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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은 좌파”, “쿡 이사 사임해라”…연준 압박 높이는 트럼프 진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그의 측근들도 어러한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기 위한 압박으로 보이지만 정치적인 목적이 깔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지금 당장 사임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앞서 빌 풀트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은 지난 15일 팸 본디 법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풀트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친(親)트럼프 인사 중 한명이다. 쿡 이사는 2021년 미시간주 부동산에 대해 만기 15년짜리 20만3000달러(약2억8000만원) 대출을, 조지아주 부동산에 대해 만기 30년짜리 54만달러(약 7억5000만원) 대출을 받았다. 쿡 이사는 부동산을 사면서 실거주 용도라고 적었는데 조지자의 부동산을 2022년 임대로 내놨다는 것이 풀트 국장의 주장이다. 그는 서한에서 쿡 이사가 “더 낮은 금리와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미시간과 조지아의 부동산에 대해 거주 유형을 조작했다"며 “은행 서류와 부동산 기록을 위조했으며, 이는 형법상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풀트 청장은 이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쿡 이사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해고할 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쿡 이사가 스스로 물러서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정당한 이유로 그를 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연준 대변인을 통해 이메일로 보낸 성명에서 “트윗으로 제기된 몇 가지 의문 때문에 사퇴하라는 협박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며 “연준의 일원으로서 금융 이력과 관련 어떤 의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정당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사실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풀트 청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쿡 이사, 당신은 트윗이 아닌 모기지 서류를 근거로 (사기가)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FHFA가 관할하는 연방주택금융은행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우리를 이를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쿡 이사에 대한 FHFA의 조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퇴 촉구는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성향의 쿡 이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최초의 흑인 여성으로, 임기는 2038년까지다. 쿡 이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이 항상 있으며 지난 7월엔 금리 동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는 현재 6명이다. 매파성향의 아드라아나 쿠글러 이사가 지난달 말 돌연 사임하면서다. 이에 대한 공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여기에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도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고용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위원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꺾였다. 이에 오는 22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정치적인 이유로 FHFA가 쿡 이사에 대한 사기 의혹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아담 쉬프 상원 의원과 레티티아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을 상대로 주택담보다출 사기로 고발한 바 있다. 이 둘은 민주당 성향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정치적 앙숙이다. 블룸버그는 “FHFA가 개인의 대출을 조사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짚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초 “숫자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부 노동통계국장을 해고하기도 했다. 한편,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목되는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데이비드 제르보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좌파 성향이라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그는 “연준은 독립적인 적이 없었고 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은 항상 증가해 왔는데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파월 의장에 대해서 “독립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으로 좌파적 입장에서, 혹은 반(反)트럼프 입장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지적했다. 제르보스 전략가는 또 현재 통화정책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은 재앙”…트럼프, 금리인하 압박 이유는 ‘이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기준금리를 내리라고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누군가 제롬 '투 레이트(의사 결정이 느린)' 파월에게 그가 주택시장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잇다는 사실을 알려달라"며 “사람들은 그 때문에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받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없고 모든 지표들이 대규모 금리인하를 가리키고 있다"며 “투 레이트는 재앙이다"고 강조했다. 트러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22일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나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백악관으로 취임 후 거액을 들여 채권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말 취임한 이후 이달 초까지 투자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채권 거래 횟수는 690건이였고 거래액은 최소 1억370만달러(약 1450억원)로 나타났다. 그는 지방정부, 교육청, 공항 당국, 지역가스 등이 발행한 지방채는 물론 미국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도 대거 매수했다. 퀄컴과 T모바일, 홈디포의 경우 각각 50만달러(약 6억9900만원) 이상, 메타는 최소 25만달러(약 3억5000만원)에 달하는 채권을 사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각한 자산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면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하방 압박을 받게 된다. 이럴 경우, 기업 신용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금리와 채권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행보는 향후 채권 가격 상승을 통한 차익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기업의 채권은 연방 정부의 정책 병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자산을 자발적으로 처분하거나 백지신탁했다. 1978년 제정된 연방 윤리법에는 대통령에 대해 '이해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윤리법 제정 이후 이 같은 전통을 따르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니 라부부 나온다”…상반기 순익 400% 폭증한 팝마트 주가 ‘또 신고가’

