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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철도 ‘운명 공동체’ 선언…현대로템, 1500억 풀고 생태계 대전환 이끈다

대한민국 철도 산업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출혈 경쟁과 수입산 저가 부품의 공세라는 내수 시장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기술 중심의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도약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이에 완성차 체계 결합 기업인 현대로템이 대규모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전격 가동했다. ◇“함께 숲을 이룬다"…1500억 유동성 수혈·860억 R&D 지원 12일 현대로템은 전날 경남 창원특례시 창원 공장에서 '2026 현대로템 레일 솔루션 상생 협력 컨퍼런스'를 열고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운명 공동체'로 규정하며 역대급 자금 지원과 기술 이전을 포괄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김종양 국민의힘 의원 등 지역구 국회의원과 50개 핵심 협력사 관계자, 현대로템 임직원 등이 대거 참석해 철도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논의했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최근 고속철 최초 해외 수출에 이어 베트남 메트로 시장 진출이라는 값진 결실은 현대로템과 협력사가 함께 맺은 것"이라며 “글로벌 철도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모든 철도산업 구성원들이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결속해야 한다"고 상생 의지를 천명했다. 현대로템은 협력사의 가장 큰 고충인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기존 700억 원 수준이던 동반 성장 펀드 규모를 올해 총 15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려 금리 감면을 돕는다. 또한 신한은행, 한국수출입은행과 상생 금융 협약을 맺고 무역 금융과 보증, 우대 금리를 지원해 협력사의 글로벌 시장 동반 진출에 든든한 금융 우산을 편다. 미래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R&D 투자액은 과거 연평균 280억 원 수준에서 860억 원으로 대폭 늘린다. 아울러 올해 6500명 이상의 협력사 임직원에게 품질·생산 직무부터 AI 활용,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등 맞춤형 기술 교육을 전액 무상 제공하고 자체 보안 진단과 보안 라이선스 배포 등 전문 컨설팅으로 핵심 기술 유출을 최전선에서 차단할 방침이다. ◇생태계 위협하는 중국산 부품…현장선 “수명 주기 비용 따지는 '종심제' 시급" 현대로템이 전례 없는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벼랑 끝에 몰린 국내 공공 조달 시장의 뼈아픈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공공 철도차량 조달 시장에 만연한 '최저가 낙찰제'는 1단계 기술 점수만 넘기면 오직 단가만을 낮춘 업체가 수주를 독식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고착화시켰다. 극단적인 출혈 경쟁 속에 원가 절감을 위한 저가 중국산 철도 부품 수입액은 2018년 약 4206만 달러에서 2023년 약 6887만 달러로 5년 만에 63.8% 폭증하며 전체 부품 수입액의 46%를 잠식했다. 검증되지 않은 저품질 부품의 범람은 최근 수도권 광역 전동차 고장 사태 등 시민 안전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50개 부품 협력사 대표들은 이날 현장에서 생존을 위한 호소에 나섰다. 이들은 검증된 기술 도입을 위한 입찰 참가 자격 조건 강화와 기술력 중심의 입찰 평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정책 건의서를 전달했다. 단순한 초기 도입 가격이 아니라, 열차의 30년 수명 주기 동안 발생하는 생애 주기 비용(LCC)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종합 심사 낙찰제(종심제)'로 패러다임을 당장 전환해야 한다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다. ◇국산화율 90% 달성한 'K-철도 원팀', 세계 무대 질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대로템과 협력사가 30년 넘게 이어온 끈질긴 기술 결속은 찬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대국민 영업 운행에 돌입한 시속 320km급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EMU-320)'은 경제성 등의 이유를 제외한 전체 부품의 90% 이상을 순수 국내 기술로 채우며 사실상 완전한 '기술 주권'을 증명했다. 탄탄해진 밸류체인을 무기로 현대로템은 중소 파트너사들과 'K-철도 원팀(Korea One Team)'을 꾸려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LA 메트로 전동차 사업(약 8845억 원)에서는 아예 현지에 전장품 조립 공장(HRSEA)을 세워 국내 협력사들을 동반 진출시켰고, 호주 퀸즐랜드(약 1조 2164억 원) 사업에서도 상생 진출의 활로를 뚫었다. 