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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구조조정 지연에 정부 “속도 내라” 압박

위기에 빠진 석유화학산업의 회생을 위한 개별 기업 차원의 자구안 마련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정부가 구조조정 속도전을 강조하며 사전정지 작업에 나서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석화업계는 구조조정 작업이 오래 걸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일단 알짜 계열사의 매각을 검토하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자칫 석화산업 구조개편이 긴 호흡으로 진행될 경우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석화업계의 자구책 마련과 신속한 이행을 정부가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와 주요 석화기업 10곳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만나 기업결합 심사 관련 방안을 논의했다. 석화 사업 재편 과정의 일환으로 합작법인 설립 같은 기업결합 방식이 거론되면서 양측이 신속한 기업결합 심사 방법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와 석화기업들이 구조조정 방안을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지만, 통폐합 내용이 결정되면 빠른 속도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석화기업들에 미리 안내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석화기업 간 통폐합 작업을 진행하려면 담합과 독과점 가능성을 검토하는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기업결합 심사는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기업결합 심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으면 자칫 석화 구조조정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질 수 있어 규제당국이 사전정지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와 석화업계 간담회를 계기로 해당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라는 채찍과 자구책이라는 '뼈를 깎는 고통'에 대한 당근을 동시에 받게 됐다. 석화기업들은 지난달 20일 맺은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을 통해 △나프타분해시설(NCC) 최대 370만톤(t) 감축 △고부가가치(스페셜티)·친환경 제품 중심 전환 같은 구조조정 내용을 약속했다. 정부는 이 같은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석화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선(先) 자구 후(後) 지원 원칙을 내세웠다. 석화 기업들은 NCC 생산량 감축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비롯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달 19일 울산 석유화학산업단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참석 석화기업들을 향해 “기업 간 진행중인 협의에 속도를 내 사업재편 계획을 빠르게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며 “정부도 맞춤형 패키지 지원방안을 마련해 기업 사업재편계획 이행을 위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통폐합 구조조정 시나리오는 NCC 중심의 화학기업 생산시설을 정유기업으로 넘기는 방향이다. 정유기업이 나프타 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NCC를 통해 소재를 뽑아내는 수직계열화로 효율적인 산업 재편을 하겠다는 것이다. 여수산단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를 각각 통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대산에서는 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간 합병이 거론된다. 다만, 아직 누가 먼저 구조조정 첫 발을 뗄 지 기업들 간 눈치작전이 계속되면서 생산량 감축·구조조정 이외의 카드도 꺼내려는 분위기다. DL케미칼의 석유화학 자회사 카리플렉스 매각설이 대표적인 경우다. 카리플렉스는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만드는 기업으로, 수술용 장갑에 필요한 이소프렌 고무와 이소프렌 라텍스를 주력으로 한다. 지난해 매출 2400억원과 순이익 255억원을 창출했다. 그러나, DL케미칼은 22일 “카리플렉스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한국 석화사업 재편이 시급한 만큼 기업들이 갈팡질팡하지 않도록 자구책을 먼저 마련하라고 요구할 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석화기업 입장에서는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나섰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고,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버틸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면 스페셜티 중심으로 석화 산업을 재편한다는 전략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석유화학 산업은 성장하는데 한계에 다다른 데다 중국과 중동 기업의 부상으로 더 어려움에 처하고 있어 산업 구조조정 이슈가 떠오르는 것"이라며, “공정위 같은 규제기관 입장에서도 석화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기업결합 심사에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가능한 빠른 속도로 진행하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G화학, ‘365일 가동’ 로봇 자동화 실험실 구축

LG화학이 국내 화학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로봇 자동화 실험실을 갖춰 연구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여건을 마련했다. LG화학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분석연구소에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로봇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했다고 22일 밝혔다. 분석연구소는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정밀 분석해 LG화학의 차세대 배터리 소재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번 로봇 자동화 실험실 도입으로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고온, 고농도 산 처리 등 위험하고 반복적인 분석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안전과 분석효율이 동시에 향상됐다. 담당자가 분석 시료를 보관함에 넣으면 로봇이 출고부터 시료 전 처리, 분석, 시료 폐기까지 한 번에 수행한다. 분석 데이터가 시스템에 자동으로 입력돼 고객 요청에 매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4시간 365일 실험이 가능한 연구 환경이 조성된다. 