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트럼프 “파월 의장 교체 계획 없다”…‘관세 폭탄’ 부과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재집권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을 교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방영된 NBC 방송 인터뷰에서 2026년 8월까지인 파월 의장의 임기를 단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가 그렇게 하라고 말하면 그는 그렇게 하겠지만 내가 요청을 한다면 (사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하면 물러날 것이냐는 질문에 “노"라고 짧게 답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기준금리 등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에 대해 거센 불만을 드러냈고, 대선에서 승리하면 집권 1기 때 자신이 임명한 파월 의장을 해고할 수도 있다고 시사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인터뷰는 당선 후 첫 언론 인터뷰로, 이러한 언급으로 차기 행정부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필요시 미국 교역국을 상대로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히면서 자신의 고율 관세 부과 공약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왜 미국이 이들(교역국)에게 보조금을 줘야하는가. 우리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이어 세계 모든 국가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보조금을 받길 원한다면 미국의 주(州)에 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관세 정책으로 소비자물가가 이어질 가능성 질문에 대해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내일 일도 장담할 수 없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빠르게 바로잡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미국의 탈퇴를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토는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 무역에서 유럽 국가들은 우리를 끔찍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 자동차와 식료품 등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는다"면서 “그것에 더해 우리가 그들을 방어하고 있다. 그것은 이중고(double whammy)"라고 말했다. 이어 집권 1기 때 나토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덕분에 (유럽이) 수천억 달러를 내도록 했다면서 “만약 그들이 청구서를 지불하고, 그들이 우리를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당연히 나토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이어 취임 당일 출생 시민권 제도를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출생 시민권 제도는 미국에서 태어나는 경우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지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 바이든 대통령을 수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하겠다고 공언해왔던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는 “내가 생각하기에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발견하지 않는 한 그렇게 할(바이든 수사를 지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나는 우리나라를 성공시키고 싶다. 응징은 성공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팸 본디(법무장관 지명자)의 결정이 될 것이며, 또 다른 영역에서는 (연방수사국장 지명자인) 캐시 파텔(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테크 라이벌’ 대만한테 이미 밀리는데…‘계엄 사태’로 韓 증시 더 암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한국 증시가 '테크 라이벌'로 꼽히는 대만에 더 뒤처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한국과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차이가 1조 달러 가까이 벌어졌다면서 한국이 정치적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와중에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대만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 주요 주가지수인 자취안지수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상승해 2009년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대만 자취안지수 시총의 3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 주가가 올해 들어 79.6% 오르면서 대만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애플 등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며 공급망 생태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해 말 2655.28에서 지난 6일 2428.16으로 8.5%가량 하락, 주요국 지수 가운데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31% 하락한 5만4100원을 기록, '5만전자'로 떨어진 상태다. 계엄 혼란 여파가 시장에 반영된 4∼6일 코스피는 2.8% 하락한 반면 이 기간 자취안지수는 약 0.7% 오르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 결과 현재까지 대만 증시는 한국 증시와 시가총액 격차를 약 9500억달러(약 1352조원) 넘게 벌리며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AI 분야 주력 상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 경쟁에서 뒤처진 상태로, 아직 엔비디아에 5세대(HBM3E) 제품을 대규모로 납품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골드만삭스 자료를 보면 대만은 TSMC 이외 기업들도 AI 분야에서 선방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대만 지수에서 AI 관련 기업 40여곳의 비중이 73%에 이른다. 반면 한국의 경우 이 비중은 33%로 아시아 2위이지만 대만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자산운용사 노이버거버먼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의 AI 서버 시장 등을 감안하면 대만은 공급망에 강하게 관여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은 이 새로운 호황 환경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 만큼 강력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국내 개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는 것과 달리, 대만인들이 대만 증시 투자를 늘리는 것도 자취안지수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비비안 바이는 “대만 개미 투자자들의 자국 증시 편향과 여전한 AI 테마 등에 따라 증시 참여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들의 장기 투자가 증시 자금 유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 국가의 내년 성장률과 환율 전망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시장의 예상을 깨고 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대만 당국은 지난달 2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4.27%로, 내년 전망치는 3.26%에서 3.29%로 올려 잡았다. 강달러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달러는 올해 들어 달러 가치 대비 5%가량 하락해 약 9% 하락한 한국 원화보다 선방하고 있다. 한국이 대만보다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에 더 취약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JP모건체이스의 라지브 바트라 애널리스트 등은 “대만 수출품 다수는 미국 기술업계 공급망의 핵심 부분인 만큼 지난번에 관세를 면제받았다"면서 이번에도 유사할 것으로 봤다. 미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에서 한국보다 대만의 위치가 낫다는 게 JP모건체이스 평가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에디 청 전략가는 “한국과 대만 모두 (미국의) 관세에 노출되어있지만, 대만의 경제 펀더멘털이 더 단단하다"면서 “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정부가 그동안 공들였던 '밸류업' 정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잠시 시행된 계엄령이 실패로 돌아가자 윤 대통령은 정치적 생사를 놓고 싸우고 있다"며 “그 여파로 윤 대통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강조해왔던 밸류업 프로그램이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삭소 마켓의 차루 차나나 최고 투자 전략가는 “대만이 아웃퍼폼하는 해를 또다시 목격할 수 있다"며 “최근 정치적 위기를 감안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디스카운트가 조금이라도 해소되기 위해선 기업 구조개혁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0만달러 다시 돌파한 비트코인 시세…이더리움도 4000달러 넘어서