특히 K-철도 125년 역사상 최초의 고속철 수출인 우즈베키스탄(2700억 원) 사업과, 향후 1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베트남 북남 고속철도의 핵심 교두보가 될 호찌민 메트로 2호선(4910억 원) 턴키 수주는 대한민국 철도 기술의 우수성과 촘촘한 공급망의 위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쾌거로 평가받는다. ◇5조 규모 'KTX 대폐차' 골든 타임…생태계 살릴 국가적 결단 필요 글로벌 도약을 앞둔 K-철도 생태계의 명운을 가를 최대 분수령은 향후 수년 내 다가올 약 5조 원 규모의 'KTX-I 대폐차(노후 열차 전면 교체)' 사업이다. 2004년 도입된 1세대 KTX 46대가 설계 수명(30년) 도래로 교체가 시급하지만, 21조 원의 누적 적자를 안고 있는 코레일의 독자적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일반 광역철도와 달리 고속열차 전면 교체에 대한 국비 지원의 법적 근거가 부족해 관련 내용을 담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안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철도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허성무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창원 성산구)은 “차량 한 편에 들어가는 수천 개의 부품 하나하나에 협력기업의 기술과 땀이 배어 있다"며 “앞으로 추진될 KTX-I 대폐차 사업이 국내 기술과 부품 생태계를 지키고 키우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입찰 제도 개선과 철도 산업 지원 입법을 상임위에서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양 국회의원(국민의힘, 창원 의창구) 역시 “나무는 혼자서 숲을 이루지 못하듯, 현대로템과 협력사들은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며 K-철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당적 지원을 다짐했다. 전문가들은 최소 5조 원 규모의 이 거대 내수 프로젝트가 구태의연한 최저가 입찰로 저가 외산 부품사들의 배를 불리는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엄격한 종심제를 통해 국내 300여 개 토종 협력사들의 생태계에 투명하게 재투자돼야만 이로써 확보된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가 인프라 수주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협력사는 현대로템의 중요한 동반자이자 철도산업 경쟁력의 핵심축"이라며 “앞으로도 상생협력 문화를 전방위로 확대해 K-철도가 세계 시장을 온전히 선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가온전선, AI 데이터센터용 신제품 ‘케이블버스’ 북미 인증 획득

가온전선은 대용량 전력 전송 시스템 '케이블버스'에 대한 북미 안전 인증(CSA)을 아시아 기업 최초로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케이블버스는 단단한 금속 외함 내부에 다수의 중·저압 케이블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해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보낸다. 기존 전선관 방식보다 경제성이 높고, 현장 조건에 맞춰 사전 설계·제작돼 설치 효율성이 우수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산업시설, 발전소 등에서 대전류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케이블버스가 적용된다. 정현 가온전선 대표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며 “케이블, 케이블버스, 버스덕트를 아우르는 전력 솔루션을 기반으로 북미 AI 인프라 시장 공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인터뷰] 최인욱 두산 WPC장 “韓 맞춤형 AI 관제로 K-풍력 생태계 굳건히 수호하겠다”

지난 8일 본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동 소재 '두산 윈드 파워 센터(Wind Power Center, 이하 WPC)'를 찾았다. 이곳에서 최인욱 WPC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두산에너빌리티의 풍력 사업에 대해 설명했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365일 24시간 끊김 없는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의 발전 수익을 방어하려면 교대 근무가 필수일 텐데, 현재 WPC에 상주하는 데이터 과학자·엔지니어 인력은 몇 명 규모이며 어떤 체계로 운용되는가. ▲총 11명이 상주하고 있다. 이 중 6명이 주·야간 교대 근무를 서며 24시간 관제 체계를 가동 중이다. 연내 3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풍력발전기는 기상 조건에 따라 야간에 자체적으로 일시 정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WPC에서 원격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즉각 재가동시켜 고객의 발전 수익 손실을 적극 방어하고 있다. -국산화 비율(LCR) 우대 제도가 철회되면서 중국 등 외산 터빈 업체의 저가 공세가 거세다. 이 시점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창원이 아닌 제주도에 국내 최초 통합 관제 센터인 WPC를 구축한 궁극적인 목적과 O&M을 넘어 창출해 줄 실질적인 '경제적 부가 가치'는 무엇인가. ▲제주도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CFI)'로서 신재생에너지의 상징성이 가장 크다. 초기 센터 설립 결정 당시 해상 풍력 단지와 관제 센터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최적의 홍보 루트로 제주가 낙점됐다. 우수한 현지 인력을 채용하기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 WPC가 O&M을 넘어 기업에 창출해 줄 실질적 부가 가치는 고장 정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가동률과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민간 발전 사업자들은 '경제성'을 따진다. WPC의 윈드 링크 예지 보전 솔루션을 적용했을 때 기존 사후 수리 방식 대비 운영 지출(OpEx)과 균등화 발전 단가(LCOE)를 얼마나 낮출 수 있으며, 어떤 장기 수익 모델로 연결되는가. ▲구체적인 절감 수치를 단언하긴 이르지만, 핵심 타깃은 '정비 시간 최소화'와 '계절 맞춤형 정비'다. 