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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美 정부 주주 등재” 對 영풍·MBK “위법한 유증”…새해 첫날부터 ‘강대강’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이 해를 넘겨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참여한 합작 법인(JV)을 주주명부에 올리며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의 쐐기를 박자, 영풍 측은 유상증자 발행 가액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여기에 고려아연은 희소금속 회수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신청하며 '기술 안보'를 명분으로 한 방어막 구축에 나섰다. 1일 고려아연은 미국 '크루서블 JV(Crucible JV)'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대금 납입이 완료됐고 예탁원 전자 등록까지 최종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 등이 참여한 합작 법인이 고려아연의 주주 명부에 정식으로 등재되는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선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측은 “신주 발행 효력은 대금 납입 다음 날인 2025년 12월 27일 자로 이미 발생했다"며 “상법 제423조 제1항에 따라 신주 인수인은 납입 기일 다음 날부터 주주의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못 박았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등기 불발설'이나 '신주 발행 효력 논란'에 대해 고려아연은 “허위 사실 유포이자 의도적인 시장 교란 행위이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자금은 국내에서 환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달러(USD) 그대로 송금돼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미국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무산시키려는 조직적 배후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이번 유증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고 주장하며 공세를 폈다. 영풍 측 논리의 핵심은 '환율 변동'이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결의한 12월 15일 직전 영업일(12일)의 환율은 1469.50원이었으나, 실제 납입일인 26일 환율은 1460.60원으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영풍 측은 “이로 인해 실제 납입된 원화 환산 금액이 이사회 결의 금액보다 약 173억 원 부족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더 큰 쟁점은 '할인율'이다. 자본시장법상 제3자 배정 유증의 발행 가액은 기준 주가에서 최대 10%까지만 할인할 수 있다. 영풍 측 계산에 따르면 법적 하한선은 1286,808원이지만, 납입일 환율을 적용한 실제 납입 금액은 약 1282,319원에 불과해 법정 하한선을 밑돈다는 것이다. 영풍 관계자는 “이사회가 환율 변동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외화 납입을 고집해 발생한 문제"라며 “이는 원천 무효 사유에 해당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으로, 정정 공시 등을 통해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12월 24일과 29일에 걸쳐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유증은 이사회에서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발행가액과 총액을 확정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려아연 지속가능경영본부 관계자는 “관련 법규에 따른 기준 주가와 이사회에서 정한 발행가액 사이에서 적법하게 할인율이 산정됐다"며 “이사회 이후 통제할 수 없는 환율 변동에 따라 사후적으로 위법 여부를 따지는 것은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납입된 달러는 환전 없이 미국 투자금으로 바로 쓰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영향이 전혀 없다"며 “이미 외국환 신고까지 완료된 사안을 두고 딴지를 거는 것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한미 경제 안보 협력을 훼손하려는 의도"라고 맞받아쳤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고려아연의 또 다른 카드는 '기술 안보'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9일 산업통상부에 '아연·연·동 통합 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제련 과정의 부산물에서 비스무트·인듐·안티모니·텔루륨 등 첨단·방위산업 핵심 소재를 회수하는 기술이다. 특히 고려아연은 전 세계 인듐 생산 1위(연간 92톤)이자, 미국 인듐 수입의 30%를 책임지는 핵심 공급망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올해 희소 금속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번 신청에 '안티모니 제조 기술'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안티모니 기술의 국가 핵심 기술 지정을 추진했으나, 분쟁 당사자인 영풍 측의 반대 의견 제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과 MBK가 기술 보호에는 찬물을 끼얹으면서 정작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기술 유출'을 운운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호주 썬메탈(SMC)에 이어 미국 크루서블 메탈스(Crucible Metals, LLC) 역시 고려아연의 독자 기술과 통제하에 운영된다"며 기술 유출 우려를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이번 국가 핵심 기술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해외 매각이나 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적대적 M&A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명분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를 주주로 끌어들이고 국가 핵심 기술의 방벽을 높인 최윤범 회장의 승부수가 영풍·MBK 연합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건설장비 1·2위 합체 ‘HD건설기계’ 공식 출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체인 'HD건설기계'가 1일 국내 최대 건설장비업체로 새로 출발한다. HD현대그룹 계열의 국내 1, 2위 건설기계기업이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것이다. HD현대는 