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6년 무파업 기록 깨지나… 현대차 노사 임단협 결렬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결렬되면서, 6년간 이어온 '무파업 교섭' 기록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 현대차 노조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진행된 17차 본교섭에서 사측에 임금·단체협약 관련 일괄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으나, 회사가 응하지 않자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로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 신청을 거쳐 파업 절차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조정이 중지되고 전체 조합원 과반이 파업에 찬성하면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올해 노조의 요구안은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에 각종 수당 포함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및 신설 등 임금·수당 개선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국민연금 수령 개시 전년 연말까지(최대 64세)로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을 통상임금의 750%에서 900%로 인상하는 내용도 담겼다. 사측은 “미국 관세 부과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조정 기간에도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 합의점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정부 소버린AI, 우수인재 모시기 경쟁 ‘기폭제’작용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인공지능(AI) 우수 인재 유치전이 치열하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지만, 최근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 선정을 기점으로 격화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된 5개 기업을 중심으로 AI 인재 채용에 나섰다. 해당 사업에는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LG AI연구원, 엔씨 AI, 업스테이지 등이 참여한다. 이들이 내건 관련 공고를 살펴보면 △엔지니어링 △리서치 △프론트엔드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 등 다양한 직군에 걸쳐 AI 개발자를 구하고 있다.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예팀에 승선한 컨소시엄에 소속된 기업·연구기관이 최소 20~30곳으로 집계되는 만큼 예년보다 채용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AI 인재 채용에 대해선 '다다익선'이라는 게 중론이고,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하다면 더 좋다는 기조"라며 “특히 멀티모달 LLM 개발자는 워낙 희귀해 채용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 내 'AI 인재 쟁탈전'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이번 프로젝트 사업을 기점으로 불붙는 분위기다. 지난해엔 구조조정과 인재 확보를 병행하는 구조였다면, 올해는 파격 조건을 내건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사내 AI 인재 육성 시스템과 억대 연봉 등을 강조하고 있다. KT는 AI 인재 유치를 위해 개발자 급여 상한을 전격 폐지했다. 신입이라도 역량이 뛰어나면 억대 연봉과 '책임'급 입사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LG CNS는 글로벌 빅테크의 AI·머신러닝(ML) 자격증 시험 응시 전형료 면제 및 합격 수당·축하금을 지급하고 직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업스테이지는 AI 인재 채용에 스톡옵션을 내걸었다. 김성훈 대표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AI 인재 채용 공고 페이지와 함께 “회사를 더 성장시켜줄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다음달 스톡옵션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신규 채용 전형을 거쳐 합류할 인재는) 9월 30일 전에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업계가 AI 인재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우수 인재들이 잇따라 해외를 택하면서 일반적인 조건으로는 채용이 쉽지 않아 당근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의 '한국의 고급 인력 해외 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I 인재 순유출입수는 –0.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룩셈부르크(+8.92명), 독일(+2.34명), 미국(+1.07명) 등 주요국보다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 탈락 기업들에 대해 향후 산업별 특화 모델 개발 등 사업 추가 지원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AI 인재 쟁탈전은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됨과 동시에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단기적 인재 확보 전략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때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부가 이달 중 발표 예정인 해외 AI 우수 인재 육성책에 업계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과기정통부는 9월까지 인재 유입·성장·취업·정착 전 주기를 아우르는 추진 과제를 발굴하고 부처별 제도·재정 지원을 연계하는 실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AI 전환을 위해선 많은 인재가 필요한데, 기업 역량이나 매뉴얼만으론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인력을 육성·유치하기엔 역부족"이라며 “해외 우수 인재의 연봉은 '부르는 게 값'이다보니 영입이 쉽지 않은 것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 모바일, ‘갤S25→갤Z7’ 배턴터치로 최대실적 역주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갤럭시 S25' 시리즈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반기에도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을 필두로 주요 플래그십 제품의 판매 순항이 점쳐지는 가운데 혁신기기의 출시까지 더해지며 MX사업부의 연간 최대 실적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MX사업부(네트워크 포함)는 올해 상반기 매출 66조2000억원, 영업이익 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28.9% 증가했다. 2021년 말 무선사업부에서 MX사업부로 개편한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치다. 