000주를 받았다. 스톡옵션은 향후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나눠주는 것이다. 이번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7만원이다. 이는 현재 보로노이 주가 대비 40% 높은 수준이다. 현 주가 대비 높은 가격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경우는 향후 주가상승에 자신이 있거나, 주가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성과를 보여달라는 독려의 의미다. ◇매출 '실종' 사태…이미 우려했던 증권가 하지만 최근 보로노이의 상황은 만만하지 않다. 지난해 보로노이는 매출액 0원을 기록했다. 313억원의 영업비용은 고스란히 영업손실이 됐다. 암 치료제를 개발 중인 보로노이는 아직 시장에 내놓은 상품이 없다. 상품 판매가 없지만 기술이전 계약을 통한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하는 것이 매출이다. 지난해 매출이 0이란 얘기는 기술 수출도 전무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은 보로노이의 상장 전부터 우려하던 부분이다. 보로노이가 상장을 시도한 것은 지난 2019년부터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3년 연속 기술성 평가 단계에서부터 적정한 등급을 받지 못해 결국 기술특례 상장을 하지 못했다. 이에 상장 방법으로 택한 것은 유니콘 특례 상장이다. 유니콘 특례상장은 기술이 아니라 시장의 평가 자체를 조건으로 한다. 평가기관 한 곳에서 A 등급을 받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 기업공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보로노이는 지난 2022년 국내 유니콘 특례 상장기업 1호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사실 이마저도 한 차례 재수했다. 당시 3월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5만원을 받으려다가 최소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한 바 있다. 이에 공모가를 4만원으로 낮춰 겨우 상장했다. ◇주주배정 유증·최대주주 주담대 거절·계약해지 등 악재 쏟아져 상장 이후에도 험난한 운영이 계속되는 중이다. 지난해 6월 상장 1년 만에 4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주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김현태 보로노이 대표가 지분 250억원가량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연장 불가 통보를 받기도 했다. 당시 이오플로우의 최대주주 지분이 반대매매로 시장에 풀리면서 큰 위기가 있던 터라 보로노이의 주주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슈였다. 다행이라면 김 대표의 지분은 2025년 6월까지 보호예수가 걸려 있어 당장 처분될 가능성은 적지만, 대출 연장은 어려운 셈이다. 올해도 악재는 이어졌다. 지난 4월 미국 제약사와 맺은 암 치료 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선급금은 반환하지 않아도 되지만 관련 연구에서 더 이상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없게 되면서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증권맨 출신 대표, 적극적인 IR은 긍정적 한편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높은 가격대의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던 것은 증권사 출신 대표의 적극적인 IR(Investor Relations) 활동 덕분이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2010년대까지 동양증권(유안타증권), 삼성자산운용, KB증권,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에서 자산운용 경력을 쌓은 증권맨 출신으로 알려졌다. 대표가 제약·바이오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바이오 업체의 상장과 이후 주가 흐름에 호재는 아니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하지만 최근 김 대표는 활발한 IR 활동을 펼치며 주가 방어에 전력을 다하는 중으로 전해졌다. 투자는 김현태 대표가 진행하고 기술은 스톡옵션을 받은 김성완 소장이 책임지는 모양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바이오 분야의 기술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고 보로노이의 실적도 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투자를 위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비급여’ 문제 여전한 채 새 국회 출범…2금융권 기대하는 법안은

실손보험 적자 누적의 대안으로 제시된 '건보·실손 법안' 등 2금융권이 처한 각종 현안이 해결되지 못한 채 전 국회가 마무리되며 아쉬움을 사고 있다. 지난달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함과 동시에 각종 법안들이 추진 예고되고 있어 향후 변화에 시선이 모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따르면 지난달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을 맞았다. 보험사·카드사 등 2금융권은 이전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은 법안들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국회에서 법안 처리율은 37% 가량이었다. 앞선 국회가 마무리되며 이전에 거론됐던 이른바 '건보·실손 연계법'인 건강보험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1대 국회 임기 종료로 인해 자동 폐기됐다. 해당 법안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연계 관리를 위한 근거 마련에 중요한 내용이 담겼다. 고령화 등 국민의료비 증가 속 대다수 국민이 가입 중인 두 의료보험의 상호 영향을 분석해 제도를 개선하고자 함이 목적이다. 현재 과잉진료 등 비급여 항목의 누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실손보험 상품 구조개편이 지속적인 해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보장해줌으로써 매년 비급여 진료가 늘어남에 따라 적자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본인부담액이 거의 없는 1세대와 2세대의 실손보험 지급액이 10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바 있으나 좌절됐고 지난 국회 문턱 역시 넘지 못해 장기적인 과제로 접어들었다. 해당 법안 통과 시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정책 연계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가 공동으로 공·사 의료보험 연계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두 보험에 대한 실태조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누수를 막으면 장기적으로 실손보험료를 낮추게될 수 있다. 보험업권은 지난 국회에서 나온 '펫보험 활성화 법안'에도 시선을 두고 있다. 