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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장르 계속 도전할 것”…NHN, 다키스트 데이즈로 반등 신호탄 쏜다

“슈터부터 서브 컬처·캐주얼·소셜 카지노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장르에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선보일 신작 11종을 통해 게임 사업에 대한 진정성과 다양한 노력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상호 NHN 게임사업본부장은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다키스트 데이즈(DARKEST DAYS)' 미디어 시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쌓아온 게임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NHN은 이날 게임의 핵심 콘텐츠와 사업 전략, 서비스 계획 등을 공개했다.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 루트슈터 역할수행게임(RPG)으로, NHN 나우 스튜디오에서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의 메인 콘셉트는 '오픈 좀비 월드'와 '슈팅 배틀', '서바이벌 RPG'다.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통해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을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선 '현실보다 더한 리얼리티'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김동선 게임 개발 총괄 PD는 1차 비공개 테스트(CBT)에서 나온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 그래픽 퀄리티 및 튜토리얼 개선에 중점을 뒀다. 김 PD는 “전체적인 난이도와 밸런스를 함께 수정했고, 퀘스트 종류 및 목표·달성 방식도 보다 다양하게 구성했다"며 “특히 택티컬 슈팅 요소를 RPG와 어떻게 결합해야 게임의 본질과 재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협력과 경쟁을 모토로 한 다양한 멀티플레이 모드로 게임성을 차별화했다. 기존 슈터 게임은 싱글 플레이 혹은 순수 멀티 게임을 지향해 왔다. 이 게임은 △협동 레이드 △분쟁 지역 △협동 디펜스 △익스트랙션 모드 등을 제공하는데, 입문자부터 장르 마니아까지 단계별로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게임의 비즈니스모델(BM)은 배틀 패스 형태로 구축될 전망이다. 게임 속 조력자 '주민'과 이동 수단이자 전투 수단인 '차량'을 중심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중재 NHN 게임사업실장은 “배틀 패스를 구입하면 주민을 획득할 수 있고,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진척도가 올라가도록 하는 BM을 고민 중"이라며 “주민의 생존 방식·철학 등 드라마적 요소를 같이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의 경우 부가 BM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도입한다면 속도나 코너링, 등판 각도 등에 차이를 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NHN은 게임 사업 거점 국가로 삼고 있는 한국·일본 등 아시아와 장르 선호도가 높은 북미에서 흥행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아직 개발 단계인 만큼 콘솔 확장보다는 모바일·PC 플랫폼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게임 흥행에 성공하고 장기적으로 서비스될 경우 콘솔 버전도 추가 론칭할 계획이다. 슈터 장르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해킹 이슈에 대해선 자체 개발한 보안 솔루션 NHN앱가드로 대응한다. 앱가드가 막지 못한 부분은 서버 사이드에서 누적된 유저 데이터를 토대로 비정상 데이터를 추출하는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김 PD는 “슈터 장르를 오래 개발해온 만큼 웬만한 피격 판정은 서버 사이드에서 계산한 값을 토대로 대응한다"며 “부정 프로그램 사용 적발 시 게임 이용을 자동 제재하는 등 방안들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게임은 이달 25일부터 31일까지 약 1주일 동안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2차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이용자는 오는 22일까지 게임 공식 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르포] AI·디지털 트윈 ‘찐텐’ LG전자 SFAC, ‘산업 안전·혁신’ 다 잡았다

18일 다녀온 경기 평택 소재 LG전자 생산기술원 '스마트 팩토리 확산 센터(SFAC, Smart Factory Acceleration Center)'에서는 공장 기획·설계·구축·운영 등 전 단계에 적용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지난 66년 간 공장 설계·구축·운영을 해왔고, 최근 10년 새 77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제조 데이터·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노하우라는 무형 자산을 일종의 아이템으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B존 2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있던 SFAC에서는 △생산 시스템 설계·운영 △설비·공정 관리 △검사·품질 △가상 제품 개발 △환경·에너지 △로봇 자동화 등 각종 솔루션을 살펴봤다. LG전자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응용해 가상 공장을 모사한 시뮬레이션인 '프리즘(PRoduction Innovation by System Modeling)'을 직접 개발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생산 시설 전체를 설계하거나 증설 또는 생산성 향상에 활용한다는 설명도 들었다. 