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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잭팟’ 세 마리 토끼 잡았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23조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따내며 '잭팟'을 터트렸다. 매 분기 수조원대 적자를 냈던 분야지만 글로벌 대기업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수익성 확보, 미국 공장 정상화, 고객 신뢰 회복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형기업과 22조7648억원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회사 지난해 총 매출액(300조8709억원)의 7.6%에 달하는 수준이다. 역대 반도체 부문에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 규모 수주이기도 하다. 계약 기간은 이달 24일부터 오는 2033년 12월31일까지다. 상대와 구체적인 내용은 경영상 비밀 유지 방침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미국 빅테크 중 한 곳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고객사가 테슬라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물량 확보와 수율 개선에 실패하며 매 분기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8년짜리 안정적인 일감을 찾으면서 반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4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실적충격(어닝쇼크)'이다. 파운드리 적자 등 여파로 반도체 분야에서 영업이익을 1조원도 내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테일러 공장 정상 가동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수주한 2∼4 나노 공정 AI 칩을 미국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2030년까지 37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초 목표는 지난해 말 가동이었지만 고객사 확보에 차질이 생겨 일정이 늦어졌다. 전세계 주요국들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는 와중에 IT·AI 기술 최전선인 미국에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번 대규모 수주를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율이 올라왔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빅테크와 장기 계약을 맺으며 '고객 신뢰'를 회복한 만큼 추가적인 일감 수주 가능성도 점쳐진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판도가 대만 TSMC '독주' 체제로 굳어지는 와중에 들려온 '잭팟' 소식이라는 점도 포인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순위는 TSMC(67.6%)가 1위, 삼성전자(7.7%)가 2위다. 중국 SMIC는 6%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TSMC가 앞서가고 중국 기업들이 쫓아오는 상황에 기술력을 인정받는 성과를 낸 셈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 경쟁 상대인 인텔이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있어 삼성전자를 향한 고객사들의 시선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인텔은 독일과 폴란드에서 계획했던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취소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는 테스트 및 조립 공정을 통합하기로 했다. 인텔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팀 아메리카' 전략을 구사하며 미국 고객사들을 확보하려는 경영 전략을 펼쳐왔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벗고 경영에 전념하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향후 수주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과 자주 교류하며 '글로벌 인맥'을 쌓아왔다. 이달 초에는 전세계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 밸리 콘퍼런스' 행사에도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33조원 가량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른다는 게 골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통신업계 AI ‘합종연횡’ 가속…경쟁력 강화 박차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유수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기술 개발과 함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게임사 크래프톤과 공동으로 7B(70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추론 특화 언어모델 3종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수학 문제 해결과 코드 개발에 특화된 소형 언어모델로, 고난도의 논리 추론이 요구되는 게임 분야까지 활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크래프톤이 자체 개발한 '오답 복기 학습 기법'이 적용돼 주목받는다. 이 기법은 모델이 틀린 문제의 정답을 찾아 오답과 비교 학습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추론 정확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수학 추론 벤치마크(AIME 25)에서도 뚜렷한 성능 향상이 확인됐다. 양사는 역할을 분담해 공동 개발을 진행했다. SK텔레콤은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 검증과 인프라 구축을, 크래프톤은 학습 기법 개선을 맡아 품질 고도화에 집중했다. 업계는 이번 협업을 통해 도메인 특화 언어모델 개발 역량이 입증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사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도 도전장을 냈다. 크래프톤이 SKT가 주관하는 컨소시엄에 합류한 형태다. 