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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약품 관세’에도 시동 거나…“곧 발표”

관세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 행사에서 “우리는 의약품에 대한 중대한 관세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엔 구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큰 시장이기 때문에 관세를 발표하면 그들은 다시 미국으로 몰려올 것"이라며 “미국이 큰 시장이란 점이 우리의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월 취임 이후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는 지난달 12일 발효됐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지난 3일 시행됐다.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발표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의약품을 만들고 있지 않는데 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우린 철강과 의약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이어 구리, 반도체, 목재 등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동연, ‘경기도-미시간주 동맹’ 체결...“관세대응 공동전략 만들겠다”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에 맞설 '경기도-미시간주 동맹'을 맺기 위해서 2박 4일간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김 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연 출국보고에서 “지난주, 평택항에서 자동차산업 기업인들을 만나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정부 대책은 전무했다'라는 등의 절규를 들었다"면서 “공직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이대로 허송세월할 수는 없다. 어떻게든 이 충격파를 막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는 미시간에서 민-관, 국경을 뛰어넘은 관세대응 공동전략을 마련하고 오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특히 “미시간 역시 트럼프 관세 충격파로 지역 경제와 일자리, 산업 생태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시간주가 트럼프 무역 전쟁의 '첫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까지 표현했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또 “지금은 이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야 한다"며 “이번에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를 직접 만나 경기도-미시간주, 한-미 양국 자동차산업의 상생을 위한 강력한 협력 거버넌스를 만들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미시간 주 정부는 물론 현지 한국 부품기업들과도 관세전쟁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며 “우리 기업들을 각자도생의 정글에 방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끝으로 “계엄과 내란이 우리 민생과 경제에 남긴 상처가 너무 크다.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면서 “지금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먹고 사는 삶을 책임지는 것, 무너진 민생과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다. 제가 가진 모든 역량과 경험을 쏟아붓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sih31@ekn.kr

경고음 계속 울리는 JP모건…“미국 침체확률 80% 육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시장 지표를 근거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80%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이 시장 기반 침체 지표를 자체 분석한 결과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뉴욕증시 러셀2000지수는 미국의 경기쳄체 확률을 79%로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러셀2000지수는 전장 대비 2.73% 하락한 1760.71에 장을 마감했다. 이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던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침체 확률을 1%로 반영하고 있었다. 경기순환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지난해 11월 25일 고점(2442.03) 대비 27.90% 곤두박질쳐 주요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 16일 고점에서 24% 하락한 상황이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지르초글루 전략가는 “경기순환 성격의 러셀2000지수는 미국 경제의 순환적인 포지션을 잘 보여준다"며 “완만한 침체에 빠질 확률은 거의 100%에 달하고 평균적인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8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표들을 통해서도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에 따르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침체 확률을 62%로 반영하고 있다. S&P500 지수는 이날 -1.57% 내린 4982.77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S&P500 지수가 반영했던 침체 확률은 0%였다. 실물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구리와 알루미늄 등 비금속 시장에서도 침체 확률이 68%로 반영되고 있고 5년물 미 국채에선 확률이 54%로 반영됐다. JP모건은 다양한 자산 시장의 경기 침체 전 고점과 경기 수축기의 저점을 비교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측한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따른 침체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서 JP모건의 부르스 카스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침체 확률을 60%로 상향 조정했고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3%로 대폭 낮췄다. 골드만삭스도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35%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불과 지난달 이 확률을 20%에서 35%로 올렸는데, 다시 한번 예측치를 수정한 것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침체가 발생하면 20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가계소득 또한 가구당 5000달러 이상 축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이란 별칭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트럼프 풋'과 '파월 풋' 간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며 “트럼프가 물러서기 전까지 파월은 가만히 기다릴 것"이라고 이날 블룸버그에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중아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란 시장 기대감을 지적한 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압박에 굴복해 글로벌 관세 전쟁에서 한발 물러설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경우 관세 전쟁이 완화돼도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준금리를 올해 동결할 것으로 전망됐다. 