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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1분기 실적 청신호…합산 영업익 1.5兆 예상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의 1분기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비용효율 전략 효과가 나타난 가운데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의 합산 영업익 전망치는 1조5444억원으로 예측된다. 전년 동기(1조2169억원)보다 27%가량 증가한 수치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SKT 5260억원 △KT 7752억원 △LGU+ 2432억원으로, 각각 5.5%, 53.1%, 10.1% 상승했다. 공통적으로 설비투자(CAPEX) 및 인건비, 마케팅비 등을 절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통신 3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합산 CAPEX는 6조6107억원으로 약 13.7%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직원 수는 8.7% 감소했다. 5세대 이동통신(5G)의 전국망 구축이 대부분 완료돼 합산 가입자 비율이 70%를 돌파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 및 조직체계를 재편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에 대한 과징금이 예상보다 적게 부과되면서 신사업 투자 축소 우려 또한 상쇄됐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려했던 조단위 과징금이 아니고, 작년 4분기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 가능해 리스크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관세 이슈 및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지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반면, 통신 분야는 과징금 이슈 해소 및 무난한 1분기 실적 전망으로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3사 중 영업이익 성장폭이 가장 큰 곳은 KT다. 지난해 하반기 단행한 대규모 인력 조정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KT는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을 통해 본사 인원의 23% 가량인 4500명을 감축했다. 자회사 정리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 강북지역본부 일대에 들어서는 아파트 분양 이익 반영 등으로 2분기 실적도 역대급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T와 LGU+의 경우 AI 등 신사업 영역에서 수익화가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에이전트(비서)와 인프라 사업을 앞세워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공략, 수익이 잡히고 있다. SKT의 AI 비서 '에이닷'은 3월 기준 가입자 90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DC)를 기반으로 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GPUaaS)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연내 멀티모달·추론 AI 모델 개발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LGU+ 또한 AI 비서 익시오의 성장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토대로 B2B·B2C 입지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전년 동기 대비 이동전화와 B2B 분야 매출액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비용과 감가상각비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이 회사의 영업익이 3년 만에 두 자리수 증가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의 경우 아직 AI 사업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2분기 중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 중인 한국형 AI·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가 출시된 이후 하반기부터 수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식 연구원은 “번호이동 건수가 50만명대로 지난해보단 소폭 증가했지만,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전 100만명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여전히 시장 과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 마케팅비는 3사 모두 전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인원 감축 영향으로 인건비 감소 또는 정체가 예상되면서 1분기 통신 3사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국내 게임판 새 판짜기…‘2강·1중·2약’ 체제 굳혀졌다

국내 게임업계의 선두권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넷마블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게임업계는 '2강(넥슨·크래프톤)·1중(넷마블)·2약(엔씨·카카오게임즈)' 체제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6일 게임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1296억원, 영업이익 32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21%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도 매출 7816억원, 영업이익 374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 20% 늘어난다. 넷마블은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6140억원, 영업이익은 743% 증가한 311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엔씨는 매출 3708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으로 각각 7%, 51% 감소할 전망이다. 카겜은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매출은 34% 줄어든 162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넥슨은 매출 기준, 크래프톤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국내 게임업계 1위를 지켰고, 넷마블이 그 뒤를 이었다. 