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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세탁기 전쟁] “K-가전, 프리미엄·고부가가치로 ‘초격차 우위’ 필요”

한국과 중국이 글로벌 세탁기 시장에서 격돌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방법으로 '프리미엄화'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흥 시장에서 중국 공세를 버티기 쉽지 않으니 선진국에서 '기술 장벽'을 쌓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하이얼, 하이센스, TCL 등은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품질 개선과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삼성·LG전자를 위협할 정도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데 글로벌 공급망과 현지화 전략을 강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이에 단순 대응하기보다는 프리미엄 시장 강화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삼성·LG전자가 앞서고 있는 스마트 가전,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제품 등 기술·서비스를 더욱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시장별로 소비자 트렌드가 다르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특정 국가는) 소비자 트렌드가 에너지 절감, 친환경, 사물인터넷(IoT) 연동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ESG 경영과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한 차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 기업들의 '규모의 경제'와 가격 경쟁력에 맞서는 한국 기업의 해법은 혁신, 브랜드 가치, 서비스 차별화"라며 “정부도 기술 표준화, 무역 협정, 연구개발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세탁기 시장의 미래를 엿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 소장은 “우리가 그냥 청소기 만들고 팔 때 중국은 데이터를 다 모아 이를 조합하면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시킨 로봇청소기 기술력이 이제는 한국산 가전도 뛰어넘는 수준이 됐다"며 “심지어 거대한 내수 시장까지 갖춰 중국 내에서 테스트까지 거친 가전이 세계로 나오니 (로봇청소기 시장을) 석권하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전 소장은 “삼성·LG전자가 프로그래밍된 AI를 반도체 칩에 넣어 가전을 만들 때 중국 기업들은 개인정보나 비밀보호 등에 대한 허들 없이 스마트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로봇청소기도 그랬고 전기차도 그랬고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가성비'가 좋으면 중국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소장은 아직 우리 기업들이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100평짜리 집을 사는데 싸구려 가전을 들이고 싶지 않은 것은 대부분 나라 사람들이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제조업 기반 사업 중심지가 일본-한국-중국으로 넘어가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기 힘든 만큼 우리는 더 부가가치가 높고 더 진입장벽이 높은 첨단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철 연세대학교 중국연구원 원장은 가전 뿐 아니라 경제 전반 큰 맥락으로 중국과 경쟁 구도를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잘 나가다 주춤한 데 여러 이유가 있지만 베이징에서 택시를 공급하며 몸집을 키운 것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며 “중국인들 소득 수준이 올라왔을 때 택시로 쓰이는 아반떼를 개인이 구매하지 않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자전거부터 스마트폰까지 중국산의 '저가 공세'를 우리가 이겨내는 것은 구조적으로 힘들다. 중국에서 완제품을 주문자제작생산(OEM)을 한다거나 하는 흐름을 부인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짜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거 일본이 우세했던 제조업을 한국이 차지했을 때 일본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도원빈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의 수출단가 인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기업은 주요국의 대중국 견제 조치 속에서 기회를 탐색하는 한편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는 프리미엄·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세탁기 공세를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앞으로 시장을 넘겨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AI 기능은 고장을 미리 인지해 안내하는 등 고객 편의를 크게 높여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분명 프리미엄 시장에서 큰 강점"이라며 “컨슈머리포트 등 공신력 있는 기관 자료를 봐도 삼성·LG전자 제품이 중국산을 압도하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국내 유통사 자체브랜드(PB) 등을 중국 가전이 장악한 상황이고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 기업도 일부 제품을 OEM 방식으로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며 “무게가 무거운 세탁기는 운송비나 관세 등에 민감한 편이라 수출로 인한 이익을 많이 확보하기 힘든 제품이다. 결국 보급형 라인 분야와 신흥 시장에서는 중국이 한국 업체들을 누르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여헌우·박규빈 기자 yes@ekn.kr

