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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수출 1위 車 25% 관세 ‘트럼프 악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지속하고 있는 '관세 전쟁'이 자동차까지 확장되면서 한국이 큰 위기에 처했다. 특히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가 25%의 관세 폭탄을 맞을 경우 자동차 뿐 아니라 수출업계 전반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묻는 질문에 “4월 2일에 이야기할 텐데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두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와 상대국의 각종 무역 장벽을 문제 삼아 지금까지의 적국과 동맹을 가리지 않고 고율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도 25% 가량의 관세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동차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시행까지 다소 유예기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외에서는 빠르더라도 올해 하반기 이후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행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국내에서는 추가 협상을 통해 관세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추가 협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143만2713대로 2020년 82만5071대 대비 73.6%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대한국 자동차 수출량은 6만7561대에서 4만4296대로 34.4% 줄었다. 이를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규모는 347억 달러(약 50조4500억원)에 달하지만, 미국산 자동차 수입 규모는 21억 달러(3조500억원)에 그쳤다.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가 자동차 분야에서만 50조원 가까운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줄여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국내 완성차 업계 사이에서는 큰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몇몇 기업들은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GM은 지난해 47만대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며 10년 만에 최대 판매를 기록했는데, 미국 시장 의존도가 전체 수출의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시장을 놓치면 사실상 존립 자체가 힘들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실제 한국GM 공장 직원 약 1만명의 일자리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제조사는 내수 시장이 뒷받침되거나 다양한 시장 채널이 유지돼야 위기를 버티지만 북미로 단순해진 한국GM의 판매 시장 탓에 수출국의 정책 리스크에 대응할 여력이 없어졌다"며 회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도 지난해 대미 수출 물량이 170만대로 관세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일찌감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부터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연간 50만대까지 늘리는 등 최대한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가동 중인 공장의 생산 규모가 도합 약 71만대로 파악된다. 50만대 생산 능력이 추가된다면 120만대까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판매량이 약 170만대임을 고려하면 70%에 가까운 규모다. 아울러 이번 관세 충격이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국내 수출 업계 전반의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 달러이며, 이 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 달러로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이고, 규모 면에서는 수출 품목 2위인 반도체(106억8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다른 어떤 품목보다 가장 큰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기업이 단기간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수출선을 다변화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 수준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크게 밀릴 가능성이 큰 기업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한국항공대-공군 “글로벌 우주 패권 시대, 전력 증강 필요”

한국항공대학교는 공군과 공동 주최하고 대한항공이 후원한 '한국우주항공력 포럼'을 전날 공군호텔 컨벤션 홀에서 성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자리는 대한민국 우주 전략 발전을 위한 민‧관‧군 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주변국 우주 전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마련됐고, 주제는 '주변국 우주 전력 증강에 따른 군의 대응 방향과 민의 역할'이었다. 참석자들은 중국과 북한의 우주력 증강과 글로벌 우주 패권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역시 독자적인 우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우주 자산이 전장 승패를 가르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점을 강조하며, 군의 우주항공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논의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과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포럼의 의미를 설명하고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총장은 “이번 포럼이 실제 전장에서의 우주전력 활용 사례와 최신 우주 무기 체계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국방 우주력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총장은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국항공대가 민‧관‧군 협력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축사를 통해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우주전략 발전을 위해 민‧관‧군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며 한국항공대가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기조 강연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을 역임한 박종승 한국항공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박 교수는 '안보 인프라로서의 우주 항공력 건설 방향'을 주제로 “주변국의 우주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군이 협력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우주 무기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부 세션에서는 민간 기업들이 우주시대에 대비한 군의 우주전력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한화시스템 권태훈 우주사업팀 단장은 '미래 군의 우주 무기 체계'를 주제로 자사의 우주사업 로드맵을 소개했다. 