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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아이폰, 9월 격돌…‘스마트폰 왕좌의 게임’ 승자는?

애플이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7 시리즈' 공개일을 오는 9월 9일로 확정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대전을 예고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선전하며 '갤럭시 우위론'의 기세를 몰아가는 가운데 애플은 신모델 아이폰17을 내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1%p 늘어난 수치로, 상위 5대 제조사 가운데 점유율이 증가한 곳은 삼성뿐이다. 앞서 1분기에도 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한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 지역별 성과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31%로, 1년 전(23%) 대비 8%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56%에서 49%로 7%p 하락하며 양사 간 격차가 33%p에서 18%p까지 줄었다. 삼성은 중동에서는 점유율 1위를, 아프리카와 인도에서는 각각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중동 5위, 아프리카·인도 시장에서는 상위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이 압도적이다. 올 7월까지 삼성의 누적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82%로, 국내 점유율이 8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의 점유율은 18%에 그쳤다. 삼성의 성장세는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와 프리미엄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여기에 지난 7월 출시된 폴더블 신작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도 긍정적인 판매 흐름을 이어가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같은 삼성의 갤럭시 기세에 맞서 애플은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얇은 두께를 구현한 아이폰17 시리즈로 맞불을 놓는다. 업계는 애플이 9월에 △아이폰17 △아이폰17 프로 △아이폰17 프로맥스와 함께 초슬림 모델 '아이폰17 에어'가 처음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17 에어의 두께는 약 5.5㎜로, 삼성의 초슬림 스마트폰 'S25 엣지'(5.8㎜)보다 얇다. 또한, 애플은 국내시장에서 애플페이의 티머니 결제 지원을 성사시키며 한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하는 등 서비스·마케팅 전략도 강화한다. 애플의 아이폰17 시리즈 맞공세에 삼성 역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선다. 아이폰17 공개 일정에 맞춰 보급형 '갤럭시 S25 FE'를 내놓고 출하량 확대를 노린다. 또한,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공개도 예고해 실제로 시장에 공개될 경우 아이폰17의 공세를 거듭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아직 폴더블 아이폰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 번 더 접는' 기술력으로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젊은 세대 맞춤형 마케팅도 치열하다. 삼성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주제로 한 갤럭시 테마를 무료 배포하며 1020세대 공략에 나섰다. 잠금화면·아이콘을 꾸밀 수 있는 전용 커스터마이징 기능과 함께, 틱톡·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영상 플랫폼에 특화된 짧은 광고 콘텐츠도 집중 배포 중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7이 성능과 디자인에서 기대치를 뛰어넘는다면 삼성의 독주 체제를 흔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각에선 “AI 경쟁력에서 삼성에 뒤처진 애플이 단기간에 반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삼성은 구글 '제미나이'와 협력해 갤럭시에 대화형 번역, 검색, 이미지 편집 등 다양한 AI 기능을 탑재했다. 반면 애플은 자사 AI '애플 인텔리전스'의 일부 기능 출시가 지연되며 급변하는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대한항공 옥좼는데 LCC가 ‘휘청’…공정위 규제의 역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조건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좌석 공급량 유지 규제가 '역설의 결과'를 낳고 있다. 대한항공과 자회사 진에어는 규제에 따라 운항을 늘려 공급석을 확대했지만, 오히려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노선 철수에 나서 규제당국의 조치가 실효성을 잃고 오히려 시장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제주항공은 동계 기간에 해당하는 오는 10월 27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인천-괌과 부산-다낭 노선에 단항 조치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와 같이 결정한 이유는 고환율과 소비자들의 여행지 선택지 경향의 변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으로 하여금 좌석 공급량을 2019년 대비 9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한 점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 재개할지는 확언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해당 노선 항공권에 대해 제주항공은 지난 6월 연간 최대 할인 프로모션 '찜(JJIM) 특가'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단항 