[韓中 세탁기 전쟁] “핵심부품에 인공지능…‘AI 코어테크’가 LG의 진짜 무기”

중국 가전업체들이 글로벌 세탁기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한때 저가형 브랜드 이미지에 머물렀던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 브랜드들이 인공지능(AI), 올인원 세탁·건조, 차별화된 디자인로 무장하고 빠르게 해외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이같은 중국 가전 브랜드의 공세에 LG전자는 모터 등 핵심부품 기술력과 인공지능(AI)을 융합한 'AI 코어테크'를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응수하며 '가전=LG'라는 글로벌 리더십을 굳건하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손창우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솔루션(HS)사업본부 세탁기사업담당(상무)은 지난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경쟁사와 LG전자의 가장 큰 차이는 '제품 본질의 성능과 신뢰성'에 있다"며 “LG만의 'AI 코어테크'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상무는 LG 세탁기 경쟁력의 핵심으로 '핵심부품 기술력'을 꼽았다. “LG전자는 수십 년 동안 모터와 컴프레서를 직접 생산하며 기술적 우위를 쌓아왔다. 여기에 AI를 결합한 'AI 코어테크'는 LG 세탁기만의 차별화된 무기"라고 설명하며, LG 세탁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믿을 수 있는 가전', '최고의 제품'으로 꼽히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이라는 힘주어 말했다. AI 코어테크의 대표 기술로 꼽히는 'AI DD 모터'는 세탁물의 재질과 양을 분석해 6가지 드럼 모션 가운데 가장 적합한 동작을 선택한다.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세탁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또한 온디바이스 AI칩(DQ-C)을 탑재해 세탁 중 진동을 실시간으로 감지·분산시키고, 설치 환경에 맞춰 탈수 방식을 조정한다. 바닥이 약하거나 수평이 맞지 않는 환경에서도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손 상무는 “사용 패턴을 학습해 쓸수록 더 정확하게 예상 소요 시간을 안내하는 'AI 시간 안내', 세탁물을 넣으면 무게를 감지해 3초 만에 코스별 예상 종료 시간을 알려주는 'AI 타임 센싱', 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세탁·건조 코스와 옵션을 학습하는 'AI My 코스' 등도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가전업체들이 올인원 세탁·건조, 스크린 탑재, 소용량 별도 세탁 공간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움직임에도 LG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2020년 국내 최초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타워형으로 결합한 '워시타워'를 선보이며 복합형시장을 선도한데 이어 올인원 제품 '워시콤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콤팩트 제품, 섬세한 의류를 분리 세탁할 수 있는 '미니워시'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키워오고 있다. 손 상무는 “고객 취향과 환경에 맞춘 디자인과 기능을 지속 선보이며, 글로벌 소비자 매체들이 발표한 제품 성능 평가 등에서 (LG전자는) 꾸준히 최고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 맞춤 전략 역시 LG의 강점이다. 중국시장에서는 대용량 제품보다 10kg 전후의 제품이 주류지만, 북미에서는 초대형 용량 세탁기가 각광받고, 유럽은 에너지 효율과 빌트인 디자인, 다채로운 코스 패턴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현지화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지역적 차이를 반영해 각 시장에 맞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밝힌 손 상무는 “북미에는 세계 최대 용량을 갖춘 29인치 드럼 세탁기와 건조기를, 유럽에는 분리 세탁 문화를 반영한 10kg대 맞춤형 모델과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탑재 제품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AI 플랫폼 전략도 'LG 웨이'의 차별화 요소다. LG전자는 '씽큐 AI'를 기반으로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씽큐 업(ThinQ UP)'을 통해 새로운 AI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씽큐 케어(ThinQ Care)'로 고장·이상 징후를 사전에 관리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제공 중인 이 서비스는 유럽, 아시아, 중남미로 확대될 예정이다. 친환경과 에너지 효율은 글로벌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새로운 기준이다. LG는 'AI 코어테크'를 기반으로 고효율 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프리미엄 가전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는 유럽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해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갖춘 제품 25종을 공개하며 호평을 받았다. 고효율을 내세운 제품은 중국 업체들이 아직 단기간에 따라오기 힘든 분야라는 평가다.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브랜드와 가성비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이중 전략을 펴고 있는 반면, LG는 프리미엄 중심 전략으로 품질과 기술 신뢰도를 지켜왔다. 다만 LG는 향후 프리미엄에 더해 볼륨존 장악도 꾀한다. 