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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생태계 교란 주범 뽑아내요”…동성케미컬, 서울 이촌 한강공원서 환경 정화

소재 과학 솔루션 기업 동성케미컬의 임직원 70여 명이 서울 이촌한강공원에 모여 팔을 걷어붙였다. 토종 식물의 씨를 말리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히는 가시박, 환삼덩굴 등 생태계 교란 식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동성케미컬은 지속가능경영(ESG)의 일환으로 서울 이촌한강공원 일대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활동은 그간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울산, 여수 등에서 진행해 온 환경 보호 활동을 수도권으로 확대한 첫 사례다. 이날 임직원들은 무성하게 자라 주변 식물을 고사시키는 가시박과 환삼덩굴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단풍잎돼지풀 등을 집중적으로 제거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회사 측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이들 교란 식물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도 정기적인 보전 활동을 통해 생태계 보호에 힘쓸 방침이다. 이만우 동성케미컬 대표는 “이번 서울 활동을 시작으로, 일회성 행사가 아닌 꾸준한 활동을 통해 환경 보호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성케미컬은 사내 문화 전반에 지속가능성을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통해 사내 일회용 컵 사용 제로화를 달성했으며, 이를 기념해 생분해성 봉투 5만 장을 미래한강본부에 기부하기도 했다. 현재는 폐건전지 수거 캠페인도 진행하며 자원순환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日·호주 효과’ 거둔 현대차, 글로벌 넥스트 스탭은?

현대자동차 그룹이 관세발(發) 미국시장 위축 환경 속에서도 시장 다변화 전략축의 하나인 호주와 일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향후 해외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다변화 강화를 위한 현지 맞춤형 전략, 친환경 전동화 가속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 도심항공교통(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 확장 등에 초점을 둘 것으로 내다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8월 미국 시장서 현대차 60만7346대, 기아 57만641대로 총 117만8000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좋은 흐름에도 리스크는 여전하다. 한미 정부간 협의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춰졌지만 언제 시행될지 미지수인데다, 이달 30일 미국의 전기차 구매시 7500달러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미국 이외 시장'에서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매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일본시장에서 오랜만에 반등을 달성했고, 장악력을 늘려가던 호주시장에선 기아가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입했다. 현대모빌리티재팬(HMJ)은 올해 1~8월 누적 판매 648대를 기록하며 작년 연간 판매량(618대)을 이미 넘어섰다. 성장을 견인한 모델은 캐스퍼 EV의 일본 수출명인 인스터로, 오는 10일 출시되는 인스터 크로스가 추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대차는 2022년 일본 재진출 당시 아이오닉 5와 넥쏘 등 무공해차 중심 라인업과 딜러 없는 온라인 판매 모델을 앞세웠다. 이 전략은 일본 특유의 디지털 친화적 소비 성향과 맞아떨어졌다. 같은 해 아이오닉 5는 아시아 브랜드 최초로 '일본 올해의 차' 수상 리스트에 오르며 브랜드 위상을 끌어올렸다. 또 일본 고객 특성에 맞춘 실시간 화상 상담 서비스, 오사카·센다이·후쿠오카에 이어 수도권으로 확장되는 체험형 쇼룸, 전국 18곳의 '드라이빙 스폿' 운영 등 오프라인 접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 구단에 EV 불펜카를 제공하고, '현대모터클럽 재팬'을 출범시키는 등 문화·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친밀도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기아는 호주 진출 37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3일 퀸즈랜드 모토라마 딜러사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100만번째 차량인 타스만 듀얼 캡 픽업트럭이 고객에게 전달됐다. 호주 시장에서 기아의 성장은 '베스트셀러' 모델들의 활약 덕분이다. 쎄라토(20만780대), 스포티지(18만8159대), 카니발(12만3854대)가 누적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최근에는 EV3·EV5 등 전동화 모델과 첫 픽업트럭 타스만 출시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데미안 메레디스 기아호주 CEO는 “고객의 신뢰가 100만대 성과의 원동력"이라며 딜러 네트워크와 소비자 충성도를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기아의 호주 시장 점유율은 2006년 2.2%에서 올해 7월 기준 6.9%까지 3배 이상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의 다음 행보는 이미 성과를 입증한 '현지 맞춤 전략'을 한층 정교하게 다듬는 동시에, SDV와 UAM 같은 미래 사업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일본과 호주에서 거둔 성과는 '현지 맞춤 전략'의 힘을 잘 보여준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가 뒤따라야 한다. 일본에서 안착한 온라인 판매와 실시간 상담 서비스처럼 시장별 특성을 반영한 혁신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전기차·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충전 인프라 협력, 지역 맞춤형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현대모터클럽 재팬과 같은 팬덤 커뮤니티와 디지털 경험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IRA·유럽 보조금 정책, 중국 배터리 의존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와 현지 생산 확대에도 나서야 한다. 여기에 더해, 단순한 하드웨어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OTA(무선 업데이트), 커넥티드 서비스, 구독형 소프트웨어 등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전환을 가속화해 '서비스로서의 자동차(Car-as-a-Service)'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과 호주처럼 기술 친화적인 소비자가 많은 시장에서는 SDV 전략이 브랜드 차별화의 핵심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수소 모빌리티 같은 미래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전략도 요구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정부 차원의 친환경 정책과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기 때문에, 기존 자동차 사업과 연결한다면 현대차그룹의 성장 스토리는 한층 더 확장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아이폰17 ‘실망감’에 삼성 스마트폰 1위 순항 ‘기대감’