이번 호실적의 1등 공신은 '갤럭시 S25' 시리즈다. 출시 5개월여 만에 국내 판매량 300만대를 돌파하며 전작 대비 2개월 이상 빠른 속도로 역대 S시리즈 5G 모델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다.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각각 2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의 1위 유지에 대해 “갤럭시 S25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 실적이 주효했다"며 “해당 모델의 인공지능(AI) 기반 기능들이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는데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이전부터 개인화된 AI 기능 '나우 브리프'를 탑재해 관심을 끌었다. '생성형 편집'과 '슬로우 모션', '오디오 지우개' 같은 기능도 소비자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 하반기 실적 기대감은 폴더블 신작에서 시작된다. 지난달 말 출시된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은 국내 사전판매만 104만대를 기록, 역대 갤럭시 폴더블 중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인도에서는 공개 48시간 만에 21만대 사전예약을 달성했고, 미국·유럽의 사전예약 규모는 전작 대비 각각 25%, 30% 이상 늘었다. 러시아에서도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선 공식 출시 이후 판매량이 전작 대비 50% 이상 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얇고 가벼운 디자인, 개선된 힌지 등 폴더블의 기존 한계를 넘어선 기술 혁신이 긍정적 평가를 이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더블 신제품의) 초기 판매 결과는 긍정적이며, 목표한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갤럭시 Z 7 시리즈 판매량이 전작 대비 20%이상 증가할 거란 목소리도 나온다. 스마트폰 외에도 웨어러블과 차세대 기기 출시가 MX사업부 성장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최근 공개된 '갤럭시 워치8'은 세계 최초로 항산화 지수 측정 기능을 탑재하며 헬스케어 차별화를 꾀했다. 업그레이드된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통해 체내 카로티노이드 수치를 5초 만에 측정하고, 심혈관 건강 분석 기능도 강화했다. 헬스케어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2033년에는 1조6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고성장 분야다. 업계는 갤럭시 워치8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연내 출시 예정인 확장현실(XR) 헤드셋과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은 'AI 기반 기기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할 핵심 카드로 꼽힌다. 두 제품 모두 10월 출시가 유력하며, 고성능 콘텐츠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하드웨어 라인업 확장과 더불어 삼성의 AI 전략이 하반기 성장을 이끌 또 다른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개인화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애플 등 경쟁사 대비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도 이러한 AI 경쟁력에 힘입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지난해 '갤럭시 S24'로 자사 최초의 AI폰 시대를 연 뒤, S25에서 이를 한층 고도화했다. 반면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의 AI 고도화를 예정보다 늦추며 대응이 더딘 상황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기술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AI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삼성의 AI 전략이 하반기 플래그십 판매와 브랜드 우위를 동시에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HMM, 2분기 영업익 2332억원…전년 동기비 63.81%↓

HMM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6227억원, 영업이익 2331억7500만원, 당기순이익 4713억2100만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63.81%, 당기 순이익은 28.67% 감소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가 평균 1701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함에 따라 수익성이 영향을 받았다는 게 회사 공식 입장이다. 노선별로 유럽은 43%, 미주 서안은 34% 운임이 급락했다. 하반기에는 관세 유예 종료와 재협상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HMM은 △지역별 수급 변화에 따른 탄력적 선대 운용 △벌크 화물 장기 운송 계약 확대 △선박 효율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또한 2030 중장기 전략에 따라 친환경 컨테이너선 7척과 벌크선 13척 등 신규 선박 인도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선대 확충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휴비스, 2분기 영업익 25억·순이익 90억…전년 동기비 흑자 전환