정연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팀장은 '우주전장 시대를 대비한 재사용 우주비행체 활용 방안'을 발표하며, 군 무기체계에서 재사용 우주비행체의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황홍연 LIG넥스원 연구위원은 '우주 기반 감시 핵심 기술'을 통해 우주 영역 인식 체계·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이윤표 대한항공 팀장은 '공중 발사체를 활용한 군 우주 전력 확보 방안'을 발표하며 신속한 우주 전력 구축을 위한 공중 발사체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 2부 세션에서는 공군과 한국항공대가 발표를 이어갔다. 정해욱 공군본부 우주센터 대령은 '우주 상황 인식 현황·발전 전략'을 주제로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해 우주 상황 인식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항공대 우주시스템기술연구소 교수진은 '초소형 군집 위성의 군사적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연구소는 2023년 신설된 기관으로, 위성·탑재체 기술 연구를 통해 정부·산업체의 우주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윤지중‧최윤혁 교수는 '큐브 위성의 군사적 활용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오현웅 교수는 '큐브 위성을 활용한 우주 영역 인식'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술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대학이 주도적으로 기술을 검증하고, 그 성과를 국방 우주무기체계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 CNS, S-OIL 울산공장 AI 전환 프로젝트 추진

LG CNS가 S-OIL과 함께 공장 AX(AI 전환)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LG CNS는 최근 마곡 본사에서 S-OIL과 AI·빅데이터 등 신기술 기반의 지능형 공장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현신균 LG CNS 대표(사장)와 박봉수 S-OIL 운영총괄 사장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기반 △플레어스택(가스연소 굴뚝) 최적화 시스템 △공정안전관리(PSM) 통합 시스템 △AX 플랫폼 등을 공동 개발해 S-OIL 울산공장 운영과 안전 관리 효율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플레어스택은 정유·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가연성 가스를 연소시켜 대기로 안전하게 배출하는 설비다. 가스가 완전히 연소되지 않으면 매연과 불꽃이 발생할 수 있어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LG CNS가 S-OIL 울산공장에 구축하는 AI 기반 플레어스택 최적화 시스템은 AI 영상 분석 기술과 AI CCTV를 통해 24시간 실시간으로 연기의 색상과 불꽃 상태를 분석한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증기 밸브를 자동으로 제어해 최적화 상태를 유지, 공정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에 S-OIL 직원들이 매시간 직접 플레어스택을 확인해야 했던 부담을 줄여, 보다 효율적인 공장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LG CNS와 S-OIL은 PSM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PSM은 공정 안전 자료, 작업허가, 공정위험성 평가, 비상조치 계획, 설비관리 등 12개 항목을 포함한 보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제도로, 고위험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에서는 필수적이다. 이를 준비하는 데 3~6개월이 소요되고, 방대한 내용을 문서화해 수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LG CNS와 S-OIL은 제조 산업의 디지털 전환 경험과 노하우를 결합해 S-OIL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공정안전관리(PSM)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양사는 S-OIL 울산공장의 'AX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LG CNS는 기업용 생성형 AI 플랫폼 'DAP GenAI 플랫폼'과 AI·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DAP MLDL' 등 자체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S-OIL 공장 직원들은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현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되며, 데이터 기반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OIL은 'AX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 공장 혁신을 가속화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공정 최적화 및 업무 효율성 제고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화, 밀렘·UAE 정부와 방산 협력 강화…무인 차량·품질 관리 분야 맞손

