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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태양광 부진 속 고전…케미칼 경쟁력 높인다

한화솔루션이 석유화학·태양광 발전 등 주력사업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 1분기 매출 2조8000억원·영업손실 1000억원 안팎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3700억원 가량 줄면서 적자전환했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폴리실리콘 값이 ㎏당 6.55달러로 집계되는 등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밑지는 장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중국과 미국 등 국내·외 기업들이 모듈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내 모듈 재고가 각각 45·90GW에 달하는 것도 언급된다. 이는 올해 예상 설치량을 50% 가까이 상회하는 수치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2년 kW당 250달러 안팎이었던 단결정 PERC 모듈값이 지난해 7월 150달러대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는 100달러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어려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로 인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고 있는 탓이다. 한화솔루션은 3조원 이상을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토대로 난관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온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받기 힘들 수 있다.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던 석유화학 사업도 반등의 기미가 포착되고 있다. 에틸렌·프로필렌 체인 등은 납사값 하락에 힘입어 스프레드가 개선되는 추세다. 4월 둘째주 납사크래커(NCC)업체의 t당 스프레드가 264달러로 나타나는 등 NCC 설비 흑자전환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타디엔·벤젠·톨루엔·자일렌값 강세 덕분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전업체들이 고부가 합성수지(ABS) 구매를 확대하고, 여름을 앞두고 PET병 생산이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연평균 7% 이상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케이블 절연소재인 가교폴리에틸렌(XLPE)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은 세계 3위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400kV급 케이블용 XLPE를 개발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케이블 전시회 'WIRE 2024'에서 XLPE를 개량한 차세대 초고압급 소재(SEHV)도 소개했다. 이는 최대 550kV에서도 송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반도전 소재 에틸렌 부틸크라이레이트 코폴리머(EBA)와 해저케이블용 특화 소재도 선보였다. 한화솔루션은 글로벌 케이블 메이커를 대상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전사업 매각 및 EPC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며 “한화토탈에너지스도 차세대 태양광 소재로 불리는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삼성전자, 美 반도체 공장 추가 건립에 보조금 8.8조원 받는다…투자금 14% 상당

미국 정부가 자국 내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립하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8527억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16일 지나 러몬도 미국 연방상무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의 텍사스 첨단 반도체 공장 투자를 위해 반도체법에 따라 64억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3조5151억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규모·투자 대상을 확대해 2030년까지 총 약 450억달러(약 62조2453억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존 투자 규모의 2배를 상회한다.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연구·개발(R&D) 시설도 건립해 본격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첫 번째 텍사스 테일러 공장은 2026년부터 4나노미터·2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한다.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하게 된다. 연구·개발 팹도 2027년 개소한다. 러몬도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의제에 따라 또 한 번의 역사적 투자를 기념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로써 세계 최첨단 반도체가 미국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원하는 반도체 보조금은 인텔(85억달러)과 대만 TSMC(66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액수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지원은 첨단 반도체의 공급망을 자국 내로 유입시키기 위한 경제·안보 정책의 일환이다.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 정부는 첨단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안보 위협 요인으로 간주해왔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첨단 반도체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지원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1년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공급망 유연성을 확보하고, 중국 견제 차원에서 핵심 제조업의 부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들의 설비 투자를 유인하고자 반도체법 입법을 추진했다. 삼성전자가 받게 되는 64억달러는 대출금을 제외한 순수 보조금이다. TSMC 대비 소폭 적지만 투자액 대비 보조금 비율은 14%로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불꽃 튀는 조선 2라운드…한화 김동관·HD현대 정기선, 북미서 격돌

