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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 통상협의 앞두고 “상호관세에 진지…부당행위 바로잡아야”

이번 주 한국과 미국의 무역 현안을 다룰 한미 고위급 협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자신의 관세 정책을 강행할 의지를 또다시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해방의 날'(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세계 많은 지도자들과 기업 경영자들이 나에게 관세 완화를 요청해왔다"며 “우리가 진지하다는 점을 세계가 알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우리는 진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수십년간의 (미국에 대한) 부당행위를 바로잡아야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위대한 우리나라의 부를 재건하고 진정한 상호주의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쉬운 길은 미국에 와서 (공장 등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한 또다른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선 세계 교역국이 미국을 상대로 그동안 취한 비관세 부당행위(NON-TARIFF CHEATING) 8가지가 소개됐다. 첫번째 부당행위는 '환율조작'이 지목됐고 △관세 및 수출 보조금 역할을 하는 부가가치세(VAT) △원가보다 낮은 덤핑 △수출 보조금 및 정부 보조금 등이 뒤를 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도 비관세 장벽으로 꼽으면서 유럽연합(EU)의 유전자 변형 옥수수 수입 금지, 일본의 '볼링공 테스트' 등을 지적했다. 볼링공 테스트는 20피트(약 6미터) 높이에서 볼링공을 떨어뜨려 차의 손상정도를 확인하는 테스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위조, 해적판, 도용 등 지식재산권(IP) 문제로 연간 1조 달러(약 1424조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고,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환적(Transshipping)도 비관세 장벽의 하나로 꼽았다. 한편, 이번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재무·통상 장관이 동시에 참여하는 '2+2' 고위급 통상협의가 열린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24∼25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리측에서 경제사령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통상수장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무역정책 책임자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여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發 관세전쟁 수혜주는?…“아시아 필수소비재 관련주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전쟁이 이어지는 와중에 월가에서는 아시아 필수소비재 관련주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수주가 관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데다 각국의 경기부양책 또한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 아시아태평양 필수소비재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지난 2일 발표된 이후 5% 가량 상승했는데 이는 11개 섹터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같은 기간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가 2.5%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중 관세 전쟁 격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투자자들이 기술주·성장주에서 경기 방어의 성격을 가진 필수소비재 등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기 둔화 우려로 소비자들이 필수품만 사들일 것이란 관측에 MSCI 아태 임의소비재 지수는 이달 5% 넘게 급락, 두 번째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삭소 마켓의 차루 차나나 최고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의 마인드가 글로벌 성장 및 수출에서 내수 중심 피난처를 찾는 방향으로 전환됐다"며 “투자자들은 더욱 분열되고 보호무역주의적인 세계를 반영하기 시작해 자국내 정책 지원과 소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필수소비재 관련주들이 지난 몇 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온 만큼 상승 여력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MSCI 아태 필수소비재 지수는 작년까지 4년 연속 하락한 반면 MSCI 아시아 정보기술 지수는 2019년부터 상승세가 지속됐다. 블룸버그는 “각국 경기부양책들이 공개됨에 따라 초기 단계인 필수소비재로의 전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한 48가지의 조치들을 최근 공개했고 한국 정부 역시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했다. 월가에서도 투자자들이 아시아 필수소비재 관련주들을 주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전략가들은 투자자들이 방어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아시아 필수소비재를 주목했다. 글로벌 금융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경우 지난 7일부터 중국 필수소비재 관련주들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지난 6일 보고서를 내고 아시아 필수소비재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했고 JP모건체이스도 지난 17일 이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일본 도쿄마린자산운용의 아키자와 히로노리 최고투자채임자는 “필수소비재는 수요가 큰 폭으로 흔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 수출 익스포져가 큰 기업들도 적다"며 “소비 촉진을 위해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는 것이 긍정적인 시나리오"라고 했다. 일각에선 필수소비재 투자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는 이상 내수와 관련된 주식이 계속 주목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톰 선임 투자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AT글로벌 마켓의 닉 트위데일 수석 시장 분석가는 “관세 전쟁 상확 속에서 필수소비재는 여전히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임으소비재 및 서비스 섹터로 다시 전환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정부가 관세 정책을 바꿔야만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아태 필수소비재 지수가 향후 12개월 동안 MSCI 아태 지수보다 두 배의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 한국전력, 이마트, KT&G 등 국내 대형 내수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생활소비재 지수는 이달 6.2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지수는 1.22% 하락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테슬라 주가 또 하락하나…“저가형 전기차 출시 연기”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아왔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저가형 전기차 생산이 지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드명 'E41'로 명명된 저가형 모델Y이 올 상반기부터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생산이 최소 3개월 연기돼 올 3분기와 내년 초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전해졌다. 