한화그룹이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며 무인차량(UGV) 개발·군수품 품질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최대 UGV 기업인 '밀렘 로보틱스'와 함께 최신 궤도형 UGV인 'T-RCV(Tracked-Robotic Combat Vehicle)'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IDEX 2025'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에스토니아에 본사를 둔 밀렘 로보틱스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8개국을 포함한 16개국에 궤도형 UGV를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의 '아리온스멧(Arion-SMET)' 및 '그런트(GRUNT)'로 이어지는 UGV 라인업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국내외 시장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밀렘 로보틱스와의 협력을 통해 변화하는 현대 전투 환경에 대응할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며 “무인화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아랍에미리트(UAE) 방위사업청 산하 기관인 타와준(Tawazun) 경제위원회와 군수품 품질관리 및 인증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이번 MOU는 UAE의 방산 제품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시험·평가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세스를 공동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TQC(Tawazun Quality and Conformity)는 UAE 방산 물자 품질 보증·운용·유통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국내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한화그룹은 이번 협력을 통해 K-방산의 첨단 기술력을 현지화하고, UAE 방산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K-방산의 우수성을 입증한 중동 시장에서 중장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UAE의 군수품 품질관리에 기여하면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경과원, 판교 스타트업 해외시장 진출 지원 20개사 모집...최고 5000만원까지 지원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은 판교 제1·2테크노밸리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내달 18일까지 '글로벌 스타트업 사업화 지원사업' 참가기업을 모집한다고 19일 밝혔다. 경과원에 따르면 이 사업은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술력과 제품·서비스를 보유한 판교테크노밸리 입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올해 20개 사에 총 7억 5000만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특히 지원 대상은 IT, BT, CT, NT 등 혁신 기술을 보유한 창업 7년 이내 기업과, 모빌리티·AI·반도체·빅데이터 분야에서 창업 10년 이내 기업이다. 이들 기업 중 판교 제1·2테크노밸리에 본사가 위치하거나 도에 본사가 소재하고 연구소(연구개발 전담부서) 또는 지사(해외진출 관련 부서)가 판교 제1·2테크노밸리에 소재하는 기업이면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기업은 1차 서면평가와 2차 발표평가를 거쳐 4월 중순에 최종 선정된다. 판교 특화산업 분야(모빌리티, AI, 반도체, 빅데이터) 스타트업과 판교 소재 대·중견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중인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해당 기업에는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한다. 선정된 기업은 기업당 3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사업화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지원금은 평과결과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이와 함께 지원금의 20%는 기업 자부담으로 진행된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면 △해외진출 사업화에 필요한 인건비 △제품개발비 △시제품 제작비 △지적재산권 출원비 △동영상 제작비 △판로개척비 등을 지원받는다. 글로벌 스타트업 사업화 지원사업은 최근 3년간 도내 스타트업 58개 사에 약 27억원의 사업화 자금 지원을 통해 457억원의 국내·외 투자유치 실적과 192억 원의 국내·외 매출액을 기록해 예산 투입 대비 약 24배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달성했다. 이준우 경과원 테크노밸리혁신본부장은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외진출이 어려운 판교 제1·2테크노밸리 입주 스타트업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며 “해외시장 개척을 희망하는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업 기간은 협약 체결 후 오는 11월 30일까지이며 모집 기간은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접수기간은 내달 17일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지원신청은 판교테크노밸리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방문 제출하면 된다. sih31@ekn.kr

정유4사, 작년 롤러코스터 업황에 영업익 반토막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으로 대체제인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국내 정유사가 반사이익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롤러코스터 수준의 업황 변동으로 수익성이 반토막 난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정유 4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80억원에 불과해 지난 2023년 4466억원 대비 62.4% 줄었다. 같은 기간 합산 매출액이 15조9993억원에서 16조4545억원으로 2.8%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롤러코스터 수준의 업황 변동으로 인해 정제마진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실제 정유업황은 지난해 1분기 상당히 좋은 수준이었으나 2분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했으며, 3분기에는 정유 4사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할 만큼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4분기에는 다소 수익성이 개선돼 정유사의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되는 등 롤러코스터 수준의 흐름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경기 위축이 2~3분기에 극도로 심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업황이 다소 좋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글로벌 전반적으로 정유 설비 신·증설 규모가 크지 않기에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하겠지만,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운전자본부담이 크지 않을 전망이고, 투자 및 배당에 소요되는 자금을 내부창출재원으로 대응하며 재무안정성을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시에 최근 LNG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체제인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각국을 대상으로 철강·알루미늄 25% 추가 관세를 부여하는 등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추진하자 이에 대응해 중국이 미국산 LNG에 15%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 부과 이후 LNG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7일 오전 기준 MMbtu(100만 열량 단위)당 3.6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32% 급등한 수준이다. 