기존에는 연구원들이 근무 시간에 맞춰 실험 준비와 진행에 직접 투입됐지만, 연구원들이 잠시 자리를 비워도 실험 진행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연구원들은 신규 분석법 개발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여건을 확보했다. LG화학은 이번 도입을 시작으로 서울 마곡지구에 위치한 연구개발(R&D) 캠퍼스에도 분석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분석 데이터 해석까지 연계한 인공지능 전환(AX) 융합 자동화 실험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화학 소재 연구개발(R&D) 과정에도 AI를 도입해 효율성과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가겠다는 것이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자체 AI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산업 현장 AX를 진행 중인 가운데 LG화학도 로봇 자동화 실험실을 토대로 AX에 속도를 낸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신약 개발에 이어 화학 소재 연구개발(R&D) 분야로 AI를 이용한 연구 범위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구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분석 자동화는 단순 업무 효율화를 넘어 연구원들이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연구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이를 통해 차세대 소재 경쟁력을 선도하고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국내 태양광 모듈 시장 中에 잠식···지원 확대 시급”

국내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태양광 모듈 보급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태양광 보급시장에서 국산 모듈 비중은 2019년 78.4%에서 지난해 41.6%로 급감했다. 중국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21.6%에서 58.4%까지 증가했다. 국내 태양광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약 90%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고효율 태양전지, 모듈, 인버터 등에서 일정 수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산화율이 하락하고 있어 기술력과 시장을 동시에 지켜낼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 의원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국내 산업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해외 의존도가 심화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 정책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산 태양광 모듈 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과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하는 등 기후테크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이노베이션, AI에너지 솔루션사업 ‘질주’

SK이노베이션이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에 맞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전력 솔루션 사업과 서버용 액침냉각 기술, 자체 발전 역량을 내세워 AI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는 SK그룹이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미래 전략과 맞닿아 있다. 1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7일 냉난방공조(HVAC) 기술과 제조 능력을 보유한 LG전자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AI 데이터센터 에너지-냉각 통합 설루션 공동 개발과 사업화를 해나가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의 다양한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와 LG전자의 칠러 기반 HVAC 기술이 AI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BDC와 MOU를 맺고 말레이시아 소재 BDC AI 데이터센터에 에너지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 솔루션에 적용할 사업 역량은 △AI 기반 데이터센터 에너지 관리 시스템(DCMS) △ 에너지 저장장치(ESS)·연료전지 등 보조전원 설계 △전력 피크 저감 설루션 △액침냉각 기술 등이 꼽힌다. DCMS는 규모가 큰 데이터센터 곳곳의 전력 흐름과 작동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때 예비 발전기와 보조전원이 가동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ESS와 연료전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에너지를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도록 전력을 저장해둔다. 액침냉각 기술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엔무브가 윤활유 제조에 쓰이는 윤활기유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개발한 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용 비전도성 액체 '냉각 플루이드'를 기반으로 한다.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플루이드는 서버와 같은 전자장비와 직접 접촉하더라도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 비전도성 물질로, 높은 냉각 효율을 제공해 칩과 서버의 성능을 최적화한다. 액화천연가스(LNG) 같은 자원을 이용한 SK이노베이션 E&S 중심의 자체 발전 역량도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필요하다. LNG 발전의 경우 가스 생산부터 운반,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단계까지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있다. 수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미래 에너지원을 이용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능력은 AI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생산할 필요성 때문에 대두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비는 2030년 945테라와트시(TWh)에 달해 2022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SK이노베이션의 역량은 SK그룹이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4차 퀀텀 점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SK AI 써밋'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AI시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라며 “SK그룹은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기업"이라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한 AI용 반도체 기술을 보유했고,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축한 AI 인프라는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그룹의 AI 전환에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 역량이 필수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SK그룹의 정보통신 기술(ICT), 반도체, 에너지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점이 그룹의 핵심 역량을 AI 사업에 적용하는 전략을 잘 보여준다. 