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KT, 태국에 LLM 플랫폼 수출…“국내 최초”

KT는 태국 자스민 그룹 IT 전문 기업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JTS)과 추진한 태국어 거대언어모델(LLM)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5일 밝혔다. 해외에 종합 AI 인프라를 구축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과 운영, 확장 환경을 마련한 것은 국내 기업 중 KT 그룹이 처음이다. KT는 지난해 3월 JTS와 태국어 LLM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1년여간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LLM 운영 관리 환경 'LLM 옵스(Ops)'와 AI 서비스 인프라 'GPU 팜(Farm)'을 구축하고 '태국어 전용 'LLM 모델'까지 개발하는 원스톱 프로젝트다. LLM 옵스는 다양한 LLM 모델의 학습·배포·운영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다. KT는 이를 고객사 맞춤형으로 구축해 JTS는 복잡한 생성형 AI 운영 환경을 보다 효율적,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KT는 클라우드 자회사 KT Cloud와 함께 GPU 자원 관리를 위한 GPU 팜도 태국 현지에 조성했다. 여기에 기반해 JTS는 태국 기업과 기관에 GPU 구독 서비스(GPUaaS)를 공급하고 본격적으로 태국 내 AI 생태계 확장을 촉진할 계획이다. KT는 자체 모델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 LLM 전문 기업 업스테이지와 태국어 전용 LLM을 공동 개발했다. 이 모델은 태국어, 영어, 한국어 등을 지원한다. 태국의 방대한 고유 데이터를 학습해 태국 정치, 역사, 문화 관련 질문에도 정확하게 응대할 수 있다. KT는 앞으로도 JTS의 전문 기술 파트너로서 △AI 플랫폼 고도화 △GPU 인프라 확장 및 유지 보수 △AI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등 다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진형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 AI사업전략담당 상무는 “태국어 특화 LLM 플랫폼 개발과 상용화는 KT의 AI 기술력과 글로벌 사업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성과"라며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와의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AI, 클라우드의 서비스형 상품 라인업도 다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네이버 이어 LG 간 과방위, AI 지원사격 약속…“국가 경쟁력 제고 기여”

인공지능(AI) 진흥책 마련을 위한 여야의 현장 청취가 이어지고 있다. 정책·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글로벌 기술 경쟁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취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국내 AI 기술력 강화 방안과 입법·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 2월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를 찾아 현장 행보를 펼친 바 있다. 당시 여야 합의 성명서를 통해 △AI 대규모 투자 및 인프라 조성 △산업계와 소통 강화 △법·제도 정비 및 국제협력 확대 △예산 지원 확대 등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는 올 초 중국 생성형 AI 딥시크 파동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패권 경쟁이 본격화함에 따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치권은 AI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공약을 내놓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민간과 국회가 △AI 규제 정비 △인재 양성 △생태계 방향성을 도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AI는 이제 단순 기업 간 경쟁이라고 하긴 어려운 것 같다. 국가 대항전으로 확전됐다"며 “한 기업이 기술 발전을 통해 국가대항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건 꽤 어려운 도전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국가보다 기술 발전 속도가 2~3년 정도 늦었다는 여론이 있지만, 너무 멀다고는 판단하지 않고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LG는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의 자세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도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로 글로벌에서도 인정받는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며 “산업 현장의 생산성·효율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과방위원들은 정책적인 지원사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은 “LG는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제조·정보통신업에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AI 강국 도약에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 3대 강국이 막연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방위는 국내 기업들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 AI 강국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최형두 간사(국민의힘)도 설명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기술 개발 수준이 높고, 기업들이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국가·정부의 역할이 그동안 다소 부족했다고 느꼈다"며 “국회에서도 규제 문제를 좀 더 들여다보고, AI기본법 후속책 논의 과정에서 기업 애로사항 등을 더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와 LG AI연구원은 이날 과방위원들에게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과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M) 익시젠을 소개, 관련 기술을 시연했다. 엑사원 3.5는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가 작성한 '2025 AI 인덱스' 보고서에서 국내 유일 주목할만한 AI 모델로 선정된 바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통신업계 AI 인프라 강화 온힘…너도나도 엔비디아 ‘블랙웰’ 도입 검토

