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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7개 계열사, 주주 가치 제고…자사주 소각·배당 늘린다

LG그룹 상장 7개 계열사가 수익성 강화·주주 환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밸류 업'을 추진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LG화학·LG이노텍·LG유플러스·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 등 LG그룹 7개 계열사는 밸류 업 계획을 내놨다. 지난 달 밸류 업 계획을 공지한 LG전자를 필두로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기업 가치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LG는 내년부터 기존에 연 1회 지급하던 배당금도 중간 배당 정책을 도입해 연 2회 지급하기로 했다. 중간 배당금도 202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승인을 통해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 기준일을 후에 설정하는 방식을 도입해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으로 주주 권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7개사는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인 배당 성향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각각 60%, 30%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을 제외하고 △㈜LG(50%→60%) △LG전자(20→25%) △LG화학(20→30%) △LG이노텍(10→20%) 등은 기존 대비 주주 환원율 제고를 약속했다. LG그룹의 이번 밸류 업은 단순 주주 환원만 늘리는 게 아니다. 기업 가치를 근본적으로 높이겠다는 게 요점이다. ROE(Return on Equity)는 자기 자본 이익률 또는 자본 수익률이라고도 불리며,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재무 지표다. 이와 관련, ㈜LG는 ROE를 오는 2027년까지 8~10%까지 달성한다는 게 재무 목표다. 아울러 ROE가 3.7%인 LG전자와 4.2%인 LG화학, 7.5%인 LG유플러스는 10%를 상회하도록 하고 작년 12%를 기록한 LG이노텍은 2030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 가능성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글로벌 최대 종합 전지 소재 회사가 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해 관련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시장 선도 지위 강화와 동시에 효율적인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역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사업을 전개하고 비 전기차 사업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이 외에도 전기차 고객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신규 응용처 고객의 저변을 키워나간다. 더불어 차세대 기술과 솔루션을 강화해 고객 가치를 차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LG이노텍은 앞으로 전략적 생산지 재편과 인공 지능(AI)∙DX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현금 창출력∙자산 운영 효율성 강화 등 전사적 수익성 개선 활동 전개와 동시에 사업 부문별 수익 창출력을 강화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육성 사업의 매출 규모를 8조 이상으로 키운다. 자율 주행 핵심 사업 가속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AI∙반도체 신사업 육성을 통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종합] LG, 정기인사로 AI·바이오 전문가 대거 발탁

LG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AI·바이오·클린테크(ABC) 분야의 젊은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하며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했다. LG그룹은 21일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전체 신임 임원의 23%에 달하는 28명을 ABC 분야에서 선발했다. 특히 글로벌 수준의 AI 전문성을 갖춘 80년대생 3명을 임원으로 발탁해 주목받았다. LG AI연구원의 이문태·이진식 수석연구위원과 LG유플러스 조현철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 리더십 강화다. 고객가치, 영업, 재무, 마케팅,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7명의 여성 임원이 새로 선임됐다. 이로써 LG그룹 내 여성 임원은 총 65명으로 늘어나 2018년(29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R&D 분야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신규 임원 21명이 새로 합류하면서 그룹 전체 연구개발 임원은 21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전자 조휘재 부사장과 LG에너지솔루션 이한선 전무도 승진했다. LG그룹은 주요 계열사 수장도 교체하며 변화의 고삐를 당겼다. LG유플러스 신임 CEO에는 전략 컨설팅 전문가인 홍범식 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모니터그룹, 베인앤컴퍼니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ABC 전략 수립과 실행을 주도해왔다. LG전자는 ES(Eco Solution)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에 이재성 부사장을 발탁했다. 이 부사장은 에어솔루션 분야에서 R&D, 상품기획, 마케팅, 영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장에 김상민 전무를, 첨단소재사업본부장에 김동춘 부사장을 각각 선임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사장 승진자도 2명이 배출됐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김영락 부사장은 구독 서비스와 온라인 브랜드 숍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LG CNS CEO 현신균 부사장은 AI, 클라우드 등 디지털 신기술 기반의 DX 사업에서 성과를 창출했다. 80년대생 임원도 크게 늘었다. 이번 인사로 LG그룹 내 80년대생 임원은 총 17명으로 5년 전보다 3배 증가했다. 이는 젊은 인재들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해 그룹의 변화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은 외부 전문가 영입도 활발히 했다. 올해 총 10명의 외부 인재를 새로 영입했는데, 특히 LG화학은 북미 외교 전문가인 고윤주 전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를 영입해 지경학적 리스크 대응력을 강화했다. 이번 승진 인사의 전체 규모는 지난해(139명)보다 줄어든 121명이며, 신규 임원은 86명이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같은 49세다. LG그룹은 글로벌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경영진 대부분을 유임시켰다. 한편 ㈜LG는 이상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관리부문장 겸 전자팀장으로, 이장환 책임을 상무로 승진시켜 비서팀장으로 선임했다. LG사이언스파크 신임 대표에는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이 선임됐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롯데그룹, 39조원 유동성 위기설 정면 반박

