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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공감] “과제는 챗GPT로 하지만…” 20대의 ‘디지털 이중생활’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서 모 씨(여·23)는 코딩 과제를 할 때 챗GPT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지난 주말에는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부친이 쓰던 낡은 수동 필름 카메라를 챙겨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외출했다. 서 씨는 “평일에는 전공 특성상 하루 종일 모니터를 봐야 해 피로한데, 주말에는 뷰파인더로 직접 초점을 맞추는 아날로그 취미로 쉬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20대 사이에서 학업이나 일상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쓰면서 여가에는 굳이 아날로그 방식을 찾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강원대 원주캠퍼스 교정에서 만난 대학생 최모 씨(여·21)는 고성능 스마트폰 대신 수동 필름 카메라인 '미놀타 X-700'으로 풍경을 찍고 있었다. 최 씨는 “최신 스마트폰은 화질이 너무 좋아 사진이 차갑게 느껴진다"며 “필름 특유의 거칠고 따뜻한 입자감이 좋아 현상소에 필름을 맡겨 스캔본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도 기꺼이 감수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 모 씨(24)는 주말마다 무거운 수동 카메라를 챙겨 동호회 출사를 나간다. 정 씨는 “필름은 한 통에 36장밖에 못 찍어 셔터를 누르기 전 신중해진다"며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없는 기다림 자체가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필름값 인상으로 학생 신분에 비용 부담이 큼에도 이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현상소를 직접 찾아가며 위안을 얻는 이들도 있다. 서울 노량진에서 자취하는 취업 준비생 배 모 씨(26)는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 현상소를 찾는다. 배 씨는 “택배나 온라인 전송으로 편하게 결과물을 받아볼 수도 있지만, 현상소 문을 열고 들어가 필름을 맡긴 뒤 사진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특유의 설렘과 기대감 때문에 일부러 발걸음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준비는 아무리 노력해도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어 막막하고 힘든데, 사진은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누른 물리적인 노력만큼 온전한 실물로 인화되어 돌아온다는 점에서 큰 위로가 된다"고 밝혔다.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 세상에 공유하려는 목적도 크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차 모 씨(여·21)는 필름 사진을 스캔해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차 씨는 “스마트폰 앱 필터와 실제 필름의 색감은 확실히 다르다"며 “친구들도 일반 스마트폰 사진보다 필름 사진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아날로그 회귀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54.8%가 '필름 카메라 구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포트 월드에 따르면 전 세계 활성 필름 카메라 사용자 4200만 명 중 35%가 청년층(18~30세)이며, 이들의 수요에 힘입어 전 세계 35mm 필름 판매량이 최근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장인 정 모 씨(35)는 관련 논문을 인용해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20대에게 아날로그는 낡은 과거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문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20대들이 무조건 아날로그만 쫓는 것이 아니라, 효율이 필요할 땐 디지털을, 감성이 필요할 땐 아날로그를 선택하는 똑똑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현상소 앞에서 만난 대학생 김 모 씨(23)는 “필름 카메라는 한 번 찍으면 끝이라 그 순간의 분위기에 훨씬 더 집중하게 된다"며 “초점이 나간 사진도 결국 내 흔적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주말에 필름 한 통을 비우며 평일의 디지털 피로감을 날려 보낸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이 데이터로 치환되는 세상에서 손에 잡히는 필름 한 통과 인화지는 20대에게 작지만 확실한 위안이 되고 있다. 결국 이들에게 아날로그는 과거로의 도망이 아닌, 디지털의 편리함과 아날로그의 느림 사이에서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가는 생존 방식인 셈이다. 이상무 기자·윤이레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rokmc@ekn.kr

