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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가 시대적 트렌드”…‘기후변화 사기극’ 트럼프 빈자리 노리는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사회 무대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하며,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는 화석연료로 돌아가야 “다시 위대해진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돼, 미·중 대립 구도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2035년까지 자국 경제 전반에 걸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점 대비 7~1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설치 용량을 2020년 수준 대비 6배 확대하고 에너지 믹스에서 비(非)화석연료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또 산림 축적량(나무 전체의 부피)을 240억㎥ 이상 달성하고 신규 자동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가 주류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이처럼 수치화된 감축 목표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과거 2020년 9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탄소 중립 실현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산하 '지구 대기 연구를 위한 배출 데이터베이스'(EDGAR)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30.1%로 집계됐다. 미국(11.3%), 인도(7.8%), 유럽연합(EU·6.1%) 등이 뒤를 이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이 목표들은 파리기후협악의 요구에 부응하는 중국의 최선의 노력을 보여준다"며 “이를 달성하려면 중국의 고된 노력과 더불어 지원적이고 개방적인 국제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녹색 및 저탄소 전환은 시대적 트렌드"라며 “일부 국가들은 추세에 역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올바른 길을 가야 하고, 변함없는 신뢰를 유지하며, 흔들림 없는 행동과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후변화를 '사기극'이라고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물러서면서 중국이 '녹색 리더십'으로 국제사회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를 두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간접적인 잽을 날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이같은 목표가 야심차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에너지·청정대기 연구센터(CERA)의 로리 밀리비르타 수석 애널리스트는 “30% 미만의 배출 감축 목표는 '1.5도 목표'와 맞지 않는다"며 “지구 기온 상승폭을 1.5도, 혹은 2도 이하로 제한하려면 중국은 2035년까지 훨씬 더 큰 폭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NEF도 최근 보고서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까지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최소 43%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공동 설립한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트레이스'는 지난 6월 중국의 배출량이 반등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총 100GW 규모의 신규 석탄화력발전 건설을 시작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 칭화대학교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발전 연구소의 후빈 부교수는 중국이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10~15% 감축을 달성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대내외적 요인"으로 감축 목표치를 3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국제 기후단체인 '350.org'의 정책캠페인 부국장 안드레아스 지버는 “중국은 덜 약속한 후 초과 달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목표치를 낮게 설정했다는 것이다. BBC는 “중국이 기후 약속을 초과 달성한 사례가 과거에 있다는 점이 일부에 희망을 준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은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했던 풍력·태양광 발전 설비용량 목표(1200GW)를 6년 앞당긴 지난해 달성했다. 아시아소사이티정책연구소(ASPI) 중국 기후 허브 소장인 리슈오는 시 주석이 이날 약속한 배출 감축 목표치와 관련해 “천장이 아닌, 바닥으로 인식돼야 한다"며 “중국의 급속한 청정 기술 성장은 향후 10년 동안 훨씬 더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둘러싼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반대 행보가 미·중 패권 경쟁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역시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기후 문제에 한해서는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강한 국경과 전통적 에너지원이 있어야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며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세계 각국의 동참을 권고했다. 그는 실제로 관세 전쟁을 통해 중국을 포함한 미국의 적대국과 협력하는 국가들에 언제든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대표적 사례가 인도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기존 25% 관세에 더해 25%의 징벌적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요 교역상대국들을 상대로 무역 협상을 벌이면서 “브릭스(BRICS)의 반미정책을 따르는 국가들은 추가 10%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내 지지율 최고 수준”이라는데…실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자신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오늘 아침에 지금까지 본 여론조사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을 보고 매우 자랑스러웠다"며 자신의 이민·경제 정책 덕분에 지지율이 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CNN은 “이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높은 수치가 나온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를 봤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공개 여론조사에선 그의 지지율이 사상 최고치와 거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요 여론조사 최근 결과의 평균치를 제공하는 리얼클리어폴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지지도는 46.1%, 반대 응답은 52.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실시된 9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부정 격차는 -6.5%포인트로 확대됐다. 