국내 통신업계가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차세대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13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KT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전문 계열사인 KT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을 자사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기업고객이 AI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GPU를 클라우드를 통해 빌려 쓰는 서비스로, GPU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은 지난해 개발된 최신 AI 슈퍼칩으로, 사양에 따라 B100과 B200 모델로 구분된다. 이를 중앙처리장치(CPU)와 결합하면 GB100과 GB200이 되며, 각각 블랙웰 GPU 1개와 GPU 2개가 탑재된다. 거대언어모델(LLM) 추론 처리량의 경우 H200 대비 최대 2배, H100 대비 약 4~5배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클라우드는 그동안 자사 GPUaaS 서비스에 H100을 주로 사용해 왔다. 오는 3분기쯤 신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H200을 적용한 후, 블랙웰을 도입해 AI전환(AX) 사업 체계 및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KT는 AI 데이터사업 확장을 위해 연내 서울 가산디지털단지·경북 지역에 대용량 GPU 수용이 가능한 AI 데이터센터(DC)를 추가 개소한다. 내년 6월엔 경기 부천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용산과 목동1/목동2·여의도·강남·남구로, 경기 분당·백석, 대전, 대구, 김해, 송정, 청주, 천안 등 16곳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추가 건립이 완료되면 16~17곳으로 늘어난다. 앞서 SK텔레콤도 올 2~3분기 중 데이터센터용 GPU로 블랙웰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달 말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H200보다 블랙웰의 효율이 더 높은 것 같아 수요에 대응해 도입할 예정"이라며 “지금 주문하면 4개월 내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최신 GPU 칩 도입에 나선 건 인프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 발전과 활용을 뒷받침하는 만큼 기반을 탄탄히 구축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GPUaaS 사업의 경우 수익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인 만큼 시장 입지 확보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통신사의 AI 인프라 사업이 향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통신사가 운영하는 AI 인프라 사업 매출은 올해 약 18%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게임 성공방정식’…엔씨·카카오게임즈가 주목한 태국 시장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가 급성장 중인 태국 게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른 태국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핫플레이스'로 부상 중이다.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게임업계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잇달아 태국 현지에서 글로벌 출시 쇼케이스를 열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엔씨와 카겜은 각각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태국을 주요 무대로 삼았다. 오딘은 오는 29일 글로벌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되며, 리니지2M은 오는 5월 20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첫 글로벌 행보를 태국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겜은 쇼케이스 현장에서 사전 등록과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공개하고, 현장 참석자에게 오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현지 이용자와의 접점을 적극 강화했다. 엔씨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비중을 높여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혈맹 시스템 강화를 위한 '혈맹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형 이벤트를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단순한 출시를 넘어 이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한 현지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진일보한 접근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은 태국 게임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태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8년 7억3460만달러(약 1조749억원)에서 2027년 14억4637만 달러(약 2조1160억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5세대 이동통신(5G)의 빠른 보급, 젊은 인구층의 높은 게임 이용률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특히 태국 게이머의 높은 소비 성향은 국내 게임사에게 매력적인 기회로 작용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태국 이용자의 한국 게임 월 평균 지출 금액은 PC 40.7달러, 모바일 37.7달러로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MMORPG와 역할수행게임(RPG)에 대한 선호도도 뚜렷해, 엔씨와 카겜의 주력 장르와의 궁합도 높다. 업계에선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주요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는 흐름이다. 특히 그라비티, 컴투스 등이 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만큼, 엔씨와 카겜도 후속 주자로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라비티의 북미 지사 그라비티 인터랙티브(GVI)가 지난 2월 태국에 선보인 MMORPG '라그나로크M: 클래식'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 매출 2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컴투스 역시 지난 1월 대표 지식재산권(IP) '서머너즈 워'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RPG '서머너즈 워: 러쉬'를 태국에 선출시해, 애플 앱스토어 전체 게임 인기 4위, 전략 게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전체 8위, RPG 부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엔씨와 카겜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태국 시장은 반등의 발판이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자체가 전 세계에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업계는 특히 태국에 주목하고 있다"며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스마트폰 보급 확산 덕에 모바일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씨와 카겜이) 태국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한 것도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기 때문일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미국이나 중화권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태국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美 통상 압박에 망 사용료 논쟁 재점화…“소비자 편익 중심 산정 기준 마련해야”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의 국내 인터넷 이용량(트래픽)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망(네트워크) 사용료 산정 기준을 소비자 편익 척도를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요 사업자 일평균 국내 트래픽 비중에 따르면, 구글·넷플릭스·메타 등 빅테크 3사의 국내 트래픽 비중은 2020년 33.9%에서 2023년 42.6%로 3년새 25%가량 급증했다. 