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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 떠나요”…‘1박2일 상춘객’ 모시기 나선 쏘카

모빌리티 혁신 플랫폼 쏘카가 봄맞이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쏘카의 핵심 멤버십 상품인 '패스포트'도 대대적인 리뉴얼을 예고한 상황으로, 쏘카는 1박2일 여행객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해 카셰어링을 넘어 숙박연계 상품까지 잡겠다는 각오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쏘카가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선보인 연간 멤버십 서비스 '패스포트'를 리뉴얼한다. 새 멤버십은 기존 상품(연 2만9900원) 대비 연회비를 1만~3만원가량 올리는 대신, 요금 할인 혜택을 늘리고 숙박 연계 상품에 대한 혜택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또 원하는 곳에서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부름 서비스도 제공한다. 쏘카는 14일부터 리뉴얼된 패스포트의 사전 가입을 진행하고 다음 주 이후 정식 출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쏘카에 따르면 새로 구성된 패스포트 멤버십은 △멀티 패스와 △카 패스 총 2종류로 구성된다. 멀티 패스는 카셰어링과 함께 숙박시설, 주차장 등을 원스톱으로 할인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연회비는 5만9900원이다. 카 패스는 카셰어링에 특화된 상품으로, 연회비는 3만9900원이다. 쏘카가 이번 멤버십 제도 개편으로 노리는 것은 연계 상품 이용률 확대다. 카셰어링 수요를 숙박 예약 수요까지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패스포트 연회비와 여기 포함된 혜택 등을 따져봤을 때, 고객이 패스포트 가입 후 1박 2일 일정으로 쏘카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10만8000원(카셰어링 7만원 할인, 숙박시설 3만원 할인, 주차장 5000원 할인, 크레딧 적립 5%)의 할인을 제공받을 수 있다. 쏘카는 심야시간대 차량 이용 수요를 늘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심야시간대 유휴차량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쏘카는 다음달 17일까지 주중 심야 시간 대여료 8900원에 쏘카를 대여할 수 있는 쿠폰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주중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 사이 최대 16시간(최소 6시간) 이용 시 사용할 수 있으며, 제주공항과 일부 차종(수입차, 캠핑카, EV 등)을 제외한 전국 모든 쏘카 차량에 적용 가능하다. 또 심야 시간 이용자 중 추첨을 통해 적게는 100만원부터 많게는 5000만원까지 현금을 증정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특히 쏘카는 본격적인 벚꽃 시즌이 오면 카셰어링 수요와 함께 숙박 연계 상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쏘카가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쏘카를 타고 밤에 벚꽃 명소를 찾은 고객 5명 중 1명은 인근 숙박 시설도 함께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쏘카는 지난 2년간 벚꽃 개화기간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숙박시설 100m 이내 시동을 끄고 6시간 이상 정차한 건을 '숙박'으로 분류했다. 쏘카는 오는 31일까지 쏘카 앱에서 3만원의 숙박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5만원 이상 숙박시설(비수도권 한정)을 예약한 고객은 할인된 가격에 숙박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이달까지 쏘카 앱을 통해 KTX 묶음상품을 예약하는 고객에게 기존 승차권 할인에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크레딧을 제공한다. 예매 1건 당 금액의 30%(최대 3만 크레딧)를 적립받을 수 있다. 쏘카 관계자는 “앞으로도 끊김 없는 이동 경험을 제공하여 국내 여행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류현진 보려면?”…티빙, KBO 품고 토종OTT 1위 가나

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 독점 중계, 광고요금제 도입 등 비즈니스 전략 다각화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자리에 한발 더 다가섰다. 반등을 위한 재료는 갖췄지만 문제는 품질이다. 앞선 시범경기에서 부실 중계로 질타를 받은 티빙이 서비스 개선과 운영 전략을 밝혀 주목된다. 12일 티빙은 '티빙 K-볼 서비스 설명회'를 열고 KBO 중계 서비스와 관련 콘텐츠 투자 계획 등을 공유했다. 오는 23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정적인 중계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한다는 목표다. 현재 티빙에서 KBO 중계는 다음달 30일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이후에는 최소 5500원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구독해야 한다. 티빙은 지난 9일부터 KBO 시범경기 모바일 중계를 시작했으나 기초적인 자막 실수를 반복하는 등 부실 중계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단상에 오른 최주희 티빙 대표는 이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개막 전까지 모든 서비스를 안정화하겠다"며 “올해 차별적인 중계 시스템으로 이용자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이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콘텐츠 제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빙은 중계 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 서버와 인프라 가용량을 3배가량 확장하고, 재해복구 모의 훈련·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내부적으론 50~60명의 개발진으로 구성된 KBO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 중이며 인력은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적자 상태인 티빙이 KBO 중계를 위해 3년간 135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는 만큼 수익성 확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티빙은 2022년에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적자 폭이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단기간에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광고 요금제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좋은 서비스가 뒷받침된다면 연말까지 1000만 트래픽을 예상하며, 이를 활용한 광고 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단 서비스 품질을 떠나 KBO 중계 효과는 톡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대표에 따르면 지난 주말 티빙 트래픽은 100만 가량 상승했고 최대 동시접속자수도 40만명을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 결과를 살펴봐도 140만~160만명 사이를 오가던 티빙의 모바일 일간활성이용자(DAU)는 첫 시범경기가 있던 지난 9일 180만명까지 확대됐다. 