엔씨와 카겜은 실적 악화 속에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이번 실적 구도는 작년 흐름과도 유사하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9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크래프톤은 연간 영업이익 1조1825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넷마블은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2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엔씨는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고, 카겜은 전년 대비 91% 급감한 65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게임사 간 실적 희비는 지식재산권(IP) 성패에 따라 갈렸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메이플스토리' 등의 안정적인 인기에 힘입었고,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특히 배그는 3월 8주년 기념 업데이트 이후 스팀에서 일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30만명을 돌파하며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20일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가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출시 일주일 넘게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초기 흥행에도 성공했다.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대형 신작의 부재와 기존 게임들의 노후화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2강·1중·2약' 구도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기존 흥행작의 꾸준한 수익과 더불어 신작 성과까지 더해지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지난달 스팀에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이는 크래프톤 게임 중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이다. 넥슨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신작 흥행이 순항 중이다. 특히 출시 지연으로 우려가 컸던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직후 입소문을 타며 구글플레이 매출 4위, 앱스토어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초반 분위기가 긍정적이다. 넷마블은 수익구조 개선이 실적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앱 마켓 수수료 30% 대신 자체 PC 런처에서 결제 시 약 7.5%의 수수료만 발생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향상됐다. 이에 따라 최근 3개 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 총 9종의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엔씨와 카겜은 신작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 엔씨는 올해 루트슈터 장르 'LLL'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출시할 게임은 장기간 공들여 개발해온 만큼 완성도에 대한 우려는 적지만, 기존에 없던 장르에 도전한 만큼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높아진 이용자 눈높이와 신작 시도가 줄어든 게임업계 흐름을 감안하면 흥행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핵심 기대작 '프로젝트Q' 출시를 기존 3분기에서 4분기로 연기했다. '프로젝트C', '프로젝트S'도 각각 출시 시점이 늦춰졌다. 대형 신작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CC 업계 마케팅 경쟁…제주항공만 웃지 못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새로운 노선에 취항하고 할인 행사를 벌이며 홍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좀처럼 이와 같은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아직까지도 작년 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사고 수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적극적인 전략 전개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6일 진에어는 지난 3일부터 주 5회 운항하는 인천-일본 이시가키지마 노선에 취항하며 첫 운항편 탑승객 전원에게 무료 포토북 제작 교환권을 증정했다고 밝혔다. 또 매월 '매진(JIN) 특가'를 실시해 지난 4일부터 오는 10일까지 7일간 부산-나고야·후쿠오카 등 국제선 38개·국내선 5개 노선 항공권을 할인 판매하고 있고, 지난 2월 상반기 최대 96% 할인가가 적용되는 특가 행사 '진마켓' 행사에는 10만명이 몰리는 진풍경이 포착됐다. 티웨이항공은 주 3~4회가량 할인·제휴 관련 보도자료를 내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주력하는 유럽 5개국 노선 특가 판매는 물론, 월간 할인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만우절 주간 랜덤 쿠폰 뽑기'를 통해서는 유류 할증료·공항세 포함 1인 편도 총액 기준 △인천-파리 31만3600원 △인천-프랑크푸르트 31만3600원 △인천-바르셀로나 41만3600원 △인천-코타키나발루 10만6600원 △인천-싱가포르 12만4500원 △청주-다낭 10만6600원 △부산-나트랑 8만6600원 △인천-사이판 14만1760원 △대구-울란바타르 11만7900원 △인천-비슈케크 31만4500원부터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티웨이항공은 하루가 멀다 하고 거의 매일 자료를 뿌린다"며 “국내 항공사 마케팅·홍보 담당자들 중 가장 바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스타항공은 일본 풀 서비스 캐리어(FSC)인 일본항공(JAL)과 제휴해 현지 국내선 전용 항공권인 '재팬 익스플로러 패스' 판매에 나섰다. 이는 한국-일본 왕복 항공권을 소지하고 있고, 일본에 거주지를 두고 있지 않은 아닌 사람에 한해 118개의 현지 국내선 항공 이용권을 경제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편도 기준 단거리 노선 7700엔·중거리 노선 1만1000엔·장거리 노선 1만4300엔부터 가격이 매겨진다. 이처럼 LCC들은 각자 차별화를 모색하며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제주항공의 경우 비교적 차분한 행보를 이어가며 행사 알리기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근래 들어 해외 여행 특화 '트래블 제로 카드' 출시나 임직원 헌혈 캠페인, 4~6월 프리미엄 이코노미 할인 등의 마케팅을 개시했지만 아직 타 항공사 대비 홍보 자료를 내는 빈도 자체가 절대적으로 낮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2216편이 활주로 이탈로 조종사·객실 승무원·탑승객 포함 총 179명이 사망한 사고를 수습하는 데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사장) 이하 경영진이 아직도 매달려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 같은 이유로 홍보 측면에서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보도자료 발행량을 조금씩 늘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간 통합, 소노인터내셔널의 티웨이항공 인수와 에어프레미아 합병 계획 등에 따라 대대적인 시장 재편이 예고되는 현 상황에서 제주항공은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존재한다. 