휴비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245억 원, 영업이익 25억 원, 당기순이익 90억 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2억 원, 275억 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6.5%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57억 원 늘어 1분기에 이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회사는 실적 호전 배경으로 △냉감 섬유 및 친환경 섬유 판매 확대 △원재료 가격 안정 △고환율 지속에 따른 수출 효과를 꼽았다. 또한 재활용·바이오 기반 폴리에스터 기술 수요 증가와 탈플라스틱 정책 흐름에 맞춰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휴비스는 비업무용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유동성을 활용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차별화 제품 판매와 원가 경쟁력 제고, 효율적인 자산 운영을 통해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을 지속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카카오, MCP 개방형 플랫폼 첫선 ‘AI에이전트 밑작업’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를 대비해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MCP) 기반 개방형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카카오는 '플레이MCP' 플랫폼을 베타 서비스로 개방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서 MCP 기반 개방형 플랫폼을 선보이는 첫 사례다. MCP는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나 도구와 소통하는 방식을 표준화한 통신 규약을 뜻한다. USB 포트 하나로 다양한 전자기기를 연결하듯 AI 모델이 MCP로 외부 시스템과 손쉽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여러 서비스를 오가지 않고 수요·목적에 맞는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하면 된다. 카카오는 자사 에이전틱 AI 서비스에 활용될 MCP 발굴과 생태계 확대를 위해 이번 플랫폼을 개방했다. 차별화된 강점으로 지향하는 일상 AI 서비스 맥락을 고도화하면서, 외부 개발자와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플레이MCP는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자라면 카카오계정으로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든 MCP 서버를 등록하고, 실제 대화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테스트할 수 있다. 다른 개발자 MCP와 도구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날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방, 톡캘린더, 카카오맵, 선물하기, 멜론 등 다양한 MCP 서버와 연결 도구를 테스트용으로 공개했다. 유용하 카카오 AI에이전트플랫폼 성과리더는 “AI가 사용자 의도를 깊이 이해하고 필요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며 “플레이MCP는 카카오 안팎 개발자들이 함께 에이전틱 AI 기획·실험·실행을 통합적으로 경험하는 플레이그라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펄어비스 ‘붉은사막’ 출시일 내년으로 연기…보릿고개 길어질듯

펄어비스가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가운데 하반기 기대작 '붉은사막' 출시일을 내년 1분기로 재차 연기했다. 파트너사와의 협업 스케줄 조정·콘솔 인증 등 개발 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출시일이 더 미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하반기 반등 요인이 사라진 만큼 보릿고개 기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13일 오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신작 '붉은사막' 출시일을 올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게임은 펄어비스의 차세대 자체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당초 올해 하반기 실적을 끌어올릴 주역으로 꼽혀왔지만, 출시일이 다시 지연됨에 따라 반등 시점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보이스 작업, 콘솔 인증, 파트너사와의 협업 스케줄 조정 등으로 예정보다 더딘 관계로 기존 공개 일정보다 한 분기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약속된 일정을 지키지 못해 사과드리며, 의미 있는 성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니 넓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세부적인 출시 일자는 내부적으로 확정한 상태로, 일정 관리를 철저히 해 더 이상 출시가 지연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게임스컴에서 이를 발표하기보다는 사업적 판단에 따라 더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펄어비스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18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 동기(58억원)보다 적자폭이 103.45%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손실 또한 22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매출은 796억원으로 2.7%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광고선전비 증가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당기순익은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환산손실이 반영되며 적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영업비용은 9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6억원) 대비 4.3% 증가했다. 인건비는 457억원으로 7.8% 줄었으나, 지급수수료가 184억원으로 1.5% 늘었다. 펄어비스는 3분기 팍스 웨스트,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게임쇼에 참가하며 신작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붉은사막' 출시일 지연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도 급락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오전 9시 5분 기준 펄어비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100원(20.72%)가량 내린 3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관세 폭풍, 車판 흔들다 (하)] 美시장 승패 따라 글로벌 車산업 ‘지각변동’