손 상무는 “LG는 프리미엄에서 인정받은 경쟁력을 볼륨존까지 확대해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 상무는 인터뷰 말미에 LG전자의 중장기적 비전도 강조했다. “우리는 단순히 하드웨어 판매에 그치지 않고, 기업 간 거래(B2B)·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D2C)·소프트웨어·서비스(Non-HW) 등 질적 성장 영역에 집중하며 흔들림 없는 수익 구조를 확보할 것이다. AI 기반 연구·개발(R&D) 혁신과 생산 기술 투자로 프리미엄과 볼륨존 모두에서 수익성을 확보, 글로벌 시장에서 '가전=LG'라는 이미지를 확립하는 것이 목표이다." 중국의 거센 추격에도 불구하고 LG가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핵심 부품에서 비롯된 본질적 성능, AI와 결합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 여기에 친환경·고효율 설계와 지역 맞춤 전략이 더해지며 LG 세탁기는 중국 제품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LG 방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中샤오미, 디자인·성능·가격 앞세워 ‘한국 스며들기’

올해 1월 한국법인 설립으로 국내시장에 공식진입한 중국 IT기업 샤오미가 1년도 채 안돼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한국 소비자와 유통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플래그십 제품군 확대와 오프라인 매장 확장, 사후관리(A/S) 강화로 샤오미 브랜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법인 샤오미코리아는 25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샤오미의 한국진출 첫해 성과를 알리고,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샤오미는 신규 '샤오미 스토어' 2곳 개점과 '익스클루시브 서비스센터(ESC)'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T 프로'를 포함한 8종의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한국시장에서 존재감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IFC몰에 샤오미 스토어 1호(여의도 IFC점)를 선보인 샤오미는 이달 27일 서울 구의역 인근 'NC이스트폴점'과 마곡역 일대 '원그로브점'을 추가로 연다. 두 매장은 직영 판매와 A/S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매장 형태로, 1호 매장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여의도 IFC점의 성공 운영에 힘입어 매장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여의도 IFC점은 개점 첫 날 7400명이 방문했고, 7월 하루 평균 3000명이 찾았다"고 전한 뒤 “한 달 만에 웨어러블 1700대, 보조배터리 600개, 퍼스널 케어 제품 1000개 이상을 판매했다"며 1호점의 성과를 소개했다. 조니 우 사장은 구의역과 마곡역 인근을 매장 위치로 선정한 이유로 “첫 매장이 여의도라는 (서울) 중심부에 위치했고, 소비자들에게 더 근접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 여의도의 서쪽과 동쪽 양 지역에 두 번째와 세 번째 스토어를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 매장이 지하철역 인근의 상가와 인구밀집지역으로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매장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점도 작용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샤오미코리아는 추가 매장 설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협업 방식을 모색하고 있으며, 입지도 대형 백화점뿐만 아니라 로드샵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샤오미코리아는 샤오미 스토어 추가 출점과 함께 오는 10월 서울 용산에 서비스센터도 새로 문을 연다. 약 230㎡ 규모의 용산 익스클루시브 서비스센터(ESC)는 로봇청소기 등 가전을 포함해 전 제품군의 방문·택배 수리까지 지원하는 전문 A/S 센터다. 샤오미코리아 관계자는 “현지 중심 서비스 강화를 위한 조치"라며 “차별화된 A/S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 소식에 이어 이날 샤오미가 공개한 8종의 신제품 가운데 눈에 띄는 제품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T 프로'이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글로벌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된 모델로, 라이카와 공동 개발한 카메라 시스템과 역대 최대 크기의 스크린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트리플 카메라는 15~230㎜ 초점거리, 5배 광학 줌과 20배 울트라 줌 2.0을 지원해 전문가급 결과물을 구현한다. 박기완 샤오미코리아 스마트폰 사업부 프로덕트 매니저는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처리엔진(AISP)이 초장거리 줌에서도 이미지를 보정해 선명한 결과를 제공한다"며 “광각부터 망원까지 전문가가 렌즈를 교체하는 듯한 경험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성비' 이미지가 강했던 샤오미가 한국을 1차 출시국으로 포함한 것은 프리미엄 수요가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니 우 사장은 “한국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40%가 고급형 모델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샤오미폰 신모델 외에도 △최초의 플래그십 미니 태블릿 '샤오미 패드 미니' △오픈형 이어폰 '샤오미 오픈웨어 스테레오 프로' △로봇청소기 5 시리즈 등도 새로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샤오미의 이번 행보를 한국시장 공략의 속도전으로 받아들였다. 단순판매를 넘어 브랜드 충성도와 생태계 체험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는 평가다. 한국은 프리미엄 소비자층이 밀집해 있고, 글로벌 IT기업들이 '혁신 수용 속도가 빠른 시험대'로 삼는 전략적 시장이란 점을 샤오미가 공략 포인트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행사에서 조니 우 사장이 “앞으로도 대담한 디자인, 강력한 성능, 정직한 가격을 바탕으로 한국을 주요 출시국으로 삼겠다"고 밝힌 발언에서도 샤오미의 한국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미가 오프라인 접점과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는 것은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장기적 신뢰구축 전략으로 보인다"며 “결국 한국시장에서 애플·삼성과 프리미엄 경쟁을 놓고 어떤 차별화를 내세울 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 CNS, 산학협력·신입사원 채용 투트랙…AX 인재 확보 박차