기존까지는 제주항공이 국내 LCC 중 확고한 1위를 점했지만 경쟁사들이 외형적 성장을 거듭해가는 게 두드러져서다. 김 대표는 지난해 사내 게시판에 “항공 산업 구조 변화와 관련,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항공사의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선 사모 펀드(PE)들은 언젠가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그 시점을 알 수는 없지만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M&A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지점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나 이 역시 사실상 중단됐다는 전언이다. 제주항공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들은 “경영진이 무안공항 사고에 아직까지도 발목이 잡혀있어 모든 사업 추진 계획이 동력을 잃었다"고 지적한다. 이에 제주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업계 최초로 차세대 여객기를 도입해 기단 현대화를 이룩하는 등 분명한 질적 성장을 이어가며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윤석열 파면] 통상 리스크 대응 이제는 가능해지나…조기대선을 기회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정부의 리더십 공백이라는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다만 산업권에서는 오히려 올해 하반기부터 대외 통상 리스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복귀했더라도 정국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조기 대선을 통해 확고한 리더십을 보유한 새로운 대통령이 통상 현안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진단에서다. 당장 지난주 발표된 고강도 상호관세와 자동차·철강 등에 대한 관세 조치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 미국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국 혼란으로 손 놓고 있었던 통상 대응 체계를 새로운 정부가 조속히 복원하고 실리 중심으로 재정비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 부처는 이달 들어 통상 관련 대책 회의를 연달아 진행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가 내려졌던 지난 4일에도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전·디스플레이·기계 업종 기업들과 대책회의를 열었다. 참석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대미 수출 감소 등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베트남·태국 등지에서 생산된 제품의 대미 수출 피해, 제3국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 등을 우려하며 수출바우처, 긴급경영자금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지난 2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동차와 철강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이후에도 국내 정부는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7일 석유화학·섬유·이차전지 분야 기업들과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통상당국 관계자들과 경제사절단이 지난 2월부터 워싱턴 DC를 찾았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왔다. 이달 1일 들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긴급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대응을 논의했지만 미국과의 협상이 진전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진행하고 있는 관세 전쟁에 대응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일정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에도 모든 미국향 수출품에 대한 25%의 관세가 책정됐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도입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철회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미국 수출 시 대규모 관세 폭탄은 물론 현지에서 생산설비를 건설할 때 미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던 보조금이 축소 혹은 폐지될 수 있어 부담이 대폭 커졌다. 국내 정부가 미국의 통상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나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즉각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 정상과 통화한 후 이들 국가를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반면 한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 한 차례의 통화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대미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동안 미국 측이 한국 당국자들을 협상 대상으로 받아들일지도 불확실해 구체적인 협의가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돼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는 6월로 예정된 조기 대선 결과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 문제로 미국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만큼 확고한 리더십을 갖춘 새 대통령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만약 윤 대통령이 복귀했더라도 정국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를 감안하면 조기 대선을 통해 확고한 리더십을 보유한 새로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이끄는 것이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상호관세 발표 직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 점은 아쉽지만 새로운 대통령이 미국과 협상을 이끌어간다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에 필수적인 조선,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협상의 카드로 활용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60일 내 새 대통령 뽑는다…급박한 선거 시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따라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급박한 정치 일정이 시작되었다. 