이날 HD건설기계가 울산 캠퍼스에서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출범식에는 정기선 회장, 조영철 부회장, 문재영 사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HD건설기계는 울산, 인천, 군산 등 국내와 인도, 중국, 브라질, 노르웨이 등 해외 생산거점을 갖춘 연 매출 8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건설장비업체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합병법인 초대 사장을 맡은 문재영 사장이 이끄는 HD건설기계는 오는 2030년 매출 14조8천억원을 목표로, 주력 사업인 건설장비를 중심으로 엔진 및 애프터마켓(AM) 등 전 사업 영역에서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특히, 건설장비 양대 브랜드인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의 통합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브랜드로 도약시킨다는 목표이다. HD현대 정기선 회장은 출범식에서 “최고를 향한 HD건설기계의 열정이 차세대 신모델과 신흥시장 개척으로 옮겨지기를 응원한다"며 “생산과 품질, 영업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의 재정비로 조선에 이어 그룹의 또 다른 글로벌 넘버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신년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AI 에너지원 SMR·수소연료전지로 기회 살리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1일 새해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새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형원전, SMR(소형모듈원전),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경영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박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전자소재, 가스터빈 같은 분야에서는 기술력에 자신감을 갖고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추가 고객 확보에 힘쓰자"고 그룹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회장은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빠른 인공지능 전환(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며 AI 에너지산업에서 기회 창출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가스터빈을 미국 시장에서 첫 수출한 성과를 언급하며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올해 경영환경과 관련해 통상 갈등, 무역 장벽, 지정학적 분쟁, 주요국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을 전망하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확실한 성공 방정식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사실"이라고 지속적인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발전 기자재, 건설기계, 로봇 등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과 하드웨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빠른 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신년사]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능동 정신·초격차 기술 두 축으로 전진할 것”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을 돌파하는 핵심 전략으로 '초격차 기술을 통한 세계 시장 선점'을 내세웠다. 1일 일진그룹에 따르면 허 회장은 이날 2026년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은) 지난해 마련한 도약의 발판을 토대로 신사업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이 같이 밝혔다. 허 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구(IMF) 등 주요 기관이 예측하듯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 등 리스크가 산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을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휴먼로봇이 주도하는 '거대한 기술적 변곡점'과 '영구적 위기(Permacrisis)'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3대 실행 과제로 허 회장은 △기업 가치 극대화의 선순환 구조 구축 △전략적 투자 확대 △AI차세대 전력망 등의 미래 핵심 기술 선점을 제시했다. 아울러 △사업 목표 달성 △능동 정신 기반 신사업 발굴 △원팀 시너지 등 3대 실행 원칙을 당부했다. 올해의 슬로건으로는 스스로 명확한 뜻을 세우고 행동으로 옮겨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지행(能動志行)'을 제시했다. 허 회장은 “일진그룹은 불황과 불확실성이라는 파고 속에서도 능동 정신과 초격차 기술이라는 두 축을 통해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라며 “모든 임직원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그룹과 함께 동반 성장하는 뜻깊은 한 해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동국씨엠, 2026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실시

동국씨엠은 2026년도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동국제강그룹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15일 13시까지 접수한다. 서울 본사에서 △판매생산계획 △영업 2개 직무에서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부산공장에서 뽑는 직무는 △생산 △관재·총무 △물류 △설비관리 △공정솔루션이다. 채용 전형은 △입사지원·인성검사 △서류전형 △면접(하루 진행) △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되며, 최종 선발된 지원자는 오는 3월 입사할 예정이다. 동국씨엠은 카카오톡 '2026 동국씨엠 신입사원 공채'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채용 설명 등을 진행한다. 자세한 채용 공고는 동국제강그룹 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회사 미래 경쟁력을 함께 만들어갈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며, “올해부터 자기평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지원자의 잠재력과 직무 적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세아베스틸,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국내 철강업계 최초