라부부, 크라이베이비 등 인기 케릭터 상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중국 완구 제조업체 팝마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00% 가까이 폭증했다. 스마트폰에 달 수 있는 소형 '미니 라부부'가 조만간 공개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팝마트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20일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팝마트는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올 상반기 매출이 138억7627만6000위안(약 2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04.4%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396.5% 급증한 45억7436만8000위안(약 8900억원)으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달 팝마트가 제시한 전망치(매출 200%, 이익 350%)를 모두 웃돈 수치이기도 하다. 전체 매출의 약 40%가 해외에서 나왔다. 특히 미주 대륙에서 매출이 1000% 넘게 폭증한 22억6000만위안(약 4398억원)으로 기록됐다. 최대 시장인 아시아태평양(중국 제외)에서의 매출은 28억5000만위안(약 5546억원)으로 257.8% 성장했다. 라부부의 인기가 이같은 호실적을 견인했다. 라부부가 속한 몬스터스 시리즈가 상반기 48억위안(약 9342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체 매출 대비 34.7% 차지했다. 몰리, 스컬판다, 크라이베이비, 디무 등 다른 시리즈들의 매출 비중도 전체 대비 각각 9.8%, 8.8%, 8.8%, 8.0% 차지했다. 팝마트는 캐릭터 상품을 소비자가 열어보기 전에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한다. 특히 라부부는 독특한 감성으로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핑크 리사, 리한나, 데이비드 베컴 등 글로벌 스타들이 라부부를 공개하면서 인기가 가속화했다. 이런 가운데 왕닝 팝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연초까지만 해도 팝마트 연간 매출이 200억위안(약 3조9000억원)을 기록하기를 희망했지만 300억위안(약 5조8000억원) 달성이 쉬울 것 같다"고 향후 전망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라부부의 소형 버전인 '미니 라부부'를 이르면 이번 주 이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부부 인형은 주로 가방, 핸드백 등에 달리지만 로이터는 미니 라부부가 스마트폰에 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에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팝마트 주가는 오후 2시 49분 기준 전장 대비 13.18% 폭등한 317.80홍콩달러를 기록, 신고가를 다시 썼다. 팝마트 주가는 장기 수요 둔화 가능성으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최대 4.7% 급락했는데 미니 라부부 출시 등 소식에 상승 반전한 것이다. 팝마트 주가는 올들어 250% 가량 폭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팝마트 주가 전망을 두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씨티그룹의 리디아 링 애널리스트는 “팝마트의 강력한 IP 육성 및 운영 역량과 해외 사업 확장으로 하반기에도 견고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팝마트는 해외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현재 120개에서 연말 200개를 넘길 계획이다. 반면 모닝스타의 제프 장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인기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이 연전히 높다"며 “라부부를 포함해 다른 IP들의 성장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향후 5~10년 동안 인기가 지속될 거이란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장기적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이 때문에 주가가 고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보조금 대신 지분 내놔”…美 정부, 인텔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도 노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 반도체기업 인텔의 지분 10% 취득을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TSMC 등 미국에 투자한 기업들의 지분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반조체지원법(CHIPS 법)에 따른 보조금으로 미국에 공장을 짓는 제조업체들의 지분을 미국 정부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대가로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상무부는 527억달러(약 73조7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마련해 인텔에 보조금 109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는 47억5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 TSMC는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 마이크론은 62억달러(약 8조6000억원)로 확정했다. SK하이닉스도 최대 4억5800만달러(약 6400억원) 보조금을 받기로 돼 있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러트닉 장관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 두 명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반도체법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만 러트닉 장관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러트닉 장관이 지분 인수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 방안을 마음에 들어 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이 “지나치게 너그럽다"며 상무부가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지난 6월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백악관은 러트닉 장관이 인텔 지분 10% 인수하려는 계획을 확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경제적 관점 모두에서 미국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지분 인수는) 한 번도 실행되지 않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대가로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 인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실화된다면 미국 정부가 인텔의 최대주주로 오르게 된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가 지불한 돈에 지분을 받아야 한다"며 “우리는 약속한 돈을 전달할 것이고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미 진행됐다. 