국내 조선업계 양대 산맥인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이 별도 해외 법인 설립과 현지 기업과의 적극 협력 등을 통해 북미 시장 내 저변 확대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1818억원 규모의 '한화오션 USA 홀딩스 코퍼레이션' 주식 1352주를 올해 12월 31일까지 취득하기로 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 USA 홀딩스는 당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종속 회사"라며 “운영 자금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미국 텍사스 소재 한화오션 자회사로, 사장급 대표이사로는 류두형 경영기획실장이 선임됐다. 미국에 세워진 회사인 만큼 현지 당국 승인도 받았다. 류 사장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다방면으로 대비해왔다. 사외이사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인 조지 프레스콧 부시를 기용했고, 또 지난 2월에는 미 해군과 유지·보수·정비(MRO)를 포함한 함정 사업 수행을 위한 시설과 준비 사항 등을 점검해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 외에도 유상증자를 실시해 조달한 1조4971억원 중 4200억원을 글로벌 방산 사업 확대 등 생산 거점 확보와 함정 MRO 기업 인수 등에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HD현대도 이에 질세라 미국 방산 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와 손잡고 무인 수상정(USV) 개발에 나섰다.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육군·해군 등을 고객으로 둔 방산 기업으로, 록히드 마틴과 미 해군 통합 전투 시스템 현대화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USV는 승조원 없이 수중에서 운항이 가능한 무인 함정으로, 육지·해안 또는 타 선박 작업자가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제반 감지 장비와 AI를 갖추고 있다. 감시와 정찰, 기뢰 탐색·제거, 전투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해 전세계 해군의 고급 전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를 통해 자율 운항 기술을 키워가고 있어 팔란티어와의 동행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지난 8일 HD현대중공업은 북미 최대 해양·항공·우주 전시회에서 GE에어로스페이스와 함정 추진 체계 개발 업무 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은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수출 함정에 대한 MRO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한화오션과 HD현대가 잇따라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한발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미국 내 조선 산업의 쇠퇴와 깊은 관련이 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노후 시설 탓에 생산 단가도 높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조선소에 차례로 방문해 함정 건조·정비 역량을 살펴봤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필리·호주 오스탈 조선소 인수 보도와 북미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한 한화오션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미 함정 건조·창정비 사업 수주를 통한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부와 HD현대중공업의 미래 성장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토종 OTT 3사 매출 다 합쳐도 넷플릭스에 또 밀렸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에서 약 8233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6.5% 오른 수준이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3사의 합산 매출은 전년대비 3.8% 오른 6173억원 수준을 기록하며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집게됐다. 15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공시한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233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거뒀다. 전년대비 매출은 500억원가량 늘었고, 영업이익은 22억원가량 줄어들었다. 넷플릭스를 추격하는 토종 OTT 3사의 실적은 크게 요동쳤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티빙의 경우 매출이 전년대비 800억원가량 늘었지만, 영업손실액도 200억원가량 불어났다. 전년대비 매출은 31% 늘고, 적자도 19% 늘어난 수준이다. 웨이브와 왓챠는 영업손실을 전년대비 각각 35%, 61%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매출은 뒷걸음질 쳤다. 3사 합산 매출은 6181억원으로, 넷플릭스에(8233억원)와 20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산 영업손실도 지난해 3000억원대 수준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2432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3사 외에 쿠팡플레이의 경우 쿠팡와우 멤버십과 구독료를 별도로 나눌 수 없어 OTT 실적을 가늠하기 어렵다. 업계에선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만이 현재 판을 흔들 수 있는 카드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과 웨이브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주목을 받았다. 다만 MOU 이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합병을 위한 다음 스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합병 추진의 걸림돌은 양사 모두 수익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의 경우 웨이브를 인수해 최대 주주 위치를 확보하는 데 재정적 여력이 충분하지 않고, 웨이브의 경우에도 주주가 다양해 매각가 및 매각조건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까지 진통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사 모두 일단은 수익성 확보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잇달아 히트시킨 데 이어 프로야구 중계권까지 확보하며 이용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야구 중계 유료화하면 광고 요금제를 중심으로 한 실적 반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웨이브는 막강한 지상파 콘텐츠를 바탕으로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KOCOWA)+'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 중이다. 코코와+는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K팝 콘텐츠 등을 다국어로 제공한다. 구독료는 월 6.99~7.99달러로, 올해 미주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오세아니아 등 서비스국가를 74개국으로 확대한다. 웨이브는 올해도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K-방산, 글로벌 시장 내 입지 강화…유럽·중동발 훈풍 지속