모델Y보다 크기가 작고 생산비용이 20% 낮은 E41의 생산이 지연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소식통 2명은 테슬라가 내년 미국에서 저가형 모델Y를 25만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중국에서도 E41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유럽에서도 E41가 출시되지만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테슬라의 저가형 전기차 출시는 실적회복과 주가 반등을 위한 핵심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테슬라 1분기 차량 인도량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고 시장점유율 또한 2022년 75%에서 2024년 50%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가 세계 곳곳 소비자들의 비호감을 샀다. 월가에선 테슬라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이날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325달러에서 2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보유'로 유지됐다. BNP 파리바의 스투어트 피어슨 애널리스트도 지난 16일 테슬라 목표주가를 150달러에서 137달러로 낮췄고 테슬라 주식에 대해 '언더퍼폼'(수익률 하회) 평가를 내렸다. 이에 앞서 '테슬라 낙관론자'로 유명한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도 테슬라 목표주가를 종전 550달러에서 315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JP모건은 테슬라 목표주가를 120달러로 지난달 낮췄다. 지난 17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241.37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40% 가까이 폭락했고 지난해 최고점 대비 반토막난 상태다. 이런 와중에 테슬라 실적 반등의 핵심으로 꼽힌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지연됐다는 소식은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는 “이 소식이 사실이라면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며 “다만 주주들은 보유한 (테슬라) 물량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테슬라로부터 관련 내용을 듣는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오는 22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자리에서 머스크가 향후 사업 계획과 전망 등에 관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 전쟁 넘어선 美中…해운·에너지 전쟁으로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해운, 에너지 등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를 중단하면서 미국에 맞서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에게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산이 아니더라도 미국 밖에서 생산된 동차 운반선도 부과 대상이다. 부과 시점은 180일 뒤인 10월 14일부터다.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톤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내야 한다. 수수료는 매년 올라 2028년에는 톤당 140달러에 이른다. 다른 국가 해운사가 운용하는 중국산 선박의 경우 수수료는 톤당 18달러다. 이 수수료 역시 매년 증가해 2028년에는 톤당 33달러가 된다.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낼 수 있는데 이 경우 컨테이너 1개당 120달러를 내야하고 2028년엔 250달러가 된다.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은 10월 14일부터 CEU(1CEU는 차 한 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 단위)당 150달러를 내며 단계적 인상 계획은 없다. 다만 미국 기업이 소유하거나 화물이 없는 선박, 특정 규모 이하 선박은 수수료를 면제한다. 또 중국 해운사를 제외한 해운사가 미국산 선박을 주문해 인도받는 경우 미국산 선박보다 작거나 규모가 같은 외국산 선박에 대해 수수료가 최대 3년 면제된다. 세 종류의 수수료는 중복 부과되지 않으며 특정 선박은 한 종류의 수수료만 내게 된다. USTR는 또 3년 뒤부터 미국에서 수출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의 일부를 미국산 LNG 운반선으로 운송하도록 했다. LNG 운반선의 미국 내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서다. 2028년 4월 17일부터 전체 LNG 수출 물량의 1%가 미국산 LNG선으로 운송되어야 하고 이 비중은 2047년까지 15%로 늘어난다. 아울러 USTR은 중국산 STS(Ship To Shore) 크레인에 100% 추가 관세, 중국산 컨테이너에는 20∼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조선·해운업을 강화함과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결정은 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에게 해를 끼치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차질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같은 결정은 미국 조선업을 되살리는 데 실패할 것이라며 “타국은 물론 자국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즉시 잘못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은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USTR은 5월 19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이날 결정과 관련한 최종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월 6일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출발한 6만9000톤급 LNG선이 중국 남부 푸젠성에 도착한 이후 10주 이상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이 완전히 중단됐다. 그 다음 LNG선도 중국을 향해 출발했으나 중국이 미국산 LNG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2월 10일 이전에 도착하지 못해 방글라데시로 방향을 돌려야 했다. 이후에는 중국이 미국산 LNG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49%로 올리면서 중국 수입업자들이 미국산 LNG를 들여오는 경제적 요인이 없어졌다. 중국은 대신 러시아산 LNG 수입을 늘리려 하고 있다. 러시아는 호주와 카타르에 이어 중국의 세 번째 LNG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양국은 새 가스 파이프라인 '시베리아의 힘 2' 건설과 관련해 가격과 공급량 등을 두고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대미 추가 관세율은 지난 12일부터 125%로 높아졌다. 이는 미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매긴 누적 관세율이 145%라고 재산정했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국채 매도세 이어지나…“중국 투자자들, 美 비중 줄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여파로 미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출현된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의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치뱅크의 릴리안 타오 중국 거시경제 및 글로벌 신흥국 시장 총괄은 인터뷰에서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 비중을 줄이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을 목격했다"며 “투자자들은 유럽 채권, 일본 국채와 금을 미 국채의 대안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으로 미국의 오랜 위상을 의심한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팔기 시작하자 채권 금리가 장기채 중심으로 수십 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이를 두고 국채 투매 현상의 배후에 중국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중국은 일본에 이은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이다. 