그러나 망 사용료 및 법인세는 납부하지 않고 있어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이는 공공재를 무분별하게 사용할수록 자원이 고갈되면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앞서 미국 무역사업부(USTR)는 자국 기업이 국내 망 사용료를 부과할 경우 국내 ISP의 과점을 심화한다는 이유로 반(反)경쟁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법·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공정한 시장 경쟁 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업의 매출·비용 대신 글로벌 콘텐츠 제공 사업자(CP)와 국내 통신사(ISP)가 소비자에게 각각 제공하는 상호 기여도를 토대로 적정한 망 사용료를 산정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이용자의 대부분은 국내 통신사의 인터넷 가입자이기도 한데, 상호 기여를 통해 각자 보유한 자원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유튜브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편익이 ISP의 가입자 유치·모집에 기여하고, ISP의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유튜브 이용자도 늘어나는 방식이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가 CP와 ISP 간 이용자 편익 창출 효과를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통신사는 유튜브에 이용자 1인당 월 8073원(이동통신)·8393원(초고속인터넷)의 편익을, 유튜브는 통신사에 대해 이용자 1인당 월 2412.6원(이동통신)·2291원(초고속인터넷)의 편익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보다 글로벌 빅테크가 망 투자 편익을 더 누리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각 기업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수록 이같은 현상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고 기능을 추가할수록 더 많은 인터넷 사용량(트래픽)을 필요로 하는 구조인 탓이다. 국내 망에서 전송되는 트래픽이 급증하면, 통신사는 국제 회선료·전용선 증설 등 비용을 추가 지출해야 한다. 글로벌 CP가 자체 캐시 서버를 구축한다 해도 네트워크 증설 및 유지·보수비용이 늘면서 통신사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2023년 글로벌 기기당 월평균 데이터 트래픽은 약 12기가바이트(GB) 증가했다. 이 중 약 70%는 구글, 메타, 틱톡, 넷플릭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디즈니플러스 등 8개 빅테크가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2030년 사이 트래픽은 약 35GB 증가할 전망이다. 변 교수는 “글로벌 CP의 무임승차 문제는 CP에 트래픽을 관리할 책임을 부여하지 않아 가격신호를 왜곡, 인터넷의 공공재화를 야기할 수 있다"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역대 데이터 중 가장 트래픽이 높고, AI 보급률이 늘면 트래픽이 급증할텐데 이를 감당하기엔 ISP의 재정 상태는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법·제도 정비를 통해 망 사용료를 둘러싼 기업 간 갈등이 소송이나 시장지배력에 의해 종결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들은 매출액을 왜곡해 수백억원대 법인세를 탈피하고 1000억원 이상의 망사용료를 회피하며 마치 국가 보조금을 받고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국내 플랫폼 입장에서도 불공정한 상황이고, 스타트업의 성장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조정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끝없는 ‘피싱 경보’…정부·IT업계, AI로 반격 나섰다

'임영웅 콘서트 티켓 예매', '주식 리딩방 초대'처럼 개인 관심사를 정조준한 스미싱부터,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흉내낸 딥보이스 보이스피싱까지. 갈수록 지능화되는 피싱 범죄에 정부와 정보기술(IT) 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로 맞서고 있다. 특히 AI 기반 탐지·차단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서, 사전에 범죄를 식별해 피해를 막는 선제 대응 체계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탐지된 스미싱 건수는 219만6469건으로, 2023년(50만3300건)보다 4.4배 증가했다. 단순한 사기 문자를 넘어 티켓 예매, 투자 정보 등 개인의 관심사를 자극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도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이 접수한 피해 금액은 지난해 9월 249억원에서 12월 610억원으로 급증했다. 3개월 만에 약 2.5배 늘어난 수치다. 1인당 평균 피해금액은 4100만원에 달했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에 악성 링크를 넣거나 앱 설치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며, 보이스피싱은 전화를 이용해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금전 피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모두 포괄적 사이버 범죄인 '피싱'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된다. 피싱 수법은 AI 기술을 악용하며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딥보이스(Deep Voice)', 영상과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 등을 활용한 접근 방식도 포착됐다. 피해자가 실제 지인으로 오인하고 금융정보를 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해 주요 IT 기업들은 AI 기반 보안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사이버보안 기술 '스캠뱅가드'를 기반으로, 이상거래 탐지 통합 서비스를 개발해 IBK기업은행 및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다양한 전자금융사기를 통합적으로 탐지·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KT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판단하는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의심 통화가 감지되면 즉시 고객에게 주의 메시지를 보내 피해를 막는다. LG유플러스는 AI 기반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통해 단말기 자체에서 보이스피싱을 감지하는 기술을 운영 중이다. 