S.E.S. 바다, 딸 김루아와 첫 패션 화보…모녀 커플룩 선보여

S.E.S. 멤버 가수 바다가 딸 김루아 양과 함께한 첫 패션 화보를 공개했다. 플로르 방송제작사를 통해 공개된 이번 화보에서 바다와 김루아 양은 블랙 레더를 중심으로 한 커플룩과 각기 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김루아 양에게는 이번 촬영이 첫 패션 화보다. 공개된 사진에서 두 사람은 광택감이 있는 블랙 레더 의상으로 통일감을 줬다. 바다는 오프숄더 디자인의 블랙 레더 미니 드레스에 스트랩 힐을 매치했고, 김루아 양은 레더 패딩 재킷과 쇼츠 셋업을 착용했다. 김루아 양은 어깨 부분에 화이트 장식이 들어간 재킷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레드 컬러의 하트 백으로 포인트를 더했다. 플로르 방송제작사 관계자는 “딸 김루아 양은 엄마의 카리스마를 닮은 레더 패딩 재킷과 쇼츠 셋업을 소화했다"며 “화이트 장식과 선글라스, 레드 컬러의 하트 백을 활용해 김루아 양의 개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바다는 단독 컷에서 블랙 미니 드레스에 오버사이즈 화이트 블레이저를 걸친 모노톤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여기에 볼륨감 있는 루즈 핏의 블랙 부츠를 매치했다. 플로르 방송제작사 관계자는 “이번 화보는 가요계에서 활동해 온 바다와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선보인 딸 김루아가 함께한 촬영"이라며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스타일과 모녀 간 호흡을 담았다"고 전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픽메이커스 박신화·문영주, 패션포스트 화보 촬영…모델 활동 첫발

픽메이커스 소속 모델 박신화와 문영주가 패션 전문 매거진 패션포스트 시즌 화보 촬영을 통해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두 모델은 이번 화보에서 각기 다른 의상과 표정, 포즈를 활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픽메이커스는 두 사람이 시니어 세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과정을 화보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박신화 모델은 잔잔한 체크 패턴의 원피스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헤어스타일을 조합했다. 밝은 미소와 부드러운 포즈를 활용해 편안한 분위기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픽메이커스 관계자는 “체크 패턴 의상에 자연스러운 미소와 포즈를 더해 박신화 모델이 가진 친근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박신화 모델은 “자신만의 매력을 표현하고 싶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됐다"며 “60대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모델 활동과 함께 광고, 연기, 방송 등 여러 분야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영주 모델은 블랙 컬러의 드레스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헤어스타일을 매치했다. 절제된 의상과 차분한 표정, 안정적인 포즈를 중심으로 성숙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픽메이커스 관계자는 “카메라를 바라보는 차분한 눈빛과 은은한 미소를 중심으로 문영주 모델의 이미지를 담았다"며 “화려한 액세서리나 강한 색상보다는 의상과 표정, 포즈에 초점을 맞춘 화보"라고 설명했다. 문영주 모델은 “인생은 한 편의 연극 같기도 하고 영화이기도 하며 장편소설 같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묻어뒀던 젊은 날의 꿈을 이제 무대에서 펼쳐보고 싶었다"고 모델 활동을 시작한 배경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연기와 패션쇼 등에 참여하면서 활동 분야를 넓혀가고 싶다고 밝혔다. 픽메이커스는 박신화와 문영주가 향후 패션쇼와 광고, 연기,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픽메이커스 오아빈·김가은, 화보활영으로 키즈 모델 활동 시작