기간 중에 항공권 예매를 해둔 소비자들에게는 환불 또는 진에어·에어서울 등 타 저비용 항공사(LCC)의 대체편으로 보상해주고, 대한항공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 등은 단가가 맞지 않아 제외된다는 게 제주항공의 입장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인천-괌 노선 운항을 오는 10월 20일부터 11월 15일까지 중단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영업 부서에서 스케쥴 조정을 이유로 3주일 간 비운항 조치를 내렸다"며 “예약분에 대해서는 유관 부서에서 수수료 면제·취소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제주항공과는 달리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의 좌석 공급량에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인천-괌 노선은 최근 여행객들의 선호도가 낮아져 탑승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공정위의 합병 조건에 근거해 운항 편수를 대한항공은 주 14회에서 21회로, 진에어는 주 7회에서 14회로 늘리면서 좌석 공급량이 대폭 늘었다. 두 회사는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로, 인천-괌 노선에 하루 5회 다니는 셈이어서 다른 LCC들보다 좌석 공급 능력이 월등해 경쟁사들이 물량 공세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게 항공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2022년 2월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조건부 기업 결합 승인을 내리며 구조적·행태적 조치 사항을 부과했다. 이후 2024년 12월 12일 외국 경쟁 당국의 심사 완료와 코로나19 상황 종식 등을 고려해 시정 조치 내용 중 일부 내용을 변경·구체화 하기로 결정하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2019년 대비 좌석 공급량 90% 이하 축소 금지 조항을 명시했다. 구체적으로 운수권·슬롯 반납 등 구조적 조치가 부과된 34개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의 구조적 조치 이행 완료 시까지, 구조적 조치 없이 행태적 조치만 부과된 6개 국내 벽지 노선에 대해서는 기업 결합일로부터 10년 간 행태적 조치를 준수토록 했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 효과 분석을 위해 소비자·시민단체·경쟁 항공사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후 반영했고, 대한항공과 타사 간의 공급 능력 격차 등을 기준으로 각 노선별로 경쟁 제한성을 판단했다고도 밝힌 바 있다. 당초 경쟁 당국은 대한항공의 시장 내 전횡이 우려된다며 세부 규제안을 내놨지만 LCC들이 대한항공과의 경합 노선에서 발을 빼고 있어 결국 의도대로 시장이 흘러가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에 대한 공정위의 규제 기준은 6년 전 시장 상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현 시점과는 괴리가 있다"며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전주시, 지역기업과 전주드론축구월드컵 성공 ‘한마음’

전주=에너지경제신문 안진구 기자 전주시가 K-드론스포츠의 새로운 장을 열 '2025 전주드론축구월드컵(FIDA World Cup Jeonju 2025)'의 성공 개최를 위해 지역기업과의 소통에 나섰다. 2025 전주드론축구월드컵 조직위원회(공동 조직위원장 우범기 전주시장·김정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는 28일 전주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우범기 전주시장과 김정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지역 기업체 대표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9월 개최되는 전주드론축구월드컵의 성공을 다짐하는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기업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 세계 최초로 전주에서 열리는 2025 전주드론축구월드컵에 대한 지역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는 △기업의 애로사항 청취 및 답변 △드론축구월드컵 홍보영상 시청 △드론축구월드컵 추진상황 보고 △드론축구월드컵 후원 등 기업 참여 협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시는 참여한 기업들의 건의 사항을 수렴하고, 제도 개선이나 지원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 간담회에 참여한 기업인들에게 전주드론축구월드컵의 추진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이 같은 글로벌 축제로 열리는 드론축제가 성공적인 개최로 이어지기 위해 지역기업의 참여 및 후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조직위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월드컵이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기업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성공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역기업과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정태 공동 조직위원장(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전주에서 세계 최초로 열리는 드론축구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전주의 산업과 기업이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지역기업들이 대회에 적극 참여해 전주의 위상을 높이고 동시에 기업 홍보와 판로 확대의 성과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앞으로도 지역기업의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아울러 전주가 드론스포츠 수도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주 혁신의료기기 비임상센터, 비임상시험 기관 지정 시, 전북대와 협력...