올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6.2%포인트였던 긍정·부정 격차는 지난 3월 -0.7%포인트로 역전됐고, 상호관세가 발표됐던 4월엔 -7.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달엔 4%포인트 후반대로 좁혀졌으나 이달들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정치 분석가 엘리엇 모리스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1월 21일 50.7%에서 이날까지 41.9%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정 응답은 38.7%에서 54.3%로 늘어났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미국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1%에 불과했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53%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응답자의 20%는 이민 정책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고, 13%는 상호 관세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및 헌법 파괴가 문제라고 응답한 비율도 9%나 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전부가 문제라는 응답도 9%로 조사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 사이에선 55%가 이민 정책을 가장 잘한 일로 꼽았다. 이 여론조사 결과에선 미국인의 76%가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2%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각각 49%로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지를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BFM 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고 싶다면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씨티그룹 “철광석 가격 반등 멀었다…공급부족은 이미 반영”

국제 철광석 가격이 6월 저점대비 15% 가까이 오른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24일 인베스팅닷컴,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철광석 선물 가격은 현재 톤당 105.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월 톤당 93달러 수준까지 밀렸지만 그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주요 산업의 '출혈경쟁'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철광석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철강석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5개 부처는 최근 '철강업종 안정성장 업무방안 2025∼2026'을 발표해 향후 2년간 철강산업 성장률을 연평균 4%로 설정하고 신규 생산능력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업무방안은 중국 당국이 앞서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철강 생산 감축을 예고한 데 대한 후속 조치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16일 발행된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소모적인 출혈경쟁을 의미하는 신조어인 '내권(內卷)'을 직접 언급하며 “기업 간 저가 경쟁과 무질서한 경쟁이라는 혼란스러운 현상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웬유 야오 등 애널리스트들은 투자노트에서 이같은 공급축소 요인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생산 감축 정책이 철광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철강 생산능력 정책을 강화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계획은 먼 훗날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외 철광석 공급이 너및는 상황 속에서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없을 경우 철광석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기술적 부분에서도 철광석 가격 반등이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호주 투자자문사 디스커버리 얼러트는 “패닉에 따른 가격 급락이 아닌, 시장 펀더멘털의 점진적 악화로 몇 분기 동안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며 “이러한 패턴은 투기적보다 구조적 조정을 시사하며 이는 회복기간이 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회복 패턴을 봤을 때 심각한 공급차질이나 예상치 못한 경기부양책 등 명확한 촉매제가 나타나지 않는 한, 가격 상승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며 “기술적 지지선과 저항선은 각각 90~95달러, 110~115달러 범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기후변화는 최대 사기극” “나라 망한다”…트럼프 ‘독설’ 사실일까

6년만에 유엔 총회 연단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약 한 시간 가까이 국제사회를 향해 독설을 퍼부어 주목받았다. 통상 이 자리는 다자외교, 국제기구, 기후, 분쟁, 인권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입장과 해결 의지를 천명하는 무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비판했다. 그는 취임 후 자신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한편, 자신의 고립주의적 정책의 우월성을 부각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이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가 “최대 사기극"이라며 유엔이 주도해온 글로벌 탄소저감 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보다 더욱 강경해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연설은 1기 집권 당시보다 훨씬 공격적이며 세계 경제 질서를 크게 흔드는 2기 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그는 1기 때도 유엔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제는 유엔의 존재론적 위기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 분쟁, 기근, 박해로 인한 고통을 줄이고 탄소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를 해결하려는 유엔의 가치를 질책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과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의"이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 말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중남미 출신의 한 관계자는 “가장 성공적인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다른 최고경영자들에게 훈계하는 듯했다"며 “이번 메시지는 '모두를 위한 새로운 국제적 틀을 만들겠다'보다 '당신에게 달려 있다'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여러 국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3년 