우선 SFAC A에서는 제품 출고·무인 자동 운반 장치(AGV)·컨베이어·자동 창고 등 활용 중인 물류 시스템들의 혼잡도를 분석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인원 수 산출까지 제공하는 기능을 확인했다. 또 10분 후의 상황을 30초 간격으로 예측해 생산 지연 등의 문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LG전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의 상품 가치는 충분해보였다. 신준현 LG전자 팀장은 “프리즘을 통해서는 공장 곳곳의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며 “현장 곳곳의 AI 시스템이 설비의 결함을 감지하면 전광판을 통해 상황을 알 수 있게 되고, 곧바로 조치에 나설 수 있어 생산성 제고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전지에 쓰이는 전극을 만드는 '노칭' 작업 중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AI 카메라가 모니터에 느낌표(!)를 띄워줬고, 데이터 베이스(DB)에 근거해 해결책을 찾아주고 조치 결과에 대한 리포트와 현장 매뉴얼도 줄줄이 나왔다. “N6호에서 호이스트 이상 알림으로 장비 부동이 발생함. 제어 인원 점검 요청함."이라고 신 팀장이 육성 명령을 내리자 거대 언어 모델(LLM)이 작동하는 등 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 가치가 돋보였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사망 사고 발생 시 대표이사 구속까지 가능케 해 산업계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AI와 영상 기술을 결합한 이상 감지 솔루션 '프라이 캠(PRAI-CAM)'은 안전모·조끼를 미착용한 사람에 대해서 경고를 날려 위험한 작업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도록 거르는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SFAC B에서는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운영 체제(OS)를 탑재한 여러 로봇 솔루션을 만나봤다. 택배·자재 등이 오가는 물류 창고는 넓은 면적을 수반하고 무거운 물건들도 수용해야 해 인력으로 입출고 등의 업무 처리를 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LG전자는 유연성·안전성·이동성을 갖춘 로봇 자동화 플랫폼인 '플렉스(FLEX) RPS'를 개발해냈다. 또 이와 연계해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자재를 공급하는 '자율 주행 이동 로봇(AMR)'이 이동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주행 테스트를 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공장 환경이 제각각일 것을 가정해 LG전자는 거울을 설치해 빛 반사와 좁은 통로에서도 AMR이 정확하게 작동하는지도 검증하고 있어 기술에 대한 신뢰를 보낼 수 있었다. 로봇 팔을 단 제품도 있어 이동형 소형 생산 기지 같았다. 또 초저상형 AMR을 개발하는 등 고객 수요에 맞춰가겠다는 경영진의 다짐에서 AI와 로봇 사업에 대한 LG전자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한편 초저상형 AMR이 에너지원 용량의 문제로 운용상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사장)은 “일정 부분 사실이겠지만 급속 충전이나 배터리 교체로 대응해 쉼 없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더존비즈온 “DX 넘어 AX 선도”…‘옴니이솔’로 韓 대기업·日 시장 본격 공략

“창사 30여년 만에 신제품을 공개하며 기자간담회를 갖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에 선보인 옴니이솔(OmniEsol)로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를 선도하겠습니다." 이강수 더존비즈온 사장은 1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옴니이솔(OmniEsol) 신제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더존비즈온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업무 혁신을 이끌어냄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더존비즈온은 이날 'ERP & MOR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차세대 비즈니스 플랫폼 '옴니이솔'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GEN AI DEWS'를 공개했다. 옴니이솔은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비롯해 그룹웨어, 문서작성 및 관리도구, AI, 비즈니스 데이터 등을 융합한 기업용 솔루션이다. 제조실행관리시스템(MES), 그룹사통합관리경영정보시스템(GSP), 내부회계관리시스템(ICS), 경비 지출 시스템, 전자 구매, 공급망 관리 등에도 AI가 적용된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 극대화와 개발 환경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GEN AI DEWS'는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개발 플랫폼이다. 소스코드 생성 등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분석·검증까지 지원한다. 