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 선사와 암모니아 운반선(VLAC) 3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18일 공시했다. 이는 4896억원 규모의 계약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건을 포함해 연간 수주 목표액인 135억달러의 64.8%를 달성했다. 금번 수주 선박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7년 12월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 선사와 암모니아 운반선(VLAC) 3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18일 공시했다. 이는 4896억원 규모의 계약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건을 포함해 연간 수주 목표액인 135억달러의 64.8%를 달성했다. 금번 수주 선박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7년 12월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사람들이 산책로에서 걸어만 다녀도 전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면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를 해소하는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스타트업 휴젝트는 이같은 친환경 에너지 필요성에 맞춰 사람이 이동하거나 움직일 때 생기는 이른바 생체 에너지 등을 '수확'해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하베스팅(Harvesting) 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이다. 휴젝트에 따르면, 현재 생산되는 에너지 중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비중이 약 88%에 이른다. 이처럼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기 위해 휴젝트는 운동에너지 등을 활용한 전자기 유도 기술과 자성을 활용한 발전인 압전 기술 등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성모세 휴젝트 대표는 “압전 기술 기준 휴젝트의 에너지 발전량은 759.5 ㎽/㎤"이라며 “현재 기술 효율이 세계 1위로, 2위 기업과 비교했을 때도 발전량이 약 15배 높다"며 휴젝트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했다. 현재 휴젝트의 주력제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에너지 블록으로, 사람이 밟을 때의 압력과 진동으로 자가발전해 밟으면 빛이 나는 제품이다. 일반적인 LED 등의 밝기와 비슷할 정도로 빛이 밝다고 성 대표는 설명했다. 내년부터 민간 공동주택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가 시행돼 공공 300세대 이상 주택은 에너지 자립율을 20~40%를 충족해야한다. 그런 만큼, 에너지를 자체 수급해 자립률을 충족할 수 있는 에너지 블록이 건설사나 지자체에 각광받을 것으로 성 대표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블록은 여성안전귀가길과 낙후화된 지역을 발전된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등 안전·디자인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향후에는 단순히 길을 밝히는 것 뿐 아닌 에너지블록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다른 곳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두 번째 제품은 전력 케이블 폭발사고를 방지하는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전력 케이블 근처에 흐르는 전기로 인해 형성된 자성을 활용하는 제품이다. 토양 부패, 케이블 노후화, 음식물 쓰레기나 과일 등의 유입에 따른 지하에 가스가 차오르면 화재가 나 큰 사고가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해 일산에서 정전이 발생해 50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던 것도 이 때문으로, 휴젝트는 지하 터널에 가스가 차거나 온도가 올라가는지 확인해 사고를 방지하는 자가발전 센서를 선보이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한 만큼 휴젝트는 에너지블록과 IoT 센서의 사업화를 마친 후 사람이 움직일 때 생성되는 에너지를 활용해 빛을 내는 안전의복이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 등 다른 제품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성 대표는 “휴젝트는 한양대 실험실 창업기업으로 부친인 성태현 교수가 누적 418억원의 연구비를 소요해 대학에서 13년, 한전에서 13년 연구한 기술이 바탕"이라며 축적된 기술력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기술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휴젝트는 특허를 43건 보유한 데 이어 지난 2020년 글로벌 최대 가전 IT기술 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등 다양한 수상 기록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에는 '파워풀 스타트업 페스타'와 '제 6회 지식재산의 날'에 참가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과 표창을 받았고, 중기부가 기술력이 우수한 업체를 선정해 3년간 최대 15억원의 기술 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딥테크 팁스에도 함께 선정됐다. 성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국가가 워낙 많다보니 해외 확장은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친환경 기술을 중시하는 미국이나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중국 등의 시장 진출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이 휴젝트의 목표"라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절감과 탄소 중립 등 이슈가 발생하는 가운데 휴젝트는 트렌드에 적합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만큼, 우리 기술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성 대표는 전망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국내 스타트업 10곳과 협업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K-스타트업 & 오픈AI 매칭데이 인 US' 행사를 갖고 오픈AI와 협업할 한국 스타트업 10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6월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의 국내 초청 공개간담회에서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유망 AI분야 스타트업을 오픈AI와 공동 육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220개의 신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발표평가를 통해 14개 스타트업 후보를 선발했다. 이들 14개 스타트업은 이번 행사에서 알트만 CEO를 비롯한 미국 오픈AI 본사 임원진에게 자신의 사업과 비전을 발표했다. 발표 후 오픈AI 임원진은 현장평가를 통해 총 3개사를 '잠재력상' 수상기업으로 선정했다. 