정치권은 즉각 선거 체제로 전환하며 짧은 기간 내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된 경우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차기 대통령 선거는 늦어도 6월 3일까지 실시되어야 한다. 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먼저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위해 늦어도 4월 14일까지 선거일을 공고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일은 투표일 50일 전에 공식 확정·공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법정 시한을 최대한 활용해 선거일을 60일째 되는 날인 6월 3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거일이 6월 3일로 정해질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월 10일부터 이틀간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을 받을 예정이다. 후보 등록이 마감된 다음 날(5월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며, 투표 전날인 6월 2일까지 약 3주간 각 후보들의 전국 선거운동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이 기간 중 재외국민 투표는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세계 각국 투표소에서 실시되고, 국내 사전투표는 5월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공직자(지방자치단체장 등)는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후보자 등록 이전까지 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광역단체장 등 출마자는 5월 4일까지 사퇴를 마쳐야 한다. 본투표일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14시간 동안 전국 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보궐선거에 해당되어 평소 대통령선거보다 투표시간이 2시간 연장된다. 투표가 종료되면 즉시 개표에 들어가 당일 늦은 밤 당선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보궐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즉시 시작된다. 공직선거법은 “궐위로 인한 대통령의 선거에서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임기가 개시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중앙선관위가 모든 개표 완료 후 전체위원회의 의결로 당선인을 확정하는 즉시 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어 대통령 권한과 군 통수권 등이 이양된다. 각 정당은 이 같은 법정 일정을 감안해 4월 말까지 당내 후보를 확정한 뒤 5월 초 공식 선거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조기 대선에 대비해 약 2주간의 압축적인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며, 4월 말까지 대선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경선 일정은 당내 논의를 통해 주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6일 의원총회와 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경선 일정을 논의하고 확정할 예정이다. 경선은 공직선거법상 지자체장 출마자의 사퇴 시한인 5월 4일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며, 약 한 달간의 경선 기간이 유력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60일 남짓의 짧은 선거전인 만큼 향후 일정마다 여야 후보들의 연대나 단일화, 정책 대결 등이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조기 대선 시작…여·야 ‘대권 레이스’ 본격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주요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여야 정치권은 곧바로 선거 체제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현재 여야 주요 정당을 중심으로 유력 대선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각 정당에서는 이미 대선 후보 경선 준비에 착수했고,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유력 인사들의 출마 선언과 움직임이 공식 보도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유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사실상 이재명 대표로 후보 단일화되는 분위기지만, 경선을 위해 몇몇 인사들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먼저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오는 7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 당원존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는 진보 진영에서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 이후 첫 공식화된 대선 출마 선언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파면 선고 직후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다양한 후보들이 나와 경쟁할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측근에 따르면 당내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 초·중반에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등도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없다.