이를 통해 개발 과정의 오류를 줄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개발 인력난으로 고충을 겪는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이 사장은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 산업계와 상생 협력 기회를 발굴하고, 사업 영역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어떤 외산 솔루션에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국내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파트너사와 함께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존비즈온은 신제품 발표와 함께 DX를 넘어 AX 시대로 나아가는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용구 성장전략부문 대표와 송호철 플랫폼사업부문 대표가 AX 시대에 필요한 AI 기반 업무 혁신 사례와 미래 비전, 생성형 AI와 통합 업무 플랫폼의 만남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상철 더존비즈온 ERP1본부장은 “30여 년동안 축적해 온 산업별 기술력과 노하우에 AI를 접목함으로써 비즈니스 가치 확장과 동시에 업무 속도·효율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융합 플랫폼이 만들어졌다"며 “옴니이솔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AI 서비스 사업 모델을 구축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더존비즈온은 옴니이솔을 앞세워 국내 중소·중견 시장을 넘어 대기업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기업 시장 점유율은 독일 기업인 SAP가 40%, 더존비즈온이 36% 정도로 양분하고 있는데, 점진적으로 고객 및 파트너사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필리핀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영역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회사는 최근 일본 삿포로에 법인 설립을 마무리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올해 일본 진출을 위한 물밑작업을 마무리한 후 내년부터 성과를 가시화하다는 계획이다. 지 대표는 “단순 언어 번역을 넘어 현지 문화·비즈니스 방식까지 적용했다"며 “일본 진출에 대한 소식은 조만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준비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뜻"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현장엔 1000여명 이상의 업게 종사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현장 시연을 통해 옴니이솔에 접목된 AI 기술력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더존비즈온의 글로벌 공식 파트너인 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발표도 이어졌다. AWS는 '옴니이솔' 파트너십을 통한 고객 성장 지원 전략을 소개했고, MS는 AX를 위한 자사 AI 소개 및 비즈니스 적용 사례를 공개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현대모비스 “기술로 앞서간다” 에어백 개발 ‘박차’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에어백 분야에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에어백 등 신개념 제품을 최초로 개발하며 고객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차 문에 장착해 아래에서 위로 펼쳐지는 '도어 장착형 커튼에어백'과 에어백 하단부의 지지력만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자립형 동승석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PBV에 특화된 에어백이다. 차량 내부가 상대적으로 넓고 다채로운 실내디자인이 가능한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두 기술 모두 충돌이나 전복 사고 시 탑승객의 이탈을 방지하거나 상해를 대폭 저감시킨다고 설명했다. 도어 장착형 에어백은 커튼에어백이 위에서 아래로 펼쳐지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수직으로 상승한다. 사고 시 0.03초 만에 팽창한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와이어 방식을 커튼에어백에 적용했다. 에어백 좌우로 설치된 와이어를 따라 쿠션이 펼쳐지며, 창문 밖으로 탑승객의 이탈을 방지한다. 북미 교통안전국(NHTSA)의 이탈경감표준(FMVSS 226)도 충족하며 안전성을 확보했다. PBV는 뒷좌석 승하차용으로 슬라이딩 도어를 주로 사용한다. 천장에 문을 닫는 구조물이 위치해 에어백 장착 공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도어 장착형 에어백이 효과적이다. 이규상 현대모비스 승객안전연구실장은 “도심 운송에 특화된 PBV 시장을 염두에 두고 신개념 커튼에어백을 개발했다"며 “로보라이드용 PBV는 개방감을 강조해 측면 유리창 크기가 더욱 커지므로, 향후 강화된 탑승객 안전장치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립형 에어백(셀프서포트 에어백)은 전면 유리창까지의 실내 공간이 넓은 PBV 특성을 고려한 기술이다. 에어백 하부의 지지력만으로 충격을 흡수해 동승자를 보호한다. 현재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약 30도 각도의 전면유리창이 팽창한 쿠션을 지지하게 된다. 반면 PBV는 유리창까지의 거리가 멀고, 유리창이 직각에 가까울 수 있다. 자립형 에어백은 이러한 구조적인 어려움을 극복한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쿠션을 전면부(크래시패드)에 밀착시키고, 에어백을 고정하는 설계기술을 적용했다. 쿠션이 에어백 덮개에 해당하는 하우징과 연결돼 순간적으로 쿠션을 잡아주는 원리다. 쿠션의 들림 현상도 방지해준다.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핵심 부품인 에어백 부문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차량 전복 시 승객의 상해를 줄여주는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았다. 