세아베스틸은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글로벌 안전인증 기관 UL 솔루션즈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인증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고 29일 밝혔다. ZWTL 인증은 기업의 자원순환 노력을 평가하는 국제 지표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비율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은 실질 재활용률 100%에 준하는 99.5% 이상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세아베스틸은 이번 심사에서 최종 재활용률 99.7%를 기록해 폐기물 매립 제로 달성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특수강 제조 공정은 철스크랩에 다양한 합금철을 더해 내구성, 내열성 등 고기능성을 구현해야 하는 공정의 특성상 슬래그, 분진 등 다양한 부산물이 필연적으로 대량 발생한다. 특히 제강·압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물리·화학적 성질이 복잡하고 발생량도 많아 재활용 난이도가 높다. 세아베스틸은 제강·압연 공정을 포함한 특수강 전 공정에서 설비와 운영 체계를 강화해 높은 재활용률을 구현했다. 자원 선순환 체계 강화를 위해 공장 내 '부산물 자원화 센터'를 구축하고, 재활용 용도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를 지속해 왔다. 전기로 및 정련 슬래그를 아스콘·콘크리트 골재, 초속경 시멘트 등으로 재활용하는 기술도 개발한 뒤 상용화까지 마쳤다. 지난 4월에는 안정적인 정련 슬래그 공급을 위해 공장 내 분말 흡입 장치와 사일로를 설치하는 등 약 30억원의 설비 투자도 완료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안전·보건·환경(SHE) 통합시스템으로 폐기물 배출량 관리 등 관련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공장별 원단위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운영 효율을 강화해 자원 선순환 체계 확립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이번 인증을 계기로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한층 고도화할 방침이다. 제조 공정 내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산업 부산물과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친환경 대체 원료로 전환하는 '업사이클링'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 공정에 적극 활용해 자원 순환 효율을 극대화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공장'을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이번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플래티넘 등급 획득은 세아베스틸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생산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자원 순환을 바탕으로 ESG 경영 강화해 지속가능한 철강 산업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관세·건설침체·고환율 ‘압박’ 속 해외투자·K스틸법 ‘숨통’

철강업계가 올해 내내 관세전쟁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철강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법안인 일명 'K-스틸법'과 해외 생산 거점 확보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철강사들은 보호무역주의 영향에 부진한 수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무역협회 통계에서 올해 1~11월 한국 철강제품(MTI 61)의 수출 실적은 278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8% 감소했다.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멕시코 등 전체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상위 5개국만 놓고 보면 14.8% 줄어든 130억달러를 기록했다. 보호무역주의가 뉴 노멀로 자리잡아온 데 더해 세계 각지에서 철강품목 관세를 노골적으로 부과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4월부터 철강 관세 25%를 매겼고, 6월 들어 관세율을 50%로 높였다. 유럽연합과 캐나다도 국가별 저율 관세 할당량(TRQ) 감축과 고율 관세 부과를 선언하면서 철강 무역장벽을 더 높였다. 국내 시장도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침체 일로였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철근 생산량이 537만톤으로 9.2% 줄며 지난해에 이어 감소폭을 유지했다. 국내 판매도 9.9% 감소한 519만톤을 기록했다. 국내 건축착공 면적이 5794만㎡로 13% 감소한 점이 철근 수요 부진 이유를 보여준다. 이 같은 철강산업의 부진은 고용 같은 지역경제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철소와 제강소 등 다양한 철강 관련 기업들이 모여 있는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은 각각 올해 8월과 11월 산업통상부가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충남 당진시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 철강업계는 저가 제품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할 대책을 내세웠다. 반덤핑 제소가 대표 사례다. 한국무역위원회는 지난 8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최대 34.1%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확정했고, 9월부터는 중국이나 일본에서 수입한 탄소 또는 합금강 열연 제품에 30% 내외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산 후판의 경우 반덤핑 조치 대상인 중국 철강사 9곳이 한국 시장에 원래 가격대로 수출하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국내외 수요 부진에 더해 올 하반기 들어 나타난 원화 가치 하락도 철강업계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과 석탄을 수입에 의존해 조달하기 때문이다. 7월 들어 환율은 1400원선에 가까워진 뒤 9월 말경 1400원선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는 1480원을 돌파하며 1500원선을 위협하다가 지난 24일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으로 1450원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화될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원가 부담은 철강업계에 여전히 남아 있다. 