애플이 9일(현지시간) 새 스마트폰 '아이폰17' 시리즈를 공개했다. 예상대로 초슬림형 '에어' 모델이 새로 추가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혁신 기능이나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애플은 이날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 내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연례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17 라인업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아이폰 시리즈는 그동안 기본 모델과 플러스,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 맥스의 4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으나, 올해는 플러스를 대신해 '아이폰 에어'가 처음으로 합류했다. 아이폰 에어는 두께 5.6㎜로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이다. 전작인 아이폰16 플러스 모델(7.8㎜)보다 2㎜ 이상 얇아졌다. 삼성전자가 이미 '갤럭시 S25 엣지' 등 초슬림폰으로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애플도 뒤늦게 두께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아이폰 에어는 지난 5월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 S25 엣지'(두께 5.8㎜·무게 163g)보다 얇지만 무게는 165g으로 약간 더 무겁다. 애플은 아이폰 에어가 가장 슬림하면서도 이전모델보다 견고한 내구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우주선에 사용되는 5등급 티타늄 프레임을 채택했고, 전면 커버는 자체 설계한 코팅을 적용해 긁힘 방지 성능을 3배, 깨짐 방지 성능을 4배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 에어는 그 어떤 제품과도 비교가 불가하다"며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17 기본 모델은 디스플레이가 기존 6.1인치에서 6.3인치로 커졌고, 전면 카메라는 1800만 화소로 기존 대비 두 배, 후면 카메라는 4800만 화소로 강화됐다. 고급 모델인 아이폰17 프로·프로 맥스는 후면 카메라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다. 가격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인상 우려가 높았으나 기본형은 799달러로 유지됐다. 프로는 1099달러로 100달러 인상됐지만 대신에 기본용량이 256GB로 2배 늘었다. 프로 맥스는 1199달러로 동결됐으며, 에어는 999달러에 매겨졌다. 알루미늄 바디 채용 등 원가 절감으로 가격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팀 쿡 CEO의 게임 체인저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이다. 아이폰17의 본체는 얇아졌지만 후면 카메라 모듈이 크게 돌출되면서 '카툭튀'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애플이 주요 부품 대부분을 플래토 안에 넣은 결과라고 해명했음에도 디자인 완성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인공지능(AI) 기술에서도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날 1시간 15분 동안 진행된 발표에서 'AI'라는 단어는 단 5차례 언급됐고, 자사 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 개선 사항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업계의 기대를 모았던 '개인화된 시리'의 언급이 전혀 없어 시장을 실망시켰다. 현재 애플 인텔리전스는 글 작성, 요약, 생성형 이미지, 실시간 번역, 시각 검색, 젠모지(이모티콘 생성) 등 기본 기능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도 “기존 알려진 것과 큰 차이가 없는 발표였고, 투자자들도 실망했다"고 전할 정도였다. 또한, 아이폰17 발표 직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일시적으로 최대 1.7% 하락하기도 했다. 아이폰17의 기대이하 반응은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격차가 오히려 두드러진다는 비교평가로 이어졌다. 삼성은 이미 '서클 투 서치', '포토 어시스트', '인스턴트 슬로모' 등 AI 기능을 강화하며 AI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삼성 스마트폰은 글로벌 시장 선두로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 점유율 20%로 1위를 기록했으며, 1분기에도 같은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AI 강화에 집중한 '갤럭시 S25',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7' 시리즈의 흥행이 뒷받침됐다. 시장은 삼성 스마트폰의 AI 전략이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은 최근 'IFA 2025'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AI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으며, 올해는 4억대 이상의 갤럭시 기기에 AI를 탑재해 누구나 멀티모달 기반 AI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하반기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출시도 예정돼 있어, 삼성의 주도권이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제조AX 세계 1등 만들기’ 산학연 1000곳 뭉쳤다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제조산업 현장에 적용해 오는 2030년까지 10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조 AX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제조 AI 전환(M.AX) 목표를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참여한 이번 제조 AX 얼라이언스에 10개 산업 분과를 두고 출범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아 민관 협력을 이끈다. 