북해 등 유럽과 달리 한국은 봄, 가을, 겨울에 바람이 집중되고 여름에는 발전량이 크게 낮아지는 '한철 장사' 특성이 있다. WPC의 데이터 판단을 통해 바람이 불지 않는 여름에 선제적으로 정비를 마치고, 바람이 강한 계절에 발전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전략이 경제성을 높이는 무기다. -제주 지역 발전 사업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빈번한 '강제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다. WPC가 전력 거래소의 준중앙 급전 제도에 맞춰 가상 발전소(VPP)의 앵커 자산으로 기능할 때 사업자의 수익 손실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가. ▲강제 급전 지시로 인한 물리적 수익 감소를 직접 보전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력거래소의 수요 예측에 맞춰 발전량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고 이행하느냐에 따라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주어진다. WPC는 이 예측 오차율을 최소화해 사업자가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받고 페널티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향후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특구 지정 등과 맞물려 WPC가 발전사를 대리해 전력 시장에 직접 입찰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고도화된 '에너지 애그리게이터(전력 중개 사업자)'로 도약할 청사진도 갖고 있는가. ▲크게 두 가지 모델을 준비 중이다. 단지 환경에 특화된 '발전량 예측 모델'과 하루 전 및 실시간(15분 전) 전력 시장에서 최고가로 입찰하는 '입찰 최적화 모델'이다. 현재 두산그룹 내부에서 이를 활발히 실증하고 있다. 이 솔루션들이 안착하면 향후 VPP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겠지만, 사업화 여부는 현재 사내에서 면밀히 검토 중이다. -베스타스·지멘스 가메사 등 방대한 스케일과 자본을 가진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맞붙었을 때, 복잡한 한국 전력망·급전 제도에 최적화된 두산 WPC만의 '경제적 현지화 우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유럽은 전력 계통망이 안정적이고 보장 제도가 잘 돼 있지만, 한국은 실시간 급전 지시와 출력 제어가 빈번하다. 이런 변동성 높은 환경에서는 훨씬 더 짧은 시간에 가장 낮은 오차율로 정밀하게 타기팅해 대응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복잡한 한국 계통망 특성에 가장 빠르고 유연하게 반응하는 제어 기술력을 안정화하는 것이 WPC만의 핵심 우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해외 부품망에 의존하는 경쟁사 대비 창원 본사와 연계한 신속한 부품 조달이 발전 사업자에게 수리비와 시간 측면에서 어떤 압도적 이점을 주는가. ▲컨버터나 기어박스 등 핵심 대형 부품에 결함이 생기면 외산 업체는 해외 수급과 해상 운송에만 최소 2~3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은 창원 공장의 인프라를 통해 한 달 내 조달이 가능하다. 다운타임(가동 중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압도적 이점이다. 올해는 설치와 운송 물류를 전담하는 T&I(Transport & Installation) 특화 조직도 신설해 효율을 한층 높였다. -관제실이 치명적 결함을 예측해도 현재 국내에는 투입할 선박(SOV, WTIV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로 인해 수리가 지연되는 타임 랙 리스크와 경제적 손실을 어떻게 방어할 계획인가. ▲중장비 없이 가능한 부품 수리는 각 단지가 상시 보유한 소형 선박으로 즉시 조치한다. 대형 크레인이 투입돼야 하는 결함의 경우, WPC가 AI 기반으로 3~6개월 전에 고장 징후를 선제 예측한다. 이 예측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매니저(PM)와 T&I 팀이 사전에 대형 선박 스케줄을 홀딩(예약)하는 방식으로 물리적 타임 랙 리스크를 방어하고 있다. -글로벌 풍력 시장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제조에서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로 이동 중이다. WPC 구축이 저렴한 외산 터빈으로 넘어가려는 발전 사업자들의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 효과'로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가. ▲가장 강력한 방어막은 결국 '발전량 극대화'다. 다난류, 계절풍 등 한국 고유의 가혹한 기후에서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맞춤 설계된 국산 터빈에 WPC의 최적화된 정비 솔루션이 결합하면 외산보다 압도적인 발전량을 낼 수 있다. 나아가 선진사 수준 이상의 투명한 프리미엄 정보 공유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락인 효과를 이끌어낼 것이다. -향후 윈드링크 플랫폼을 베스타스의 'Vx+'처럼 타사 터빈의 SCADA까지 수용하는 '개방형 SaaS 생태계'로 확장할 비전이 있는가. ▲현재로서는 플랫폼 개방 계획이 없다. 지금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국산 기자재를 구매했을 때 WPC의 강력한 유지보수 서비스가 결합해 창출해 내는 압도적인 시너지를 고객사에 입증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타사 터빈을 플랫폼에 수용하는 것은 독보적인 자사 레퍼런스가 충분히 축적된 이후의 과제다. -전력망 포화에 직면한 제주도라는 공간이 WPC의 전력 신사업 실증에 있어 어떤 핵심 테스트 베드 가치를 제공하는가.