이 같이 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대체제인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리아나 전쟁으로 LNG 현물 가격이 급등하자 글로벌 기업들이 발전용 연료를 LNG 대신 저유황 연료유((LSFO)로 대체했다. 이로 인해 석유 가격도 덩달아 급등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정유업계에 호재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중국, 인도 등에 러시아 석유 공급이 제한되면서 국내 정유사가 더욱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LNG 가격 상승 이외에도 지난해보다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어 정제마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티웨이항공 경영권 분쟁 마무리…에어프레미아와 합병 가시권에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대명소노그룹이 승기를 잡아 예림당이 지분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를 기점으로 호텔·리조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도 인수하고 두 회사를 합병해 국내 항공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러 기종이 섞여있어 경영 효율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소노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던 예림당 측이 지분 매각 협상에 나섬에 따른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전날 “당사 최대 주주인 예림당과 대명소노는 경영권 매각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또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아직 확인 중에 있지만 예림당과 대명소노 간의 일이기 때문에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지분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대명소노그룹과 합의를 이뤄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대명소노그룹 지주 회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서준혁 회장 등 9명을 선임해달라는 내용의 정기 주주총회 의안 상정을 요구하며 주주 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대명소노 측은 티웨이항공 관계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놔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현재 티웨이항공 최대 주주는 30.06%를 보유한 예림당·티웨이홀딩스이고,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 측이 26.77%를 갖고 있다. 지분 격차는 3.29%p에 지나지 않는다. 지분을 얼마나 인수할지 등 아직 구체적인 매각 조건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최대 주주 지위에 올라서 본격 경영권 행사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대명소노의 유동 자산은 6774억원,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08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은 전년 1805억원 대비 11% 증가한 수준으로, 티웨이항공을 완전히 인수하기 위한 대명소노의 실탄은 충분한 상태다. 이로써 티웨이항공은 경영 안정을 되찾고, 정홍근 대표이사(사장) 이하 사내이사 4명은 임기 만료로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물러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명소노 측이 정 대표를 포함한 티웨이항공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대명소노는 현재 △소노펠리체 △쏠비치 △소노캄 △소노벨 △소노문 △소노휴 △비발디 파크 등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을 품고 나면 여행·레저와 항공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티웨이항공 지분 싸움이 끝난 만큼 대명소노는 여력을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쏟을 전망이다. 앞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새로운 항공사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두 항공사 모두 대형 기재를 운용 중이고,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여객 사업을 하고 있어 한 회사가 될 경우 국내 항공 시장에서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간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면 경영 효율화를 위한 기재 정리가 필요하다. 기종이 다양할수록 각종 단위 비용이 높아져 원가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티웨이항공에 기재를 유상 임대해줬다. 관련 계약이 체결돼 있는 중에는 기종 정리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항공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을 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보잉 777-300ER·737-800·737-8과 에어버스 A330-200·A330-300을 보유하고 있고, A330-900도 주문해뒀다. 에어프레미아에는 보잉 787-9 단일 기종만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지 못할 건 없겠지만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위기의 가전 업계…삼성·LG, B2B로 승부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업계가 냉난방공조(HVAC), 상업용 디스플레이, 스마트 모듈러 주택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가전제품 판매 감소와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수출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제품 판매액은 약 31조1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줄었다. 3년 전(약 38조2080억원)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는 흐름이다. 