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트럼프 “핵 보유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주한미군과 영상통화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첫 임기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잘 지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영상통화에서도 김 위원장의 상황에 대해 묻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난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고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를 소개했다. 이어 “그들은 그게(북한이) 엄청난 위협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다. 우리는 잘 지냈다.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며 향후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역대 미국 정부의 당국자들은 '핵보유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듯한 뉘앙스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자제해왔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칭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 미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보유국이라는 용어의 외교적 함의를 인식했는지, 단순히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했는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2017년 백악관을 떠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시 첫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요 안보 위협으로 북한을 지목한 것처럼 이날 퇴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위협을 지목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우리에게 지금 많은 위협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북한은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난 그(김정은)가 엄청난 콘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많은 해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북한의 부동산 입지가 훌륭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작년에 했던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해안가에 콘도를 지으라고 권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이후 열린 군 관계자들을 위한 무도회에서 경기도 평택 소재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의 주한미군 장병들과 영상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며 “한국이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물어봐도 되느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을 의식한 듯 “여러분들은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누군가를 대하고 있다"며 “내가 비록 그와 매우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지만 그는 터프한 녀석(cookie)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용당하게 두지 않겠다”…돌아온 트럼프, ‘美 우선주의’ 선포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내 능력의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고 보호할 것을 맹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선서를 통해 제47대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고 선언한 뒤 “나는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며 집권 1기 취임사와 마찬가지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국정의 모토로 내세웠다. 아울러 “우리는 세계에서 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군대를 건설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성공을 우리가 승리한 전쟁뿐 아니라 우리가 끝낸 전쟁,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에 의해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내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피스메이커(평화중재자)이자 통합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에서는 단 하루도 우리가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주권을 되찾을 것이며 안전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및 국내 정책 면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선명하게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시스템 재점검 및 외국에 대한 관세 부과(확대) 방침을 밝히고, 전기차 우대정책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정책인 '그린 뉴딜'의 종료를 선언했다. 남부 국경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남부 국경에 군대를 배치하는 한편, 서류없이 입국한 사람들의 심사 대기기간 중 미국내 체류를 불허하기로 하는 등 강경한 불법 이민자 차단책을 발표했다. 또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유 등에 대한 시추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녀 2개의 성별만 있게 될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 정부 때 강화된 성소수자 권익 증진 정책을 대대적으로 폐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변경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파나마 운하에 대한 반환 추진 방침도 재천명했다. 백악관 홈페이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정오를 조금 넘겨 취임 선서를 한 시점에 맞춰 새롭게 개편됐으며, 첫 화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문구가 실렸다. 이 문구 밑에는 “나는 매일 숨을 쉬는 순간마다 당신(미국인)을 위해 싸울 것이다. 우리 아이들과 당신이 누려야 할 강하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국이 실현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 이는 진정한 미국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도 함께 올라왔다. 홈페이지의 '이슈' 섹션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할 6개의 정책 의제가 명시됐다. 이들 의제는 ▲ 인플레이션 종식 및 생활비 인하 ▲ 미국 노동자를 위한 감세 ▲ 국경 안전 강화 ▲ '힘을 통한 평화' 복원 ▲ 에너지 패권 ▲ 미국의 도시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등이다. 