​ 한편, 민주당은 조기 대선 일정에 맞춰 경선 룰을 조속히 확정하고, 후보자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당 관계자는 “압축된 일정 속에서 당원과 국민의 뜻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경선 방식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다수 후보들의 경쟁이 예상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5일 “윤석열 탄핵은 이제 과거가 됐다"며 “오는 60일간의 단기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공식 출마 선언은 다음 주 중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이를 위해 시장직 사퇴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르면 오는 8일 장관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 측 관계자는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에 사의를 표하고 국민의힘 복당 신청, 출마 선언을 순차적으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잇따라 출마 의사를 내비쳤거나 거론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안철수 의원은 아직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없으나, 정치권에서는 그의 출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내가 후보가 돼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수 있다"며 출마 의지를 보여준 바가 있다.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올해 대선이 열리고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개헌을 이끌고 3년 뒤인 2028년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가 있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이외에 원내 소수정당들도 독자 후보를 낼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제22대 국회에는 총 8개 원내정당이 존재하며, 민주당·국민의힘 양당 외에 조국혁신당(의석 12석), 개혁신당(3석), 진보당(3석) 등이 각각 당내 후보 선출 절차에 돌입했다.​ 조국혁신당은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며, 당 관계자는 “조기 대선 일정에 맞춰 신속하게 후보를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의원을 후보로 확정한 상태며, 진보당에서는 강성희 전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힌 가운데 경선 일정을 진행 중이다. 이들 군소 정당의 후보들은 추후 선거 과정에서 단일화 연대 등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각 당은 우선 자체 후보를 내세워 조기 대선에 임할 방침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급박한 대선 일정 속에서 각 당은 후보 선출과 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가의 안정을 회복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美, 글로벌 관세 폭탄에 삼성·LG ‘직격탄’

미국의 통상정책이 급변하면서 국내 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베트남, 인도 등 제3국 생산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지각변동이 진행되는 중이다. 당장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대표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조치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파장은 미국 기업과 글로벌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며, 미국 스스로 자초한 '공급망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연설을 통해 베트남과 인도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각각 46%, 26%의 추가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오는 9일부터 발효되며, 해당 지역에 생산기지를 둔 글로벌 기업들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는 자국 내 산업 보호와 중국 견제를 이유로 제3국 생산품에 대한 원산지 기준 강화 및 고율 관세 적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던 중이었다. 겉으로는 중국을 겨냥한 정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온 한국, 일본, 대만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Bac Ninh)과 타이응우옌(Thai Nguyen)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운영하며, 전 세계 스마트폰의 약 45%를 이곳에서 생산 중이다. 미국 시장에 출하되는 제품 상당수가 이들 지역에서 조립된다. 이로 인해 관세 인상은 곧바로 제품 가격 상승 또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LG전자 역시 베트남 하이퐁(Hai Phong)에 생산 시설을 두고 있으며, 이곳에서 냉장고, 세탁기, TV 등 주요 가전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번 조치로 베트남에서 생산된 LG전자의 가전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우려가 있다. 이번 관세 강화 조치가 가지는 또 다른 문제는 피해가 한국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내에서 생산을 일부 수행하는 애플, 테슬라 등 자국 기업조차도 카메라 모듈, 배터리, 전자기판 등 핵심 부품을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조달하고 있다. 미국 기업이라 해도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돼 있는 이상, 부품 단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원산지 규제는 자국 기업에도 가격 상승, 공급 불안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고 미국이 디지털 원산지 추적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부품의 국적까지 규제 대상으로 포함하게 되면, 단순한 조립국 변경으로는 관세 회피가 불가능해진다. 실제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CHIPS법은 이미 중국산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되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CHIPS법과 IRA 자체를 폐지하거나 미국 내 생산 의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공급망 국적 기준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국 내에서도 CHIPS법과 IRA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가 이미 공화당 지역구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폐지 주장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논란을 낳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는 결국 단순한 통상 마찰을 넘어, 공급망의 '정치적 국적'을 재정의하는 움직임"이라며 “미국의 동맹국들과 주요 기업들이 공동 대응전략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번 조치는 국제산업질서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민항 조종사계 UN 총회’ 국내 첫 개최…“1인 조종, 위험 동반해 반대”