LG CNS가 미래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학협력과 신입사원 채용 투트랙 전략으로 인공지능 전환(AX) 분야를 이끌 차세대 정보기술(IT) 인재 풀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 CNS는 지난 2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4월 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와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전공 분야를 넓혀 우수 인재 육성과 확보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게 됐다. 특히 전산학부는 LG CNS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인공지능(AI)과 로봇, 휴머노이드 등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기술 연구와 산업 전문성을 결합한 융합형 인재 양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LG CNS는 전산학부 석사과정 산학장학생 선발에 나선다.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2년간 학비 전액과 매월 생활 보조금을 지원하며, 석사 학위를 취득한 학생들은 LG CNS 입사가 보장된다. LG CNS는 연구 보조비도 별도로 지급해 전산학부 학생들의 안정적인 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LG CNS는 KAIST를 포함해 국내 주요 대학교와의 산학협력을 크게 확대해왔다.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에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 산업공학과 및 컴퓨터공학부와도 산학장학생 선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을 통한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LG CNS는 산학협력과 더불어 신입사원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서류 접수를 진행했다. 상반기에도 세 자릿수 규모의 신입사원을 선발한 LG CNS는 하반기에도 신규 채용을 이어가며 우수 인재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LG CNS는 하반기 채용에서 △AI △로보틱스 △클라우드 AM(Application Modernization) △DX엔지니어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물류 △ERP △컨설팅 △아키텍처 등 총 9개 분야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이 밖에도 LG CNS는 지난 5월부터 AI 분야 11개 직무에 걸쳐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하는 등 우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KAIST와의 이번 산학협력은 미래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산학협력과 채용을 두 축으로 AX 분야를 이끌 핵심 인재를 지속 육성·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소액결제·정보유출 KT 김영섭 대표에 ‘사퇴 압박’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야기한 KT이 김영섭 대표이사가 24일 국회 청문회에서 여야로부터 집중 질타와 함께 급기야 사퇴 압박까지 받았다. 김 대표는 해킹 사태와 관련 KT의 관리 부실을 인정하며 일단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상임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최근 통신사와 카드사를 대상으로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태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지난 4월 SK텔레콤 해킹에 이어 최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KT 소액결제 침해 사고 등 연이은 보안 사고로 국민 불안이 확산된 데 따른 원인 및 책임 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국회 차원에서 풀어보려는 자리였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KT의 관리부실, 해킹 은폐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KT는 펨토셀(초소형 기지국) 관리 부실을 인정하면서 다시 대국민사과와 함께 사태 해결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섭 KT 대표는 “소액결제 사고 뒤 펨토셀 관리 실태를 점검해 보니 허점이 많았다"며 “사고 이후 불법 펨토셀이 망에 붙지 못하게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펨토셀 설치·관리를 외주업체가 맡고 있다는 이상휘 의원(국민의힘)의 지적에 김 대표는 “그렇다"고 답하며 관리 부실이 사건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KT는 전국에 약 23만2000대의 펨토셀을 운영 중인데, 이 가운데 4만3000대가 최근 3개월간 미접속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불법 펨토셀을 활용한 해킹으로 2만여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고, 362명이 총 2억4000만원 규모의 강제 소액결제 피해를 입었다. KT의 해킹 은폐 의혹도 청문회 도마 위에 올랐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종 확인 보고도 없던 상황에서 서버 8대 중 6대를 폐기한 것은 증거 인멸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훈기 의원도 “가장 중요한 서버 폐기와 관련해 세 차례나 말을 바꿨다. 