루비니 교수는 또 미국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중국 역시 관세 전쟁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양보하는 '시진핑 풋'도 있지만 이는 시장 안도로 이어져 트럼프에 대한 압박을 줄이기 때문에 조만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상호관세 오후 1시부터 발효…韓·日 협상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국가별 상호관세가 9일 오전 1시(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부터 발효된다. 한국의 경우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이자 미국과의 교역에서 큰 흑자를 내는 한국과 일본과 협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하고 관세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 정상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막대하고 지속 불가능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관세, 조선 산업,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대량 구매, 알래스카 프로젝트 합작 투자, 그리고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 보호에 대한 지불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들의 최고 팀은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고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와 협의하기 위해 이날 미국에 도착했다. 한국 정부는 상호관세와, 자동차를 비롯한 품목별 관세의 세율을 낮추고, 최소한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 대우를 받도록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관세 문제를 협의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도 한국, 일본과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얼핏 들으면 동맹이라서 미국과 먼저 협상할 기회를 준다는 뉘앙스가 읽히지만, 미국의 무역적자를 신속하게 줄이려면 한국과 일본 등 대미 무역흑자가 많은 국가를 우선해서 상대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연락해야 할 국가 리스트를 봤는데 목록이 상당하다"며 “어젯밤 우린 통화 우선순위를 정할 국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 적자가 큰 몇몇 국가들이 먼저 등장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베센트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관련해 협상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미국 일자리 증가, 해외 투자 확대, 미국 수출 증가 등의 이유로 알래스카 프로젝트 투자 합의가 매력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무역 파트너들이 (협상을 위해) 무엇을 제공하는지 볼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일본과 아마도 한국, 아마도 대만이 (LNG 등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거대한 알래스카 에너지 합의에 대한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한국, 일본, 대만)이 이러한 방안으로 제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일자리 증가뿐만 아니라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긴밀한 동맹이자 교역 파트너 중 일본과 한국 두 국가를 분명히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수입을 늘려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고, 미국과 조선업 및 LNG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으로 미국을 설득하려고 하고 있다. 한국의 제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표면적인 반응은 일단 나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덕수 권한대행과 통화에 대해 “(한미) 양국 모두를 위한 훌륭한 합의의 윤곽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고, 해싯 위원장은 “미국 노동자와 농민을 위해 정말 긍정적이었다. 테이블에 정말 많은 양보(concessions)가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해 104%의 관세를 부과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0% 추가 대중 관세도 내일부터 시행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9일 0시1분에 발효된다"라면서 이같이 확인했다. 레빗 대변인은 “보복 조치를 하는 것은 중국의 실수"라면서 “미국은 맞으면 더 세게 맞받아친다. 그것이 (중국에 대한) 104%의 관세가 시행되는 이유"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펜타닐 문제로 중국에 총 20% 추가 보편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상호관세(34%)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에 대응해 중국이 상응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해당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위협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韓대행과 훌륭한 통화 가져…상황 매우 긍정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가 8일 이뤄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 정상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 대행과 통화를 마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대한민국의 대통령 권한대행과 아주 훌륭한 통화를 가졌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막대하고 지속 불가능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관세, 조선 산업,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대량 구매, 알래스카 프로젝트 합작 투자, 그리고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 보호에 대한 지불에 대해 이야기 했다"며 “그들은 집권 1기 때 이 군사 지불을 시작했고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하지만 '졸린 조 바이든'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합의를 중단했다"며 “이는 모두에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한미는 지난해 10월에 오는 2026년부터 적용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위비 분담금 협정 문안을 타결한 바 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한미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증액 규모를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2021년 미국 정권이 교체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대규모 증액은 관철되지 못했다. 따라서 한국이 자신의 집권 1기 때 수십억 달러의 비용 지불을 시작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사실과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어쨌든, 우리는 양국 모두에게 훌륭한 합의의 윤곽과 가능성이 있다"며 “그들의 최고 팀은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고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적었다. 