여기에는 △AI 기반의 해운, 항만, 물류 분야 탄소배출량 회계플랫폼 '마리나체인' △쇼핑몰 이미지로부터 상품정보를 추출해 음성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와들' △AI 문맥 분석 기술로 입찰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이원트'가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중기부는 이들 3개사를 포함해 총 10개사를 2024년 오픈AI 글로벌 기업 협력 프로그램 참가 스타트업으로 최종 선정했다. 여기에는 잠재력상 수상 3개사 외에 △슬립테크기업 '에이슬립' △간호진단기록기업 '디케이메디인포' △스마트 리테일 솔루션기업 '넥스트페이먼츠' △에너지분석플랫폼기업 '나인와트' △챗GPT 한국어기능강화기업 '런코리안인코리안' △수학교육플랫폼 '튜링' △선적서류 자동화서비스기업 '위레이저' 등 7개사가 포함됐다. 최종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중기부로부터 사업화 자금(최대 2억원)을 지원받게 되며, 오픈AI로부터 오픈AI 서비스 이용을 위한 크레딧, 전문가 멘토링과 컨설팅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밖에 알트만 CEO는 이날 행사에 예정에 없이 방문해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의 GPT-5 출시계획, AI 기술의 미래, AI 칩 생산 등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며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번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며 “중기부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의 기술개발 역량 향상과 글로벌 진출확대를 위해 오픈AI와 같이 각 업계를 선도해나가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전자·철강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계가 '전기료 인상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규모 부실에 시달리는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 중 전기 요금을 인상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다음주 중 2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 산정 내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 요금 변동의 핵심은 기준 연료비다. 관계 부처들은 물가 상황과 서민 경제 타격 등을 감안,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기준 연료비를 동결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대기업들에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 요금은 kWh당 10.6원을 올렸고, 일반 가정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갑'의 요금은 3개 분기 연속 요금을 동결했다. 그 결과 한전은 지난해 하반기에 적자를 탈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조9966억원, 4분기에는 1조8843억원을 기록해 2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전력통계월보에 의하면 지난 1월 한전이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 자회사들로부터 전기를 구입한 구매 단가는 kWh당 138.9원이다. 판매 단가 165.6원에 비해 26.7원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18개월 새 이어져 온 역마진 구조가 지난해 5월 깨졌고, 이후 9개월 연속 판매 단가가 구매 단가를 웃돌고 있다. 전력업계는 송변전 설비 관리·유지와 인건비로 나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11% 수준의 이익, kWh당 20원 안팎의 수익을 내야 손익 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 본다. 이를 감안하면 한전은 1월에 수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력의 총 부채는 202조4502억원으로 집계돼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전은 하루에 쌓이는 이자만 해도 70억원, 한달 2100억원이다. 빚을 내 이자를 갚는 악순환에 빠져있는 셈이다. 때문에 한전이 전기 요금 인상안을 꺼내들 수 밖에 없지만 2분기가 시작되는 다음달에 총선이 있는 만큼 3분기에는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소식에 전력 사용량이 많은 전자업계와 철강업계는 산업용 전기 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사업장에서 2만8316GWh 규모의 전력을 사용했다. 이 사용량을 유지한다 해도 연간 7600억원 상당의 추가 전기료를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의 절반 가량을 더 납부하게 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에 파운드리 신 공장을 짓는 삼성전자에 8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에 반해 국내에서는 부담을 지우는 형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반도체 공정은 전력 소비량이 상당해 이와 관련한 전기 요금을 더 내게 되면 이를 판가에 반영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원가 경쟁력이 떨어져 글로벌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비상이다. 탄소 중립 시대에 발 맞춰 전기로를 늘려왔는데, 전기 요금 인상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돼서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현대제철의 전력비 및 연료비는 1조9793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은 1조8445억원을 전력비로 지출했다. 철강업계는 현재 '큰손'인 조선업계와 후판 가격을 두고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회사에 따라서는 판가 인상과 감산 등 다방면으로 고려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하려는 이유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용 요금의 3.7%를 전력산업기반기금에 별도로 내고 있다"며 “요율 인하라도 산업통상자원부에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지만 요지부동"이라고 토로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지난 13일 경남 사천 소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대한민국 우주산업 클러스터 출범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2027년까지 1조5000억원을 우주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 설립추진단은 임시 청사를 우선 확보했다. 지난 14일부터는 사천을 시작으로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한 분위기다. 에너지경제신문은 14일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을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오는 5월 27일로 예정된 개청에 앞서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당국은 우주 기술 강국 도약·우주 안보 실현·국제 공조 주도 등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청이 무슨 역할을 맡을 것인지 등 기관의 정체성부터 확립하는 것이다. 