울산 AI 데이터센터가 장기적으로는 청정 연료로 생성한 전력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만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그룹 에너지 계열사들의 역량이 필요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3분기도 힘들다…석화업계 “특별법 신속 제정” 한목소리

가격 경쟁력 저하 등 복합위기에 몰리면서 구조개편을 서두르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가뭄에 우물 찾기' 심정으로 지원 특별법안의 조속 제정을 애타게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제시한 기업 자율의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낼 기미가 안보이면서 석화 산업의 전반적인 위기감이 심화되자 이같은 '특별법 갈증'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기업 선(先)자구, 정부 후(後)지원'의 구조개편 원칙에 석화기업들이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이고 있는 점도 특별법 요구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영업실적 컨센서스를 보면, 롯데케미칼은 3분기 매출이 조60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1327억원으로 적자 추이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매출이 22.2% 늘어난 3조3901억원을 나타내겠지만 영업손실이 1327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LG화학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5064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석유화학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영업적자를 이어갈 것을 점쳐진다. 올 1~2분기도 석화부문은 영업손실 1469억원을 냈고, 첨단소재와 생명과학 부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이 같은 부진 속에서 지난달 국회에 발의된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업계 시선이 쏠려 있다. 석화 지원 특별법은 석화 기업들에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지원금을 제공하는 내용과 전기요금 감면·규제 완화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석화 기업들이 생산하는 소재가 자동차와 반도체 등 다양한 전방 산업에 쓰이기 때문에 이들의 경쟁력 회복을 돕자는 취지다. 중국과 중동발(發) 석화제품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안보여 특별법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석화기업들은 2022부터 중국 석화기업들이 에틸렌 등 석화 기초제품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연간 2000억달러 수준인 최대 수출 시장을 잃은 셈이 됐다. 석유 자원을 많이 보유한 중동 국가들까지 석화 산업에 뛰어들면서 한국 석화사들이 기초 소재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2023년 들어 영업 적자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고질적인 문제로 굳어졌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 20일 석화산업 구조개편과 정부지원 방향을 선 자구 후 지원으로 내세우며 개편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개편안의 핵심은 기업들이 △과잉설비 감축·고부가 스페셜티 중심 전환 △재무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 등 3대 원칙에 따라 자발적으로 구조개편 노력을 하면, 정부가 주요 석화 산업단지 구조개편과 종합 지원 패키지 제공 등으로 돕겠다는 것이다. 에틸렌 등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시설(NCC) 생산량을 업계 전체의 25%인 370만톤(t)만큼 줄여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각 기업이 감축량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업들은 스스로 생산 설비를 감축하거나 다른 경쟁 기업에 넘겨줬다가 미래에 시황이 회복됐을 때 대응하기 어려워질까 우려하고 있다. 전남 여수와 충남 대산, 울산 등 3대 석화단지별로 기업들 간 설비 통합을 비롯한 개편안을 마련하려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수에서 여천 NCC를 둘러싸고 합작 투자를 한 한화와 DL이 의견 대립을 벌였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GS칼텍스-LG화학과 롯데케미칼-HD현대오일뱅크 간 수직계열화 같은 갖가지 '빅딜'설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석화특별법으로 기업들의 '첫 단추 꿰기'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직접 생산 설비를 정리한 뒤 기업이 추가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도록 세제 특례와 관련절차 축소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했던 일본의 석화 구조조정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일PwC회계법인은 최근 '일본 석유화학 구조조정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공급과잉 해소 목적의 자산 처분·합병에는 법인세·취득세 전액 감면 같은 파격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규제완화·세제지원·노조·지자체 조정 기능을 컨트롤타워로 묶어주되, '어디를 자를지는 기업이 정하게' 하는 일본식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한화그룹 ‘ATM 전락’ 한화토탈에너지스·여천NCC, 배당 성향 낮출까