“의료기기 산업 허브 자리매김 기대" 전주=에너지경제신문 안진구 기자 전주시가 혁신의료기기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기반을 마련하면서 첨단 바이오산업을 강한 경제 전주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주시의 계획에 힘이 실리게 됐다. 시는 전북대학교에 구축된 혁신의료기기 비임상센터가 전북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In-Vitro(체외) 용출물 시험을 통한 세포 독성 비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지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문을 연 혁신의료기기 비임상센터는 최근 명칭을 기존 '메카노바이오 실증센터'에서 변경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3,4등급 의료기기를 대상으로 한 비임상(GLP) 시설이다. 몸 안에 매식되는 의료기기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기업의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비임상시험은 의료기기 상용화 과정에서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필수 단계로, 물리적·화학적 안정성 및 생체 반응을 평가하는 이 과정을 통과해야만 국내외 규제 기관의 인허가를 획득할 수 있다. 이번 비임상시험 실시기관 지정을 통해 그동안 비임상시험을 위해 수도권이나 해외 기관에 의존해야 했던 지역 기업들의 불편이 줄어들게 됐다. 특히 해당 기업들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화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전주가 대한민국 의료기기 산업의 핵심 허브로 자기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시는 비임상센터 인근에 의료기기 제작 및 소재 개발지원부터 물리화학적 평가, 안전성 및 사용적합성 평가를 책임지는 '중재적 메카노 바이오 기술융합 연구센터'도 위치한 만큼 연구센터와 비임상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혁신의료기기 상용화 전주기 기업 지원뿐 아니라 관련 기업 유치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전북대와 협력해 비임상센터를 In-Vitro 시험에 이어 In-Vivo(체내 동물실험) 비임상시험 규정을 추가 인증 받아 지역 의료기기 기업들이 인허가를 보다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혁신의료기기 비임상센터의 비임상시험 실시기관 지정은 우리시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북대와 협력해 우리 지역 혁신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진구 기자 ajk79@ekn.kr

유심해킹 SKT에 1348억 과징금 ‘역대 최대’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유심(USIM) 해킹 사태에 따른 귀책사유로 약 1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 2022년 구글 692억원, 메타 308억원에 부과됐던 규모를 넘어선 과징금액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과징금 가운데 역대 최대에 해당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SK텔레콤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 위반 및 유출 통지 위반으로 과징금 1347억9100만원,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했다고 28일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4월 SK텔레콤의 유출 신고를 접수한 뒤,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합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LTE·5G 서비스 전체 이용자 2324만4649명의 휴대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IMSI), 유심 인증키(Ki) 등 총 25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유출 규모는 2696만건에 달했다. 해커는 2021~2022년 SK텔레콤 내부망에 침투해 장기간 거점을 마련한 뒤, 올해 4월 서버에서 약 9.82GB 규모의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위는 이 사건이 SK텔레콤의 기본적인 보안 조치 미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인터넷망·관리망·코어망·사내망을 구분하지 않고 연결한 점 △서버 계정정보 파일을 암호화 없이 관리 서버에 저장한 점 △2016년부터 알려진 운영체제 보안 취약점을 방치한 점 △2614만건의 유심 인증키를 암호화하지 않고 평문으로 저장한 점 등이 대표적인 위반 사례로 꼽혔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19일경 유출 사실을 인지했으나, 법에서 정한 72시간 내 피해자 통지를 하지 않았다. 개인정보위가 5월 2일 긴급 의결로 즉시 통지를 요구했지만, SK텔레콤은 일주일이 지난 5월 9일 '유출 가능성'을 알리는 수준의 안내만 진행했다. 실제 유출 확정 사실을 통보한 것은 두 달 이상 지난 7월 28일이었다. 