이 에어백은 전복 사고가 났을 때 승객의 신체가 선루프 장착 차량의 루프 면 바깥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는 안전장치다. 선루프 내부에 장착돼 차량 후방에서 전방으로 전개되는데, 측면 충돌 시 차량 창문을 따라 길게 펼쳐지는 커튼 에어백의 모습과 비슷하다. 전복 사고로 인해 차량 회전각의 변화가 발생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인플레이터(에어백 가스 발생 장치)가 에어백을 전개한다. 가스로 부풀어 오른 에어백 쿠션은 0.08초 만에 차량 루프면 전체를 덮어 승객을 보호한다. 안전성도 인정받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머리 회전 방지 에어백'의 경우 작년 3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신규 충돌안전 테스트에서 머리 회전 상해 부문 만점을 받았다. 신기술 에어백에는 머리 회전을 억제하는 돌출부(보조 체임버)가 활용됐다. 현대모비스는 내연기관차와 크게 달라지는 전동화 차량 구조에 적합하도록 기존 에어백의 두께보다 40% 얇아진 '슬림 에어백'도 개발했다. 슬림 에어백은 가변형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얇은 시트 측면 공간에도 효과적으로 장착되는 장점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에어백 선행 기술과 관련된 지적 재산권을 확보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안전 솔루션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산업 현장에 ‘로봇’ 심는 포스코DX…“‘인텔리전트 팩토리’ 전문 기업 도약”

“포스코DX는 산업 현장에 특화한 로봇 자동화 기술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윤석준 포스코DX 로봇자동화센터장은 18일 서울 광화문 공유오피스에서 열린 '로봇 자동화 사업 미디어데이'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고위험·고강도 현장에 산업용 로봇을 속속 도입하며 현장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현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구체적인 목표다. 윤 센터장에 따르면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스마트 팩토리에서 진일보한 개념이다. 기존 스마트 팩토리가 제조 프로세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제조뿐만 아니 판매, 생산 등의 최적화까지 책임진다. 이를 위해선 산업 현장 내 로봇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포스코DX는 그룹 내 주력 생산 현장에 로봇 기술을 우선 적용하며 관련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포항제철소와 냉연 공정의 '밴드 커터(Band Cutter)' 자동화를 추진했다. 압연 공정에서 생산된 코일의 재가공을 위해 코일에 묶인 밴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밴드가 강하게 튕겨 작업자가 다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스테인리스, 전기강판 공정에서도 동일하게 작동된다. 스테인리스 공정에서는 작업자 안전 확보와 생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재가공 코일 끝단 부의 날카로운 절단면에 보강대 패드(Pad)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로봇 자동화를 구현했다. 포스코DX는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양극재를 담아 굽는 내화용기 사가(sagger) 교체 작업에 로봇 자동화 시스템 적용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포스코DX 관계자는 “현장에 로봇이 적용될 경우 안전성을 높이는 한편 생산성 향상까지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포스코DX는 다른 기종 로봇 간 협업과 작업 할당 등 통합관리를 위한 ACS 솔루션의 현장 적용을 추진 중이다. 산업현장 내 무인운송로봇(AGV)과 자율이동로봇(AMR)을 실시간 제어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고도화해 나가는 차원이다. AGV와 AMR에 작업을 할당하고, 작업장내 최적 이동 경로를 빠르게 도출하는 '대규모 군집 제어' 코어 엔진을 '다임리서치'와 협력해 개발했고, AGV 차량의 상태 정보와 이벤트를 처리하는 주기도 단축했다. 또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UI를 개선해 AGV 통합 관리 등 작업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이처럼 포스코DX가 산업 현장에 로봇을 도입하고 기술 고도화에 나선 건 로봇 사업을 회사 '미래 먹거리'로 삼은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앞서 포스코DX는 올해 초 창립 14주년을 맞아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산업용 로봇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올 초부터 기존 로봇 관련 조직을 로봇자동화센터로 확대 개편해 산업현장에 필요한 로봇 엔지니어링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 현장 확산을 실행하고 있다. 컨설팅·설계·시스템 구축 등 로봇 자동화를 전담하는 '로봇자동화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포스코DX는 이를 통해 로봇 자동화 분야 최고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사업 기반 역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국내 톱티어 로봇 자동화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반도체 초격차’ CXL 기술로 이어간다