가상화폐 비트코인 시세가 10만 달러선을 재돌파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9개월 만에 4000달러선을 넘어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미 동부 시간기준 낮 12시 43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22% 내린 10만618달러(1억4333만원)에 거래됐다.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지난 4일 사상 처음 10만 달러선에 오른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까지 10만 달러선을 유지하다가 오후 들어 10만 달러선 아래로 내려왔다. 24시간 전보다 가격은 내렸지만, 전날 오후보다 가격이 상승하면서 하루 만에 10만 달러선을 회복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친가상화폐 인사를 내각에 전진 배치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더리움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15% 오른 4043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이 4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 3일 3500달러대였던 가격은 3일 만에 15%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이 약 6% 오른 것보다 큰 상승 폭이다. 이더리움 상승세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선에 오르는 등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더리움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낮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더리움은 4000달러선을 넘었지만, 아직 역대 최고가에는 미치지 못한다. 2021년 11월 역대 최고가인 4500달러대를 기록했으나, 올해 상승에도 이를 경신하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디파이 프로토콜 디라이브 설립자 닉 포스터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투자자들은 다음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더리움은 여전히 2021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훨씬 밑돌고 있어 투자자들은 위험도가 낮은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간 한때 시총 3위까지 올랐던 리플은 1.20% 내린 2.40달러를 나타냈고, 솔라나는 0.06% 하락한 240달러에 거래됐다. 일론 머스크가 띄우는 도지코인은 1.34% 하락한 0.44달러에 거래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자율주행·로봇 낙관론에…테슬라 주가, 역대 최고가 코앞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3년여 전 기록한 역대 최고가에 다가서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5.34% 오른 389.2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377.42달러로 출발한 테슬라 주가는 장 중 상승 폭을 점점 키우며 한때 389.49달러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종가는 2022년 1월 3일(399.93달러) 이후 2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테슬라의 역대 최고가(종가 기준)는 2021년 11월 4일의 409.97달러였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2494억달러(약 1779조원)를 기록했다. 미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날 테슬라 주가 상승에는 전날 나온 월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낙관적인 보고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BofA 애널리스트 존 머피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테슬라 생산공장 기가팩토리를 방문하고 쓴 탐방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다"며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종전 350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했다. 머피는 이번 탐방에서 테슬라의 새로운 자율주행 기술 시연을 참관했다면서 이전 버전보다 “인상적이고 훨씬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로보(무인)택시 서비스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단계에 “거의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해서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자랑하는 기술이 “진짜"라며 향후 진전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했다. 머피는 또 테슬라 현재 집중하는 로보택시와 로봇, 인공지능(AI) 개발 투자를 위해 추가 자본 조달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주들에게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4∼5% 희석된 수준으로 증자를 통해 500억달러(약 71조2천억원)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테슬라에 호재가 될 만한 또 하나의 소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2기 행정부 백악관 'AI·가상화폐 차르'로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명한 것이다. 색스는 1990년대 후반 실리콘밸리에서 머스크와 함께 온라인 결제(전자지갑)업체 페이팔을 공동 창업해 성공시킨 뒤 끈끈한 결속력을 유지하며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멤버 중 한 명이다. 색스는 그동안 머스크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의리'를 과시해 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차익실현 영향?…비트코인 시세 하루만에 10만달러 붕괴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시세가 6일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그동안 많이 올랐던 만큼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발 가상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3시 49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87% 하락한 9만8024달러를 기록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폴 앳킨스를 차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돌파한 후 10만3000달러대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새벽에 10만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더니 오전 7시반께 9만4000달러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약 하루 만에 10만달러선이 붕괴된 것이다.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시세 상승세가 더 지속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도 예상된 부분"이라며 “과거 사이클을 봤을 때 강세장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20~40% 떨어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강세장이 끝났다고 보긴 어렵지만 향후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조정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사진업 기업 메이투는 2021년부터 사들였던 이더리움 3만1000개와 비트코인 940개를 지난 한 달 동안 모두 매각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가상화폐 매각을 통해 메이투는 7963만달러(약 1127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메이투는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앰버데이터에 따르면 행사가격 9만5000달러~10만달러, 7만달러~7만5000달러에 대한 풋옵션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을 점치는 트레이더들도 있다. 가상화폐 옵션 거래소 데이비트에 따르면 1월 말 만기되는 미결제약정 옵션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행사가 11만~12만달러 콜옵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자본주의가 한국의 숨은 영웅”…‘비상 계엄’ 큰 충격 없었던 이유