동안 미국과 세계가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우려가 더 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이 세계적 합의와 점점 동떨어져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세계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대부분을 무시하고 기후와 무역에 관한 어젠다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연설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한 시간 가까이 유엔을 비판했지만 연설 직후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창과 만나 “때로는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유엔은 평화를 이룰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서로 모순되는 견해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미끼를 덥석 물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보여줬다"이라고 짚었다. 월가에서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트레이드'가 신조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CNN, ABC방송, NYT 등 일부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고 지적하자 연설 발언의 진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팩트체크 형식으로 정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지난해 글로벌 발전 증가분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발전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으며, 미국에서도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16%)이 석탄을 추월했다. IEA는 2027년까지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분의 95%가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충족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또한 하락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지난 7월 발표한 '2024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과 육상풍력은 가장 저렴한 화석연료보다 평균적으로 각각 41%, 5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상풍력 발전단가는 kWh(키로와트시)당 0.034달러, 태양광 발전단가는 kWh당 0.043달러로 집계됐다. IRENA는 또 “지난해 새로 가동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중 91%는 화석연료보다 비용 효율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다만 “구조적인 문제로 유럽과 북미에서는 더 높은 비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선 비용이 현저히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해 촉발됐으며 경제적·사회적 위협을 가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풍부하다. ABC 방송은 “대통령의 주장은 기후 분석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세계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독립적으로 참여하는 미국 국가기후평가(NCA)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전했다. IPCC는 “주로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인간 활동은 지구온난화를 명백히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미 NCA는 “전 세계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더 많이 줄이고 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지 않으면 미국에 대한 심각한 기후 위기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립과학원(NAS)은 최근 진행한 연구를 통해 “인긴이 유발한 온실가스 배출이 인간의 건강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미 환경보호청(EPA)의 2009년 연구 결과가 정확하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으며 더 강력한 증거에 의해 더욱 뒷받침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NAS는 이어 “인간이 유발한 온실가스 배출과 이에 따른 기후변화는 미국 국민의 건강에 해를 끼친다"며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적 논쟁을 넘어선다"고 덧붙였다. CNN은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란 용어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구온난화는 지구 온도 상승의 장기적인 추세를 의미하고, 기후변화는 이러한 추세로 인해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수많은 영향"이라고 짚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공식 홈페이지에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를 포괄하지만 지구에 일어나고 있는 더 넓은 범위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해수면 상승, 산악 빙하 감소, 그린란드·남극·북극의 해빙 가속화, 꽃과 식물의 개화 시기 변화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적었다. 독일에 위치한 비영리단체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풍력발전 용량 120만 메가와트(MW)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56만 MW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산됐다. 또 캘리포니아 소재 비영리단체인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는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풍력발전소 1만7000개 중 약 3분의 1인 5400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 역시 “중국은 풍력발전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이며 육상·해상에 대규모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풍력발전 용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에너지부(DOE)는 “석탄화력 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 청정해졌다. 오염물질 저감 기능을 갖춘 신규 석탄발전소에선 질소 산화물이 83%, 이산화황이 98%, 미세먼지이 99.8% 감축된다는 미 에너지기술연구소(NETL) 연구결과도 있다"는 글을 과거에 게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석탄은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화석연료라는 점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미국의 전체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9%와 발전 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55%가 석탄 연소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전기료는 전년 동월대비 6.2%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1월 당시 전기료 상승률보다 4.9%포인트 오른 수치이기도 하다. CNN은 “미국 전기 요금은 전체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거리가 멀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17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가격인 갤런당 3.207달러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일인 1월 20일(3.12달러), 1개월 전 가격(3.149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오른 수치다. 