서버를 거치지 않아 반응 속도가 빠르고 보안성도 높다. 한컴위드는 숭실대학교와 협력해 딥보이스 탐지 및 음성 인증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의 효과는 실제 사례로도 입증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SK텔레콤의 이상탐지 솔루션을 정식 도입하기 전, 약 2주간의 사전 테스트에서 총 26건의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해 약 5억9000만원 상당의 금전 피해를 예방했다. 특히 실제 금융 거래가 일어나기 직전, AI가 이상 징후를 포착해 차단한 사례도 있었다. KT는 지난 1월 상용화한 탐지 서비스의 두 달간 운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분석 가능한 보이스피싱 통화 1528건 중 90.3%의 정확도로 위협을 감지했다. 이 중 392건은 경찰청 보이스피싱 블랙리스트에 등록됐거나 검찰·경찰 사칭 사례로 확인됐다. KT는 정부 발표 기준 건당 피해액을 적용해 약 160억원 규모의 피해 예방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는 지난 9일부터 스미싱 등 악성 문자를 발송 단계에서부터 탐지·차단하는 'X-ray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기존에는 악성 문자가 유포된 후 수신자의 신고를 받아 조치하는 구조였다면, X-ray는 문자 발송 요청 시점에서 악성 여부를 판별해 전송 자체를 차단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점검하고, 향후 AI 기반으로 고도화할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며 “국민들이 스미싱에 대한 불안 없이 디지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민간이 AI 기술을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고도화된 피싱 범죄에 맞서는 'AI 보안 방패'가 하나둘씩 구축되고 있다. 업계는 향후 AI 기반 대응 시스템이 확산되면 피싱 범죄의 확산 속도 역시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지니TV 콘텐츠 외부 유통 확대…OTT 통합 구도 속 ‘독자 노선’ 강화

KT가 자사 인터넷(IP)TV 플랫폼 '지니TV'에서만 제공하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으로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콘텐츠 유통 전략 전반을 재정비했다. 국내 OTT 시장이 티빙과 웨이브 중심의 통합 흐름에 접어든 가운데, KT는 차별화된 '콘텐츠 독립 노선'에 방점을 찍으며 자체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그동안 지니TV에서만 제공해온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OTT 플랫폼에도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폐쇄적인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IP)의 확장성과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전혜진·조민수 주연의 '라이딩 인생'을 지니TV와 티빙에서 동시에 무료 VOD로 공개한 데 이어, 이날 김민호·김동준 주연의 '신병3'도 동일한 방식으로 선보였다. 오는 5월에는 강하늘·고민시 주연의 '당신의 맛'을 넷플릭스에서도 동시 공개해, 플랫폼 다변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KT는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콘텐츠 브랜드 슬로건 '어디서나 만날지니'를 선포, 지니TV 오리지널의 정체성과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사로서 위상을 높여 종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상무)은 “KT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 많은 시청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유통 전략을 개편했다"며 “국내외 다양한 OTT와 협력해 시장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차별화 콘텐츠로 KT의 콘텐츠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KT의 이번 유통 전략 변화가 티빙·웨이브 통합 구도와 거리를 두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현재 CJ ENM과 SK스퀘어는 각각 보유한 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를 통합해 국내 최대 규모의 OTT 서비스를 출범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OTT 강자인 넷플릭스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하지만 합병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티빙의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 합병안에 대한 공식적인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KT는 “유료방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주체도 KT스튜디오지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실적 악화를 겪으며 콘텐츠 유통 전략 조정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4511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74% 급감했다. 외부 OTT 유통 확대는 실적 회복과 브랜드 노출 극대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선 KT가 자사 플랫폼만으로는 콘텐츠 수익 모델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외부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유통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OTT 통합 구도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의 전략 변화는 OTT 통합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T가 끝내 합병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티빙·웨이브 통합 일정은 추가 지연이 불가피하다. 콘텐츠 투자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CJ ENM과 SK스퀘어의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재 국내 OTT 플랫폼은 글로벌 공룡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409만명으로 전월 대비 64만명 증가했다. 이는 2023년 초 '더 글로리' 이후 최고치로, 최근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의 MAU는 각각 705만명, 426만명에 머물며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통합 OTT를 통한 콘텐츠 투자 여력 확보와 시너지 창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가 글로벌 공룡들과 경쟁하려면 단순한 사용자 수를 넘어선 콘텐츠 품질과 볼륨이 필요하다"며 “합병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OTT 전체가 경쟁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통신 3사 1분기 실적 청신호…합산 영업익 1.5兆 예상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의 1분기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비용효율 전략 효과가 나타난 가운데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의 합산 영업익 전망치는 1조5444억원으로 예측된다. 