지난 2월 기준 토종OTT 1위인 쿠팡플레이보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10만명 가량 뒤져있지만 이달 순위 변동도 기대해 볼 만하다. 티빙은 이용자 유인을 위해 접근성과 편의성 강화에 집중한 다양한 KBO 중계 특화 기능과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원하는 장면 어디든지 돌려보는 타임머신, 타구장 바로가기, 주요 장면 보아보기 등을 제공하며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즌 중반인 6월 중으로 한 번에 여러 경기를 동시 시청하는 멀티뷰(최대5개)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젊은 팬층을 타깃한 티빙톡 등 커뮤니티 기능도 강화한다. 지출 확대에도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금액은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한 라이브 중계권 재판매 등의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최 대표는 “전체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금액은 계속 유지할 예정이며,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되는 만큼 더 투자를 늘릴 여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KBO를 시작으로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중계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효성, ‘두 개의 탑’ 구축 가속화…생산력·라인업 강화

효성그룹이 인적분할을 계기로 기업가치 제고 속도를 높인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존손법인과 신설법인을 이끌면서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1일자로 출범 예정인 신설법인 효성신설지주(가칭)는 효성첨단소재·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비나 물류법인 등 6개사로 구성된다.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김진수 툴젠 고문·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차세대 모빌리티 △우주항공 △친환경 소재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매출 3조4000억원·영업이익 2500억원 규모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높은 수익성으로, 내년에는 매출 3조6200억원·영업이익 30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타이어코드의 경우 국내외 주요 고객들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등 업황 회복이 점쳐진다. 전기차 보급 확대도 관련 제품 판매량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한국타이어와 함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iON)'도 개발했다. 아이온은 화학적 재활용 페트(PET)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과 국내 탄소섬유 신공장도 합류한다. 고압용기를 비롯한 분야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수소경제를 비롯한 미래 시장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산업과 무역 분야 '베테랑'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제안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대통령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출신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과 자동차산업협회장도 역임했다. 조현상 부회장은 '한-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와 베트남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설립한 것으로, 조 부회장은 양국간 비즈니스 협력 확대를 모색한다. 효성은 2007년 베트남 진출 이후 5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투자를 통해 하노이·호치민을 비롯한 지역에서 9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타이어코드·스판덱스·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 중이다. 탄소섬유 공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장 물류 프로세스 최적화도 추진한다. 효성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효성벤처스는 올해 첫 투자처로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을 선정했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포장과 재고관리 및 운송을 넘어 물류 컨설팅·솔루션까지 제공하는 4자물류 업체다. 이 회사는 중소형 판매업자와 기업형 브랜드 제조·유통사들의 이커머스 물류 니즈를 해결하는 자체통합솔루션 'COLO'를 운영하고 있다. COLO는 주문 수집과 입·출고 및 보관·배송관리를 비롯한 물류 관련 데이터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로 해외 물류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하다. 효성벤처스는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200억원을 출자한 CVC1호펀드 설립 이후 페르소나AI·배터와이 등 국내 인공지능(AI) 및 배터리 분야 강소기업에도 투자했다. 존속법인에서는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전력기기 산업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어이가고 있다. 미국법인 생산량 확대 및 생산인력 확보로 이에 대응하는 중으로, 액화수소 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앞서 효성중공업은 산업부 2차관을 역임하고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인 우태희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오는 14일 주주총회에서 우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할은 경영권 분쟁 방지와 책임 경영 강화 및 '선택과 집중'을 달성하기 위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쿠쿠홈시스, 헤어케어가전 본격화 “다이슨 잡는다”