한편, 미 CNN, NYT 등은 기후 분야를 제외하고 경제, 이민, 국제 분쟁 등 다른 분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유엔총회 연설서 유엔 비판…“기후변화는 최대의 사기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을 향해 강력 비판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가 “최대의 사기극"이라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총회 기조연설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는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었다"며 “하지만 집권 8개월 만에 오늘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나라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어떤 대통령이나 총리도, 어떤 다른 국가도 그런 일을 해낸 적이 없다. 나는 불과 7개월 만에 (7건의 전쟁 종식을) 해냈다"면서도 “유엔이 해야 할 일을 내가 해야 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언급한 7개의 전쟁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르완다, 이스라엘-이란, 인도-파키스탄, 캄보디아-태국, 세르비아-코소보, 에티오피아-이집트 간의 분쟁이다. 그는 “슬프게도 모든 사례에서 유엔은 어떤 도움도 주려 하지 않았다"며 “나는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고 분쟁 당사국들의 지도자들과 협상했지만, 협상 타결을 돕겠다는 유엔의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유엔으로부터 받은 건 형편없는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텔레프롬프터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이날 오전 총회장으로 올라오면서 에스컬레이터가 중간에 멈춘 것과, 연설 도중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설을 시작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엔의 목적은 무엇인가.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유엔이 하는 일 대부분은 강경한 어조의 서한을 보내는 것뿐인데 후속조치는 전혀 없는 공허한 말뿐"이라며 “공허한 말은 전쟁을 해결할 수 없다. 전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말에 수반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유엔 비판은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UNESCO) 등 국제기구 탈퇴와 유엔 분담금 중단 등 기존 행보와 맥을 같이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유엔에 대한 분담금 납부를 사실상 중단했으며, 유엔에 따르면 2024년분 미납액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유럽연합(EU)를 향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인도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대선 공약이었던 불법이민 단속에 대한 성과도 강조했다. 그는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다면 당신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1982년 당시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2000년까지 기후변화로 세계적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89년 유엔의 한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10년 안에 지도에서 국가들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지구한랭화가 유행이었다"며 “1920년대와 1930년대를 되돌아보면, 그들은 지구한랭화로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고 했다. 그는 또 “그들은 이젠 지구온난화로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기온이 다시 낮아지자 기후변화로 명칭을 바꿨다. 지구 기온이 오르든 내리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기후변화가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는 세상에서 일어난 가장 거대한 사기극"이라며 “주로 나쁜 이유로 유엔 등이 예측했던 모든 것들은 틀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나라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어리석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라며 유엔 총회에 참석한 각국 정상을 향해 “이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당신의 나라는 망할 것"이라고 했다. 또 “탄소 발자국도 악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꾸며낸 사기이며, 그들은 완전한 파멸의 길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다가 원자력발전과 화석연료로 회귀한 독일을 극찬하며 “모든 녹색 정책은 파산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이민자들의 이주와 재생에너지를 “자유 세계의 상당 부분을 파괴하는 힘"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57분 동안 이어졌다. 각 정상에 주어진 연설 기간은 15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 않고 1시간 가까이 연설을 이어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과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연"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말일까?] 트럼프 “임신 중 먹지마”…타이레놀-자폐증 논란 도마위