픽메이커스 소속 키즈 모델 오아빈과 김가은이 화보 촬영을 통해 각자의 개성과 표현력을 선보이며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촬영에서 두 모델은 서로 다른 분위기의 스타일링과 표정 연기로 각기 다른 이미지를 표현했다. 화보 콘셉트에 맞춘 포즈와 시선을 통해 의상과 촬영 분위기를 담아냈다. 오아빈은 평소 영상과 사진 촬영에 관심을 두고 카메라 앞에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픽메이커스 측은 설명했다. 밝은 분위기와 자연스러운 표정 변화를 바탕으로 의상의 느낌을 표현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갔다는 평가다. 오아빈은 앞으로 모델 활동을 기반으로 연기와 스포츠,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가은은 차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스타일링 속에서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를 선보였다. 평소 연기에 관심이 많은 김가은은 앞으로 여러 캐릭터를 표현하는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김가은은 “한 번에 OK를 받았을 때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이 좋았다"며 “촬영을 통해 모델 활동의 즐거움과 자신감을 함께 경험했다"고 말했다. 픽메이커스 관계자는 “키즈 모델에게는 정형화된 포즈보다 자신의 감정과 개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두 모델이 향후 화보와 영상, 패션 콘텐츠 등에서 각자의 색깔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플로르 키즈 모델 황서아·히가키코, 여름 바닷가 배경 2026 시즌 화보 공개

플로르 방송제작사는 15일 플로르 키즈 모델 황서아, 히가키코가 참여한 2026 시즌 촬영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번 촬영은 여름 휴가철 바닷가를 배경으로 진행됐다. 황서아는 화이트 원피스를 중심으로 한 리조트 스타일을, 히가키코는 프릴 블라우스와 숏팬츠를 조합한 캐주얼 스타일을 각각 선보였다. '순수하고 청초한 '화이트 리조트리 로맨티룩' 황서아는 얇은 어깨 스트랩이 적용된 화이트 슬리브리스 원피스를 착용했다. 여기에 볼륨감 있는 화이트 리본 헤어밴드와 브라운 스트랩 샌들을 함께 매치해 전체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촬영에서는 모래사장에서 비치볼을 안은 장면 등을 통해 화이트 컬러 중심의 의상과 바닷가 배경을 함께 담았다. 플로르 방송제작사 관계자는 “황서아는 화이트 컬러를 중심으로 원피스와 리본 헤어밴드를 조합해 자연스러운 리조트 분위기를 표현했다"며 “브라운 스트랩 샌들로 전체적인 스타일에 포인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생동감 넘치는 프릴 블라우스 썸머 캐주얼룩' 히가키코는 펀칭 디테일과 러플 프릴이 들어간 화이트 반소매 블라우스에 베이지 컬러 숏팬츠를 착용했다. 헤어스타일은 머리를 위로 올려 묶은 번 헤어(당고머리)로 구성했다. 핑크빛 도넛 튜브와 장난감 등 여름철 소품도 촬영에 활용됐다. 플로르 방송제작사는 히가키코의 의상에 활동성을 고려한 숏팬츠를 적용하고, 프릴 블라우스와 소품을 함께 배치해 캐주얼한 분위기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플로르 방송제작사 관계자는 “히가키코는 프릴 블라우스와 베이지 컬러 숏팬츠를 조합하고 번 헤어(당고머리)로 촬영 콘셉트를 구성했다"며 “도넛 튜브와 장난감 등 소품을 활용해 여름 바닷가 분위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황서아는 화이트 원피스와 리본을, 히가키코는 프릴 블라우스와 숏팬츠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하이틴 패션매거진 ‘루미나’, 9월호 발간…‘홍연·동양화’ 화보 구성

하이틴 패션 전문 매거진 'LUMINA(루미나)'가 동양적 색채와 가을 스타일을 담은 2026년 9월호를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9월호는 동양적 미감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낸 '홍연'과 '동양화'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전통적인 분위기에 현대적인 패션 스타일링을 접목한 것이 주요 콘셉트다. 대표 화보 '홍연'은 플로르방송제작사 소속 신인 모델 강아라가 표지를 장식했다. 붉은빛을 중심으로 한 색감과 패션 연출을 통해 동양적인 정서와 현대적인 스타일을 함께 담았다. 플로르방송제작사 소속 신인 모델 장백호가 표지를 맡은 '동양화'는 연두빛 색채와 여백을 활용해 구성했다.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차분한 인물 연출을 통해 서정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9월호에는 지하철 공간을 패션 화보의 배경으로 활용한 'SUBWAY LOOKBOOK'을 비롯해 서로 다른 계절감과 스타일을 조합한 'MIX & MATCH', 수묵화 배경을 활용한 '수묵화' 등도 수록됐다. 