삼성전자가 CXL(Compute Express Link) 기술을 통해 반도체 분야 '초격차' 리더십을 이어간다. 데이터 처리의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앞세워 인공지능(AI) 시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스토리지 등 다양한 장치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보다 빠른 연산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메모리 사용성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버에서 사용하던 D램은 한정된 범위 내에서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대규모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분명하다. CXL 기반 D램 제품은 기존 D램과 공존하며 시스템 내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서버에서 SSD를 꽂던 자리에 그대로 CMM-D를 꽂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 CXL 기반 D램 제품을 만들었다. 이어 최고 용량 512GB CMM-D 개발, 최초 CMM-D 2.0 개발 등에 성공하며 역량을 쌓아왔다. 지난 3월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 2024'에서는 CMM-D, D램, 낸드를 함께 사용하는 솔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MM-D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CXL 컨소시엄을 결성한 15개 이사회 회원사 중 하나다. 메모리 업체 중 유일하게 이사회 멤버로 선정돼 CXL 기술의 고도화 및 표준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알리바바 그룹, AMD, Arm, 시스코 시스템즈, 델 EMC, 구글,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화웨이, IBM, 인텔, 메타, MS, 엔비디아, 램버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CXL 제품은 준비가 됐지만 아직 이를 사용할 고객사가 없어 시장이 개화하지 않았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은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CXL 솔루션 설명회'에서 올 하반기부터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상무는 “고객사가 CXL을 사용할 시스템이 준비돼야 하고 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도 만들어야 한다"며 “규모는 작겠지만 올 하반기부터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5월 개발 완료한 삼성전자의 'CXL 2.0 D램'이 '메모리 풀링'(Pooling)을 지원한다는 점을 눈여겨 보는 분위기다. 메모리 풀링은 서버 플랫폼에서 다수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들고, 각각의 호스트가 풀에서 메모리를 필요한 만큼 나누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CXL 메모리의 전 용량을 유휴 영역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데이터 전송 병목현상이 줄어든다. 데이터센터의 경우에도 효율적인 메모리 사용으로 서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총 소유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으로 CXL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휴가철 ‘먹통’ 걱정 마세요”…통신 3사, 서비스 품질 관리 온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통신 품질 집중 관리에 돌입한다. 특히 올해는 제33회 파리 올림픽 개최로 데이터 사용량이 평년보다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해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로밍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은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약 보름 동안 진행된다. 먼저 SKT는 다음달 말까지 SK브로드밴드, SK오앤에스, 홈앤서비스 등 관계사와 함께 특별 소통 상황실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집중호우 및 폭염·태풍 등 재난에 대비하고, 이재민 발생 시 신속한 대민지원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주요 경기가 열리는 다음달 1~2주가 하계 휴가철 데이터 사용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로 예상하고, 해당 시점에 시스템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트래픽 집중이 예상되는 중계사업자와의 협업을 통해 추가 용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고 SKT는 전했다. 휴가기간 실내나 차량에서 다양한 미디어를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 웨이브 등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맵(TMAP)과 같은 네비게이션 등 서비스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보안 측면에서도 디도스 공격이나 해킹 시도 등을 실시간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집중 분석을 진행하며, 휴가철 택배 도착 문자 등을 사칭한 스미싱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KT는 일찍이 KT MOS 북·남부, KT텔레캅, KT에스테이트 등 그룹사와 함께 전국 통신 시설 약 8만8820개소에 대한 '종합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 정전 상황에 대비해 긴급 투입할 수 있는 이동형 발전 차·휴대용 발전기 등 긴급 복구 물자를 점검·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안전 위험요인도 점검하는 등 현장 정비에 나섰다. 