전년 동기(1조2169억원)보다 27%가량 증가한 수치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SKT 5260억원 △KT 7752억원 △LGU+ 2432억원으로, 각각 5.5%, 53.1%, 10.1% 상승했다. 공통적으로 설비투자(CAPEX) 및 인건비, 마케팅비 등을 절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통신 3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합산 CAPEX는 6조6107억원으로 약 13.7%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직원 수는 8.7% 감소했다. 5세대 이동통신(5G)의 전국망 구축이 대부분 완료돼 합산 가입자 비율이 70%를 돌파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 및 조직체계를 재편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에 대한 과징금이 예상보다 적게 부과되면서 신사업 투자 축소 우려 또한 상쇄됐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려했던 조단위 과징금이 아니고, 작년 4분기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 가능해 리스크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관세 이슈 및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지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반면, 통신 분야는 과징금 이슈 해소 및 무난한 1분기 실적 전망으로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3사 중 영업이익 성장폭이 가장 큰 곳은 KT다. 지난해 하반기 단행한 대규모 인력 조정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KT는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을 통해 본사 인원의 23% 가량인 4500명을 감축했다. 자회사 정리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 강북지역본부 일대에 들어서는 아파트 분양 이익 반영 등으로 2분기 실적도 역대급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T와 LGU+의 경우 AI 등 신사업 영역에서 수익화가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에이전트(비서)와 인프라 사업을 앞세워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공략, 수익이 잡히고 있다. SKT의 AI 비서 '에이닷'은 3월 기준 가입자 90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DC)를 기반으로 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GPUaaS)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연내 멀티모달·추론 AI 모델 개발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LGU+ 또한 AI 비서 익시오의 성장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토대로 B2B·B2C 입지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전년 동기 대비 이동전화와 B2B 분야 매출액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비용과 감가상각비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이 회사의 영업익이 3년 만에 두 자리수 증가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의 경우 아직 AI 사업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2분기 중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 중인 한국형 AI·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가 출시된 이후 하반기부터 수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식 연구원은 “번호이동 건수가 50만명대로 지난해보단 소폭 증가했지만,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전 100만명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여전히 시장 과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 마케팅비는 3사 모두 전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인원 감축 영향으로 인건비 감소 또는 정체가 예상되면서 1분기 통신 3사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국내 게임판 새 판짜기…‘2강·1중·2약’ 체제 굳혀졌다

국내 게임업계의 선두권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넷마블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게임업계는 '2강(넥슨·크래프톤)·1중(넷마블)·2약(엔씨·카카오게임즈)' 체제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6일 게임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1296억원, 영업이익 32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21%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도 매출 7816억원, 영업이익 374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 20% 늘어난다. 넷마블은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6140억원, 영업이익은 743% 증가한 311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엔씨는 매출 3708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으로 각각 7%, 51% 감소할 전망이다. 카겜은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매출은 34% 줄어든 162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넥슨은 매출 기준, 크래프톤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국내 게임업계 1위를 지켰고, 넷마블이 그 뒤를 이었다. 엔씨와 카겜은 실적 악화 속에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이번 실적 구도는 작년 흐름과도 유사하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9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크래프톤은 연간 영업이익 1조1825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넷마블은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2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엔씨는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고, 카겜은 전년 대비 91% 급감한 65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게임사 간 실적 희비는 지식재산권(IP) 성패에 따라 갈렸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메이플스토리' 등의 안정적인 인기에 힘입었고,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특히 배그는 3월 8주년 기념 업데이트 이후 스팀에서 일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30만명을 돌파하며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20일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가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출시 일주일 넘게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초기 흥행에도 성공했다.