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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 늘 때 영업이익 48% 급증… 카카오, 비용 통제로 수익성 방어

카카오가 지난해 매출 성장은 됐으나 영업이익은 50% 가까이 늘리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확인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8조원을 넘기며 외형 성장은 3% 가까이 증가 했지만,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을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며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톡비즈를 앞세운 플랫폼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반면,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부문은 역성장하며 부문별 실적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카카오는 2025년 연간 연결 기준 매출이 8조9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8%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9%를 기록해 전년 대비 2.7%포인트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5257억원으로 전년도의 161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비용 통제를 통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카카오의 연간 영업비용은 7조3671억원으로 전년 대비 0.02% 감소했다. 물가 상승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요인이 있었음에도 전체 비용 총량을 줄인 셈이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연간 연결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4.8%를 기록하면서 연초에 약속한 6% 이내에서 집행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역시 보수적인 채용 기조와 계열사 구조조정 영향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본업인 플랫폼 부문이 성장을 주도했다. 플랫폼 부문 연간 매출은 4조3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 사업인 톡비즈 매출은 2조2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4분기 톡비즈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선물하기 등 커머스 거래액 역시 4분기에 분기 최초로 3조원을 기록하며 성장에 기여했다. 반면 자회사가 주축인 콘텐츠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콘텐츠 부문 연간 매출은 3조78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특히 게임 부문의 매출 하락폭이 컸다. 게임 부문 연간 매출은 540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1% 급감했다. 신작 부재와 기존 라이브 게임의 매출 하향 안정화가 겹친 영향이다. 스토리(웹툰·웹소설) 부문 매출도 전년 대비 3.3% 줄었으며 , 뮤직 부문은 연간으로는 성장했으나 4분기에는 앨범 판매 둔화로 전 분기 대비 7% 감소했다. 카카오는 올해 비용 통제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광고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외형 성장을 다시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전략은 광고 판매 방식의 변화다. 신종환 CFO는 “하반기부터는 보장형으로만 판매되던 커머스 지면 광고를 카카오톡 광고 플랫폼 기반의 오픈 판매 구조로 전환하여 '자동 입찰 기반 성과형 광고'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정된 광고 지면에서 광고주 간 경쟁 입찰을 유도해 광고 단가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 CFO는 “이렇게 되면 톡 내 커머스 지면 수익화가 본격화되고 거래액 대비 미미한 광고 매출 비중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2026년 재무 목표를 공격적으로 제시했다. 신 CFO는 “2026년에는 연간 연결 매출 10% 이상 성장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40% 가까이 매출이 증발한 게임 부문의 반등과 새로운 광고 시스템의 안정적인 정착 여부가 목표 달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삼성 AI로봇청소기, ‘보안·AS’로 中로보락 잡는다

삼성전자가 중국 브랜드가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판도를 뒤집기 위해 '보안'과 '사후관리서비스(AS)'에 승부수를 띄운 신제품을 내놓았다. 사용자 관련 개인정보의 해킹 우려를 차단하는 보안 기술과 전국 단위 서비스 인프라를 앞세워 로봇청소기 국내 1위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단순한 하드웨어 사양 경쟁을 넘어 일부 중국 제품 사용 과정에서 제기돼 온 사생활 보호 불안과 서비스 접근성 한계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보안과 AS 인프라의 차별성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국내 가전기업의 안방 로봇청소기 시장 장악력 열세 상황과 맞물려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2025년 상반기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로봇청소기 글로벌 브랜드 로보락은 한국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보안침해 우려와 AS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삼성이 이번에 '안심하고 쓸 수 있고, AS에 강한 가전'이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신제품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중국 로봇청소기의 약점을 극복한 차별성을 삼성 로봇청소기의 장점으로 삼아 중국산 독주체제에 균열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보안 강화다. 신제품에는 삼성전자의 보안 플랫폼 '녹스(Knox)' 체계가 적용됐다. 새롭게 탑재된 '녹스 매트릭스'는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의 보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위협을 감지해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녹스 볼트'는 비밀번호·인증번호·암호화 키 등 민감 정보를 별도의 하드웨어 보안 칩에 저장해 외부 침입으로부터 보호한다. 촬영 데이터 보호도 강화했다. 로봇청소기가 인식한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는 기기 내에서 암호화되며, 서버가 공격받거나 사용자 계정이 탈취되더라도 정보 유출을 막는 '종단 간 암호화(E2EE)' 기술이 적용됐다. 보안 경쟁력은 외부 인증으로도 확인됐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안전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IoT 보안인증에서도 최고 수준인 '스탠다드플러스'를 취득했다. 문종승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스마트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도화한 녹스 보안 체계를 적용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설치와 AS 서비스도 대폭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전국 117개 서비스센터에 로봇청소기 전문 인력을 배치해 업계 최대 규모의 AS망을 구축했다. 구매부터 설치, 제품 관리, 사후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가전 구독 서비스 'AI 구독클럽'을 통해 초기 비용 부담을 낮췄으며, 삼성전자 로지텍의 공식 가구 리폼 전문 협력사와 설치 전문 협력사가 주거 환경에 맞춘 설치를 지원한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설치부터 AS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경쟁의 장"이라며 “제품을 판매하고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시스템 전반을 바꾸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성능도 한층 진화했다. 신제품은 기존 대비 최대 2배 강력한 흡입력을 구현했으며, 최대 10W 출력으로 미세먼지와 머리카락까지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집 안 벽면과 모서리까지 세밀하게 청소하는 '팝 아웃 콤보' 기능도 새롭게 적용됐다. '팝 아웃 물걸레'가 벽면에 밀착해 물걸레질을 수행하고, '팝 아웃 사이드 브러시'가 구석 먼지를 꼼꼼히 흡입한다. 최대 45㎜ 높이의 단일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이지패스 휠'을 적용해 매트나 문지방이 있는 공간에서도 원활한 주행이 가능하다. 인공지능(AI) 기반 사물·공간 인식 기능도 고도화됐다. 적·녹·청(RGB) 카메라 센서와 적외선(IR)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물처럼 투명한 액체까지 감지해 회피하거나 집중 청소할 수 있다. 위생 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스팀 청정스테이션'은 100℃ 스팀으로 물걸레 표면 세균을 99.999% 살균하고 냄새를 제거한다. 물걸레 세척판의 오염물을 자동으로 제거하는 '셀프 클리닝 세척판'을 새롭게 적용했으며, 자동 급수 및 오수 배수관 연결이 가능한 자동 급배수 모델도 갖췄다. 삼성은 보안과 서비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능까지 끌어올린 이번 신제품을 통해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임 부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로봇청소기가 빠르게 발전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신제품은 핵심 청소 성능을 강화한 동시에 강력한 보안 체계로 고객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K-로봇청소기'"라고 말했다. 이어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스포크 AI 스팀'은 울트라, 플러스, 일반형 3개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울트라와 플러스 모델은 3월 3일부터, 일반형은 4월부터 판매된다. 삼성전자는 1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 네이버 온라인 매장에서 울트라 모델 사전 판매를 진행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26일 美 갤럭시언팩 개최…‘갤럭시 S26’ 공개