쿠쿠홈시스가 헤어드라이어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최근 헤어케어(모발미용) 스타일러 제품으로 확대하고 헤어케어 가전시장 본격공략에 나선다. 외국계인 다이슨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헤어케어 가전시장에 국내기업 쿠쿠홈시스가 후발주자로 도전장을 내민 만큼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업계의 관심이 벌써부터 모아진다. 11일 쿠쿠홈시스에 따르면, 기기 예열이 14초만에 가능해 빠르고 편리하게 머리를 스타일링 할 수 있는 헤어 미용기기인 '리네이처 제트스타일러S 스트레이트너'를 최근 출시했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일반 고데기를 사용할 경우 옆 부분이 머리카락과 닿으면 온도가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스타일링을 하는 도중 시작점과 끝점의 미세한 온도차이가 생겨 완벽한 스타일링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며 “신제품은 정밀 온도제어 시스템을 탑재해 스타일링을 하는 동안 균일한 온도를 유지시켜 한 번만 손질해도 충분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다이슨 등 경쟁기업은 공기 분사 기술을 탑재한 60만원대의 고가 제품인 것과 달리 쿠쿠 신제품은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찾는 고객을 겨냥해 46만원에 출시한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쿠쿠홈시스는 해외 기업들과 달리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고장 시 쉽게 수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처럼 쿠쿠홈시스가 헤어 가전 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가전 시장이 전체적으로 불황을 겪음에도 헤어 가전은 꾸준히 인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쿠쿠홈시스의 헤어드라이어인 '리네이처 제트블로우 S'는 출시 이후 지난 2022년 12월부터 월평균 84%의 성장세(지난해 8월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헤어가전 대표 기업이라 할 수 있는 다이슨코리아도 지난 2022년 국내 매출액 6739억 6200만원(헤어가전 포함 국내 총매출 기준)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에어랩' 등 대표 헤어 가전이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에서 높은 판매율을 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유명세를 더하는 추세다. 지난해 쿠쿠홈시스의 3·4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3.8% 줄어든 7090억원을 기록한 만큼, 쿠쿠홈시스는 최근 인기 가전인 헤어 가전을 비롯한 제품군 확대를 통해 올해 매출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제품군 확대를 위해 올해 헤어드라이어 제품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라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차별화된 미용기기 제품을 지속 개발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현장] 삼성전자 신형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만나보니

“지난 3년 간 '비스포크 사상'에서 나온 소비자 경험과 페인 포인트(pain point)에 입각해 대용량 소형 히트 펌프를 개발해왔고,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수준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구현해냈습니다."(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 11일 삼성전자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태평로빌딩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자사 최신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제품 개발 총 책임자인 이무형 부사장이 직접 나와 설명했다. 이무형 부사장은 “재밌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 와중에 세탁이 끝나면 빨랫감을 건조 작업을 따로 해야 하고, 건조기를 같은 공간에 가로로든 세로로든 두고 쓰면 공간이 부족하다는 불편함이 있어왔다"며 “시장 조사 결과, 절반 이상의 고객들이 이런 점을 반영한 제품을 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실 삼성전자가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업계 최초가 아니다. 10여년 전에는 콤보 제품 시장이 있었지만 작업 완료에 3~4시간씩 걸렸고, 무엇보다 건조 자체가 잘 안 돼 소비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경험으로 남아 다시금 분리형으로 진화했다. 기본적으로 일체형 제품은 세탁기 내에서 건조를 하는 구조적 차이 탓에 단독 건조기 성능을 따라갈 수 없었다.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은 기술적 한계를 감내하고 써야 한다는 사고에서 탈피하고자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시간 내에 성능을 내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잡았다. 이 부사장은 “처음에는 단순 성능 뿐만 아니라 사용성 부분에서도 어떤 부품을 대체해야 성능과 사용성을 같이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수많은 조합에 대한 연구와 검토를 1년 간 수행했다"며 “결국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실현시켜 자랑스럽게 제품 소개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비스포크 AI 콤보'의 세탁 용량은 25kg이고, 이 플랫폼을 사용한 건조 용량은 15kg로 국내 최대 용량을 자랑한다. 