우주청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민간 영역의 우주 관련 연구와 산업 등의 협력 관계를 확립하는 관제탑 역할을 하는 정책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개청 초기 우주청은 항공우주 산업 육성과 진흥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민간 기업 역량을 체계화 하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때로는 경쟁력 강화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열악한 분야를 키우는 등 마중물 역할을 맡음으로써 산업 생태계를 건전하게 정착시키게 해야 한다. 우주청장은 장기간의 안목을 갖고 계획을 수립해야 해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초대 청장은 신선한 사고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50대 중에서 선임되는 게 바람직하지만 과학자나 관료 출신들이 차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주청은 연구 기관이 아니기도 하고, 경제성을 따져야 하는 기관의 장으로는 부적합하고, 복지부동형 업무 처리 방식을 보여선 추진 동력 자체를 가질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위험도 무릅쓰고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어 담대하고도 진취적인 성향과 정책 기획력이 우수한 최고경영자(CEO)의 역량을 갖춘 인물을 청장으로 기용해야 한다고 본다. 집단 지성의 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위원회 체제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본다. 전인미답의 분야이기 때문이다. 우주청은 연구직 200명, 행정직 100명 가량의 직원들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관의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가 우선이고 그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순서로 가야 한다. 예산 역시 중요한데, 이 역시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따른 종속적인 분야여서 차후 '우주항공진흥기금'에 관한 기획도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 당장 눈앞의 사안이기에 서둘러야 하겠지만 너무 경직된 법령 제정은 지양하는 게 좋다. 아직 밟아본 길이 아니어서 확정적인 문구를 넣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법은 기본 조직 등 체계를 잡는 데에 필요한 수단이지만 규제의 성격이 강해 현 단계에선 최소한의 수준에서만 정하고, 추후 운영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융통성 있게 개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우연과 천문연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기관들인데, 우주청 산하로 옮기기 위해 이사회 구성과 정관 개정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우주청이 이를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제반 기관들의 역할 재정립이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다. 법령을 통해 강제적으로 이관해야 한다. 또 2개의 연구원을 하위 기관으로 두게 되는 이상 연구 범위가 중복돼선 안 된다. 다만 기존 연구원들이 맡아오던 연구 분야에 대한 연속성은 보장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우주청의 존재 이유는 민간 우주 기업 발전에 공헌하는 것인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항우연과 천문연의 기득권을 인정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한 프로젝트를 수주함에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KAI와 같은 유수의 민간 기업들과 같은 조건 아래에서 경쟁해 따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이 없으면 기관의 위기 의식도 없다. 그렇다. 그러면서도 너무 서두르지는 않길 바란다.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업계에 비전을 제시하고, 지금껏 민간에서 하지 못한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성하는 것이 우주청의 설립 취지다. 우주청은 우주 발사체에 필요한 양질의 강판 소재 경쟁력을 보유한 포스코나 항법 장치 분야의 기업, 꼭 필요한데 뒤떨어지는 영역을 강하게 지원해 업계를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우주 기업 MDA의 아르테미스 우주선에 탑승하는 4인 중 한 명은 캐나다인이다. 캐나다가 로봇팔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 탑티어 경쟁력을 갖고 있어서다. 우리나라는 전자·통신과 탐사 로봇 분야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우주청이 이에 대한 역할을 잘 수행해내길 바란다. 앞서 언급했듯, 우주항공청의 본연의 목적에 보다 충실한 정책 수립과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이미 진행 중인 기존 UAM 등의 연구와 조화를 꾀해야 한다. 행여나 이를 위축시키며 청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문제는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기체 개발은 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 이미 현대자동차나 SK텔레콤과같은 사기업이 해외 업체와 협력해 진행하는 일이라서다. 운항은 국토부에서 담당할 것인데, 우주청은 존재 이유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길 바란다. 원칙적으로 연구원 개인의 선택에 의한 이동을 막을 수 없어 자유로운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 연구 여건 등 처우를 보장해주면 우주청으로 옮길 이유는 없고, 핵심 인력 유출 수준이 심각해 기관의 연구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차출은 당연히 절제해야 한다. 미래의 연구자 확보나 대학의 인재 양성 등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민간 기업이나 여타 연구원에서 이미 자리잡고 일하는 인력을 빼가듯 영입해가는 것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자료나 기술의 유출로 기존 근무처가 타격을 입어선 곤란해서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는 조치를 강구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우주 패권 다툼을 하고 있고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을 창설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맹국들을 끌어들였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는 우주를 경제적으로 활용할 산업 분야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여기에는 위성 산업·관광 사업·헬륨 3 및 희토류 등 자원 확보 등 상업적인 분야가 모두 포함되는데,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우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 '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COPUOS)' 활동 등 '우주 ESG' 문제가 큰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달 자원 소유권(우주 자원 조약 체결) 등에는 아직 규칙이 없지만 정하는 중이다. 