다만 중국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타오는 “일부 중국 고객들은 현재 국채금리가 (국채 매수에) 진입하기 매력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이들은 좋은 진입 단계인지 떨어지는 칼날인지를 두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채권에 눈길을 돌리는 중국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는 “거시적 요인을 고려할 때, 중국 투자자들은 투자 가능성이 더 높은 국가로 자산을 재분배하는 것을 재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당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 확전의 피해는 결국 미국이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 정부가 국제시장에서 저금리로 빚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에 기반한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 덕분이었다"면서 “미국이 무역전쟁을 무리하게 확대하면 달러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또 “(미국은) 최근 무분별한 관세 부과로 미국 주식시장, 채권시장, 외환시장에 패닉을 불러왔다"면서 “이렇게 신뢰도를 다 끌어다 쓰는 행위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36조달러(약 5경1109조원)에 달하는 미국 국가 부채 중 올해 만기 도래 예정인 금액은 9.2조달러(약 1경3061조원)"라고 언급하면서 “미국이 고집스럽게 무역전쟁을 확대해 (국가 신뢰도가 하락하면) 기존 부채를 갚기 위해 새로운 빚을 내는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세계적 경제학자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나는 방금 미래를 봤다, 그것은 미국에 있지 않다"라고 쓴 뉴욕타임스 칼럼 제목을 인용하면서 “주변국을 희생시키는 경제적 괴롭힘은 결국 스스로를 해치는 정치·경제적 위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관세전쟁 충격은 미국 소비자들이 영수증을 통해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며,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한 결과"라며 “역사는 미국이 휘두르는 관세 몽둥이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이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내가 나가라면 아웃”…트럼프, 파월 연준 의장 해임 가능성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해임은 미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켜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파장이 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내가 그에게 (나가라고) 요구하면 그는 그곳(연준)에서 나갈 것"이라며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항상 늦고 느리다"며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빠른 속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유럽중앙은행(ECB)는 7번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는데 (결정이) 항상 늦고 틀린 연준의 파월은 어제 또하나의 전형적인 엉망진창 보고서를 냈다"며 “유가와 식료품(심지어 계란까지) 가격은 하락하고 미국은 관세로 부유해지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너무 늦는 (파월은) ECB처럼 예전부터 금리를 내렸어야 했고 지금이라도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며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가능성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연준의 신중한 통화정책 접근 방식을 정당화하는 파월의 수요일(16일) 연설이 트럼프 주변을 화나게 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전날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고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후임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기간 큰 주목을 받았던 온라인 베팅사이트에서도 파월 의장이 올해 해임될 것이란 베팅이 증가하고 있다. 베팅플랫폼 칼시에선 파월 의장이 올해 해임된다는 가능성이 현재 25%로, 한 달만에 약 두 배 급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폴리마켓에선 18%로 지난달 저점대비 4%포인트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파월 의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지만 최근들어 파월 의장이 해임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거래위원회(FTC), 노동관계위원회(NLRB) 등 미국의 다른 독립 기관의 고위직들을 대통령의 권한으로 해임시켰기 때문이다. 임기가 정해져 있는 고위직 중 연방수사국(FBI) 전임 국장이었던 크리스토퍼 레이가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임을 확인한 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즈음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난 전례도 있다. 레이는 사임 당시 임기를 2년반 이상 남긴 상태였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해고 바람이 연준에도 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임명된 파월 의장은 내년 5월까지 임기가 보장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4.25~4.5%)했다. 다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백악관 당국자들에게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는 시도는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피력해왔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블룸버그도 소식통을 인용해 베선트 재무장관, 케빈 해셋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경제적 파장을 이유로 파월 의장의 해임을 반대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나단 시츠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관련해 미국이 루비콘강을 건널 경우 미국 경제와 시장에 대한 신뢰가 심각하고 영구적으로 훼손돼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 갑자기 구체화하면 시장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테일리스크(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현실화되면 큰 충격)가 급증해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더욱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시진핑과 관계 좋아…관세 더 올리고 