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대형 신작의 부재와 기존 게임들의 노후화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2강·1중·2약' 구도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기존 흥행작의 꾸준한 수익과 더불어 신작 성과까지 더해지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지난달 스팀에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이는 크래프톤 게임 중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이다. 넥슨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신작 흥행이 순항 중이다. 특히 출시 지연으로 우려가 컸던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직후 입소문을 타며 구글플레이 매출 4위, 앱스토어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초반 분위기가 긍정적이다. 넷마블은 수익구조 개선이 실적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앱 마켓 수수료 30% 대신 자체 PC 런처에서 결제 시 약 7.5%의 수수료만 발생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향상됐다. 이에 따라 최근 3개 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 총 9종의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엔씨와 카겜은 신작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 엔씨는 올해 루트슈터 장르 'LLL'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출시할 게임은 장기간 공들여 개발해온 만큼 완성도에 대한 우려는 적지만, 기존에 없던 장르에 도전한 만큼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높아진 이용자 눈높이와 신작 시도가 줄어든 게임업계 흐름을 감안하면 흥행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핵심 기대작 '프로젝트Q' 출시를 기존 3분기에서 4분기로 연기했다. '프로젝트C', '프로젝트S'도 각각 출시 시점이 늦춰졌다. 대형 신작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유영상 “연내 멀티모달·추론 AI 모델 개발…자체 LLM 개발도 마무리”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연내 멀티모달 AI 모델과 추론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수요자·공급자 관점을 융합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대표는 4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AI 피라미드 전략 2.0과 올해 사업전략을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SKT는 올해 안에 멀티모달·추론형 AI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 4.0 개발도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실제 SKT는 지난달 미국 AI 최적화 전문 스타트업 '투게더AI'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는데, 이 회사는 AI 오픈소스를 활용한 추론·파인튜닝(사전 학습된 AI 모델을 특정 목적에 맞춰 추가 학습시키는 과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에이닷엑스(A.X) 4.0의 경우, 글로벌 주요 LLM에 못지않은 성능을 가지면서도 효율이 높은 한국어 특화 LLM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유 대표는 이와 함께 SKT가 AI 수익화를 본격 추진하기 위해 세운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수요자 관점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통신사업의 효율화는 지속하되, 이를 통해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공급자가 되는 게 골자다. 궁극적으로 두 관점을 연계해 AI 수익화 및 확산 구심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글로벌 통신사들은 대부분 네트워크에 AI를 도입해 운용 비용을 절감하고 마케팅에 활용하는 '수요자로서의 AI'에 관심이 많다"며 “현재는 임시적으로 수요자·공급자 관점으로 나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둘을 융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AI 사업으로 '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GPUaaS) 분야를 꼽았다. 이는 기업고객이 AI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GPU를 클라우드를 통해 빌려 쓰는 서비스다. 람다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설립된 서울 가산 DC를 시작으로 빠른 수익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빠른 데이터 인프라를 확보해야 하는 수요자를 위한 모듈러 DC △보안을 목적으로 싱글 수요자에 최적화된 DC △하이퍼스케일(초대규모) DC 등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유 대표는 말했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은 SK C&C와의 원바디 체계를 통해 AI전환(AIX)을 집중 공략한다. 이를 위해 △일상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닷 비즈 △법무·세무 등 전문 영역에서 특화 기능을 제공하는 에이닷 비즈 프로를 연내 SK 멤버사에 도입할 계획이다. 자사 AI 에이전트(비서) 에이닷의 경우,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와 국내외 파트너십 강화, 다이버전스(확산·에이닷을 타사 인기 앱에 적극 탑재하는 전략) 확장을 통해 입지를 굳히겠다는 뜻도 밝혔다. 유 대표는 지난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현장에서 에이닷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목표를 1200만명으로 제시한 바 있다. 미국 출시를 준비 중인 글로벌 AI 비서 '에스터'(A*)의 베타 서비스 소식도 전했다. SKT는 각국 텔코(통신사) 및 로컬 서비스 제공자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는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도 실사구시 측면에서 그룹 경영철학인 SKMS(SK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에 집중해야 한다"며 “앞으로 더 치열하고 단단하며 유연한 SKT만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성과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