얼라이언스에는 국내 기업과 대학·연구기관 등 1000개 이상이 참여했다. 10개 분과 얼라이언스는 △AI 팩토리 △AI 제조서비스 △AI 유통·물류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자율운항선박 △AI 가전 △AI 방산 △AI 바이오 △AI 반도체 등이다. 각 분과는 업종별 대표 제조기업과 AI 전문기업, 부품·소재 기업,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공동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이 가운데 AI 팩토리 분과는 LG전자, 현대차, 포스코, 대한항공, SK에너지, LIG넥스원 등 대기업과 AI 설루션 기업, 로봇 기업, 학계,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해 2030년까지 AI 팩토리 500개 보급을 목표로 제조 특화 AI 개발에 나선다. AI 유통·물류 분과엔 이마트,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현대차, HL만도, LG전자 등이 참여해 오는 2028년 유통·물류 지능화 매장 테스트베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밖에 AI 제조서비스 분과는 2030년 제조업 AI 활용률 70% 달성을, 휴머노이드 분과는 2029년 휴머노이드 연 1000대 이상 양산 돌입을, 자율주행차 분과는 2028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플랫폼 공급을 각각 목표로 활동한다. 이같은 제조 AX 라이언스의 목표 달성을 위해 산업부는 올해 AI 관련 예산을 얼라이언스 주요 프로젝트에 최대한 배정하고, 이어 내년 관련 예산을 올해(5651억원)보다 2배 넘는 1조1347억원으로 책정해 놓은 상태다. 또한, 국민성장펀드 등 민관 펀드를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AI 테스트베드와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AI 모델 개발 및 AI 적용 제품·서비스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적극 개선하고, 산업인공지능전환촉진법(가칭)을 제정해 얼라이언스 활동 지원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출범식에서 “우리 제조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해 2030년까지 제조 AX 1등 국가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네이버클라우드 “AI솔루션 강화 협력”

SK하이닉스가 'AI 솔루션 제품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AI 솔루션 제품은 인공지능 응용 환경에서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제품군을 말한다. 두 기업은 지난 9일 업무협약식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제 AI 서비스 환경에서 차세대 AI 메모리, 스토리지 제품에 대한 성능 평가와 최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같은 협력을 통해 SK하이닉스는 네이버클라우드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에서 CXL과 PIM 등 자사의 AI 특화 제품군을 다양한 워크로드 조건에서 실시간으로 검증하고 성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검증된 고성능 메모리, 스토리지 설루션을 활용해 AI 서비스의 응답속도 향상, 운영비용 절감 등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는 윈-윈(Win-Win) 협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네이버클라우드와의 개발 협력 파트너십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AI 설루션 제품을 구현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 활용 사례를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 배경에는 최근 생성형 AI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메모리의 대역폭과 용량에 대한 요구는 물론, 데이터센터에 적용된 메모리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최적화가 AI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에 필요하다는 공통인식이 깔려 있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실제 상용 환경에서의 엄격한 검증을 거쳐, 글로벌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메모리 설루션을 제공해 AI 메모리 선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면서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글로벌 CSP(Cloud Service Provider) 고객들과의 기술 파트너십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이사 사장도 “AI 서비스 경쟁력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반의 최적화에서 결정된다"며 “글로벌 AI 메모리 대표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보다 혁신적인 AI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현대차, 2025년 임단협 잠정합의…기본급 10만원 인상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조속히 생산을 정상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현대차 노사는 9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20차 임단협 교섭에서 이동석 대표이사와 문용문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먼저 노사는 전례 없는 '글로벌 관세 전쟁' 상황 속에서 하반기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공동의 힘을 모으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노사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TOP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실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내공장 재편 관련 노사 공동 노력, 신사업 유치 기반 조성 등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노사는 국내 생산공장에서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파워트레인 핵심부품 생산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의 품질 경쟁력과 직원 고용안정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노사는 중대재해 및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H-안전체험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 곳에 최신 실감형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안전 미디어 체험 시설을 설치하는 등 '안전 최우선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노사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노사는 기존 체육대회 제도 등을 개편해 침체된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 소속 사업장 소재 지자체 상권에서의 조직별 팀워크 활동 시 직원 1인당 4만원의 비용을 지원키로 합의함에 따라 연간 약 29억원의 금액을 지역 상권 상생 및 경제 활성화에 사용키로 하였다. 