전세계 민간 항공 조종사들의 현안을 다루는 국제 행사가 국내에서 처음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1인 조종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2인 운항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 재확인됐다.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IFALPA)는 지난 3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4일 간 진행되는 제79차 서울·인천 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조종사의 리더십: 참여하고, 행동하며, 옹호하라(Engage, Activate, Advocate)'로 조종사들과 국토교통부 등 업계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오는 7일 창립 77주년을 맞는 IFALPA는 1948년 13개 회원국이 런던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조직됐고, 사고조사위원회를 포함한 11개 상설위원회·특별위원회·5개 지역 협회로 구성돼있다. 현재 100여개의 회원국과 13만명의 민항 조종사가 협회원으로 존재한다. 이곳은 전세계 조종사들의 권익을 대표하고 항공 안전을 최고 수준으로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활동해온 단체로 국제연합(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공식 파트너다. IFALPA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가 공동 주관한다. 그런 만큼 ALPA-K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더욱 높아지고, 글로벌 항공 산업계서의 우리나라 운신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작년 IFALPA는 자체 사고 조사관 프로그램을 통해 4명의 한국인 자문역을 임명했다. 특히 이충섭 ALPA-K 회장(대한항공 선임 기장)은 작년 5월 IFALPA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회장에 선출되며 국내 조종사들의 국제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총회를 통해 한국 조종사들이 국내외 항공업계 정책 수립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은 축사를 통해 “민간 조종사는 항공기 운항을 책임지는 항공 종사자의 표상이고, 전 세계 민간항공 조종사들의 모임인 IFALPA의 회원들은 세계의 하늘길을 가장 잘 아는 현장의 근무자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운항의 안전과 조종사의 권익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은 회사와 정부에 값진 조언이 된다"며 “민간 항공의 대전제인 운항 안전을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진지하게 논의해달라"고 주문했다. 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부회장)의 축사를 대독했다. 우 부회장은 “안전 운항의 최일선에 있는 각국 조종사들이 모여 안전한 운항 환경 조성과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토의하는 이번 총회는 매우 의미 있고, 당사도 IFALPA와 손잡고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첫날에는 항공 안전 간담회와 IFALPA·ICAO·국제노동기구(ILO) 현안 회의, 회장단 회의가 열렸다. 아몬왓 만수미차이(벤) IFALPA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안전은 단지 비행기 운항에 국한되지 않고, 비행 운영의 신뢰성과 조종사의 복지를 보호하는 것 역시 안전의 일부"라며 “항공에서의 리더십은 산업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IFALPA는 ICAO의 50개 이상의 패널과 실무 그룹에 참여하고 있고, 조종사의 근무 환경·건강·복지·전문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옹호 활동을 벌이는 등 '긍정적 안전 문화' 정착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규제 기관·항공사·안전 관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안전이 모두의 책임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도심 항공 교통(UAM)이 발달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1인 조종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3월 우울 장애과 시력 등 신체 문제를 안고 있던 안드레아스 루비츠 부기장의 저먼윙스 9525편 고의 추락 사건이 발생하자 항공업계에서는 2인 승무 원칙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벤 IFALPA 회장은 “감축 승무원 운항(RCO, Reduced Crew Operations)이나 단독 조종사 운항(SPO, Single Pilot Operations)과 같은 흐름은 위험을 동반한다"며 “우리는 언제나 조종석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철저히 훈련된 두 명의 조종사가 탑승해야 한다는 원칙을 변함없이 주장하고 있다"고 설파했다. 이와 관련, 이충섭 ALPA-K 회장도 “언젠가는 기술의 발전으로 1인 조종이 가능하겠지만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반대라는 게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며 “이 과정에 반드시 IFALPA와 같은 전문가 집단의 참여와 동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제주항공 2216편의 활주로 이탈 참사, 올해 초에는 김해국제공항에서 에어부산 391편이 보조 배터리 발화로 반소되는 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지속적 감시 접근 방식(CMA) 측면에서 8개 평가 항목 중 3개에서 100점을 받았고 나머지 5개도 98점, 최하 95점을 받았다. 벤 회장은 “'사고를 0으로 만들겠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위험을 줄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2일차에는 사고 조사·관제·회원 관리 및 재정 등 3개 위원회의 보고서 발표가 있었다. 이어 △사고 조사 △항공기 설계·운영 △항공 환경 △관제 △위험물 관리 △회전익 항공기 △인적 자원 △법률 △대외 협력 △보안 △재정 등 11개 위원회의 워크샵과 RCO 회의가 이뤄졌다. 3일차에는 각 지역별 회의·후원 기업 측 발표·시상식, 마지막 4일차에는 차기 임원을 선출하고 80회 총회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주간 신차] 스타일과 효율 다 잡았다…아르카나·베뉴·BMW S1000RR 출시