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침투율이 워낙 높아 육지보다 강제 출력 제어(급전 지시)가 압도적으로 자주 발생한다. 또한 국내 최초의 실시간 전력 입찰 시장도 제주에서 실증 중이다. 이처럼 시시각각 급변하는 계통망 포화 이슈 속에서 시스템이 얼마나 즉각적이고 안정적으로 반응하는지 극한으로 테스트하기에 제주도만큼 완벽한 무대는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1만 기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로 AI를 학습시킨다. 80여 기 수준을 관리하는 WPC가 데이터 절대량 부족이라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차별화 포인트는 질적 고도화다. 방대한 해외 데이터가 한국 환경에 100% 통용되지는 않는다. 한국은 고온 다습한 저풍속, 건조한 강풍 등 다양한 환경 조건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 복잡한 환경에서의 '정상 작동 패턴'을 집중적으로 학습해 예외 징후를 추출한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 전사가 보유한 뛰어난 AI 에이전트 역량을 결합, 단순 시계열 데이터를 넘어 정비 이력까지 종합 판단해 데이터 양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2025년 상업 운전에 들어간 제주 한림 해상 풍력(100MW)이 WPC 관제망에 편입될 예정이다. 이 자산 편입이 창출해낼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어떤 획기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는가. ▲두산그룹 전체 관점에서는 일부일지 모르나, 풍력 사업 부문만 놓고 보면 엄청난 전환점이다. 기존 누적 공급량이 348MW 수준인데단일 프로젝트로 100MW가 편입되면서 WPC의 관리 용량이 단숨에 30%가량 점프하는 거대한 스케일 업(Scale-up)이다. WPC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들을 바짝 추격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WPC 역시 단순 고장 방지를 넘어 단지의 총수익 자체를 극대화하는 금융 공학적 제어 단계까지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인가. ▲그렇다. 그것이 WPC의 궁극적 지향점인 '어셋(Asset·자산) 관리 모델'이다. 현재 발전량 예측 모델과 입찰 최적화 모델을 융합해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고도화되면 향후 수개월 치의 기상과 고장 확률을 연계해 고객사에게 “언제 어떻게 입찰해야 최대 총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제안하는 종합 솔루션으로 진화할 것이다. -센서 기술이나 예지보전 AI 고도화를 위해 국내 IT 벤처나 데이터 과학 전문 기관 등 외부 기업과 적극 협력할 계획이 있는가. ▲풍력 관제 데이터는 아직 쌓이기 시작한 소중한 핵심 자산이라 당장 외부로 API를 개방하는 것에는 신중하다. 다행히 두산그룹 내에는 제조업 데이터 특화 AI 솔루션을 전담하는 뛰어난 AX(AI 전환)·UX 전문 조직이 있다. 현재는 자체 전담 조직의 역량을 활용해 플랫폼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향후 자산 규모가 획기적으로 커지면 외부 협력도 검토할 예정이다. -해킹이나 랜섬웨어 등으로 중앙 통신망이 마비될 경우에 대비한 관제-제어망 분리 조치와 무중단 백업 프로토콜은 어떻게 설계돼 있는가. ▲해킹으로 통신망이 끊기더라도 현장의 터빈 내부에는 독자적인 로컬 제어 프로토콜(PLC·OT 영역)이 작동하고 있어 오작동이 원천 차단된다. 또한 단지 자체는 폐쇄적인 하드 와이어링 기반으로 구축돼 있으며 두산 클라우드를 통해 이중 백업을 진행한다. 아울러 한전KDN,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국가 기관과 컨소시엄을 맺고 해상 풍력 사이버 보안의 국가 표준 가이드 라인을 세우는 국책 과제도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2030년 100조 원 규모로 커질 대한민국 해상 풍력 시장에서 해외 자본의 파상 공세에 맞서 WPC가 국내 풍력 생태계를 수호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어떤 위상으로 우뚝 서길 바라는지 포부를 밝힌다면. ▲포부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해외의 방대한 범용 데이터로는 결코 짚어낼 수 없는 한국 특유의 복잡한 지형과 환경 요인에 완벽히 특화된 국내 1위의 예측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다. 둘째, WPC의 뛰어난 분석 결과를 고객이 직관적이고 편안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UI 플랫폼을 혁신하는 것이다. 셋째, 치열하게 축적한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고객사와 학계 등 국내 산업 생태계에 아낌없이 전파해, K-풍력의 체급을 견인하는 진정한 '교육과 혁신의 허브'로 우뚝 서겠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4초에 1바퀴, 바람의 맥박 짚는다”…제주 두산윈드파워센터, K-풍력 생태계의 컨트롤타워 [현장]