이후 백악관은 이를 다시 ▲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 미국을 다시 여유롭게 만들고 에너지 패권 회복하기 ▲ 적폐 청산 ▲ 미국 가치 복원 등 4개 의제로 업데이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으나 대선 결과 부정과 의사당 폭동 사태 등에 따른 4차례 형사 기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5 대선에서 완승, 4년만에 화려하게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특히 1946년 6월 14일에 태어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준 78세 7개월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미국 역사에서 트럼프처럼 한번 대통령을 지냈다가 연임에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22대 대통령을 거쳐 1893년 24대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한 그로버 클리블랜드(민주) 이후 132년만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의 황금기는 지금부터”…트럼프 47대 美대통령 공식취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선서를 통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하며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다. 여기에 대선 결과 부정과 의사당 폭동 사태 등에 따른 4차례 형사 기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5 대선에서 완승해 4년 만에 백악관에 복귀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미국의 황금기는 지금부터 시작된다"며 “이날부터 미국은 번영하고 전 세계에서 다시 존경받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국가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이고 더 이상 이용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더 위대해지고 더 강해지고 더욱 예외적인 나라가 될 것이다"면서 “오늘 이 순간부터 미국의 쇠락은 끝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국정 대전환을 위한 드라이브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가장 먼저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를 위해 남부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모든 불법 입국자를 구금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대선 슬로건 중 하나였던 “드릴 베이비 드릴"을 다시 강조해 석유·천연가스 시추를 확대하겠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무역 시스템을 점검하고, 외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즉각 미국 근로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무역 시스템 점검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 시민들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1985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실내에서 진행됐다. 애초에는 전통대로 의사당 밖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북극 한파에 따른 강추위로 인해 지난 17일 전격적으로 취임식 장소를 실내로 옮겼다. 실내 취임식이 열린 로툰다에는 약 800석 정도의 자리가 마련됐으며 의사당 내 노예해방홀(Emancipation Hall)에 1800석 정도의 자리가 별도로 준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앞서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는 백악관 현관 앞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이들은 가볍게 포옹을 나눈 뒤 기념 촬영을 하고 백악관 안에 들어가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2.0 개막] “역사적 속도로 행동하겠다”…첫날부터 대규모 행정명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무너지는 미국을 되살리기 위해 20일(현지시간) 취임 첫날부터 100건에 가까운 대규모 행정명령을 예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하루 전인 19일 오후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승리 집회에서 “내일(20일)을 시작으로 난 우리나라가 직면한 모든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적인 속도와 힘으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나긴 4년간 미국의 추락은 내일 정오에 막을 내리고 미국의 힘과 번영, 품위와 긍지를 가져오는 새로운 날이 열릴 것"이라며 “우리는 워싱턴의 실패하고 부패한 정치 기득권과 행정부의 군림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국경에 대한 침략을 저지하고 우리의 부를 되찾으며 우리 발아래에 있는 액체 금(석유)을 해제하겠다. 우리 도시에 법과 질서를 회복하고, 우리 학교에 애국심을 다시 고취하고, 우리 군대와 정부에서 극좌 '워크(woke)' 이념을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취임 첫날부터 대규모 행정명령을 직접 예고했다. 그는 “내일 저녁 해가 질 때쯤에는 우리 국경에 대한 침략이 끝날 것"이라며 “내가 내일 취임사에서 소개할 국경 보안 조치는 우리의 국경을 복원하기 위한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노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일 여러분은 여러분을 매우 행복하게 만들 매우 많은 행정명령을 보게 될 것"이라며 “백악관 입성 후 몇 시간 안에 100건에 가까운 수십 건의 행정명령을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국경을 복원하기 위한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조치를 약속한다"며 “사람들에게 최고의 임기 첫 날, 가장 거대한 한 주, 그리고 가장 특별한 첫 100일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나라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미국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사려 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무역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세계 각국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려 무역흑자를 줄일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LNG 수출국이다. 최근 몇 달간 일본과 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 바이어들이 미국 LNG 수입을 위해 협상을 한 바 있다. 가격만 적절하다면 계약도 맺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각국도 러시아 가스 공급이 끊긴 이후 미국산 LNG를 구입하려 하고 있다. EU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피할 수 있는 방안도 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미국산 에너지 구입을 늘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 미국산 원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이미 장기 계약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바이어들은 대신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수입 물량을 고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6일 “다른 나라들이 모두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늘어나는 무역 적자를 어떻게 줄여야 할지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미국 에너지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북극 한파에 트럼프 취임식 실내로…레이건 이후 40년만