이 부사장은 “단순히 15kg를 넘어 콤보 제품이면서도 온갖 세탁물을 담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며 “우리 제품을 체험해보면 그런 부분들이 단독 건조기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어 “당사는 히트 펌프와 기존에 사용하던 히터를 같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건조 기술'로 옷감 수축을 방지한다"며 “외기가 한참 낮은 베란다에 설치해 성능이 20~30% 저하되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스마트싱스' 연결 기술로 손실분을 보전해준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거품을 만들어 세탁을 빨리 하도록 하는 '에코 버블'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 회사는 찬물 세탁 등 사용자 패턴과 건조 사이클을 조정해 전력 소비 효율 1등급보다 40% 저감한 절전 모드를 신제품에 반영했다. 전면에는 터치 스크린이 설치돼있었다. 이 부사장은 “지금껏 가전 제품에서 사용하지 않던 고성능 MEMS 칩이 들어가 있어 대화면을 통해 쉽게 통제할 수 있다"며 “동영상도 문제 없이 돌릴 수 있고, 빅스비 기반 음성 제어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통상 건조기는 하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 개발진도 기존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편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단독 건조기 성능과 같은 수준을 내기 위해 히트 펌프를 상부로 올리고, 자동 세제함을 하부로 내렸다. 하부의 열 교환기를 상부로 올리는 데에 중요한 것은 크기를 작게 만드는 것이었고, 이를 현실화 시키는 것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진동과 소음에 대해 이 부사장은 “'볼 밸런스'라는 진동 제어 장치가 장치가 세탁물의 불균형을 잡아준다"며 “스스로 뭔가가 이상함을 감지하면 당사 서비스 센터에 연결해 진동이 적은 알고리즘으로 변화한다"고 했다. 아울러 “'AI는 삼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끊김 없는 AI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최근 LG전자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 차별점에 대해 이 부사장은 “개발 목표 자체가 '그저 그런 수준으로, 그냥 쓸만한 수준으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었던 만큼 성능면에서 탁월함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답변했다. 이어 에코 버블과 기존 통돌이 세탁기 간 성능차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옷감이 얼마나 덜 상하느냐에 관한 부분"이라며 “에코 버블은 그 자체 거품이 있어 세제 침투를 용이하게 해 미세 플라스틱 지수로 따지면 60% 줄여준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99분만에 세탁과 건조를 모두 마치게 한 점이 마케팅 차원에서 기획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더욱 단축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지금은 괜찮긴 한데”…네카오, 알리·테무 공습에 ‘촉각’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테무(TEMU) 등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경쟁자이지만, 광고 사업에 있어서는 '큰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영향력이 견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해질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이 꺾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이날 기준 구글플레이 쇼핑 카테고리 인기 앱 순위에서 나란히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테무는 전체 앱 인기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알리깡'이나 '테무깡'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알리깡'은 알리에서, '테무깡'은 테무에서 각종 프로모션을 적용받아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 플랫폼에서 구매한 제품을 언박싱(Unboxing)하는 영상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실제 유튜브나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알리깡'이나 '테무깡'을 해시태그로 단 영상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내세우는 건 저렴한 가격이다. 테무는 아예 슬로건으로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를 내걸었다. 양말 다섯켤레를 2000원에, 비누받침 1개를 700원에 구매할 수 있으니 '혹'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수준이다. 배송까지 시일이 걸리고,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고, 환불이 어렵다고 해도 심심풀이 삼아 구매해보는 소비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마음에 안 들면 '당근'에 내다 팔아도 남는 장사"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약진을 바라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셈법은 복잡하다. 네카오(네이버·카카오) 입장에서 알리나 테무는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전략적 파트너사다. 알리와 테무는 커머스 부문에서는 네카오와 경쟁하지만, 광고 부문에서는 시장의 '큰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테무가 지난해 집행한 온라인 광고비용은 약 17억달러(약 2조2678억원)에 달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회사의 커머스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이들 업체의 약진이 광고 수입의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네이버의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중국 커머스 업체들은 이용자들에게 주는 가치가 선명해 성장이 가파르다"면서도 “이들이 제공하는 상품이 광범위해 네이버쇼핑에 영향을 주는지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이커머스는 경쟁상대일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도 볼 수 있다"며 “이들의 광고 지출이 네이버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카카오의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는 가치소비 중심인 데 반해 중국 쇼핑몰은 가격소비 중심이기 때문에 중국 커머스업체의 