개인정보위는 이 같은 지연으로 사회적 혼란이 장기화됐다고 보고, 이번 사태를 제재 기준 중 최고 수준인 '매우 중대한 위반'으로 판단했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2300만명 개인정보 유출과 회사의 장기간 보안 취약 노출, 그리고 다수 고시 항목 위반을 종합해 '매우 중대'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이동통신 서비스 전반 개인정보 처리 현황 점검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 권한 강화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MS-P) 인증 범위를 이동통신 네트워크 시스템까지 확대할 것을 명령·권고했다. SK텔레콤은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모든 경영활동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고 고객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징금 규모가 지나치게 커 SK텔레콤이 불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인정보위 처분에 대해서는 의결서를 받은 뒤 90일 이내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관할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보안 활동, 정보보호 투자, 피해 구제 노력이 감경 요소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실제로 사고 직후 유심 교체, 한시적 해지 위약금 면제, 5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 프로그램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사건의 규모와 성격은 다르지만, 구글·메타 과징금이나 LG유플러스 해킹 사태(68억원)와 비교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SKT 관계자는 “조치 사항과 입장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결과에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라며 “향후 의결서를 받은 뒤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 방안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커스] 도파민 폭발,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 온다

포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전 세계 드론과 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초대형 글로벌 축제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이 오는 10월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포천 한탄강 생태경관단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포천시는 지난 25일 시청 시정회의실에서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 중간보고회'를 열고 축제 준비 상황을 입체적으로 농밀하게 점검했다. 보고회 참가자는 드론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지역경제 활력을 이끌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축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추진 방향이 공유했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보고회에서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은 드론 산업의 미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포천이 글로벌 드론 도시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서로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라며, 포천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은 '드론, Y-NOT? 상상 그 이상!'이란 슬로건 아래 드론으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걸 선보이는 글로벌 드론 축제이자 기술-문화-관광이 융합된 복합형 축제로 기획했다. 세계드론라이트쇼, DFL 세계드론레이싱, 드론 축구, 드론 컨퍼런스 및 전시 등 본 행사와 함께 세계음식문화축제, 캠핑 페스타, 음악 공연까지 마련돼 '드론 도시 포천'의 비전을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세계드론제전 백미는 세계드론라이트쇼다. 해외 5개, 국내 2개 등 7개 업체가 참여해 8차례 공연을 선보인다. 최대 6000대의 군집 드론으로 국내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 특히 개막일인 9일에는 비트박스 아티스트 비트펠라하우스(옐라이, 윙, 헬캣, 허클, 히스)와 국내 최대 규모의 군집 드론 협업 무대가 마련돼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어 둘째 날에는 EDM과 드론쇼가 어우러진 무대로 열기를 이어가고, 셋째 날에는 이날치 밴드와 국내 최대 규모의 군집 드론 협업 공연을 통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미(美)를 새롭게 표현할 예정이다. 포천 한탄강 협곡에선 국내 최초 자연 협곡을 배경으로 한 드론 포뮬러 리그, DFL 세계드론레이싱대회가 열린다. 대회에는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1M급 드론을 투입되며, 해외 10개국 40여명의 프로선수가 참여한다. 한탄강 협곡을 질주하는 초대형 드론의 폭발적인 속도와 정교한 기체 제어는 관람객에게 짜릿한 스릴을 선사할 예정이다. 관람객은 한탄강 Y형 출렁다리와 하늘다리 위에서 협곡을 가로지르는 드론 레이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전국 규모의 드론 축구 대회도 함께 열린다. 세미프로, 대학부, 군인부, 유소년부 등 400여 명이 참여해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관람객은 기존 축구와는 또 다른 방식의 재미와 박진감을 체험할 수 있다. 축제 기간에 드론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드론 컨퍼런스가 열린다. 드론 관련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최신 기술 동향과 산업 발전 전략을 공유하며, 드론이 가져올 변화와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진다.