가전 시장 침체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뿐만 아니라, 코로나 특수의 종료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에는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전제품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며 “하지만 일상 회복 이후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가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시장도 침체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대외 환경 역시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철강 등을 원재료로 쓰는 가전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수출 시장 위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대내외 악재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B2B 시장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B2B 사업은 소비자 대상의 가전 판매와 달리, 한 번 계약하면 대량 주문과 장기 계약이 가능해 수익성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 양사는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HVAC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각국의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발열량이 많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친환경·고효율 공조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23년 1642억1000만달러(약 237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HVAC 시장은 2030년 2493억8000만달러(약 36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최근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인 'AHR 엑스포'에 나란히 참가해 최신 HVAC 솔루션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에 맞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이 제품은 고속 회전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띄워 마찰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으로, 대형 AI 데이터센터의 냉각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북미 가정용 유니터리(Unitary)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실내기와의 호환성이 뛰어나고 설치가 간편한 고효율 하이브리드 하이렉스 실외기를 선보였다. 가정용 유니터리 제품은 북미에서 주택이나 중소형 빌딩에 널리 사용되는 공조 방식으로, 덕트를 통해 찬바람을 공급해 냉방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제품군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호텔 TV와 전자 칠판 등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품이 주요 대상이다. 각기 레저와 비즈니스 분야에서 높은 수요가 예상되며, 이에 맞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또한 양사는 글로벌 모듈러 주택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모듈러 전문 회사인 유창이앤씨와 협력해, 공간의 형태와 목적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 프로'와 시스템 에어컨, 사이니지, 냉장고, 세탁기 등 AI 가전을 유창이앤씨의 다양한 모듈러 건축물에 도입할 계획이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집 안의 스마트싱스 연결 경험을 사무실, 호텔 등 상업용 건물은 물론 학교와 다중 주거 시설 등으로 확장한 AI 기반 B2B 솔루션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모듈러 주택인 'LG 스마트코티지'를 상업화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강원도 연수원에 LG전자의 AI 가전과 히트펌프 냉난방공조 시스템 등이 집약된 스마트코티지를 공급하며 B2B 고객을 확보했다. 향후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한 B2B 거래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트코티지는 도시 근교나 지방에 세컨드 하우스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신개념 모듈러 주택으로, LG전자의 히트펌프 냉난방공조 시스템과 AI 가전 등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본 옵션을 제공한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시장은 경기 영향을 크게 받지만, B2B 시장은 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장기 계약이 많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HVAC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분야는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되므로, 업계는 B2B 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생성형 AI가 기업 보안 위협…“대응 시스템 선제 구축해야”

삼성SDS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악용한 사이버 보안 공격을 올해 주목해야 할 5대 위협으로 꼽았다. 피싱 메일 자동 생성, 악성코드 위장 등 범죄가 더욱 정교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맞춤 솔루션과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SDS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발생한 사이버 보안 이슈를 분석, 올해 주의해야 할 5대 위협을 18일 발표했다. 글로벌 보안 관제 센터 운영 경험을 토대로 제조·금융·물류 분야 기업 및 공공·국방 부문 보안 전문가 400여명의 의견을 반영했다. 이번에 선정된 5대 위협은 △AI 보안 위협 △클라우드 보안 위협 △랜섬웨어 공격 △소프트웨어(SW) 공급망 보안 위협 △제조운영기술(OT)/사물인터넷(IoT) 보안 위협을 선정했다.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이를 악용한 피싱·악성코드 생성, 개인정보 유출 피해도 증가하는 추세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국내 구글플레이·앱스토어 등을 통한 딥시크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중단했다. 