공세에 따른 영향은 적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오히려 마케팅 수요 증가에 따라 카카오의 광고사업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아직까지 커머스와 광고 양 측면에서 가시적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네카오가 결국에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경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은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내는 중국 업체의 등장이 광고 사업에 득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광고 실적 악화에 커머스 사업의 성장마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가 '알리'와 '테무' 위주로 개편된다면 마케팅 비용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도 알리와 테무 등 글로벌 직구 앱의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해외직구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법인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금호석유화학-행동주의 펀드, 주총 앞두고 공방전 본격화

오는 22일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금호석유화학과 행동주의 펀드간 공방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2026 사업연도까지 보유 중인 자사주 50%(보통주 262만4417주)를 소각키로 결정했다. 500억원 규모의 소각 목적 자사주도 취득한다. 2021년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을 상회하는 수준의 노력으로 주주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과거에 비해 전향적인 결정이지만, 주주제안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비판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거버넌스 개선·소액주주 권리 보장·경영진 감시 및 견제 등을 위해 필요한 권한을 위임 받은 행동주의 펀드다. 앞서 △자사주 전량 소각 △주총결의로 자사주 소각이 가능토록 하는 정관 변경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분리선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주제안도 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이 발행주식수의 18.4%에 달하는 자사주 보유가 81%의 지분을 들고 있는 개인주주들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측은 차파트너스가 사실상 박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차파트너스가 과거 타사를 상대로 주주제안을 했을 때 보유했던 지분에 크게 미달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 20주를 보유하고 주주제안 시점에도 7000주를 들고 있는 등 주주제안권자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박 전 상무와의 공동보유계약을 통해 주주제안권을 위임 받았다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과 OCI의 자사주 교환에 대해 박 전 상무와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동일하게 비판하는 점도 꼬집었다. 자사주 전량 매각이 주가 부양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재무적 유동성이 필요한 때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보험'도 필요하다는 논리다. 금호석유화학은 업황 부진이 길어지는 것에 대비하고 인수합병(M&A)를 통한 사업 확장 및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해 50%를 남긴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이사회에 대해서도 상반된 견해를 펴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현재 이사회가 오너 일가에 대한 견제를 사실상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경 사장이 금호피앤비화학으로부터 저리로 자금 대출을 받은 사항이 배임 선고를 받았으나, 이사회가 박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한 등을 근거로 들었다. 사측이 정관 일부 변경 의안과 분리선출 사외이사 선임 의안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공고와 관련해 이사들을 상대로 위법행위 유지청구서도 발송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이사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반론을 폈다. 박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ISS·글래스루이스·한국ESG연구소 뿐 아니라 국민연금도 찬성을 권고했으며, 78.7%의 찬성률로 통과됐다는 점도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1·2차 '조카의 난'의 경우 경영권 분쟁 측면이 부각됐으나, 이번에는 박 전 상무가 전략을 변경한 것이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사주 소각을 촉구하는 만큼 행동주의 펀드 쪽에 힘이 실릴 수 있다"면서도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평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위메이드, 밤까마귀 글로벌로…적자탈출 ‘이상無’

위메이드의 대표 지식재산권 '미르의 전설'을 이을 차세대 캐시카우로 꼽히는 '나이트 크로우'(밤까마귀)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버전을 선보인다. 지난해 연매출 6000억원을 뛰어넘으며 외형성장에 성공한 위메이드가 올해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을 비롯한 신작·신사업 효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1일 위메이드에 따르면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은 이날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해 12일 오후 1시 전 세계 170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 5 기반 크로스 플랫폼(모바일·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13세기 유럽 세계관과 스토리, 극사실적인 그래픽, 글라이더를 이용한 박진감 넘치는 전투 등이 특징이다. 나이트 크로우는 지난해 4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후 200일 만에 누적 매출 2000억원, 누적 가입자 수 300만명을 돌파한 흥행작이다. 