이번 계엄 사태가 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지지 않았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대니얼 모스는 5일(현지시간) “자본주의가 한국 민주주의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숨은 영웅)"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에 따른 시장 반응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계엄 해제 전 한때 원/달러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2년여 만에 최고인 1444.09원까지 찍었지만 이후 1414원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대표 기업들에 투자할 때 쓰는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상장지수펀드(ETF)는 3일 장중 7.1%까지 떨어졌다가 1.59% 하락 마감했고, 4일에는 0.72%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4일 전장 대비 36.10포인트(-1.44%) 내린 2464.00으로 장을 마쳤지만 '대학살'(bloodbath)이라고 부를 만한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고 모스는 봤다. 블룸버그뉴스 경제 에디터(executive editor)를 지낸 그는 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거나 증시가 문을 닫는 등의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당국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경제에 대한 신뢰를 불어넣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국자들이 소란 없이 시스템을 백스톱(backstop·방어)했다"고 했다. 다만 경제가 앞으로 순항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한국은행이 지난주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우려의 신호를 보낸 바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한국 정치 시스템의 회복력을 경제 발전으로 일부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한국전쟁 이후의 산업화, 중산층의 성장,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이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경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볼 만하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사상 처음으로 시세 10만달러 돌파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시세가 5일 사상 최초로 10만달러 선을 돌파했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비트코인은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돌파했고 그 이후 가격이 더 오르면서 오후 2시 기준, 24시간 전 대비 7.31% 급등한 10만341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폴 앳킨스를 차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갠슬러 현 SEC의장은 내년 1월 퇴임가상자산에 상대적으로 비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게리 갠슬러 현 SEC의장은 내년 1월 퇴임할 예정이다. 미국 대선 하루 전인 지난달 4일까지만 해도 6만달러 후반대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직후 단숨에 7만5000달러대로 급등하더니 약 한 달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 10만달러 고지마저 넘어선 것이다. 미 대선 이후 상승률은 약 45%에 이른다. 올해 초 5만 달러를 밑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100% 넘게 오른 상태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결과, 올 들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32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약 한 달간 순유입 규모는 80억달러에 이른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들도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이 1조3000달러 가량 불어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 누구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사용을 금지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투자자들이 주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시세 상승세가 모멘텀에 힘입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업체 오빗 마켓의 캐롤라인 마우론 공동창립자는 “10만달러 달성은 비트코인은 물론 가상화폐 업계 전체에 큰 이정표"라며 “앞으로 며칠 동안 더 많은 모멘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퍼 테크놀로지의 파디 아보우알파 리서치 총괄은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한 것은 강세장의 다음 단계를 의미한다"며 “통제권 밖 외인성 충격을 제외한 모든 악재에도 견고한 모습이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대한 신중론도 있다. 이토로(eToro)의 조시 길버트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비트코인 상승세를 둔화시키기 위해선 큰 이벤트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비트코인 하락은 당연한 일이고 투자자들은 자산이 한 방향으로 영원히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세를 이어온 만큼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사진업 기업 메이투는 2021년부터 사들였던 이더리움 3만1000개와 비트코인 940개를 지난 한 달에 걸쳐 모두 매각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가상화폐 매각을 통해 메이투는 7963만달러(약 1127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메이투는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尹 계엄 사태 일단락…글로벌 기관들의 韓 투자심리 개선될까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지수는 모두 신고가를 경신했다. 투자심리를 일부 억제했던 한국 계엄 정국이 해제되자 투자자들이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과 미국 경제 낙관론 등에 주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9% 오른 4만5014.0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1% 상승한 6086.49, 나스닥종합지수는 1.30% 급등해 1만9735.12를 기록했다. 계엄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5일에도 안정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31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14.58원을 보이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으로 돌입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정부 경제팀이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화 의지를 밝힌 점이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당국은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경제·금융상황 점검 TF를 신설해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최대 10조원 규모 증권시장안정펀드 등이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국내 정치적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한국 증시 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4일(현지시간) 리서치 노트를 통해 “현재로서는 상황이 안정화됐지만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 기관 모닝스타 DBRS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노트를 내고 “계엄 사태에 따른 전체적인 영향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부와 당국의 신속한 대응은 한국 기관들이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줘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조나단 가너 아시아 및 신흥국 최고 주식 전략가는 한국 주식에 대해 비중축소(underweight) 입장을 유지한다고 CNBC에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비해 한국 주식이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으며 (한국은) 우리가 커버하는 지역 중 무역에 익스포져가 큰 곳 중 하나"라며 “한국 증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경우 사이클이 하방으로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고 자동차 섹터는 세계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한국 성장률이 내년에 2%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왔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트린 응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매우 형편없는 결정"이라며 “계엄 해제는 긍정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 경제가 나쁜 시기에 계엄 사태가 발생했다며 “10월에도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린 데다 내수 역시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기적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탄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전망에 대한 낙관론도 제기됐다. 