롯데그룹이 21일 최근 증권가에 유포된 그룹 유동성 위기설과 관련해 공식 해명에 나섰다. 최근 증권가에는 롯데그룹이 39조원 규모의 차입금을 안고 있으며, 12월 초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할 수 있다는 내용의 찌라시가 유포됐다. 이 찌라시는 롯데쇼핑과 롯데홀딩스, 롯데케미칼, 호텔롯데의 차입금이 29조 9천억원에 달해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통계열사를 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50% 이상이 감원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러한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 18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6.59% 하락한 2만55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2만5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10.22% 하락한 6만5천900원, 롯데쇼핑은 6.6% 하락한 5만8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이날 발표한 설명자료를 통해 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상세히 밝혔다. 10월 기준 총자산 139조원, 보유 주식가치 37조5000억원, 부동산 가치 56조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도 15조4000억조원에 달해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을 미준수하게 된 것은 2018년 이후 화학산업 전반의 신규 증설과 중국의 자급률 향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10월 기준으로 활용 가능한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총 4조원의 가용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됐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되는 신규 및 경상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Operational Excellence' 프로젝트를 여수공장에서 대산공장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으며,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해 1조3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 중이다. 한편, 롯데그룹의 실적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롯데쇼핑의 매출은 3조5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고, 순이익은 289억원으로 53.3%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1~3분기 누적 손실이 6600억원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연간 손실액 3477억원의 두 배를 초과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현안과 관련해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도모할 것이며, 계열사들과의 원활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루머 생성과 유포자에 대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잘나가는 엔비디아에 SK하이닉스가 웃는다…블랙웰 효과도 기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 잔치에 미소 짓고 있다. AI 칩 구동에 필수로 꼽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최신 AI 칩 '블랙웰'의 생산도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이는 SK하이닉스에게 호재로 작용할거란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3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하고, 350억8000만달러(약 49조1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181억2000만 달러) 대비 약 9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92억4300만달러)와 비교해 108.9% 증가한 193억900만달러(약 28조180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111억8800만달러) 대비 56% 성장한 174억1100만달러(약 23조9923억원)였다.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번 호실적 배경으로는 데이터센터용 AI 칩 수요 급증이 꼽힌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308억달러(43조126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총 매출의 87%를 차지한다. 지속적인 AI 열풍 속에 AI 칩의 수요가 견조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은 지난달 실적 발표를 통해 내년에도 AI 투자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의 AI 칩을 사들이는 주요 고객이다. SK하이닉스는 AI 칩 시장 내 엔비디아의 선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AI 칩 구동을 위해선 HBM 탑재가 필수적인 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가 가파른 성장을 보일 때마다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HBM 효과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성적표다. 당초 예상과 달리 4분기부터 블랙웰의 본격적인 생산 및 출하가 이뤄질 거란 점도 SK하이닉스에게 반가운 요소다. 미국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은 최근 엔비디아 블랙웰 AI 가속기를 서버에 탑재할 경우 서버가 과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선 설계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고 블랙웰이 내년 초나 돼서야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엔비디아는 4분기부터 블랙웰의 생산과 출하에 나선다고 밝히며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최신 AI 칩인 블랙웰의 본격적인 생산 및 출하는 이번 4분기부터 시작한다"며 “내년에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랙웰의 생산·출하 여부는 SK하이닉스에게 중요한 요소다.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5세대 HBM인 HBM3E의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는 블랙웰의 최상위 모델 B300 등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블랙웰이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내년 상반기 중에는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제품이 8단 물량을 넘어서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HBM 물량이 5세대 12단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엔비디아향 제품으로부터 나오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실적도 고공행진 할 전망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12단 HBM3E를 앞세워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23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며 내년에는 37조6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경협 “합병비율, 실질가치 반영해야”