이와 함께 물이 빠진 듯한 푸른 색감을 활용한 'Pale Blue', 흰 가루를 소재로 구성한 뷰티 화보 '백묵', 검은 테이블과 향수를 중심으로 연출한 향수 뷰티 화보 등 자체 기획 콘텐츠도 포함됐다. 루미나 관계자는 “물이 빠진 듯한 푸른 색감의 'Pale Blue', 흰 가루를 활용해 몽환적인 이미지를 완성한 뷰티 화보 '백묵', 검은 테이블과 향수를 중심으로 절제된 분위기를 연출한 향수 뷰티 화보 등 다양한 자체 기획 콘텐츠를 통해 폭넓은 스타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6년 9월호 LUMINA는 배우·모델 발굴과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진행하는 플로르프로덕션의 지원으로 제작됐다. 매거진은 교보문고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모델 활동에 관심 있는 청소년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디션을 신청할 수 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키즈몽드 9월 A·B호 발간…운동회·고백 데이로 그린 초가을

키즈 패션·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키즈몽드(KIDSMONDE)가 초가을 분위기를 담은 2026년 9월 A·B호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호는 9월 운동회를 소재로 아이들의 도전과 협동을 표현한 '레디, 점프!(Ready, Jump!)'와 고백 데이를 맞아 설렘을 담아낸 '리틀 버터플라이즈(Little Butterflies)' 등의 화보로 구성됐다. 아이들이 제빵사가 돼 빵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베이크 스튜디오(Bake Studio)', 모자를 고르며 개성을 드러내는 '픽-어-캡!(Peek-a-Cap!)', 장난감 가게를 배경으로 한 '시크릿 토이 숍(Secret Toy Shop)'도 함께 선보였다. 직장인의 일상을 어린이 시선으로 풀어낸 '오피스(Office)'와 '먼데이 미팅(Monday Meeting)' 콘셉트도 9월호에 담겼다. A호에는 이다율, B호에는 이채원이 참여해 각기 다른 분위기의 화보를 선보였다. 엄마가 직접 아이의 의상을 코디한 '맘 스타일링(Mom Styling)' 코너도 마련됐다. 아노락(anorak)과 반바지 조합, 화이트 셔츠와 파스텔 니트 카디건을 활용한 스쿨룩 등 간절기 코디 사례와 아이들의 성격·취향을 소개하는 글을 담았다. 키즈몽드 관계자는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계절의 변화를 여러 콘셉트에 반영했다"며 “가을의 시작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화보 전반에 담았다"고 말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이슈&인사이트] 놀란의 <오디세이>에서 트럼프를 보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를 보는 내내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였다. 놀란 감독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랬다. 트로이 성벽이 무너지고 불길이 도시를 삼키는 장면에서 나는 3천 년 전의 그리스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떠올렸다. 특히 아가멤논에게서 현대의 한 권력자의 모습을 보았다. 트로이 전쟁의 발단은 익히 알려져 있다.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가 트로이 왕자 파리스와 함께 떠나자, 형 아가멤논은 동생의 치욕과 그리스의 명예를 내세워 여러 도시국가를 전쟁에 끌어들였다. 그렇게 시작된 전쟁은 10년을 끌었고, 마침내 트로이는 불탔다. 한 여인을 되찾겠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전쟁의 끝은 한 문명의 파괴였다. 전쟁에는 늘 명분이 있다. 국가의 명예, 안보, 정의, 평화…. 그러나 그 명분이 언제나 전쟁의 진짜 목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힘을 가진 자의 욕망은 종종 그럴듯한 명분 뒤에 몸을 숨긴다.영화를 보면서 트럼프가 떠오른 것도 그래서였다. 그는 스스로를 '평화의 대통령'이라 부르지만 세계는 좀처럼 평화로워지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죽음이 이어지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북한군까지 끌어들이며 장기화됐다. 이란과의 전쟁 역시 끝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군사적으로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고, 이제는 동맹국 덴마크의 자치령 그린란드마저 미국의 전략적 이해를 위해 가져야 할 땅처럼 말한다. 전쟁을 끝내겠다던 대통령 아래에서 전쟁은 끝나지 않고, 세계의 불안은 오히려 다른 곳으로 번져간다. 물론 3천 년 전 아가멤논과 오늘의 트럼프를 그대로 겹쳐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힘을 가진 자가 자신의 욕망을 공동체의 명분으로 바꾸는 방식이다.