싶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추가로 인상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중국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시 주석과의 관계는 매우 좋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그들은 수차례 연락해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 주석이 직접 연락했는지, 중국 관리들이 연락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채 “매우 비슷하다고 본다, 중국 최고위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시 주석)를 안다면, 중국 측이 연락을 하는 것을 그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는 모든 것을 알아 매우 엄격하고 강력하고 똑똑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에 대한 관세와 관련, “특정 구간에서 관세율을 더 올리고 싶지 않다"며 “어느 시점이 되면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을 지경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에 관세를 더 올리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그 수준까지 올리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며 “사람들이 사길 바라기 때문에 관세를 더 낮추고 싶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미국에 125% 관세로 맞대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합의에 이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협상 타결이 가능한 시점과 관련해 “앞으로 3~4주 정도로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매각 협상과 관련, “틱톡과 협상안이 있으나 그것은 중국에 달렸다"면서 “우리는 (관세)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상호관세 협상과 관련, “모든 국가와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라면서도 “만약 그들이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들을 위해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우리와 협상을 하고 싶어 한다. 솔직히 나보다 그들이 더 협상하길 원한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입장을) 들을 것이며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다"라면서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수료는 180일 뒤인 오는 10월 14일부터 단계적으로 부과되며 수수료도 매년 인상된다. USTR은 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미국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3년 뒤부터 LNG 수출 물량의 일부를 미국산 LNG 운반선으로 운송하도록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눈만 뜨면 신고가”…파죽지세 국제금값, 시세 어디까지 오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이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6월 선물가격은 전장 대비 3.27% 폭등한 온스당 3346.40달러에 거래를 마감, 사상 처음으로 3300달러선을 넘어섰다. 지난 11일 첫 3200달러 돌파 후 약 1주일 만에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금 시세는 올들어 28%가량 오르면서 지난해 상승률(27%)을 넘어섰다. 국제금값은 이달초 2900달러대로 하락하는 등 상승세가 진정되는 듯 싶었지만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가 지난 9일 발효된 이후 다시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발표했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금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졌다. 금 시세는 17일 장중엔 고점을 또한번 높이기도 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2시 1분 기준,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354.9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엔 3371달러까치 치솟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의 파급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 금 매수를 부추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우리는 아직 그것(파급력)을 알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알게 되기전까지 우린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미중 관세전쟁 속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약세는 금 수요를 높인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전장 대비 0.77% 내린 99.38을 나타냈다. 이는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다. ABC 리파이너리의 니콜라스 프라펠 글로벌 기관시장 총괄은 “가장 큰 테마는 불확실성"이라며 “관세의 규모와 범위, (관세를 통한) 미 행정부의 전략, 미국 교역국들의 반응들 등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블랙록의 에비 함브로 글로벌 섹터투자 총괄 역시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 금시장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매우 가시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금값 전망치를 속속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금 가격이 3700달러까지 오른 후 내년 중순까지 40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최근 전망했다. UBS 역시 올 연말까지 시세가 3500달러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뱅크는 내년 금값 전망치를 기존 2900달러에서 3700달러로 대폭 높였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금이 올해 최고의 자산이 될 것으로 답한 비중이 42%로 3월(23%) 수치보다 크게 올랐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제기됐다. 미 금융시장 베테랑 분석가로 알려진 칼리 가너는 이날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릿과의 인터뷰에서 “인기 없는 의견이 될 수 있지만, (금값 상승세가)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11년 여름만큼 과매수 상태인데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다면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간 금값은 2011년 9월초 고점을 찍은 후 2015년까지 장기 하락세를 보였다. 가너는 이어 현재 금 시장에 80%는 투기적 투자자들이 있다며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로 가격 상승을 뒤쫓는 80%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틀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날을 예측하기엔 매우 어렵지만 80%의 사람들이 강세론을 보인다면 하방 서프라이즈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日, 첫 관세협상 종료…“조기합의 의견일치”