한국산 무기체계의 수출길이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유럽과 중동의 군사적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의 경우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격과 반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각)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월요일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은 탄도 미사일·순항 미사일·자폭 드론을 비롯한 수단으로 이스라엘을 타격했으나, 대부분의 시도가 '아이언돔' 등에 의해 무력화됐다. 이번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방산업계는 이로 인해 역내 무기 구매 수요가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LIG넥스원과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4조원 이상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계약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사우디의 영토는 UAE의 25배에 달하고, 주력산업인 석유 시설이 타겟이 된 바 있다는 점에서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모하나드 카리브 모하메드 이라크 방공사령관도 한국에서 천궁-Ⅱ를 둘러봤다. 이라크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UH-1 수리온 헬기 도입도 검토 중이다. 타벳 모하메드 사이에드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강구영 KAI 사장과 만나 국방·방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수리온은 UAE에서도 첫 수출을 노리고 있다. KAI는 미국·이집트·우즈베키스탄·중남미를 비롯한 지역에서 FA-50 경전투기 등 T-50 계열 고정익항공기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현대로템의 K-2 전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등이 노후 전력을 대체할 무기체계로 자리잡고 있다.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에서 대규모 수출 계약이 예상된다. 루마니아는 300대에 달하는 신형 전차 도입을 추진 중이다. 북쪽 국경을 우크라이나와 맞댄 탓에 올해 국방예산도 208억달러(약 28조원)로 전년 대비 45% 늘렸다. 이미 미국산 전차를 구매하기로 했으나, 높은 가성비와 빠른 납기를 겸비한 K-2를 포함해 기갑전력을 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자주포 수출 시장의 '1인자' K-9도 1조원(54문) 상당의 계약도 앞두고 있다. K-9은 지난해 루마니아 자주포 사업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보병전투차(IFV) 레드백도 호주에 이은 수출 성과를 내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경쟁자로는 레드백은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 및 스웨덴 CV90 등이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이 페루와 호위함·원해경비함(OPV)·상륙함 현지 건조 공동생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해양방산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폴란드·필리핀 잠수함 프로젝트를 수주를 타진하고 있다. 현지 기업과 협업도 확대 중이다. 양사는 지속적인 매출 발생을 위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분야 경쟁력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풍산의 155㎜ 포탄은 지상 무기체계 수출 및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역의 재고 부족의 수혜를 꾸준히 입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말레이시아 등 수출 계약이 체결된 국가에서 또다른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KF-21 보라매를 비롯해 개발 중인 무기체계도 수출 전선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기고] 중고차 시장 선진화 위해 민·관 협력 강화해야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약 240만대다. 신차 시장(약 170만대)의 1.4배 수준이다. 기업끼리 오고간 횟수까지 포함한 총 거래대수는 380만대 정도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 시장 대비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고차 수출 역시 작년 약 55만대 이상을 달성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앞으로 선진 시스템과 최적의 구조를 갖춘다면 100만대 이상도 가능한 영역이다. 중고차 시장 변화의 분기점은 작년 현대차그룹 등 제작사가 진출한 것이다. 사실 작년 1월부터 시작할 수 있었으나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이 약 30% 줄어들었고 준비도 철저히 하느라 10월부터 시작됐다. 현대차·기아가 사업을 진행 중이긴 하나 수면 위로 올릴 정도로 효과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향후 상황 진전에 따라 다른 국내 제작사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중고차 거래문화는 아직은 후진적이고 개선돼야 할 과제가 많다. 아직 허위 미끼매물은 물론 위장 당사자 거래문제, 성능점검 미고지와 침수차 문제 등 아직은 투명 선진문화와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소비자 피해 사례 중 가장 심각하고 피해가 많은 영역이 바로 중고차 거래 환경이다. 매매사원의 선진화는 물론 품질 문제 발생 시 보상 체계 등은 물론 신차와 같은 투명 거래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 아직은 정보의 비대칭 현상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많은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은 물론 중고차 관련 단체의 노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진 중고차 시장과 확대를 위한 해결과제는 아직은 많다고 하겠다. 우선 주무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주관기관인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서 투명성 제고와 문제점 개선에 신경써야 한다. 한국중고차협회도 중고차 발전 세미나 등 기초를 다져야 한다. 중고차 관련 연합회의 경우도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방법을 지양하고 국내 중고차 시장 선진화에 앞장서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직접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산하에 연합회, 제작사, 관련 전문가 등 모든 단체가 융합된 협회를 조성해야 한다. 현대차·기아 등 제작사의 역할도 필요하다. 