아가멤논에게는 '그리스의 명예'가 있었다. 그는 그 명분 아래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왕과 전사들을 한 줄로 세웠다. 오늘의 명분은 '미국의 이익'과 '안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나라에는 관세를 부과하고, 제재를 가하며, 필요하면 군사력까지 동원한다. 적대국만이 아니다. 오랜 동맹국에도 더 많은 비용과 복종을 요구한다. 다른 나라의 영토와 자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까지 거대한 거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듯하다. 나는 그런 모습에서 현대판 아가멤논의 능구렁이 같은 탐욕을 본다. 그러나 의 진짜 이야기는 트로이가 무너진 뒤에 시작된다. 그리스는 전쟁에서 이겼다. 난공불락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트로이를 지도에서 지워버렸다. 그러나 승리한 오디세우스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오랫 동안 바다를 떠돈다. 동료들은 하나둘 죽고, 자신도 수없이 죽음의 문턱을 넘는다. 전쟁은 끝났지만 전쟁의 대가는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는 승전가라기보다 승리의 대가를 묻는 이야기로 읽힌다. 전쟁에서 이겼다고 해서 인간도 승리한 것인가. 트로이를 없애버린 뒤 그리스는 더 행복해졌는가. 가자를 폐허로 만들면 이스라엘은 더 안전해지는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젊은이들을 계속 전장으로 보내면 유럽에는 평화가 찾아오는가. 이란을 폭격하고 베네수엘라를 힘으로 굴복시키면 미국은 더 위대한 나라가 되는가. 문명과 야만의 경계는 어쩌면 여기에서 갈린다. 문명은 얼마나 강한 군대를 가졌는가에 있지 않다. 얼마나 많은 영토와 자원을 차지할 수 있는가에도 있지 않다. 다른 나라의 주권을 존중하고, 나보다 약한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빼앗지 않으며, 힘이 있어도 모든 힘을 사용하지 않는 데 있다. 문명이란 힘을 행사하는 능력이 아니라 힘을 절제하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아가멤논에게는 트로이를 파괴할 힘이 있었다. 그는 그 힘을 사용했고 한 문명은 사라졌다. 하지만 승리한 그리스인들에게 평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아가멤논은 고향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고, 오디세우스는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20년을 떠돌았다. 호메로스는 어쩌면 그 긴 세월을 통해 전쟁의 오래된 진실을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파괴하는 것보다 돌아가는 일이 더 어렵다고. 놀란이 오늘의 트럼프를 염두에 두었을 리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좋은 영화는 감독의 의도를 넘어 관객이 사는 시대와 만난다. 나는 스크린에서 3천 년 전 아가멤논을 보고 있었는데, 자꾸 트럼프가 어른거렸다. 평화를 말하면서 전쟁을 늘 도발하고, 질서를 말하면서 세계를 불안하게 하며, 동맹을 말하면서 동맹국을 줄 세우는 권력자.영화관을 나서며 생각했다. 3천 년 전 사람들은 트로이를 불태우고 그것을 승리라고 불렀다. 오늘 우리는 그것을 신화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그 세계에서 얼마나 멀리 온 것일까. 성일권

태권도박물관에 등장한 AI 체험장…주먹 내지르자 몬스터가 쓰러져

국립태권도박물관에 관람객의 몸동작을 그대로 게임에 반영하는 인공지능(AI)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화면 앞에서 주먹을 내지르거나 발차기를 하면 게임 속 아바타가 같은 동작을 하고,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태권도 띠 등급을 받는다. 별도의 장비나 컨트롤러는 필요 없다. AI 모션캡처 스타트업 무빈과 AI 아바타 스타트업 굳갱랩스는 지난 1일 개막한 국립태권도박물관 기획전시 에서 AI 기반 체험 콘텐츠 2종을 선보였다고 3일 밝혔다. 콘텐츠는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12월 27일까지 운영된다. 관람객이 체험 공간 앞에 서면 카메라가 움직임을 인식한다. 주먹을 앞으로 내밀거나 발차기를 하면 해당 동작이 게임 속 캐릭터에 실시간으로 적용된다. 게임을 마친 뒤에는 결과에 따라 태권도 띠 등급이 매겨진다. 무빈의 마커리스 모션캡처 기술인 '무빈 트레이싱(MOVIN TRACIN)'을 활용했다. 몸에 마커나 트래커를 붙이거나 전용 슈트를 입지 않아도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화면 앞에 서면 게임이 시작되고 초기화도 자동으로 이뤄진다. 굳갱랩스는 여기에 3D 게임 캐릭터 기술을 적용했다. 전시장에는 AI 아바타를 활용한 도슨트도 마련됐다. 