이 외에도 우주 활동에서 생겨날 손해 배상이나 보험 등 R&D 외 우주 법·정책 비중도 엄청나게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가 전무한 상태다. 정부 당국은 행정직 공무원들이 이를 담당케 한다는 입장인데, 심각성을 모르는 안이한 발상이다. 우리 한국항공대는 항공우주정책대학원을 통해 우주 정책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한다. 오는 6월에는 '국제 우주법 포럼'을 기획하고 있고, 훌륭한 우주 정책·법학자를 초빙하고자 하니 많은 관십과 성원을 당부드린다. 황호원 교수(법학 박사)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 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 부회장 한국항공보안학회장 국토교통부 장관 정책 자문 위원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돌연 사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암호화폐 위믹스(WEMIX) 성장을 진두지휘하며 'K-블록체인의 아버지'라 불려왔던 인물로, 갑작스런 그의 사임을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사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기업'으로의 전환을 이끌었던 장현국 대표의 사임 소식에 게임업계와 코인업계가 들끓고 있다. 그간 장 대표가 위메이드의 위믹스를 필두로 국내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해온 만큼, 위메이드의 사령탑 교체 소식에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격도 출렁이는 상황이다. 장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6년 넥슨에서 처음 게임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네오위즈(구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고, 그 자회사 네오위즈모바일의 대표를 역임한 후 지난 2013년 위메이드(구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듬해 3월부터 위메이드의 신임 대표를 맡아 올해까지 10년간 회사 경영을 이끌었다. 대표직 수행 초창기에는 중국 게임사와 '미르' 지식재산권(IP) 분쟁에 집중했고, 2019년 전후로는 블록체인 사업에 공을 들였다. 당초 장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였다. 갑작스런 그의 사임 소식에 업계에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첫 시나리오는 위메이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위메이드는 위믹스 코인 발행·유통량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위메이드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회피 의혹과 코인 발행량 사기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위메이드 관련자를 소환조사했다. 이보다 더 무게가 실리는 시나리오는 시기 상 장 대표의 대표직 사임이 적절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최근 위메이드가 출시한 두 번째 블록체인 대작 '나이트 크로우'가 출시 사흘 만에 누적 매출 1000만달러(약 133억원)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초반 성과를 냈다. 위메이드의 숙원 과제가 블록체인 게임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이번 '나이트 크로우'로 그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와의 대화 행사에서 “지금의 위메이드에는 나 같은 사람이 맞지만 언젠가 준비한 것들이 모두 자리 잡고 (블록체인 사업으로) 돈을 벌 때가 온다면 언제든 그만둘 마음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이달은 장 대표가 위메이드 대표로 취임한지 꼭 10년째 되는 달이다. 지난 1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만큼 개인적 차원의 피로도도 상당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 업계에서 장 대표는 위메이드를 위한 '원앤온리 맨(One and Only man)'으로 여겨져 왔다. 그의 임기 만료 시점 때마다 업계에선 “장 대표의 역할을 대체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장 대표의 사임 이후 위메이드는 박관호 의장 겸 창립자(회장)가 새 대표를 맡는다. 장 대표는 향후 위메이드 부회장으로 남아 박 의장의 경영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직 새 대표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당장의 실적보다는 성장을 우선한다는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뛰어난 초반 성적을 낸 '나이트 크로우'의 성과를 장기 흥행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주된 과제다. 오는 29일로 예고된 주주총회 이후에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공개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관련 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위메이드 측은 “박관호 의장은 개발에 전념하며 경영을 지원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게임과 블록체인 사업의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두산·한화·HD현대가 협동로봇을 통한 수익성 향상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17일 시장조사업체 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 협동로봇 시장 규모가 12억3000만달러(약 1조6384억원)로 집계됐다. 올해는 16억7200만달러(약 1조2271억원), 2030년에는 76억6000만달러(약 10조2031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인력난과 인건비 증가에 대응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협동로봇은 근로자와 함께 작업하는 로봇으로 단순·위험한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머신러닝·인공지능(AI)에 힘입어 학습하는 등 스마트팩토리에 필요한 기술도 활용한다. 기존 산업용 로봇 보다 크기가 작고 설치가 쉬운 것도 강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2027년까지 북미와 유럽 내 판매채널 수를 130개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는 2022년 대비 16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손'이다. 두산로보틱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에 육박한다. 네덜란드 스키폴 국제공항에 최대 70㎏의 수하물을 처리가능한 솔루션도 공급 중이다. 