그 대가로 지분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사실상 인텔에 무상으로 자금을 지원했고 TSMC에도 돈을 공짜로 줬다"며 “다른 기업에도 돈을 그냥 줬다"고 지적했다. 러트닉 장관은 다만 인텔 지분 인수로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경영권이 아니고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을 트럼프 행정부의 지분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표결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대가로 인텔 지분을 확보하는 것 처럼 삼성전자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 지분 약 1.59%를 취득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에 확정된 보조금인 47억5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를 19일 기준 시가총액(414조원)으로 나눈 수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간헐성에 태양광·풍력 발전 들쑥날쑥…‘이것’으로 해결한다

날씨 등 외부 조건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변동하는 간헐성 문제가 업계 최대 고민거리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 상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파라메트릭보험'(지수형보험)으로 간헐성을 보완하는 태양광 및 풍력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재보험사 뮌헨리의 마셀 스테펜 레이프 기상 부문 총괄은 “거대하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시대 속 등장한 파라메트릭보험은 사전에 정한 지표인 지수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손실 여부와 관계없이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주로 지진강도, 강우량, 기온 등이 보험금 지급 기준이다. 폭염이 사흘 이상 지속되면 하루 3달러씩 자동으로 계좌에 입금되는 보험이 인도에서 출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만 미리 정해진 조건에 조금이라도 미달될 경우 보험금은 입금되지 않는다. 주목할 부분은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일조량 부족, 저조한 풍속, 기후재난에 따른 발전시설 손상 등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파라메트릭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폭우, 산불 등의 재난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 데다 바람 속도나 일조량 등에도 변화가 생기자 이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한 수단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 텍사스주에선 태양광 발전소가 잦은 우박으로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겨울엔 폭풍으로 풍력 터빈이 손상을 입는 경우가 상당하다. 호주에서는 구름이 해를 가리는 경우가 더 많아진 반면 풍속은 느려지고 있다. 스위스 최대 보험사 취치리 보험 그룹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업체들이 홍수, 산불 등으로부터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기후변화 영향으로 유럽 전체의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중 절반 가량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에서 일조량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카타르와 쿠웨이트에선 풍속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한 인도에서는 1980년부터 2016년까지 풍력 발전량이 10년마다 0.77페타와트시(1페타와트=1000조와트)씩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렇듯 기후변화가 재생에너지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속출하자 뮌헨리는 중국과 인도로부터 처음으로 파라메트릭보험을 요청 받았다고 전했고 또다른 글로벌 보험사인 윌리스타워왓슨는 2023년부터 인도 업체들로부터 수요가 두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데카르트 언더라이팅도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풍력 관련 파라메트릭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정 조건이 충족됐을 때 보험금이 빠른 속도로 지급된다는 점도 또다른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2021년 당시 초대형 태풍 라이가 필리핀을 강타하자 재생에너지 발전시설들이 손상을 입었는데 현지 최대 발전사 아보이티즈는 30일이내 파라메트릭보험금을 지급받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김정원 박사는 “극단적인 날씨 현상은 아시아 지역에서 더 심각하고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재생에너지 산업이 위험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파라메트릭보험 상품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기업들은 보상액 지금 조건이 까다로워 파라메트릭보험 가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나스닥 상장사인 리뉴에너지 글로벌은 몇 년 전 날씨 영향으로 풍력 발전량이 감소했을 때 지급받는 파라메트릭보험에 가입했는데 조건이 충족됐어도 보험사로부터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뉴에너지 글로벌 측은 지급이 저조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해 파라메트릭보험을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이라시 바스와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풍력 발전은 지난 3~4년동안 계속해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보험사들이 지급하려면 풍속 감소폭이 훨씬 더 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인텔 국유화 나서는 트럼프 행정부…日 소프트뱅크도 지원사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 반도체 기업 인텔을 살리기 위해 인텔의 최대 주주로 오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20억달러(약 2조7800억원)를 출자해 인텔 주식을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19일 성명을 내고 이같은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번 계약에 따라 인텔 보통주를 1주당 23달러에 매입할 계획이다. 