지난 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동 소재 '두산 윈드 파워 센터(Wind Power Center, 이하 WPC)'를 찾았다. 작년 9월 3일 정식 개소한 WPC는 연면적 496.34㎡(약 150평), 지상 2층 규모로 구축된 국내 풍력 발전기 제조사 최초의 통합 컨트롤 타워다. 국내에 풍력발전기를 공급한 제조사 중 원격 기술 지원을 위한 이 같은 대규모 통합 컨트롤타워를 자체 마련한 것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처음이다. 당시 개소식에서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역시 “국내 최초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선 제주에 두산윈드파워센터를 개소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의 바람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국내 풍력 생태계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의의를 밝힌 바 있다. 센터 관제실 내부로 들어서자 거대한 전면 스크린 위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예지 보전 플랫폼 '윈드링크(WindLink)'의 대시보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전국에 흩어진 발전 단지의 터빈 상태가 카드 형태로 배열돼 있었고, 초록색(정상 발전), 주황색(정비·점검 및 터빈 가동 준비), 빨간색(에러 알람)으로 상태가 명확히 구분돼 있었다. WPC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운영∙유지·보수 계약을 맺은 전국 모든 풍력 발전기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하는 핵심 관제소다. 상태 확인 외에도 운영 이력과 축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도화된 분석 기능을 갖춰 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탐지하고 고장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실시간 제어를 통해 풍력 발전기의 효율과 가동률을 극대화함으로써 안정적인 운영은 물론 발전량 증가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 풍력 사업에 뛰어든 이래 제주 탐라(30MW), 전북 서남해(60MW), 제주 한림(100MW) 등에 총 347.5MW 규모의 풍력 발전기를 공급해 왔다. 오늘날 이러한 컨트롤 타워와 독보적인 공급 실적을 갖추기까지는 20년에 걸친 두산그룹의 뚝심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풍력 시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정부 주도의 소규모 육상 풍력과 실증 사업 위주로 조성됐으나 기술력 부족과 낮은 경제성 탓에 한계가 뚜렷했다. 2000년대 들어 시장 활성화 바람을 타고 여러 대기업이 앞다투어 풍력 발전기 제작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외국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척박한 환경 속에서 대부분 수익성 악화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줄줄이 사업을 철수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묵묵히 투자를 지속하며 기술 내재화와 국내 부품사와의 동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았다. 그 결과 사업 초기 30% 수준에 불과했던 부품 국산화율을 7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마침내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한 '기술 자립'을 달성했다. 특히 두산은 사업 초기부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상 풍력 사업에 매진했다. 2010년 3MW 모델 개발을 신호탄으로, 국내 최초 해상 풍력 사업인 30MW급 제주 탐라 해상 풍력(2017년 준공)과 60MW급 전북 서남해 해상풍력(2020년 준공)에 차례로 해상 풍력 발전기를 공급했다. 나아가 지난해 하반기 완공된 국내 최대 규모 100MW급 제주 한림 해상 풍력에는 5.56MW 해상 풍력 발전기 18기를 대거 투입하며 사실상 국내에 설치된 대부분의 해상풍력 단지에 국산 발전기를 세우는 압도적인 최다 실적을 굳혔다. WPC는 이 중 장기 유지·보수(O&M) 계약을 맺은 전국 80여 기의 풍력 터빈을 24시간 365일 원격 모니터링한다. 제주도에 설치된 40기의 두산 터빈 중 38기가 이곳의 통제를 받는다. 1층 홍보 부스에는 3MW급 초기 모델부터 최근 고정 입찰제 시장에 투입될 초대형 8MW·10MW급 모델의 모형이 전시돼 있었다. 최인욱 두산 윈드 파워 센터장(수석)은 두산 터빈의 최대 강점으로 한국 기후에 최적화된 특수 설계를 꼽았다. 최 센터장은 “유럽과 달리 한국은 연평균 풍속은 낮지만 태풍과 국지성 난류가 잦은 극한의 환경"이라며 “두산의 터빈은 저풍속 구간에서 바람을 최대한 맞도록 날개를 늘리면서도 강한 난류와 극한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구조적 뼈대를 튼튼하게 보강한 '터빈 클래스 S(Special)' 모델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풍력 발전기의 진정한 경쟁력은 제품 사양만큼이나 설치 지역의 환경적 여건과 직결된다. 1년 중 40% 이상 초속 11m가 넘는 강풍이 불어 정격출력을 내기 쉬운 유럽은 터빈의 정격 용량 자체를 키우는 편이 유리하다.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은 정격 풍속 이상 바람이 부는 날이 연중 17% 수준에 불과하고 연평균 풍속도 초속 7m 안팎에 머무는 전형적인 '저풍속 영역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에 착안해 저풍속 환경에서도 더 많은 발전량을 낼 수 있도록 타사 동급 모델 대비 로터(Rotor) 직경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모델을 개발해 아시아 시장에서 최적의 경제성과 발전 효율을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 최신 10MW급 모델은 블레이드(날개) 1개 길이만 100m가 넘고 회전 직경이 205m에 달한다. 거대한 블레이드는 양력을 받아 분당 최고 15바퀴(15 RPM), 즉 4초에 한 바퀴를 도는 맹렬한 속도로 에너지를 생산한다. 타워 내부에는 2~3명의 엔지니어와 공구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최대 하중 300kg급 리프트가 설치돼 있고 10MW급 초대형 모델의 나셀 상부에는 유럽 IEC 규격에 맞춘 헬기 인명 구조용 랜딩 존(호이스팅 존)까지 갖춰져 있다. 