한화그룹의 핵심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토탈에너지스와 여천NCC가 그룹의 신사업 투자를 위한 '현금 인출기(ATM)'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여천NCC는 2022년부터 본격화된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과거 이익을 넘어서는 과도한 배당 정책을 유지하다 지난 8월 채무 불이행(디폴트) 직전의 위기까지 내몰렸다. 그룹의 야심 찬 사업 재편 이면에 가려졌던 합작사들의 재무적 희생이 수면 위로 드러나 향후 두 회사의 배당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관련 기업들은 중국발 대규모 공급 과잉으로 시작된 구조적 불황에 시달리고있다. 급한 불을 끄기는 했지만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분을 50%씩 보유한 여천NCC는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3100억원 상당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위기의 뿌리는 수년간 이어진 비정상적인 고배당 정책에 있다. 여천NCC는 1999년 설립 이후 2020년까지 총 4조43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두 모회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특히 저유가와 중국 수요 증가로 호황의 정점을 찍었던 2017년 영업이익 1조124억원을 낸 이후 배당 정책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2018년에는 4568억원으로 집계된 당기 순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7400억 원을 배당해 162%라는 경이로운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이러한 '묻지마 배당'의 대가는 참혹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17년 4182억원이었으나 2018년 말 회사의 132억원으로 곤두박질쳤고, 차입금은 2017년 3661억원에서 2020년 1조1103억원으로 3배 가량 급증했다. 불황에 대비한 '전시 자금'을 쌓기는커녕 빚을 내 배당 잔치를 벌인 셈이다. 결국 2022년부터 3년 간 누적 82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자 회사의 재무 구조는 급격히 무너졌다. 부채비율은 2022년 6월 217.88%에서 올해 6월 338.04%까지 치솟았고, 2023년 말 현금성 자산은 1억 원도 채 남지 않았다. 때문에 한화그룹의 합작 계열사 여천NCC의 위기는 단순한 업황 부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예고된 재앙'에 가까웠다는 지적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역시 그룹의 핵심 '캐시 카우'였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1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2021년에는 당기 순이익 6480억 원 중 99.7%에 달하는 6460억원을 한화임팩트와 토탈에너지스에 배당했다. 이 배당금은 '오너 3형제 →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한화토탈'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통해 그룹의 신사업 투자와 지배력 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무리한 현금 확보 전략의 배경에는 한화그룹의 거대한 사업 전환이 있다. 한화그룹은 2022년 이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에 2조원을 투입하고, 북미 태양광 설비에 수조 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한화솔루션의 순차입금은 2022년 말 5조원 미만에서 올해 2분기 10조원을 상회했고 그룹 전체는 올해에만 역대 최대인 3조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석화 합작사들로부터의 배당금은 부채 증가 없이 신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절실한 자금이었던 셈이다. 여천NCC의 위기 상황에서 DL케미칼은 결국 추가 자금 지원을 하긴 했지만 자구책부터 마련하라는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고, 양사는 1006억 원의 국세청 추징금 책임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한화토탈의 파트너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로, 이곳 역시 50대 50으로 지분을 소유한 지배 구조로 이뤄져있고, 고배당 성향을 고수해왔다. 한화임팩트와 토탈에너지스는 특히 실적이 부진했던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2625억원, 441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배당금을 수취했고, 배당 성향은 99.7%에 달했다. 양대 주주사의 현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이러한 정책은 현재의 불황기에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사내 유보금을 고갈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순손실이 발생한 탓에 2023년부터 배당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미 회사의 자본 기반을 약화시킨 뒤여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한화토탈에너지스가 계획했던 설비 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고 결과적으로 위기 탈출을 위한 투자 여력을 스스로 제약하는 족쇄가 되고 있다. 이는 주주들의 단기적 현금 확보 요구와 합작사 자체의 장기적 전략적 필요가 충돌하며 발생한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지적이다. 여천NCC 사태는 한화그룹에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 당장 여천NCC는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하므로 향후 3~5년간 배당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한화토탈 역시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과거와 같은 100%에 육박하는 배당 성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미래를 위해 당장의 캐시 카우를 무너뜨리는 전략의 위험성이 확인된 이상 한화그룹의 자금 조달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한화그룹 관계자는 “석화업계 분위기가 매우 좋았을 때에는 영업이익이 남기 때문에 주주에 대한 배당을 하는 것일 뿐, 계열사를 현금 인출 수단으로 쓴 건 아니었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보니 배당을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강 생태계 교란 주범 뽑아내요”…동성케미컬, 서울 이촌 한강공원서 환경 정화