한국경제인협회가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 발표 자리에서 기업 합병 시 실질가치를 반영하는 합병비율 산정방식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현재 두산그룹이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행사에는 두산은 물론 삼성, SK, 현대차, LG 등 16개 주요 그룹 사장단이 참석했다. 행사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경련 관계자는 “구조 개편을 위한 합병 제도상의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면 합병 비율 산정 방식을 개선해 현재 시가 중심에서 기업의 실질 가치를 반영하는 산정 방식을 도입하거나, 합병 시 손해를 볼 수 있는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맞춤형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두산그룹의 현재 지배구조 개편 계획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현재 시가를 기준으로 1:0.63의 합병비율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산밥캣은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기업인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적자기업이다. 실질가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합병비율은 96:4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의 합병비율대로라면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에 대한 실질 지배력을 14%에서 42%로 높일 수 있고, 4조6000억원에 달하는 두산밥캣의 미처분이익잉여금에 대한 배당 수취권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가치 기준으로 합병비율이 산정된다면 이러한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경련이 특정 기업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발언은 현재 진행 중인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높다. 이미 금융당국과 주주들의 반발로 두산그룹은 당초 계획했던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철회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기업 사장단들은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신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에 대해서는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 논의 중단을 요청했고, 정부에는 AI, 반도체, 2차 전지 등 첨단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재계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반대’ 성명…논리는 ‘글쎄’

재계가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나섰으나, 그 논리적 근거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1일 오전 8시 5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삼성전자 박승희 사장, SK 이형희 위원장, 현대차 김동욱 부사장, LG 차동석 사장 등 16개 그룹 사장이 참여했다. 한경협은 상법 개정안이 소송 남발과 해외투기자본의 공격을 초래해 이사회의 정상적 경영활동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성명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 같은 주장의 논거를 충분하게 밝히지 못했다. 한 참석자는 “소송을 남발할 거라는 우려라는 게 상법 개정이 되더라도 이사들은 지금처럼 계속 결정을 할 거고, 그래서 주주들이 이거는 우리에게 충실한 게 아니다라고 하면서 소송을 할 거라는 우려인 건가"라며 “이사들이 주주 충실의무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면 오히려 소송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경협 관계자는 “주주의 다양성을 볼 때 주주의 의견이나 권위를 모두 반영할 수 있는 길은 전혀 없다"며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한경협은 또 “사외이사들이 소송을 당할 가능성 때문에 제대로 된 결정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사외이사 구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한경협 관계자는 “이사가 이중으로 대리 관계를 맺는다면 어느 한쪽의 배임 관계가 성립한다"며 배임 위험을 새로운 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답변들은 질문의 핵심을 비켜갔다는 평가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왜 소송으로 이어지는지,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게 왜 배임이 되는지 등 핵심 논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계가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실제 이유는 소송 남발 우려보다는 현행 경영 방식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거부감 때문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해 재계는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기업 사장단은 성명을 통해 신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 수출 경쟁력 제고, 내수활성화 등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메가클러스터의 明과 暗]② TSMC 생태계 넘어서야 하는데…공급망 자립률 낙제점