전세계에서 널리 복용되는 해열·진통제 테이레놀과 자폐증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타이레놀 복용은 좋지 않다"며 임산부들에게 타이레놀 사용을 자제하고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이어 “그들(FDA·미 식품의약국)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며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열"을 들었다. 이어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 하겠지만, 조금만 복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FDA는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관련한 위험성을 알리는 서한을 의료진에 발생했다. FDA는 “자폐증과 아세트아미노펜의 인과 관계가 확립되지 않았다"면서도 “의료진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가벼운 발열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적었다. FDA는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할 경우 자폐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는 내용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의 라벨을 바꿀 예정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의 통증이나 발열에 대해 의사들이 처방해 온 약물인 만큼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임신부의 타이레놀 복용이 오히려 자폐아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발표는 '백신 음모론자'로 불리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토대로 임산부의 타이레놀 사용과 관련한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타이레놀과 자폐증의 연관성에 대해 어떤 연구결과가 있나. ▲타이레놀과 자폐증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리고 있다. 2008년 한 연구에서는 열이 있는 12~18개월 아기에게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했을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연구진은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9년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에서는 산전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태아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타이레놀 복용이 직접적으로 해당 질환을 유발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스웨덴에서 태어난 250만명의 자녀들의 자료를 25년간 분석한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증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작년에 발표됐다. 또 올해 초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학장 안드레아 바카렐리 교수를 포함한 연구진은 기존 46건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산전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신경발달장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는 성명을 내고 “독립적이고 건전한 과학은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 자폐증 진단율은 증가했나. ▲지난해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 사례는 지난 10년간 175% 급증했다. 이는 다만 단순히 환자 수가 늘어난 결과라기보다는 진단 기준 확대 등에 따른 영향이 크다. 특히 1994년 개정된 미국 정신질환 진단 통계편람(DSM)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이 포함되면서 진단 범위가 확대됐다. 또한 과거에는 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단이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청년층까지 검사 범위가 확장된 것도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8세 아동 31명 가운데 1명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됐다. 또한 남아가 여아보다 진단될 확률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임산부에게 권고되는 사항은. ▲통상 임산부에게는 통증이나 발열 시 아세트아미노펜을 최소한의 용량으로, 가능한 짧은 기간 복용할 것이 권고된다. 이부프로펜·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권장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는 지난 2021년 성명을 내고 아세트아미노펜이 임산부에게 사실상 유일하게 안전한 진통제라며 불필요한 두려움으로 복용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이날 성명을 통해 아세트아미노펜의 복용은 안전하며, 자녀의 자폐증과 연관된다는 근거는 없다고 재확인했다. --임산부가 자폐증 우려로 발열을 방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기 힘들 때만 타이레놀을 복용하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발열 자체를 방치하는 것이 더 큰 위험이라고 경고한다. 임신 중 발열은 척추갈림증 등 치명적인 선천성 기형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유산 위험 역시 증가시킬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자폐증을 연구하는 역학자 데이비드 맨델 교수는 “자폐증 원인을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돌릴 경우 임산부 건강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임산부들이 열을 치료하지 않을까 봐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들이 12세가 될 때까지 B형간염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B형간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에게 굳이 B형간염 백신을 맞힐 이유가 없다"며 “아기가 12살이 되고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백신을 맞게 하면 긍정적인 의미에서 완전히 다른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 입장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느낌'에 따른 접종 일정 제안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도 “절대적으로 적절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B형간염에 걸린 산모는 출산 과정에서 아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으며, 출생 직후 감염된 영아의 약 90%가 만성 B형간염으로 발전한다고 정치매체 더힐은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이폰17 효과?…애플 주가 연 수익률도 ‘플러스 전환’

애플 주가가 자사의 최신 아이폰17 시리즈 초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장 대비 4.31% 오른 256.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26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259.02)에 근접 중이다. 이날 애플 주가 상승으로 올해 주가 상승률이 2%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됐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애플은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M7, 마이크로스프트·테슬라·아마존·알파벳·애플·메타·엔비디아) 중 마지막으로 연 상승률이 플로스로 전환한 주식"이라고 전했다. 시가총액도 3조800억달러로 불어나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3조8490억달러)와 격차도 좁혔다. 