나아가 자체 개발한 이 10MW 해상 풍력 발전기는 지난 7월 국제인증까지 성공적으로 취득하며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거대한 설비가 바다 한가운데서 제 몫을 다하려면 준공 후 20~25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지속적이고 원활한 유지보수가 필수적이다. 자체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 부품의 대다수를 국내 공급망에서 조달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부품 수급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외산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수리가 가능하다. 디지털 솔루션을 통한 예지 정비 서비스와 WPC의 상시 즉각 대응 원칙이 시너지를 발휘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단지에 대해 당초 약속한 '계약 가동률' 이상의 뛰어난 성과를 빈틈없이 보장하고 있다. 이처럼 거대한 터빈 하드웨어에 정밀한 디지털 관제 솔루션을 덧입힌 WPC는 외산 업체의 공세 속에서 K-풍력 생태계를 사수하는 최전선이다. 견고한 하드웨어 기술 자립과 WPC라는 디지털 무기까지 장착한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 기조 속에 풍력사업 '연 수주 1조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주와 매출 증대를 이뤄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려 해외 시장 진출까지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고객사에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며 “공공과 민간의 노력이 하나로 융합된다면 국내 풍력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K-풍력'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전선, 유럽기업과 잇따라 HVDC 해저케이블 MOU

대한전선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벨기에 기업 얀데눌, 네덜란드 기업 보스칼리스와 각각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MOU는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연합(EU) 국빈 방문을 계기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개최한 '한-EU 에너지 전환 상생협력 포럼'에서 진행됐다. 얀데눌은 해상풍력·인프라에서, 보스칼리스는 해저케이블 설치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HVDC 해저케이블과 관련 인프라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신규사업 기회를 공동 모색할 계획이다.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은 “축적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해저케이블 및 전력 인프라 사업 기회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스코, 현대차와 차세대 전기강판·EV 모터 공동 연구

포스코는 경북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전기자동차 모터 효율을 높이는 전기강판과 코어, 구동모터 제조 기술을 연구하는 과제의 킥오프 미팅(첫 회의)을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포스코가 연구를 총괄하고, 현대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기업, 대학교, 연구기관까지 10곳이 공동 연구개발 기관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산업통상부·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지원하는 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고효율 모터의 핵심 소재 규소 6.5%급 광폭 전기강판의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전기차 구동모터에 적용해 전비 향상 효과를 검증한다는 목표다. 조명종 포스코 미래철강연구소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업 간 협업을 넘어, 철강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함께 전기에너지 시대를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스코홀딩스, 美서 리튬직접추출 시험설비 건설·운영 추진

포스코홀딩스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호주 자원개발 기업 앤슨리소시즈와 리튬직접추출(DLE) 실증 시험설비(데모플랜트) 건설과 운영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데모플랜트는 미국 유타주 그린리버 지역에 짓는다. DLE는 농도가 낮은 리튬 염호에서 기존 증발 방식보다 더 높은 회수율과 짧은 기간에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16년부터 DLE 기술 개발과 테스트를 추진해왔다. 포스코홀딩스는 데모플랜트의 설계·건설·운영 전반에 걸친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앤슨리소시즈는 부지·인프라·염수 제공과 공장 설립 인허가 업무 전반을 맡는다. 