이는 'H시리즈' 협동로봇에 덴마크 코봇 리프트의 진공 흡입관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올해 매출 1246억원·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기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중남미·동남아시아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의료기기 전문업체 이롭과 손잡고 대구 구병원에 공급한 협동로봇 수술보조 솔루션이 실제 수술에 활용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한화로보틱스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30곳 이상의 거점을 기반으로 입지 강화를 모색한다. 앞서 협동로봇 신제품 'HCR-14'도 공개했다. 특히 푸드테크·보안 서비스·3D 산업을 비롯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방 자동화 서비스 전문업체 웨이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 CJ프레시웨이와 급식·외식 등 푸드서비스 자동화를 위한 MOU도 맺었다. 양사는 식재료 전처리·메뉴 조리·배식 및 퇴식·식기 세척을 포함한 프로세스의 운영 효율을 향상시키고 근로 환경도 개선하는 솔루션을 만든다는 목표다. HD현대로보틱스도 대만 테크맨로봇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경량형 협동로봇을 개발 중이다. 협동로봇 관련 투자도 강화한다. 산업용·서비스용 로봇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성 반등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주요 고객들이 협동로봇을 도입하는 것도 이같은 행보를 가속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협동로봇이 산업용 로봇의 아성을 위협하는 것도 언급된다. 유니버설로봇(UR)은 가반하중 30㎏급 신제품 'UR30'을 지난달 국내 출시했다. 유니버설로봇은 기존 협동로봇의 단점을 보완하고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과 경쟁하는 위치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삼성웰스토리가 단체급식에 로봇 자동화 솔루션 도입에 나서는 등 협동로봇 보급 확대의 저변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협동로봇 침투율 향상이라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력도 늘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1년간 이어진 적자를 탈출해 올해 1분기엔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 또한 올해 '10만전자'에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9272억원이다. 이는 작년 1분기의 6402억원 대비 8배 가까이(669.6%) 늘고, 직전 분기의 2조8천257억원과 비교해도 74.4% 증가한 수준이다.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 개선 영향이 크다. 전방 IT 수요 침체에 따른 반도체 업황 악화에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연간 14조88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작년에 4개 분기 연속 지속한 조단위 적자 행진을 멈추고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흑자 전환을 예상한 증권사들이 제시한 DS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메리츠증권 7000억원, IBK투자증권 3340억원, KB증권 200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에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은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했다. 또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하는 가운데 PC와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는 등 업황 회복세가 나타났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레거시(범용) 메모리의 수요 환경 개선세가 기대 이상"이라며 “레거시 메모리 판가 상승이 실적 개선뿐 아니라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까지 발생시키며 예상보다 강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회복의 핵심은 메모리다. 전체 DS 부문과 메모리사업부 흑자 전환에 앞서 D램 부문이 작년 4분기에 먼저 흑자로 전환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 기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D램 점유율은 45.7%로, 1위를 유지하면서 2016년 3분기(48.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매출 증가가 한몫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D램과 낸드를 포함하는 메모리사업부가 흑자로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조3000억원 개선된 1조1000억원으로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1분기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자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따라 높이고 있다. 지난달 하나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했고 최근엔 메리츠증권과 SK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높였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가가 7만 2300원에 거래를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38%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보다 높은 10만5000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꿈의 가전'으로 불리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국내 시장에 나란히 선보이며 정면 대결에 나섰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시작 버튼만 누르면 세탁물을 꺼내지 않아도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되는 혁신 제품으로, 기존 건조기 대비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며 침체된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삼성·LG, 건조 용량 15㎏ '동일'…“3㎏ 세탁물 99분 만에"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3일부터 올인원 세탁건조기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판매를 시작하며 삼성전자와의 본격적인 세탁건조기 전쟁 돌입을 예고했다. 앞서 LG전자가 지난달 22일부터 선보인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프리미엄 모델이어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와 가격 등에서 직접 비교가 어려웠던 만큼 이번 보급형 모델 출시로 양사의 경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와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모두 핵심은 건조 성능이다. 두 제품 모두 건조 용량이 15㎏으로 동일하며, 3㎏의 세탁물을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 만에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모델에서 13㎏이었던 건조 용량을 보급형인 트롬에서는 15㎏로 늘려서 내놨다. 