지난 25일 발표된 1차 서류 통과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네이버 컨소시엄과 함께 이번 사업에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SKT가 'AI 파트너'로 크래프톤을 낙점한 이유로는 회사 핵심 기술 'AI 협력 캐릭터(CPC)'에 꽂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PC는 게임 특화 온디바이스 sLM을 탑재해 이용자와 소통하며 협력 플레이를 펼치는 기능이다. 게임 상황에 맞춰 전략을 세우며 플레이 스타일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게임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선사한다. 양사는 이를 토대로 영상 등 멀티모달 AI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SKT가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에이닷 엑스'에 크래프톤의 멀티모달 기술을 활용해 게임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는 형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AI 선두주자인 오픈AI와 손잡고 '에이전틱 AI' 기반의 AI 콘택트센터(AICC) 구축에 나섰다. 이를 위해 양사는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형 AI로,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복잡한 고객 요청도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 LG유플러스는 오픈AI의 기술을 바탕으로 일반 상담부터 고난도 전문 상담까지 가능한 AI 상담 에이전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AICC는 기업 고객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일찍부터 다양한 형태로 AI 관련 '동맹'을 구축해왔다. SK텔레콤의 경우 이와 함께 글로벌 AI 스타트업과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3월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트웰브랩스 등 유망 기업에 이어 투게더AI에 추가 투자했다. 이를 통해 개인 AI 에이전트 '에스터'의 기술 고도화는 물론, 북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KT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AI 분야 전방위 협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통신사들이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과 '합종연횡'에 나서 것은 AI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생성형 AI가 글로벌 ICT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만큼, 자체 개발만으로는 속도나 규모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는 더 이상 부가 서비스가 아닌 사업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기술 내재화는 물론,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윤호·이태민 기자 kyh81@ekn.kr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완충 시 최대 562km 달린다

현대자동차가 완충 시 최대 562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6'를 28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신차는 2022년 9월 아이오닉 6가 출시된 이후 3년여만에 소개되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향상된 배터리 성능, 다양한 편의사양,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갖춘 게 특징이라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아이오닉 6 롱레인지 모델은 84kWh의 4세대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중 가장 긴 562km(2WD, 18인치 기준)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달성했다. 스탠다드 모델은 63kWh 규모 4세대 배터리를 품었다. 기존보다 70km 늘어난 437km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에 탑승자가 있는지 자동으로 감지해 공조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공조 착좌 감지'와 부드러운 가속과 감속으로 멀미를 최소화하는 '스무스(smooth) 모드'를 최초로 적용했다. 주행 상황별로 최적의 회생 제동량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 등 편의기능도 추가했다. 아울러 서스펜션 시스템을 튜닝해 주행 성능을 향상시켰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또 정숙한 실내 환경 구현을 위해 후륜 모터 주변 흡차음재 면적을 확대하고 최적화된 흡음타이어를 적용했다. 현대차는 신차에 △듀얼모션 액티브 에어플랩 △덕 테일 스포일러 △에어 커튼 △에어로 휠 등 공기역학적 설계를 적용했다. 디자인 변경에도 불구하고 공기저항계수 0.21을 갖추며 현대차그룹 차량 중 가장 뛰어난 공력 성능을 유지했다. 아이오닉 6의 외장 색상은 신규 색상인 트랜스미션 블루 매트와 △어비스 블랙 펄 △세레니티 화이트 펄 △트랜스미션 블루 펄 △녹턴 그레이 메탈릭 △바이오 필릭 블루 펄 △그래비티 골드 매트 등 총 7종으로 운영된다. 내장은 신규 색상인 블랙·라이트 그레이 투톤과 △블랙 모노톤 △다크 그린·라이트 그레이 투톤 △블랙·브라운 투톤 등 총 4종로 운영된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후 스탠다드 모델 기준 4856만~5553만원이다. 롱레인지는 2WD 모델 기준 5064만~6132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반영하면 실 구매가격은 더 낮아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더 뉴 아이오닉 6는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했다"며 “압도적인 상품성으로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맞이한 국내 시장에서 핵심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HBM 독주’ SK하이닉스, 하반기 순항…연간 D램 1위도 유력