25%까지 치솟았던 미국의 수입차 관세율이 15%로 다소 완화됐지만, 과거 무관세 시절과 비교하면 여전히 막대한 부담이다. 관세는 단순한 가격 인상 요인을 넘어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생산·투자 전략과 산업 지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조치는 세계 시장을 장악해 온 일본·유럽 완성차 업체들에겐 피할 수 없는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선제적 대응 전략으로 영향 최소화를 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한국과 유럽·일본 등 주요 자동차 제조국에 대한 15% 관세율을 확정하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현지 생산 확대'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의 전기차 라인 증설을 서두르고, GM은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ULTIUM)' 기반 생산 거점을 추가 확보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혼다 등도 잇따라 북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관세 충격 완화에 나섰다. 각 기업들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피해의 정도는 차이가 있다. 특히 일본·유럽 업체들은 관세 부담에 환율 변동과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친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유럽 업체들은 유로화 강세와 리튬·니켈·알루미늄 가격 불안정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일본 업체들은 올해 들어 엔화가 강세로 전환돼 달러당 140엔 안팎을 오르내리며 수출 경쟁력 저하와 함께 원자재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면에 현대차·기아는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기준 현대차·기아의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은 약 54%로, 유럽 브랜드(BMW·벤츠 등)의 30~40%보다 높고, 도요타(54%)와 비슷한 수준이다. GM(64%)이나 혼다(7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앨라배마·조지아 공장 증설과 메타플랜트 가동을 통해 최대 70%까지 확대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 정도면 '관세 시대'에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생산 비율은 현재 54% 수준이지만 가동률을 높이면 혼다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이는 GM, 도요타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버티는 힘은 '현지 생산'뿐만이 아니다. 영업이익률이 8% 후반대로, 폭스바겐(4%대)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이 교수는 “15% 관세가 부과되면 현대차·기아의 수익은 약 5조 원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전체 이익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폭스바겐은 영업이익률이 3%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어 타격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원자재 가격 급등 속에서 일본·유럽 업체들은 판매 인센티브 확대, 미국 내 마케팅 비용 증가, 신모델 출시 지연 등 복합 비용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친환경차 비중 확대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모델 중심 전략으로 원가 상승분을 흡수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현대차는 제네시스 등 고가 모델 판매 확대로 미국 수출 차량의 평균 가격이 5만 달러에 달한다. 객단가 상승이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는 2분기부터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매출 15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을 기록하며 폭스바겐그룹(약 10조8600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높은 수익성과 견조한 판매 구조 덕에 관세 충격이 폭스바겐보다 상대적으로 작게 작용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올해 남은 기간 미국 관세 부담과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불확실성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면, 수익성 부문 '톱2' 자리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0% 넘게 줄었지만, 4조 원 이상 관세 부담을 떠안은 토요타그룹과 비교하면 선방한 편"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으로 미국 자동차 관세를 충분히 낮추지는 못했지만, 경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점만으로도 현대차그룹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로봇청소기 소비자 피해 급증…‘제품 하자’ 최다