이는 18일 미 뉴욕증시에서 인텔 종가(23.66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인텔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4.94달러로 5.41% 올랐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번 출자에 대해 “인텔과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에서 첨단기술, 반도체 혁신 투자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인텔은 혁신 분야에서 50년 넘게 신뢰받은 선도업체"라며 “이번 전략적 투자는 인텔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 제조 및 공급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인텔에 보여준 그의 신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의 이같은 투자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와중에 나와 주목을 받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인텔에 제공된 보조금을 출자로 전환해 인텔 지분 10%를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실행되면 미국 정부는 인텔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지난해 11월 미국 상무부는 인텔에 최대 78억6500만달러(약 10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인텔은 군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30억달러(약 4조1700억원)의 보조금을 따로 받을 예정이다. 인텔의 현재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보조금이 전액 지급될 경우 인텔 지분 10%를 취득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인텔 지분 인수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과 탄 인텔 CEO의 면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탄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면담한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탄 CEO가 중국 정부와 기업에 연루돼 있다며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가 만난 직후에는 “그의 성공과 부상은 놀라운 이야기"라며 탄 CEO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소프트뱅크의 인텔 투자가 정치적 목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시메트릭 어드바이저스의 아미르 안바르자데 전략가는 “정치적인 목적이라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인텔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사업이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아와이코스모 증권의 카와사키 토모아키 애널리스트는 “이번 투자가 소프트뱅크의 가치나 단기 실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일본 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장중 최대 5% 가량 급락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병헌의 체인지] 관세와 안보, 합의의 디테일이 국익을 가른다

관세협상은 숫자의 전쟁처럼 보이지만 문장의 싸움이다. 한 줄의 정의가 가격을 흔들고 하나의 날짜 표기가 선적을 바꾼다. 작은 문구의 모호함은 소송을 부른다. 그래서 합의문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공동성명은 표지이고 실질적인 내용은 부속서와 서한 교환에 있다. 이번 한미정상 회담의 목표는 단순하다. 우리로서는 합의의 디테일이다. 발효 시점, 예외와 유예의 범위. 품목별 단계, 원산지의 정확한 기준에 불복 절차등 무수히 많다.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은 외교에서는 안전벨트다. 신뢰는 태도, 검증은 시스템. 둘이 함께 있을 때만 약속이 오래 간다. 회담 상대 모두 “이겼다"고 말하고 싶을 때의 유혹은 모호함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이행의 타임라인이 중요하다. 수치로 약속하고 날짜로 책임을 져야한다. 공동성명문보다 부속서, 서한 등의 문서 텍스트가 필요하다. 시장도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현상황에서는 안보가 관세보다 무겁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주요의제로 떠오른 미군의 배치는 비용과 신호의 조합이다. 상시 주둔은 확실한 억제가 분명하다. 반면 비용을 클 수 밖에 없다. 순환 배치는 유연하지만 위기 시 반응과 지역 수용성이 변수가 된다. 변수도 일종의 모호함이라 우려가 있다. 파생되는 재배치·임무 조정은 부담과 권한의 재설계로 이어진다. 방위비 총액이 전부가 아니다. 방위비의 용도는 유연하게 가져가면 된다. 물론 기준은 국익이다. 같은 돈으로 더 강한 억지력을 사면서 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국익에 매물되어 경제와의 흥정은 오히려 수렁으로 끌려들어갈 공산이 커다는 게 전문가 다수의 지적이다. 관세와 안보를 교환하는 순간 리스크는 폭증한다. 우리의 안보이지만 우리의 기여는 단계화해햐 한다고 본다. 한미간 정보 공유. 후방 지원. 연합훈련. 비전투 영역 등에서 우리가 먼저 가이드 라인을 정해야 한다.주한 미군 때문에 미국에 대해 운명적 태생적 '을의 외교'라고 볼 필요는 없다. 벗어날수 있는 길이 없지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가치외교다. 방위비 증액을 최대한 줄이고도 동맹의 실익을 유지하려면 미국측이 안보의 접점을 넓히라고 주장할수 있다. 말처럼 녹록치는 않을 것이다. 초강대국과의 협상이라 해도 원칙을 담보한 실용외교가 빛을 발할수 있다. 미국이 '가격과 역할'을 말할 때 우리는 '가치와 책임'으로 대응하는게 정답이다. 비용의 언어를 가치의 언어로 전환하면 숫자는 달라질수가 있다. 국내용과 대외용을 갈라치면 비용은 늘어난다. 대통령실과 외교·국방·산업 라인의 문장을 한 줄로 맞춰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회담 전에 목표와 레드라인, 상호이익 포인트를 공개하는게 낫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과 국회가 알고 있으면 협상장에서 '국내 제약'은 오히려 힘이 될수 있다. 설명은 변명이 아니다. 레버리지다. 원칙을 먼저 합의하고, 세부를 적고, 이행을 못박고, 평가를 예고하고 차선책도 준비해야한다. 합의가 늦어지면 즉시 가동할 국내 카드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 한시적 안전장치. 세제·금융 완충. 수입 다변화와 재고 전략 등이 될수있다. 준비된 국가는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정치적 수사는 균형을 잃기 쉽다. 자주를 말하되 동맹을 깎지 말아야 하고 동맹을 말하되 종속처럼 들리게 하면 실패다. 외교의 문장은 야당이 읽어도 이해돼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다고 본다. 기업이 읽어도 실행이 떠올라야 한다. 동맹이 읽어도 상대에 대한 존중이 느껴져야 한다. 언어는 무기지만 협상의 실력은 정확한 조준이다. 국내의 규율도 외교적인 신용이다. 재정 건전성 로드맵을 내고 규제 총량의 상한도 걸어야한다. 언제 어디서 얼마를 줄이고, 무엇을 어떻게 풀지 날짜와 방법과 숫자로 제시해야 외교 성과가 시장에 흡수된다. 관세의 문장을 부속서로 다듬는 집요함. 방위비 항목을 성과 중심으로 돌리는 실용. 재배치와 임무의 단계를 명문화하는 신중함. 세 가지를 충족한다면 회담 사진은 역사의 기록이 되고 합의 문장은 우리의 자산이 된다. 정상회담장은 늘 비슷하다. 레드카펫. 촘촘한 시계. 쌍방간의 공손한 미소... 그러나 진짜 승부는 몇 분 사이에 결정난다. 핵심 문장을 바꿀 몇 분. 우리의 경제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숫자를 넣을 불과 몇 초에 절차를 합의할 한두 마디면 끝난다. 부속서의 항목명. 서한 교환의 문구. 이행 타임라인의 날짜.박수보다 서명이 대한민국 앞날을 지킨다. “말은 날아가고, 글은 남는다"는 라틴 격언이 마지막 체크리스트다. 여기서 국익을 우선한 새로운 대미 실용 외교는 시작된다.