소재 과학 솔루션 기업 동성케미컬의 임직원 70여 명이 서울 이촌한강공원에 모여 팔을 걷어붙였다. 토종 식물의 씨를 말리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히는 가시박, 환삼덩굴 등 생태계 교란 식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동성케미컬은 지속가능경영(ESG)의 일환으로 서울 이촌한강공원 일대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활동은 그간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울산, 여수 등에서 진행해 온 환경 보호 활동을 수도권으로 확대한 첫 사례다. 이날 임직원들은 무성하게 자라 주변 식물을 고사시키는 가시박과 환삼덩굴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단풍잎돼지풀 등을 집중적으로 제거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회사 측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이들 교란 식물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도 정기적인 보전 활동을 통해 생태계 보호에 힘쓸 방침이다. 이만우 동성케미컬 대표는 “이번 서울 활동을 시작으로, 일회성 행사가 아닌 꾸준한 활동을 통해 환경 보호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성케미컬은 사내 문화 전반에 지속가능성을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통해 사내 일회용 컵 사용 제로화를 달성했으며, 이를 기념해 생분해성 봉투 5만 장을 미래한강본부에 기부하기도 했다. 현재는 폐건전지 수거 캠페인도 진행하며 자원순환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슈&진단 : 석유화학 퍼펙트 스톰] ⑦ ‘구조적 위기’ 한화토탈에너지스, 고위험 전략 성공 여부에 존폐 달렸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연 270만~370만톤 감축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석화업계 10개사도 연내 자율구조 개편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생존의 기로에 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실태와 원인, 정부의 관련산업 정책 및 해법 시나리오·실행 트랙을 짚어본 뒤 주요 석유화학업체별 구조개편 선택지와 재무·고용 파급을 차례로 점검해 '누가, 무엇을, 언제' 바꿔야 하는 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한화토탈에너지스(HTE)는 중국발 저가 범용 제품의 범람에 따른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과 한화그룹-프랑스 토탈에너지스의 합작사(JV, Joint Venture) 형태의 지배 구조에서 비롯된 전략적 경직성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파고에 동시에 휩쓸리고 있다. 단기적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주문한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 전략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전술적 후퇴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와 탄소 포집·활용(CCU) 같은 고부가 가치 기술로의 전환이라는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고위험 전략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이 야심 찬 전환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극심한 재무적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대 주주사의 완전한 이해관계 일치가 선행돼야 하는데 그 성공은 결코 보장돼있지 않다. 재무 붕괴는 수치상으로 명백하게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2022년만 해도 한화토탈에너지스는 매출 13조9912억원, 영업이익 2240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2023년 매출은 11조4816억원으로 급감했고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넘어간 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2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2024년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2047억원으로 대폭 확대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2420억원으로 더 커져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을 드러내 일시적인 부진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 탓에 수익 창출 능력이 근본적으로 훼손됐음을 시사한다. 수익성 붕괴는 곧바로 대차 대조표의 위기로 전이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작 초 5배 수준에서 올해 3월 기준 87.4배까지 치솟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현재의 이익 창출 능력으로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약 88년이 걸린다는 뜻으로, 사실상 디폴트 상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수치는 핵심 사업이 현금 창출을 거의 멈췄다는 것을 의미하며, 기업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익의 급감은 일시적 손실 문제를 넘어 현금 흐름과 상환 능력의 위기로 번진 것이다. 국내외 신용 평가사들이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위기의 심각성은 재확인됐다. 신평사들은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처한 상황을 단기적인 경기 순환 문제가 아닌,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석화 시장의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향후 1~2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의미 있는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도 “누적된 초과 공급으로 업황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데 향후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있기 때문에 있어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재무 안정성 개선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부 환경이 위기의 주된 요인이지만 내부적 요인 또한 HTE의 위기 대응 능력을 약화시켰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한화그룹과 프랑스 토탈에너지스가 50대 50으로 지분을 소유한 지배 구조로 이뤄져있고, 합작사 특유의 고배당 성향을 유지해왔다. 특히 실적이 부진했던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2625억원, 441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배당 성향은 99.7% 수준이었다. 양대 주주사의 현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이러한 정책은 현재의 불황기에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사내 유보금을 고갈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순손실로 인해 2023년부터 배당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과거의 현금 유출은 이미 회사의 자본 기반을 약화시킨 뒤였다. 이는 한화토탈에너지스가 계획했던 설비 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고 결과적으로 위기 탈출을 위한 투자 여력을 스스로 제약하는 족쇄가 되고 있다. 이는 주주들의 단기적 현금 확보 요구와 합작사 자체의 장기적 전략적 필요가 충돌하며 발생한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지적이다. 