이날 주가 상승은 지난 9일 출시한 새 아이폰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판매를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17 시리즈는 지난 12일 사전 주문을 시작으로 지난 19일부터 미국과 한국 등에서 본격 출시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투자노트를 내고 “애플 자체 홈페이지와 다양한 통신사 홈페이지를 추적한 결과, 9월 22일을 기준으로 현재 아이폰17의 배송 기간(18일)이 작년의 아이폰16의 배송 기간(10일)에 비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전예약 횟수를 보니 애플의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도 수요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매수', 270달러로 제시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도 “수요 추이에 긍정적으로 놀랐다"며 “아이폰17의 수요가 작년 아이폰16보다 10∼15%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아시아 공급망 점검 결과 이미 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의 생산량을 약 20%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장 고급 모델인 아이폰17 프로 맥스는 여러 지역에서 배송 날짜가 몇 주씩 밀리면서 가장 구하기 어려운 모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4년 동안 3억1500만개의 아이폰이 교체되지 않았다며 이번 아이폰 교체 주기가 “훌륭하지는 않더라도 괜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목표 주가를 당초 270달러에서 3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아이브스는 또 현재 애플 주가에 인공지능(AI) 관련 내용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이 AI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면 주가가 75~100달러 더 오를 수 있다"며 “현재 가격으로는 AI 프리미엄이 애플에 하나도 반영되지 않아 2026년까지 보유하기 매력적인 빅테크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소비자들이 그동안 아이폰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목표주가를 280달러로 제시했다. 약 157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며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글렌뷰 트러스트 컴퍼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스톤은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견고하게 나타났다"며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현재 수요는 기분 좋은 놀라움이며, 긍정적인 소식은 언제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역대급 청산” vs “신고가 경신”…美 금리인하에도 엇갈리는 비트코인·금 시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의 시작을 알렸지만, 수혜가 예상되는 주요 자산들의 흐름은 엇갈리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 불황과 불확실성 고조 속에 주목받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가를 연달아 경신하고 있는 반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에 대한 매수(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면서 향후 시세 전망에 대한 신중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한국시간 11시 3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90% 하락한 11만2142달러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11만50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3시쯤 11만4000달러대에서 11만2000달러 수준으로 단숨에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주 연준의 금리인하 영향으로 지난 19일 11만8000달러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곧 하락 전환한 뒤 지금까지 낙폭을 키우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3.01% 하락한 416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전날 오전 4400달러대에서 4300달러대로 하락한 후 오후 3세쯤 4100달러대로 무너졌다. 이는 약 1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리플(-2.62%), 바이낸스(-4.86%), 솔라나(-6.94%), 도지코인(-3.84%), 카르다노(-4.84%) 등 시총 상위 알트코인들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가상자산 시장에서 15억달러(약 2조원) 이상의 레버리지 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더리움의 경우 5억달러(약 6970억원) 규모의 롱 포지션 청산 여파로 시세가 한때 4075달러까지 급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같은 청산 규모는 지난 3월 27일 이후 최대다. 가상자산 매수 포지션 청산은 뉴욕증시 내 코인 관련주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2020년부터 비트코인 매집을 시작한 스트래티지 주가는 2.56% 하락 마감했고 미국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주가는 각각 3.07%, 4.51% 급락했다. 이달 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제미니) 주가 역시 2.94% 떨어졌다. 같은 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에서 과도한 레버리지가 해소되는 과정으로서 이번 가상자산 시게 급락을 '건전한 조정'으로 평가하지만 신중론도 제기된다고 코인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10x리서치의 마커스 틸렌 창립자는 투자노트를 통해 “비트코인을 끌어올릴 만큼 자금 유입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RN의 토미디 미시르 리서치 총괄 역시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청산 이벤트를 소화하고 있다"며 “상장지수펀드(ETF)와 기관투자자들의 구조적인 지지는 유지되고 있지만 가상자산 가격이 단기적으로 취약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11만5000달러대로 회복하지 못할 경우, 더 큰 폭의 추가 하락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주목할 점은 인플레이션 헤지, 가치저장 등 측면에서 비트코인의 주요 비교 대상인 금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금 12월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87% 뛴 온스당 3775.1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9일, 202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금 ETF에 유입되면서 금 선물 가격은 3700달러선 재돌파에 성공하더니 이날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BMO 캐피탈 마켓의 헬렌 아모스, 조지 헤펠 등 분석가들은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했다"며 “금리인하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 대비 보상이 여전히 유리해 4분기에도 금값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추가로 2회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귀금속인 은값도 이날까지 3일 연속 오르면서 온스당 44.21달러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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