미국과 일본이 16일(현지시간) 첫 관세 협의에서 양국이 조기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미일 협상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방문을 앞두는 다른 국가들에게 의미 있는 '참고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측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이날 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50분간 면담했고, 이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75분간 협상에 나섰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협상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양측이 솔직하고 건설적인 자세로 협의에 임해 가능한 한 빨리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합의했다"며 “이번 회담으로 관세가 즉각 중단되지는 않지만 이달 말에 예정된 2차 회담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2차 회담 날짜는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미국은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협상을 마무리 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상을 최우선순위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는 되도록 조기에 하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교섭의 향후 진전은 아직 알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아울러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번 협상 의제와 관련해 “환율 이야기는 나오지 았다. 환율은 양국 재무장관이 주로 논의할 것"이라며 안보(방위비), 자동차 관세, 농산물 무역 등의 논의 여부에 대해서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초 일본과 관세 협상에 직접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면담한 이후 양측 관세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철강·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일본을 상대로 상호관세 24%를 발효하기로 한 상태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관세 협상에 앞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것과 관련해 “일본과 미국 경제가 모두 강해지는 포괄적 합의를 가능하면 조기에 실현하고자 한다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강하게 말한 것은 전혀 없다"며 “단적으로 말하면 '일본이 협의의 최우선'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협의에는 자신도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므로 확실히 각료 간에 (결과를) 채우라는 생각이었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따뜻함과 배려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면담 이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일본 무역 대표단과 막 만나서 큰 영광"이라며 “큰 진전(big progress)"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 “연준 풋 기대 말라”지만…시장, ‘연4회 금리인하’ 베팅하는 이유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현재로선 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4회 인하할 것이란 베팅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관세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의 임무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정시켜 한 번의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라며 “위원들은 이중 책무(최대 고용·물가 안정)의 균형을 맞추겠지만 물가 안정 없이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한 고용을 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중 책무가 (서로) 긴장 상태에 놓이는 도전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며 “우리의 도구(기준금리 변경)는 한 번에 둘(최대 고용·물가 안정) 중 하나만 할 수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또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조정을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 상황을 더 관망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재로서 우리는 정책 입장에 대한 어떤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더 많은 명확성을 기다리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가 급락하면 연준이 시장에 개입하는 이른바 '연준 풋'을 기대해도 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시장은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분별한 관세 전쟁으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연준 풋'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파월 의장은 연준이 지금 개입할 단계는 아니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올해 미 기준금리가 4차례 인하될 것이란 베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은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7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기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의 5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날 81.4%에서 현재 86.4%로 상향됐다. 같은 기간 6월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1%에서 59.0%로 소폭 하향됐지만 금리 동결 가능성(32.6%)을 여전히 웃돌고 있고, 7월에 금리가 3.75~4.0%에 이를 가능성은 전날(46.9%)보다 오히려 오른 49.2%다. 여기에 올 연말 미 기준금리가 3.25~3.5%에 이를 가능성은 34.3%, 3.5~3.75%에 이를 가능성은 30.5%로 각각 가격에 반영됐다. 연말까지 금리가 현 수준에서 최소 3차례 인하될 가능성이 64.8%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연준이 3월 점도표에서 예측한 2회 금리 인하 가능성은 13.4%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연준이 침체 등에 대응해 결국엔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할 경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당연하겠지만 연준은 주식과 채권 투자자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선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 풋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차단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토마스 쏜턴 창립자는 “시장은 서프라이즈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에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나 비둘기파적인 신호조차 없다는 입장을 단호하게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연준)은 주식 시장을 구하기 위해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생각하거나 희망하는 것과 달리 연준의 의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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