[편집자주]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다. 특히 AI 시대의 도래로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산업 구조 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대만 TSMC의 독보적 위상과 중국의 맹추격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대비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걸린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480조원 규모의 이 국가적 프로젝트는 전력 공급이라는 최대 난관을 해결하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진정한 도전은 이제부터다. 이에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 나아가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까지, 우리가 직면한 기회와 위기의 본질을 살펴봤다.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전력망 문제를 해결하며 첫 발을 내디뎠지만,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특히 반도체 생태계 구축, 환경 문제 대응, 인프라 확충 등 내부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가장 큰 과제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다. 현재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되어 있다. 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생태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TSMC는 2008년부터 'Open Innovation Platform(OIP)'이라는 개방형 협력 생태계를 운영하며 39개의 설계자산 기업, 16개의 설계자동화 기업, 29개의 설계하우스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경쟁력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30% 수준인 공급망 자립률을 2030년까지 50%로 높이는 것이 목표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다. 특히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소부장 기업이 현재 4개에 불과해 이를 10개로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장기적으로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 문제도 심각한 도전 과제다. 반도체는 생산과정에서 다량의 폐수와 휘발성 화합물, 유해가스, 고형폐기물이 발생한다. 특히 발암성, 유전독성, 생식독성 물질 등 수많은 유해화학물질이 사용되는데,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처리 방안이 필요하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용인 메가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3377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우려하는 환경계와 지역 주민과의 갈등은 잠재된 리스크다.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달성도 큰 과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50년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한국의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이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TSMC가 2040년까지 RE100 달성을 선언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 기업들의 대응이 더딘 상황이다. 배후도시 조성도 쉽지 않은 과제다. 용인이동 공공주택지구는 신도시로 개발될 예정이지만, 70개 이상의 기존 기업들의 이전도 필요하다보니 관련 논의가 더 필요하다. 이전 대상 기업들의 영업 손실 최소화와 원활한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단순한 생산시설의 규모가 아닌, 전체 생태계의 경쟁력에 달려있다"며 “용인 메가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환경 문제 해결, 인프라 확충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을 통한 규제 완화, 세제 지원 확대, 인프라 구축 가속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용인 메가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메가클러스터의 明과 暗] ①큰 산 넘었다…480조 반도체 투자 ‘첫발’

[편집자주]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다. 특히 AI 시대의 도래로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산업 구조 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만 TSMC의 독보적 위상과 중국의 맹추격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대비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걸린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480조원 규모의 이 국가적 프로젝트는 전력 공급이라는 최대 난관을 해결하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진정한 도전은 이제부터다. 이에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 나아가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까지, 우리가 직면한 기회와 위기의 본질을 살펴봤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가 총대를 매기로 한 것이다.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됐다는 평가지만 아직 남은 과제도 많다.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걸린 국가적 프로젝트다. SK하이닉스가 120조원,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총 480조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생산기지 건설을 넘어선다. 이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핵심 전략이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도전이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전력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송전망 건설 비용 부담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수도권 전체 최대 전력수요의 40%에 달하는 16GW의 전력 공급 문제는 한전이 공용망을 늘리고 기업의 전용망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6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당초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던 송전망 건설 비용이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프로젝트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는 평가다. 용수 공급 문제 해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루 110만톤의 용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2031년부터 팔당댐과 하수 재이용수로 20만톤을, 2035년부터는 화천댐 용수로 60만톤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나머지 물량 확보를 위해 한탄강댐의 다목적댐 전환, 용인 이동저수지 활용 등 다각적인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메가클러스터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행정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산업기반시설에 대한 특례 지원을 확대하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시지원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용인특례시를 비롯한 4대 특례시의 건설·건축 관련 특례도 대폭 확대된다. 교통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자 사업으로 제안된 '반도체 고속도로'는 올해 말까지 적격성 조사와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국도 45호선 확장, 인덕원-동탄선 연결, 경강선 연계 철도망 구축도 함께 추진된다. 이를 통해 수도권 주요 거점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배후도시 조성도 진행 중이다. 용인이동 공공주택지구는 직주락(職·住·樂) 하이테크 신도시로 개발되며, 첨단 인재들을 위한 생활 인프라가 구축된다. 실버타운과 청년 세대를 위한 '영 타운'이 결합된 주거문화복합타운도 조성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용인 인구는 1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기업들의 이전 문제도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70개 이상의 기존 기업 이전을 위해 인근 산단의 미분양 용지 활용, 국가산단 후보지 내 협력화부지 배치, 별도의 대체 이주 산단 마련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204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력망 문제 해결을 시작으로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남은 과제들도 차질없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겨울에 온풍 나오는 에어컨… 가전업계 ‘사계절 전략’ 변화