북극 한파가 예상되면서 오는 20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제47대 대통령 취임식이 실내에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실내 취임식에 초대된 극히 제한된 인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일반인이 취임식을 직접 참관하는 것은 어렵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북극 한파가 미국을 휩쓸고 있으며 나는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그래서 나는 기도와 기타 연설과 더불어 취임 연설을 의회 의사당 중앙홀(rotunda)에서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고위급 인사와 손님들이 의회 의사당 내부로 들어올 것"이라며 “이는 모두에게, 특히 많은 TV 시청자에게 아름다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실내에서 열린 것은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식에 이어 40년 만이다. 1985년 레이건 취임식 당일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1월에 열리기 시작한 1937년 이래 가장 추운 취임식 날이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두 번째 취임식이 그다음으로 추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는 정오를 기준으로 1985년에는 영하 13.8℃였으며 이번에는 영하 6.1℃로 전망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식 날) 워싱턴DC는 바람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최저 기온을 기록할 수 있다"라면서 “이것은 수만의 법 집행기관, 응급구조대, 경찰견, 심지어 말(馬)들과, 수십만명의 지지자들이 몇시간 동안 바깥에 있기에는 위험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애초 취임식에는 모두 22만장의 국회의사당 경내 입장권이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입장권이 없는 일반인들도 의사당 밖에서 링컨 기념관으로 이어지는 내셔널몰(공원)에서 취임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참여 인원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보안 당국은 취임식을 포함해 행사 기간에 모두 25만명 정도가 워싱턴DC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경호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취임식이 로툰다에서 열리게 되면서 일반 국민들의 취임식 참석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의사당 2층에 위치한 원형홀인 로툰다는 지름 29.2 미터, 높이 54.8 미터 크기로 수용 인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취임식이 실내에서 열림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의사당 인근의 대형 실내 경기장인 '캐피털원 아레나'를 개방해 생중계로 취임식을 볼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역사적인 행사(취임식)를 생중계로 시청하게 하고, 취임 퍼레이드를 열기 위해 캐피털원 아레나를 개방하겠다"며 “취임 선서 후 나는 이곳의 군중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취임 퍼레이드'가 진행된다고 밝힌 것은 취임식 이후에 의사당과 백악관을 연결하는 펜실베이니아 에비뉴를 따라 진행될 예정인 야외 퍼레이드가 사실상 취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보도했다. 대신 퍼레이드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밴드 등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공연을 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은 애초 의사당 야외무대에서의 취임 선서로 시작해 ▲ 전직 대통령 및 부통령 환송 행사 ▲ 취임식 장소인 미국 의사당 출발 행사 ▲ 의사당 대통령 방에서의 새 대통령 서명 행사 ▲ 의회 합동 오찬 ▲ 군 사열 ▲ 펜실베이니아 에비뉴 퍼레이드 ▲ 백악관 집무실 서명 행사 ▲ 세 차례 무도회 등의 순으로 진행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식 전날 오후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리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승리 집회'와 취임식 당일 저녁 무도회 등 다른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취임 첫날부터 바이든 지우기…‘충격과 공포’ 행정명령 100개 쏟아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국제사회가 급격한 지각변동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 이민자,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둘러싼 100개 이상의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든 지우기'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17일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부터 100개 이상이 될 수 있는 행정명령과 지침들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일 공화당 의원들을 소집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케빈 크레이머(공화·노스다코타) 의원은 “트럼프는 100여개의 행정명령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며 “그가 한 말을 믿는다"고 미 정치매체 더 힐에 말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취임 첫 날부터 충격과 공포(shock & awe)를 불러일으키는 100개 이상의 행정명령"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 시작부터 이같은 대규모 행정명령을 예고한 배경엔 그동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해온 세계 안보·경제 질서를 뒤집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취임 당일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지 관련 행정명령 1건에만 서명한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트럼프 신정부 들어 바이든 지우기가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시사주간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했던 거의 모든 것들을 행정명령을 통해 되돌릴 수 있다"며 “대부부은 취임 첫날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법적 문제 등으로 취임 첫날 약 100개의 행정명령이 모두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 