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드론 전시회도 마련돼 관람객은 첨단 기술이 접목된 드론 기체-장비-콘텐츠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시민도 생활과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드론, 드론 산업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드론 프로그램 외에도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세계음식문화축제는 세계 각국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과 관광객 모두에게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베아와 협업한 캠핑 페스타에선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색다른 힐링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관람객은 캠핑과 드론 공연을 동시에 즐기며 잊지 못할 인생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저녁에는 K-뮤직 공연이 이어져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개막일인 10월9일에는 이무진, 진해성, 다이나믹듀오가 무대를 열고, 10일에는 김다현, 기리보이, 효린, 11일에는 소유, 장민호, 국카스텐, 12일에는 이병찬, 울랄라세션, 송가인 등 인기 아티스트가 출연해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LG CNS-네이버, 쇼핑 광고 최적화 AI솔루션 제휴

LG CNS가 네이버와 함께 온라인 쇼핑 광고 운영 최적화 서비스 강화에 나선다. LG CNS는 최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본사에서 네이버와 'AI 기술 기반 광고 사업 제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최문근 LG CNS 엔트루 전무와 한재영 네이버 광고세일즈·파트너십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LG CNS 광고 운영 최적화 플랫폼 'MOP(이하 MOP)'를 활용해 네이버 쇼핑 판매자의 광고 효율을 높이는데 협력키로 했다. 양사는 판매자의 광고 성과 향상을 위해 알고리즘을 최적화하고, 광고 운영 플랫폼 기능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네이버 쇼핑 판매자들은 네이버의 AI 기반 광고 솔루션 '애드부스트(ADVoost)'와 더불어 LG CNS의 'MOP'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광고 소재 선별부터 타겟팅 설정, 성과 최적화까지 자동화된 광고 운영이 가능하다. 양사는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쇼핑 광고 최적화 기술 결합을 통해, 전문 광고 대행사를 활용하기 어렵고 예산이 적은 중소상공인들도 손쉽게 광고 효과를 개선하고 매출 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MOP는 AI·수학적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24시간 자동으로 광고 운영을 지원하며, 사이트 검색광고, 쇼핑 검색광고와 같은 디지털 광고의 운영 성과를 최적화하는 플랫폼이다. 네이버 쇼핑 판매자가 MOP에 △광고 목표(매출·수익성 강화, 광고비 효율화 등) △광고 예산 △캠페인 기간 등을 입력하면, AI가 방대한 광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학적 최적화 기술로 최적의 광고 전략을 자동 추천한다. 동일한 광고비를 집행하더라도 소비자의 구매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 LG CNS는 MOP 출시 2년 만에 2000여개 기업 고객을 확보했으며, MOP를 통한 광고 집행 규모도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광고 최적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문 광고 대행사 약 100여 곳도 MOP를 도입해 고객의 광고 효과를 높이는데 활용하고 있다. 최문근 LG CNS 엔트루 전무는 “AI·수학적최적화 등 LG CNS만의 AX 기술력을 기반으로 네이버와 함께 최적의 광고 생태계를 조성하고, 중소상공인을 포함한 다양한 광고주에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현대차 아이오닉5, 美서 후방추돌 당하고도 18개월 쌍둥이 지켜내” 화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가 미국에서 일어난 후방 추돌 사고에서 18개월 쌍둥이를 지켜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셰인 배럿'(Shane Barrett)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용자는 최근 본인이 직접 겪은 교통사고 경험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했다. 작성자는 게시글에서 “큰 사고를 당했는데 아이오닉 5는 나의 가족, 특히 뒷좌석에 앉아있던 18개월 된 쌍둥이를 안전하게 지켜내며 제 역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가 게시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은 사고로 인해 후면부가 파손된 아이오닉 5와 상대 픽업 트럭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작성자는 “시속 88km(55마일) 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정차해 있었는데 뒤에 오던 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충돌했다"며 “경찰도 현장에서 스키드 마크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그 차가 얼마나 빨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시속 96km(60마일) 보다 빨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픽업 트럭이 빠른 속도로 아이오닉 5를 덮쳤지만 차에 함께 탑승하고 있던 가족 모두 약간의 찰과상을 제외하고는 심각한 부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스마트폰 발열 문제 해결”…SK하이닉스 ‘고방열 모바일 D램’ 공급 개시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High-K EMC' 소재를 적용한 고방열 모바일 D램 제품을 개발해 고객사들에 공급을 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EMC는 수분, 열, 충격, 전하 등 다양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반도체를 밀봉해 보호하고 열을 방출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반도체 후공정 필수 재료로, High-K EMC는 열전도 계수(K)가 높은 물질을 EMC에 사용해 열전도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온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AI) 