철강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결정도 잇달았다. 관세 장벽을 넘을 유일한 돌파구로 거론된 해외 현지 제철소 투자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철강사들은 한국에서 쇳물을 틀에 붓고 반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거친 뒤 북미, 유럽, 동남아 등에 마련한 주요 거점으로 옮겨 제품을 최종 완성하는 식으로 해외 시장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최근 철광석 환원과 쇳물 주조 단계부터 해외 현지에 공정을 두는 전략으로 철강사들이 방향을 틀고 있다. 일본제철이 미국 제조업 부흥의 상징과도 같은 US스틸 지분을 사들이는 파격적 결정을 내린 점도 이 같은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제철은 3월 미국 현지에 연산 270만톤 규모의 직접환원철 전기로 제철소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이달 초 청사진을 첫 공개했다. 포스코는 이 제철소에 지분 20%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현지 철강사와 손을 잡는 카드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완성차 공장을 겨냥해 자동차용 강판의 시장 입지를 유지 또는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고도의 경제 성장세를 타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인 인도에서도 합작 일관제철소 건립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 제정으로 철강산업이 미래 성장 청사진을 그릴 토대가 마련되기도 했다. K-스틸법에는 △5년 단위 철강산업 기본계 수립 △국무총리 산하 특별위원회 설치 △저탄소 철강 연구개발 △저탄소 철강 인증제 마련 등을 담았다. K-스틸법은 8월 여야 국회의원 106명이 공동 발의한 뒤 약 3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철강업계는 K-스틸법 제정을 환영하며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무역장벽 돌파·자원 확보·안전경영…포스코그룹 내년 경영, 3대 과제 성적에 달렸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무역장벽 돌파와 자원 공급망 확대, 근로 안전에 초점을 두고 던진 승부수가 내년 핵심 경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인도와 미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일관제철소를 확보하고, 공급망 위기 속 리튬과 흑연 자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투자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잇따른 근로자 안전사고를 해결하기 위한 쇄신 의지도 보여왔다. 내년 장 회장의 임기 3년차에 접어들며 포스코그룹이 철강 보호무역 기조와 전동화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같은 파고를 넘어설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영업이익이 2조328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전망치는 3.9% 줄어든 69조8353억원이다. 지난해 두드러졌던 철강시장 부진을 딛고 수익성을 개선한 동시에, 비핵심 사업·자산을 정리한 성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포스코그룹은 올해 양대 주력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녹록지 않은 경제 환경을 맞이하면서 어느 때보다 사업 구조 전환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해졌다. 철강산업은 중국의 저가 수입재 물량으로 국내 공급과잉에 빠진 가운데 올해 보호무역주의까지 겹쳤다. 북미와 유럽연합(EU) 같은 주요 수출 권역에서 고율 관세와 무관세 할당량(TRQ) 축소 정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소재는 중국이 희토류 채굴과 제련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 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탈중국 소재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해외 현지 생산과 소재 공급망 확충을 위한 투자 결정을 실행하는 과제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풀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현대제철이 미 루이지애나주에 2029년 가동을 목표로 건립하는 전기로 제철소에 포스코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이 5억82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20%를 갖기로 확정했다. 미국 내에서 높은 강판 제조 경쟁력을 갖춘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제철소 지분 일부도 인수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인도에서는 현지 최대 철강사 JSW와 합작해 연산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설립을 준비 중이다. 한미 무역협상을 계기로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업도 내년까지 큰 틀을 잡아야 하는 과제다. 그룹 내에서 LNG 발전과 운송 사업 경험을 보유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하는 동시에 포스코의 강관 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확정하게 되면 현지 철강시장에서 입지를 더 넓히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배터리 제조의 핵심 원료 중 하나인 리튬 자원의 공급망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호주에서는 광산기업 '미네랄 리소스'의 신설 중간지주사 지분 30% 인수로 서호주 리튬 광산 워지나 광산과 마운트마리온 광산에서 향후 연간 27만 톤의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길을 열었다. 2018년 광권(자원 채굴 권리)을 확보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는 수산화리튬 1단계 설비가 상업생산 준비 단계에 접어들었고, 올해 들어서는 해당 염호 내 광권을 보유한 캐나다 자원 기업 리튬 사우스(LIS)의 아르헨티나 법인 지분을 인수했다. 옴브레 무에르트 염호 인근에는 리터당 리튬 736㎎ 수준의 고(高)품위 리튬이 약 158만톤LCE(탄산리튬 등가물) 매장돼 있다. 올 하반기부터 내건 안전경영도 성과를 내야 하는 분야다. 