이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이날 방미를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또한 많은 국가들과 거래를 진행 중이며 그들 또한 미국과 합의에 나서고 싶어한다"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무역이나 관세를 넘어 다른 주제들을 제기하고 이를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이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밝혀 무역과 산업, 안보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상을 한국을 포함한 각국과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중국 또한 합의를 원하지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듯하다"며 “우리는 그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고 이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해 스테픈 미란 백악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관세율에 초점을 둔 것 만으론 무역 합의에 이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미국 공산품에 대해 무관세를 제안한 것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상호관세 완화 또는 축소를 위한 협상 기대감에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가 개장 후 각각 3.4%, 3.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세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방국들을 우선하라는 지시를 트럼프 대통령이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대화 여부 및 시기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정하겠지만 현 시점에선 우리의 동맹이자 무역 파트너인 일본과 한국 등을 우선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에 대한 34% 맞불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한국·일본·대만과 협상 가능성?…“알래스카 LNG 대량 구매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조만간 발효 예정인 가운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 대만과 협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배센트 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연락해야 할 국가 리스트를 봤는데 목록이 상당하다"며 “어젯밤 우린 통화 우선순위를 정할 국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 적자가 큰 몇몇 국가들이 빠르게 등장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베센트 장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관련해 협상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미국 일자리 증가, 해외 투자 확대, 미국 수출 증가 등의 이유로 알래스카 프로젝트 투자 합의가 매력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무역 파트너들이 (협상을 위해) 무엇을 제공하는지 볼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일본과 아마도 한국, 아마도 대만이 (LNG 등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거대한 알래스카 에너지 합의에 대한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한국, 일본, 대만)이 이러한 방안으로 제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일자리 증가뿐만 아니라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베신트 장관은 “그들(무역 교역국)이 확실한 제안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좋은 거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관세의 일부만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주 공개된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율과 관련, “계산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 정상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28분간 이뤄졌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한미가 정상 차원에서 소통한 것은 5개월 만이다. 지난 1월 20일(미국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78일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 간 대화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상호관세 발효 임박…폭풍전야에 빠진 세계 각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발효가 임박했지만 각국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국(25%), 중국(34%)을 포함해 미국이 이른바 '최악 침해국'으로 분류한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는 오는 9일 0시 1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 발효될 예정이다.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기본 10% 관세'는 지난 5일부터 부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에도 상호관세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지만 미국 정부가 세계 각국으로부터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무역 적자에 대해 “빨리 없애겠다"면서 “그것은 옳은 일이고 무역 장벽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상호관세를 인하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쩌면 아니다"라면서 “잊지 마라. 우리는 이스라엘을 엄청나게 돕고 있다. 우리는 매년 수십억 달러씩 이스라엘에 지원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후 미국을 찾은 첫 해외 정상이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맹국에 대한 트럼프의 혼란스러운 접근 방식은 가장 확고한 파트너조차 어려움에 직면한 것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은 17%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럽연합(EU)이 미국 공산품에 대해 무관세를 제안한 것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관세는 큰 부분이지만 거기에는 다른 큰 부분이 있고 그것은 (비관세 무역) 장벽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EU는 무역에서 미국에 해를 끼치기 위해 형성됐다"며 “미국과 무역에서 독점적 상황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린 EU에 3500억달러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데 곧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상호관세 유예가 없다고 하면서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상호관세를 일시 유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그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어 “모든 국가와의 공정하고 좋은 협상에 열려있다"며 “영구적인 관세도 있지만 우린 관세 이상의 필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협상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본 10% 관세'의 관세율을 낮출 수 있는 질문에 답변을 피한 채 “관세는 이 나라를 매우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관련 오보 소동으로 장중 2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불어났다가 사라지는 초유의 롤러코스터가 펼쳐지기도 했다. 