삼성전자가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를 이달 하순 미국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한국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2026(Galaxy Unpacked 2026)'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삼성은 이번 언팩행사에서 공개할 제품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갤럭시 S26 시리즈 공개가 확실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이 이날 공개한 갤럭시 언팩 2026 초대장 영상에는 올해 행사명에 '차세대 AI(인공지능) 폰이 당신의 삶을 더 편하게 해준다(The Next AI Phone Makes Your Life Easier)'라는 문구가 담겼다. 영상에는 '갤럭시 AI'를 나타내는 별 아이콘이 정육면체 상자 속에 있다가 밖으로 드러나는 그래픽이 담겼다. 삼성이 언팩에서 갤럭시 S26의 AI 기술력을 강조할 것임을 시사한 메시지라고 풀이되고 있다. 갤럭시 언팩 2026은 삼성닷컴과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유튜브 채널 등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삼성전자는 “일상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삼성전자의 혁신을 직접 만나보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NHN, 성남시 노인복지관에 ‘AI 바둑로봇’ 기부

NHN이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지역사회 디지털 돌봄 지원의 일환으로, 경기 성남시 관내 노인종합복지관 6곳에 '인공지능(AI) 바둑로봇'을 기부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기부는 NHN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지역사회 대상 AI 바둑로봇 기부 활동의 연장선으로, NHN은 지난해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3년간 총 200대 규모의 바둑로봇을 전국 지자체, 복지시설 등에 순차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NHN은 작년 한 해 동안 충북 진천군을 시작으로 서울 강남구, 경기 포천시 등의 지자체와 경남사회서비스원,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등의 공공기관에 총 19대의 AI 바둑로봇을 기부한 바 있다. 이번 전달식은 지난 9일 성남시청에서 김순신 성남시 복지국장, 김재환 NHN 정책지원실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AI 바둑로봇은 △분당노인종합복지관 △수정노인종합복지관 △수정중앙노인종합복지관 △중원노인종합복지관 △판교노인종합복지관 △황송노인종합복지관 등 성남시 관내 복지관 6곳에 전달됐다. AI 바둑로봇은 사용자의 수준에 맞춘 정교한 대국이 가능하며, 모니터와 로봇 팔을 이용해 실제 바둑판 위에서 대국을 진행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반복적인 두뇌 활동과 여가 활동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어르신들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인지 능력 개선을 통한 치매 예방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어르신들의 인지 기능 저하 예방과 디지털 여가 활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일선 복지관의 경우 예산 제약으로 고가의 스마트 돌봄 기기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준호 NHN 이사회 의장은 지역사회 돌봄 생태계 강화에 대한 IT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해왔고, 그 일환으로 어르신들에게 친숙한 바둑을 매개로 복지관의 스마트 돌봄 인프라를 보완하고 어르신들이 거부감 없이 디지털 기기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NHN 관계자는 “초고령사회가 되며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위한 디지털 돌봄 환경 조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NHN은 IT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사회공헌 활동에 접목해, 지역사회 어르신들이 보다 친숙하게 디지털 서비스를 경험하고 일상 속 여가와 인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5년 연속 1위