구현을 위한 데이터 고속 처리 시 발생하는 발열이 스마트폰 성능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이번 제품으로 고사양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해 글로벌 고객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모바일 AP 위에 D램을 적층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 구조는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는 장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모바일 AP에서 발생한 열이 D램 내부에 누적되면서 전체적인 스마트폰 성능 저하도 함께 야기한다. SK하이닉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램 패키지를 감싸는 핵심 소재인 EMC의 열전도 성능 향상에 주력했다. 기존에 EMC의 소재로 사용하던 실리카(Silica)에 알루미나(Alumina)를 혼합 적용한 신소재인 High-K EMC를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열전도도를 기존 대비 3.5배 수준으로 대폭 향상시켰으며, 그 결과 열이 수직으로 이동하는 경로의 열 저항을 47%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향상된 방열 성능은 스마트폰의 성능 개선과 소비전력 절감을 통해 배터리 지속시간, 제품 수명 연장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효과로 모바일 업계에서 이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PKG제품개발 담당)은 “이번 제품은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고성능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겪는 불편 해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소재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차세대 모바일 D램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인터뷰]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 “데이터 온톨로지, 항공 안전의 게임 체인저 될 것”

'구슬도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재료가 아무리 많고 좋아도 가공하고 꿰어야 비로소 보석이 되듯, 데이터도 단순히 모으는 것만으로는 가치가 없다. 지금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의 정보가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데이터와 보고서가 쌓이면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 어떻게 의미 있는 '지식'으로 바꿀지가 개인과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 바야흐로 대 인공지능 (AI)의 시대에 이 '의미 부여'의 핵심 도구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온톨로지(Ontology)'다. 이는 특정 분야(도메인)에서 쓰이는 개념과 그 상호 관계를 컴퓨터가 읽고 처리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정의·표현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세상의 지식을 일종의 '지도'처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며, 항공 분야처럼 복잡하고 안전이 최우선인 영역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한국항공보안학회장을 역임한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과 데이터 온톨로지가 왜 항공 안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항공 안전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항공안전기술원(KIAST, Korea Institute of Aviation Safety Technology)은 항공 안전 향상과 항공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 기관이다. 본 기관은 △항공 사고 예방 △항공기 안전성 강화 △기술 개발·국제 협력을 통해 항공 안전 수준을 제고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 만큼 항공기와 안전 사고를 예방하고, 항공 산업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특히 항공사고 예방, 항공기 안전성 개선, 비행 안전을 위한 인증, 국가적인 안전 정책과 규제를 수립하고 안전기준을 제시하며 국제적으로 발생한 항공 사고와 안전 이슈에 대해 공유하고 협력하는 역할을 하며, 글로벌 안전 기준을 토대로 항공안전 관련 기술 표준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외 항공사와 협력해 안전 기준으로 정립한다. 전통적으로는 조종사의 순간적 판단 착오, 관제사와의 의사소통 불일치, 절차 미준수 같은 요소와 같은 인적 오류(Human Error)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비 불량이나 부품 결함 등 기계적 문제와 태풍·안개·난기류 같은 기상 요인도 빈번하게 작용한다. 최근에는 기상 데이터를 정확히 전달하지 않는다거나 비상 절차를 잘못 해석하는 등 항공사·공항 시스템상의 절차적 결함도 주목받고 있다. 결국 사고는 다양한 요소가 얽힌 복잡한 현상 같지만 그 뿌리를 따져보면 인간과 기계, 절차라는 몇 가지 기본 축으로 귀결된다. 조종사 훈련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예지 보수(Predictive Maintenance) 시스템이 중점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항공기 각 부품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고장이 나기 전에 교체하거나 정비한다. 또 기상 예측 정밀도를 높이고, 비상 상황 대응 훈련과 의사소통 훈련을 병행한다. 중요한 흐름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측으로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사고가 나면 '왜 났는가'를 규명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사고가 나기 전에 언제 발생할 수 있는가를 잡아내야 한다. 