생계업 지정 관련해 주무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난 2022년 자동차 제작사의 연차별 진입을 허가한 후 내년까지 일정 비율로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규제 없이 완전한 진입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제작사가 초기단계이고 준비가 덜 돼 판매비율이 워낙 적다고 하겠으나 머지않아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좌장으로 관련 협상을 진행하던 필자의 경우도 제작사 진입은 당연한 결정이나 향후 중소기업이나 개인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진정한 상생관계를 강조했다. 진입을 허용한 이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제작사의 중고차 거래 진입을 불허한 국가가 전혀 없고 아직은 허위 미끼매물 등 국내의 부정적인 중고차 거래 문화를 선진형으로 개선하는데 제작사의 인증 중고차 거래가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연이 효과는 앞으로 크게 나타날 것이지만 국내의 경우 신차의 약 80% 이상이 현대차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독과점에 따른 후유증을 주변에서도 우려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상생 시스템이 중요하고 상황을 국토교통부가 유심히 들여다보는 자세도 꼭 필요하다고 하겠다. 역시 국토교통부 산하의 한국중고차협회가 역할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중고차 내수와 수출 시장은 완전히 다르면서도 연계성 측면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관련 영역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중고차 수출 시장은 내수 대비 더욱 열악하고 후진적인 만큼 개선의 여지가 극히 크다. 수출 영역은 산업통산자원부가 담당인 만큼 두 기관과 관련 단체에서 연계성 측면을 강조해 시너지 개선을 생각할 수 있다. 오는 7월4일 인천항만공사가 주관하는 국제해양포럼에서 특별 세션으로 수출중고차 선진화 세미나가 있어서 좋은 방향이 제시됐으면 한다. 협회를 통한 전문가 양성도 중요하다. 중고차 관련 전문가는 영역의 특성상 전문가 양성이 극히 어려운 영역이다. 자동차 공학적인 측면에서도 알아야 하고 남이 사용하던 물건을 새롭게 포장해 시장에 내놓는 중고차 거래 문화도 알아야 한다. 각종 관련 세금 서류 업무는 물론 중고차 진단평가 지식과 중고차 할부 등 다양한 중간과정도 인지해야 한다. 최근 중고차 영역의 투명성이 제기되고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딜러문화가 형성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 판단된다. 국내 전문 직종 중 자랑스러운 직종으로 재탄생해 중고차 관련 전문가 양성과 풍부한 수입원을 자랑하는 직종으로 키워야 한다. 이 영역은 당연히 수출중고차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중고차 영역은 앞으로 더욱 성장해 중고차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당연히 수출 산업도 더불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역시 각종 단점을 해결하면서 조속히 선진형 투명문화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기대하면서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제작사를 대표하는 만큼 비즈니스 활성화에 못지않게 사회 기여도 측면에서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결국 사회 기여도가 시장 활성화와 확대로 선 순환되면서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중고차 시장 ‘지각변동’···서비스 차별화 경쟁 본격화

대기업의 중고차 업계 진출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 등이 고객 대상 혜택을 대폭 확대하며 수요 확대에 나서자 기존 업체들은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며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 현대차·기아 '트레이드 인' 혜택 강화···롯데 등도 진출 막바지 담금질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트레이드 인'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쓰던 제품을 제조사에 중고로 반납하고 새 제품을 구입하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게 골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이오닉 5·6 등 전기차에만 50만원 할인 혜택을 줬지만 이달부터는 9개 차종에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현대차는 기존 차량을 매각하는 소비자를 위한 보상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차량 상태에 따라 매각대금의 최대 4%까지 보상금으로 지급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타 브랜드 차량도 매각할 수 있다. 기아 역시 지난 1일부터 최대 30만원을 할인해주는 트레이드 인 제도를 도입했다. 이밖에 인증중고차 웹 사이트에서 상세 견적을 받은 당일에 최종 매각을 완료하는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10만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국내 신차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한 현대차·기아가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전 포인트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기존 차량 매각부터 신차 구입까지 고객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작년 10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며 신차의 제조공장(factory)에 해당되는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두 곳에 마련했다. 향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해 주요 권역에 이를 추가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올해 중고차 판매 목표를 1만5000대로 제시한 상태다. 대기업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업체들도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고객 소통을 강화하고 이색적인 이벤트를 다수 전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케이카는 최근 중고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숏폼테마관'을 선보였다. 이 곳에서 케이카 주요 차량은 물론 직영중고차 서비스 특장점, 중고차를 사고 팔 때 팁, 차량 관리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젊은 세대의 이목을 잡기 위해 MBTI 유형별로 각자 어울리는 차량 모델을 추천하는 '카BTI'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 롯데·KGM·르노 등도 눈독···세단 거래 활성화 등 새 트렌드도 앞으로 더 많은 대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점도 중고차 시장 지각변동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렌탈을 앞세운 롯데그룹은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작년 말 기준 중고차 렌탈 차량을 약 1만대를 운용 중이다. 