집중호우·태풍 발생 시 24시간 종합상황실과 재해 복구 대응반을 가동한다. 이를 통해 비상 상황 발생 시 '긴급 복구팀'을 출동 시켜 재해 복구를 신속하게 수행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마곡사옥 통합관제센터와 네트워크 운영 조직을 특별 소통대책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통신설비를 운영 중인 전국 국사에 대한 사전 점검을 마쳤으며, 네트워크 장애 상황 및 기상 정보에 따라 대응 단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풍수해로 인한 정전·침수 등 시설 피해 발생 시 곧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비상용 예비 물품을 주요 장소에 배치했으며, '배터리 충전차량' 출동 준비도 마쳤다. 또, 도서 지역에서 기상악화로 발생할 수 있는 정전 등 장애에 대비해 비상발전기 가동시험과 시설물 점검도 완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AI·로봇서 미래 찾은 LG전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상품화 나선다

“공장 기획·설계·구축·운영 등 전 단계에서 최적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의 제조 여정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겠다."(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사장)) LG전자는 제조·생산 데이터·노하우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 진행 속도를 높인다고 18일 밝혔다. LG그룹에서는 생산기술원이 계열사들의 생산·제조 경쟁력 제고를 이끌며 생산 컨설팅·공법 및 장비·생산 운영 시스템 개발·생산 기술 인력 육성 등 스마트 팩토리 구축·운영 노하우·기술력을 쌓아왔다. LG전자는 이를 외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올해는 사업 원년이지만 생산기술원이 그룹사를 뺀 타 기업으로부터 수주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수주 규모는 대략 2000억원 수준으로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2차 전지 제조사·자동차 부품사·물류 기업 등이다. 향후에는 반도체·제약·바이오·식음료(F&B) 등 공장 수요 증가가 이뤄질 산업군으로 적극 진입함으로써 사업 확장의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외판 매출 기준 조 단위 이상 규모를 기록하는 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글로벌 스마트 팩토리 시장 규모가 올해 1556억달러(한화 약 214조7280억원)이고 2030년 2685억달러(약 370조53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6년 간 LG전자는 공장 설계·구축·운영을 해왔고, 최근 10년 새에는 770테라바이트(TB)에 이르는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아왔다. 스마트 팩토리 구성에 필요한 다양한 핵심 생산 요소 기술 역시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출원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특허는 1000건을 상회한다. LG전자는 여기에 AI·DX를 접목해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의 차별화를 추구한다. LG전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은 △디지털 트윈 활용 생산 시스템 설계·모니터링·운영 △빅데이터·생성형 AI 기반 설비·공정 관리·산업 안전·품질 검사 △산업용 로봇 등을 포괄한다.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은 공정 사이 찰나의 지연·미세 오차까지도 감축해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둔다. 생산·제조 영역 효율이 사업의 수익성과 바로 이어져 이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평가다. 생산 속도(PPM)가 빠른 제품일수록 이의 영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제반 부품의 원활한 공급·조립·포장·검사 등 다양한 공정 사이의 지연을 줄이는 솔루션이 중요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특정 영역 단위 솔루션에 한정하지 않고 공장 기획부터 설계·구축·운영 단계까지 제조 과정 전체에 걸친 종합 솔루션 차원에서 접근한다. 고객사 여건과 업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 공장에 대한 진단과 개선점 도출부터 투자 대비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자동·정보·지능화 측면에서 단계별 로드맵을 세운다. 디지털 트윈의 실시간 시뮬레이션은 생산 시스템 설계·운영 솔루션의 근간을 이룬다. 공장 설계 이전에 현장에서와 동일한 가상의 공장을 만들고 향후 지어질 실제 공장의 생산·물류 흐름을 미리 살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 공장 운영 단계에서는 가동 데이터 분석 작업을 통해 생산 라인에서의 병목·불량·고장 등을 사전에 잡아내 생산성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 공장 자동화 차원의 다양한 산업용 로봇 솔루션도 장점이다. '자율 주행 이동 로봇(AMR)'은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자재를 공급한다. 자율 주행을 기반으로 정해진 경로 외에도 작업자나 장애물을 피해 효과적으로 움직인다. AMR에 다관절 로봇팔을 결합한 '자율 주행 수직 다관절 로봇'은 부품·자재 운반과 동시에 로봇 팔을 활용한 조립·불량 검사 등이 가능해 다양한 작업을 끊김 없는 자동화를 해낼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한 주변 AMR을 찾아가 배터리를 교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활한 설비 가동·수율 관리 지원 솔루션도 유용하다. 