올 들어 그룹 내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장 회장은 8월 그룹 내에 안전특별진단 태스크포스(TF) 조직을 둔 데 이어 9월 안전 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세우는 등 쇄신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그룹의 안전 강화 의지가 산업 현장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뼈아픈' 지적을 극복하는 것이 내년 안전경영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전반적인 안전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원인 진단과 문제 개선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내년에는 재해 감축이라는 성과를 내기 위한 실행에 초점을 둬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DX)도 가속을 낼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10월 포스코홀딩스 그룹DX전략실장으로 임치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업공학과 교수를 영입한 바 있다. 임 실장 겸 교수는 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그룹 인공지능(AI)·디지털·로봇 전략 수립과 AI 기반 솔루션 개발을 이끌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초 정기 인사를 통해 그룹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환을 주도해온 윤일용 포스코DX AI기술센터장에 포스코홀딩스 AI로봇융합연구소장 자리를 맡겼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법원, 영풍·MBK 가처분 ‘기각’…고려아연 2.8조 유상증자·美 제련소 사업 ‘탄력’

고려아연의 2조800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던 영풍과 MBK 파트너스(이하 MBK) 측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의 이번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 목적보다는 미국의 전략적 요청과 사업 확장을 위한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는 고려아연 측의 소명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오는 26일로 예정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미국 테네시주에 11조 원 규모의 제련소를 건설한다고 발표하며, 재원 마련을 위해 현지 합작법인인 '크루서블 JV(Crucible JV)'에 약 2조851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크루서블 JV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확보하게 된다. 그동안 영풍과 MBK 측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며, 출자 구조가 이례적이고 기형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미국 정부의 제안으로 시작된 계약이며,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와 한미 간 전략적 협력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맞서왔다. 가처분 기각 결정 직후 영풍과 MBK는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풍·MBK 측은 “이번 절차를 통해 제기됐던 기존 주주의 주주 가치 훼손 가능성과 투자 계약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그리고 고려아연이 중장기적으로 부담하게 될 재무적·경영적 위험 요소들이 충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 제기는 고려아연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모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 있는 최대 주주의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은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로서 회사의 발전을 위한 협력 의지도 함께 내비쳤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윈윈(Win-Win)'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경영진에 대한 견제구는 잊지 않았다. 이들은 “대규모 해외 전략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이사회와 최대 주주로부터 지속적인 신뢰와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배 구조와 의사결정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고려아연의 경영이 특정 개인이나 단기적 이해가 아닌 전체 주주와 회사의 장기적 가치 극대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제도적·법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적 리스크를 해소한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착공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러나 최대 주주인 영풍·MBK가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경영 감시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이사회 운영 등을 둘러싼 양측의 긴장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성공 DNA, 우주로”…STEPI 안형준 팀장이 꼽은 필승 카드는 ‘초소형 위성’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 주도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정점에 섰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방식으로는 선진국 추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국가 총력전' 수준의 혁신적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이날 오전 7시 30분 'K-스페이스 시대, 초소형 위성으로 여는 산업 생태계'를 주제로 한 2025년 하반기 우주항공산업 발전 포럼이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 외신 기자 클럽홀에서 개최됐다. 이 행사는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과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KAIA)가 공동 주최하고 우주항공청(KASA)·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후원한 것으로, 민·관·군·산·학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해 우주 산업의 실질적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우주공공팀장은 'K-스페이스로 이어달리는 K-방산-초소형 위성으로 여는 산업 생태계'이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 우주 산업의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고강도 혁신안을 주문했다. 