인공지능(AI) 칩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SK하이닉스의 2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레거시 D램에서도 선전하며 올해 연간 글로벌 D램 1위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익 9조21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5.4%, 68.5% 급증한 수치다. 매출·영업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률은 40%를 돌파했다. 최대 실적의 배경은 HBM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영업익의 최소 4조원가량은 HBM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BM은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 전체 비중의 약 10%대에 불과하지만, 같은 용량당 가격은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양산 난도가 높고 수율 확보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 기업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주력하고 있는 5세대 12단 HBM3E의 경우, 8단 제품보다 약 50~60% 비싼 것으로 알려진다. SK하이닉스는 전체 생산응력의 약 30%를 HBM 생산에 투입 중이며, HBM3E의 경우 공급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HBM3E 12단 비중을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늘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80% 이상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수출이 재개된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독주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익은 10조원, 연간 영업이익은 3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글로벌 D램 시장 1위도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옴디아, 트렌드포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가 HBM 지배력을 토대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2분기 영업익이 1조원 미만으로 추정되면서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내년부터 HBM 시장이 과열되면서 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 경쟁이 심화할수록 HBM 가격 협상력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넘어가면서 SK하이닉스도 HBM 단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2027년까지 SK하이닉스가 50% 이상의 점유율로 HBM 시장 최대 공급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경쟁 심화로 내년 HBM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가격 결정권이 제조사에서 엔비디아 등 고객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의 수요 성장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향후 HBM 시장은 성장 초기의 급격한 성장률까지는 아니더라도 높은 성장성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자신감의 근거는 최근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 칩 'H20'의 공급을 재개한 것이다. H20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제한 강화 이후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운데 하나로, 중국에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최고급 사양 AI칩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발효되기 전까지 SK하이닉스에서 H20e용 HBM3E 8단을 약 70만개를 추가 판매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수출 통제가 시행되면서 5월부터는 판매를 진행하지 못했으나, 이미 생산한 재고 보유분이 있기 때문에 만약 H20e 선적이 재개될 경우 가장 먼저 SK하이닉스로 공급 요청이 접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네이버, 美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와 협력 확대 이유는?

네이버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영상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와의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주요 서비스와 AI 기술 간 유기성을 높이는 '온서비스 AI' 전략의 일환으로, 국가대표 AI 모델을 개발해 해외 진출 영역을 확대하려는 청사진으로 분석된다. 2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공모를 마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지원 사업에 트웰브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원했다. 영상 등 멀티모달 AI 분야의 기술력 글로벌 시장 경험을 살린다는 취지다. 해당 사업은 민·관 협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겨룰 수 있는 수준의 국산 AI 기초모형(K-AI 모델)을 본격 개발하는 사업이다. 3년 동안 약 2000억원이 투입된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지난 25일 발표된 1차 서류 통과 명단에 포함됐다. 네이버가 그동안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등을 개발하며 소버린 AI를 전면에 내세웠던 만큼 이번 사업에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트웰브랩스는 앞서 네이버가 지난 6월 설립한 해외투자법인 네이버벤처스의 첫 투자처로 낙점한 곳이다. 자체 개발한 영상 검색 모델 '마렝고', 영상 요약·질의응답 모델 '페가수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I 플랫폼 '베드록'에 2개 모델이 탑재돼 주목받기도 했다. 투자 배경에는 차세대 기술 협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가 있다. 네이버는 자사 모든 서비스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가동 중이다. 이 과정에서 키워드로 대표되던 텍스트 기반 검색 방식을 이미지·음성·영상을 아우르는 '통합 검색'으로 확장함으로써 활용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네이버는 최근 미디어 기술력에 AI를 접목한 '비전 테크 트라이앵글'을 통해 영상 검색·콘텐츠 분석 분야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 트웰브랩스의 기술력을 적용해 시너지를 높이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김성호 네이버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리더는 지난 16일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테크 포럼'에서 트웰브랩스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이나 그 이후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올해 목표는 원하는 영상과 구간·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사용자가 만든 영상이 더 잘 노출·검색·탐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폴더블폰 ‘흥행 밀물’ 들어온다···삼성전자 ‘모바일 주변기기’ 띄우기