업황이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지배 구조는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성 없는 사업부의 폐쇄, 대규모 인수·합병(M&A), 급진적인 사업 재편과 같은 구조조정은 두 거대 주주사의 완전한 합의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복잡한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 합의 도출 과정은 더디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HD현대-롯데케미칼과 LG화학-GS칼텍스 간 NCC(Naphtha Cracking Center) 설비 통폐합 논의되고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경쟁사들이 생존을 위한 과감한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한화토탈에너지스에서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양사 주주의 전략적 우선 순위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화그룹은 국내 산업 생태계와 고용 유지를 중시할 수 있는 반면,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스는 순수한 재무적 관점에서 투자 대비 수익률이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업 철수나 매각을 선호할 수 있다. 위기는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지만 합작사 구조는 안정과 합의를 우선시하도록 설계돼있기 때문에 잠재적 이해 상충은 해결 가능한 문제를 존폐의 위협으로 키울 수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6월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에 찾아와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백 투 베이직' 경영을 강조했다. 이는 R&D 경쟁력 강화와 안전 경영을 핵심 가치로 삼고, 본질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외부 시장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통제 가능한 내부 운영을 완벽하게 다져 재무적 출혈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백 투 베이직 전략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고도화된 운영 효율화로 구체화되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극심한 재무 위기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사물 인터넷(IoT) △디지털 트윈 △VR 활용 안전 교육 △드론 활용 설비 점검 등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심각한 재무 위기 상황에서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일견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경영진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위기 이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디지털 역량 확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계산된 위험 감수이자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위기 속 생명줄은 태양 전지 봉지재용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사업이다. 이곳은 투명성과 순도, 저수축성 등에서 월등한 품질로 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전략적으로 EVA 사업은 회사 전체가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며, 앞으로 소개될 더 위험하고 장기적인 신사업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는 핵심 엔진 역할을 수행한다. POE 사업 진출은 태양광 소재 분야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려는 HTE의 차세대 전략이다. POE는 내구성과 내습성 등에서 기존 EVA보다 뛰어난 특성을 지녀 고효율 차세대 태양광 패널에 필수적인 봉지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POE 시장은 2030년까지 6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 분야다. 가장 장기적인 베팅은 정부 주도의 '서산 CCU 메가프로젝트' 참여다. 20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속 가능 항공유(e-SAF) 등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미래 탄소 규제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단기적인 생존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운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김 회장이 제시한 전략의 성공적인 실행에 달려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회생은 전적으로 기술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이 돼야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핵심 자산인 EVA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동시에, 차세대 성장 동력인 POE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회복으로 가는 길은 좁고 위험으로 가득 차 있지만 회사가 채택한 기술 기반의 전략 방향은 타당하다. 남은 질문은 이 전략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 충분한 재무적 여력과 통일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느냐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관계자는 “당사는 체질 개선을 통한 원가 혁신·원료 산지 및 제품 판매 다변화 및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신규 사업 기반 원료 도입 다변화·R&D 기반 미래 신 성장 산업의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획시리즈 끝-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슈&진단 : 석유화학 퍼펙트 스톰] ⑥ 대한유화, 사업 다각화·고부가 제품으로 ‘파도 넘는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연 270만~370만톤 감축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석화업계 10개사도 연내 자율구조 개편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생존의 기로에 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실태와 원인, 정부의 관련산업 정책 및 해법 시나리오·실행 트랙을 짚어본 뒤 주요 석유화학업체별 구조개편 선택지와 재무·고용 파급을 차례로 점검해 '누가, 무엇을, 언제' 바꿔야 하는 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대한민국 1호 석유화학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대한유화가 혹독한 구조조정의 시험대 위에 섰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이라는 '퍼펙트 스톰' 속에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한유화의 생존 방정식은 다른 대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띤다. 