준공·가동 목표는 2027년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8년까지 기술 검증을 마치고 상업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장인화 철강협회 회장 “공급망·지역사회 상생협력해 경제 버팀목 돼야”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포스코그룹 회장)이 9일 “철강업계는 원료 공급사와 수요 기업, 협력사, 지역사회 간 상생과 협력을 강화해 우리 경제와 지역 공동체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자"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산업통상부가 철강협회와 이날 서울 잠실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 27회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철의 날은 1973년 6월 9일 포항제철(현 포스코) 용광로에서 쇳물을 처음 부은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장 회장은 “철강 산업은 이미 말하기에도 지치지만 내수 부진과 주요 국가의 보호무역주의로 어려운 대내외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탈탄소 전환이라는 과제도 우리 앞에 있다"며 “하지만 과거 불모지에서 세계 6위 철강 대국으로 성장했듯이 아무리 어려운 여건이라도 슬기롭게 극복할 저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자 간 상생 협력과 함께 철강산업 생태계 보호, 고부가 저탄소 전환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최근 미-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기로 원유와 철강 같이 기본적인 제조업 품목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됐다며 철강산업 고부가화와 저탄소 전환을 위한 정부 지원을 강조했다. 문 차관은 “제조업이 중요하고 군수산업이 반드시 필요한 강대국일수록 경쟁력이 떨어져가는데도 철강산업을 절대 못 놓는 모습을 60년간의 통상 역사에서 목격해왔다"며 “미국과 유럽연합 같은 나라들이 대놓고 보호무역 정책과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는데도 한국은 이 같은 조치를 대놓고 하기 어려운 경제적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차관은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유럽이 7월부터 시행하는 새 TRQ 제도까지 정부가 강대국들의 이 같은 철강 무역보호 조치에 영리하게 대응하겠다"며 “세계무역질서가 허물어진 것 같아도 (자유무역 기반) WTO 질서가 아직 존재해 한국이 보조금 정책을 시항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업계와 함께 머리 맞대고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산업통상부는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한 31명에게 포상을 수여했다. 박훈 휴스틸 대표이사가 강관 분야 기술 고도화, 해외 시장 개척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김동희 포스코 부사장은 근로환경 개선, 건전한 노사관계 구축 등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오는 17일부터 시행되는 '철강산업법'을 바탕으로 철강 업계를 지원하고 유럽연합(EU)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쿼터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협상으로 안정적 수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홈플러스 구조조정에 고려아연 노조 “사모펀드 약탈경영 막아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과정이 전격적인 폐점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진 가운데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홈플러스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선언했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 고려아연 노조는 9일 성명서를 내고 “사포펀드 MBK의 '먹튀 잔혹사'가 끝내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집어삼켰다"며 “홈플러스 노조와 연대해 일자리를 위협하는 MBK에 대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눈물이 고려아연의 미래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한 고려아연 노조가 MBK파트너스(MBK)의 적대적 M&A를 저지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이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자본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에 대한 노조의 반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홈플러스가 전국 37개 점포 폐점 및 직원 권고사직 등 인원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정규직 노동자 3500여 명과 협력업체, 입점상인 약 2만 명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납품 피해자모임은 같은 날 경상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후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협력업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전수조사 및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 5464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급감(2024년 1393억원→2025년 104억원)을 기록한 홈플러스의 재무 악화에 MBK가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긴급운영자금(DIP)을 요청하면서도 법인 차원의 연대보증을 거부하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 노조는 성명서에서 홈플러스 사태가 단순히 한 유통기업의 위기가 아닌 MBK의 수익성 회수에 