삼성전자가 갤럭시 Z 7시리즈 흥행을 등에 업고 '모바일 주변기기' 시장 확장에 나선다. 갤럭시 생태계를 공유하는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새로워진 '갤럭시 링'과 첫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 등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상품성을 개선한 '갤럭시 워치8' 시리즈를 25일부터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는 9월30일까지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삼성닷컴에서 사용 가능한 '워치 정품 밴드와 액세서리 20% 할인 쿠폰' 3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 헬스 앱에서 러닝 코치 기능을 활용한 체험 미션 '갤럭시 러닝Up 챌린지'도 진행한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Z 폴드와 마찬가지로 '역대 가장 슬림한 디자인'을 갖춘 게 특징이다. 전작과 비교하면 두께가 11% 얇아졌다. 색다른 감성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물리 회전 베젤과 퀵 버튼을 탑재한 아날로그 워치 감성 '갤럭시 워치8 클래식'도 나왔다.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판매 전략도 새롭게 세웠다. 매일유업, 성심당 등 유통업체와 협업을 통해 전용 케이스를 선보이는 등 '감성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지처럼 착용하는 '갤럭시 링' 성능도 향상시킬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7월 '파리 언팩'에서 갤럭시 링을 처음 소개했지만 이달 초 열린 '뉴욕 언팩'에서는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이와 관련 “갤럭시 링 첫 세대와 대비해 개선된 건강 측정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신제품에 피를 내지 않고도 측정하는 '비침습식 혈당 측정'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출시가 예상되는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최대 야심작이다. 구글과 협업해 내놓는 첫 XR 헤드셋이기 때문이다. XR(eXtended Reality)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더불어 현실과 가상 세계가 융합된 혼합현실(MR)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애플·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확장에 주력하는 가운데 '구글과 동맹'이라는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판매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구글·젠틀몬스터와 협업해 '스마트 안경'도 출시할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상호연결 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세계 XR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840억달러(약 250조원) 수준이다. 앞으로는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오는 2032년 1조6250억달러(약 221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주변기기 생태계 확장에 힘을 쏟는 것은 갤럭시 S 및 Z 시리즈 흥행의 후광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회사 실적을 견인해온 플래그십 모델 S 시리즈에 이어 Z 시리즈 저변도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회사를 자극하고 있다. 25일 판매가 시작된 갤럭시 Z 7시리즈는 국내 사전판매만 104만대로 '역대 최다' 신기록을 갈아치운 상태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는 연간 기준 '상고하저' 실적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해 기준 분기별 영업이익을 살펴봐도 1분기 3조5100억원, 2분기 2조2300억원, 3분기 2조8200억원, 4분기 2조1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통상 S시리즈가 나오는 1분기에 출시되는 영향이다. 3분기께 나오는 Z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고 모바일 주변기기 판매까지 늘어날 경우 매 분기 영업이익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갤럭시 Z 플립·폴드 7 성공이 예감되는 시점에 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 링, 프로젝트 무한 등 판매 전략에 신경을 쓰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력인 반도체 사업부가 시기별로 실적 격차가 큰 만큼 모바일은 최대한 안정적인 실적을 내줄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관세 타격’ 현대차·기아, 하반기 ‘고수익 신차’ 투입해 반등 노린다