이번 합의에서 정년연장은 현재 도입하고 있는 계속고용제(정년 퇴직 후 1년 고용 + 1년 고용)를 유지하며 향후 법 개정에 대비한 노사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노사는 노동시간 단축, 임금제도 개선 등 주요 의제를 연구하는 '노사 공동 TFT'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글로벌 수요 변동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생산 차종, 물량 논의 등 국내 생산공장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노사는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빚어졌던 통상임금 범위 기준 관련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임금체계개선 조정분, 연구능률향상비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노사는 지난해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성과에 대한 보상과 격려의 의미를 담아 임금과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금 350%+700만원, 하반기 위기극복 격려금 100%+150만원, 글로벌 자동차 어워즈 수상 기념 격려금 500만원+주식 30주, 노사공동 현장 안전문화 구축 격려금 23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교섭을 바라보는 고객과 협력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걱정 속에서, 현대차 노사가 미래 생존과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담아 잠정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고객들의 끊임없는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기아, PBV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생태계 발전 기대”

기아가 '제4회 PBV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 PBV는 'Purpose Built Vehicle'의 머릿말 약자로 '목적 기반 차량'으로 불린다. 특정 용도나 사업에 최적화된 차량으로 미래형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아의 PBV 공모전은 해당 차종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실제 PBV 개발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고객참여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2년 시작된 PBV 아이디어 공모전은 올해 출시된 기아의 첫번째 PBV 'PV5'와 연계 가능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컨버전사 △용품사 △스타트업 △일반의 총 4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컨버전사 부문은 컨버전(특장)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관련 개발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물류·카헤일링(Car Hailing:차량공유사업의 하나인 차량호출 서비스) 등 사용 목적에 맞는 차량 구조 및 기능 개선 등 아이디어와 사업화 방안을 모집한다. 용품사 부문은 모듈형 차량 용품의 기획 및 제작 역량을 보유한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PV5의 다양한 컨버전 모델들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차량 실내외 공간 활용 △적재 모듈 △수납 기능 관련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된다. 스타트업 부문에선 PBV와 연동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를 보유 중인 스타트업 및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대상으로 자체 앱 서비스와 PV5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연동 서비스 및 컨텐츠 아이디어를 신청받는다. 일반 부문은 PBV 실사용자인 소상공인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PV5 관련 개선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공모전 접수는 10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이며, 기아 공식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된다. 공모 아이디어는 심사를 거쳐 △부문 총합 대상 1개팀(상금 1000만원) △각 부문별 최우수상 1개팀(각 300만원) △각 부문별 우수상 3팀(각 100만원) 등 모두 17개팀 선정과 시상이 이뤄진다. 기아 관계자는 “공모전을 통해 PV5와 연계할 수 있는 제품, 서비스, 컨텐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우수한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한층 발전된 PBV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이슈&진단 : 석유화학 퍼펙트 스톰] ⑦ ‘구조적 위기’ 한화토탈에너지스, 고위험 전략 성공 여부에 존폐 달렸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연 270만~370만톤 감축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석화업계 10개사도 연내 자율구조 개편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생존의 기로에 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실태와 원인, 정부의 관련산업 정책 및 해법 시나리오·실행 트랙을 짚어본 뒤 주요 석유화학업체별 구조개편 선택지와 재무·고용 파급을 차례로 점검해 '누가, 무엇을, 언제' 바꿔야 하는 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한화토탈에너지스(HTE)는 중국발 저가 범용 제품의 범람에 따른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과 한화그룹-프랑스 토탈에너지스의 합작사(JV, Joint Venture) 형태의 지배 구조에서 비롯된 전략적 경직성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파고에 동시에 휩쓸리고 있다. 