삼성전자 서비스센터가 '2026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에서 서비스센터 부문 1위에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부문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2년 이후 15년 연속 1위에 오른 대기록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은 혁신 능력, 서비스 품질 등 6대 핵심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산업별 1위를 선정하는 제도다. 삼성전자 제품의 수리 및 사후 서비스를 전담하는 삼성전자서비스는 올해 조사에서 △서비스 신뢰도 △서비스 혁신성 △고객 만족 활동 △사회 공헌 등 12개 조사 항목 모두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신속, 정확한 '사후관리 서비스 품질'은 전자제품 구매 브랜드 선택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자제품 AS를 이용한 후 고객 만족도 설문에 응답한 고객 중 90% 이상이 “차별화된 서비스에 만족하여 향후에도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활용한 'HRM 원격 상담'을 통해 전문 상담사가 제품의 상태를 원격 진단하고 최적의 해결 방안을 안내한다. 서비스 엔지니어는 '스마트 진단 프로그램(HASS)'을 활용해 제품의 상태, 사용 이력 등을 AI 기반으로 진단한 후 신속,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제품 구독 고객은 △제품 이상 징후를 AI로 감지해 사전 안내 받는 'AI 사전케어 알림' △신속히 서비스를 제공받는 'AS패스트트랙' △출장서비스 중 다른 제품을 추가로 무상 점검 받는 '하나 더 서비스' 등 차별화된 '블루패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전문 엔지니어가 고객 곁으로 찾아가 스마트폰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대폰 방문 서비스', 스마트폰 점검 장비가 설치된 차량을 파견하는 '찾아가는 서비스' 등도 추진하고 있다. 김영호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은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임직원들의 노력과 고객의 신뢰가 더해져 서비스센터 부문 15년 연속 1위에 선정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삼성전자 제품에 가치를 더하는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캐즘에 갇힌 K-배터리, 中 빠진 美 ESS는 ‘기회의 땅’

국내 주요 배터리기업들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국 배터리기업 견제를 틈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로선 '중국 배터리 공급 공백'과 함께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확충'이라는 겹호재를 실적 반등의 절호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 적극 나서며 시장 선점에 힘쏟고 있다. 전기차 등 완성차 전동화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ESS 사업으로 방향을 돌린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친환경 전환에 제동을 걸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예기치 못한 전력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ES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물론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안정화 등 미래 산업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압도적인 점유율로 주도권을 쥐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분석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ESS 배터리 시장에서 1위 CALT, 2위 하이티움을 비롯해 점유율 상위 7개 기업들이 모두 중국기업이었다. 상위 7위권 중국기업의 글로벌 배터리 전체 점유율은 83.3%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처럼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높은 의존 구조를 깨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배척' 기조에 따라 중국 배터리에 견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빅테크를 중심으로 AI산업의 비약적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한 국내 기업에 신규수요 창출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ESS 시장을 핵심성장의 축으로 삼고 생산 확대와 수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생산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을 오는 6월부터 생산 가동에 들어가는 동시에 북미 최초의 ESS 대규모 양산 공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미시간주 랜싱 공장도 올해 중 양산을 시작하고,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역시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활용해 ESS 제품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캐나다 온타리오에 위치한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도 하반기인 11월에 가동하고, 이어 내년 2월 LG에너지솔루션의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생산능력도 공격적으로 늘린다. 글로벌 ESS 생산능력을 총 60GWh까지 확대하고, 이 가운데 50GWh를 북미에 집중 배치해 현지 공급 기반을 강화키로 했다. 미국 현지 양산체제가 완성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ESS사업에서 지난해보다 매출을 3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규 수주도 지난해 사상 최대치였던 90GWh를 웃도는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누적 수주 규모는 140GWh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큐셀 미국법인과 두차례에 걸쳐 총 9.8GWh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미국 재생에너지기업 테라젠과도 최대 8GWh 규모의 계약을 확보했다. 또,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과 7.5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삼성SDI도 미국 ESS 시장 성장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와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초 미국에서 2조원대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수주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경영상 비밀 유지로 계약 상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계약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미국 최대 전력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와 4000억원대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12월에는 미국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에 2조원대의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삼성SDI는 미국 현지 ESS 생산을 추진 중이며 ESS 매출을 전년 대비 약 50%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라인을 활용한 효율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ESS 캐파 풀 가동과 중장기 수주 확대를 병행할 방침이다. SK온의 경우 ESS 사업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ESS 수주 목표는 20GWh 이상이며 북미를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미국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에 진출한 SK온은 오는 2030년까지 최대 6.2GWh 추가 협상권도 확보했고, 수주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지난해 말 포드와의 블루오벌SK(BOSK) 합작 체제를 종료하고 테네시 공장을 독자 운영하는 것을 계기로 오는 2028년부터 ESS 생산 거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ESS 수요의 부상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되는 시기"라며 “특히, 미국 ESS 사업은 기업들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실적 회복의 핵심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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