글로벌 버전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멀티 토크노믹스와 캐릭터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도입된다. 앞서 '미르4 글로벌'이 위메이드의 반등을 가져왔던 것처럼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은 위메이드의 적자행진을 끊어낼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2021년 미르4 글로벌이 크게 흥행하자 위메이드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당시 영업손실 상태였던 위메이드는 2021년 흑자전환은 물론이고 97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후 위메이드는 매출은 꾸준히 늘었지만, 신사업 확장에 따른 인건비 등 공격적인 비용 투자로 적자를 지속했다. 지난해 위메이드의 매출은 6072억원, 영업손실은 1126억원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이 한국 시장의 2~3배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공개된 국내 성과로 볼 때 단일 게임으로만 4000억~6000억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3월 중 선보이는 모바일 야구게임 '판타스틱 베이스볼: 얼티밋 쇼다운'과 3분기 출시 예정인 대작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 미르4·M의 중국 서비스, 라이선스 매출 등이 실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를 통해 위메이드는 올해 매출 1조 클럽 입성을 바라보고 있다. 장 대표는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의 성공이 게임 플랫폼과 위믹스 생태계를 넘어 지속 가능한 블록체인 사업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30% 넘는 매출 성장률을 거뒀는데, 올해는 흑자전환과 조단위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당장 다음 실적 발표 때부터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위메이드가 올해 매출 9439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어 2025년에는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의 사전 예약 수치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미르4, 미르M 때보다 훨씬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글로벌 사전예약을 기념해 출시한 NFT 컬렉션 341종이 판매 당일 전량 매진되는 등 흥행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K-스타트업의 도약 77] 우디고 “실시간 위치 공유로 ‘절친’ 만드세요”

친구들의 일상을 살펴볼 때 친구가 위치한 장소가 자신과 가깝거나, 이전에 방문한 적 있는 장소이면 친밀감이 생기고 공통 화제가 만들어진다. 우디고는 친한 친구들과 자신의 일상을 가장 밀접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위치 기반 실시간 콘텐츠 공유를 지원하는 소셜미디어(SNS) '우디고'(Woodigo)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김민수 우디고 대표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나 현재 SNS는 광고나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돌아가 소셜미디어 본연의 가치를 잃은 부분이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치 기반 데이터와 실시간 공유 메신저를 결합한 지도 인터페이스 소셜미디어인 우디고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우디고는 현재 위치와 사진이 결합된 콘텐츠를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실시간 위치 공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위치는 좌표를 한 번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빠른 공유가 가능하다. 여기에 위치와 결합된 사진을 콘텐츠로 올리면 앱(APP)에 등록된 친구들이 보고 관련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지도를 기반으로 위치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 약속에 늦은 친구가 어디에 있는지, 오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별개 어플 없이도 좌표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도 소셜미디어 카테고리 중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앱들이 실시간 및 지도 관련 앱들인 만큼, SNS와 지도라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정보를 접하기 쉬운 매체 둘을 연결해 새로운 경험을 창출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즉, 위치라는 오프라인 일상 기반 콘텐츠로 친구들과 내 일상을 밀접하게 연결해 일반 SNS 대비 친구들과의 관계를 다지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 우디고가 목표로 하는 고객층은 주로 10대로, 20대 초반 이용자들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친구 뿐 아닌 부모나 연인도 우디고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보호와 안전 수요도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형태 플랫폼은 처음이나 사람들과 더욱 밀접하게 지낼 수 있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약 3000명의 유저가 앱을 다운로드 받았고, 현재 우디고를 사용하는 유저 중 77%가 매일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우디고는 향후 AI를 통해 일정을 관리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 스케줄링 연결 기능'과 특정 장소에 대한 경험을 기록해 추후 같은 지역을 방문했을 때 이전 방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맞춤화된 지도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과의 업무협약(MOU)을 맺어 실시간 정보를 활용한 API(운영체제나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 솔루션으로 사용자 개인에게 맞춤화된 이벤트 정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중 프리미엄 AI 기능을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도 지니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창업사관학교를 거쳐 2022년 신한스퀘어브릿지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수의 프로그램을 참여했다"며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지난해 많은 부분을 실행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고객들이 주는 피드백 등 소통 사항을 잘 반영하는 것이 우디고의 장점이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실제로 우디고는 지난해 사용자 조사로 50명 이상의 고객을 만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고, 올해는 더욱 많은 고객을 만날 예정이다. 