미국발 관세 부담 등 악재를 맞이한 현대자동차·기아가 하반기 '신차 공세'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수익성이 높은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 라인업을 구성하며 '관세 충격' 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2세대와 아이오닉 6 부분변경 등 고마진 차종을 하반기 주력 모델로 내세운다. 팰리세이드는 2019년 출시 이래 미국에서 누적 판매 50만대를 넘긴 효자 SUV다. 새 모델에는 하이브리드 트림을 추가해 연비 경쟁력을 강화했다. 아이오닉 6 부분변경은 세련된 내외장 디자인과 대용량 배터리 옵션을 탑재해 상품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는 EV5 전기 SUV와 K4 해치백, PV5 전기 밴 등 신차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합리적 가격에 실용적 실내 공간을 갖춘 EV5는 중형 SUV 대중화 시장을 겨냥한다. K4는 2009년 출시 이후 누적 152만8000여대를 팔아온 스테디셀러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기아는 올해 EV3·EV4·EV5·PV5 등 대중화 전기차 풀라인업을 완성해 친환경차 비중을 28%에서 2030년 56%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친환경차 전략은 이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3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3% 급증했다. 전기차 아이오닉5·6·9와 코나 일렉트릭은 미국 시장 할인 정책 연장(9월 2일까지)과 맞물려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냈다. 할인 대상 19종 중 싼타페(3500달러), 팰리세이드(2750달러) 등을 비롯해 전기차는 모델당 7500달러씩 가격 인하를 적용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시장별 맞춤형 현지화 전략도 한층 강화한다. 미국에서는 대형 SUV와 전기차 중심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인도 시장에는 소형 '시로스'와 '클라비스 EV' 등 현지 수요에 맞춘 모델을 투입한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생산 거점 역시 미국 공장 비중을 늘려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소비 위축 등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전략, 원가 효율화 등을 통해 근본 경쟁력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양사는 합산 매출액 77조6363억원, 영업이익 6조36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판매량도 1.4%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기아의 경우 2분기 매출은 29조349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이 2조76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1%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9.4%로 하락해 11개 분기만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기록이 깨졌다. 양사의 관세 부담은 하반기 더 커질 전망이다. 2분기까지는 관세 발효를 앞두고 비축했던 '비관세 재고'로 미국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현지 생산을 제외하고 관세 부담을 100%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가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정도만 생산·판매되고 있다. 최근 일본이 대미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인하한 상황에서 한국의 관세율은 25%로 유지될 경우 수익성 악화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토요타, 혼다 등은 현대차그룹과 대부분 차종에서 직접 경쟁을 펼치고 있다. 9월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되는 점, 유럽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 등도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관세는 전 세계 모든 업체가 공통으로 당면한 사업 요인"이라며 “외부요인에 핑계 대며 물러나거나 주저앉지 않고 기본 체력과 상품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노코리아, 2025년 임금 협상 무분규 타결

르노코리아가 국내 완성차 업체 최초로 2025년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마무리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5일 실시한 2025년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과반수 찬성을 획득해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유권자 1883명 중 1800명이 참여하고 그 중 55.8%가 찬성표를 던졌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4월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총 13차례 만났다. 협상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달 22일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3500원 인상, 타결 일시금 총 25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 지급 등 내용이 담겼다. 노사는 향후 1개월 내에 '2026년 단체협약을 위한 선행적 노사공동 인사제도 개선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노사공동 인사제도 개선위원회'는 노사 각 10인씩 총 20인으로 구성된다. 임금 피크, 통상임금 등을 포함한 임금구조개선과 근무환경개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보다 안정적이고 유연한 노사 관계 구축과 함께 미래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역량 결집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넷플릭스 질주 맞선 토종 OTT…‘제휴·콘텐츠’로 반격 승부수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등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넷플릭스 독주에 맞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확대하고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상반기 국내 OTT 시장에서 구독률 54%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단일 플랫폼이 구독률 5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티빙은 구독률이 6%포인트 하락했다. 쿠팡플레이와 웨이브는 보합세를 보이면서 넷플릭스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주 이용률(가장 자주 보는 OTT)에서도 넷플릭스는 반년 새 8%포인트 상승해 37%를 기록, 쿠팡플레이와 티빙(각각 7%)을 5배 이상 앞질렀다. 