이는 조직적 은폐이자 범죄"라고 질타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KT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총 11차례 허위 보고를 했다"며 축소·은폐 정황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KT는 초기에 유출 범위와 피해 규모를 축소 발표했다가 뒤늦게 정정하면서 신뢰 논란을 자초했다.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해킹 의혹 통보를 받은 직후 관련 서버를 폐기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키웠다. 그러나, 김 대표는 “사건 초기에는 침해가 아닌 스미싱 현상으로 파악했을 뿐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은폐 주장을 부인한 뒤 “예기치 못한 사고로 고객과 국민께 큰 불안과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한번 더 고개를 숙였다. 청문회에 나온 정부도 엄정대응 방침을 확인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KT의 서버 폐기와 신고 지연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었는지 철저히 파악해 필요하면 경찰 수사 의뢰 등 강력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섭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도 이어졌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대표직 연임에 연연하지 말고 책임을 지고 내려오겠다고 말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혹시 연임을 고려하는 건 아니냐"고 김 대표의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거취를 묻는 질의에 김 대표는 “지금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는 원칙적인 대답으로 질문공세를 피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중고차 수출 급성장, 숨은 동력은 ‘부가세 환급’

한국의 중고 자동차 수출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부가가치세 환급제도가 경쟁 우위의 숨은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한국의 매입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가 국내 중고차 수출업체에 경쟁 우위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일본·미국·중국 등 경쟁국들은 세제 구조상의 제약에 발목이 잡혀 유사한 혜택을 누리지 못해 K-중고차 수출 증가를 견인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중고차 수출은 7만여대로, 직전 7월 9만6000여대보다 줄었지만 평균 단가가 8900달러에서 1만달러로 상승해 수출액은 큰 변동 없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업계는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올해 수출 규모가 최소 8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64만대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고차의 급격한 수출 성장세의 배경에는 '부가가치세 전액 환급'이라는 제도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한국은 부가세 환급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반면, 다른 국가는 세금 부담을 고스란히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중고차 수출업체는 차량 매입 시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수출 완료 후 전액 환급받는다. 세금이 매입 원가에서 제외돼 가격 경쟁력 확보로 직결되는 구조다. 이 제도는 최근 수출 급증과 함께 환급 규모도 키우며 중소업체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산업 전반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은 부가가치세라는 제도가 없다. 대신 10% 소비세를 적용하지만 중고차 경매장에서 소비세를 우선 납부한 후 환급받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이익 창출은 어렵다. 소비세 환급은 단순히 납입금 회수에 그쳐 수출업체의 수익에는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중고차 수출은 물동량과 글로벌 유통망 중심 전략에 의존하며, 세제 영향은 미미하다. 미국은 부가가치세 대신 주별 '판매세'를 부과하며, 수출 시 '즉시 해외 수출' 증빙 조건 하에서 판매세 부과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환급 개념은 존재하지 않아, 한국과 달리 세제 혜택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미국 중고차 수출은 대체로 손상차량 위주의 대량 거래에 집중되는 배경 중 하나다. 중국 중고차는 신차에 부과되는 13% 세율보다 훨씬 낮은 0.5% 증치세만 적용되며, 환급도 가능하나 까다로운 증빙 요구와 개인 매입 차량 환급 불가 등 현실적 제약이 크다. 