단기적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주문한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 전략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전술적 후퇴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와 탄소 포집·활용(CCU) 같은 고부가 가치 기술로의 전환이라는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고위험 전략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이 야심 찬 전환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극심한 재무적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대 주주사의 완전한 이해관계 일치가 선행돼야 하는데 그 성공은 결코 보장돼있지 않다. 재무 붕괴는 수치상으로 명백하게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2022년만 해도 한화토탈에너지스는 매출 13조9912억원, 영업이익 2240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2023년 매출은 11조4816억원으로 급감했고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넘어간 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2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2024년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2047억원으로 대폭 확대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2420억원으로 더 커져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을 드러내 일시적인 부진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 탓에 수익 창출 능력이 근본적으로 훼손됐음을 시사한다. 수익성 붕괴는 곧바로 대차 대조표의 위기로 전이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작 초 5배 수준에서 올해 3월 기준 87.4배까지 치솟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현재의 이익 창출 능력으로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약 88년이 걸린다는 뜻으로, 사실상 디폴트 상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수치는 핵심 사업이 현금 창출을 거의 멈췄다는 것을 의미하며, 기업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익의 급감은 일시적 손실 문제를 넘어 현금 흐름과 상환 능력의 위기로 번진 것이다. 국내외 신용 평가사들이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위기의 심각성은 재확인됐다. 신평사들은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처한 상황을 단기적인 경기 순환 문제가 아닌,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석화 시장의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향후 1~2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의미 있는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도 “누적된 초과 공급으로 업황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데 향후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있기 때문에 있어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재무 안정성 개선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부 환경이 위기의 주된 요인이지만 내부적 요인 또한 HTE의 위기 대응 능력을 약화시켰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한화그룹과 프랑스 토탈에너지스가 50대 50으로 지분을 소유한 지배 구조로 이뤄져있고, 합작사 특유의 고배당 성향을 유지해왔다. 특히 실적이 부진했던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2625억원, 441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배당 성향은 99.7% 수준이었다. 양대 주주사의 현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이러한 정책은 현재의 불황기에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사내 유보금을 고갈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순손실로 인해 2023년부터 배당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과거의 현금 유출은 이미 회사의 자본 기반을 약화시킨 뒤였다. 이는 한화토탈에너지스가 계획했던 설비 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고 결과적으로 위기 탈출을 위한 투자 여력을 스스로 제약하는 족쇄가 되고 있다. 이는 주주들의 단기적 현금 확보 요구와 합작사 자체의 장기적 전략적 필요가 충돌하며 발생한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지적이다. 업황이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지배 구조는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성 없는 사업부의 폐쇄, 대규모 인수·합병(M&A), 급진적인 사업 재편과 같은 구조조정은 두 거대 주주사의 완전한 합의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 합의 도출 과정은 더디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HD현대-롯데케미칼과 LG화학-GS칼텍스 간 NCC(Naphtha Cracking Center) 설비 통폐합 논의되고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경쟁사들이 생존을 위한 과감한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한화토탈에너지스에서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양사 주주의 전략적 우선 순위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화그룹은 국내 산업 생태계와 고용 유지를 중시할 수 있는 반면,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스는 순수한 재무적 관점에서 투자 대비 수익률이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업 철수나 매각을 선호할 수 있다. 위기는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지만 합작사 구조는 안정과 합의를 우선시하도록 설계돼있기 때문에 잠재적 이해 상충은 해결 가능한 문제를 존폐의 위협으로 키울 수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6월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에 찾아와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백 투 베이직' 경영을 강조했다. 