중고차 경매 브랜드 롯데오토옥션은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중고차 직접 수출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작년 말 출시한 중고차 장기렌탈 서비스 '마이카 세이브' 역시 고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장기렌터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중고차로 이 서비스를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는 중고차 매매 사업을 시작할지 결정하기 위해 막판 조율에 한창이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후 매물을 확보하고 서비스 제공 내역을 확인하며 담금질에 나섰다. HL그룹 지주사인 HL홀딩스 역시 최근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 목적에 중고차 매매업 등을 추가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시장 분위기도 바뀌는 조짐이 보인다. 신차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세단이 중고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비 감가 상각 정도가 큰 만큼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 등록된 SUV(RV 포함)는 총 24만2713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등록량의 69.5%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신차 10대 중 7대는 SUV였다. 세단 등록 대수는 9만1985대로 26.3%였다. 반면 지난 1~3월 중고차 시장에서는 세단 거래 대수(23만5817대)가 SUV(18만1044대)를 크게 웃돌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적자 탈출’ 감산 속내는 제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반도체 적자 탈출'에 성공한 가운데 가운데 감산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년 대비 재고가 늘어난 삼성은 감산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량을 털어내는 데 성공한 SK는 생산 정상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14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총 재고 자산은 30조9987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전년 대비 6.68% 늘어난 수치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1월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재고 정상화 목표와 이를 위한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감산 정책 유지를 시사했다. 그는 “D램·낸드 모두 세부 제품별 재고량 차이가 존재해 미래 수요와 재고 수준을 종합 고려해 올해 상반기 중에도 선별적 생산 조정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재고 자산은 작년 말 기준 13조48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4% 감소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사장)는 이와 관련 지난 1월 D램 감산 해제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양사는 '반도체 적자 탈출'에 나란히 성공한 상황이라 이 같은 감산에 대한 미묘한 접근법 차이에 시장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14조87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1분기 4조5819억원 △2분기 4조3618억원 △3분기 3조7539억원 △4분기 2조1816억원으로 점점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호조세를 보이며 올해부터는 적자 탈출에 성공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1.25% 늘어난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의 매출은 22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 가량 될 것"이라며 “낸드(NAND)의 가파른 가격 상승과 재고 평가손 환입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상황도 비슷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조7303억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보다는 빠르게 적자 탈출에 성공해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에프엔 가이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분기 1조6479억원, 올해 전체로는 13조831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들이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PC·모바일 고객사 완제품 재고 정상화와 함께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이어졌고, 생성형 AI 관련 투자 확대로 수요 환경이 개선됐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 이용자 수 증가와 함께 상당수의 조직이나 기업에서는 자연어 처리·코딩·콘텐츠 생성·챗봇 개발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도입하고 있다. 미래에는 특정 도메인·산업에 적합하도록 LLM을 세부 조정하는 데에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학습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 시스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인식 확산 영향으로 전 응용처에 걸쳐 재고 확대를 위한 수요가 나타나는 모습도 감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 조기 정상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확판 기조 아래 고대역폭 메모리(HBM)·DDR5·LPDDR5x·UFS4.0 등 선단 인터페이스 제품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며 “서버 수요 회복세에 적극 대응해 비트 그로스가 시장 전망치를 대폭 상회하며 D램과 낸드 재고 소진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고금리 속 수익성 확대 발판 마련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고금리 국면에서도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한다. 인도·중남미·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중국에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며 수익성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올 1분기 55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하락한 수치다. 