이로 인해 중국 중고차 수출 시장은 '0km급' 신차와 유사한 차량 중심으로 형성되며, 세제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정책 변수와 중고차 수출 산업 경쟁력 향방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가 수출 사업자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평가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세제 혜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생적 경쟁력 확보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부의 부가세 환급 정책 변화 가능성과 함께 산업 생태계 내 적정한 균형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경쟁국과 달리 한국은 현재 세제 혜택이 중고차 수출 산업 성장의 숨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정책 방향에 따라 향후 산업 경쟁력의 상승 또는 제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현도 한국중고차유통연구소장은 “수출되는 중고차에 대한 매입부가세 환급이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 사업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수익원이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금리인하 예고에도 현대제철·동국제강, 웃지 못하는 사정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 이어 국내 한국은행도 연내 1차례 금리 인하가 예고되면서 건설경기 회복에 일말의 기대감이 나오지만 철강업계는 금리인하 효과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금리가 낮아져 건설 투자 여건이 개선되더라도 수요자들이 철강사들의 문을 두드리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설령 경기 분위기 자체가 반전되더라도 아직은 철근을 낮은 가격에 '팔아도 손해'인 시장 구조의 상황을 감안하면 감산으로 버티는 작전이 좀 더 길어질 전망이 우세하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오는 10월 23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하고 있다. 23일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이 기자들에게 개인 의견을 전제로 금융 안정을 위한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올해 시장에서 기대하듯이 한 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이번일지, 다음일지는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 언급한 것이 계기다. 현재 수출과 소비 등의 면에서 경기 회복 요인이 나타나지만, 이러한 성장세를 상쇄할 정도로 건설 부진이 뚜렷하다는 점도 짚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에 낸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GDP는 0.9%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 중 건설투자만 떼어놓고 GDP 성장률 전망치가 8.3% 하락으로 나왔다. 10월에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투자 유동성 완화로 건설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철근 감산 기조를 바꾸는 데 신중하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말까지 인천 철근공장 대보수를 진행하며 생산량을 조절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인천공장 철근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재개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철근 생산량이 각각 275만톤과 122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15% 줄었다. 업계는 두 공장이 다시 철근을 생산하고 있지만,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는 '울며 겨자먹기'식 결정으로 보고 있다. 이는 철근 수요는 건설 현장이 착공 단계로 넘어가야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 같은 시장 상황이 바뀌어야 민간 건설사들이 새 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멈춘 공사를 재개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철근의 주요 수요자인 건설사들은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실적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해 신규 건설사업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수요 산업 부진이 지속되는데다 철근 생산설비 가동을 축소하는 초강수에도 철근 가격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국내 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약 70만5000원을 기록했다.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기준인 70만원을 넘겼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3.5% 낮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결정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도 부담이다. 철근을 생산하는 철강사들 전반에 감산 기조가 깔린 가운데 낮은 가격대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생산량은 421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철근 생산 능력(캐파)이 1240만톤 수준이었지만, 실제 생산량은 약 780만톤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철근 생산 자체를 유지하며 더 긴 시간 동안 버티기 작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스크랩 기반 전기로로 철근을 생산해 저탄소 제품 경쟁력을 키웠고, 동국제강도 지난 4월 고강도 저탄소 철근 신제품을 선보였다. 자동차용 강판과 선박용 후판 등을 두고 자동차·조선업계와 4분기 공급 가격 협상에 나서야 하는 점도 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건설업계에 도움이 될 긍정적 신호지만, 특히 민간주택 부문에서 건설 투자와 착공으로 이어져야 철근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선행지표 면에서 워낙 어려운 상황이라 철강사들이 장기적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중공업,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개발 ‘쾌속항해’