관세 부과 △ 국경 통제 및 이민자 추방 △ 에너지 및 연방 규제 완화 △ 1·6 미 의회사태 수감자 사면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 트렌스젠더 규제 등과 관련된 문서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대선 공약인 관세의 경우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기에 관세 등을 징수할 대외수입청을 취임 첫날 신설하겠다고 최근 발표한 만큼 행정명령 형태로 관세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국경 통제를 위한 행정명령에도 대거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범죄 기록이 없는 이민자들도 체포할 수 있는 권한 부여, 군 병력 동원, 미·멕시코 간 국경 장벽 건설 등이 포함된 명령들을 서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통해 최대 2000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취임시 즉각 '출생 시민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취임 첫날 출생 시민권을 폐지할 계획은 여전한가' 질문에 “전적으로 맞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 뒤집기도 취임일 예상되는 조치 중 하나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휴스턴에 열린 대선 행사에서 “(백악관에) 입성하는 첫 날 부패한 조(Crooked Joe)의 전기자동차 의무화를 종료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피닉스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알래스카의 국립야생보호구역(ANWR) 재개방, 액화천연가스(LNG) 신규 수출 금지 취소 등을 포함한 “에너지 생산에 대한 바이든의 모든 규제를 중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 규제 완화도 취임 첫날 등장할 행정명령 후보로 꼽힌다. 이중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에 대한 행정명령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틀머프 당선인은 지난해 7월 가상화폐 업계 임원들과 만나 비트코인 비축 공약을 구상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서비스가 중단될 위기에 처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트럼프 당선인을 통해 구제될지 관심이 쏠린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60∼90일 동안 '틱톡 금지법'의 시행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예고된대로 트럼프 당선인이 100여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경우 미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그 전 기록은 취임 첫날 17개 행정명령을 서명한 바이든 대통령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백악관서 고별연설…“초부유층이 민주주의 위협”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마지막 대국민 연설을 통해 소수의 초부유층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대국민 고별 연설에서 “권력이 아주 소수 초부유층의 손에 위험하게 집중됐다"며 이에 따른 영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미국에는 지나친 부와 권력, 영향력을 가진 과두제(oligarchy)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민주주의 전체, 우리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정말로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내각 각료와 참모를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인사 중 억만장자가 유독 많은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사람들은 자기가 벌 수 있는 만큼 벌 수 있어야 하지만 같은 규칙에 따라 경쟁하고, 공정한 몫의 세금을 내야 한다"며 “강력한 세력들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조처들을 없애고 권력과 이익이라는 그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견제받지 않는 영향력을 휘두르고 싶어 한다. 우리는 협박당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군산복합체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 사실을 언급하고서는 “난 우리나라에 실제 위험이 될 수 있는 기술산업복합체(tech industrial complex)의 부상 가능성을 똑같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눈사태 같이 쏟아지는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에 파묻히고 있으며 이게 권력의 남용을 가능하게 한다. 자유 언론이 무너지고, 편집자들은 사라지고 있다"며 “소셜미디어는 팩트체크를 포기하고 있다. 권력과 이익을 위해 하는 거짓말이 진실을 질식시키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과 가족, 우리 민주주의 자체를 권력 남용에서 보호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의 팩트체크 폐지 등 최근 미국 거대 기술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행동들을 기술 산업과 정치 권력의 위험한 결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에 엄청난 선거 자금을 지원해 최측근이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허위정보를 걸러내는 팩트체크가 보수 콘텐츠 검열이라고 주장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소셜미디어 규제를 뒤집으려고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기간 자신의 성과에 대해서도 부각했다. 그는 반도체, 청정에너지 등 분야의 육성 정책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함께 해왔던 일의 모든 영향을 실감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씨앗은 심어졌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꽃을 피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해선 미국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모든 인류에게 유익하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이 아닌 미국이 인공지능의 발전을 주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에도 인공지능 등 분야의 중국 기업 20여곳을 무더기로 우려거래자 목록에 추가했다. 목록에 오른 기업들은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상품이나 기술 수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마무리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를 비롯한 행정부 인사들과 자기 가족, 미국 국민에 감사와 사랑을 표했다. 그는 “난 50년을 공직에서 보낸 뒤에도 이 나라를 설립한 사상을 여전히 믿는다. 우리는 제도의 굳건함과 사람들의 인성이 중요하고 지속돼야 하는 나라다. 