공장 내에 설치된 센서들이 설비 노후·윤활유 부족에 기인해 발생하는 진동·소음 등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빅데이터로 원인·조치 방법을 판단한다. 거대 언어 모델(LLM) 기반 생성형 AI를 적용해 음성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오후 2시 A설비 이상 떨림"이라고 말하면 이상 신호가 서버에 기록된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이상 떨림과 조치법 알려줘"라고 말하면 불량 유형과 이전 조치 이력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알려준다. LG전자는 무인화 생산 확대 추세에 맞춰 비전 AI 기반 실시간 감지 시스템도 개발했다. AI가 정상 가동 중인 공장 모습을 학습한 후 이상 상황·온도·불량 등을 감지하는 솔루션이다. 생산설비나 제품 이상은 물론, 생산 현장 내 안전모·작업 조끼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작업자도 걸러낼 수 있어 공장 안전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경남 창원시와 미국 테네시주에 구축한 지능형 자율 공장은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 공장으로 선정됐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이후 창원 공장의 생산성은 17%, 에너지 효율은 30% 높아졌다. 불량 탓에 발생하는 품질 비용은 70% 감소했다. LG그룹 내에서는 전 세계 40여 개 지역 60여 곳에 위치한 생산 기지가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가 내·외부서 검증받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에 나서는 것은 무형 자산의 사업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제품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프트웨어·솔루션 등의 무형의 영역을 결합해 미래 지향적 구조로 변화시키는 것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다수의 외부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2030 미래 비전'의 3대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인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고속 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이노-SK E&S 합병…아태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 ‘진화’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정했다.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 및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합병안이 다음달 27일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11월1일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합병법인의 자산과 매출은 각각 100조원, 88조원에 달한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에너지 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 양사의 합병비율은 기업가치를 근거로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의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신주는 11월20일 상장될 예정으로,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증가하게 된다. 이번 합병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에너지·석유화학 사업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 등의 환경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무·손익구조 강화 및 성장 모멘텀 확보 등도 추진한다. 양사는 2030년 총 EBITDA 2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의 누적적자가 올 2분기를 포함해 3조원에 달하는 점도 언급된다. SK이노베이션의 원유 정제,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석유개발사업과 SK E&S의 가스개발,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이딩 등의 역량이 결합되고 선박 및 터미널 인프라 공동 활용으로 운영 최적화도 모색한다. 전기차 배터리·ESS·열관리 시스템과 재생에너지와 분산 전원 및 충전 인프라를 비롯한 요소를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신규 시장도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SK엔텀도 이날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3사 합병을 의결했다. 