이는 R&D 경쟁력 강화와 안전 경영을 핵심 가치로 삼고, 본질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외부 시장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통제 가능한 내부 운영을 완벽하게 다져 재무적 출혈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백 투 베이직 전략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고도화된 운영 효율화로 구체화되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극심한 재무 위기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사물 인터넷(IoT) △디지털 트윈 △VR 활용 안전 교육 △드론 활용 설비 점검 등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심각한 재무 위기 상황에서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일견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경영진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위기 이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디지털 역량 확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계산된 위험 감수이자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위기 속 생명줄은 태양 전지 봉지재용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사업이다. 이곳은 투명성과 순도, 저수축성 등에서 월등한 품질로 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전략적으로 EVA 사업은 회사 전체가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며, 앞으로 소개될 더 위험하고 장기적인 신사업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는 핵심 엔진 역할을 수행한다. POE 사업 진출은 태양광 소재 분야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려는 HTE의 차세대 전략이다. POE는 내구성과 내습성 등에서 기존 EVA보다 뛰어난 특성을 지녀 고효율 차세대 태양광 패널에 필수적인 봉지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POE 시장은 2030년까지 6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 분야다. 가장 장기적인 베팅은 정부 주도의 '서산 CCU 메가프로젝트' 참여다. 20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속 가능 항공유(e-SAF) 등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미래 탄소 규제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단기적인 생존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김 회장이 제시한 전략의 성공적인 실행에 달려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회생은 전적으로 기술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이 돼야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핵심 자산인 EVA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동시에, 차세대 성장 동력인 POE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회복으로 가는 길은 좁고 위험으로 가득 차 있지만 회사가 채택한 기술 기반의 전략 방향은 타당하다. 남은 질문은 이 전략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 충분한 재무적 여력과 통일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느냐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관계자는 “당사는 체질 개선을 통한 원가 혁신·원료 산지 및 제품 판매 다변화 및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신규 사업 기반 원료 도입 다변화·R&D 기반 미래 신 성장 산업의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획시리즈 끝-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프레미아 김재현 대표 돌연 사임…후임에 박영철 경영본부장

에어프레미아 경영진 중 김재현 각자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고, 후임으로 박영철 경영본부장이 선임됐다. 9일 에어프레미아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회사는 기존 유명섭 대표와 박영철 신임 대표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박 신임 대표는 취임해 공식 직무를 시작했다. 신임 박 대표는 경영본부장으로서 기재 구매와 기획, 조직 관리 등 회사 운영 전반을 챙겨온 인물이다. 향후 항공기 기재 도입과 투자 유치 등 전략적 사업 영역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유명섭 대표는 항공 전문가로서 운항·정비·안전 통제·객실 운영 등 항공사의 핵심 사업 부문을 계속해서 맡는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번 각자 대표 체제를 통해 전문성에 기반한 역할 분담과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 확장 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운영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기재 확충과 국제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인사 역시 향후 사업 확장 과정에서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中가전 ‘퍼스트 무버’ 위세에 K-가전 초격차 ‘흔들’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 행사는 한마디로 '패스트 팔로워(추격자)'로 불리며 글로벌 가전시장의 주변부 취급받던 중국 가전기업들이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전환했음을 당당히 신고하는 무대였다. 그동안 글로벌 가전에서 퍼스트 무버로 리더십을 나눠가졌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기업들에겐 '초격차 전략' 강화의 필요성을 일깨운 자리이기도 했다. 올해로 101주년을 맞은 IFA는 '미래를 상상하다(Imagine the future)'를 주제로 열렸다. 138개국 1800여개 기업과 단체가 참여해 기술 경쟁을 펼쳤다. 특히, 중국은 단일 국가 중 최대 규모인 7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전시장 3곳 중 1곳을 차지하며 압도적 위상을 과시했다. 과거의 '가성비 전략'에서 벗어나 혁신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삼성·LG를 정면으로 위협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치열했던 무대는 로봇청소기였다. 