사물 인터넷(IoT)으로 비행 데이터를 실시간 연결해 기계적 결함을 예측하고, 빅 데이터와 AI 분석을 통해 위험 패턴을 미리 경고해야 한다. 정비·비행 기록을 통합 관리하고 디지털화해 AI가 구조적 인과 관계를 제시해주는 안전 관리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결국은 정보 공유의 문제다. 항공사·공항·정부 기관이 데이터를 적극 공개하고 협력해야 예측력이 담보된다. 하지만 각 기관의 이해 관계와 책임 소재 문제 때문에 데이터가 파편화 돼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익명화·비식별화 기술, 기관 간 비밀 유지 계약 등을 통해 '처벌받지 않는 안전 보고 문화(Just Culture)'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데이터가 모이지 않으면 AI도, 예측 시스템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단순 수치가 아니라 위험의 구조화를 가능하게 하는 언어다. 지금은 항공사 운항 기록·정비 보고·기상 데이터 등 12개 주요 데이터 소스를 통합 데이터 베이스(DB)에서 가공합니다. 여기에 온톨로지를 적용하면 사건 간 인과 경로를 명확히 드러낼 수 있다. 요컨대 단순 통계는 '70% 사고에 조종사 피로가 있었다'에서 끝나지만, 온톨로지는 '피로→감각 저하→시각 착각→판단 오류→과속 착륙'이라는 흐름을 보여준다. 어디서 개입하면 사고를 끊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첫째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 AI 안전 예측 플랫폼입니다. 비행 경로·기상 조건·정비 기록을 결합해 실시간 위험을 탐지한다. 둘째는 드론·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안전 연구다. 드론 실증 도시를 운영하고 도심 내 비행·드론 쇼 승인·인증 절차 등을 담당한다. UAM 분야에서는 '팀 코리아(Team Korea)' 간사 기관으로 정책·기술 개발 협력을 총괄한다. 셋째로는 국제적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미국 연방항공청(FAA)·유럽 항공안전청(EASA)과 안전 데이터 표준을 맞추는 일이다. 국제 협력이 곧 글로벌 경쟁력이 된다. 향후 항공안전기술원은 AI와 빅데이터, 스마트 기술을 통해 항공 안전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하고, 선도적인 국제 항공 안전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단거리 노선은 이착륙 절차 오류가 두드러지고, 장거리 노선은 피로와 기상 리스크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대형기에서는 시스템 통합 오류, 중소형기에선 인프라 취약성 문제가 두드러진다. UAM은 전혀 다른 리스크 집합을 가진다. 건물·드론·조류 등 저고도 비행 장애물과 배터리 안정성, 소프트웨어 신뢰성 같은 새로운 위험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맞춤형 안전 전략이 필요하다. 비행 경로 최적화와 예지 보수, 자동화·자율 운항 연구 등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AI가 기상·교통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 안전 경로를 제안하며, 센서 데이터로 부품 이상을 사전 탐지한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기술이지만 현장에서는 '왜 이런 판단을 내렸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투명성(XAI)이 관건이다. 결국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로서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격언이 있다. 사고마다 상황은 복잡해 보이지만 온톨로지로 데이터를 구조화하면 반복되는 핵심 요인이 드러난다. 피로와 절차 미준수, 의사소통 오류 같은 상위 구조다. 결국 사고를 구조 언어로 묶어내면 어디서 줄기를 끊어야 하는지가 보인다. 그래서 항공안전기술원은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게 아니라 데이터 간 관계를 읽어내는 철학을 조직 문화로 심고자 한다. 데이터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언어'다. 또한 AI는 대체제가 아니라 협력자다. 현장 데이터를 다시 시스템에 반영하는 학습 순환 구조, 그리고 국제 표준 규제를 이해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세계적 안전 네트워크에서 협력과 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글로벌 인재가 돼야 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E칼럼] 정답을 찾는 사람 vs 좋은 질문을 만드는 사람

김한성 굿프롬프트 대표 지난 8월 18일자 영국 가디언지는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일본의 34세 소설가 리에 쿠단이 ChatGPT를 활용해 쓴 소설 『심파시 타워 도쿄』로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작품의 5% 정도가 AI로 작성하였다는 사실을 작가 스스로가 알리면서 일본 문단은 물론 전 세계에서 텍스트 문예 전문가 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 상황을 보며 나는 다른 질문을 하게 됐다. 관심의 초점이 “AI가 소설을 썼다"는 사실에 맞춰져 있는 동안,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작가가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졌는가"였다. 리에 쿠단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I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사고 과정을 반영할 수 있다." 그녀는 AI를 단순한 글쓰기 도구가 아닌, 사고를 확장하는 대화 상대로 활용했던 것이다. 나아가 리에 쿠단은 더 이상 출판사나 평론가가 원하는 답을 찾아 헤매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정말 알고 싶었던 것—현대 일본 사회의 동정심 문화, 언어 변화가 사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AI와 함께 탐구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온 질문들이 수상작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AI 시대의 근본적 변화를 상징한다. 