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광산 기업 리오틴토 그룹과 스위스 광산 기업 글렌코어의 합병이 무산됐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시가총액이 350조원을 웃도는 거대한 광산 공룡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리오틴토가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기업가치 평가를 둘러싼 이견으로 리오틴토와 글렌코어 간 합병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리오틴토는 글렌코어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막판까지 합병을 논의해왔으나, 협상이 무산되자 공식 인수 제안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인수합병 규정에 따라 리오틴토는 이날까지 공식 인수 제안을 할지 여부를 확정해야 했다. 이를 철회할 경우, 글렌코어가 재협상을 공식 요청하거나 경쟁업체가 뛰어들지 않는 한 향후 6개월간 재협상이 제한된다. 리오틴토는 성명을 내고 “회사는 주주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을 통해 합병 회사 지분의 약 40%를 자사 주주에게 배정받는 조건을 요구했다. 그러나 리오틴토는 이 같은 지분 구조가 의미하는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협상에서 물러났고, 글렌코어는 기존 입장을 조정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오틴토와 글렌코어의 시가총액은 각각 1570억달러, 760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됐다면 광산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될 가능성이 컸다. 블룸버그는 합병된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2400억달러(약 35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현재 글로벌 광산업계는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인 구리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몸집 불리기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글렌코어와 리오틴토 모두 대규모 구리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양사가 결합할 경우 세계 최대 광산기업으로 군림해온 BHP그룹을 넘어서는 초대형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향후에도 양사 간 합병이 재추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가 향후 어느 시점에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이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며 “리오틴토는 단독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렌코어는 인수합병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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