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 등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은 혁신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기술 우위를 과시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중국 '빅4'(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샤오미)가 과반(54.1%)을 차지한다. 세계 1위 로보락은 세탁기·건조기·청소 기능을 결합한 '로보락 4 in 1 클리닝 콤보'를 비롯해 첫 프리미엄 로봇 잔디깎이, 초슬림형 신제품 등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로보락 4 in 1 클리닝 콤보'는 세탁기·건조기·로봇청소기(쓸기·닦기) 4가지 기능을 한데 모은 제품으로, 세탁기를 로봇청소기의 '스테이션'으로 활용해 인테리어 완성도와 공간 효율을 동시에 높인 제품이다. 세탁기와 스테이션이 배수관을 공유하는 점도 특징이다. 프리미엄 로봇 잔디깎이 3종도 공개됐다. 로봇 잔디깎이는 로보락이 최초로 선보이는 카테고리다. 이외에도 2만5000Pa의 흡입력을 구현하면서도 7.98cm의 초슬림 디자인을 갖춘 '큐레보 커브 2 프로'도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제품은 카펫 두께에 따라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섀시 리프트(AdaptiLift™) 기능과 리트랙트센스(RetractSense)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더욱 정밀한 청소 성능을 제공한다. 드리미는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르는 로봇청소기 '사이버 X'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최대 25㎝ 높이의 계단을 초당 0.2m 속도로 등반할 수 있다. 에코백스는 배터리 충전과 사용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술을 소개했다. '디봇 X11'은 파워부스트 기술을 적용해 물걸레가 세척되는 3분 동안 배터리를 최대 6% 충전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1000㎡를 청소할 수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비스포크 AI 스팀'을, LG전자는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다만 청소 성능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중국 업체들이 강조한 '혁신성'과는 차별화 양상이 뚜렷했다. 한국 가전 기업들은 중국의 매서운 공세로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자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로보락, 에코백스 등 중국 기업들이 매출액 기준으로 60%에 이르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에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IFA 2025 현장 간담회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불렀다. 과거 한국 제품을 베끼던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축적하며 이제는 우리가 따라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들의 약진은 전통 가전에서도 나타났다. 하이센스가 주도한 RGB LED TV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초 양산에 나선 하이센스는 IFA 현장에서 기술적 주도권을 과시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소자 기술로 응수했지만, '퍼스트 무버' 이미지는 중국이 선점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TCL과 하이센스는 RGB LED TV를 전시관 전면에 배치해 “새로운 프리미엄 TV는 중국이 먼저 시작했다"라는 메시지를 깔았다. 아울러 데니스 리 하이센스 비주얼테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RGB 미니 LED TV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라며 “색 재현력과 표현력은 OLED를 훨씬 능가한다"고 말했다. OLED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LG전자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국 업체의 존재감 확장 속 삼성·LG가 호령하던 글로벌 TV 시장이 최근 들어 격변하고 있다. 내년에는 중국 하이센스의 TV 출하량이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정부 지원과 낮은 인건비, 장시간 근로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한국은 높은 인건비와 짧은 근로 시간, 작은 내수시장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2026년에는 하이센스가 삼성전자를 추월하고 2028년에는 TCL도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센스와 TCL은 2023년 TV 출하량에서 LG전자를 제치고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AI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도 중국의 무대였다. 하이얼과 하이센스는 각각 'hOn', '커넥트라이프' 플랫폼을 내세워 집안 가전을 연결·제어하는 생태계를 선보였다. 에너지 절감형 세탁기, 식재료 관리 기능을 갖춘 냉장고 등 AI 기반 제품도 다수 공개됐다. 단순 제품 경쟁을 넘어 플랫폼·생태계 경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국내 업체들도 중국의 부상을 인정하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IFA에서 “중국의 공세는 앞으로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AI 고도화와 기기 간 연동성을 앞세운 'AI 홈' 전략을, LG는 전장·냉난방공조 등 기업 간 거래(B2B) 중심 특화 분야를 돌파구로 제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혁신 DNA를 기반으로 AI 홈을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현실화해 글로벌 선구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주완 CEO 역시 “전장과 냉난방공조를 B2B의 쌍두마차로 삼아 질적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번 IFA 2025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글로벌 시장의 선도자로 떠올랐음을 확인시킨 무대였다. 한국 기업들에겐 기술 초격차와 차별화 전략을 통한 '질적 승부'가 한층 절실해졌다는 평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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