비주력 자회사의 견고한 실적을 방패 삼아 위기를 버텨내며 한편으로는 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통해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지원'이라는 대원칙 아래 대한유화는 과연 독자적인 생존 모델을 증명하고 새로운 시대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유화가 마주한 위기의 깊이는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핵심인 석유화학 사업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14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2020년 2498억원에 달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393억원,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29억원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고, 유동 비율 역시 급락하며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대한유화가 범용 제품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호황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던 사업 구조가 이제는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이 된 것이다.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대한유화를 버티게 해준 것은 비주력 자회사인 액화 천연 가스(LNG) 발전소 '한주'였다. 이 회사는 1969년 11월 정부의 석화 육성 시책에 따라 설립됐다. 1979년 5월 '주식회사 한주'로 사명을 변경했고 정부의 민영화 방침으로 1987년 3월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18개 회사의 공동 출자로 세워졌다. 대한유화는 한주의 지분율을 51%로 늘려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다행히도 한주가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면서 연결 재무제표상으로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이는 상관 관계가 낮은 이종(異種) 사업으로의 다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석유화학 업황이 최악의 불황을 겪는 동안에도 발전 사업은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며 그룹 전체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발전 자회사에 대한 의존이 계속될수록 석화 본업의 경쟁력 회복은 더뎌질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대한유화에게 남은 과제는 '한주'가 벌어준 시간을 활용해 석화 사업 본연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는 것이었다. 대한유화는 위기 극복을 위해 두 가지 방향의 승부수를 던졌다. 첫째는 기존 사업의 고도화, 둘째는 신성장 동력 확보다. 우선 범용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1년 1월 온산 공단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하고 1405억원을 들여 부타디엔(BD, Butadiene)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해 2023년 4월 준공했다. 부타디엔은 다양한 합성고무와 아크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고기능성 플라스틱)의 원료로, C4 유분 고도화를 위해 연산 15만톤의 생산 설비가 건립됐다. 부타디엔은 자동차 타이어나 ABS의 핵심 원료로, 기존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이는 기존의 C4 유분을 단순 판매하던 것에서 벗어나 직접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배터리 소재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이다. 대한유화는 주요 고객사인 SK온의 배터리 생산 확대에 발맞춰 분리막용 초고순도 폴리에틸렌(PE) 레진 제품 판매를 늘리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대한유화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향후 실적 개선을 이끌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 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대한유화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필사적인 자구 노력 덕분에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에틸렌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신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며 2025년에는 대한유화가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대한유화의 매출이 3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6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t당 에틸렌 스프레드가 작년 171달러에서 올해 3분기 220달러로 흑자 상태로 접어들었다“며 "또한 3분기부터 LNG 발전소인 한주의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실적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 회복이 더딜 수 있고 고부가가치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한유화는 위기 속에서도 비관련 사업 다각화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통해 뚜렷한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 칼날 앞에서 대한유화가 스스로의 힘으로 그려낸 생존 방정식이 과연 성공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슈&진단 : 석유화학 퍼펙트 스톰] ⑤ 여천NCC, 파국으로 치닫는 동업과 구조적 위기의 교차점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연 270만~370만톤 감축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석화업계 10개사도 연내 자율구조 개편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생존의 기로에 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실태와 원인, 정부의 관련산업 정책 및 해법 시나리오·실행 트랙을 짚어본 뒤 주요 석유화학업체별 구조개편 선택지와 재무·고용 파급을 차례로 점검해 '누가, 무엇을, 언제' 바꿔야 하는 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1999년 10월, DL케미칼(당시 대림산업)과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석유화학)은 각자의 C4복합 공장과 BD 공장, 여천 나프타 분해 공장(NCC, Naphtha Cracking Center)을 통합해 50대 50 지분의 합작법인 '여천NCC(YNCC)'를 같은 해 12월 설립했다. 