펫보험은 현재 가입률 1.4%에 불과해 보험사들의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펫보험 보유계약수는 2018년 7000건에서 지난해 말 11만건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홍보에 나서고 있음에도 반려동물 표준 진료코드의 부재 등 한계가 펫보험 활성화 부진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과잉진료와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서라도 해당 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국회 문턱을 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펫보험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기 위해선 소비자들로부터 합리적인 면에서 평가를 받아야하는데 병원마다 들쑥날쑥한 치료비의 평준화나 업계 합의 도출 등이 이뤄지지 않아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국회에 총 7개의 수의사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반려동물 진료 표준화 분류체계 마련 △동물 관련 보험가입 및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진료부 발급 의무화 등이 담겨있다. 카드사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에서 발생한 횡령 및 배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도 이번 국회에서 다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는 여전법상 임직원이 횡령·배임을 저지르거나 부실하게 대출을 취급해 금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금융당국이 제재할 근거가 부족하다. 종전까지 내부통제에 의존해야 했지만 법안 통과 시 제재 장치를 만들어 현재 빈번하게 발생하는 금융사고에 대해 처벌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번 국회에서 가장 먼저 간병비 급여화 내용이 담긴 법안들이 추진 예고된 상태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간병비급여화 3법'을 개원일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병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의료급여법·의료법' 개정안 등의 3개 법안을 '간병비 급여화 3법'으로 발의하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초고령사회에서 간병은 더 이상 국민 개개인의 책임으로만 둘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국회에서 업계가 기다리는 각종 법안이 바람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국회는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등 각종 일정을 앞두고 있는 데다 이해관계자들간 접점이 치열할수록 신속한 처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22대 첫 정기국회는 지난 1일 시작해 100일간 진행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정부,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 폐지 검토…상속세도 수술대 올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중과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벌적 과세 체계'부터 정상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상속세 개편론도 부상하면서 세제당국이 본격적인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2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길 종부세 개편의 우선순위로 다주택 중과세율이 폐지될 가능성이 열렸다.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하향조정해 종부세 세율 체계를 일원화한다는 것이다. 현행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을 기준으로 △25억원까지 2.0% △50억원 3.0% △94억원까지 4.0% △94억원 초과 5.0%가 적용된다. 각 구간의 기본세율 1.3%, 1.5%, 2.0%, 2.7%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앞서 2022년 세법개정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은 폐지됐지만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중과세율은 유지됐다. 다만, 최고세율이 종전의 6.0%에서 5.0%로 1%포인트(p) 낮아지고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에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쪽으로 완화됐다. 당초 정부·여당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도 징벌적 중과를 완화(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부동산 투기 조장'이라는 민주당 반발 속에 일부 완화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결과다. 반면 야당에서 거론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는 신중한 기류다. '똘똘한 한 채'로 상징되는 고가 아파트로의 쏠림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특정 지역의 집값만 상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저가 다주택자와의 과세형평도 논란이 될 수 있다. 5억원짜리 3채를 보유했다면 최고 2.0%의 세율을 적용받지만, 20억원짜리 1채라면 최고세율이 1.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종부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정책방향과 부합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 이슈 등이 있고 야당 공식 의견이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상속세 개편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상속세 개편을 22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으로 유산취득세 전환, 상속세율 조정 등을 거론했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제도다. 상속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현행 유산세 방식보다 세부담이 줄어든다.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는 실제로 상속받은 재산보다 더 많은 세금 부담을 져야 해 '응능부담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기재부는 지난해 2월 조세개혁추진단을 꾸리고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상속세의 근본 개편(유산세→유산취득세)은 당장 이뤄지기 쉽지 않은 과제다. 유산취득세 전환은 각종 공제 제도를 포함해 상속세법을 새로 써야 할 만큼 법체계를 뒤바꾸는 작업이어서 방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당초 지난해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던 정부의 관련 연구용역은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올해 세법개정안에 유산취득세 전환을 담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50%에 달하는 상속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부의 대물림 가속화'라는 부정적 정서와 거대 야당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이후 여야 간의 논의 속에서 개편 방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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