관세의 표적이 된 각국 정부는 혼란 속에서 여러 경로를 총동원해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며 돌파구 마련에 애쓰고 있다. 일본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이날 통화한 데 이어 양국 간 장관급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8∼9일 미국을 찾아 대미 협상을 시도한다. 유럽연합(EU)은 협상을 앞세우면서도 'EU의 이익을 보호하는 수단을 마련해두겠다'며 협상 결렬 시 보복할 수 있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이밖에 베트남은 대미 관세를 0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하고, 필리핀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겠다고 나서는 등 동남아 국가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 강대강 대치에 나서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8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담화문에서 “중국은 미국이 대(對)중국 50% 관세 추가 인상을 위협한 것에 주목했고,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만약 격상한 관세 조치를 이행하면 중국은 단호히 반격(反制) 조치를 취해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34% (대미 보복) 관세를 4월 8일까지 철회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9일부터 중국에 추가 5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중국이 요청한 회담을 위한 논의는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3일만에 ‘15% 뚝’…경기침체·OPEC+ 증산에 추가 하락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자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원유시장에 공급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면서 저유가 시대가 도래할지 관심이 쏠린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장 전장보다 2.08% 급락한 배럴당 60.7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일 71.71달러를 기록한 WTI 가격은 이날까지 3거래일 간 배럴당 11달러(-15%) 폭락했다. 이날 장중엔 2021년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58.95달러를 기록하는 등 60달러선이 잠시 붕괴됐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2.09% 떨어진 배럴당 64.2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는 이날 중국산 수입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지난주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을 40%에서 60%로 최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JP모건은 “이번 주에 발효될 관세는 올해 미국과 아마도 세계 경제를 경기침체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대폭 낮춘 것도 유가에 하방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는 오는 5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아랍 라이트)의 OSP를 배럴당 2.3달러 인하하기로 발표했다. 이번 인하폭은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OSP는 사우디 아람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에 대해 두바이·오만 벤치마크 유종의 평균 가격에 할인 또는 프리미엄(할증)을 붙여 결정된다. 아람코의 이번 발표로 다음달 아시아에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는 두바이·오만 유종의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1.20달러 높아졌다. 아람코의 이같은 결정은 OPEC+가 증산에 합의한 이후 나왔다. OPEC+의 8대 주요 산유국은 다음 달부터 하루 총 41만1000배럴을 증산할 예정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일제히 입을 모은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칼레이 아카민 애널리스트는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둔화와 OPEC+의 증산으로 글로벌 원유시장에 하루 125만배럴의 공급이 과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유가와 유가 레버리지 주식 가치가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주만에 국제유가 전망을 다시 하향 조정했다. 댄 스트류벤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를 포함해 글로벌 성장률이 하향 조정된 것을 반영했다"며 “침체 리스크가 커진 데다 OPEC+ 공급이 우리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관측에 유가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 연말 WTI 및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각각 58달러, 62달러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번 분기 브렌트유 가격전망치를 종전 대비 5달러 낮춘 배럴당 65달러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글로벌 원유수요가 증발해 브렌트유가 50달러대 중반 수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칼라일의 제프 커리 최고 전략 총괄은 현재 시장에 공급이 이미 과잉됐다며 “유가가 하방으로 과도하게 쏠릴 잠재력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총괄도 관세 전쟁의 향방을 예측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유가 전망에 대해선 “궤도는 틀림없이 원웨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하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유가는 하락하고 있고 금리는 떨어지고 있고 식품가격도 낮아져 인플레이션은 없다"며 “오랫동안 갈취당한 미국은 관세를 통해 매주 수십억 달러를 확보할 것"이라고 적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올해 머스크 자산 200조원 증발했는데...‘투자 달인’ 버핏은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세계 상위 부자들 중에서 올해 자산이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버핏의 개인 자산은 올 들어 115억달러(약 16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자산은 총 154억달러(약 22조원)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고 그 여파로 세계 주요 부자들의 자산이 올해 손실을 입었다는 점에서 버핏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실제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하루에만 자산이 44억달러(약 6조원) 증발했다. 테슬라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2.56% 하락 마감한 탓이다. 머스크의 자산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0% 넘게 폭락했던 지난 3~4일 이틀간 310억달러(약 45조원) 감소하기도 했다. 이로써 올 들어 머스크가 잃은 자산은 1350억달러(약 198조원)에 달해 총 자산은 2978억달러(약 437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아마존 주가와 메타 주가가 이날 각각 2.49%, 2.28% 상승마감했다. 