캐티탈이코노믹스의 토마스 매튜스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윤 대통령이 꽤 빠른 시기에 탄핵되거나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시사되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가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며 “한국에서 대통령 탄핵은 전례가 없는 일이 아니었고 과거 2016년 탄핵 정국 시기에도 한국 증시는 꽤 좋은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기술 전반을 둘러싼 낙관론에 한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좋은 위치에 있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환되면 상당히 급격히 개선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상 계엄’ 충격에도 선방…코스피 ‘-10% 폭락’ 모면한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의 여파로 한국 경제가 후폭풍에 휩싸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음에도 4일 국내 증시가 최악의 폭락 사태를 모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전날 대비 1.44% 내린 2464.00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49.34포인트(1.97%) 내린 2450.76으로 출발해 한때 2% 넘게 하락한 2440대까지 밀렸다. 다만 이내 낙폭을 줄이며 2460대서 횡보세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100억원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7500억원, 같은 달 28일 4900억원 등 최근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다.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300억원, 기관이 200억원 순매수세로 지수 하단을 떠받쳤다. 기관은 코스피200선물도 53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3.65포인트(1.98%) 내린 677.15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13.21포인트(1.91%) 내린 677.59로 출발해 장중 한때 2.4% 넘게 빠진 671.60까지도 밀렸으나 장 후반 낙폭을 일부 줄였다. 외국인이 152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억원, 163억원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가 비록 하락 마감하긴 했지만 45년 만의 계엄령 발령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한 배경으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계엄 사태가 조기에 해결된 점,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당국의 메시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야간거래 장중 1442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18.1원으로 출발했지만 1410.1원에 장을 마감하는 등 원화 가치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이번 계엄 사태로 코스피가 이날 10% 가량 폭락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융플랫폼 제공업체 심코프의 올리비에 드 아시에는 “지지율 하락과 야당의 국회 장악 등을 감안했을 때 윤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짧을 것이란 관측이 대다수다"며 “이에 계엄령 선포는 권력을 다시 잡아보려는 절박한 사람의 잘못된 결정을 반영한 것, 국가나 금융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는 아니다"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그것(국가나 금융 시스템에 문제)을 생각했다면 오늘 코스피는 1.4%가 아니라 10% 하락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장기화할 경우 향후 4개 분기에 걸쳐 GDP의 0.08%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이런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더 많이 인하할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다만 한은이 내년말까지 금리를 연 2.0%로 10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기존 시나리오를 유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윤석열 대통령 탄핵 확률 71%”…美 대선 달궜던 베팅사이트 또 등장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탄핵소추안을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대선에서 화제를 모았던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는 윤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에 관한 베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폴리마켓에 따르면 4일 한국시간 오후 1시 51분 기준, 대한민국 대통령이 올해 탄핵될 가능성과 관련해 탄핵 확률이 71%로 반영되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베팅 금액은 누적 6만7497달러(약 9529만원)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이 2024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인가'라는 또다른 질문에는 71만6575달러(약 10억1173만원) 규모의 베팅이 이뤄졌고 윤 대통령이 물러날 가능성이 40%로 반영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금요일(6일) 안에 탄핵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가능성은 50%로 반영되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베팅 규모는 12만3128달러(약 3억 2654만원)에 달한다. 암호화폐 기반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은 특정 질문에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게 한 뒤 얼마를 걸 것인지 선택하게 하며, 그에 따른 배당금도 제시한다. 폴리마켓은 2020년에 출시됐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OE)가 지난 10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폴리마켓이 주요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하다고 주장하면서 주요 매체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올 동안 여론조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폴리마켓에는 기타 여론조사에 비해 트럼프 승리 확률이 높게 점쳐져 왔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30분께 대국민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에 국회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자 새벽 1시 본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고 윤 대통령은 새벽 4시 27분께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로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졌다는 분석을 쏟아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명령은 겨우 6시간 정도 지속됐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민주주의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것은 광범위한 파장(wide-reaching ramifications)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대통령은 큰 정치적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최근 지지율이 20% 이하로 떨어진 윤 대통령은 이제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윤 대통령이 자진사퇴하거나 탄핵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결과든 분명한 것은 기적같은 돌파구가 나오지 않는 이상 그의 정치적 명성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별도의 기사를 통해 차기 대선 구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을 유력 후보군으로 지목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