삼성중공업이 수소 연료전지 선박 개발과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프랑스 선급 BV로부터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추진 원유운반선의 기본설계 인증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는 크래킹(Cracking) 기술을 이용해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리하고, 분리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한 후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번 인증은 11만5000톤급 원유운반선에 적용됐다. 저온에서 작동하는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를 탑재해 빠른 시동이 가능하며 내구성도 우수하다. 아울러 5메가와트(MW)급 대용량 암모니아 크래킹 장비 2대와 2MW급 수소 연료전지 6대를 갑판과 엔진 룸에 분산 배치해 안전성을 높였고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했다. 삼성중공업은 수소 연료전지 선박에 국내 업체인 파나시아의 크래킹 장비와 빈센이 개발한 연료전지를 적용해 핵심 장비를 국산화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국영 선사 MISC와 프랑스 선급 BV가 선박 개발에 참여해 선박 운용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경제성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기술 신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상용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중공업은 기대했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부사장)은 “연료전지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중요한 추진 장치"라며 “삼성중공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수소 모빌리티 기술과 제품 개발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HD현대케미칼, LNG 해외 직도입…“석화업계 최초”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해 만든 HD현대케미칼이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직도입해 원가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HD현대케미칼은 충남 대산 본사에서 프랑스 종합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와 LNG 장기 직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해외 LNG 직도입 계약을 한 것은 HD현대케미칼이 처음이다. 종전까지 국내 석화기업들은 한국가스공사나 국내 대형 에너지기업을 통해 LNG를 들여왔다. 이번 계약을 통해 HD현대케미칼은 오는 2027년 1월부터 2034년 12월까지 연간 20만 톤의 LNG를 국내에 도입한다. 직수입한 LNG는 나프타분해시설(NCC)의 연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기존 연료인 부생가스 대비 21% 수준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HD현대케미칼은 한국가스공사의 LNG 터미널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도입한 LNG의 저장 및 관리를 운영한다. 이에 따라, 인천·평택·통영·삼척에 있는 한국가스공사의 LNG 터미널을 활용해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HD현대케미칼은 이번 계약이 원가 경쟁력 강화를 넘어 토탈에너지스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토탈에너지스는 석유·가스를 비롯해 전력, 수소, 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정임주 HD현대케미칼 대표는 “이번 LNG 해외 직도입은 안정적인 연료 도입과 원가경쟁력 확보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의 협업을 지속 확대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현대모비스,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국제승인 획득

현대모비스가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국제적으로 승인받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업들의 감축 목표를 검증하는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공식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이번 승인으로 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사업장과 협력사, 제품 사용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기준연도(2022년) 대비 42% 줄이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이는 글로벌 평균 수준을 웃도는 감축률로, 사실상 탄소중립을 향한 중간 이정표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공정 효율화 △친환경 기술 기반 제품 개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까지 관리 범위를 넓혀 협력사와 공동 대응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번 SBTi 승인으로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의 탄소경영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친환경 경영은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국제 승인으로 ESG 경영의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며 “2030년 감축 목표 달성을 넘어 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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