이제는 여러분이 그것을 지킬 차례다"라고 당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군사력 카드’ 꺼낸 트럼프…그린란드 탐내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린란드를 합병하기 위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마저 시사하자 이 나라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동안 그린란드를 사들이겠단 의지를 피력해온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등의 통제권 학보를 위해 군사적 강압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확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찾았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인구 약 5만7000명으로 구성된 국가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이 한반도의 9배 이상인 216만6000㎢다. 18세기 중반부터 1979년까지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다. 2009년 독립 선언 권리가 부여됐지만, 여전히 국방 및 외교 정책 등은 덴마크에 맡기고 덴마크령으로 남았다. 그린란드는 역사적으로 미국의 안보와 관련해 핵심적인 국가로 여겨졌다. 특히 냉전시대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영국을 잇는 이른바 'GIUK 갭'을 통해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차단·감시했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에 트럼프 당선인의 전임자 중에도 그린란드 매입 방안을 검토한 인물이 있었다. 1867년 앤드루 존슨 당시 대통령은 알래스카와 함께 그린란드 매입까지도 고려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뒤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덴마크에 그린란드섬 매매가로 1억 달러를 제안했단 내용이 덴마크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더 관심을 두는 쪽은 그린란드의 천연자원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린란드에는 석유, 가스뿐 아니라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 반도체, 전기차 등의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영국 로열 홀로웨이 런던대의 클라우드 도즈 교수는 미국 CNN 방송에 트럼프 당선인 측은 중국이 희토류 생산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데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그린란드 매입 아이디어는 중국 견제에 중점을 둔 방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기후변화로 인한 그린란드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 이 일대 해운 활동과 천연자원 발굴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점을 그가 염두에 뒀을 수 있단 분석이다. 도즈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극이 녹고 있다는 아이디어를 본능적으로 알아챈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 매입 아이디어를 띄운 시점이 그린란드 내 독립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과 맞물린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그린란드 원주민을 중심으로 덴마크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그린란드 정부는 어업에서 벗어나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린란드 정치권 일각에선 미국과 마셜제도 등이 맺은 자유연합협정(COFA) 모델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은 주권은 그대로 유지하되 전략적 협력을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일정한 재정 지원을 받는 방식이다. 덴마크 국제학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울리크 프람 가드는 CNN에 트럼프 당선인의 메시지가 “그저 허세인지, 다른 것을 얻으려는 위협인지, 아니면 실제 하고 싶은 일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캐나다 퍼스트 내세우자”…트뤼도 사퇴에 캐나다도 우향우?

'진보 정치 아이콘'으로 불리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은 세계 곳곳에서 우파 정치에 대한 지지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캐나다 보수당을 이끄는 피에르 폴리에브가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히자 캐나다마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같이 '자국 우선주의' 노선을 채택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자유당이 자신의 후임자를 정하는 대로 당 대표직과 총리직에서 즉시 사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오는 27일 재게될 예정이었던 캐나다 의회는 3월 24일까지 중단된다. 이 기간에는 집권 자유당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전망이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을 누르고 10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 국내외에서 연예인급 인기를 거머쥔 스타 정치인이었다. 총리 취임 당시 '캐나다의 오바마'로도 불렸던 트뤼도는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정치적 차별점을 부각하며 진보 성향 지도자로서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고물가와 주택가격 상승, 이민자 문제 등으로 국민 불만이 누적되면서 트뤼도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2년여간 하락세를 보여왔다. 여기에 캐나다 경제 악화, 탄소세 인상 추진 등도 지지율을 낮추는 데 한몫했다. 실제 캐나다 3분기 1인당 GDP는 0.4% 감소하여 6개 분기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1인당 GDP 기준으로 캐나다는 경기 침체에 빠졌으며 2022년 고점 대비 3.5%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실업률은 증가하는 와중에 임금 또한 물가가 오르는 속도를 따자잡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이에 트뤼도 총기라 사임하더라도 경제난에 분노한 표심으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에 큰 차이로 뒤지고 있는 만큼 자유당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자유당 지지율이 보수당에 20%포인트 뒤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증권사 매브릭스의 존 러폴로 창립자는 “자유당이 새로운 대표를 선출하고 변화를 예고해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자유당을 이끌어도 보수당이 압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가 캐나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엔 그의 정치적 기조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과 유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트롱맨'을 표방하는 폴리에브 대표는 탄소세 감축, 원자재 생산 확대 등을 대표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트럼프식 우파의 부상은 캐나다에서 진보정책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트럼프 당선인이 국경 문제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듯이 트뤼도 총리가 국경통제에 실패했다고 비판해왔다. 