우리는 더 이상 남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지식을 쌓는 것에 열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 알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삶은 온통 '정답 찾기'로 점철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다. “이 문제의 답이 뭐지?" 아이들은 선생님이 원하는 정답을 맞히기 위해 학원에 다니고, 문제집을 푼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더 치열해진다. 대학 입시라는 하나의 정답을 찾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교실에 앉아 있다. 대학에 들어가면 조금 나아질 줄 알았지만, 이번엔 취업이라는 새로운 정답을 찾아야 한다. “면접관이 원하는 답이 뭘까?" 자기소개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작성되고, 면접 답변은 인터넷에 떠도는 '모범 답안'을 외우느라 바쁘다. 직장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상사가 원하는 게 뭘까?" “이 프로젝트의 성공 기준은 뭘까?"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MBA를 밟고, 각종 자격증을 따고, 업무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다. 퇴근 후 시간과 주말까지 반납하며 끊임없이 누군가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는 지식을 쌓아간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또 다른 정답 찾기가 시작된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육아서를 읽고, 부모 교육을 받고, 아이 교육비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한다. 아이에게도 같은 길을 걷게 한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라는 정답을 향해. 그런데 이 모든 노력이 얼마나 허무한지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 10년 전 열심히 딴 컴퓨터활용 자격증, 지금은 쓸 일이 없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의 70%는 실무와 거리가 멀다. 몇 백만원을 들여 수강한 마케팅 과정에서 배운 내용들, 요즘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다. 더 충격적인 건 AI의 등장이다. 미국에서 ChatGPT는 변호사 시험에서 상위 10% 성적을 기록했고, GPT-4는 의사 국가고시를 통과했다. 우리가 밤새워 외운 지식들을 AI는 몇 초 만에 더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AI 시대의 전문성은 더 이상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만드는 것'이다. 리에 쿠단이 아쿠타가와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기존 문학 지식을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누구도 묻지 않은 질문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의사도 이제 의학 지식을 많이 외우는 것보다, 환자의 복잡한 상황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정교한 질문으로 변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 변호사도 판례를 많이 암기하는 것보다, 복잡한 법적 상황을 AI와 함께 분석할 수 있는 질문 설계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수동적 학습에서 능동적 질문 창조로 전환할 수 있을까? 첫째, 나만의 궁금증을 찾아라. “취업에 도움이 되려면 뭘 배워야 할까?" 대신 “내가 정말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일까?"를 물어보자. 리에 쿠단처럼 자신만의 관찰과 경험에서 출발한 질문이 가장 강력하다. 둘째, 구체적 맥락을 더하라. “성공 방법을 알려주세요" 같은 추상적 질문이 아니라, 나의 상황, 제약 조건, 목표를 구체적으로 담은 질문을 만들어라. 그래야 내게 맞는 맞춤형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셋째, AI와 대화하듯 질문하라. 일방적 명령이 아니라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 것 같나요?" “제가 놓치고 있는 관점이 있을까요?" 같은 식으로 협력자로서 AI의 다양한 관점을 활용하라. 넷째, 질문을 계속 발전시켜라. 첫 번째 답변에 만족하지 말고,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같은 후속 질문으로 탐구를 심화하라. 80년간 지속된 '정답 찾기 경쟁'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누군가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수동적으로 지식을 쌓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내가 정말 알고 싶은 것을 위해 능동적으로 질문을 만들고, AI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시대가 왔다. 오늘부터 우리도 시작해보자. “남들이 원하는 답을 찾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 대신 “정말로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질문을 만들어야 할까?"를 물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둘 쌓인 나만의 질문들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전문성이 되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질문하는 자가 미래를 주도하는 시대, 이제 시작이다. 김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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