향후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 때문에 대기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건설기계 업종은 고금리 시기에는 이자 부담 탓에 수요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신흥국 시장 공략 강화로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도에서의 굴착기 시장점유율이 17~20% 수준(2위)로 알려져 있다"며 “1위 업체와의 격차도 축소되는 추세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의 경우 광산 수요와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 HD현대건설기계가 멕시코·칠레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도 중남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단에서 중·대형 굴착기 60대를 수주하는 등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는 아프리카 건설시장이 올해 584억달러(약 78조원)에서 2029년 748억달러(약 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HD현대건설기계는 모리타니 등 서아프리카 7개국에 광역 딜러를 지정했다. 남수단과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국가에서도 신규 딜러 계약을 맺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 1분기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물류 차질의 여파로 유럽·중동·남미 지역에서 판매 지연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중국에서는 굴착기 판매량이 줄었으나, 대형과 초대형 중심 제품으로 믹스를 개선하는 등 매출은 오히려 향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진 사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폴란드향 K-2 전차에 탑재되는 제품의 매출 인식이 시작됐다. 발전기용은 고객사 다변화 전략을 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수익성 하락을 막기 위해 미국과 중남미 지역 판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럽 시장도 하반기 들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메가딜러를 확대하고 콤팩트 트랙 로더(CTL) 출시를 비롯한 제품 라인업 강화도 지속한다. 안유동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북미 인프라 투자와 중국 및 내수시장 반등도 HD현대인프라코어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HD현대 차원에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건설현장 자율화에 나서는 등 안전성과 생산성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출시할 차세대 모델에 AWS의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CNH와 무인 자율화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를 포함한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연간 매출은 9조원을 넘기는 등 전년 대비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야권의 압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플랫폼 업계가 규제 법안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와 야당 모두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남용 행위를 금지해야한다는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여소야대의 긴장감 속에서도 플랫폼 규제 법안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 22대 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과점 플랫폼에 대한 규제 목소리는 제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20여건 가량 발의되는 등 탄력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비슷한 내용의 플랫폼 규제안을 내놨다가 지난 2월 추가 검토를 선언하며 보류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24년 총선 정책공약집에서도 “기울어진 온라인 플랫폼 시장을 바로잡겠다"며 시장 규율 법제 구축 의지를 표명했다. 구체적인 규제안이 열거되진 않았으나, 규율 법제 안에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보호 및 상생협력 강화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 금지 △국내외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에 따른 폐해 방지 등을 담겠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또 온라인상 눈속임 상술(다크패턴)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방지 및 소비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안도 추진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최초 가입 시 무료로 제공했던 구독요금을 갱신 할 때 자동으로 유료 전환 되는 등의 피해를 막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를 위한 소비자의 사전 동의를 의무화하고, 특정 옵션 사전 선택 행위 및 팝업창을 통한 반복적인 간섭행위를 금지한다. 이 같은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위반하면 시정조치를 내리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규제의 강도도 한층 더 강화한다. 플랫폼업계에 더 높은 책임을 부과하는 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산업, 서비스업, 정보기술(IT) 산업 등에서 유발되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안전보건관리 방안은 더욱 강화된다. 이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보건 기준을 마련해야하고, 배달 노동자의 교통사고 등에 대한 실질적 조치 등도 마련해야한다. 노동관계법에 따른 권리 보장을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를 위한 보호조치도 강화된다.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로 우선 추정하고, 사용자에 입증 책임을 부여한다. 아울러 표준계약서 법제화, 업계 특성에 맞는 분쟁조정협의회 운영, 배달노동자 등에 대한 최저보수제 도입 등의 안건도 공약집에 담겼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대 이후부터 플랫폼에 대한 규제 논의가 이어져 왔으나, 성급한 사전 규제 도입에 따른 혁신 저해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무분별한 입법 시도로 사회적 갈등을 키우기 보다는 발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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