여천NCC는 연간 에틸렌 228만 톤, 프로필렌 128만 톤 등 석유화학 기초 원료 생산에만 집중하는 순수 NCC 사업자로 출범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은 본질적으로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오직 업스트림(Up-stream) 부문에만 집중함으로써 여천NCC는 악명 높은 원자재 가격 변동 사이클에 완전히 노출됐다. 제품가에서 원료가를 뺀 에틸렌 스프레드가 낮고 수요가 부진한 시기에 충격을 흡수해 줄 다운스트림(Down-stream) 부문의 고마진 스페셜티 제품 포트폴리오가 부재했다. 호황기에는 수익성이 높았지만 이러한 구조는 과거 시대의 유물로서 새로운 시장 현실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99년의 합작 결정은 당시 성장하는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시대적 산물이었으나 전략적으로는 근시안적이었다. 이는 통합적이고 회복력 있는 화학 기업이 아닌 비용 중심의 범용 제품 생산자를 탄생시켰다. 여천NCC의 설계 자체가 미래의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었던 셈이다. 여천NCC의 위기는 재무 성적표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3년간 누적 적자는 8200억 원에 달했고 올해 8월에는 3100억 원 상당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각종 재무 지표는 급격히 악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부채 비율은 위험 수위인 200%를 훌쩍 넘어 올해 상반기 기준 338.04%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심각한 재무 위기는 신용등급을 'A-'로 강등시키고 '부정적' 전망까지 달리게 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길을 사실상 막아버렸다. 신용 등급 강등의 결과는 즉각적이고 치명적이었다. 최근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시도에서 무려 960억 원이 미매각되는 사태가 발생하며 발행 주관사가 이를 온전히 떠안아 시장의 신뢰가 완전히 상실되었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여천NCC 위기를 촉발시킨 근본 원인 중 하나는 고배당 성향이 꼽힌다. 회사는 2003년부터 2020년까지 벌어들인 이익의 대부분인 4조4300억 원을 모회사인 한화솔루션와 DL케미칼에 지급했다. 이는 지난 12년간 2조700억 원이 지급되었다는 초기 분석을 2배 이상인 규모다. 이러한 배당 정책은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특히 2018년에는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 성향이 162%에 달했는데 이는 한 해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배당했다는 의미다. 이는 당시 한국 기업 평균 배당성향 약 27%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공격적인 현금 유출 정책은 회사의 몰락을 직접적으로 초래했다. 이익잉여금을 미래 투자, 설비 현대화, 재무 완충 장치 마련에 사용하는 대신, 모회사의 단기 현금 수요를 위해 소진했다. 그 결과 2공장 증설 등에 투입된 1조562억 원의 막대한 자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했고, 이는 재무 구조를 치명적으로 약화시켰다. 2021년 말 여천NCC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770만 원에 불과해 외부 충격에 대응할 여력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막대한 배당금 지급과 차입금 급증이 동시에 일어난 것은 모회사들이 여천NCC의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보다 단기적인 현금 확보를 우선시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결정이 아니라 합작 법인 구조에 내재된 근본적인 지배 구조 실패를 반영한다. 모회사들은 여천NCC를 장기적 성장을 위해 육성해야 할 독립된 기업이 아닌 자원을 착취하기 위한 '현금 인출기(ATM)'로 취급했다. 이러한 '착취적 지배 구조'는 시장 침체가 닥치기 수년 전부터 위기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다.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자 지난 25년 간 이어온 한화그룹과 DL그룹의 동업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다운스트림 사업을 위해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틸렌 공급이 절실했던 한화솔루션은 즉각적인 자금 지원을 주장했다. 반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DL케미칼은 여천NCC를 회생 불가능한 자산으로 보고 법정 관리(워크 아웃)를 통한 구조조정을 고수했다. 갈등의 핵심에는 원료 공급 계약이 있었다. 한화그룹은 DL케미칼이 여천NCC로부터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원료를 공급받아 사실상 여천NCC의 손실을 대가로 자사의 이익을 챙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최소 마진을 보장할 수 있는 '가격 하한선(하방 캡)' 설정을 한화그룹 측이 거부하고 최저가 구매만 고집해 여천NCC의 손실을 키웠다고 반박했다. 이 갈등은 국세청이 이러한 내부 거래에 대해 1006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하면서 촉발됐다. 한화그룹은 추징금의 96%에 달하는 962억원이 DL케미칼과의 거래에서 비롯됐다며 이를 DL케미칼의 책임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내세웠다. 결국 동등한 파트너십을 보장하기 위해 설계된 50대 50의 지분 구조는 각자가 상대방의 의사 결정을 마비시킬 수 있는 '거부권 통치(vetocracy)'로 변질됐다. 이 갈등은 두 모회사가 근본적으로 다른 전략적 이해 관계를 갖게 됐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화그룹의 사업 모델은 여전히 범용 화학 제품 사이클의 운명에 깊이 연관돼 있어 여천NCC의 생존이 중요했다. 반면 스페셜티 중심으로 전환한 DL케미칼은 여천NCC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손실을 끊어낼 의지가 더 강했다. 따라서 여천NCC 위기는 한국 화학 산업의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비전이 충돌하는 대리전의 성격을 띠게 됐다. 정부와 여론의 압박 속에서 한화그룹과 DL케미칼이 각각 1500억 원씩 총 3000억 원의 긴급 자금을 대여 방식으로 출자하기로 합의하며 여천NCC는 급한 불을 껐다. 이 조치는 임박했던 부도를 막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는 '총상에 반창고를 붙인 격'이다. 3000억 원의 지원금 역시 상환해야 할 부채여서 회사의 부채 부담만 가중시켰다. 여천NCC는 2027년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1조7516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부채의 산을 여전히 마주하고 있다. 기적적인 시장 회복 없이는 또 다른 유동성 위기가 닥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 긴급 수혈은 여천NCC의 △비경쟁적 사업 모델 △붕괴된 글로벌 시장 △주주 간의 깊은 불신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때문에 여천NCC 문제는 여전히 뇌관이 살아있는 '시한 폭탄'으로 남아있어 회사의 자구책과 한화-DL 양측의 후속 대책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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