안 팀장의 발표는 현황 보고 이상으로 거버넌스와 산업 구조의 전면적인 개편을 요구하는 '쓴소리'와 '대안'으로 채워졌다. 안 팀장은 먼저 글로벌 우주 시장의 변화를 짚었다. 그는 “2023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국방 우주 지출이 민간 지출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며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 미-중 패권 경쟁, 희토류 수출 통제 등 경제 안보 이슈가 우주 산업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 우주는 과학 기술 영역을 넘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안보이자 경제 전쟁터"라고 정의했다. 안 팀장은 한국의 국가 우주 혁신 시스템(NSIS)을 '인체'에 비유하며 뼈아픈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정책과 제도가 '운영 체제(OS)'라면 실행 주체는 '근육', 지식과 자본의 흐름은 '혈류'인데 한국은 혈류가 막혀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 그는 “우주 기기 제작 매출의 65%가 여전히 정부·공공기관 대상인데, 민간이 주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정부가 과제를 던져주면 민간은 '수직적 하청 업체'로서 기술을 이전받는 모델에 고착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추격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가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지금처럼 부처가 나뉘고 파편화된 구조로는 세계 시장 점유율 10%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며 “범국가적 '총력전' 태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팀장은 이 난관을 돌파할 해법으로 '3P 전략(Public-Private Partnership, Civil-Military Partnership, Global-Regional Partnership)'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제안했다. 민간 활용성 제고를 위한 대안적 운용 방식 도입 방안 3가지도 제시됐다. 궤도 임대(Orbit Leasing)는 군이 필요한 한반도 상공에서의 통제권만 갖고, 나머지 해외 상공에서의 촬영권이나 데이터 권리는 민간 기업에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비용 절감과 국내 보안 규정 준수에 입각한 강력한 보안, 기업 이윤 극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데이터 구매(Data Purchase)는 군이 위성을 직접 소유·운영하지 않고 민간이 생산한 데이터를 '서비스' 형태로 구매해 민간의 자율성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인공 지능(AI) 분석 등 최신 기술을 신속히 활용할 수 있고, 유연한 계약 구조를 갖춰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핀오프 서비스 계약은 군이 개발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기술료를 받는 대신 일정 기간 해당 기술로 만든 서비스를 현물로 되돌려 받는 방식이다. 이는 혁신 기술 생태계를 촉진하고 민·군 협력 강화롸 기업의 상업화 경험 축적을 가능케 한다. 마지막으로 안 팀장은“지난 11월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절정이었다"며 “K-방산이 세계를 휩쓴 성공 DNA와 공식을 초소형 위성 산업에 이식해 'K-스페이스'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지는 패널 토론에서는 김민석 협회 상근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토론자들은 특히 초소형 위성 사업의 '사업 지속성'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곽신웅 국민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아직 초창기인 국내 우주 산업에선 승자 독식 구조보다는 복수 기업을 선정해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위성 제작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북한 전역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업계가 한 목소리로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홍 KAI 미래융합기술원장은 “경쟁에서 탈락한 업체가 생태계에서 도태되는 구조는 산업 기반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K-우주방산의 첫 주자가 될 초소형 위성 사업에서 복수 업체 선정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진 LIG넥스원 부사장은 “K-방산의 성공은 내수를 넘어 수출 산업화에 성공한 점에 기인한다"며 “우주 산업도 5년, 10년 뒤를 내다봐야 하고, 기술이 검증됐다면 복수 양산 체제를 도입해 기업들이 '우주 헤리티지(Heritage)'를 쌓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장한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서비스개발과장은 “뉴 스페이스 펀드와 우주 기술 상용화 실증 지원 사업 등을 통해 민간 생태계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언급했다. 김동춘 방위사업청 우주지휘통신사업부장 직무대리는 “군 수요가 민간 기업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며, 발사체 기업을 위한 헤리티지 지원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답해 기대를 모았다. 이날 포럼에는 정계 및 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우주 산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서천호 의원은 개회사에서 “우주 개발은 지구인의 관점이 아니라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정부와 민간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협력적 파트너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상근 부회장은 “미국은 우주를 군사 작전 영역으로 선포하고 막대한 투자를 예고했다"며 “우리나라도 예산을 대폭 늘리고 산업화 단계에 맞는 과감한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차재병 KAI 대표이사(부사장) 역시 “초소형 위성은 제조·공급 중심의 산업으로 확장되는 계기"라며 “국가 사업 리스크 감소와 산업 경쟁력을 위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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