개인정보위는 최근 딥시크의 인터넷 접속 기록을 자체 분석한 결과, 중국 바이트댄스로 이용자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딥시크가 AI를 악용한 사이버 공격 도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SDS는 이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AI 기반 위협 탐지·분석, 보호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지능형 보안 관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정보보호 체계에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를 분석하고, 보안위협 간 연관성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신규 침해 위협이나 반복적인 외부 공격에 대한 사전 대응 체계를 빠르게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클라우드 구성 변경 △장기 방치된 자격 증명 노출 △기존 시스템 버전의 보안 설정 등도 보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환경에 맞는 보안 플랫폼을 도입해야 한다고 사측은 전했다. 랜섬웨어의 경우, 정보 탈취 후 공개 협박하는 이중 갈취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어 서비스형 로봇(RaaS) 등을 통한 공격을 당할 수 있다. 오픈소스 등 외부 자원을 활용해 SW를 개발·운영하는 과정에서 악성코드 유입이 쉬워져 보안성이 약해질 우려도 적잖다. 업데이트되지 않은 OT/IoT 장치는 해커의 공격을 받기 쉽다. 자칫 네트워크 전체로 피해가 확대될 수 있어 강력한 인증 절차 등 원칙 준수도 필수적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외부 접속 및 계정 관리 강화, 주기적 데이터 보호와 관리를 통해 랜섬웨어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며 “SW·IT 환경 전반에 대한 감사와 SW 자재명세서(S-BOM) 준비, 위험 관리 체계에 대한 대응책을 능동적으로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3G·LTE 가입자수 감소세 뚜렷…주파수 재할당 영향 미치나

통신 3사의 3·4세대 이동통신(3G·LTE) 주파수 재할당이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가운데 대가산정 방식을 놓고 정부와 통신업계 간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한 산정방식을 고수하는 반면, 통신업계는 가입자 감소세 등을 고려한 새 산정방식 도입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무선통신서비스 및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3G 가입자 수는 53만5442명으로 전년(70만7645명)보다 24.33% 감소했다. 전체(5687만8363명) 회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9% 수준이다. 같은 기간 LTE 가입자 수도 2294만9608명에서 2070만8146명으로 1년새 약 10%가량 줄었다. 유일하게 알뜰폰의 LTE 가입자수가 818만4340명에서 893만4471명으로 8.4% 늘며 전체 증감폭을 둔화시켰지만, 올해 정부의 망 도매대가 인하 방침을 앞세워 5G 가입자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이들의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3G는 매달 약 1만2000명씩, LTE는 10만~20만명씩 감소해 왔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전체 가입자수 각각 40만명선, 2000만명선이 깨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트래픽 사용량 역시 급감했다. 3G는 24테라바이트(TB)에서 23TB, LTE는 17만3788TB에서 13만8645TB로 감소했다. 각각 4.17%, 20.22% 줄어든 수치다. 5G 상용화로 가입자가 이동함에 따른 현상이다. 과기정통부의 주파수 서비스 종료 판단 기준은 가입자 1%다. 이 때문에 3G의 경우 가입자 1%를 밑돌기 시작하던 지난해부터 조기 종료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실제 정부는 사업자들이 원할 경우, 가입자 수·시장 수요 등을 검토해 미리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통신 3사는 기존 이용 중인 주파수 대역 이용권을 다시 부여하는 주파수 재할당을 앞둔 상태다. 이들의 3G·LTE용 주파수 이용기간은 내년까지다. 정부의 스펙트럼 플랜에 따르면 LTE 95메가헤르츠(㎒)폭은 내년 6월, 3G 20㎒폭·LTE 255㎒폭 등 총 275㎒은 12월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세부 정책방안을 오는 6월까지 마련한 후, 연말 재할당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연구반을 발족해 재할당 기간·대가 등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재할당대가 산정방식이다. 정부는 현재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한 '벤치마크'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전 할당 사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산정값 도출이 간단하고, 일정 수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상황 및 기술 변화 양상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최초 주파수 경매가 기준으로 경쟁을 통해 비용을 올리는 방식이라 통신사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이에 업계는 새로운 대가산정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3G·LTE 이용률은 감소세인 반면, 활용 빈도가 높아진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기술이 5G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전자파학회 논문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현금흐름할인(DCF)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통신사 영업이익을 토대로 주파수 활용 가치를 측정한 개념으로, 기업의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할인해 표시하는 방법이다. 이를 적용한 결과, 2021년 기준 3조1700억원이었던 재할당 대가가 2조1700억원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DCF 방식의 경우, 미래 현금 흐름 예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성장률·할인율 등 변화에 따라 최종 가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비용뿐 아니라 6G 등 기술 투자, 통신 품질과도 연결된 문제"라며 “업계·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통해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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