소프트뱅크도 인텔 지분 취득키로…주가 급등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19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첨단 기술과 반도체 혁신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인텔에 20억달러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번 계약에 따라 인텔 보통주를 1주당 23달러에 매입할 계획이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인텔은 혁신 분야에서 50년 넘게 신뢰받은 선도업체"라며 “이번 전략적 투자는 인텔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 제조 및 공급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인텔에 보여준 그의 신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인텔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4.93달러를 기록, 18일(현지시간) 정규장 종가(23.64달러) 대비 5% 가량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가 최근 들어 대미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 지분을 10% 취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젤렌스키-트럼프 담판 앞두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급락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의 주요 정상들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다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이날 개장 후 최대 2.4% 급락했지만 네덜란드 시간 기준, 오전 9시 40분 메가와트시당 30.96유로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TTF 선물가격이 지난해 5월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지난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4.4% 급락했다고 전했다. 이번 미러 정상회담이 휴전 발표 없이 '노딜'로 끝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요구한 영토 이양 등을 골자로 한 '종전'에 무게를 실은 데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한다면 전쟁을 거의 즉시 끝낼 수 있다. 아니면 계속 싸울 수도 있다"며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기억하라. 오바마가 (12년 전 총 한 발 없이) 넘긴 크림반도는 돌려받을 수 없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가하다. 어떤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썼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다시 유입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종전 이후 러시아 에너지가 시장에 다시 등장하면 글로벌 공급이 완화될 수 있다"며 “트레이더들은 대러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젤레스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유럽 정상들도 대거 백악관으로 향한다. 유럽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자라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요구하는 영토 양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안보 보장을 구체화하려 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미국 도착 직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에서 “우리는 모두 신속하고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 이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공유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일부를 억지로 내놓아야 했던 수년 전과는 달라야 한다. 1994년 이른바 '안보 보장'을 받았으나 그 보장이 작동하지 않았던 때와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콜럼비아대학교의 타티아나 미트로바 연구원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안보를 보장하고 러시아도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외교적으로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다만 현 시점에서 상황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 9월에 금리 내릴까…잭슨홀 회의에 쏠린 시선

오는 22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파월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통화완화 압박 속에서 작년처럼 금리 인하를 공개 선언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한국시간 기준 22일 오후 11시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경제 정책을 다루는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서 세계 경제와 정책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학술행사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21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파월 의장 연설 외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다.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전환기의 노동시장'이다.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의장의 연설은 통상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이던 2022년엔 파월 의장이 '매의 발톱'을 드러내면서 S&P500 지수는 당일 3.4% 급락했고 그 다음 주에도 3.3% 추가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잭슨홀에서 그는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선언했고 연준은 같은해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선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에 금리를 4.00~4.25%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84.8%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엔 미 노동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됐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7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노동부는 5월과 6월의 고용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5월과 6월 합산 조정 폭만 25만8000명에 달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인하 베팅을 뒤집을 만한 발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켈시 베로 채권 담당 대표는 “그는 시장을 크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며 “그들(연준)이 시장 기대를 거스를 큰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하다는 점이 기준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평가된다. 특히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아 일부 투자자들은 빅컷이 단행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리더라도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 미리 선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 포춘지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부진한 고용으로 연준이 내달 금리 인하에 기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일버 연준 위원들은 금리인하를 위한 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데다 추가 고용지표도 발표될 예정인 만큼 파월 의장이 통화 완화에 대한 확실한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알려진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파월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매도 비둘기도 아닌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올빼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9월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가능하겠지만 데이터에 따라 결정한다는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잭슨홀 회의보다 내달 5일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가 관건이란 관측도 나온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12월까지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8월 고용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금리인하에 대한 견해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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