관람객이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로 질문하면 3D 아바타가 음성을 인식해 전시 내용과 체험 방법을 설명한다. 질문에 맞춰 아바타의 표정과 입 모양, 몸짓도 함께 움직인다. 아바타의 움직임을 관람객의 스마트폰에서 직접 생성하는 온디바이스 기술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서버에서 모든 모션을 처리하는 방식보다 GPU 서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별도의 안내 장비를 추가하기보다 기존 전시 안내물에 QR코드를 붙이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 다른 전시장이나 관광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이번 콘텐츠는 두 회사의 첫 공동 전시 프로젝트다. 무빈이 실시간 모션캡처 기반 게임 개발을 주관하고, 굳갱랩스가 게임 캐릭터와 AI 아바타 도슨트를 개발했다. 두 회사 모두 네이버 D2SF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다. 최별이 무빈 대표는 “마커나 슈트 없이 바로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며 태권도를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두경 굳갱랩스 대표는 “관람객이 별도 앱 없이 자신의 언어로 전시를 묻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전시·관광 분야의 AI 아바타 적용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무빈은 마커와 트래커 없이 3D 모션을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모션캡처 기술 기업이다. '무빈 트레이싱'을 게임·VFX·인터랙티브 전시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네이버 D2SF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굳갱랩스는 2022년 설립된 AI 아바타 스타트업으로, 사용자의 표정과 움직임을 아바타의 표정과 전신 동작으로 실시간 변환하는 온디바이스 모션 생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 D2SF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았으며 2026년 딥테크 팁스(TIPS)에 선정됐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픽메이커스 이현숙·박희라, 패션포스트 룩북서 모델 활동

픽메이커스 소속 모델 이현숙과 박희라가 패션포스트 룩북 촬영에 참여하며 모델과 연기자로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촬영에서 이현숙은 블랙 계열의 의상을 입고 차분한 분위기의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시선과 미소의 강도를 조절하는 등 촬영 콘셉트에 맞춰 표정 연기를 했다. 박희라는 한쪽 손을 포켓에 넣은 자세와 정면을 응시하는 표정으로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픽메이커스 측은 박희라가 편안한 포즈를 바탕으로 차분하고 성숙한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박희라는 어린 시절부터 연예인을 꿈꿨다. 부모가 한복가게를 운영해 자연스럽게 한복을 접하면서 한복의 아름다움과 한복 모델 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박희라는 “더 늦기 전에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일을 직접 시작해보고 싶었다"고 모델 활동을 시작한 배경을 밝혔다. 앞으로 한복이 지닌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모델로 활동하는 한편,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연기자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현숙은 워킹과 포즈, 표정 연기 등 기본기를 단계적으로 익힐 계획이다. 모델 활동과 함께 연기에도 도전해 모델 겸 연기자로 활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현숙은 “처음부터 잘하려 하기보다 워킹과 포즈, 표정 연기 등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싶다"며 “모델 활동뿐만 아니라 연기에도 도전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픽메이커스 관계자는 “두 모델은 의상에 어울리는 표정과 포즈를 익히며 각자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룩북과 패션쇼, 연기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각자의 개성을 살린 모델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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