4월 첫째 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 스타일과 성능을 모두 잡은 다양한 신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르노코리아는 최상위 트림을 추가한 2026년형 '르노 아르카나'를, 현대차는 연식 변경과 안전사양 강화를 거친 '2025 베뉴'를, BMW 모토라드는 슈퍼 스포츠 모터사이클 '뉴 S 1000 RR'을 각각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4월부터 2026년형 '르노 아르카나'를 공식 판매한다. 새로운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 트림이 최상위 모델로 추가됐으며, 내외장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전면 업그레이드한 점이 특징이다. 2026 아르카나는 △E-Tech 하이브리드 △1.6 GTe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된다. 특히 E-Tech 하이브리드는 르노그룹의 F1 머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도심 연비 최대 17.5km/l(17인치 타이어 기준)의 우수한 효율을 자랑한다. 전기모터 2단과 엔진 4단 기어를 조합한 멀티모드 변속 시스템으로 부드럽고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은 F1 팀 '알핀'의 디자인 DNA를 이식받아 스포티한 감성을 강화했다. 새틴 어반 그레이 외장 컬러, F1 블레이드 범퍼, 18인치 블랙 알로이 휠, 리어 스포일러, 블루 스티치 시트 등 전용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이 트림은 출시 기념으로 290대 한정 리미티드 넘버 플레이트도 제공한다. 가격은 E-Tech 하이브리드 기준 △테크노 2849만9000원 △아이코닉 3213만9000원 △에스프리 알핀 3,401만 9천 원이다. 1.6 GTe는 △테크노 2300만원 △아이코닉 264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대차는 대표 엔트리 SUV인 베뉴의 2025년형 모델을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가장 큰 변화는 엔트리 트림 '스마트'를 새롭게 도입한 것으로,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스마트' 트림에는 가죽 스티어링 휠, 버튼시동, 스마트키 원격 시동 등 인기 사양이 기본 적용되며, 기존 주력 트림인 '프리미엄'에는 전방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및 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안전 기능을 대거 기본 탑재해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다. 가격은 △스마트 1926만원 △프리미엄 2212만원 △플럭스 2386만 원(개소세 3.5% 기준)이다. 현대차는 베뉴 출시를 기념해 출고 고객 중 100명을 추첨해 고든밀러 세차 키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BMW 모토라드는 자사의 대표 슈퍼 스포츠 바이크 '뉴 S 1000 RR'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3세대 모델의 두 번째 부분 변경 버전으로, 디자인과 공력성능, 안전사양, 전자제어 시스템까지 모든 면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윙렛(Winglet) 추가로 다운포스를 최대 35%까지 증가시켜 고속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전륜 휠 커버에는 브레이크 냉각 덕트가 통합돼 제동력까지 강화됐다. 엔진은 999cc 직렬 4기통으로, 최고출력 210마력, 최대토크 11.5kg·m, 최고속도 303km/h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면서도 유로5+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다. 0→100km/h 가속은 단 3.2초다. 전자 제어 시스템도 한층 강화됐다. 기본 탑재된 '라이딩 모드 프로'는 트랙션 컨트롤, ABS 감도, 엔진 브레이크 등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세팅할 수 있고, '오토 힐 스타트', '다이내믹 브레이크 컨트롤', '브레이크 슬라이드 어시스트' 등 고급 사양도 기본 장착됐다. 국내 판매 모델은 △블루스톤 메탈릭 '스타일 스포츠' △M 모터스포츠 데칼 적용 'M 패키지' 두 가지이며, 가격은 3230만~3310만원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속보] 尹 탄핵 선고 직후 다음카페 일시 마비…카카오톡 일부 접속 불안도

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가운데 다음카페 애플리케이션(앱)과 카카오톡 등에서 일시적으로 접속 및 메시지 송·수신 지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5분쯤부터 다음카페 모바일 앱에서 일시적으로 접속이 불안정한 현상이 발생했다. 앱에 접속하면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홈페이지로 접근이 되지 않고 있다. 다만 PC버전 기준으로는 정상 작동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PC버전 기준 간헐적으로 강제 로그아웃이 이뤄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나, 평소 대비 느린 속도로 전송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 이는 이용자들이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데이터 사용량(트래픽)이 폭증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사태를 파악한 후 원인 조사에 나섰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경우 순간적인 트래픽 폭증으로 일부 이용자에게 일시적 메시지 발송 지연 현상 등이 발생했다"며 “긴급 대응을 통해 조치가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다음카페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20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트래픽이 몰리면서 서비스가 일시 마비된 바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네카오는 카페·카카오톡·뉴스·검색 등 주요 서비스에 대해 평상시 대비 3∼10배의 트래픽 가용량을 확보했다. 아울러 비상 근무체계를 가동, 서비스별로 관련 시스템의 트래픽 가용 상황 등을 사전 점검하는 한편 서버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기술적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당초 예측보다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트래픽 한도를 초과해 접속이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의 일치된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정지 상태의 윤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로써 그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탄핵심판을 받은 세 번째 대통령이자 현직 수행 중 두 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 됐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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