트레이딩 사업과 탱크 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5000억원 상당의 추가 EBITDA를 기반으로 수익구조도 개선할 계획이다. SK온은 원소재 확보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SKTI는 리튬·니켈을 비롯한 광물 트레이딩 분야 진출로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트레이딩 사업에 필요한 저장 용량도 갖추게 됐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며 “현재부터 미래까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토탈 에너지 & 솔루션 컴퍼니'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양사 모두 기존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에너지 핵심 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4대 핵심사업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미래 에너지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전력 사용 줄여라”…IT업계, 데이터센터 전력효율 향상 방안 골몰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개선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이 소비되면서 기후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계도 데이터센터를 확대 구축하고 있는 만큼 전력 절감 방안 모색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고 있다. AI 구동에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만큼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데이터 처리량은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IT 장비의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전력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구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기준 147개였던 국내 데이터센터 수가 2029년 637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력수요는 지난해 1762메가와트(MW)에서 4만9397MW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원전(1.4GW) 약 30기분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 분포는 냉방 50%,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35%, 기타 손실 에너지 15%다. 전체 전력 수요의 절반 가량이 냉각에 쓰이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광 발전시설·자연풍 등을 활용한 에코 시스템을 확대하는 한편 수냉식 및 외부 냉풍 시스템, 액침냉각 등 친환경 열관리 기술을 도입해 전력 소비량을 줄이고 있다. 네이버의 자체 공조 시스템 '나무(NAMU)'가 대표적이다. 데이터센터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인위적인 에너지 활용을 최소화하고, 직·간접 외기를 적극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카카오도 최근 가동을 시작한 안산 데이터센터에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고효율 에너지 설비, 우수·중수·폐열 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에너지와 수자원을 적게 사용하는 친환경 솔루션을 적용해 냉각 전력 효율을 높였다. 삼성SDS 역시 외기 냉방, 공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항온 항습기 가동 최적화, 냉수 펌프 인버터 설치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2027년 설립되는 탄소중립 데이터센터에 고효율·고성능 하드웨어 자체 설계와 고효율 무정전 전원공급 장치(UPS)·변압기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평촌2센터에 태양광 설비, 연료전지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옥상 녹지화 및 투수블럭 설치, 재활용 자재 및 친환경 자재 사용도 늘렸다. 이를 통해 약 10만명이 1년간 소비할 수 있는 전력인 121기가와트시(GWh)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5만5000톤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도 태양열·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고 인버터형 펌프, EC팬(FAN) 등 에너지 저감 장치를 구축했다. 내년 개소를 목표로 한 가산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신규 데이터센터에 수냉식을 비롯한 다양한 냉각 기술 적용을 검토 중이다. AI를 활용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에너지 절감 솔루션 'AI IDC 오퍼레이터'도 개발 단계에 있다. 다만 현재 기업 차원의 에너지 효율 개선 방향이 소프트웨어 측면에 집중된 만큼 향후 그린 데이터센터 비율을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을 극소화하는데 목표를 지니는 데이터센터를 의미한다. 국토교통부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1000㎡ 이상의 건물을 지을 때 의무적으로 제로 에너지 빌딩(ZEB)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 건립되는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내년 최소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 2050년까지 1등급(에너지 자립률 100%)을 달성해야 한다. 관련 법·제도 정비를 통한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화 제고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는 AI 관련 기술만 포함돼 있을 뿐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화 관련 기술은 없다"며 “에너지 효율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위해 폐열회수·단열·자연냉각·기타냉각기술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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