치중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경영이 초래한 구조적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노조는 사모펀드의 기간산업 인수 제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검찰·사법당국에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하루빨리 재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곽재선 KG 회장 “올해부터 5년간 순수익 50% 주주환원”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9일 올해부터 향후 5년에 걸쳐 KG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순수익의 50%를 주주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주환원 대상 계열사로는 KG케미칼을 포함해 KG에코솔루션, KG스틸, KG모빌리티, KG이니시스, KG파이낸셜 등 그룹 상장사 6곳과 최근 인수 절차 완료를 앞둔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까지 포함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에서 열린 KG그룹의 '기업가치 정상화 및 미래전략 간담회'에 직접 참석한 곽회장은 그룹의 최우선 경영 과제로 '기업 가치 정상화'를 제시했다. 자사주 정책 같은 주주친화 정책을 명문화하거나 현금 흐름과 수익성에 초점을 맟춘 내실 경영으로 기업과 주주 간 투명한 지배구조를 정착시킨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KG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절차로 딜 클로징(인수 절차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중고차 기업 케이카에 대한 사업 구상과 상장 계열사 6곳의 중장기 성장 계획도 공개했다. 먼저 KG모빌리티의 독자적인 완성차 제조 역량과 케이카의 국내 최대 중고차 온·오프라인 유통망, KG이니시스·KG파이낸셜의 결제·핀테크 경쟁력을 하나로 결합한 사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곽 회장은 “케이카는 KG그룹의 여러 계열사들과 시너지 낼 것으로 기대하는 (그룹 창립 이후) 최초의 회사일 것"이라며 “케이카 인수로 자동차 제조와 유통, 금융과 결제 사업을 연결해 글로벌 국내 중고차 거래 시장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플랫폼으로 전환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은 중고차를 밖으로 수출하는 전략만 있지만, KG그룹은 중고차 수출 뿐만 아니라 현지 시장에 진입해 매입과 판매, 수리 후 개조를 같이 하는 플랫폼 전략으로 새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빌리티, 철강, 화학, 금융, 결제, 환경 등 6대 핵심 사업군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정량적 성장 지표도 소개했다. KG케미칼은 바이오선박유 중심의 친환경 연료 저장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저장능력 20만㎘ 규모의 탱크터미널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동남아 비료 시장을 다각화까지 더해 지난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08%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KG에코솔루션은 고품질 바이오연료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글로벌 해양 연료 시장으로 확대해 연간 매출을 △2026년 1745억원 △2028년 3000억원 △2030년 7000억원 달성한다는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KG스틸의 경우, 철강업계 최초로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를 오는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해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를 신규 구축하고, 인천공장 부지에 30메가와트(㎿) 규모의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G모빌리티도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전기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종 중심의 친환경차를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의 반제품조립(KD) 사업을 수출 중심축으로 삼아 오는 2030년 연간 판매 20만대, 매출 10조 원 이상, 영업이익률 5%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다. KG이니시스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일본 역직구(CBT) △외국환 거래(Trade FX)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 사업 육성을 본격 추진한다. 특히, 역직구 결제서비스는 250조원 규모의 일본 이커머스 시장을 정조준하는 사업으로 내년에 동남아시장으로 확장한다는 목표이다. 이밖에 KG파이낸셜은 기업간거래(B2B) 선(先)정산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해 연간 취급액을 2027년 5000억원, 2028년 1조원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내년에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VASP)도 취득하고 디지털자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들 예정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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