가전업계가 제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사계절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통상 '여름 에어컨·겨울 김치냉장고' 등 계절 가전으로 인식돼 왔던 제품에 일 년 내내 활용 가능한 기능을 넣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동시에 기업의 재고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사계절 전략을 활용한 대표 제품은 에어컨이다. 그간 강력한 냉방 기능을 소구 포인트로 내세우며 여름철 대표 가전으로 불리던 에어컨은 연중 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탈바꿈했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휘센 뷰 사계절 에어컨'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제품에는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로 냉매를 압축·순환시켜 따뜻한 바람을 만드는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휘센 뷰 사계절 에어컨을 여름뿐만 아니라 환절기나 실외 온도가 영하 10℃ 수준으로 떨어지는 한 겨울에도 온풍기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무풍에어컨'도 사계절 가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여름철에는 에어컨 본연의 기능을 다하는 비스포크 무풍에어컨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등의 간절기에는 한기를 막기 위해 30~40℃의 따뜻한 바람으로 쾌적함을 주는 제품이 된다. 에어컨뿐만 아니라 얼음정수기, 김치냉장고 등도 사계절 가전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가전 업체들은 얼음정수기를 출시할 때 여름철 시원한 음료는 물론 겨울철 따뜻한 차 제조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김치냉장고도 '겨울철 대표 가전' 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치는 물론 다른 식재료 보관에도 용이한 기능을 더해 '냉장고 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기후 변화와 소비자의 실용적인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기후로 인해 계절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다목적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 기업들도 제품에 일 년 내내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제조사 입장에서 사계절 가전은 특정 계절에만 판매가 집중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연중 꾸준한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재고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판단이다. 기업들의 이러한 사계절 전략은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계절 가전은 여러 제품을 구매할 필요를 줄여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일례로 에어컨과 난방 가전을 모두 구매하는 것보다 사계절 가전 활용 시 비용이 약 20~30%가량 적게 든다. 아울러 사계절 가전은 한 제품으로 여러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사계절 전략은 기업 입장에선 안정적인 매출을, 소비자는 경제적이고 편리한 제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운 '윈윈 전략'이 되고 있다"며 “가전업계의 이 같은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발맞춰 더욱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카카오 임원 9명, 자사주 4억5000만원 매입…책임경영 강화 일환

카카오 핵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책임경영 강화 및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카카오의 주요 임원들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약 1주일 동안 총 4억5260만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해당 임원들은 △권대열 카카오 CA협의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장 △이나리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정종욱 책임경영위원장 △황태선 총괄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 △김병학 카나나알파 성과리더 △이승현 인사(HR) 성과리더 등 9명이다. 임원 1명당 평균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5000만원 수준이다. 앞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책임경영을 이유로 지난 5월·8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정 대표는 당시 주주서한을 통해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 매입할 예정"이라며 “매입한 카카오 주식은 대표 재직기간에 매도하지 않고 주주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려 한다"고 언급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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