이는 플랫폼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 역시 넷플릭스가 압도적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네이버와 제휴 효과가 나타마녀서 넷플릭스가 독주 체제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이용자의 27%는 네이버와 손잡고 선보인 광고형 요금제 '네넷 제휴' 프로모션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 중이다. 해당 상품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 시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성과 가격 부담을 동시에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넷플릭스가 올 상반기 혼자 급상승하며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당분간 경쟁 OTT들의 추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시장 흐름 속에서 국내 OTT 3사는 위기 돌파를 위한 차별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티빙은 최근 SK텔레콤과 제휴 구독 상품 'T우주 티빙'을 출시했다. 이 상품을 통해 SK텔레콤의 구독 플랫폼 'T우주'에 입점, 다양한 요금제와 혜택을 제공하며 콘텐츠 접근성을 강화했다. 앞서 배달의민족과의 협업에 이어 SK텔레콤과의 전략적 제휴로 제휴 라인업을 본격 확대해 나가는 모양새다. 이는 넷플릭스의 네이버 제휴 전략을 벤치마킹해 자사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티빙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용자 중심의 전략적 협업을 지속 확대해 티빙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더 넓은 고객층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는 '검증된 명작' 콘텐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는 9월까지 OCN의 오리지널 시리즈 45편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인데, '라이프 온 마스', '보이스', '나쁜 녀석들' 등 마니아층을 형성한 인기작들이 포함돼 있다. 이미 흥행이 입증된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플랫폼의 브랜드 신뢰도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또 MZ세대를 겨냥한 숏폼 콘텐츠와 웹예능 강화에도 나서며 세대별 수요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부문을 핵심 승부처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맞붙는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을 시작으로,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2차전이 예정돼 있다. 업계는 해외 축구팀의 내한 경기 중계라는 차별화된 스포츠 콘텐츠가 팬심을 자극하고, 플랫폼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쿠팡플레이는 프리미어리그(PL), 미국프로농구(NBA) 등 굵직한 스포츠 리그의 중계를 통해 스포츠 팬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포츠 중계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더욱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가전 수요 전망 밝지 않아…멕시코 생산 늘리며 관세 대응”

LG전자는 25일 미국 관세 정책이 하반기 생활가전(HS사업본부)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정책 변동성과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지속돼 가전 수요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철강 관세 50%와 상호 관세로 인한 제품 원가 상승으로 시장 가격의 불확실성 가중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 영향은 2분기부터 시작됐지만, 하반기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세탁기는 9월부터 멕시코에 생산지를 추가 운영해 관세에 대응한 유연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8월 1일 상호관세가 발효되면 미국과 멕시코 생산지에서 공급을 확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정책 변화와 경제 동향 등 여러 관점을 고려하고 유통 채널과 협의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TV 판매 감소로 2분기 적자 전환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사업본부)의 부진도 길어질 전망이다. MS사업본부는 2분기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하드웨어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국 내수 부진으로 인한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지속되며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는 웹OS 플랫폼 생태계 확대, 운영 효율성 제고, 제품 간 시너지 강화 등을 통해 중장기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우스 전략과 밸류체인 효율화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S(에너지솔루션)본부는 미국 관세 이슈에 대응해 공급망 본격화와 유통채널 확대, 고효율 모델 출시를 검토 중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부문에서 글로벌 고객과 정기 협의체를 구성해 액체 냉각 방식의 신제품 상용화를 연내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전장(VS사업본부) 사업의 경우 2023년 9월부터 가동한 멕시코 공장의 매출 비중이 올해 1분기 30%에 달한 데 이어 4분기에는 40% 초반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준공한 LG마그나 헝가리 공장은 내년 중반 가동될 예정이다. 한편 올 2분기 LG전자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조7352억원, 영업이익은 63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46.6% 줄어든 수치다. 회사 측은 “전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주요 시장 수요 부진에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부담과 시장 경쟁심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며 “물류비 등 전년 대비 증가한 비용 요인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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