로봇청소기 관련 소비자 피해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274건으로, 2022년 37건에서 2023년 55건, 지난해 105건, 올해 상반기 77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에 달했다. 신청 사유는 '제품 하자로 인한 피해'가 74.5%(204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머지 25.5%(70건)는 '계약이나 거래 관련 피해'였다. 제품 하자 사례가 많은 것은 로봇청소기의 센서와 카메라, 모터, 바퀴, 브러시 등 다양한 구성품에서 하자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원이 로봇청소기의 제품 하자 내용이 확인된 피해 169건을 분석한 결과 중복집계 기준으로 센서 기능 하자가 24.9%(42건)로 가장 많았다. 로봇이 센서로 청소 공간을 인식해 지도를 만드는 맵핑기능 불량과 장애물 미인식, 스테이션 복귀 실패 등이 해당한다. 다음으로는 '작동 불가·멈춤' 17.8%(30건), 자동 급수 및 먼지 통 비움 등 '부가기능 하자' 17.2%(29건), '누수(10.7%, 18건)' 순이었다. 제품 하자 관련 피해 가운데 소비자가 환급·수리 등을 받은 비율은 56.5%에 그쳤다. 계약·거래 관련 피해 중에서는 포장 개봉을 이유로 반품을 거부하거나 해외 구매대행 제품에 높은 반환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29건(41.4%)이었다. 제품 수급 문제로 인한 배송 지연 사례도 26건(37.1%)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피해자의 67.9%(182건)가 30~40대였으며, 60대 이상은 5.2%(14건)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로봇 청소기 관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품 구매 시 문턱 높이 등 집 구조에 맞는 사양을 선택하고 청소전에는 음식물 등 방해되는 물건이나 쓰레기를 손으로 치우며 센서가 오작동하지 않도록 먼지를 제거하는 등 제품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화·DL, 여천NCC 구했지만 ‘갈등 진행형’…본질은 ‘50:50 운영구조 한계’

여천NCC가 한화그룹과 DL그룹 양측의 자금 수혈로 당장 유동성 위기는 넘겼지만 원료 공급 계약 재협상과 국세청 과세 해석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캐스팅 보트가 없는 '50 대 50 지분합작' 구조의 의사결정 교착이 갈등의 시작점이어서 이를 보완할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최근 3개년 새 여천NCC의 누적 손실은 7758억6662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천NCC는 전남 여수 산업단지 소재 대규모 석화 기업들 중 하나로, 한화그룹과 DL그룹이 지분 50%씩 보유한 합작사다. 이 회사는 장기 공급 계약에 따라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 원료 생산분을 폴리머 등 다운 스트림 제품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석화업계 시황 부진과 원재료 가격 변동, 글로벌 수요 둔화 탓에 여천NCC는 2021년 4분기부터 현재까지 영업 적자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그룹과 DL그룹 등 주주사들 간 장기 공급 계약 관련 협상 지연과 일부 금융 기관의 여신 한도 축소 움직임으로 인해 최근 자금 조달 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에 올해 3월 중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이 납입됐지만 자본 확충이나 대여 등 주주사의 추가 지원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차입 만기 대응이 불확실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때문에 여천 NCC는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증자하거나 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통해 여천NCC에 대해 1500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을 처리했지만 DL케미칼은 적극 지원을 피하고 의사 결정 지연이 발생했고, 구조조정이 우선 검토 등을 언급했다. 즉각 지원 의사를 밝힌 한화솔루션 측 불만이 촉발된 이유다. 이후 이달 11일 DL과 대림이 DL케미칼에 대해 각각 1778억원, 222억원씩 총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이 자금은 오는 18일 납입될 예정이다. DL케미칼 이사회는 해당 금액 만큼 여천NCC에 대한 유상증자 안건을 가결했다. 이로써 한화그룹과 DL그룹 양측으로부터 운영 자금을 받게 된 여천NCC는 당장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간에 여천NCC 지원 방식과 규모에 대한 합의 도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화그룹과 DL그룹은 원료 공급 계약 재협상과 국세청 세무조사 해석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여천NCC에 총 1006억원의 법인세 등 추징이 통보됐고, 이 가운데 DL 측과의 거래 관련 비중이 96%"라고 전했다. 한화그룹 측은 공동 공급 품목인 에틸렌의 경우 자사 거래 가격은 시가로 인정됐지만 DL에는 저가 공급 판정이 내려져 489억원이 추징됐고, DL 전용 품목인 C4R1(361억원)과 이소부탄(97억원)도 과세 대상이 됐다고 발표했다. 계약 구조를 둘러싼 시각차도 뚜렷하다. 한화솔루션은 1999년 체결된 기존 원료 공급 계약이 2024년 12월 종료돼 2025년 1월부터 임시 가격으로 거래 중이고, 정식 계약 체결 후 소급 정산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DL은 “한화가 지난해보다 저가에 공급받아 여천NCC 손실을 키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한화솔루션은 “현재 당사가 적용받는 가격은 DL이 거래하는 가격과 동일하고 당시 시장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물량 측면에서도 한화는 “에틸렌 연간 거래량이 한화 100만톤, DL 40만톤 수준이지만 물량 할인은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약 기간과 가격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린다. 한화솔루션은 시황 변동성을 고려해 5년 단위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시가 연동 원칙과 외부 전문가 검증 수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DL은 시장가 대비 낮은 가격을 20년 장기 계약으로 고정하는 안을 선호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밑바탕에 50대 50 합작 구조의 의사 결정 교착 리스크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캐스팅 보트가 부재한 구조에서 대규모 자금 집행과 핵심 거래 조건 개정이 상호 거부권 행사에 걸리기 쉬운 데다, 두 주주사가 동시에 '주요 고객'이어서 이전 가격·정산 방식 등에서 이해 충돌이 상시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외부 벤치 마크를 활용한 가격 공식과 중립위원회·전문가 결정 등 기한형 의사 결정 장치, 정기 리셋 조항 도입 등이 해법으로 거론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18일 DL케미칼 유상증자 납입 이후 여천NCC로의 자금 유입 경로·시점 △임시가격에 대한 소급 정산 결과와 정식 공급 계약의 가격 공식·기간 △국세청 과세액 1006억원 관련 이의절차 진행 여부와 재무 반영 폭 △여신 한도·차환 일정 재정비 등이다. 이번 분쟁이 단기 유동성 해소로 일단락될지, 50:50 구조 보완 논의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