그러나 세계 2, 3위 부자인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 메타플랫폼(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자산은 올해 426억달러(약 62조원), 245억달러(약 36조원)씩 감소했다. 5위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토오에헤네시(LVMH) 회장의 자산도 올해 262억달러(약 38조원) 손실을 입었고 같은 기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자산은 94억5000만달러(약 13조원) 감소했다. 세계 500대 부자들은 지난 3~4일에만 총 5360억달러(약 788조원)의 자산이 증발했는데 이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집계 13년 만에 이틀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버핏도 지난 3~4일 동안 개인 자산 145억달러(약 21조원)가 사라지는 등 글로벌 증시 폭락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세계 10대 부호 중에선 유일하게 올해 자산이 늘어났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버핏이 그동안 보유해왔던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식을 처분한 것이 자산 방어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버핏 다음으로 올해 자산이 늘어난 부자는 19위에 랭크된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상속자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어스로, 올 들어 자산이 17억8000만달러(약 2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중국 빅테크 바이트댄스 창업주인 장이밍(+136억달러·약 19조원), 텐센트 홀딩스의 공동창업자 마화텅(+6억5600만달러·약 9643억원), 세계 최대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창업자(+3억7500만달러·약 5512억원),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7억100만달러·약 1조원) 등도 올해 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올해 자산이 5억1400만달러(약 7556억원) 감소했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은 5억2100만달러(약 765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트럼프 관세 드라이브, 미국에 부메랑 될 것

전통적으로 미국은 '위대하고 특별한 나라'라는 신념에 입각하여 자유와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이타적인 정책을 전개해 왔다. 이것은 미국이 세계를 지도하는 국가로서 역할을 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하여 관세 드라이브를 거칠게 밀어붙이고 있다. 우방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은 공세적인 정책을 전개해고 있는데, 먼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위반하면서까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더구나, 불법이민자 축소 등 특정 정책목표와 연계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는데, 콜롬비아에 대한 관세부과는 대표적인 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이어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미국은 드디어 2일(미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발효일인 9일부터 실질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한국 25%, 중국 34%, 유럽연합(EU) 20%, 일본 24%, 인도 26%, 베트남 46%, 대만 32%이다. 또 태국에는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 적용된다. 중국, EU 등이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했던 글로벌 통상 질서가 급변할 전망이다. 관세 부과는 미국에 이득이 되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데, 필연적으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 선거 운동 중 '임기 첫날'에 물가를 잡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이 공염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관세를 매기는 목적은 제조업·첨단산업 등을 육성하고 관세를 통해 증가된 세수는 법인세 인하 등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사용하여 궁극적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는 것이라고 하나, 벌써 경제 침체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상대 국가들이 맞대응하게 되면서 수출 타격을 불러오게 된다. 결국, 트럼프의 관세 드라이브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미국 경제는 나쁘지 않다.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고용지수도 좋으며, 주가는 매우 높다. 무리하게 관세라는 구닥다리 무기를 휘두를 필요가 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하는가? 그것은 경제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싸구려 부동산 업자 출신 트럼프의 보여주기식 과시욕 때문이다. 우방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는 것은 미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 세계에 반미 정서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으로 가는 여행객이 감소하고 있어, 여행수지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지도적 위치가 흔들릴 것이다. 그로 이로 인한 빈자리를 중국이 노릴 것이다. 지난 3일 세종연구소 개최 포럼에 참석한 찰슨 플린 전 미대평양육군사령관이 트럼프 정책으로 “America is not alone."(미국이 외토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세계 지도 국가에게 이러한 우려가 제기된 것만 해도 심각한 것이다. 우리가 더 걱정이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되고 국제 교역은 '빙하기'에 진입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인 한국으로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다. 가장 직접적 영향으로는 대미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등인데, 특히 자동차 수출이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그리고 멕시코·캐나다·베트남 등 한국기업이 다수 진출한 지역에 고관세가 부과되어 한국 기업 수출에 영향을 받음은 물론, 중간재 수요 감소에 따른 한국산 중간재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국가적 리더십 공백인 상황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인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까지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미국과의 새로운 통상 규칙을 수립해야 하는 동시에, 글로벌 관세전쟁 격화 대응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상호관세율이 일본은 24%인 데 비해 한국은 25%로서 1% 더 높다. 관세전쟁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는 뼈아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업계, 노동계 모두가 비상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며, 야당 등 정계도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이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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