우디고는 국내에 유사모델이 있으나 이들은 주로 자녀 안전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우디고는 온·오프라인의 즐거운 소셜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즉, 경쟁사들이 20대 등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앱을 만든다면, 우디고는 3~4인 등 그룹 단위의 관계 소통에 집중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민수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학을 나와 당시 한인회 회장을 지낸 이색경력이 있다"면서 “이 경험을 기반으로 대학생 네트워크 내에서 '우디고' 앱이 인기를 얻을 방법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 검증 방법 고려 등 1차로 해외진입은 이미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북미 시장은 각 주마다 고객 특성이 다른 만큼, 사업이나 거주 형태, 도시 밀집도 등을 고려해 각 주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기술유출 빨간불③] 2차전지·방산도 사정권···韓 기업간 물고뜯기도

산업 기술 유출 적발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차전지와 방위산업도 기술유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기술경찰)는 최근 정규조직으로 확정됐다. 배터리를 비롯한 국가 중요기술의 해외유출을 막기 위함이다. 2차전지 수출이 연간 100억달러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해외 업체들의 기술 탈취 수법이 고도화된 까닭이다. 연봉 인상을 비롯한 '당근'은 여전하고, 미국·유럽 기업들의 스카우팅도 강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대는 올해 초 △삼성SDI와 SK온 전·현직 임원 △에스볼트코리아 △에스볼트 중국 본사 △만리장성자동차 등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중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업체 만리장성자동차는 에스볼트의 모기업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기술 탈취 '오더'를 내린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자국에서 근무하던 기존 방식 대신 국내 법인 출근을 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전 임원급 직원이 자문업체를 통해 영업비밀 수십건을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국내 기업간 '내전'도 벌어지고 있다. 율촌화학이 국내 경쟁사로 이직한 직원을 상대로 낸 전직금지가처분 신청이 2심에서 인용됐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9월 리튬이온 배터리 파우치 영업비밀 및 핵심전략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A씨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율촌화학의 손을 든 데 이어 항고 기각 결정도 내렸다. 2년의 전직 금지는 기술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수준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보기 힘들다는 논리다. A씨의 전직에 따른 율촌화학의 피해 가능성도 고려됐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채용 공고에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경고 문구를 삽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벌였던 법적공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명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체계 개발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도 도마에 올랐다.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의 엔지니어가 1월17일 한국항공산업(KAI) 사천 본사에서 USB를 반출하려다 적발된 탓이다. KAI의 신고 이후 방위사업청·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이 해당 기술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기술 유출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도네시아가 자체적으로 4.5세대급 전투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았다.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우리 측에 지불해야 할 분납금을 1조원 가량 남겨놓은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도 기술유출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KDDX 등의 무기체계 관련 군사기밀을 취득·공유했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은 내년 11월까지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을 적용받게 됐다. 한화오션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12~2015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수차례 방사청과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탈취하고, 입찰 참가를 위한 사업제안서 작성 등에 활용했음은 2022년 공개된 형사판결문 기재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유출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체적인 연구개발(R&D) 역량 향상 보다 '산업스파이 양성'에 몰두할 수 있다"며 “처우 개선을 비롯한 조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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