폴리에브 대표는 이날에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연설을 통해 “트뤼도와 자유당은 캐나다를 붕괴시켰다"며 “캐나다인들은 자신들의 삶과 나라를 되찾고, 국경을 되찾고, 이민자 통제 능력을 되찾고, 지출, 재정적자 및 인플레이션 통제를 되찾고, 안전한 길거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 퍼스트를 내세우자"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캐나다 인플루언서 조단 피터슨과의 인터뷰에서 총리로 당선될 경우 석유 정제시설, 액화처연가스(LNG) 발전소, 원자력발전소, 수력발전소 등의 신규 건설을 더 빠르게 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 석유가 미국에 헐값으로 판매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미국의 잘못이 아닌 멍청한 우리의 잘못이다. 총리로 당선될 경우 이런 멍청한 짓을 중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폴리에브 대표는 또 아일랜드, 싱가포르, 스위스, 이스라엘이 펼치는 친 기업 중심의 경제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아일랜드와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로 꼽힌다. 주목할 점은 세계 곳곳에서 진보 정치가 힘을 잃고 보수 우파, 특히 포퓰리즘에 대한 지지가 증가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런 추세는 실제로 각국에서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 미국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했고 유럽연합(EU)의 4분의 3은 중도 우파 정당이 이끌고 있거나 적어도 우파 정당이 한 개는 포함된 연립 정부가 집권한 상황이다. 오는 2월 조기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도 불법 이민 차단을 앞세운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극우 독일대안당(AfD)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문직 이민 전쟁’에 머스크 편 들어준 트럼프…“난 H-1B 지지자”

미국에서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이민 비자 정책을 둘러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이민정책 강영파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머스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관심이 쏠린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뉴욕포스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난 항상 비자를 지지해왔다"며 “H-1B를 믿어왔고 나 또한 여러번 (외국인 고용)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H-1B는)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소유한 건물 등에서 대다수의 근로자들은 H-1B 비자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H-1B 비자는 고용주의 보증 아래 기본 3년간의 체류가 허용되는데, 추후 연장할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이 있으며 연간 발급되는 수도 쿼터로 정해져 있다. 이 비자 소지자는 미국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지만, 인도와 중국 등 국가별로 정해진 쿼터가 있어 수년간의 대기 기간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2일 인도계 IT 전문가 스리람 크리슈난을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인공지능(AI) 수석 정책 고문으로 임명하면서 비자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 지지자들 가운데 이민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인사들은 크리슈난이 지난달 엑스(옛 트위터)에 “기술직 이민자들에 대한 영주권 상한선(cap)을 없애는 것은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것을 문제 삼았다. 전문직 고급인력에 한해서는 제한을 없애 미국 이민의 문을 넓히자는 것이 크리슈난의 주장이다.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백악관 내 크리슈난 기용을 비판하면서 “그는 영주권 제한을 없애 외국 학생들이 미국에 오게 하고 미국 학생들에게 주어져야 할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에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견해를 공유하는 좌파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임명되고 있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런 견해는 트럼프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의 구호이자 트럼프 지지층을 통칭하는 용어) 진영 내에서 급속히 확산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지난 27일 밤 엑스에 “내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 미국을 강하게 만든 수백 개의 다른 회사들을 구축한 수많은 중요한 사람들과 함께 미국에 있는 이유는 H1B (비자) 때문"이라며 “나는 이 문제를 놓고 전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썼다. 머스크와 함께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인도계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엑스에 글을 올려 “최고의 기술 회사들이 미국인보다 외국에서 태어난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이유는 미국인의 타고난 IQ 부족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우리의 미국 문화는 탁월함보다는 평범함을 너무 오랫동안 숭배해 왔다"고 주장했다. 라마스와미는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자보다 졸업 파티 여왕을, (우등생인) 졸업생 대표보다 운동을 많이 하는 남학생을 더 찬양하는 문화는 최고의 엔지니어를 배출해내지 못한다"며 미국의 전반적인 문화를 비판했다. 하지만 라마스와미의 이런 발언은 보수 진영에 더 큰 반감을 일으켰다.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엑스의 일부 사용자들은 이번 이민정책 논쟁 와중에 머스크의 의견에 반대하는 견해를 편 계정 주인들이 엑스의 프리미엄 기능 접근이 제한되는 등 검열을 받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NBC는 이번에 영향을 받은 계정 중 상당수는 '컨서버티브 오지(ConservativeOG)라는 미디어 브랜드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이 미디어 대표이자 인플루언서인 프레스턴 파라는 자신이 머스크의 '친이민' 견해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한 보복으로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NBC에 “고등학교 시절 충분히 괴롭힘을 당하지 않은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술 재벌들이 우리나라를 훔쳐 가는 것을 우익과 마가의 진짜 중추 세력이 가만히 지켜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를 트럼프 진영에 침투한 '트로이 목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