건조 용량 15㎏은 한국에너지공단에 신고된 드럼 모델의 건조 용량 중 최대치다. 양사 모두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으로 발생한 열로 옷감의 습기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온도를 높이는 데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기존에 나왔던 히터 방식의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옷감 손상이 크고 건조 시간도 오래 걸렸던 탓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쓰는 경향이 굳어진 만큼 양사 모두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 삼성 '하이브리드' 건조…LG “100% 히트펌프" 다만 건조 방식에는 양측에 다소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가 히트펌프와 히터 방식을 함께 적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건조 기술을 내세운 반면, LG전자는 100% 히트펌프 기술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건조기를 베란다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철에는 기온이 떨어져 건조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며 “예를 들어 5도 떨어지면 에너지 효율이 20∼30% 악화되는데 그럴 때 히터를 사용해 그 손실을 보완해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히터를 쓰지 않으면 낮은 온도에서는 건조기의 건조 시간이 길어지고 건조 성능도 크게 떨어져 에너지 소비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히터를 통해 히트펌프의 온도를 올려 성능 저하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단독 건조기 수준의 건조 성능을 위해 3년간 개발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반면 LG전자는 “국내 세탁건조기 중 유일하게 과거 방식인 히터를 전혀 쓰지 않고 100% 히트펌프 기술만으로 옷감 손상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조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세탁건조기 전용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 모듈을 새롭게 자체 개발했다. LG전자의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 기술은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해 빨래가 머금고 있는 수분을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이어서 옷감 보호에 유리하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또 모터 속도를 조절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작동하는 인버터 기술이 적용돼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양사가 각각 밝힌 두 제품의 소비 전력에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1천700와트(W)인 반면 LG전자 트롬 워시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570W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가동 시 순간적으로 동작하는 최대치를 표기해 놓은 것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그만큼의 소비전력을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크기는 트롬이 더 작아…출고가는 삼성이 더 저렴 이밖에 두 제품의 크기와 가격 등에도 다소 차이가 있다. 제품의 전반적인 크기는 LG전자 트롬 워시콤보가 더 작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 설치 시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설치할 때보다 공간을 약 40%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스포크 AI 콤보의 크기는 폭 686㎜·높이 1천110㎜·깊이 875㎜다. 반면 LG전자는 기존 동급 트롬 세탁기 한 대와 동일한 컴팩트한 사이즈(폭 700㎜·높이 990㎜·깊이 830㎜)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의 경우 통상 상단에 위치하는 세제 자동 투입 장치를 하단에 배치했다. 건조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하는 과정에서 건조기 하단에 있던 히트펌프를 상단으로 올려 대용량 열교환기 면적을 확보한 탓이다. LG전자는 하단에 4㎏ 용량의 통돌이 세탁기인 '미니워시'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 출고가만 놓고 보면 LG전자가 다소 비싸다. LG 트롬 워시콤보의 출하가는 449만원이며,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는 399만9000원이다. 다만 양사가 신제품 출시에 맞춰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어서 실제 구입 가격은 이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파업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전날 조정회의를 개최해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 중재를 시도했다. 하지만 양측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며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측과 교섭에 나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게 된 만큼 전삼노는 오는 18일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다만 노조 측은 법적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오는 18일 사측과 마지막 교섭을 진행하기로 해 결과에 따라 교섭안에 양 측이 서명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20일 올해 임금 인상률 협의를 위한 6차 본교섭을 열었지만 상호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의 임금 기본 인상률 제시안은 2.5%, 노조는 8.1%다. 이에 노조는 교섭 결렬을 통보하고 중노위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전삼노는 삼성 관계사 노조들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곳 조합원은 삼성전자 전 직원 중 16% 정도인 2만여명에 달한다. 삼전노와는 별개로 삼성전자는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에서도 임금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협의회는 임금 인상률 5.74%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1969년에 창립한 삼성전자에서는 55년 새 파업이 벌어진 전례가 없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임금 협상이 깨져 쟁의 조정을 신청해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파업에 나서지는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